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15화 (115/188)

115화

동해안 깊은 곳에 침몰해 있는 검은 난파선의 이름은.

‘레드비지안’

세종대왕함의 분류 시스템에 따르면, 1892년 제정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군용 수송함.

그 당시 서유럽의 최신식 기술로 제작하여, 최대 엔진 마력이 아주 강했고, 선체가 파도를 잘 뚫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속력이 빨랐다.

그래서 이 수송함을 유럽 방면을 지키는 '발트 함대'에 넣었다.

1904년 중국.

러시아의 황제는 청나라가 서양 제국의 공격을 받아 약해진 틈을 타, 러시아 세력을 만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시베리아 철도를 통해 북만주에 매일 엄청난 러시아군 병력을 쏟아냈다.

그것을 지켜보는 서유럽 국가들은 크게 우려스러웠다. 러시아가 청나라를 다 집어삼킬 것 같은 공포가 확장되고 있었다.

실제로도 러시아는 조금씩 조금씩 만주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만주로 확장하는 러시아를 막기 위해서, 영국, 프랑스를 위시한 서유럽이 선택한 카드는 '일본'

청일전쟁에서 승리하여 조선을 거의 집어삼킨 '일본'은 만주로 수십만 명의 병력을 쏟아 넣을 수 있는 유일한 국가였다.

서유럽 및 미국은 일본과 동맹을 맺고 재정적으로 기술적으로 큰 도움을 주었다.

공식적으로 영일동맹이 이뤄졌고

비공식적으로 미일 군사 지원 조약이 맺어졌다.

러시아는 거침없이 만주를 장악하기 시작했고. 만주를 모두 먹을 수 있는, 그 핵심을 조선으로 보았다.

러시아는 조선왕을 흔들어 ‘아관파천’하게 만들고, 조선에 친러정권을 수립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일본이 조선에 병력을 투입하여 조선을 완전하게 먹어 치우고 러시아에 선전포고와 동시에 러시아 군사 기지를 기습했다.

드디어 동아시아 및 만주의 패권을 놓고 '러일전쟁'이 벌어졌다.

만주에 쏟아 놓은 러시아 병력이 100만 명이 되었고.

일본이 만주에 밀어 넣은 병력도 100만 명이 되었다.

러시아군 100만 vs 일본군 100만.

이제 쉽게 끝날 싸움이 아니게 되었다.

만주에서 매일같이 러시아와 일본 간에 전투가 벌어졌다.

전체적으로 일본이 승리하는 듯 보였으나, 양측 다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었다. 둘 다 몇십만 명의 사상자가 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한 번에 승부를 내는 '회전'이 준비되고 있었다. 양쪽 국가 모두 전쟁으로 인한 재정 소모가 너무도 커서 한 번에 끝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만주 한복판에서, 러시아군 32만 vs 일본군 25만이 격돌하는 대회전이 벌어졌다. 처절한 전투 끝에 일본군이 승리하게 되었다.

러시아의 황제는 크게 분노했고 육군의 패배를 만회하고자, 유럽의 발트 함대를 동아시아의 끝 일본으로 보내는 무리수를 쓰고 만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발트 함대'는 일본으로 진군했다.

하지만 남중국해 왔을 때, 프랑스와 독일이 보급을 거부했고 선원들의 피로는 극에 달했으며 전함 중에 1/3이 기관에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 황제의 분노는 엄청났고 승리를 가져오라는 명령만 내렸다.

게다가 옛날의 일본이 아니었다.

객관적인 병력은 비슷했으나, 일본 전함 톤수가 더 많았고 새롭게 만들어진 전함이었다. 게다가 사기도 보급도 일본이 더 완벽한 상태.

이것은 러시아가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

대한해협에서 벌어진 러일해전의 전투는 일본군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후방에 있던 보급함 및 회계함 '레드비지안'은 전투가 최악의 결과로 치닫자 빠르게 도망쳤다. 유럽에 있는 황제의 재산을 금으로 정리하여 배에 실어 놓았기 때문이었다.

다시 중국, 인도, 아프리카, 유럽으로 향하는 퇴각로를 선택하지 않고 바로 러시아의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로 퇴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승리를 한 일본군은 철저하게 추격해 왔고 '레드비지안'은 일본군이 포탄을 날리자 자침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우리가 탐사정을 통해서 보고 있는, 이 배가 바로 러시아의 회계함 '레드비지안'이었다.

탐사 잠수정이 레드비지안으로 다가갔다.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잠수정이 너무 커서 들어가기 어려웠다.

탐사대장은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케이블로 이어진 더 작은 원격 잠수정을 보내기로 했다.

선실이 깨져 있는 곳으로 원격 잠수정이 들어갔다. 선실 내부는 물이 흐르지 않아서 원격 잠수정은 거침없이 주변을 살폈다.

바닥에는 엄청난 물 먼지가 가득 쌓여 있었다.

잠수정이 이동하면 물 먼지가 일어났고,

곧 조타실로 들어갔는데, 바닥에 쌓여 있는 제정 러시아 군복과 다수의 뼈.

원격 잠수정의 배터리가 다 떨어질 때까지 주변을 돌고 돌았지만, 함선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있었지만, 소형 원격 잠수정이 열 수 없으니 더 이상 탐사는 불가능했다.

금이 발견되지 않자 조금은 '술렁술렁'했지만 나는 금빛을 보고 있었기에 흔들리지 않고 말했다.

“배 주변을 돌며, 들어갈 수 있는 다른 곳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잠수정 팀장은 머리를 끄덕이고 화물선으로 들어가는 다른 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화물선 바닥에 깨져 있는 곳이 있습니다.”

다행히 보급함 바닥에 크게 깨진 곳이 보였다. 이번에는 소형 잠수정이 아니라 틈으로 케이블을 넣는 탐사 방법을 사용했다.

케이블이 들어가자, 바로 화물칸을 볼 수 있었다.

!!!

그리고 바닥에 보이는 것은 케이블 라이트 빛을 반사하고 있는 '러시아 금괴'였다. 전체적으로 무너진 수십 개의 깨진 상자가 보였고 그 사이로 모두 금괴가 들어 있었다.

케이블이 빠지고 어느 정도 충전된 소형 원격 잠수정이 들어갔다.

그리고 스크루가 상자 주변의 진흙을 살짝 날렸는데 바닥에 떨어져 있는 제정 러시아 금괴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서 많이 본 것인데···. 어디서 봤지? 아! 해남에서 발견한 러시아 금괴와 완전히 똑같았다.

한 상자에는 10개~15개 사이의 금괴가 들어 있었고 상자는 150상자~200상자가 넘었다. 러시아 황금은 20톤 정도로 예상되었다.

황금 20톤. 현 시세로 대략 1조 4천억.

청와대로 '러시아 금괴'를 찾는 동영상이 보내지고, 금괴 추정치를 보내자 대통령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골든보이가 또 엄청난 것을 발견했군.”

서 비서관은 낮게 웃었다.

“김 대표님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보물'입니다.”

하루 내내 탐사를 하여 러시아 금괴의 '존재'를 확인하고, 해군 헬기를 타고 바로 청와대로 날아갔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나의 인사에 대통령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골든보이 덕분에 대통령 끝자락이 참으로 버라이어티해.”

“골든보이가 곁에 있으면, 늘 축제이지요. 배드 엔딩은 없습니다.”

대통령은 다시 동영상을 보면서 말했다.

“금이 다 얼마라고?”

나도 같이 러시아 금을 보면서 말했다.

“1조 2,000억~ 1조 5,000억 사이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심해라 금을 확보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 하더군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이때 국제법 전문가인 외교부 차관이 조금은 머쓱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즐거운 분위기에 이런 말씀 드리기 그렇지만. 국제법상 '레드비지안'은 군함으로 분류됩니다. 그렇다면 저 금괴는 러시아의 소유가 맞습니다.”

대통령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

“우리나라 영해에 있었어.”

“그래도 군함에 있는 물건은 해당 국가의 소유입니다.”

서 비서관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몰래 챙기라고 할까요?”

외교부 차관은 더욱 냉정하게 말했다.

“잠깐은 진실을 숨길 수 있으나, 언젠가 모든 사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그러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직 러시아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닙니다.”

집 뒷마당에서 금괴를 발견했는데, 은행강도가 묻어 놓은 것이라, 은행에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난처한 일이군요.”

“어찌 되었든, 한국이 '군함 안의 금괴'를 소유한다면 러시아의 강력한 항의를 받게 될 겁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크게 다운되었다. 마치 죽 쒀서 개 준 것 같은 꼴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일본군 금괴가 러시아 바다에서 발견되었다면, 러시아는 그냥 먹었을 것이다. 국제 사회는 힘 있는 놈만 자신의 몫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목소리를 크게 내기에 부족했다. 게다가 상대가 러시아라면 매우 껄끄러웠다.

대통령이 나에게 시선을 주었다. 당황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나의 표정이 매우 밝았다.

“김 대표는 지금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힘 있는 동네 깡패 같은 러시아를 무시하면 뒷감당이 안 될 수도 있지요.”

대통령도 그 말에 동의했다.

“러시아는 아직 상임 안보리 이사국이야. 미국에 정면으로 적대시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지.”

나는 머리를 끄덕이고 잠시 생각하는 척하다가 대통령을 바라보았다.

“레드비지안에 있는 러시아 금을···. '미국'에 팔아볼까 합니다.”

대통령은 눈을 크게 떴다.

“미국에 러시아 금을 판다고?”

“미국 정도면, 러시아 금을 삼킬 수 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 금을 살 이유가 있을까? 미국도 러시아를 쉽게 생각하지 않아.”

“그래도 사게 할 겁니다.”

“어떻게? 아마 가격을 싸게 후려치려 할 거다.”

자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믿고 맡겨 주세요. 하하하. 더 비싸게 받을 생각입니다.”

“어떻게 말인가?”

“아무리 대통령님이라도 영업비밀을 함부로 물어보시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이 아니라···.”

나는 핸드폰으로 한 뉴스를 보여줬다.

“매케인 의원이 내일 한국에 오니, 제가 설득해 보겠습니다.”

“매케인 의원을 개인적으로 안다고 했지?”

“매케인 의원을 이용하여 오바바 대통령을 설득해 보겠습니다.”

“무슨 카드를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설득이 되겠나?”

나는 부드럽게 머리를 끄덕였다.

“어차피 동해에 금이 있다는 사실은 곧 모두가 알게 되어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합니다.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아끼다가 똥, 아니···. 망합니다.”

대통령은 나의 자신 있는 표정을 보며 머리를 끄덕였다.

“설득할 수 있겠지?”

“일단 부딪쳐 보는 겁니다. 50% 정도만 되어도 온몸을 던집니다. 그것이 골든보이 스타일이죠.”

“좋아. 도와줄 것이 있는가?”

“탐사 동영상을 최대한 편집해서 10분짜리 금괴 탐사 영화로 만들어 주세요.”

대통령이 서 비서관을 바라보자 그가 먼저 머리를 숙였다.

“오늘은 잠자기 힘들 것 같군요.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

다음날 매케인 의원은 오바바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대통령을 방문했다.

휴전선에 있는 대한민국의 50만 대군은 아직 전투 태세를 풀지 않았다. 모든 북핵을 받을 때까지 전투 태세를 이어가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었다.

한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서 전투 태세를 최소 3달 동안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회담이 끝나고 청와대 영빈관에서 만찬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조용히 나와 매케인 의원의 만남을 주선했다.

매케인 의원은 나를 보고 너무도 반가워했다.

“에드워드 씨 한국에서 보니 너무도 반갑군요.”

“매케인 의원님 서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야말로 에드워드 씨를 보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아프간에서는 골든보이를 '궁극의 무기'라고 부르더군요. 국방부에서 골든보이에게 진심으로 관심이 있습니다. 나에게 골든보이에 관해서 물어본 국방부 관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저는 미국의 동맹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할 생각입니다.”

“아프간의 일도 놀라웠지만, 이번에 북한 핵잠수함을 찾은 활약은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일은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미국 국방성이 이번 작전을 유심히 살피고 있습니다.”

나는 여유 있게 웃으며 말했다.

“다음에 재계약할 때는 좀 더 몸값을 올려야겠군요.”

매케인은 당당하게 머리를 끄덕였다.

“우리 미국은 필요한 인재에 대해서 절대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항상 미국과 같은 곳을 보면 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받은 돈값을 하라고 말씀하셨지요. 받은 돈 이상의 일을 할 생각입니다.”

“아버님께서 훌륭한 조언을 하셨군요.”

자~ 이제 슬슬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해 볼까?

“매케인 의원님, 이번에 뉴스를 보았더니 러시아 함대가 동해에 나타나 태평양 함대를 위협한다고 하더군요. 머리가 아프겠습니다.”

매케인 의원은 쓴웃음을 지었다.

“러시아 놈들은 미친놈입니다. 주먹으로 싸우면 아무것도 아닌데, 수천 개의 핵을 가지고 있으니 무시할 수가 없어요. 태평양 함대 주변으로 핵 폭격기까지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 이벤트에서 하나라도 건지고 싶은 모양입니다.”

중국은 미국에 수출해야 먹고 살 수 있는 나라이니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지만, 러시아는 가스나 자원을 파는 나라이니 비교적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었다.

“러시아 사람이 몽둥이 하나 들고 곰에게 달려드는 영상도 봤습니다. 겁이 없는 사람들이지요.”

“술에 취하면 무서운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나라입니다.”

러시아는 야구를 하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야구 배트를 많이 사는 나라다.

자동차 트렁크에 하나, 학교 갈 때도 하나, 캠핑 갈 때도 하나, 클럽 갈 때도 하나.

싸우는 동영상을 봤는데, 술에 취해 전력으로 야구 배트를 휘두르며 싸우는 사람들이었다.

러시아 남자의 예상 수명은 59세.

사망원인은 한국과 완전 다르다.

1위는 보드카를 먹고 간질환 사망.

2위 폭력 사건에 휘말려 사망.

3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

4위 술 먹고 어디에서 얼어 죽던가, 실종되어 사망.

러시아는 강한 자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땅.

퍼틴 대통령도 국민이 강한 사람을 원하니 '웃통 벗고 말 타는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사실 한국의 부담금 이야기를 하러 왔습니다.”

그러자 매케인의 표정도 진지해졌다.

“한국은 부자 나라이니, 별 부담 없이 준비한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100억 달러는 부담스러운 돈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에 배치해 놓은 미국의 전략무기만 해도 3,0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이것을 이용하는 돈으로 100억 달러는 참으로 저렴한 일이지요. 게다가 한국의 최대 위협이었던 북핵을 제거하는 일입니다. 200억 달러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가 돈을 내지 않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현물로 내겠다는 말입니다.”

“한국이 현물로 줄 것이 있습니까?”

나는 정색하고 말했다.

“금입니다.”

“골든보이가 '금'에 대해서 말하니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군요.”

나는 서 비서관이 흥미 있게 편집한 '러시아 보물선 동영상'을 매케인 의원에게 보여주었다.

매케인은 쉽게 놀라지 않는 사람이었으나 금의 양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엄청난 금이군요.”

“대략 1조원에서 1조 5천억 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10억 달러 정도 됩니다.”

자세히 동영상을 확인하던 매케인이 말했다.

“해저에 있는 것이군요.”

“페니 목사님의 황금 십자가를 찾은 것처럼, 이 보물선도 찾았습니다. 금에 대한 보증은 한국 정부가 합니다.”

매케인은 의심하며 말했다.

“발견했으니 채굴하여 저희에게 현물로 넘기면 될 것 같은데요. 금은 현금과 같은 것이니 말입니다.”

나는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저희는 이 금을 미국에 20억 달러에 넘기고 싶습니다.”

“10억 달러 값어치의 금을 미국이 20억에 산다는 말인가요?”

나는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대신, 머리 위에 있는 러시아 놈들을 치울 수 있습니다.”

잠깐 생각하던 매케인은 머리를 흔들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요.”

“이 금은 옛날 제정 러시아 발트 함대의 군함에 있는 금입니다. 러일전쟁 때 침몰했지요.”

“제정 러시아의 금이란 말입니까?”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지금 퍼틴은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기가 옛날 같지 않아서 화끈한 이벤트가 필요하지요. 보물선 발견은 러시아 국민에게 큰 흥미를 불러올 것입니다.”

러일전쟁의 배경이라면 좋지 않았다.

“일본에 패배한 일이니, 좋지 않은 것 아닌가요?”

“만만한 적을 만들고 그들에게 복수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북방 섬에 갈등을 일으키고 러시아 핵 폭격기가 일본열도를 따라 한 바퀴 돌면 국민이 좋아하겠지요. 지지율이 크게 오를 겁니다.”

“하하하 퍼틴이 탐내고, 좋아할 만한 아이템이군요.”

“미국이 이 카드를 내밀면, 퍼틴은 반드시 받을 겁니다.”

하지만 매케인의 표정은 편하지 않았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20억 달러를 단시간 내에 만들기 어렵습니다.”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에게 할당된 100억 달러 중에 20억 달러를 탕감해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매케인의 표정이 가벼워졌다.

“아! 그렇게 지급되는 것이군요.”

“미국은 부족한 20억 달러를 북한에 좀 나중에 주는 것으로 하고요.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것입니다.”

말 몇 마디로 1조원의 돈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만족할만한 조건을 만들어냈고, 매케인과 힘 있는 악수를 할 수 있었다.

그날 저녁 바로 오바바 대통령의 허락이 떨어졌다.

-골든보이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좋은 선택 하셨습니다. 대통령님.”

오바바 대통령이 은밀한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더 했다.

-좀 더 행복한 결론이 날 수 있는 계산식이 있습니다.

나는 가볍게 웃었다.

“나눠 먹는 돈 계산이면 좋겠군요.”

- Golden boy. You are so sm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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