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16화 (116/188)

116화

청와대에서 열린 북핵 폐기 분담금 회의.

매케인을 필두로 한 미국 관리 3명.

이쪽에서는 나. 서 비서관, 외교부 차관만이 들어가는 비공개회의.

이렇게 소수의 인원이 모인 것은, 미국에서 비밀로 일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돌아가는 것을 보니, 뭔가 냄새가 솔솔 나고, 눈빛이 심상치 않다.

이곳에 앉은 고위 관리의 눈빛은, 썩은 고기를 앞에 둔 하이에나의 안광.

기회가 왔으니 한점 뜯어 먹겠다는 의지가 불타고 있었다.

한국이 동해에 있는 러시아 보물선의 위치 정보를 미국에 넘기고, 한국이 지급하기로 한 북핵 폐기 분담금 100억 달러 중 20억 달러를 탕감.

그 20억 달러(대략 2조 4천억 원)는 미국이 대신 지급.

미국이 공식적으로 20억 달러를 추가 지급하지만, 실제로는 10억 달러만 보내고, 공중으로 10억 달러를 띄워 양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오! 지자스~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이 5억 달러(6,000억)씩 비자금으로 나눠가지는 것이었다.

북한만 90억 달러를 받고, 100억 달러를 받은 것으로 하면 깔끔한 거래.

그럼 북한이 반발하지 않겠냐를 걱정하겠지만 북한도 손해가 아닌 것이, 정치적인 이득이나, 경제적인 제재를 풀어주면 되는 일이었다.

예를 들어 북한에 미국 경제 단체의 직접 투자 같은 옵션을 열어주면 되는 일이었다.

나는 회의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10억 달러를 공중에 띄운 후, 각자 거침없이 5억 달러를 뒷주머니에 챙겼기 때문이었다.

와. 이 양반들 무서운 사람들이네.

기회가 왔을 때 못 챙기는 놈이 병신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실제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것이 진짜 국제회의. 공자왈 맹자왈은 조금도 없다.

공명정대.

국민제일

세계평화.

이런 것은 개나 줘버리라고 해.

오바바나 우리나라 대통령은 깨끗하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국민이 언제나 정치인을 감시해야 하는 이유다.

서 비서관은 어느 정도 언질을 받은 것인지 조금도 놀라지 않고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돈은 나뉘었고,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으며, 전 세계는 평온했고 모두가 행복했다.

미국 대통령은 5억 달러의 비자금을 만들었고, '러시아' 금괴 정보를 퍼틴에게 보내, 동해에서 귀찮게 하던 러시아 함대를 블라디보스토크로 몽땅 집어넣을 수 있었다.

러시아 퍼틴은 '러일전쟁 금괴'로 일본이라는 적을 강조하고 핵 폭격기로 일본열도를 일주하면서 강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선거가 가까이 온 것이다.

미국과 한국에 제정 러시아 금괴를 양보받는 강한 협상력(?)까지 보여 퍼틴의 힘을 국민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그것으로 그의 지지율이 크게 올라갔다. 러시아 사람들은 역시 강한 지도자를 좋아했다.

게다가 퍼틴도 병신이 아니니, 동해 바닷속에 발견된 금의 절반은 비자금으로 먹고 절반만 국고에 넣었다.

퍼틴의 얼굴에 미소가 크게 그려졌다.

미국과의 약속대로, 러시아는 중국과 군사적 전략 동맹을 맺는 것을 중단했고, 북한의 개방정책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미국이 북한 땅 먹는 것을 허락한 것이었다.

그래서 `중국이 크게 당황하였다. 혼자서 미국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한국 대통령도 6,000억 원(5억 달러)의 비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받은 것은 4,500억 원뿐.

내 돈 줘야지.

러시아 금괴를 발견한 '서비스 비용'으로 미국과 한국 대통령에게 각각 1,000억씩, 2,000억을 받았다.

하지만 나의 미국 통장을 확인해 보니 3,000억이 들어 있었다.

미국, 한국 대통령 모두가 나에게 입조심을 시키기 위해서 각각 500억에 추가로 입금해, 3,000억을 만든 것이었다.

이렇게 해주시면··· 저는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납니다.

미국은 오랫동안 묶여 있었던 '김정일 스위스 비자금'을 김정은이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10억 달러 정도 덜 받은 것은 조금도 불만일 이유가 없었다.

우리나라도 국고에서 나가는 것을 2조4,000억(20억 달러)이나 줄였으니, 나는 진정한 애국자라 할 수 있었다.

Give me a 대빵 큰 훈장.

나는 미국의 비밀계좌를 확인하고 있었다. 이 계좌에 2억4천만 달러(3,000억)의 자금이 들어와 있었다.

통장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었더니, 미국이 나를 같은 편으로 확실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느껴졌다.

이 정도 돈이라면 나는 무조건 미국 편이지. 오늘부터 롯데리아 말고 ‘맥도날드’다.

러시아 금괴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다음 날. 나는 상쾌한 기분으로 회사에 출근.

밀려 있는 일이 많았기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최신식 건물인 삼성동 본사의 대표이사실에서 일하니 일이 더 잘되는 것 같다.

커피를 마시며,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극히 잘생겨 보였다.

그래서 멋있는 척을 몇 번 했는데. 뒤에서 지켜보던 경복이가 한마디 했다.

“쯔쯔쯔 병신···”

나는 아무도 없는 줄 알았기에 당황하며 말했다.

“너 언제부터 있었어?”

“네 얼굴은 포기해.”

“닥쳐. 건물주면 무조건 잘생긴 거다.”

경복이는 낮게 웃었다.

“니 얼굴은 조물주밖에 해결 못 한다.”

오전에는 인화 자원개발 서 상무님의 보고를 받고 일을 진행했고,

오후는 엘도라도 리소스의 이준석 교수님에게 이야기를 듣고 일을 추진했다.

이준석 교수님. 아니 이 상무님은 엘도라도 리소스의 대대적인 조직 보강을 위해 나와 상의할 것이 너무도 많았다. 거의 밤 10시까지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밤 11시. 대표이사 방에서 잠깐 쉬다가 깜빡 졸았고 다시 눈을 떠보니 TV 혼자서 떠들고 있었다.

북한에 대한 뉴스였데, 김정은이 핵을 미국으로 반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에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평양사람들은 어느 정도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고 있으니 미국에 항복한 것에 대해서 큰 반감이 없었으나, 시골 사람들은 싸워보지도 않고 항복한 것을 자존심 상해하고 있었다.

나는 혀를 차며 말했다.

“미친 시골 새끼들. 머리 위로 미국 폭탄이 떨어져 봐야 정신을 차리지.”

평양사람은 정밀 폭격을 눈과 귀, 몸으로 느끼고 미국은 싸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체험했지만, 지방 촌놈 강냉이들은 아직도 '까부수자 미 제국주의'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그 못 먹은 앙상한 손으로 미 제국을 까부술 수 있겠냐?

이때 전화벨이 울리고 나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이때 많이 들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가 들렸다.

-오랜만이야. 김 선생.

“누...누구십니까?”

-벌써 내 목소리를 잊은 건가?

이 목소리는 김정은 위원장의 목소리인데? 진짜인가?

“국무위원장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래, 골든보이 선생. 나야. 서울에서 내 전화를 받아 놀랐나?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위원장님 전화를 받을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주에서도 통화가 되는 세상인데, 바로 옆 나라와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하지요.”

-뭐 하고 있었나?

“방금 북한 뉴스를 듣고 있었습니다. 해야 할 일이 꽤 번다하실 것 같군요.”

-좀 그런 편이지. 아주 피곤해.

“몸을 먼저 챙기고 일하세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김정은이 길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늦은 시간에 전화해서 미안하네. 조금 답답한 마음이 있는데,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김 선생밖에 없었어.”

나는 낮게 웃었다.

“만인지상의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늘 그렇게 외로움을 느끼지요. 위원장님과 비교할 수 없지만, 대표직을 맡고 있어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정은의 목소리는 너무도 메말라 있었다.

-외로움 따위를 느낄 시간이 없어. 장성택이가 반역을 일으킬 때와 같이 중국의 자금이 움직이고 있으니 눈을 부릅뜨고 있어야 해.”

“또 중국 돈이 움직입니까?”

-김정남이에게 중국의 돈이 몰리고 사람들이 붙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정남의 주변에 자금과 인력이 100배 정도 늘었어.

“중국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겠군요.”

-너무 친미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인지. 정말 평양을 뒤엎어 보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군.

아마도 둘 다를 염두에 두고 하는 행동일 것이다.

“제가 위원장님을 편하게 해드릴 일이 있을까요?”

김정은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몇 달 전, 평양 장성택 저택에서 39호 자금을 찾는 날, 나와 호텔 라운지 바에서 함께 술을 먹다가 경고하지 않았나. 위험할 수 있다고······. 그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싶어···.

이대로 가다가는 또다시 심각한 위험이 다가올 것이라는 경고. 똑바로 정치하라고. 그냥 꾸며서 한 말이었는데···.

상황이 상황인 만큼 김정은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말씀드렸지요.”

뭐라고 이야기해야 하나···. 머리가 풀가동 되고 있었다.

중국 돈이 움직여 꼭두각시 김정남을 필두로 한 친중 정권이 만들어진다면, 한국으로서는 최악일 수 있다.

나는 김정은에게 그가 가야 할 '길'을 확실하게 알려주기로 했다.

“위원장님이 평양에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폭발하는 꿈을 꿨습니다. 차가 분해될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었습니다.”

김정은은 충격을 받은 듯 아무 말도 못 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자동차가 폭발한다고 했나?

“그렇습니다.”

우리 둘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김정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얼마를 달라고 해도 주겠으니···. 한동안 평양에 있는 것이 어떻겠나? 자네가 곁에 있으면 조금은 안심이 될 것 같아.

자동차가 폭발한다는 말은 김정은의 마음을 잡으려는 거짓.

나는 남한과 북한의 '실질적인 통일'을 위해서 '위대한 제안'을 했다.

“저는 위원장님께서 왜 중국 놈들을 걱정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정은 살짝 흥분하며 말했다.

-중국 놈들이 얼마나 끈질기고 악랄한지 자네는 모를 거야. 끝도 없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 놈들이야.

나는 여유 있게 낮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이미 위원장께서는 노선을 정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보여주세요. 위원장님 뒤에 중국 놈들보다 더 강한 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강한 세력이라니?

“전용 헬기를 타고 동해에 있는 미군 항공모함에 찾아가세요. 그리고 미군 헬기 10대의 호위를 받으며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가 인상 쓰는 것이 보이는 것 같았다.

-너무 급진적이군. 평양사람들이 쉽게 받아드리기 힘들어.

나는 더 강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국 항공모함에 올라가는 가는 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미국에 핵을 넘기기 전에 주한미군을 평양에 주둔시키세요.”

김정은은 경악하며 말했다

-미군을 평양에 들이란 말인가?

“평양에 미군이 있으면 중국 놈들이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 김정남 100명이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미국의 힘은 절대적입니다.”

김정은의 길게 한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김 선생의 생각은 내가 따라갈 수가 없군.

“모든 인민에게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세요. 미군 항공모함에서 회담하고 미국에서 썩어 넘쳐나는 밀과 옥수수를 왕창 받아서 전국에 뿌리세요. 국민이 원하는 것은 미국이냐 중국이냐가 아니라, 누가 내 배를 부르게 해줄 수 있느냐입니다. 남한 대통령께도 잘 말씀드려 남한의 쌀도 동시에 올라오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정부 비축미를 보내는 것이 몹시 어렵지 않을 겁니다.”

-평양 인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고난의 행군 때, 엄청나게 배고픈데도 당을 따른 순수한 사람들입니다. 배부르게만 해준다면 위원장님을 진실로 지지할 것입니다.”

-미국이 핵을 모두 가져가고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이쪽을 도와줄까?

“북한은 이제 미국의 질서 속에서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역할?

“미국에 말하세요. 우리가 한국보다 더 친미 할 수 있다. 북한이 중국에 대한 '첫 번째 칼'이 될 것이라 말하세요. 미국의 달러가 쏟아지듯 들어올 겁니다.”

김정은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첫 번째 칼이라··· 인상 깊은 표현이군.

한달 동안 김정은 스스로 칼을 뽑아 들고 잔챙이 친중 관리까지 모두 날려버렸다.

그리고 '나의 말대로' 동해안에 있는 미국 항공모함에 올라가 북한에 미군 주둔을 요청했다. 이것은 미국도 놀랄 정도의 제안이었다.

특히 자신이 직접 미국을 위한 대중국 칼날이 되겠다고 한 제안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미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격적으로 움직였다.

그래서 일단 초고속으로 평양 한복판에 '미국대사관'이 생겨났고 대사관을 지키기 위해서 미군 병력 300명이 주둔했다.

중국이 강력히 항의했지만, 미국은 대사관을 지키기 위한 최소의 병력이라고 할 뿐이었다.

게다가 6개월 안에 평양 남쪽에 남한에 있는 주한미군의 절반이 옮겨오는 계획이 논의되었다.

북한의 나이 든 사람들은 미국에 대해서 극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으나, 젊거나 중장년층 사람들은 미국에 대해서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이제는 북한 사람들에게 왜 미국이 '그레이트 아메리카'인지 보여줄 차례였다.

미국은 옥수수 벨트에서 버려지는 엄청난 곡물을 북한에 살포했다.

‘옥수수. 옥수수. 옥수수’ 북한 동포들이 질릴 정도로 옥수수를 쏟아냈다.

미국 옥수수 벨트 시작점에서 자동차를 타고 아침에 출발해 100km/h로 밤늦게까지 달려도 1/3도 못 간다.

미국 옥수수밭에 대한민국 전 국토가 들어가도 남을 정도였다.

북한에 옥수수가 폭포처럼 쏟아져, 최소 굶는 사람은 없어졌다.

한국도 빠르게 움직였다.

서울- 개성- 평양- 의주 고속도로 확장공사가 진행되었다. 2/3 이상의 북한 인민을 고용하여 일자리를 제공하였다.

그것으로 대륙으로 대한민국의 화물을 육로로 옮길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었다.

또 다른 물류 사업이 추진 되었는데, '철의 실크로드' 프로젝트였다.

우리나라에서 북한을 통과해 러시아의 시베리아 철로를 따라 유럽으로 물류를 보낼 수 있었다. 물류비가 대폭 줄어드는 효과.

개성, 나진, 선봉, 남포의 경제특구에 한국과 미국 투자가 이뤄졌고 저임금을 베이스로 한 경공업 단지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북한군은 10년의 군 생활을 했는데, 4년으로 줄였다. 이것으로 북한군의 절반이 사라졌다.

제대한 병력은 경공업 단지 일꾼으로 투입. 일하고 월급을 받으며 생활하자, 제대 군인들도 매우 만족하였다.

또한 다수의 건강한 일꾼들이 대한민국의 일자리 쿼터를 통해 건설 현장에서 일할 수 있었다. 그들은 곧 중국인과 조선족을 몰아내고 건설 현장을 장악했다.

말도 통하고, 중국인보다 싸게 쓸 수 있었기 때문에 한국 건설사도 만족했다.

'북녘땅에 이밥과 고깃국을'이라는 이벤트가 벌어져 남한 동포가 북한에 쌀밥과 고깃국을 대접하는 대규모 이벤트도 벌어졌다.

소고기미역국에 따듯한 쌀밥이 북한 동포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모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3차 남북평화조약으로 북한군 휴전선의 병력 중 60%, 중장비의 70%가 중국 쪽 국경선에 배치되었다.

드디어 남북대결의 시대가 종료된 것이다.

3차 평화 조약은 IH 호텔에서 했는데, 고모가 김정은을 만나고 감동했다.

고모님. 내가 소개해 줄 테니 평양 땅 좀 사실래요?

그녀는 당연히 소개받아야겠다고 당당하게 대답했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인화 그룹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다른 그룹들은 선방하고 있는 편이었는데 인화만 크게 흔들리는 이유는 바로 그룹 주력 사업의 경쟁력 상실이었다.

IH 자동차는, HD 기업에 비해 연구 투자 비용이 1/3밖에 안 되었으니 점점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였다.

인화 전자는 삼성전자 1/100의 연구 투자 비용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니,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있었다. 전체적인 점유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이익이 나면 더욱 연구개발에 쏟아부어야 했는데, 문어발식 확장을 한 것이 이제 와 타격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지금이야말로 인화 그룹이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골든타임이었다.

하지만 큰아버지는 차기 회장 자리가 흔들릴까 구조조정이라는 ‘단어’조차 꺼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동차나 전자 중 하나를 팔아 한쪽을 강화하는 것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변에 있던 은행장 하나가 나에게 돈이 있으면 인화 그룹 계열사 하나를 사보는 것은 어떠냐고 물어봤다.

이제 막 침몰하기 시작했는데, 굳이 지금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사업만 거침없이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올해 예상 매출을 다음과 같았다.

광명 금광 매출이 125억.

호주 C-4 금광 매출이 1,400억.

호주 B-5 구리광산 매출이 1,800억.

두바이 석유 매출이 1,500억.

아부다비 석유 매출이 3,200억.

고령 석유 기지 석유 매출 2,100억.

아프간 구리 매출이 3,300억.

거의 1조원이 넘는 매출을 만들어낼 예정이었다.

게다가 현재 가지고 있는 자금은

러시아 금괴를 발견한 공으로 미국에서 받은 3,000억.

아프간 보물과 구리광산 탐사로 미국에서 받은 돈 6,000억 중 남은 2,000억

4,000억짜리 삼성동 본사 건물.

300억짜리 삼성동 본사 금덩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돈까지 합하면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소유하고 있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우리는 사장실에서 낄낄거리며 넉넉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때 인화자원개발 서 상무님이 들어와 앞으로 사업 방향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아무 생각이 없다고 말하기 창피했기에, 생각하는 척했다.

하지만 생각한다고 뭔가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이럴 때는 사장이 하는 전가보도의 멘트가 있다.

“서 상무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호주, 아랍에미리트, 아프간 등, 제 기준으로 상상도 못 하는 곳에서 사장님이 매출을 만든 것이라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군요.”

“그럼 이대로 기존 매출을 강화하는 쪽으로 갈까요?”

“기존 사업장에는 새로 투자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는 쪽으로 투자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이때 태경이가 한마디 했다.

“고령에 석유가 쌓이고 있잖아. 그리고 두바이에서도 석유가 오고, 아부다비에서도 석유가 오고, 우리의 주력 매출이 원유사업이라는 의미 아니냐?”

“광물보다는 원유 수입이 많지.”

“그렇다면 안정적으로 사업확장을 하기 위해, 정유회사를 사야 하는 거 아니냐?”

오. 미친 새끼. 언제부터 이렇게 ‘똑똑’했지?

원유가 도착하면 원유정제 시설로 들어가 항공유, 휘발유, 경유, 등유, LPG 등의 연료로 나눠지고 모든 석유화학 제품의 기본 원료인 나프타, 찌꺼기인 아스팔트가 생산된다.

경복이가 태경이를 노려보았다.

“정유회사가 뭔지 알고 사자고 하는 거냐?”

“아이유가 요즘 '좋은 기름'이라고 광고하잖아. 좋은 회사야.”

오 설득력 있군. 그렇다. 아이유 님이 좋다면 좋은 거다.

서 상무도 머리를 끄덕였다.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니, 정유회사만큼 매력적인 투자처도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적당한 매물이 있는지 모르겠고 인수자금으로 천문학적 돈이 들어갑니다.”

“인수자금이 얼마나 다를까요?”

“매물에 따라서 천차만별입니다만, 쓸만한 것은 대부분 조 단위 인수 금액이 들어갈 것입니다.”

나는 살짝 입맛을 다시고 말했다.

“그렇군요.”

“그래도 정유회사의 매물을 알아볼까요? 원유만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면 인화 자원개발은 거대 종합석유회사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나는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일단 매물부터 확인해주세요.”

서 상무님이 사장실에서 나갔다.

이때 갑자기 목에 이물감이 생기더니 갑자기 재채기가 터져 나왔다.

에취-

땡그랑 땡그렁.

입에서 붉은 금속 조각이 떨어졌다.

태경이가 그 붉은 조각을 손으로 집어서 확인했는데 분명 '붉은 강화 황금 씨앗'이었다.

경복이가 놀라며 말했다.

“붉은 씨앗이다. 이렇게 지랄맞게 나오는 것은 그것밖에 없어.”

“왜 이것이 나오지?”

태경이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미션을 확인해봐. 미션.”

나는 조심스럽게 미션을 확인했다.

<<황금인의 운명을 준비하라>>

<<황금인이 소유해야 할 조직을 완성해라.>>

<>

<<보상: 붉은 강화 황금 씨앗의 사용법을 알려드립니다.>>

나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미션에서 DW 그룹의 해운과 조선을 인수하라고 하는데?”

경복이가 웃으면서 물었다.

“보상은 뭐야?”

“붉은 씨앗의 사용법을 알려준대.”

태경이가 붉은 씨앗을 살피며 나를 바라보았다.

“생각해 보니 지난번 북한에 있을 때 받은 '붉은 씨앗'이 있지 않나?”

“어. 3개 가지고 있어. 회사 금고 안에 있을 거야.”

태경이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DW 조선과 해운이 한두 푼이 아닐 텐데 어떻게 먹냐? 정유보다 더 비싼 곳 아니냐?”

“지난번에 두바이에서 공사 따게 해준 것이 있으니 싸게 줄까?”

그 공으로 뭐든지 해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압박을 해 봐야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주력 계열사 2개나 주는 것이 말이 돼?”

나는 긴 한숨을 쉬었다.

“그 정도 자금은 없지.”

이때 소리 없이 화면만 돌아가고 있는 TV를 보던 경복이가 놀라며 말했다.

“DW 해운이라고 했냐?”

“어? 왜?”

“DW가 이번에 사고를 제대로 쳤다.”

TV를 보았더니 DW 유조선이 이동 중인 해상 크레인과 충돌하여 엄청난 양의 석유가 바다로 쏟아진 것이었다.

전라남도 ‘진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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