17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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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보이 채널 스트림이 국회방송을 통해 남북한 전국 생방송이 되고 있었다.
방송하니 언행을 조심해야 하지만, 나는 방송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흥분하고 있었다.
러시아 대사관의 정문을 막고 있는 장교에게 강하게 욕을 박았다.
“씨발 새끼야! 뭘 야려! 차 빼라고! 네 똥차가 정문을 막고 있잖아.”
게시판에 실시간 댓글이 올라왔다.
-마동석 영혼이 들어왔다.
-장교 눈동자에서 영혼이 빠지고 있어.
-차 빼 씨발놈아.
-남의 집 출구를 막으면 안 되지.
-흥미진진하군.
-골든보이 솔로 평양 던전 공략.
-와 레벨이 극악인데?
러시아 대사관을 탱크로 막고 있던 젊은 장교는 골든보이가 나와서 탱크를 빼라고 하자 당황하고 있었다. 막으라는 명령만 있었지. 강하게 반발하는 사람을 어떻게 하라는 지시는 듣지 못했다.
골든보이 뒤로 수백의 러시아 거인들이 보였다. 장교는 입을 열었다가 주눅이 들어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우리가 미국에 한 수 접어주는 것처럼, 북한 사람은 러시아 사람을 조심하는 편이다.
나는 어찌할 줄 모르는 젊은 장교에게 다시 한번 소리를 질렀다.
“야! 귓구멍 막혔어? 차 빼라는 소리 안 들려?”
기갑 장교의 키는 158cm에 몸무게가 50kg도 되지 않아서 어린아이보다 작다. 고난의 진군 시절 못 먹어서, 제대로 크지 못한 것이었다.
나는 어버버버 하는 장교에게 다가가, 그의 목덜미를 잡고 대사관 바닥에 던졌다.
“씨발 놈아. 내 말 무시하냐?”
놀란 장교가 뭐라고 하려고 했는데, 400명의 거대한 러시아 용병들이 노려보자 오줌 쌀 것 같은 얼굴이었다.
“소좌님!!!”
밖에 있던 어린 병사 세 명이 이쪽으로 총을 겨누자 러시아 용병 몇 명이 굳은 얼굴로 그 병사에게 다가갔다.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
나는 어린 병사들이 죽을까 걱정되어, 한발 빠르게 그들 앞으로 다가갔다.
“몇 살?”
어린 병사들은 이제서야 수백 명의 러시아 용병들이 굳은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하얗게 질렸다.
“열. 열일곱 살입니다.”
“탱크는 몰아봤고? 시동은 걸 줄 아냐?”
10년 탱크를 몰았다는 부사관은 어깨에 힘을 주었지만, 20km도 운행을 해보지 못했다. 만성적인 연료 부족. 장교의 연료 착복.
그러니 신병이 탱크를 몰아 봤을 리가 없다.
나는 백 달러 지폐 2장을 어린 병사의 손에 쥐여주었다.
“나가야 하니까, 탱크 좀 빼 줄래? 이 형이 약속이 있어서 바빠.”
어린 병사는 손에 백 달러 지폐를 쥐고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그는 탱크를 옆에서 보기만 했지 아직 타보지도 못했다.
나는 어린 병사의 손을 잡고 대사관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너무 겁주지 말고, 식당가서 밥 먹여. 고기 많이 주고.”
“알겠습니다. 회장님.”
러시아 용병들이 북한 병사들을 무장 해제를 하더니 식당으로 끌고 갔다.
나는 러시아 용병들을 보며 말했다.
“T 계열 탱크니까. 우리가 몰자. 러시아 물건이니 운전 가능한 사람 있겠지?”
모두 T 시리즈 탱크였음으로 기갑병이었던 러시아 병사들이 너도나도 손을 들었다.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대사관에 오래 갇혀 있었더니 답답하다. 평양으로 산책하러 가자.”
용병이 탱크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바로 문제가 터져 나왔다.
“디젤 연료가 없습니다.”
나는 가볍게 말했다.
“대사관의 것으로 보충해. 나 유전 가지고 있는 거 알지? 10배로 채워준다고 전달하고.”
그러자 용병들이 웃으며 러시아 대사관의 예비 연료통에서 디젤을 뽑아 탱크에 가득 주유했다.
곧 탱크에 시동이 걸렸다. 하지만 기름칠하지 않아 포탑을 돌릴 때 엄청 시끄러웠다. 부서지는 줄 알 정도. 오래된 부품이나 소모품을 거의 바꾸지 않은 것이었다. 탱크가 앞으로 가는 것이 신기할 정도.
영어를 하는 용병이 말했다.
“움직일 수 있습니다. 회장님.”
나는 전차가 뿜어내는 디젤 냄새를 맡았다.
“대포는 나가나?”
“고폭탄이 5발 밖에 없지만 쏠 수 있습니다.”
나는 용병 중대장들과 이야기하고 있던 경복이에게 말했다.
“나 혼자 놈들을 처리할 거니까 앞으로 나서지 마. 그냥 다른 병력과 함께 내 300m 뒤에서 따라와.”
경복이는 눈을 크게 떴다.
“그거. 유언이냐?”
나는 반지를 보여주었다.
“반탄 반지 있잖아.”
경복이는 걱정스러운 얼굴이다.
“괜찮겠어?”
나는 가벼운 얼굴로 말했다.
“사실. 미션이야. 북한을 먹는 거.”
경복이는 순간 대답을 하지 못하다가 길게 한숨을 쉬었다.
“위원장이 된다기에 네가 미친 줄 알았더니, 미션 시스템이 미친 것이구나?”
나는 낮게 웃으면서 말했다.
“태경이 그 새끼 겁 많은데. 걱정이다. 빨리 공지섭이 잡으러 가자.”
“오늘 저녁은 태경이와 함께 먹는다.”
“당연히 그래야지.”
러시아 기갑병은 자연스럽게 탱크를 조종하며 말했다.
“제가 선봉에 설 수 있습니다.”
“아니야. 톱은 내가 선다. 나머지는 클라크(경복)의 명령을 따르도록.”
공지섭 장군이 있는 평양 대공연장까지는 걸어가도 15분에서 20분. 빠르게 달려가면 7~8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
작전은 금방 끝난다.
골든보이라는 새로운 북한의 지도자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모든 북한 인민들에게 보여줘야 했다.
내가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북한에서 제일 강하다.' 단순하지만 가장 강렬하게 와 닿는 이유. 그 명분으로 북한을 지배하리라 마음먹었다.
장군님 만세 하는 놈에게 말은 필요 없다. 주먹으로 다스릴 뿐.
게시판에 글이 미친 듯이 올라왔다.
-진짜 가? 진짜?
-탱크 2대 득템.
-초반 탱크 러시 가자!
-북한을 먹는다고?
-적화통일 만세.
-적화통일 아니고 청화통일 아니냐?
-골든보이 어깨에 힘준 거 봐. 힘 빼.
-가오가 육체를 지배하고 있다.
-누가 말려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럴 때 뒤지기 딱 좋지.
-골든보이 사망으로 채널 폭파!!!
-그동안 골든보이 채널을 사랑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나는 산책하러 가는 것처럼 평양 시내를 걷고 있었다. 평양 대공연장으로 가는 길에 8차선 대로가 있는데 차가 한 대도 없었다.
평양의 시민들은 모두 숨만 쉬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개성파의 세상이었다가 금방 평양파의 세상으로 바뀌었으니 앞으로 나서는 것은 죽음이었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래도 골든보이가 앞장섰으니 내 뒤에 평양 인민 몇 명은 뒤를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시민 혁명이 되지. 심장이 불타는 젊은이 하나 없어?
나는 갑자기 카메라를 보면서 화를 냈다.
“북한 인민들 잘 들어. 내가 공지섭이 까고, 새로운 백두혈통 새끼는 집으로 돌려보낸 후에, 새로운 비상 관리 위원장이 될 거다. 이유는 내가 공화국에서 제일 강하니까 하는 거야. 불만 있으면 나중에 1:1 맞다이 신청해. 내가 지면 바로 위원장 자리 내어 준다. 그리고 일단 내 실력이 어떤지 지켜봐. 탱크고 뭐고 내가 다 까부수는 거 잘 보란 말이야.”
말하고 났더니, 갑자기 더 화가 더 났다.
“남한 사람들은 4·19 혁명, 6월 항쟁, 5.18 민주화 운동 등등. 독재에 대항하여 얼마나 싸웠는지 알아? 그런데 너희들은 도대체 뭐 했어? 너희들이 왜 굶어야 하는지, 자식들을 왜 못 먹이는지 생각해 봤냐고?”
나는 앞으로 계속해서 걸어가며 주변을 살폈다.
“평양만 이 정도로 살지 조금만 벗어나면 한국 70년대 수준보다 떨어져. 요즘 한국 TV 보고 충격받았지? 전 세계가 이렇게 발전하는 동안 너희들만 거지, 병신 같이 살고 있었다. 동북아시아에서 누가 밥 굶고 살디? 남한 교도소에 있는 애들도 밥 남겨. 그런데 왜 너희들만 밥을 굶냐고?”
이제 카메라를 노려보았다.
“굶으면서도 우리 장군님. 우리 장군님 하는데, 진짜 리얼로 좋아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냐? 옛날부터 정말 궁금하더라.”
나는 진짜 북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위대한 장군님 혈통이 50년 넘게 다스렸는데. 이 동네는 아직도 왜 이렇게 못 사냐고? 세종대왕님 보다, 이순신 장군님보다 더 위대한 지도자라며? 그런데 왜 사는 것이 이 꼴이야?”
필터를 넣을까 하다가 화가 나서 그냥 쏟아냈다.
“위대한 지도자 다 좆까라고 그래. 인민들 밥도 못 먹이는 새끼는 지도자 자격이 없어. 벌써 바닥으로 질질 끌어 내렸어야 했다.”
게시글에 북한 사람들이 글을 올렸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시키는 대로 다 했다고.
-계획대로 하면 잘 살 수 있다고 했어.
나는 그것을 보고 말했다.
“김일성 일가랑 평양 놈들이 다 빨아먹고 굶겼는데도, 이 병신들이 장군님 만세라고 하네? 조금 더 빨아 먹어볼까? 어? 더 빨아 먹어도 찍소리도 못하네? 개방하면 좀 더 잘 살겠지만, 지금처럼 내가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 다시 국경선 막고, TV랑 인터넷도 막아 볼까? 다시 막아도 아무 말도 못 하는 개돼지니까. 뭐라고 해도 장군님 만세만 하는 병신이니까 이렇게 해도 괜찮겠지? 어때? 아닌 것 같아?”
나는 주머니에서 팩 소주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 절반쯤 마셨다.
“왜 못 믿겠어? 이번에 평양을 장악한 공지섭이가 김정일 조카 김명석인가 하는 놈을 위원장에 앉히려고 하는데, 반발하는 놈이 어디 있어? 어? 없네. 반발하는 사람은 여기 나 혼자 있네.”
다시 한번 팩 소주를 마셨다.
“자기 밥그릇도 못 챙기는 놈들을 뭐라고 부르는 줄 알아? 노예야. 노예. 너희들은 모두 노예다. 그런데 노예근성은 못 바꿔. 이미 몸에 밴 것은 절대 바꿀 수 없지. 그러니까 지금 내가 평양 한복판에서 횃불을 들었는데 뒤에 아무도 없는 거다.”
게시판에 빠르게 글이 올라왔다.
-이렇게 팩트 폭행해도 되나?
-우리 인민들을 무시하지 마라
-총으로 위협하는데 답이 있어?
-김일성 장군님을 모욕하지 마라.
-너 같은 병신 때문에 북한이 거지꼴인 거야.
-우리가 힘든 것은 미국 때문이다.
-이 병신을 어떻게 하지.
-노예가 맞구나. 가스라이팅 당했어.
······
나는 태경이의 사진을 카메라에 보여주었다.
“공지섭 그 씨발놈이 내 친구 태경이를 납치하고, 돈을 달라고 하더라. 얼마 달라고 한 줄 알아? 12조원. 하하하. 그 새끼. 미친 새끼야. 제정신이 아니지. 돈 감각이 없어. 내가 그런 미친 새끼를 까러 가고 있으니까 지켜봐라. 얼마나 압도적인 '힘'을 가졌는지 눈으로 확인하란 말이야.”
눈앞에 평양 대공연장이 보이기 시작했고 평양파 탱크부대 병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품속에 있던 권총을 바닥에 던졌다.
“잘 봐. 나는 분명 평화적으로 시작했다.”
내가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가자 병사 하나가 인상을 쓰며 나에게 다가왔다. 뒤에 어린 병사는 소총을 겨눴다.
“정지! 너 뭐야? 뭔데 돌아다녀?”
나는 팩 소주를 마지막까지 털어 마시고 뒤로 던졌다.
“공지섭. 그 새끼 만나러 왔지. 그 새끼가 돈 달라고 징징거려서 직접 이야기하러 간다.”
뒤에 서 있던 깔끔한 차림의 초급 군관 하나가 나를 알아보는 눈빛으로, 뒤에 의자에 앉아 담배 피우고 있던 간부에게 말했다.
“골든보이. 저 사람 골든보이입니다. 러시아 대사관에 있는 사람이요. 전에 김정은 위원장님과 같이 술 마신 사람 있잖아요.”
“골든보이가 뭔데?”
둘은 뭐라고 한참을 말했는데, 나이 든 장교가 화를 내며 말했다.
“그럼 반역자 아니야? 당장 체포해!”
나는 이미 결론을 알고 있었다. 무기도 없이 혼자 있는 내가 만만해 보이는 거지. 나는 드론 카메라를 보며 입술을 비틀어 웃었다.
“앞에 있는 장교 새끼가 왜 저런 표정으로 강하게 나오는 것 같아? 아까 내가 말했잖아. 내가 만만해 보이니까 그러는 거야. 비무장에 혼자 있으니 만만하지. 세상이 원래 그래! 그러니까 상대가 느끼기에 아 함부로 하면 내가 한 대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친절하게 나온다. 자 잘 봐라.”
나는 장교를 보며 말했다.
“씨발놈이 뭐래? 나를 체포 한다고? 미쳤냐?”
“감히 장군님을 모욕하고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나?”
“백두혈통이 다 뒤졌는데 욕 좀 하면 안되냐?”
장교는 순간 자기 귀를 의심했다가, 뒤의 병사를 보면서 말했다.
“이 미친 새끼를 당장 체포하라.”
이때 200m쯤 뒤에 탱크 2대가 다가왔다. 경복이가 병력을 보내 미군 대사관 앞에 있는 병력을 치고 탱크 3대를 더 가지고 와, 금방 5대의 탱크가 일렬로 섰다. 그리고 그 뒤에 400명의 러시아 용병들이 전술 대형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장교는 놀라는 눈빛으로 멀리 시선을 주었다.
“어? 어? 저기 병력은 뭐야?”
나는 웃으면서 겁먹은 장교의 앞으로 다가갔다.
“체포해봐. 그러면 뒤에 있는 우리 애들이 너를 탱크로 밀어 버리고, 네 가족까지 깡그리 죽일 거다. 왜냐고? 내가 죽으면 월급이 안 나오거든, 카드값도 갚아야 하는데, 어떤 쫀만이 새끼가 월급을 못 받게 했다? 나 같아도 다 죽이고 싶을 거야.”
장교가 겁을 먹고 한발 물러섰다.
“뭐. 뭐야?”
나는 한 발 더 다가갔다.
“야! 체포한다며? 그냥 총 쏴.”
“잠깐 기다려 보시오···. 선생.”
나는 카메라를 보며 크게 웃었다.
“말투 달라지는 거 봤지? 힘을 보여줘야지. 상대가 조심하고 인간 대접해 주는 거야.”
나는 장교의 손에 있던 권총을 빼앗아 들었다. 그리고 다시 카메라를 보았다.
“곧 공지섭이 까고 내가 오늘 장군님이 될 거야. 그러니까 나한테도 그렇게 만세 해. 여기 북한은 민도도 좋아서 다스릴 맛이 날 것 같다. 그러니까 앞으로 내가 굶겨도 만세. 뭘 빼앗아 가도 만세. 때려도 만세. 계속 그렇게 살아. 알았지?”
나는 권총을 멀리 던져 버렸다. 그리고 뒤를 보고 외쳤다.
“가즈아~”
평양 대공연장 앞에 큰 광장이 있었다. 그곳에 탱크 5대와 장갑차 10대가 서 있었다.
그들 앞으로 계획에 없는 탱크 5대가 다가왔고, 뒤로 일개 대대 정도의 병력이 다가오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그러자 이곳을 지키고 있던 경비 병력이 다급하게 움직였다. 어디 병력인지 알아보라는 고함이 다급하게 들려왔다.
그때 골든보이가 광장 중앙까지 걸어왔다.
그러자 러시아 용병 몇 명이 짐을 들고 오더니, 마이크와 스피커를 설치하였다.
나는 마이크를 들고 평양 대공연장을 향해서 소리쳤다.
“공지섭이 씨발놈아. 골든보이가 왔다. 태경이 어디 있어? 당장 데리고 와!!! 그리고 몸값으로 12조원이 말이 되냐? 개새끼야 적당히 불러야 할 것 아니야?”
갑자기 엄청난 출력의 스피커에서 욕이 쏟아지자 경비병이 놀라고 있었다.
앞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이 소총으로 이쪽을 겨누며 말했다.
“당장 멈춰! 넌 뭐야?”
나는 화를 내며 스피커 출력을 더 높였다.
“어린 새끼가 어디서 반말이야. 너 몇 살이야? 새끼야.”
내가 강하게 나오자 어린 병사는 움찔했다.
이때 대좌 하나가 이쪽으로 걸어와 총을 겨눴다.
“넌 뭐하는 놈이냐?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나는 그 앞으로 다가가며 웃었다.
“골든보이 채널 방송. 너무도 잔인해서 19금 걸었고, 총격 액션이 난무할 것이라 예고했는데, 지금까지는 완전 토크쇼다. 이제라도 총 한번 쏘자. 우리 구독자님이 실망한다.”
“뭐···뭐라고 하는 거야?”
“카메라 보고 손 한번 흔들어라.”
북한군 장교는 드론 카메라를 보며 조금 당황했다.
“이건 뭐야?”
“나를 쏴. 쏘라고. 이제 액션 화면을 좀 넣어보자.”
장교는 권총을 겨누며 말했다.
“옆. 엎드려. 아니면 쏜다.”
“뭘 엎드려. 그냥 나에게 총 쏘라고. 내가 먼저 쏘면 웃기잖아. 카메라로 다 찍고 있으니 정당방위를 해야 한단 말이야.”
“정당방위?”
그러자 장교는 당황하며 주변을 살폈다. 드론 카메라 몇 대 더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나는 마이크로 더 크게 외쳤다.
“공지섭 씨발놈아! 태경이 어디 있어! 태경이 데리고 와! 안 나오면 내가 들어간다!”
공지섭 장군은 도망친 보위부 놈들을 쫓기 위해서 병력의 절반 이상을 평양 밖으로 보냈다. 보위부가 지방부대를 장악하고 다시 병력을 집결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얼마 남지 않은 병력을 평양 전역에 뿌려 놓으니 이곳에 병력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미국, 중국, 한국 모두 움직이지 않으니 보위부 놈들만 잡으면 끝이라 방심하고 있었다.
그렇게 병력의 공백이 있을 때 골든보이가 절묘한 타이밍에 치고 들어온 것이었다.
평양파가 남한 국회방송에서 골든보이 채널 전국 방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그가 혼자 평양 대공연장으로 온 것을 알았다.
“남조선 새끼들이 미쳤구먼.”
공지섭 장군의 친위대 병력이 모여들었다.
공지섭 장군의 친위대 대좌가 50명의 병력을 끌고 오더니, 나를 보자마자 기관총을 쏘기 시작했다. 진압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다.
“저 새끼를 죽여!”
투다다다다다다다다-
50명이 동시에 총을 쏘았지만, 나는 이제 놀라지 않고 있었다. 이제 여유 있게 양팔까지 벌리고 있었다. 내 몸 주변에서 총알이 불꽃을 만들며 튕겨 나갔다.
총알을 모두 쏘았는지, 이제 총알이 날아오지 않았다.
나는 바로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
“북한 인민들 보았나? 골든보이는 하늘이 내린 인물이다. 총으로 나를 죽일 수 없지. 내가 지도자가 되면 암살당해서 정권이 엎어지는 일은 없을 거다. 게다가 미국과 한국의 지원을 최대한 끌어 올 수 있는 것이 바로 나!!! 골든보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나를 지도자로 받아들여라. 다른 것은 몰라도 내가 배부르게 해줄게.”
나는 공지섭 친위대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타다다다다다다-
그러자 장전한 병사들이 다시 총을 쏘기 시작했지만, 나의 주변에서 불꽃만 튕기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고 있는 사내. 바로 친위대 대좌였다.
내가 다가가자 그는 너무 놀라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와 코까지 마주칠 정도로 가까이 가 그의 허리에서 권총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물었다.
“공지섭이가 공화국을 먹을 것 같냐? 내가 먹을 것 같냐?”
공지섭 친위대가 나에게 총을 쏘자, 뒤에 있던 러시아 용병들이 탱크 5대를 끌고 이쪽으로 전력을 다해 다가왔다.
나는 헤드폰으로 러시아 용병대에 조용히 말했다.
“다들 진정해. 나 안 죽었어. 내가 죽이라고 명령하면 그때 발포하도록.”
나의 말에 친위대장 대좌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나는 가방을 뒤지다가 10억짜리 금괴 하나와 수류탄 하나를 꺼내 들었다.
“100만 달러짜리 금괴를 받고 내 친위대 할래?”
나는 친위대장 앞에서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았다.
“아니면 수류탄 까고 같이 죽을까? 사실. 너만 죽지 나는 안 죽어.”
공지섭 친위대 병사들은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
사실 탱크부대 1중대에서 친위대로 바뀌어 어깨에 힘을 주었지만, 공지섭과 연결된 지 며칠 되지 않았기에 아직 충성심이 없었다. 그리고 공지섭에게 10원 한장 받은 것이 없었다.
나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10달러짜리 뭉치를 집어서 하늘에 뿌렸다.
“애들아. 이 형님이 돈 많아. 내 친위대 하지 않을래? 공지섭 그 씨발 새끼보다 내가 위원장을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지 않겠냐?”
내가 들고 있던 수류탄의 안전핀을 다시 꼽았다.
그러자 친위대 병사들이 정신없이 달러를 줍기 시작했다.
“이 불쌍한 새끼들아. 좋아? 마음에 들어?”
나는 가방에서 10달러짜리 달러를 계속 꺼내 뿌렸다. 나에게 총을 쏘았다는 것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100달러만 챙겨도 몇 년 연봉이다. 목숨을 걸 수 있었다.
나는 친위대 대좌를 보며 말했다.
“너 이름 뭐야?”
나는 딱딱하게 굳은 대좌의 손에 10억짜리 금괴를 손에 쥐여주었다. 그러자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황···. 황 부진 대좌입니다.”
“넌 씨발. 이미 부자다. 이제 이 형님만 따라다녀. 공지섭이 아무것도 아니야. 지금 안으로 들어가서 공지섭이랑 싸울 건데 누가 이길 것 같아?”
“골···골든보이 님이십니다.”
어? 나를 아는 눈치네?
“골든보이 채널 봤냐?”
대좌는 머리를 끄덕였다.
“봐... 봤습니다.”
“그래. 나랑 공지섭이랑 싸우면 내가 이겨. 그럼 누구 뒤에 줄 서야 해? 그러니까 애들 모아.”
친위대장 황부진 대좌는 주춤주춤하다가 병사들을 불러 모았다.
병사들은 모두 달러를 쥐고 있어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아직도 떨어진 달러가 있는지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부터 내 영어 이름을 따서 에드워드 친위대다. 지금 평양 대공연장으로 들어가서 공지섭을 체포하고 내가 최고 위원장이 되면 여기 있는 병사 모두에게 바로 1만 달러씩 나눠 주겠다.”
경복이가 갑자기 뛰어와 여행용 가방 2개를 열었다. 그 안에 달러가 가득 들어 있었다.
“야! 팁은 먼저 주라며?”
나는 나의 머리를 살짝 쳤다.
“아! 맞다. 팁은 미리 주는 건데···. 중요한 순간에 까먹었다.”
나는 손에 달러를 쥐고 크게 웃었다.
“위원장은 내가 될 거니까. 지금 준다.”
병사들은 달러 뭉치를 보고 완전히 얼어 버렸다. 상상할 수도 없는 거액이었고 영혼까지 팔 수 있는 금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