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화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오는군.”
수송기에서는 낙하산이 달린 보급품과 자동차가 먼저 떨어지고 있었다.
곧 하늘에서 러시아 공수부대 낙하산이 쏟아졌다.
러시아 공수부대 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강하를 하고 있었다.
낙하산 착륙할 장소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재수가 없으면 나무에 걸려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러시아 특수부대답게 거침없이 뛰어내리고 있었다.
의사가 하늘을 보면서 길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젊은 사람도 목숨을 걸고 내려오고 있으니, 나도 움직여야겠군.”
나는 의사를 보며 간절히 말했다.
“여기는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그래. 그 상황 속에서 내가 살아남은 이유가 있겠지. 이유가 없어도 의사가 사람을 살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얼마 후 낙하산에서 내린 병사들이 하나둘씩 이쪽으로 다가왔고, 그중 선임으로 보이는 소령 하나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내 얼굴을 이미 알고 있는 듯 거침없이 다가와 정식으로 거수경례를 했다. 그리고 영어로 자연스럽게 말했다.
“에드워드 대령님. 큰 수고를 하셨습니다. 이제 저희 러시아 육군이 이곳을 인계하겠습니다.”
너무 많은 시체를 보아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로한 상태.
나는 정식으로 경례를 받고 말했다.
“반가운 소리군요. 즐거운 마음으로 인계하겠습니다. 의사는 있습니까?”
“의사는 헬기로 오고 있으니 한 30분 정도 걸릴 겁니다. 그래도 최대한 의무병을 많이 공수했습니다.”
이때 백인 의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술 도구는 준비되어 있습니까? 외과 수술 도구여야 할 겁니다.”
소령이 시선을 주자 나는 조심스럽게 그를 소개했다.
“비행기 꼬리에서 살아남으신 의사분입니다.”
소령은 걱정되는 얼굴로 말했다.
“비행기 추락에서 겪은 고통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 텐데, 수술이 가능하겠습니까?”
의사는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몸을 서서히 풀고 있었다.
“힘들다고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면, 이곳까지 오지 못했을 거네.”
강하게 말했지만, 손이 덜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래도 계속해서 손을 풀고 있었다.
나는 의사에게 머리를 숙여 말했다.
“선생님께서 가진 운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 주셔야겠습니다.”
“그래야지. 미친 의사라도 있었다면, 내가 칼을 잡지 않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군.”
소령이 머리를 끄덕이고 부하 몇 명에게 명령하여 바로 수술실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는 소령에게 담담하게 명령했다.
“비행기 안팎에서 살아남은 사람을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죽은 사람은 노란색으로 페인트를 칠해 놓았으니 수습해 주세요. 그리고 병력을 풀어 혹시라도 우리가 보지 못한 곳에 생존자가 있는지 수색하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대령님. 이 뒤로는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나는 가볍게 머리를 숙였다.
“부탁합니다.”
이때 의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바로 20대의 젊은 동양인에게 다가갔다. 내가 비행기 머리 칸에서 구한 그 일본인.
의사는 일본인의 배가 조금씩 부풀어 오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사람은 당장 수술 들어가야 해. 내출혈이 일어나고 있어. 이대로 두면 금방 죽는다.”
스트레처카가 들어왔고 정신을 점점 잃고 있는 일본인 사내를 태워 이동했다.
그리고 수술실로 만들고 있는 곳으로 들어갔는데. 수술 도구가 정리도 안 돼서 도구통에 한꺼번에 쏟아 넣었다. 그리고 알코올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자신의 손도 그곳에서 닦고 메스를 들더니 사내의 옷을 벗기거나 찢었다.
의사는 피검사하는 동시에 0형 수혈을 준비하라고 했다. 피검사 없이 수혈할 수 있는 피는 O형뿐.
나는 손을 들었다.
“제가 O형입니다.”
의사가 냉정하게 말했다.
“한계까지 뽑을 수 있어.”
내 피를 바로 일본인 사내에게 넘어가게 장치를 조종했다.
“이경복. 새끼야 너도 O형이잖아.”
경복이는 대답도 못 하고 꿍얼거리며, 내 옆에 누워서 수혈 준비를 했다.
나는 낮게 웃으면서 말했다.
“너랑 반땅하면 조금 덜 위험하지 않겠냐? 그러니 바로 손들었어야지.”
“피 뽑는 거 무서운데.”
“덩치는 산 만한 게 어디서 엄살이야. 그리고 예수님이 피 주지 말라고 하디? 다 주라고 하시는 분이잖아. 그분의 사도인 네가 그분의 방침을 따라야지.”
“심장이 너무 뛰어서 좀 진정되면, 당연히 수혈하려고 했어!”
“오케이. 가자.”
러시아 의료병사들이 손을 정신없이 움직였는데, 보기 불안할 정도로 어색했다. 경험이 없이 실전에 투입된 것이었다.
그래도 의사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수술을 진행했다.
강력한 수술용 마취제 세보레인이 들어가자 일본인 환자는 움직이지도 않았다.
의사가 이리저리 일본인의 몸을 만져 보더니 메스로 바로 개복을 했다.
파아아앗-
피가 분수처럼 뿜어 철철 넘쳤는데 거즈로 미친 듯이 피를 걷어내고 있었다. 피를 빨아내는 석션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
이때 의사는 와락 인상을 쓰며 말했다.
“왜 수혈이 안 되고 있어?”
보니 초보 의무병이 실수로 나의 피를 경복이에게 주고 있었다.
이런 미친!! 내 귀한 피를 저런 살찐 새끼에게 주다니.
하지만 내 피를 받은 경복이도 몸을 떨며 말했다.
“어우 찝찝해. 피가 오염된 것 같아.”
나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
“골든보이의 피야. 영광인줄 알아. 씨발놈아.”
“나 같이 순수한 귀족 혈통에 오점을 남기다니.”
의사가 수혈기구를 조정하자 금방 나와 경복이의 피가 일본인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이때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군의관이 안으로 들어와 의사를 보며 말했다.
“내가 군의관입니다. 누구십니까?”
의사는 겸자로 끊어진 혈관을 잡으며 말했다.
“ UCLA 칼 홉킨스 외과 교수요. 나에게 계급 자랑할 것 아니면 이쪽으로 와서 혈관을 봉합하시오.”
“칼 홉킨스 교수님이요?”
“신분 확인은 나중에 하고 일단 내 옆에서 세컨드를 하시오.”
군의관은 바로 세컨드 자리에 서서 상황을 살피며 말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교수님. 어떻게 여기 계십니까?”
홉킨스 교수는 시선도 주지 않고 말했다.
“신의 기적을 직접 체험했지.”
칼 홉킨스? 유명한 의사인가? UCLA 어디서 들어본 곳이다.
군의관은 군말 없이 세컨드로 들어가 겸자로 잡은 혈관과 혈관을 연결하고 홉킨스 교수의 어시스트를 하였다.
그동안 피를 빨아들이는 석션이 설치되었고, 인공호흡기가 만들어졌으며, 마취 장비가 들어왔다. 그러자 홉킨스 교수의 손이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혈액과 수액이 대량으로 안으로 들어왔고 곧 마취의까지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나와 경복이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내가 머리를 잡으며 한마디 했다.
“피를 얼마나 많이 준거야 어지럽네. 고기 먹어야겠다.”
이때 경복이가 놀라며 나를 바라보았다.
“야. 너 가슴에서 빛나는 것 같다. 확인해봐.”
나와 경복이의 눈이 마주쳤다.
“그럼 황금 나침반?”
나도 놀란 눈으로 순간 주변을 살피다가 급하게 밖으로 나가서 미션을 확인했다.
<<황금인은 생명의 무게를 결정하세요>>
<<비행기가 추락한 곳에서 생존자를 구했습니다.>>
<<황금 나침반을 충전합니다.>>
경복이가 다급하게 말했다.
“빨리 나침반 꺼내 봐.”
“OK. OK.”
나는 바로 품속의 검은 주머니 안에서 빛을 뿜어내고 있는 황금 나침반을 꺼내 들었다.
“좋아! 불 들어왔어.”
“어디야? 얼마나 떨어졌어?”
“남동쪽! 거리 170!”
경복이는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봤다.
“멀지 않다. 헬기로 1시간 정도면 가겠다.”
그 말을 했을 때, 의사 10명을 태운 헬기가 착륙했고 각종 수술 장비와 함께 내려왔다.
나는 다가오는 의사들을 보며 머리를 끄덕였다.
“이곳은 우리가 없어도 되겠다.”
“그렇지. 우리도 우리 할 일을 해야지.”
“그럼 저 의사들이 타고 온 헬기 타고 황금 나침반이 있는 곳으로 가자.”
태경이가 놀라며 말했다. 기존 헬기에 우리가 챙겨온 온 금이 있는 것이었다.
“우리 헬기는 왜 안 타?”
나는 빅터가 꼬리를 붙였을까 걱정되었다.
“빅터 새끼가 우리 헬기에 통신 장치 같은 것을 붙였을 수 있어. 그래서 계속해서 헬기를 바꾸고 있는 것도 있어.”
태경이는 눈을 크게 떴다가 머리를 끄덕였다.
“새끼 똑똑한데? 그게 맘 편하겠다.”
경복이는 수행과 사람들을 모아서 우리 헬기에 있던 짐을 이쪽으로 가져오게 했다. 수행과 직원들은 다른 것은 다 버려도 엘도라도 광산에서 캔 금덩이는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허락도 받지 않고 짐을 이쪽 헬기에 실었고, 소령에게 부탁하여 재급유도 시작했다.
의사가 멀어지자 나는 거침없이 헬기에 타서 조종사에게 말했다.
“에드워드 대령이다. 퍼틴 대통령과 약속이 있어서 모스크바에 가야 한다. 공항으로 간다.”
급하니 계급과 돈으로 눌러보자.
기장은 조금 난감한 듯 말했다.
“그런 명령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때 내 위성 전화기가 울려 받았더니 퍼틴 대통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이스 타이밍.
이럴 때는 스피커 모드.
-놀랍군. 에드워드. 정말 큰 일을 했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대통령님. 이곳에 의사도 도착했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잘했네.
“죽어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어서 너무도 기뻤습니다.”
-골든보이의 명성은 알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놀라고 있어.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상황이 오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는 법입니다.”
-어서 모스크바로 오게. 위스키나 한잔할까? 우리는 할 말이 상당히 많을 것 같아.
의미심장한 말이다. 거래할 것이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일단 황금 나침반부터 확인한다.
“지금 헬기를 타고 있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갈 때 선물도 가지고 가지요.”
-선물까지? 흐흐흐 기대되는군.
“할 말도 많고 주고받을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흠··· 좋아. 기다리지.
퍼틴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은 기장은 이제 아무말도 못 하고 있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공항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대령님.”
“골초보 공항으로.”
“알겠습니다. 대령님.”
MI-8 러시아 헬기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수술 도구와 의약품이 모두 사라진 헬기 내부는 여유로웠다.
나는 다시 한번 나침반을 확인하고, 경복이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러자 그가 권총을 품속에 숨기고 나의 뒤에 섰다.
이제 일단 신사적(?)으로 조종사와 이야기하러 조종석으로 이동했다.
품속에 숨겨둔 권총은 필요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골든보이의 골드샤워를 거부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나는 일단 퍼틴 대통령의 권위를 빌렸다.
“기장. 대통령께 드릴 선물이 있는데. 그것을 챙겨서 크렘린궁으로 가야겠어. 아까 선물 이야기는 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장은 내가 퍼틴과 통화한 것을 보았기 때문에 나의 말을 거부하지 못했다.
“알겠습니다. 대령님. 그곳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나는 한 발짝 더 다가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위치를 숨기고 싶은데, 위치 발신 장치를 끌 수 있나? 사령부와 이야기하지 않고 말이야. 지금 가는 곳은 우리끼리의 비밀로 했으면 좋겠는데. 대통령께 서프라이즈 선물을 하고 싶다.”
나는 가방에서 50만 달러를 헬기 조종사 2명에 각각 주었다. 몇 년 치 연봉이 한꺼번에 들어온 것이었다.
“이렇게 많은 돈을···.”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법을 어기거나 명령을 어기는 것은 아니지 않나, 잠시 나의 부탁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일 뿐이야. 퍼틴 대통령께 드릴 선물을 챙겨가는 것이지. 내 부탁을 들어줬으면 좋겠군.”
기장은 쌓여 있는 100달러 지폐를 보며 얼굴에 미소를 가득 그렸다.
“출발 전에 대령님을 편하게 모시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무엇을 말하든 따르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할까요?”
역시 돈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경복이가 황금 나침반을 보며 말했다.
“남동쪽으로 170마일.”
기장은 가벼운 표정으로 경복이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1시간도 안 걸릴 것 같군요. 뭐가 있는지 물어봐도 됩니까? 아! 대령님이 골든보이이니 역시 금이겠군요.”
본인들이 알아서 짐작했다. 우리는 그저 웃을 뿐.
우리도 아직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헬기가 부드럽게 방향을 꺾으며 위치발신기를 껐다. 레이더에서 잡으면 모를까? 쉽게 우리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었다.
경복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황금 나침반이 무엇을 가리킬까?”
태경이 순간 집중하며 인상을 썼다.
“쥐라기 공룡처럼 1000만년 전에 떨어진 호박인데 그 안에 공룡 DNA가 있어서 우리가 쥐라기 공원을 만드는 거지.”
경복이가 바로 뭐라고 했다.
“그건 오바다. 좀 가능한 것을 말해봐.”
“넌 뭔데?”
“난 소박하게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러시아 황제가 빼돌린 황실 보물이라던가. 아니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이었으면 좋겠다. 러시아에서 석유가 많이 난다며?”
태경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
“그게 소박하냐? 그럼 타임머신 어때? 지금까지 했던 미친 흑역사를 지울 수 있다.”
경복이가 낮게 웃었다.
“그것은 이미 늦었어. 네 흑역사는 우리 머릿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거야.”
그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성열아. 너는 무엇일 것 같아?”
나의 머릿속에는 아까부터 단 하나의 단어만 떠오르고 있었다.
“나는 우리가 가고 있는 곳에 ‘스탈린의 유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태경이가 고민할 것도 없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면···좋지.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확신해?”
“시스템 아니···. 황금신은 항상 우리가 난관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보여주었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
오. 할렐루야.
그 말에 태경이가 눈을 번쩍 뜨더니 말했다.
“중생아. 드디어. 황금신의 뜻을 깨달았구나. 이 교주는 신도의 믿음이 충만함을 크게 상찬하고 싶다.”
나는 태경이를 보며 말했다.
“교주님아. 내 예상이 맞지? 거기에 스탈린의 유산이 있겠지?”
“맞다. 무조건 그거다. 우리 황금신을 믿어라.”
나는 서 상무님께 전화하여 최근 격무와 위험한 일을 연속으로 수행하고 있는 수행과 직원들에게 10억원씩을 넣었다.
“수행과 직원 여러분. 방금 통장으로 인센티브 10억씩 넣었습니다. 확인해 보세요.”
최근 너무 고생해서 체중이 빠져 있는, 수행과 직원은 놀라서 아무말도 못 하다가 선 대위가 겨우 입을 열었다.
“진짜 10억을 넣었다는 말입니까?”
“각자 챙긴 금덩이를 한대 모아 N빵하면 한 20억쯤 할 겁니다. 겨우 10억 정도 가지고 놀랄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 손으로 살린 사람만 30명은 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천국으로 갔을 때 오늘 일 만은 옥황상제에게 큰 소리로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선 대위가 길게 한숨을 쉬었다.
“엘도라도 황금 광산 발견과 비행기 추락사고가 한 날짜에 있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골든보이와 함께 있으면 원래 버라이어티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스펙터클합니다만···.”
나는 순간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액션이 강하게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도착하는 곳이 지금까지 겪었던 가장 힘든 전쟁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스탈린의 유산이라면 분명 빅터와 갈등이 있을 수 있고, 총격전이 있을 수 있는 것이었다.
선 대위가 통장에 들어온 돈을 보고 웃으면서 부하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거의 메이저리그 선수 정도의 연봉 정도 받으니 지옥에라도 가야 하지 않겠냐?”
수행과 직원 한 명이 계좌를 확인하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 정도의 돈이면, 지옥에 가도 대표님과 회사 오래 다니고 싶습니다.”
경복이가 헬기 운전석으로 가며 말했다.
“거리 10. 멀지 않았다.”
“OK”
아래를 내려다보았더니,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물론 주변은 아무것도 없이 그냥 침엽수림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계속 남동쪽으로 내려가자 산이 나왔고 그 정상을 넘었다.
그 순간 경복이가 강하게 소리쳤다.
“제로!!! 여기야!”
나는 주변을 살폈다. 인공적인 것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역시나 황금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집중하자 금속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황금도 몇 개 보였다.
이때 기장이 손가락을 뻗으며 말했다.
“저쪽에 건물이 있습니다.”
건물? 어디?
시선을 돌렸더니 산 언덕에 아주 오래된 광산이 보였다. 광산 입구에서 연결된 철도 레일도 확인.
그 주변에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마을 혹은 시설이 보였는데, 무너졌다고 해야 하나, 혹은 숲에 먹혔다고 해야 하나. 건물을 나무와 수풀이 완전히 뒤덮고 있었다.
콘크리트 도로였던 곳도 깨진 틈에서 풀이 자라 아주 자세히 보지 않으면 도로라는 사실을 알 수 없을 정도.
얼마나 오래 버려져 있던 것일까?
헬기가 주변을 돌았고 옛날에 도로로 보였던 곳에 착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려갑시다.”
헬기가 조심스럽게 착륙했다. 헬기 프로펠러가 살짝 나무 끝에 닿았지만, 다행히 아무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도로에서 광산 쪽으로 이동하는 도중 본 표지판.
‘타타로스토 수용소.’
너무도 오래되어 잘 읽을 수도 없을 정도로 낡아 있었다.
태경이가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얼마나 오래된 거야? 한 100년은 된 것 같은데? 으스스하다.”
왼쪽에는 동상 하나가 서 있었는데, 바로 스탈린이었다.
태경이가 경복이를 불렀는데 그는 강하게 말하며 황금 나침반을 바라보았다.
“아직 나침반 불이 꺼지지 않았어. 아직 남쪽이야.”
경복이를 따라갔을 때 드디어 멈춰선 곳은 철문으로 막혀 있는 동굴 앞. 소비에트 연방의 마크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태경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황금신 만세.”
나는 살짝 인상 쓰면서 말했다.
“이것이 스탈린의 유산이 맞을까?”
잠깐 생각하던 태경이는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이 안에 뭐가 들어 있든지 간에 ‘스탈린의 유산’으로 하자.”
“그게 무슨 소리야?”
“빅터 새끼도 스탈린의 유산이라고만 했지 정확하게 설명을 안 했잖아. 그렇다는 것은 정확하게 유산이 뭔지 모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것을 모를 수가 있나?”
“알았으면 직접 찾았겠지. 모르겠으니까 골든보이를 이용하는 거다.”
경복이가 한마디 했다.
“태경이가 천년 만에 좋은 생각을 한 것 같은데.”
태경이가 어깨에 힘을 주며 말했다.
“그렇지? 굳 아이디어지? 내가 전생에 제갈량이었어. 쇼부 보는데 돈드냐? 한번 떠보자.”
나도 태경이를 바라보고 살짝 웃었다.
“10년 치 뇌세포를 오늘 다 쓴 모양이다. 머리 빠지는 거 아냐?”
“이 천재 형님만 믿고 강하게 쇼부 봐봐.”
“좋아. 바로 강하게 짖어보자.”
나는 과감하게 빅터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신호가 가기 무섭게 빅터가 전화를 받았다.
-반가운 전화군. 골든보이.
“스탈린의 유산을 발견했다. 빅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