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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53화 (153/188)

153화

부유식 액화가스 플랜트는 조선 기술의 꽃. 기술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거제도 앞바다에 그 액화가스 플랜트가 거대한 빌딩처럼 떠 있었다.

그것은 거대한 성채같이 강한 파도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헬기가 천천히 플랜트로 내려가고 있었다.

-착륙합니다.

헬기는 운항 준비를 마무리한 가스 플랜트에 가볍게 착륙했다.

우리는 곽 사장의 안내로 다시 조타실로 들어갔다. 안에는 전문 기술자 다수가 포진하여 각종 기계를 체크하고 있는 중.

곽 사장은 자동 항법 장치를 조종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7광구로 간다고 말씀하셨지요?”

가스를 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면 7광구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확률상 맞다.

석유 및 천연가스 매장 예상 지도를 보면 그쪽에 가장 표시가 많기 때문.

7광구는 대한민국의 영해를 벗어나 일본의 대륙붕이 맞닿아 있는 곳.

석유가 있다는 이야기가 많았으나, 아직 쓸만한 원유 매장량이 나오지 않았다.

“상세한 좌표는 그곳에 가서 다시 이야기할 테니, 일단 그곳으로 이동해 주세요.”

곽 사장은 나의 말에 할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군소리 없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7광구 쪽으로 항로를 잡았다.

그러자 터빈 소리가 점점 커지며 플랜트는 아주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주 느린 속력이었으나 마치 산이 움직이는 것 같은 무게감이 있었다.

“회장님. 귀빈실로 가시지요.”

곽 사장은 나와 제갈 사장을 모시고 관제탑 근처에 있는 귀빈실로 안내했다. 사방이 탁 트여 사방을 바라볼 수 있는 멋진 곳으로 조용하고 한적했다.

귀빈실에는 직원들이 음료수와 간식을 칼 같이 배치해 놓았다. 조선사 분위기는 군대와 같다고 했는데,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사단장을 바라본 얼굴.

나는 다시 한번 곽 사장의 이력서를 보며 이야기했다.

“오랫동안 기술개발을 많이 하셨군요. 가스전 플랜트도 자식 같겠습니다.”

곽 사장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며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플랜트에 문제가 생겨, 아들이 군대 가는 데 가보지도 못할 정도였지요. 자식보다 더 아꼈습니다.”

“현재 조선사의 기술력은 어떻다고 생각합니까?”

곽 사장은 처음으로 눈에 힘이 들어가 말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벌크선에서 시작했지만 불철주야 끝없는 기술개발을 하여, 유조선, 가스 운반선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지금은 해상 부유식 액화가스 플랜트나 석유 플랜트까지 건조할 수 있지요. 기술 하나만은 세계정상급 조선사라고 자부합니다.”

조선의 꽃이라는 석유, 가스 플랜트를 만드는 회사이니 틀린 말은 아닐 것이었다.

“잘 모르는 제가 생각해도, 물건은 잘 만든 것 같네요.”

곽 사장은 회사를 망하게 해놓고, 자랑한 것 같아서 머리를 더욱 숙였다.

“경영 실책으로 회사에 큰 누를 끼치고, 건방지게 자랑을 했군요. 죄송합니다. 회장님.”

나는 가볍게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소주나 한잔하실까요?”

내 입에서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치 준비했다는 듯, 10분 만에 풍부하게 썰어 놓은 회와 매운탕이 올라왔다.

우리가 울산 앞바다 가스전을 2시간 동안 다녀오는 동안 참돔 3마리를 낚아 준비해 놓았다. 회장이 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것이다.

“기동력이 좋군요.”

“혹시나 찾으실까 준비했습니다.”

“가볍게 한잔할까요?”

오랜만에 한국 술이 들어갔다. 경상도 쪽 지방 소주지만 맛있게 마시며, 참돔회를 먹었다.

술이 5병쯤 돌자, 조금은 긴장감이 해소되었다. 그래서 제갈 총괄 사장이 회사 비전에 대한 각종 이야기를 쏟아냈고 나와 조선 사장은 학생처럼 그의 말을 경청했다.

특히 다음 ‘세기’를 준비하지 않으면 기업이 10년 안에 죽는다는 말이 마음에 닿았다.

지금의 인화가 죽어가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지 않아서 그렇기 때문이었다.

곽 사장도 조선 쪽 이야기가 나오면 흥분하여 입을 열었다. 그의 말에서 조선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가끔 웃기만 할 뿐 아무말도 하지 않고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둘 다 한 분야의 정점을 찍은 사람들로 배우고자 하는 마음에 있다면, 마음에 새길 이야기가 정말 많았다. 생각지도 못한 지혜를 술과 함께 마시고 있었다.

2시간쯤 시간이 지나서 제법 먼 바다까지 나왔다.

열변을 토해내던 조선 사장이 한숨 돌리고 있을 때, 나의 눈에 노란색 빛이 보였다. 그것을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창밖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바닷속에 노란색 흐름.

나는 태블릿 PC에서 청와대가 보내준, 천연가스 정보를 확인했다.

“이곳에 천연가스가 있기는 하군요.”

곽 사장은 천천히 머리를 끄덕이며 태블릿 PC를 확인했다.

“천연가스가 있기는 하지만 너무 양이 적고 메탄 함유량이 떨어져 상업적으로 쓸모가 없는 곳입니다. 제가 모든 곳을 다 외우고 있지요. 여기서 반나절 가면 있는 고순-45 지역이 있는데 그곳은 이곳보다 훨씬 가스양이 많지만, 순도가 떨어져서 쓸 수가 없습니다. 표민-11 지역도 상업성을 가지기에는 양이 부족한 편입니다.”

나는 이곳에 있는 노란색의 양과 울산 앞바다에 있는 노란색 양을 확인하고 말했다.

“한 20배는 더 있어야 상업성을 인정받겠네요.”

곽 사장은 나의 말에 놀라며 말했다.

“맞습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최소 20배 정도는 더 있어야 파이프를 넣을 이유가 생깁니다.”

나의 가스를 보는 눈이 확실하다고 느끼며 웃었다.

“잘하면 우리 곽 사장님 자리를 보존할 수도 있겠네요. 황금신께 기도해 봅시다.”

곽 사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회장의 입에서 자리를 보존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이었다.

“···제가 재신임을 받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까?”

나는 머리를 끄덕이고 곽 사장을 바라보았다.

“돈 버는 것은 윗사람이 해줄 수도 있지요. 곽 사장님을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는지 이번에 확인해 봅시다.”

이때 나의 전화가 울렸는데 바로 청와대 서 비서관의 전화였다.

-김 대표님이 연락을 주셨다고 하셔서 바로 전화를 드렸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서 비서관님. 건강하시지요?”

-컨디션은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대표님께서 전화를 주시면 마음이 떨리네요. 하하하

나는 돌리지 않고 바로 핵심으로 다가갔다.

“죄송하지만, 사실.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하하하. 어려워하지 말고 말씀하세요. 퇴직까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지만, 마지막까지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겠습니다.

나는 태블릿 PC에 있는 7광구의 정보를 살피며 말했다.

“지금 7광구 쪽으로 가스 플랜트를 보내고 있습니다. 내일쯤 경비함정 한 척을 보내줄 수 있을까요?”

-지금 7광구로 가고 계신다고요? 지난번에 보내 드린 7광구 정보를 보고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곳의 가스전을 확인하러 가고 있습니다. 확인할 만한 장소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 쪽 전문가가 20년이나 확인한 곳입니다. 그렇게 쉽지 않을 겁니다.

“골든보이의 능력은 늘 상상 이상이지요.”

서 비서관은 농담처럼 말했다.

-설마. 이제 가스도 보이십니까? 하하하

“보인다고 확답할 수 없군요. 가서 직접 확인해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서야 서 비서관의 목소리가 놀라고 있었다.

-정말로 가스를 볼 수도 있다고 하시는 것입니까?

나는 낮게 웃다가 말을 돌렸다.

“곧 러시아 외교부에서 정상 회의를 하자고 연락이 올 겁니다.”

최근에 빅터의 재산이 빠르게 정리되고 있었다. 퍼틴이 한국에 올 시간이 다 되었다.

-러시아에서 정상 회담을 원한다고요? 퍼틴 대통령이 말입니까?

나에게 약을 받기 위해, 달아올라 있을 것이었다. 내가 초대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온다.

“퍼틴 대통령은 아마 산타클로스처럼 올 겁니다.”

-산타요?

“나에게 물건을 받고 싶으면, 빈손으로 오지 말라고 했거든요.”

서 비서관은 바로 핵심을 파악했다.

-김 대표님이 퍼틴 대통령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말씀이지요? 뭔가를 손에 쥐고 계시는군요.

“정확하게 그렇습니다. 러시아에서 무엇을 받아 낼 것인가 고민해서 연락해주세요.”

서 비서관의 목소리는 시원했다.

-하하하. 행복한 고민이 되겠군요.

“방금 말씀드린 경비함정은 보내주시겠지요?”

-가장 큰 놈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역시 세상은 서로 돕고 사는 것입니다.”

순간 서 비서관의 목소리가 조금 심각해졌다.

-아까 7광구라 말씀하셨지요? 흠···. 실제 뭔가 터지면 일본과 갈등이 있을 겁니다.

그 이야기에도 나의 목소리는 가벼웠다.

“아직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미리 고민할 필요 없지요.”

-김 대표님 말씀이 옳습니다. 아직 쌀도 올리지 않았는데, 누룽지가 탈까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요.

“적당한 표현이군요.”

-모든 것이 대표님의 예상한 대로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골든보이가 진행하는 일이니, 행운이 있을 겁니다.”

나는 통화를 끝내고 가벼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7광구까지 가려면 시간이 걸리겠지요?”

곽 사장은 머릿속으로 계산하더니 정확한 시간을 말했다.

“이 정도 속력에, 오늘 같은 날씨면, 대략 이틀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 속력을 올리기 힘이 듭니다.”

나는 손까지 흔들었다.

“아니요. 계획대로 하세요. 조금도 무리할 필요 없습니다. 안전이 우선이지요.”

곽 사장은 마음이 다급했다.

“회장님께서 쉴 수 있는 방을 당장 만들겠습니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미 다른 약속을 잡아 놓은 것이었다.

“아닙니다. 제가 있으면 여기 있는 사람이 불편할 겁니다. 그리고 따로 약속이 있습니다.”

이때 내 여동생의 전화가 울렸다.

-제주도 호텔 예약을 다 해 놓았는데 왜 안 와? 방이 넓어서 침대가 남아돌아.

“지금 일하는 중이야.”

-러시아 일 끝난 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일이야? 사장이니까 일을 부하들에게 맡기고 이쪽으로 넘어와. 사람이 어떻게 일만하고 살아.

나는 낮게 웃으면서 생색을 냈다.

“내가 열심히 일하니까. 네가 제주도 1급 호텔에서 빵빵 놀 수 있는 거야. 아니면 그런 곳은 어림도 없어.

-하하하. 나도 그 정도는 알아.

“알면서 징징거리면 안 되지.”

-나는 오라비 안 봐도 되는데. 엄마가 당장 오래. 아버지도 안 오셔서 남자가 없어.

“아버지는 왜 오지 않으셨어?”

-아버지는 일밖에 몰라. 소 키우는 것처럼 회사에 나가. 회장님이면 회사 안 나가도 되는 거 아냐?

나는 제갈 사장님께 말했다.

“하루 정도 제주도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플랜트로 가겠습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제갈 사장도 머리를 끄덕였다.

“7광구까지 가는 동안 플랜트에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가족분들과 시간을 보내시지요.”

“여기는 곽 사장님께 맡기면 되겠지요?”

곽 사장은 머리를 깊게 숙이며 말했다.

“맡겨주십시오. 회장님.”

나는 제갈 총괄 사장을 바라보았다.

“제갈 사장님은 본사로 출근해서 그룹 전략 기획실을 만들고 그룹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여기는 제가 할 일이 없을 것 같으니, 당장 본사로 가겠습니다.”

“최대한 자유롭게 경영하시고 뭔가 막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저를 찾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나는 헬기를 타고 제주도의 서귀포 호텔 착륙장에 내렸더니, 비서실에 배치한 하루마가 마중 나와 나를 반갑게 맞았다.

“어서 오세요. 대표님.”

나는 반갑게 악수하며 말했다.

“하루마! 회사 일은 어때?”

“빠르게 적응하고 있습니다. 배려 감사합니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하루마가 짐을 먼저 들고 안으로 들어가자, 여동생이 나에게 빠르게 따라붙더니 관심 있는 얼굴이 되었다.

“저 꽃미남은 누구야?”

나는 도끼 눈을 떴다.

“너는 잘생긴 놈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냐?”

여동생은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맨날 집에서 못생긴 피사체만 보니까 그렇지.”

“어쨌든 하루마는 안돼.”

“이름이 하루마야? 하 씨는 실제로 처음 보는 것 같네.”

나를 혀를 차며 말했다.

“상처가 많은 아이다. 너 때문에 더 큰 상처를 줄 수 없다. 하루마가 무슨 죄냐?”

여동생은 자신 있는 얼굴로 말했다.

“나를 만나면 오래된 상처까지 한 방에 해결할 수 있어.”

“이 무모한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지? 얼굴은 조금도 변화가 없는데?”

여동생이 나를 노려보았다.

“어여쁜 여동생님의 입에서 하극상 맨트 나가게 할 거야? 나는 필터 없이 막 나가.”

나는 혀를 차고 인상을 썼다. 이런 종류의 생명체랑 유치한 감정싸움을 할 필요가 없지.

“백화점 며칠이나 쉬기로 했어? 신규직원이 벌써 이렇게 쉬어도 되나?”

여동생은 가슴을 펴며 말했다.

“2주일 휴가증 끊어 왔는데?”

나는 놀라며 말했다.

“2주일 휴가라고? 그냥 책상 빼라고 한 거 아니냐?”

여동생은 어깨에 힘을 주며 말했다.

“백화점 이사님 동생이라고 소문나서 편해. 백화점 안에서 노터치야.”

나는 와락 인상을 쓰며 말했다.

“고모님은 뭐 하시는 거야? 애 버릇 나빠지게.”

“가끔씩 고모랑 점심 먹어. 그랬더니 팀장도 좋은 말만 해. 내 눈치 보더라고.”

나는 어이없이 웃었다.

“회사 생활 진짜 편하게 한다.”

“고모가 가끔씩 오라비 뭐 하는지 물어본다니까. 이번에 고모님 만나러 와.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셨어.”

나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본사로 초대해야겠다. 조카가 얼마나 출세했는지 알려드릴 필요가 있겠어.”

“우리 오라비 언제 사이즈가 이렇게 커졌지?”

“어렸을 때부터 마음은 태평양이었다.”

여동생은 룸서비스 안내 책자를 살피고 있었다.

“일단 룸서비스부터 시켜 먹자. 옛날부터 호텔 룸서비스 받고 싶었어.”

“그것은 네 마음대로 하고. 일단 아버지부터 모시자.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는 모시고 왔어야지.”

여동생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버지의 고집은 모든 가족이 인정했다.

“우리 아버지 황소고집을 누가 말려.”

나는 당장 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렸다.

“아버지. 이렇게 집안 행사에 참여하시지 않으면, 인화자원을 강제 인수합병을 할 수 있습니다.”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가 없구나.”

“경영이 소 키우는 것처럼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녜요.”

아버지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네가 회사 관리 일을 하나도 안 하니까. 내가 할 수밖에 없지 않냐?

사실 기본적인 관리를 아버지가 다 맡아서 진행하고 있으니 내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었다.

나는 머리를 숙이며 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그래도 헬기를 보낼 테니 아무리 바쁘셔도 타고 오세요. 내일 오전에 돌아가면 되죠. 엄마가 안 오시면 각오하라고 하셨습니다.”

-협박이냐?

“집에 영원히 들어오지 않을 거 아니면···. 오세요.”

아버지도 엄마는 무섭다.

-알았다. 넘어가마.

그날은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서귀포 호텔 워터파크.

러시아에서 함께 고생한 수행과 아저씨들은 놀고 싶지만 멀리서 우리를 지켜 보고만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찾아가 토네이도 4인용 튜브를 넘겨주며 말했다.

“같이 놀면서 일합시다.”

토네이도는 변기의 똥이 되어 변기 구멍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놀이기구였다.

으아~~ 신난다. 우리는 몇 번이나 토네이도를 타며 즐겼다.

저녁까지 신나게 놀다가, 목욕탕으로 들어가 온탕을 즐겼고 마무리로 사우나에 들어갔다. 이때 눈에 들어온 ‘금빛’.

벽 안에서 금빛이 나고 있었다. 금이 들어간 돌을 섰나?

아주 가까이서 가서 확인했는데, 흠칫 놀라 나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금빛은 금니 모양. 그리고 손 위치에 금반지. 벽 안에 시체다.

나는 내 신분을 밝히고, 호텔 총지배인을 불렀다. 그러자 그가 30분 만에 내 방으로 들어왔다. 정색한 얼굴로 혹시라도 농담으로 생각할까 무게를 잡으며 말했다.

“워터 파크 사우나 벽 안에 시체가 있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총지배인이 나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아서, 한마디를 더 물었다.

“경찰을 부를까요?”

그제야 총지배인의 눈이 커졌다. 내가 조용히 일을 해결할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을 안 것이었다.

호텔에서 자체적으로 벽을 조사했는데, 호텔 건설을 반대했던 마을 이장을 납치하여 협박한 적이 있었다. 이때 이장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어 어쩔 수 없이 책임자가 벽에 넣어 바른 것이었다.

호텔은 회사의 간부 중에 자수할 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조용히 넘어가고 싶다는 신호를 꾸준히 이쪽으로 보내왔다. 그렇게 처리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총장님께 일을 맡기고, 한숨 돌리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바로 청와대의 전화였다.

-김 대표. 오랜만이군.

대통령 정동일의 목소리였다.

“대통령님.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김 대표의 말대로 레임덕이 온 대통령을 만나러 퍼틴 대통령이 온다고 하는군.

“마지막 빅 이벤트가 되겠군요. 러시아에서 얻어낼 것을 이야기해 보셨습니까?”

대통령은 거침없이 말했다.

-우주선 1단 로켓 기술.

-지대공 미사일 레이더 소형 시커 기술.

-헬기 구동축 기술.

-하나같이 탐나는 기술이야. 러시아 밖에 줄 수 있는 나라가 없어.

“아마 내어줄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주는 것인가?

“시베리아 개발 계획을 발표할 겁니다. 러시아 51% 엘도라도 45% 대한민국 4%의 지분참여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그곳의 총책임자는 접니다. 저밖에 성공할 수 없는 프로젝트이지요.”

대통령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러시아가 밑지는 장사 하는 것을 보니 뭔가 뒷거래가 있군.

나도 낮게 웃었다.

“제가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래서 내가 골든보이를 믿을 수밖에 없지.

“항상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룻밤을 보내고 가족들과 같이 호텔 조식을 먹었다.

고생하고 있는 가스 플랜트의 직원이 생각나 호텔에 부탁하여 전복이 미친 듯이 많이 들어간 전복죽을 만들어 헬기에 태웠다.

가볍게 인사하고 헬기를 타고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고 가스 플랜트를 향했다.

플랜트는 아직 7광구까지 가지도 않았다.

!!!!!!!!!

나는 헬기에서 엄청난 노란색을 확인했다. 울산 앞 가스전보다 2배는 컸다. 그렇다면 상업성이 충분한 것 아닐까?

나는 가스 플랜트에 연락하여, 내가 가스를 발견한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명령했다.

그리고 바로 시험채굴이 시행되었다. 드릴쉽의 드릴이 매섭게 돌아가며 심해로 들어갔다.

곽 사장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여기서 가스 플랜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까? 채굴 비용은 상당할 겁니다.”

나는 자신감 있는 미소를 지었다.

“아닙니다. 천연가스를 채굴하려는 겁니다. 이 아래 천연가스가 있습니다.”

그제야 곽 사장은 설마 하는 얼굴로 물었다.

“정말 천연가스가 있다는 말씀입니까?”

이때 오퍼레이터가 갑자기 놀라며 말했다.

“압력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천연가스입니다! 메탄 함량이 매우 높습니다.”

나는 웃으면서 곽 사장을 바라보았고, 그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가스입니다. 회장님.”

나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였다.

“울산 앞바다보다 2배는 양이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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