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61화 (161/188)

161화

모스크바에서 몽골의 울란바토르로 가는 비행기의 일등석.

잠자기 전에는 빈자리 없이 꽉 차 있었는데, 눈을 뜨니 일등석 클래스에 아무도 없었다.

“아우. 깜짝이야.”

그리고 내 옆좌석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유의 눈길.

“잘 잤어?”

행복하지만···. 꿈이다. 이미 겪어 본 것. 내 옆에 아이유가 있을 리가 없다.

“꿈이죠?”

“원한다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아니요. 아니요. 아닙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아이유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확실히 이질적인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사람이 아닌 느낌.

“이 질문을 할 수밖에 없군요. 앞에 계신 당신은 누구 십니까?”

아이유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짐작하고 있을 텐데?”

“본인 입으로 이야기 해주세요.”

“'황금신'이다. 네가 지어 준 이름이지.”

“신 따위는 믿지 않습니다.”

아이유는 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신이라고 표현한 것은, 나에 대한 존재를 설명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야. 그 단어가 가장 적합하다.”

나도 아이유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래도 노력해 보세요.”

아이유는 귀찮은 표정.

“신이냐고 물어본다면··· 신적 능력을 갖추고 있지. 이미 보여준 것처럼. 더 증명해야 할 것은 없을 것 같은데.”

동아시아 일본 대지진을 예고하고, 금도가 바다 아래에서 떠오를 것이라 알려 주었다. 신의 능력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나는 정색을 하고 아이유를 바라보았다.

“나는 당신을 믿을 수 있습니까?”

“이미 절대적으로 믿고 있잖아. 아닌가?”

나는 빅터와 엮이는 일에서 미션이 상반되는 일을 겪었다.

“미션 혹은 계시라고 불리는 것이 신의 이름으로 상반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당신을 온전히 믿을 수 있겠습니까?”

아이유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신이라 부를 수 있는 ‘의지’는 여러 명이다. 그들은 나의 의지와 상반되는 계시를 내릴 수 있지.”

미션을 주는 주체가 여러 명이라는 말인가?

“신이 여러 명이라고요?”

“그렇다. 여러 명이야. 각자 자신의 의지대로 사도에게 계시를 내리지.”

“우리 아이유 님도 여러 사도를 거느리고 계십니까?”

아이유가 이쪽으로 다가와 나의 눈동자를 보며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나의 사도는 유일하게 너 하나뿐이다.”

입술에 아직 따듯함이 남아 있었다. 꿈이라면 영원히 깨지 마라. 자동으로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군요.”

“나의 사도는 황금인 뿐이고. 전 세상에 황금인은 너 하나뿐이다.”

아이유에게 사랑 고백받은 느낌. 마음속에 황금신에 대한 신앙심이 넘친다.

“제가 무엇을 해 드려야 할까요?”

아이유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입을 천천히 열었다.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자면··· 인간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신이 있다.”

“그렇다면··· 악마인가요?”

아이유는 잠깐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일명 ‘다양성주의자’들이지. 그렇게밖에 설명이 안 되는군.”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다양성주의자? 신의 이름치고 좀 이상한데요?”

아이유는 와인을 살짝 마시고 말했다.

“다양성주의자들이 1000년 만에 지구로 찾아와 매우 놀랐다. 인간이 초 우세종으로 지구를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는 것이야. 인간이 다른 신에게 도움을 받았나 조사를 했지만, 인간 스스로 발전한 것으로 밝혀져 더 놀랐다.”

인간이 스스로 발전한 것이 놀랄 일인가?

“그···. 다양성주의자들은 인간의 뭐가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고 하신가요? 발전한 것이 죄는 아니잖아요.”

“지구에 도착하면 많은 새로운 생명의 종류를 확인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1000년 전에 확인했을 때 보다 다양성이 1/100로 줄고 인간만 엄청나게 늘었지. 인간의 탐욕이 다른 무수한 생명을 죽이고 있다.”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변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우리도 먹고살아야지요.”

“다양성주의자들이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바다 안에 해파리와 불가사리만 가득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나는 살짝 화가 나서 말했다.

“인간을 해파리나 불가사리와 비교한단 말입니까?”

아이유는 심각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제부터 잘 들어. 그들은 인간을 특별한 종으로 ‘인정하지 않는 일파’라 할 수 있다. 그런 놈들이 지금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놈들이 무엇을 하려고 할까?”

잠깐 생각하던 나는 금방 심각한 표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인간에게 해를 가하는 일이겠군요.”

“잡초를 뽑고, 해충을 잡는 일이지.”

나의 눈이 천천히 커졌다.

“설마. 인간의 수를 줄이는 일?”

“여기서 쓰는 말로 '테러'라고 하더군. 무차별 학살이 이뤄질 거다.”

나는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신이 진행하는 테러는 어떤 것입니까? 문장 자체가 상당히 무섭군요.”

“인간의 단어 중 가장 적합한 단어는 ‘재앙’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세계적인 대재앙이지.”

“재앙이 언제 시작됩니까? 무엇이고요?”

“재앙의 씨앗은 이미 던져 졌다.”

나는 놀란 얼굴이 되었다.

“설마··· 어디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아이유가 다 알고 있다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네가 칭기즈칸 무덤 지도의 마지막 조각을 가지고 있나?”

러시아에서 발견한 구리 조각을 순간 생각해 냈다. 러시아 시베리아의 개척자 예르마크 보물 사이에서 나온 금속 조각이었다.

그러자 아이유가 나의 머릿속을 읽은 것처럼 끄덕였다.

“맞다. 지금 생각하는 것. 바로 그거다. 그것을 다양성주의자들이 찾고 있어.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칭기즈칸과 다양성주의자들이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대략 1,000년 전에 다양성주의자들이 지구에 도착했지. 그리고 인간 때문에 이곳의 다양성이 문제가 생길 것을 예상했지. 그래서 선택한 것이 칭기즈칸이라는 부족장이었다. 다양성주의자가 선택한 사도였지. 인간의 숫자가 너무도 많다고 생각해서 크게 줄이기로 했어. 그래서 몽골군은 지옥의 사신처럼 그들이 가는 도시마다 사람들을 죽였고, 몽골인들을 따라 흑사병을 뿌렸지. 흑사병으로 죽은 사람만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넘는다. 다시 그 인구를 복구하기까지 200년이 걸릴 정도였어.”

“그 다양성주의자들이 다른 사도를 선택했고, 칭기즈칸의 무덤을 찾고 있다는 말이군요.”

“정확하게 그렇다.”

나는 잠깐 생각을 했지만, 그럴듯한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칭기즈칸의 무덤 안에 뭐가 있습니까? 흑사병은 아니고, 핵폭탄이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아이유가 나의 뺨을 두 손으로 잡으며 말했다.

“골든보이가 직접 확인해. 나의 사도는 너 하나뿐이다.”

이때 귀로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침 무엇으로 드릴까요?”

나도 모르게 눈을 번쩍 떴다. 아침이 되었고 옆 좌석에서 스튜어디스가 아침 식사를 나눠 주고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시큐리티 고 사장에게 다급하게 다가갔다.

“빨리 보물 가방 열어보세요.”

이제 보물들을 내 품속에 넣고 다니지 않는다. 수행과 직원 중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이 대통령이 가지고 다니는 핵가방처럼 옆에서 보물가방을 가지고 다닌다.

나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 시큐리티 고 사장은 테이블에 수갑까지 채운 보물 가방을 가지고 내 앞에 내밀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확인하겠습니다. 대표님.”

가방을 열었더니, 검정, 붉은 황금 씨앗이 가지러니 정리되어 있었고 만파식적과 칭기즈칸의 무덤 지도 조각 등등이 보였다.”

나는 칭기즈칸의 무덤 지도 조각으로 밝혀진 구리 조각을 다시 한번 살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나는 금속지도 조각을 살피며 목소리를 낮췄다.

“고 사장님이 동판에 은밀하게 추적장치를 넣을 수 있을까요?”

시큐리티 고 사장은 자신 있게 머리를 끄덕였다.

“가능합니다만, 대신 상하면 안 되겠지요?”

“겉에서 보기에 고친 티만 안 나면 됩니다.”

동판에 이미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곳에 보석형 추적장치를 넣으면 가능할 것 같았다.

“요즘은 참으로 기술이 좋아졌습니다.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

나는 금속지도 조각을 보다가 시큐리티 고 사장님에게 넘겼다.

“이것은 따로 보관하세요. 살짝 허술하게. 그렇다고 너무 티 내지는 말고.”

고사장은 바로 나의 말뜻을 캐치했다.

“혹시··· 이 물건은 아쉽게 도난당해야 하는 것인가요?”

지도 조각의 미끼를 문 물고기가 보물이 있는 곳까지 안내해야 했다.

“불행한 일이겠지만, 범인이 누군지 어디로 가는지 알게 되겠지요.”

고 사장은 가볍게 머리를 끄덕였다.

“무슨 말씀인지 완벽하게 이해했습니다.”

울란바토르에 내려 칭기즈칸에 정통했다는 몽골대 사학교 교수에게 이 금속 조각을 보여주고 내용을 살폈으나 ‘해가 뜨는 산’이라는 단어 하나 빼고는 아무것도 해석할 수 없다고 했다.

최고의 전문가도 알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

“도른 고비 국가 농업기지로 갑시다.”

헬기에서 바라보는 농업기지는 환골탈태. 아주 놀랍게 바뀌어 있었다. 2주일 정도 안 본 사이에 거대한 농장이 되어 있었다.

“와. 멋진데?”

1kmX1km마다 기둥이 서 있고 한 칸 마다 트랙터들이 바둑판 모양으로 뒤집어 놓아 옛날부터 거대한 농장이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눈에 보이는 농기계만 해도 100대.

밭에는 농작물이 아니라 잡초가 자라고 있지만, 황무지에서 볼 수 없는 녹색의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드론이 유기물과 유기수를 뿌리고 사라지고, 얼마 후 트랙터 5대가 1km 제곱인 975, 976, 977, 978, 979번 구역을 갈아엎었다. 잡초들은 땅속으로 들어가 묻혔다.

흙은 제법 검은색을 띠었다. 뭐를 심어도 잘 자랄 것 같은 흙이 되었다.

기장이 강하게 말했다.

-연구소에 착륙합니다.

1번 구역에 감자 농장이 있었는데, 태경이가 감자를 하나 챙겨와 나의 손에 쥐여 주었다.

“한국에서 가져와 보름을 키운 것이라고 하네. 괜찮아 보인다.”

나는 감자를 한참을 살피다가 다시 태경이에게 내밀었다.

“그럼 너가 구워서 먹어 볼래?”

태경이는 한참 살피다가 인상을 썼다.

“아니···. 못 먹겠다.”

유기수와 유기물 흙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먹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뒤에서 지켜보던 여자 책임 연구원이 살짝 인상을 쓰며 강하게 말했다.

“안전에 전혀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확실합니다.”

“나도 그것은 아는데···. 나중에 감자탕이나 감자튀김으로 만들어 먹읍시다.”

나는 감자를 살피다가 오늘 새벽에 잡혀온 양 한마리를 보았다. 야생의 것이라 그런지 매우 지저분했다. 그놈에게 감자를 던져 주자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이때 반즈와 CIA 과학자들이 드론에 달려 유기물을 뿌리고 있었던 ‘워프 스톤’이라 부르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다.

“반즈 왔나?”

반즈는 억지로 애들을 떠맡은 보모의 얼굴이다.

“화성 공장은 물론이고 이곳에도 연구원을 추가했다.”

리사이클 링이 쉬고 있어 워프 스톤이라는 것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반즈에게 다가가 말했다.

“이제 몽골의 시골까지 왔군.”

“나는 자네 전담이 되었어. 어쩔 수 없지.”

나는 워프 스톤을 보는 연구원들을 바라보았다.

“하버드 애들이 보면 그래도 뭔가 다르겠지?”

반즈가 그것을 보며 인상을 쓰다가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주머니에 넣었다.

“내가 보기에 저 새끼들도 아는 것이 없는 것 같아. 그래도 훔치고 싶어 하는 눈빛이다.”

나는 낮게 웃었다.

“알을 훔쳐 가면 유기물과 유기수가 쏟아지고 그곳으로 동네의 모든 파리와 바퀴벌레가 모여들 거다. 나 같으면 가져가라고 해도 안 가지고 간다.”

이미 우리 보안과 직원들이 소총을 들고 연구원들을 도둑놈 바라보듯 노려보고 있었다.

“과학자들의 욕심은 끝도 없지.”

사실 연구에 쓰라고 미국으로 ‘금’과 ‘은’ 워프 스톤을 보냈다. 과학적 연구하라는 의미였다. 아무리 쓰레기를 버려도 금과 은은 한달 동안 간장 종지만큼도 나오지 않기에 워프 스톤을 보낼 수 있었다.

미국 연구원들이 과학적 연구를 위해서 금괴와 은괴를 리사이클 링에 몇 번이나 던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나는 텀블러의 따듯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수류석도 넘긴 지 꽤 되었는데 아무것도 알아낸 것이 없어?”

“전혀. 조금도 확인한 것이 없다고 하더라. 하버드 박사급 애들이 즐비한데 아직 a,b,c,d도 모르는 것 같아. 연구원들이 다들 한숨만 쉬고 있어.”

“수류석도 안 되는데, 원소 분리석에서 과학적 발견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군.”

이때 화성 리사이클 링으로 뭔가를 버렸는지 찐한 오수가 사방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연구원들이 그것을 뒤집어쓰고 욕을 하며 도망쳤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하하하 고생한다 고생해.”

연구원들을 위해서 금조각 5개를 반즈에게 넘겼다.

“좀 열심히 하라고 해. 골든보이가 기대하고 있다고.”

“내가 제일 고생이 많은데···.”

나는 용병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금화 하나를 반즈에게 넘겨주었다.

“골든보이의 황금주화를 가지고 있으면 행운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

반즈가 금화를 보았는데 최소 2만 달러 정도는 되어 보였다.

“이 정도라면···.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인가?”

나는 은은한 눈빛으로 반즈를 바라보며 금화를 10개를 집어 그의 품속에 넣었다.

“이곳 도른 고비 농업 연구소에 도둑이 곧 들어올 예정이야.”

반즈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도둑이 설마 워프석을? 그럼 매복했다가 사살해야지.”

“아니 워프석을 노리는 것은 아니야. 금속 조각을 하나 노리고 있어.”

“금속 조각? 그게 뭔데?”

나는 정색한 얼굴로 반즈를 바라보다가, 칭기즈칸의 무덤 금속 조각을 보여줬다.

“칭기즈칸의 무덤으로 가는 지도 조각이다.”

반즈는 농담이 아닐까 생각했기에, 금속지도 조각을 들고 나의 표정을 살폈으나 나의 표정은 진지하다.

“칭기즈칸이라면···. 몽골의 그 악마를 이야기하는 것인가?”

“맞아. 그 지도 조각으로 그 칭기즈칸의 무덤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반즈의 눈이 커졌다.

“골든보이가 이야기했으니, 엄청난 보물이 있겠군. 정말 놀라운 발견이 되겠어.”

나는 잠깐 대답을 못 하다가, 아이유 신이 이야기했던 말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 안에 보물이 있는 것이 아니야.”

“보물이 없어? 그럼 그 안에 뭐가 있어?”

“그 안에 테러리스트가 쓸 무기가 있다는 정보가 있다.”

반즈는 크게 놀란 눈을 크게 떴다.

“테러리스트? 갑자기?”

칭기즈칸과 테러리스트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듯하면서 이상하게 어울렸다. 게다가 골든보이가 이런 쪽으로 틀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너무나 황당한데···. 자네가 말하니 농담으로 넘길 수가 없군.”

나는 반즈가 손에 들고 있는 금속 조각을 보면서 말했다.

“그 금속 조각이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 거야.”

반즈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 지도 조각을 훔쳐 간 놈이 보물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겠군.”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아. 그리고 훔쳐 간 놈들이 테러리스트라면··· 미국이 감당해야지. 일개 개인이 감당하는 것이 말이 안 돼. 미국이 지구방위대 아니겠어?”

반즈는 쓴웃음을 지으며 수행과 직원들을 바라보았다.

“대통령급 경호를 받고 있으면서 나에게 미루는 것인가?”

“내가 친미주의자이니, 이번 테러리스트 제거 작전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으로 하지.”

반즈는 나의 말을 100% 믿었고 마음이 급해졌다. 할 일이 많기 때문이었다.

“먼저 배우부터 빨리 섭외해야겠군.”

일단 도둑이 들어올 수 있도록 금속지도 조각을 국가 농업 연구소에 놔두고, 울란바토르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인화 T&T 개발 회사를 방문했다.

방치해서 망하기 직전의 회사로, 원래는 할머니가 나에게 폭탄으로 넘겨주려던 회사였다. 이제는 돌고 돌아 다시 나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인화 T&T 개발이 망한 이유는 몽골과 러시아 국경선 근처에 있는 철광산을 러시아가 태클을 걸어 개발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옛날에는 먹으면 독약이었으나 이제는 독을 빼고 먹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나는 퍼틴 대통령과 몽골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이곳을 개발해도 되겠냐고 물어보았더니 양쪽 다 오케이.

㈜엘도라도 지분. 52%

러시아 철광 지분 24%

몽골 천연자원 개발 지분 24%

몽골과 러시아 국경의 T&T 철광산 주변을 헬기로 돌아보고 있었다. 일을 한 번에 진행하기 위해서 제갈 총괄 사장과 함께 보고 있었다.

땅속에 있는 철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뭐라고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총괄 사장에게 대외적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나는 주변을 보다가 한마디 했다.

“헬기로 왔으니 아주 크게 국경선 주변을 돌아봅시다. 뭐가 또 있을 수 있습니다.”

헬기에 연료가 많으니 크게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러시아 국경 쪽으로 쭉 살피며 날았다. 자주 금조각들이 보였지만 채굴할 만큼의 상업성이 있는 지역은 보이지 않았다.

응? 붉은빛 구리다.

“여기를 천천히 돌아보세요.”

구리도 좀 대규모로 보였으나 너무 깊게 있었고 밀도가 낮아서 상업성이 없어 보였다.

이때 황무지 한가운데에 띄엄띄엄 석유 채굴기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몽골에도 석유가 있는 건가?

“흠. 저것은 뭐가요?”

기장이 가볍게 말했다.

“여기서 캐나다 오일 회사가 석유 시험 채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름 희망적인 예비 결과가 보이는 곳입니다.”

나도 흥미 있는 얼굴이 되어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요? 우리도 여기를 돌아봅시다.”

근처에 노란색 가스가 좀 보였지만, 이 넓은 공간에 몇 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캐나다 오일이 엉뚱한 곳에 돈을 쓰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석유가 있는 곳에는 대부분 가스가 있는데 이곳에는 가스가 거의 없다. 특히 석유가 있으면 스트림이라고 해서 뭔가 흐름이 있는데 이곳에는 흐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기는 석유가 없어 보이는데?”

태경이가 가볍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 골든보이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우리까지 시간 낭비하지 말고 가자.”

나의 말에 석유가 있다없다를 반박할 사람은 없었다.

다시 남쪽으로 크게 돌아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로 돌아가는 길.

국경선에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움직이는 노란색 가스가 보였다. 제법 가스가 있는 범위가 넓었다.

“여기! 여기 주변을 돌아봐요.”

가스가 스트림을 이루고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석유가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잠시 내려가 봅시다.”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자갈 사막.

헬기에서 내린 나는 아래를 자세히 살폈다. 그랬더니 가스 혹은 석유가 터질 것 같이 있는 것이 보였다.

“여기에 가스 혹은 석유 유전이 있습니다. 이곳에 직원들을 보내서 시험 채굴을 해보세요.”

나는 바로 몽골 대통령에게 전화하여 시험 채굴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미 계약 안에 가스나 석유를 채굴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골든보이가 원유를 채굴한다고 하니 대통령은 크게 흥분하기 시작했다.

아무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몽골군과 몽골 천연자원 개발 공무원들이 이쪽으로 움직인다는 연락이 왔다.

잡일이라도 시키면 되겠지.

주변을 돌았는데 가스가 움직이는 B, C, D 지점을 발견하여 동시에 시험 채굴기를 돌릴 수 있도록 했다. 4개 중의 하나는 확실하게 터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 4개 모두에서 터질 것이라 자신하고 있었다.

이 정도 석유라면 몽골 대통령과 약속한 것은 해결된 것이 아닐까?

띠리리리리-

이때 도른 고비 국가 농업기지에 있던 시큐리티 고 사장이 전화했다.

-대표님 불행하게도 연구소 금고에 있었던 금속 조각을 도난당했습니다. 범인은 연구소에서 고용했던 현지 몽골인 2명입니다.”

나는 살짝 흥분되는 얼굴이 되었다. 칭기즈칸의 무덤으로 가는 길이 열린 것이었다.

“어디로 가는지 확인하고 있나요?”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추격대도 준비를 끝냈습니다.

“놓치지 않겠지요?”

-지구 안에 있으면 절대 놓치지 않을 겁니다. CIA에서도 보증했습니다.

“어디 있습니까?”

-몽골 남서쪽 알타이 방향으로 예상합니다.

석유 유전을 살피고 있던 나는 바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알타이 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같이 헬기를 타고 있던 제갈 사장은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어디를 가게 되는 겁니까?”

“칭기즈칸의 무덤을 확인하러 가고 있습니다.”

제갈 사장은 입을 벌렸다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된 것 같군요.”

“어드벤처 영화가 될 것 같지 않군요. 테러리스트를 잡기 위해 연합군으로 구성된 병력이 이동하고 있으니까요.”

제갈 사장은 놀란 얼굴이 되었다.

“전쟁 영화인가요?”

“제갈 사장님은 가는 길에 내려 드리겠습니다. 그런 험한 콘텐츠에 출연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분이니까요.”

“그렇게 말씀 해주시니 너무도 감사합니다. 터프한 연출을 소화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군요.”

몽골의 가장 왼쪽에 있는 큰 도시 알타이. 알타이산맥을 앞에 두고 있는 도시였다. 위성에서 감시하고 있는 점은 알타이산맥으로 계속해서 이동하고 있었다.

칭기즈칸의 무덤.

다양성주의자.

테러리스트.

위 세 단어가 어울리지 않았으나 하나가 되어 알타이산맥으로 향하고 있었다.

내가 타고 있는 헬기가 알타이 사막의 한 도로에 만들어진 4층 모텔 건물 앞에 내렸다. 근처에 텐트도 열 개 정도 만들어져 있었다.

반즈가 이쪽으로 다가와 말했다.

“반테러 본부에 온 것을 환영하네. 골든보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