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화
칭기즈칸이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나의 영면을 깨우지 마라!!!”
몽골 장군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대칸의 고함에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
정신 차려. 지금은 21세기야.
수류탄을 덮쳤던 내가 벌떡 일어나자, 태경이가 손뼉까지 치며 좋아했다.
“오 일어났다. 일어났어!”
경복이의 눈에는 눈물까지 맺혀 있었다.
“그래. 씨발 이 새끼 안 죽었을 줄 알았어.”
둘 다 울 것 같은 얼굴로 뛰어와 나의 몸을 만져보았다.
“괜찮아? 아픈 데 없어?”
나는 이 새끼들이 왜 이러지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왜 그러는데? 무슨 일이 있어?”
경복이가 내 이마의 열을 체크하며 말했다.
“수류탄을 맞고 정신이 나간 건가? 뭐 당연히 그럴 수 있지. 그래도 다행히 팔다리는 다 달려있다. 걱정하지 마라.”
이제서야 수류탄을 품에 안았던 것이 기억났다.
“아! 수류탄!”
태경이가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네 물건 잘 붙어 있나 확인해봐. 그것은 내가 확인 못 해주겠다.”
설마 하며 물건을 살짝 만져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보물 1호는 잘 있다. 워낙 튼튼한 놈이지.”
“다행이네. 한 번도 안 쓴 새것인데. 파손될 뻔했다.”
나는 와락 인상을 썼다.
“이 새끼가?”
경복이가 나와 어깨동무하며 등을 두드렸다.
“물건 다 붙어 있고, 목숨도 살았으면 되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니들은 괜찮냐?”
태경이는 순간 몸을 살짝 떨었다.
“수류탄을 보는 순간, 저승사자랑 눈이 마주쳤다.”
나는 어깨를 펴며 말했다.
“이 형님이니까. 몸을 날릴 수 있는 거야.”
“존나 멋있었다. 반탄 반지가 있다고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목숨을 빚졌다.”
“하하하. 나중에 두 배로 갚아라.”
순간 수류탄을 던진 테러리스트의 얼굴이 떠올랐다.
“수류탄 던진 그 씨발 새끼 어디 갔어?”
“그놈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다른 놈들이랑 같이 도망친 것 같다.”
“그 새끼를 잡아야 해.”
나는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아주 작은 금빛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한쪽 귀에 걸려 있던 금귀걸이.
“저쪽이다! 움직이는 놈이 있어.”
손가락으로 그쪽을 가리켰을 때, 주변의 지형지물이 눈에 들어왔다. 어디선가 보았던 모습.
뭐지? 왜 저 길이 눈에 익지? 단숨에 길이 생각났다.
바로 칭기즈칸의 무덤으로 들어가는 길.
절벽 안쪽에서 흐린 황금빛이 보였다. 나는 한참을 확인하다가 입을 열었다.
“저기 절벽 안쪽에서 황금빛이 난다. 아무래도 저곳이 칭기즈칸의 무덤 맞다.”
태경이가 반색하며 말했다.
“칭기즈칸의 무덤? 그럼 금이 겁나 많아?”
“아니. 거의 없어.”
태경이는 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칭기즈칸의 무덤이면 약탈한 보물이 산처럼 쌓여 있을 줄 알았는데. 좀 실망이군.”
“대칸은 재물 욕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땅과 전사 그리고 말에만 관심이 있었지.”
태경이가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꼭 아는 사람 말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네?”
꿈에서 나의 주군이었다고 말하면 웃기겠지?
“칭기즈칸이면 아방궁보다 더 큰 무덤을 만들 수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산꼭대기에 무덤을 만들었잖아. 그런 사람이 물욕이 있을 리가 없지.”
태경이는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네. 칭기즈칸의 무덤 치고 소박하다 못해 너무 을씨년스럽다.”
“가서 칭기즈칸의 무덤을 눈으로 확인해 보자.”
산 정상 아래 절벽이 있고 그쪽에서 황금빛이 나오고 있었다. 나는 황금빛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반즈는 아까부터 칭기즈칸의 무덤 지도를 찾고 있었다. CIA가 가지고 있는 추적기가 이곳에서 울리고 있었다.
나는 반즈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야. 지도 찾지 마. 어디 있는지 알아냈다. 저기 황금 있는 곳이 대칸의 무덤이야.”
“찾았어?”
“그래 황금이 보인다.”
“지도 없이 찾을 수 있다면 편하지.”
순간 배가 아파서, 배를 까고 보았더니 아랫배에 한 대 맞은 것처럼 멍이 들어 있었다. 손으로 조심스럽게 상처를 쓸어내렸더니 더 아프다. 수류탄을 맞은 충격이 있는 것이었다.
“아! 씨발.”
태경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많이 아파?”
“그 테러리스트 이름이 뭐지? 빈 라덴 후계자라는 새끼.”
“아이만 이시라프.”
“내가 그 새끼 입에다가 수류탄 하나 까 넣는다.”
이때 귀에서 러시아 억양이 강하게 실린 영어가 들어왔다.
-회장님. 주변에 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타격대 착륙하겠습니다.
“아니 착륙하지 말고 공중에서 엄호해. 살아 있는 놈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알겠습니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나의 눈에 확실하게 절벽 안쪽 칭기즈칸의 무덤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였다. 마치 몇 번 와본 사람처럼 그곳을 향해 움직였다. 어디를 밟고 가야 하는지까지 알고 있었다.
반즈가 빠르게 따라와 내 옆에 붙었다. 어느 순간 CIA 요원들도 주변에 모여들었다.
“에디. 어디 있는지 알고 가는 것인가?”
나는 담담하게 머리를 끄덕였다.
“곧 대칸의 존안을 보게 될 거다.”
“대칸? 칭기즈칸을 말하는 것인가?”
“황금은 거의 없을 거야.”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아이만 이시라프, 그 새끼만 줘.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것밖에 없어.”
매우 힘겹고 위험한 길을 30분 정도 한발한발 걸어 올라갔을 때 드디어 칭기즈칸의 무덤으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 설 수 있었다.
“드디어 도착했다.”
“여기야?”
“기둥을 돌면 입구가 보여.”
절벽 사이에 사람 하나가 들어갈 구멍이 있었는데, 조금도 무덤 입구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없었다.
“내가 앞장설게.”
반즈가 선두로 들어가는 나를 보며 이야기했다.
“조심해. 테러리스트 놈들이 아직 남아 있을 수 있다.”
나는 자신감 있는 얼굴로 말했다.
“나는 터미네이터이니까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일 터지면 뒤에서 총이나 쏴.”
“아까 봤다. 총은 확실히 쏴 주지.”
나는 머리를 끄덕이고 말했다.
“나보다 20보쯤 떨어져 와. 혹시 부비트랩이 있어도 휘말리지 않을 수 있어.”
“충고 고맙군. 30보 뒤에서 따라가지.”
반즈가 기관단총을 벗어주려고 했는데, 나는 품속에 권총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 정도면 충분해.”
나는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야시경이 있어서 깜깜한 동굴 안이었으나 조금도 어둡지 않았다.
조금 더 들어가자 사람이 만들어 놓은 길이 보이고, 양옆에 뭔가가 놓여 있다.
“안에 뭔가 있다.”
“보물인가?”
나는 가까이서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말라 비틀어진 미라의 머리였기 때문이었다.
사람의 머리 아래 뭐라고 음각해 놓은 글씨가 보였다. 하지만 내가 읽을 수 있는 글씨가 아니다.
반즈가 미라의 머리를 보고 인상을 썼다.
“이 빌어먹을 미라는 뭐야?”
8개의 몽골 장수의 머리가 일 열로 쭉 놓여 있었다.
이때 CIA 고고학 전문가가 반즈를 옆으로 밀어내고 아래의 글씨를 읽기 시작했다.
'8명의 배신자를 죽이고 전사의 땅을 하나로 통합했다.'
나는 고고학 전문가에게 물었다.
“칭기즈칸에게 배신자가 있었던 모양이군요?”
고고학 전문가는 흥분된 얼굴로 말했다.
“칭기즈칸은 8개의 주요 몽골 부족을 하나로 통합하여 대칸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8개 부족장의 머리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투구를 쓴 머리였는데 '서하 왕자'라고 쓰여 있었다.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는 놈 때문에 서하의 병사와 백성을 몰살하였다.'
서하 왕의 후계자가 병사를 이끌고 나갔다가 몽골군에게 전멸당했고 서하의 왕은 항복했다.
고고학 전문가는 자신 있는 얼굴이었다..
“서하는 실크로드의 시작 지점에 있는 나라로 크게 부유했으나, 한 번의 전투로 무너졌지요.”
다음 칸은 '금나라 왕'
금나라 왕 머리 위에는 특이하게 황금 왕관이 놓여 있었다. 내가 보았던 황금이 이것일 것 같았다.
'몽골보다 먼저 중원의 북쪽을 점령한 왕.'
금나라는 몽골보다 먼저 강성하여, 만리장성을 넘어 송나라의 수도를 점령했다. 그 사건 때문에 송나라는 남쪽으로 수도를 옮겨 남송이 되었다.
금나라는 몽골과 정면으로 싸워도 밀리지 않는 전투 민족이었다.
칭기즈칸이 금나라와의 전투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여러 번 입었다. 그때마다 조상신(?)의 도움을 받았다.
다음 칸은 호라즘 두더지 왕.
칭기즈칸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준 왕이었다. 수많은 장수와 친척을 이곳에서 잃었다.
다음 칸은 조지아의 왕.
'산 위의 겁쟁이 왕'
첫 번째 만난 기독교 왕으로, 악마와 싸운다고 전 국민과 함께 항쟁하였다.
산위에서 끝까지 저항하여 몽골군을 괴롭힌 나라. 하지만 몽골군의 압도적인 전투력 때문에 국민과 나라가 모두 없어질 뻔했다.
그리고 러시아 공왕의 머리 25개.
각종 투구의 가죽 모자를 쓰고 있는 25개의 공왕 머리.
'흩어져 있어 쉬웠다.'
고고학 전문가가 가볍게 말했다.
“러시아는 시의원 정도의 세력도 자신을 왕으로 불렀습니다.”
다음 칸은 서하의 왕.
'한 번 배신한 놈을 믿으면 안 된다.'
한번 항복했지만, 호라즘에서 고전을 하며 대칸이 상처를 입자 배신을 한 것이었다. 살을 포 뜨는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
다음 칸에는 고려와 송나라 황제의 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머리는 없었다.
경복이가 안쪽을 먼저 살피다가 발자국을 확인하고 말했다.
“이쪽에 발자국이 있어.”
연구원은 넋이 나가 머리 무덤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나는 그를 두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복아 기다려. 내가 먼저 들어갈 거야. 혹시 모르니까. 너희는 좀 있다가 들어와.”
안으로 들어가자 돌로 만든 거대한 옥좌가 보였다.
그 옥좌에 미라 하나가 앉아 있었는데 바로 칭기즈칸이었다.
“이시라프!”
놀라운 것은 그 앞에 아이만 이시라프가 칭기즈칸이 품에 있던 검은 도자기 항아리를 들고 있었다.
나는 권총을 뽑아 들고 말했다.
“아이만 이시라프! 멈춰! 움직이면 쏜다.”
수염을 제법 기른 젊은 이시라프는 항아리를 한 손으로 들고 웃었다.
“으하하. 나는 영원한 힘을 가질 것이다. 이제 미국의 시대는 끝났다.”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쏜다.”
그 순간 아이만은 항아리를 번쩍 들더니, 입을 쩍 벌리고 안의 내용물을 입으로 쏟아부었다.
콜록콜록.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먼지만 쏟아졌다.
이시라프는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얼굴로 눈을 부릅떴다.
“없어? 없다고! 어떻게 없을 수 있지?”
뒤따라 들어온 반즈가 기관단총을 겨누며 강하게 말했다.
“손을 높게 들고 바닥에 엎드려! 마지막 경고다!”
이시라프는 순간 품속에서 권총을 뽑아 들고 이쪽을 겨눴다.
그러자 사방에서 총알이 쏟아졌다.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탕-
아이만의 피가 사방으로 뿌려졌다. 너무 많은 총알을 맞아 상체가 너덜너덜할 정도였다. 꺽꺽 하며 피를 뿜어내던 그는 겨우 서 있다가 옥좌가 있는 쪽으로 쓰러져 칭기즈칸의 머리에 피를 쏟았다.
반즈는 이시라프에게 빠르게 달려가 생사를 확인했는데, 확실히 죽어 있었다. 그의 얼굴에 기쁨의 미소가 보였다. 그리고 전체망으로 워싱턴과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바그다드 다운. 바그다드 다운. 워싱턴 듣고 있나? 바그다드 다운. 바그다드 다운.”
요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다른 요원이 달려와 라이트를 켜고 아이만 이시라프의 시체를 대포 카메라로 찍기 시작했다.
반즈도 곧 정신을 차리고 품속에서 핸드폰을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다행히 얼굴이 깨지지 않아서, 신분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워싱턴도 사진을 확인하고 말했다.
-신원을 확인했다. 아이만 이시라프가 맞다.
“그렇지! 좋았어!”
나는 반즈를 보며 웃었다.
“복권에 당첨된 얼굴이군.”
“역시 골든보이 옆에 있으면 행운이 있어.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자.”
이때 고고학 전문가 요원이 다가와 칭기즈칸의 미라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진짜 칭기즈칸의 미라라면 세기의 발견일 수 있었다.
반즈가 흥분한 고고한 전문가 요원을 보며 웃었다.
“골든보이를 따라다니면 이런 행운은 흔하다.”
고고학 요원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저도 골든보이 구독자입니다. 골든보이와 현장에 함께 있다는 것은 정말 영광입니다.”
하지만 이 중요한 유물에 테러리스트의 피가 흘러 오염된 것을 보고 너무도 안타까워했다. 최대한 빨리 보존처리 해야 하는데 장비가 없었다.
필요한 장비를 리스트로 만들고 있었다. 빠진 것 없는 완벽한 리스트를 만들기 위해서 생각에 빠져 있었다.
이때 아무도 모르게 음산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칭기즈칸의 몸으로 떨어졌던 피가 천천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었다. 칭기즈칸의 미라가 피를 흡수한 것을 확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CIA는 아이만의 소지품을 확인하느냐 정신없이 없었고, 우리는 혹시라도 보물이 있을까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이때 칭기즈칸이 아주 천천히 눈을 떴다.
고고학 전문가 요원이 칭기즈칸이 눈을 뜬 것을 보고 놀랐으나, 헛갈리고 있었다. 아까도 눈을 뜨고 있었나? 감고 있었나?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았다.
고고학 전문가가 칸의 미라를 살피기 위해서 가까이 다가갔을 때. 미라의 표정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어? 어? 어?
칭기즈칸의 미라가 눈을 확실히 뜨더니 요원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곧 고고학 요원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나는 머리를 돌렸다.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칭기즈칸 미라가 고고학 전문가 요원의 온몸으로 누르며 공격하고 있는 것이었다. 곧 바닥에 떨어진 돌을 집어 들고 박사의 머리를 내려치고 있었다. 그리고 뿜어 나오는 피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 장면을 모두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었다. 칭기즈칸의 미라가 움직이고 있다고?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인가? 꿈인가?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바로 나였다.
칭기즈칸의 눈에서 나온 작은 벌레 하나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빠르게 달려가 칭기즈칸 머리에 가까이 대고 처형하듯 권총을 쏘았다.
탕! 탕! 탕! 탕! 탕!
칭기즈칸의 머리가 깨졌는데, 깨진 머리에서 작은 벌레들이 오랜 동면을 깨고 아주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몇 마리가 고고학 전문가 요원의 피에 젖자 움직임이 활발해졌는데, 그중 한 마리가 갑자기 튀어 올라 나에게 덤벼들었으나 반탄 반지에 튕겨 날아가 벽에 부딪혀 터졌다.
분명 스탈린 유산의 가장 깊은 곳에서 보았던 그 벌레였다.
그리고 바로 생각난 것은 '격리'
더 이상 이곳에 있으면 안 되었다.
나는 악을 쓰며 소리쳤다.
“모두 나가! 생물학적 오염 발생! 빨리 탈출해!!”
골든보이의 심각한 경고를 듣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가 한 경고 중에 틀린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었다.
요원들은 쓰러져 있는 고고학 요원들을 질질 끌며 밖으로 나갔다.
반즈는 보물 중 보물인 아이만 이시라프의 시체를 끌고 나갔다. 그러자 흘러나오는 피로 바닥이 피에 젔었다.
피 냄새가 강하게 풍기자 벽에 놓여 있는 머리만 있는 왕들이 눈을 뜨고 입을 움직였다. 먹겠다는 의지로 미간이 구겨져 있었다.
이때 입구로 러시아 용병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보고 강하게 명령했다.
“C4 장착해! C4를 터트려서 이곳을 봉인한다. 이곳 안쪽은 생물학적으로 오염되었어.”
러시아 용병들은 바로 명령에 따랐다. 입구에 폭탄을 급하게 설치하였다. 그리고 바위 뒤에 숨었다.
“회장님 폭파할까요?”
“폭파!”
입구가 폭발로 무너져 내려 막혔고, 그 충격으로 절벽이 우르르 무너지며 다른 방향으로 산사태까지 일어났다.
“여기 상태가 이상합니다!”
이제 바닥에 놓은 고고학 요원과 아이만 이시라프의 시체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시체를 불태워야 해!”
내가 기름을 찾고 있을 때 반즈가 놀라며 막는다.
“샘플을 챙겨 오라는 워싱턴의 명령이다.”
나는 반즈를 노려보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폭탄을 미국으로 가져 가는 것은 미친 짓이야.”
“워싱턴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나는 반즈를 노려보았다. 그래.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바디백 있는 것 다 가지고 와. 최소 3겹 이상 싸야 해. 그리고 모두 멀리 떨어져!”
헬기 안에 있는 화학복을 입고 바디백에 시체를 넣었다. 그리고 바디백을 다시 다른 바디백에 넣었다. 그렇게 3겹이나 쌌다.
나는 그동안 워싱턴에 강하게 경고했다.
“워싱턴! 긴급 정보 공유를 한다.”
-말하라 골든보이.
“아이만 이시라프의 시체와 고고학 전문가 요원의 시체가 심각한 생물학적 병원균에 노출되었다. 다시 말하겠다. 아주 위험한 생물학적 병원균에 노출되었다. 그래도 미국으로 가지고 갈 것인가? 재앙적인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한참 동안 망설이던 워싱턴은 끝내 무선을 했다.
-샘플을 확보한다. 우리가 알아서 처리하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생물학적 병원균에 노출되어 있다. 그것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
-골든보이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확실하게 처리하겠다.
태경이가 바디백에 에프킬라를 마구 뿌리고 있었다. 본인의 몸에도 뿌리고 나와 경복이의 몸에도 뿌렸다.
보통 때는 피하겠지만 자금은 양팔을 벌려 에프킬라의 은총을 온몸으로 받아드렸다.
이때 경복이가 러시아 애들에게 보드카 한 병을 받아 몇 모금을 벌컥벌컥 마시고 말했다.
“내장도 소독해.”
나는 보드카를 싫어하지만, 입 속을 헹구고 몇 모금을 마셨다. 뱃속이 화끈해지면서 마치 뱃속을 소독하는 느낌이었다.
태경이도 인상을 썼지만 어쩔 수 없이 마셨다.
이때 바디백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구해야 한다며 수군거리고 있었다. 안의 모습을 보지 못한 요원들이었다.
반즈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건들지 마! 절대 개봉하지 않는다.”
한 요원이 살아 있다고 하면서 바디백을 열려고 했을 때, 내가 권총을 들어 하늘에 쏘았다.
탕!!!
“절대 건들지 마. 생물학적 오염이 된 시체다. 문을 열면 너희도 시체가 된다.”
반즈가 인상을 쓰며 낮게 말했다.
“너무 과한 거 아닌가?”
“동굴 안으로 들어간 사람 모두가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지. 모두 격리 당할 가능성이 있다.”
골든보이의 말에 모든 사람이 두려움에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