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화
총알이 날아와 벽을 깨고 엄청난 먼지를 남기며 날아갔다.
매캐한 화약 냄새가 코끝을 스치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동공이 커지고 있었다.
내 눈앞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이 확대된 것처럼 또렷해지며, 슬로우 모션에 걸린 듯 점점 느려졌다.
100% 집중력. 총알이 날아와 옆의 벽에 박혀도 전혀 무섭지 않았다.
스스로 '터미네이터'가 된 것 같은 강한 착각.
나는 AK 소총에 있는 모든 총알을 쏟아 내고 소리쳤다.
“이 형에게 총질하다가 뒤진 탈레반 애들이 사열 종대 연병장으로 열두 바퀴다. 씨발 놈들아!!!”
나는 탄창을 바꾸어 끼고 다시 야쿠자들을 향해서 소총을 갈겼다.
타 타타 타타타타 탕탕
총탄이 마구 날아오자 야쿠자들은 자동차와 나무 사이로 몸을 숨겼다.
가늠쇠도 보지 않고 대충 갈겼어도 쓰러진 놈이 2명이나 보였다.
“탈레반 새끼들이 '골든보이' 이름만 들어도 질질 싸는 거 아냐!!!”
이때 전화기가 울리더니 CIA 반즈의 전화가 왔다.
“반즈?”
-야쿠자와 싸움이 붙었다니? 문자를 좀 길게 남겨야지!
“별거 아니야. 그냥 야쿠자 애들이 우리 쪽으로 총을 쏘고 있고, 우리도 같이 총을 쏘고 있어.”
-뭐···뭐라고?
이때 탕! 소리와 함께 총알 하나가 내 귀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 귀 아파. 방금 귀때기가 날아갈 뻔했다.”
-미친! 당장 어딘가로 들어가 짱 박혀 있어! 너 뒤지면 아프간 러셀 사령관이 나를 죽일 거란 말이다!
“그럼 좀 놀러 오던가?”
[email protected]^$$%^&**((&
나는 전화를 끊었다.
탕!!!
다시 한번 귓가로 총알이 스치고 지나갔다.
귀에 찡-하는 소리가 들렸을 때, 누군가가 나의 어깨를 잡더니 아래로 끌어 내렸다. 귀에다가 뭐라고 강하게 말했는데, 한동안 아무말도 들리지 않았다.
“엎드리세요! 대표님! 무모합니다!”
선 대위가 나를 잡더니 억지로 눌렀다. 하지만 나의 눈은 도끼눈이 되어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예지몽으로 귀걸이가 귀를 쥐어짤 때 보다 더 아프고, 기분이 나쁘다.
“어느 씨발 놈이 쐈어?”
“12시 방향입니다.”
선 대위도 총알이 날아온 순간부터 저격한 위치를 찾고 있었다.
탕!
우리의 눈에 총구에서 뿜어낸 화염이 똑똑히 들어왔다. 그리고 총소리가 들리고 총알이 나의 발밑에서 튕기는 것을 보았다.
선 대위의 손가락이 나무 사이의 한 사내를 가리켰다.
“11시 큰나무 아래!”
“예. 봤어요.”
그는 사냥총을 개조하여 긴 총열을 부착했다. 그래서 총알이 멀리 정확하게 날아온 것이었다.
선 대위는 정확하게 그놈을 겨누더니 총을 발사했다. 하지만 빗나갔다.
“영점이 좀 틀어졌네요.”
나도 소총을 들어 단발로 총을 쏘았는데,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잘 맞지 않았다.
탕! 탕! 탕!
“아 망할 AK. 존나 안 맞네.”
이때 선 대위가 몇 클릭을 수정하더니, 어깨에 정확하게 견착하고 다시 총을 발사했다. 그러자 사제총을 들고 있는 놈의 배를 정확하게 맞춰 쓰러트렸다.
나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나이스! 선 과장님.”
나는 다시 몸을 일으켜 큰소리로 야쿠자들에게 외쳤다.
“이 병신들아! 몸에 문신을 처발처발 한다고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옥상으로 UDT 출신의 병사들이 올라왔다. 그리고 단발로 정확하게 조준사격을 하기 시작했다.
탕-탕-탕 탕탕 탕 탕
그러자 야쿠자 몇 명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나머지는 몸을 숨기기 바빴다.
내가 온몸을 드러냈다. 적들이 몸을 보이게 도발하는 것이었다.
“권총으로 쏴서 나 맞추면, 내가 책임지고 올림픽 보내준다!”
소총으로는 대대 표창을 받을 정도로 사격에 능했는데, 권총은 정말 안 맞았다. 권총을 던져서 대가리를 깨는 것이 빠를 것이라 단언할 수 있었다.
이때 경복이가 나를 끌어 내리며 소리쳤다.
“미친 새끼야! 대가리에 총 맞았냐? 지금 물총 싸움해? 어딜 돌아다녀!”
나는 양주의 술기운이 폭발하며 말했다.
“권총을 쏴 봐서 잘 알아. 그걸로 나를 절대 못 맞춰.”
태경이가 내 옆에 엎드리며 말했다.
“어머니가 던진 돌도 맞았는데, 권총을 무시하냐?”
나는 순간 당황하며 더듬거렸다.
“엄마는 메이저리거잖아.”
학원비를 삥땅 쳤다고 도망치는 아들에게 150킬로의 돌직구를 던지다니, 정말 MLB 윤리위원회에 제소해야 한다.
관동회 회장인 아사쿠라 하지모토 회장이 소리쳤다.
“대가리를 처박고 있는 놈은 내가 쏘아 죽이겠다. 반격해!!”
회장이 머리를 처박고 있는 부하들의 머리 위로 권총을 쏘자, 겁먹은 야쿠자 부하들이 우리 쪽으로 권총을 발사했다.
권총이 워낙 조준하기 어려워 맞은 사람이 없었으나, 백 명에 가까운 놈들이 총을 쏘자 머리를 들 수 없었다.
태경이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경복이가 주변을 살피고 말했다.
“우리가 야쿠자를 뚫고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외부에서 누군가가 흔들어줘야 해.”
“누가 흔들어줘?”
“일본 경찰.”
“아까 왔다가 도망쳤잖아.”
“전쟁이 난 것처럼 수백 발의 총소리가 들리고 있어. 아무리 돈 먹었어도 쌩까기 힘들 거야.”
선 대위가 다시 전화를 들어 일본 경찰에 전화했다.
경찰도 당황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무시하고 싶으나 시내까지 수백 발의 총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올 정도였다.
나는 전화기 옆에서 총을 마구 쏘았다.
“일본 경찰 개새끼들아. 이래도 못 들을 척할래? 그리고 왕건이가 많이 들어간 일본 라면 시킨 지가 언젠데 왜 아직도 안 와!!!”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낮게 웃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강하게 말했다.
“내가 반즈에게 이쪽으로 오라고 이야기해 놓았어. 이미 기병대가 오고 있을 거다.”
태경이가 웃으면서 말했다.
“미군이 온다고?”
“그러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최대한 버텨봐.”
순간 사기가 확 올라갔다.
3층 옥상에서 쏘는 UDT의 단발 조준사격은 매우 무서웠다. 몸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여지없이 날아와 박혔다.
총소리가 2번 울릴 때마다 야쿠자 한 명씩이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관동회 보스도 초조해 졌다. 지역 경찰이야 어느 정도 커버하고 있지만, 중앙의 경찰특공대에 연락이 가면 크게 낭패를 볼 수 있었다.
어떻게든 신속하게 끝내야 했다.
중간 보스급 야쿠자가 도착하여 큰 소리로 말했다.
“회장님. 라이플이 도착했습니다.”
이때 ‘소총’을 실은 승합차가 이쪽에 도착했다. 안에서 AK, M16 소총이 쏟아졌고 우리나라 소총인 K2도 나왔다.
가방 안에 가득 들어 있는 라이플 소총을 중간 간부들이 부하들에게 나눠주며 이쪽을 바라보았다.
화력이 역전되는 순간.
회장은 별장을 바라보았다. 지금 다른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다음 기회나 후퇴는 존재하지 않는다.
조센징에게 당하고 물러나면, 전국구 조직 관동회는 그대로 끝이다. 약하게 보이면 사방에서 물어뜯으려고 덤비기 때문이었다.
이때 아들 야마토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버지 살려주세요! 아버지!”
선 대위가 야마토를 인질로 삼기 위해서 옥상으로 끌고 왔다. 소총이 나뉘는 것을 보았으니 시간을 최대한 끌기로 했다.
확실하게 겁을 주기 위해서 머리 위에 생수를 뿌렸다. 그리고 라이터를 켜고 한국말로 강하게 외쳤다.
“아들이 통구이 되는 것을 보고 싶으면 안으로 들어와!”
이미 한번 사용한 인질 작전이었지만 시간을 끌기에 이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경복이가 진짜 석유를 찾아 옥상 창고에 뿌리고 불을 질렀다. 그러자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정말 인질을 불태워 죽일 분위기.
관동회 회장은 이를 악물었다.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진짜 옥상 창고에 불을 지른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끝내 아들을 향해서 권총을 쏘았다. 핏줄보다 조직이 더 중요하다. 최소 그에게는 그랬다.
탕! 탕! 탕!
당연히 빗나가게 쏘았지만, 자신의 의지를 부하들에게 보였다. 아들만 3명이니 저 쓰레기 같은 첫째는 버릴 수 있다고 강하게 마음먹었다.
“관동회를 위해 아들을 버렸다. 관동회 만세!”
회장이 앞으로 달리며 총을 몇발 쏘았다. 우두머리가 움직이자 부하들의 사기가 살아났다.
“가라! 저 조센징의 대가리에 총알을 박아라!”
회장의 눈빛에 이제 중간 보스들이 먼저 뛰었고 부하들 수십 명이 뒤를 따랐다. 그러자 나머지도 정문으로 달렸다.
“관동회의 힘을 보여라!”
“회장님이 보고 계시다!”
회장의 아들을 인질로 썼는데, 더욱 강하게 공격하자 경복이는 살짝 당황하며 야마토를 발로 찼다.
“이 개새끼는 쓸모가 없어.”
야마토는 살기 위해, 3층 옥상에서 그대로 뛰어내렸다. 마약에 취해서 겁나는 것도 없었다.
퍽!!
3층 높이에서 뛰어내렸기에 어딘가 부러졌지만 살아서 꿈틀거리며 아버지가 있는 쪽으로 기어갔다.
“살려주세요···. 아버지···.”
우리가 AK를 갈겨 정문으로 달려오는 야쿠자 몇 명을 쓰러트렸다. 그러자 달려오던 야쿠자들이 주춤거렸다.
그 순간 회장의 분노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뒤에 남는 놈은 관동회의 이름으로 처단하겠다!”
회장이 부하들의 등 뒤로 권총을 쏘자 그들은 호랑이에 쫓기는 승냥이 떼처럼 정문으로 몰려들었다.
자동차 뒤에 숨어 있거나, 달리는 것을 멈추는 놈을 향해서 회장이 직접 권총을 쏘았다.
“나보다 늦게 뛰는 놈들은 내가 직접 대가리에 총알을 박아주지!”
옥상에서 총을 쐈지만, 이제 야쿠자들도 소총을 가지고 있어서 수백 발의 총알이 이쪽으로 날라왔다.
타타타타타탕 타타타타탕 탕탕탕!
선 대위가 악을 쓰며 외쳤다.
“1층 정문을 막아야 해!!! 모두 내려가자!”
경복이와 수행과 직원들이 정문으로 들어오는 야쿠자들을 향해서 AK를 갈겼다. 몇 명이 어지럽게 쓰러졌으나 안쪽으로 아우성치며 들어왔다.
선 대위가 AK소총을 자동으로 놓고 정문으로 들어오는 놈들을 향해서 쏘아 갈겼다.
순간 5명의 야쿠자가 쓰러졌지만, 가장 열심히 싸우던 선 대위의 팔에 총탄이 박혔다.
부하가 응급처치 도구를 꺼내 바로 치료하기 시작했으나 이제는 팔을 쓸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경복이가 선 대위의 AK를 받아 정문을 향해 총을 쏘았으나 이제 뒤쪽 거실 창문으로도 야쿠자 놈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내가 주변을 살피고 큰소리로 명령했다.
“2층으로 퇴각! 2층 계단을 막는다!”
나는 2층으로 올라올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계단을 막았다.
야쿠자 몇 명이 계단으로 올라와 우리를 보고 총을 쏘려고 하다가, 거꾸로 이쪽에서 쏜 총알을 맞고 피를 토하며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경복이가 핏발이 선 눈으로 말했다.
“올라와 봐!! 새끼들아!”
이때 야쿠자들이 화염병을 던지기 시작했다. 2층은 금방 불이 퍼지기 시작했다.
나는 깨지지 않은 화염병을 집어 계단으로 던졌다. 그러자 계단도 불에 탔다.
관동회 회장의 직속 부하들이 거실 어항에 들어 있는 물을 머리에 뒤집어쓰며 소리쳤다.
“화염병 쓰지 마! 뚫고 올라간다.”
하지만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서 야쿠자 놈들이 2층으로 화염병 수십 개를 던졌다.
“조심해!”
경복이가 태경이를 뒤로 끌고 나왔는데, 있던 자리에 엄청난 화염이 터졌다.
2층은 순간 검은 연기로 가득 차 숨쉬기도 곤란해졌다.
태경이가 정신을 차리고 소화기를 찾아와 2층의 불을 끄려 했지만. 화염이 너무 강해서 아무리 소화기를 뿌려도 불이 꺼지지 않고 있었다.
선대위가 팔에 총을 맞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는 연기가 심합니다. 3층으로 가세요. 놈들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할 겁니다.”
우리는 연기로 가득 찬 2층을 버리고, 3층 옥상으로 올라왔다.
태경이가 다 쓴 소화기를 내던졌다. 2층의 불길은 잠시 수그러들었다가 다시 강해지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화재로 다 뒤지는 거 아냐?”
이때 다시 전기가 연결되고, 별장 안에 설치한 최신식 화재방지 시스템이 가동하더니 소화 가스를 살포했다. 그랬더니 순간 내부의 모든 화재가 소화되었다. 그리고 연기를 빨아들여 밖으로 뿜어내기 시작했다.
관동회 회장은 흉악스러운 얼굴로 변하며 외쳤다.
“당장 올라가! 다 죽여버려!”
하지만 옥상 계단으로 올라왔을 때 수행과 직원들의 AK 소총이 불을 뿜었고 야쿠자들은 피를 흘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때 멀리서 총알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탕! 탕! 탕!
멀리 산으로 올라간 야쿠자들의 소총수가 이쪽으로 총을 쏘기 시작한 것이었다.
경복이가 AK를 단발로 해서 반격했지만 산에서 이쪽을 저격하는 야쿠자의 숫자는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이때 관동회 회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센징 새끼들 모두 불태워 죽여라!”
수십 개의 화염병이 날아와 옥상을 불바다로 만들고 있었다.
진퇴양난. 옥상에서 버틸 수도, 불을 뚫고 2층으로 내려갈 수도 없었다.
이쪽으로 차가 올라왔는데 기대하는 마음과 달리 관동회의 지원병이었다. 다시 화염병 몇 개가 더 폭발했다.
!!!!!!!!!
이때 헬기 소리가 들렸고 우리의 시선이 그곳으로 움직였다.
야쿠자들도 헬기 소리가 나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무시하기에 점점 너무도 선명하게 들렸기 때문이었다.
벌써 온 것인가?
하늘을 보았더니 블랙호크 5대가 전속력으로 날아와 별장 주변을 돌고 있었다. 그리고 헬기 스피커에서 강한 목소리가 나왔다.
-너희들은 지금 미군을 공격하고 있다. 당장 공격을 멈춰라. 그렇지 않으면 사격하겠다.
야쿠자들은 미군 마크의 헬기를 보며 움찔했다.
관동회 회장은 왜 갑자기 미군이 나타났는지 조금도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미군을 건드려서 안 된다는 사실 하나만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왜 미군이 이곳에 왔어?”
그것을 대답할 수 있는 야쿠자는 없었다.
이때 미군의 스피커에서 나를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에드워드 대령님 계십니까?”
나는 손을 번쩍 들었다.
“나 여기 있소!”
경복이와 태경이가 신나서 손을 흔들었다.
“여기! 여기 에드워드 대령이 있다!”
헬기에서 큰 소리로 말했다.
“에드워드 대령님의 위치가 파악되었습니다. 몸을 최대한 낮추세요.”
이때 분위기 파악하지 못하는 '개념 없는 미친새끼’가 하나 있었다. 그는 마약에 취해 혼자 세계 최강의 사내가 되어 있었다.
관동회 회장 아들 야마토가 떨어져 있는 권총 한 자루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마약에 취한 얼굴로 웃었다.
“이 개새끼들아! 무적의 야마토님께서 왔다!”
그리고 미군 헬기를 향해서 권총을 쏘기 시작했다.
탕! 탕! 탕! 탕! 탕!
야마토가 쏜 총알이 미군 헬기의 방탄판을 튕겼다. 그러다가 기관총 사수의 가슴을 강하게 때렸다. 방탄조끼를 입지 않았다면 치명상을 입을 뻔한 것이었다.
이곳의 지휘자인 소령이 강하게 물었다.
-어디야?
-아래 야쿠자 놈들이 쏘았습니다.
-놈들이 쏘는 것이 녹화되었나?
-지금도 이쪽을 향해서 총을 쏘고 있습니다.
소령의 목소리가 강하게 울렸다.
-지금 미군을 향해서 공격하고 있다. 지금 미군을 향해서 사격하고 있다.
하지만 야마토는 웃으면서 권총을 쏘다가, 소총을 들고 헬기를 향해서 쏘기 시작했다.
“다 죽어라! 양키 새끼들아!”
그 모습을 보고 야쿠자들은 너무도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 개념 없는 미친놈이 미군에게 총을 쏘다니.
관동회 회장이 악을 쓰며 외쳤다.
“저 개새끼 빨리 말려!!!”
하지만 너무 늦어 있었다. 먼저 사격을 받은 미군 소령의 단호한 명령이 내려졌다.
-공격을 받았다! 제압 사격 개시한다. 별장 쪽에는 에드워드 대령님이 계시니 절대 조심하도록. 사격 개시!
공중에 떠 있던 헬기 5대에서 화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엄청난 탄환이 비처럼 내렸다.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
우리를 제외하고 움직이는 모든 것을 향해 총을 갈겼다. 자동차 뒤에 숨어 있어도, 나무 밑에 숨어 있어도 모두 벌집이 되어 쓰러졌다.
아프간, 이라크에서 실전을 겪었던 병력이었다. 이곳이 일본이라도 총을 쏜 놈들을 봐주는 것 따위는 없었다.
압도적인 화력 차이.
몇 명의 야쿠자가 이대로 당할 수 없어, 헬기를 향해 소총을 쏘았지만, 수명을 단축할 뿐. 금방 시체가 되었다.
도망치던 자동차 한 대가 있었는데, 기관총 사격으로 그대로 폭발해 날아갔다.
관동회 회장이 손을 흔들면서 밖으로 나가 외쳤다.
“항복이오! 우리는 미군과 싸울 마음이 없소!”
하지만 미군은 대답도 하지 않고 회장을 기관총으로 난사해 죽였다.
그 뒤로 3분간 사격이 계속 되었고 이제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사격 중지!
총에 맞아 죽은 야쿠자 시체만 백여 구에 가까웠다.
“항복하라! 모두 항복하라! 그리고 공터로 손을 들고나와라!”
영어로 이야기했지만, 살아남은 야쿠자 20여 명이 손을 번쩍 들고 공터로 나왔다. 피를 흘리는 사람이 절반은 되었다.
“항복입니다! 우리는 일본 사람입니다! 미군에 적대하지 않습니다!”
이때 헬기에서 레펠을 한 미군 10명이 옥상으로 바로 내려오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병사들은 나를 에워싸며 호위를 했다.
“에드워드 대령님. 의료 지원을 받아야 할 상처가 있습니까?”
“다친 곳이 없습니다. 괜찮습니다.”
한 명이 고글을 벗었는데, 아프간에서 봤던 진 대위였다. 와이프가 한국 사람이라는 그 미군이었다.
“대령님. 괜찮으십니까?”
“구해줘서 고맙습니다. 진 대위. 아프간에서 언제 왔습니까?”
진 대위는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어제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대위 아닙니다. 대령님 덕에 소령이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소령.”
나는 주변을 살폈더니, 생각보다 너무도 시체가 많았다.
“뒷일은 문제없겠지요?”
“러셀 사령관께서 미군의 전략무기가 위험에 처하면, 그것이 뭐든지 다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백악관도 허락했지요. 에드워드 대령님의 활약에 따라서 미군의 운명이 달라진다고 하였습니다.”
완전 무장한 미군 특공대들이 레펠을 타고 쏟아지듯 내려왔다. 그리고 건물을 포위했다.
“살고 싶으면 투항하라!”
일본말로 한 미군이 이야기하자. 야쿠자가 삐쭉 머리를 보이더니 하얀색 속옷을 흔들며 항복을 했다.
건물 안에도 30명쯤 되는 야쿠자가 살아 있었다.
그중 한 명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야마토였기 때문이었다.
“살려줘. 죽이지 마세요.”
야쿠자들도 미군과 우리를 보며 덜덜 떨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와! 야마토! 안 죽었냐?”
옆에 있는 미군이 바로 통역을 하기 시작했다.
야마토는 나의 신발을 잡으며 간절하게 말했다.
“살려줘. 제발 살려줘.”
“왜 살려줘야 하지?”
야마토는 절절한 눈빛으로 나에게 말했다.
“지하 금고문을 열어줄게.”
“중앙 통제실에서만 열 수 있다며?”
마약에 취한 야마토는 완전 공포에 빠져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아니야. 이제 열 수 있어.”
“어떻게?”
“아버지 홍채. 눈동자 스캔으로 열 수 있어.”
야마토는 손으로 관동회 회장의 시체를 가리켰다.
미친새끼.
좀 방법이 찝찝하지만, 금고를 확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선대위가 야마토를 지하실 금고 앞으로 끌고 갔고, 그리고 살아남은 야쿠자 몇 명이 관동회 회장의 시체를 들고 금고 앞까지 갔다.
“못 열면 너도 죽은 회장과 함께 관속으로 들어가는 거다.”
야마토는 완전히 겁에 질려 있었다.
“아니야. 아니야. 열 수 있어.”
야마토는 금고 앞 다이얼 앞에 서서 번호 몇 개를 눌렀다. 그러자 홍채인식 센서 구멍이 열렸다. 그리고 이쪽을 보며 덜덜 떨며 말했다.
“살려준다는 것 약속해줘.”
선 대위는 일본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강하게 윽박질렀다.
“어서 열어!!!”
“알았어. 알았다.”
야쿠자들은 눈치를 보며 관동회 회장의 시체를 들었고 야마토가 눈을 강제로 뜨게 하고 홍채인식 센서 앞에 세웠다.
띠리리리~ 털컥-
금고가 소리도 없이 바깥쪽으로 미끄러지듯 열렸다.
“열렸다.”
열려라 참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