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화
세종대왕함.
나는 위성 영상과 세종대왕 콘솔 스크린을 몇 번이나 번갈아 보았다.
!!!
위성 영상에, 소나 벨트를 유유히 통과하고 있는 민간인 화물선이 있었다.
그 배의 이름은 컨테이너선 ‘베시스’.
하지만 콘솔에는 보이지 않는다.
콘솔 스크린에는 민간인 배가 표시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작은 오징어 배까지 표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잠수함이 소나 라인을 통과할 방법은 시끄러운 다른 것에 붙어서 함께 이동하는 것.
2차 세계대전 잠수함 영화에서 나왔던 장면이었다.
나는 눈을 부릅뜨며 함장에게 다가갔다.
“당장 컨테이너 함을 조사해야 합니다. 그 배 아래 잠수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함장은 놀란 표정이 되었다.
“컨테이너선 아래 잠수함이 있다고요? 확실합니까?”
나는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이 상황에 확실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세종대왕 함장을 강하게 설득하여, 바로 대잠헬기를 타고 컨테이너선 ‘베시스’로 날아갔다.
영화처럼 잠수함이 컨테이너선 아래 붙어서 이동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순간 머릿속에 생각 난 것은 이것뿐.
남은 시간은 7분.
“컨테이너선 베시스,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2분 만에 컨테이너선 주변을 돌며 잠수함의 존재를 확인했으나 거대한 금속인 컨테이너선이 가리고 있어 확인할 수 없었다.
나는 강하게 말했다.
“컨테이너선을 옆으로 틀어야 해!”
헬기 기장이 ‘베시스’ 선장에게 무전을 하여 배의 방향을 최대한 우측으로 틀라고 말했지만, 선장은 프랑스 사람으로 자신은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나는 화가 나서 경복이에게 말했다.
“저 프랑스 새끼. 입에다 바게트 물려서, 바다에 던져 버려!”
경복이가 머리를 끄덕였다.
“OK! 우리 팀원들이 컨테이너로 진입한다.”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경복이가 나를 자리에 앉혔다.
“너는 훈련이 안 돼서 레펠이 안돼. 그리고 헬기에서 잠수함이 있는지 지켜봐야지. 어딜 가?”
나는 눈을 크게 떴다가, 머리를 끄덕였다.
“아. 그러네.”
대잠헬기에 타고 있던 경복이와 UDT 대원들이 레펠을 하여, 바로 베시스의 조타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선장에게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고 컨테이너선의 방향을 최대로 틀라고 말했다.
선장은 갑자기 총을 들고 나타난 검은색 UDT 대원을 보며 놀라 항의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존만한 바게트!
“선장! 배를 최대한 오른쪽으로 돌려!”
총까지 만지며 최대한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했더니, 프랑스 선장은 군말 없이 배의 방향을 틀었다.
컨테이너가 무너지지 않을 최대 각도로 틀었다.
헬기에서 보기에 컨테이너가 무너질 듯 ‘아슬아슬’했으나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때 나의 눈에 잠수함의 붉은 빛이 보였다.
“잠수함이 있다!!”
기장이 놀라며 말했다.
“북한 잠수함이 있습니까?”
“소나로 확인하세요!”
대잠헬기 기장이 바로 디핑 소나를 내려 바로 남포 C급 잠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즉시 어뢰를 쏠 준비를 시작했다.
잠수함도 바로 발사 심도로 부상하며 발사관을 열고 있었다.
나는 소나 스피커로 강하게 외쳤다.
“조진평!!! 어뢰가 타겟팅을 완료했다. 지금 바로 떠오르지 않으면 당장 발사하겠다.”
바로 어뢰를 쏘고 싶었으나 20초의 시간이 걸렸다.
“조진평!!! 발사관을 닫아라! 미사일을 쏘면 너희들은 반드시 죽는다!”
그 말을 한순간 갑자기 잠수함 안쪽에서 총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탕탕탕! 탕탕! 탕!
이때 대잠헬기 기장이 강하게 외쳤다.
“어뢰 발사 준비 끝났습니다. 세종대왕함.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어뢰 발사 명령권은 세종대왕 함장이 가지고 있었다.
이때 잠수함에서 어린 목소리의 무전이 들려왔다.
“여기는 북조선 잠수함 남포. 모든 적대적 행위를 멈추고 부상하겠다! 다시 한번 말한다. 여기는 북조선 잠수함 남포! 모든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고 부상한다.”
발사관이 닫치는 소리와 함께 부력 탱크에 에어가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대잠헬기의 부기장이 소리 질렀다.
“북한 잠수함이 부상합니다.”
북한의 남포급 잠수함이 부상했다.
그리고 단 5분 만에 해치가 열리고 잠수함 승조원들이 잠수함 선체 위로 나와 옷을 흔들며 항복의 표시를 했다.
UDT 대원이 잠수함으로 넘어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모든 연합함대에 ‘골든보이’가 북한 잠수함을 찾았고 항복을 받아 냈다는 소식을 전했다.
가까운 곳에서 전속력으로 달려오던 세종대왕함의 선원들은 모두 만세를 불었다.
전 국민은 살았다는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크게 웃었다.
대통령도 미소를 지으며, 한숨과 함께 몸을 길게 늘어트렸다.
“오늘 밤은 정말 길군.”
서 비서관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대통령 자리에 대한 미련이 1도 남지 않게 만드는군.”
대통령이 나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나는 밤을 새웠지만 흥분하고 있어서, 조금도 쉬지 못하고 세종대왕함을 서성이고 있었다.
“예. 대통령님. 김성열입니다.”
대통령은 순간 목이 메어 길게 말할 수가 없었다.
“수고했어···.”
나도 지난밤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며, 순간 목이 메었다.
“중요한 순간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가 떠오를 때, 전국에서 실전 사이렌이 울렸고 실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워낙 북핵 위기에 단련되어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절반쯤 되었다.
북한 새끼를 또 지랄이네. 하고 다시 잠든 사람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누구보다 심각하게 본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미국’이었다.
미국 사람 중에서도 오바바 대통령은 가장 심각하게 보았다. 자신의 임기 중에 핵무기가 사용될 뻔했던 것이었다.
남평 프로젝트까지 보고 받은, 오바바 대통령은 이 사태를 그냥 넘길 마음이 없었다. 핵무기가 미국인 수만 명이 사는 ‘서울’에 떨어질 뻔한 것이었다.
핵무기가 사용될 뻔했던 일을 보고도, 그냥 두면 또 핵을 쓰려는 나라가 생길 수 있었다.
오바바 대통령은 핵무기도 관리 못 하는 ‘김정은 정권’에 북한이라는 나라를 맡기면 안 되겠다 확신했다.
그래서 ‘킹덤 이즈 폴른 작전’이 시작되었다.
‘김정은 정권의 몰락’ 혹은 ‘북한 모든 핵무기 포기’가 목표.
미국의 모든 태평양 함대가 동원되어 동해안에 모였다. 본토에서 대기하는 항공모함까지 모여 총 4척의 항공모함 전단이 출격 준비를 끝냈다.
한국 전투 비행장에는 미군 전투기 150대가 전진 배치되었고,
부산항은 각종 무기를 분 단위로 토해내고 있었다.
아프간으로 가려고 했던 10만의 미군이 한국에 도착했다.
북한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였다. 그들은 이번 일을 사고로 규정하고 철저한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사과 성명을 냈으나 미국은 바로 최후통첩으로 들어갔다.
‘핵무기를 포기하라.’
김정은 정권은 강하게 반대했으나.
동해에 항공모함 2척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영국과 프랑스도 작전에 참여한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확실하게 줄을 서야 했다.
전쟁터는 대한민국의 영토였기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국민이 같았다.
하지만 미국의 결심이 너무도 확고하여 ‘전쟁’은 피할 수 없었다.
미국의 선공으로 전쟁이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매파와 비둘기파 사이에서 끝도 없는 회의를 하던 대통령은 답답한 마음에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골든보이는 이번 일을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이미 ‘핵전쟁을 막은 영웅’으로 미국에 있는 매케인 상원 의원과 통화했다. 그리고 그의 말을 통해서 미국의 결심을 확실하게 느꼈다.
“대통령님. 미국의 대포는 이미 쏘아졌고, 포탄은 평양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겁니다.”
대통령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골든보이도 같은 말을 하는군.”
“미국의 결심이 ‘확고’하면 운명은 피할 수 없습니다. 어설프게 민족 이야기하고 있으면 우리나라까지 망합니다. 확실하게 줄을 서야 합니다.”
나의 말은 어느덧 무게를 가지고 있었다.
“북한도 핵이 없다고 망하지 않습니다. 대신 김정은의 3대 세습 권좌가 위험해지겠지요. 이제 살아남는 길은 본인의 외교적, 정치적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대통령은 그날 매파의 손을 들었다.
대한민국도 데프콘 3으로 전 병력을 집결하고, 숨을 죽이며 한미 연합사령관의 명령을 기다렸다.
아직 전시 작전통제권을 받지 못했음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은 미국인 사령관의 손에 달려 있었다.
괌에서 전략폭격기까지 출격하였다.
유엔안전보장 이사회가 열렸으나 UN군의 결성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부결되었다.
하지만 ‘미국’의 결단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앞의 회의는 그저 ‘요식적인’ 일이었다.
미국은 중국의 ‘남평’ 프로젝트까지 공개하며 맹비난했고 중국은 사실무근의 공작이라 변명했다.
국제 사회의 외교는 ‘힘’이고 줄 세우기였다. 미국의 힘이 닿는 곳은 중국과 북한을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은 엄청난 압박을 느끼고, ‘김정은 본인이 포함된 외교단’을 미국으로 보내겠다고 해서 받아들였는데, 실제로 약속한 그 날. 이선위 외교 수상이 외교단을 이끌고 미국에 왔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미국의 자작극이라는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올 수 있는 것은 ‘중국’이 힘을 쓰겠다는 약조를 했기 때문이었다.
시간을 끌면 어떻게든 일이 끝날 것이라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이것은 중국이 미국의 ‘결심’을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이었다.
오바바 대통령은 주저 없이 ‘정밀 폭격 명령’을 내렸다.
미국의 스텔스 폭격기가 김일성과 김정일의 무덤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만수대의사당을 폭파하여 무너트렸다.
보라는 듯이 금수산태양궁전에 폭탄 15발, 만수대의사당에 폭탄 20발을 10분마다 투하하여 평양에 모든 사람이 ‘미국의 의지’를 확인하게 했다.
미군의 의지를 가장 확실하게 느낀 사람은 바로 김정은이었다.
없는 돈으로 중국제 대공 요격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미국의 스텔스 비행기의 격추는커녕,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당하고 있었다.
아침에 폭격을 멈추고, 미국은 최후의 데드라인이 24시간이 남았다고 했다.
그리고 당장 핵무기를 포기하라 협박했다.
중국이 북·중 동맹을 내세우며 강하게 반발하자, 미국 대통령이 중국 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중국이 북한의 국경선을 넘는 순간, 중국을 미국의 ‘적’으로 간주하겠소.”
중국 주석은 당황하며 말했다.
“외교적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강한 척하지만, 미국이 무역을 막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나라였다.
오바바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남평 프로젝트 잘 보았소. 어처구니없는 작전 계획서더군요. 이번에 미국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미국의 모든 정보 채널이 가동되었고 김정은이 있던 대동강 5특각에 화약이 없는 쇳덩이 폭탄이 떨어졌다.
김정은 거대한 쇳덩이에 맞아 죽을 뻔하였다. 김정은 반쯤 정신이 나가서 미친 듯이 화를 내다가, 보위부 군관들의 손에 이끌려 오래된 방공호로 들어갔다.
김정은은 아무말도 없이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결단한 듯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했다.
“모든 핵폭탄을 넘기겠소.”
오바바는 메마른 목소리로 대답했다.
“잘 생각했습니다.”
“대신 인민의 피 값 1,000억 달러(120조) 주시오.”
오바바 대통령은 빠르게 계산했다. 실제 평양에 폭탄 떨어트리고 전쟁을 시작하면 3달 안에 3,000억 달러가 들어갈 것이다.
실제 지상군 투입하면 예산은 2배로 들어가고, 미군의 피해는 끔찍할 것이었다.
김정은이 핵을 안고 미군과 자폭하는 최악 상황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김정은의 제안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척하다가, 바로 수락했다.
“한 번에 500억 달러. 그리고 매년 100억 달러. 거부한다면 폭격을 다시 시작하겠소.”
김정은의 목소리는 가라앉았다.
“핵 50% 주는 대신, 북미 평화 조약 체결과 대사급 외교 관계를 원합니다.”
“사흘 내에 핵탄두 50기를 함흥 부두로 가지고 오시오. 나머지 핵도 한달 안에 모두 반출하는 조건입니다. 이 모든 것을 확인하면, 500억 달러와 북미 대사급 외교 관계를 진행하겠소.”
“북미불가침 조약을 원합니다.”
“IAEA의 전면적 핵사찰을 받아들이면, 바로 조약 준비를 시작하지요. 동시에 각종 경제적, 정치적 제재도 풀어줄 것이오.”
이미 의지가 꺾인 김정은은 미국의 ‘제안’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김정은은 실제로 핵의 절반 이상을 함흥으로 보내 미국 수송함에 실었다.
이제 핵폭탄 값이 한국으로 날아왔다.
500억 달러. 이것을 혼자 낼 마음이 없는 미국은 한국에도 영수증을 보냈다.
미국 400억 달러.
한국 100억 달러.
100억 달러면 한국 돈으로 12조 원. 절대 적은 돈이 아니었다.
모든 핵이 없어지기 전에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한국의 여론이 일어났다.
청와대에서 나를 불렀고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북한에 있는 금을 찾아, 돈을 줄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었다.
아~ 이 양반들이 무조건 공짜로 먹으려고 하네.
“북한의 금을 찾으면 제 몫은 어떻게 됩니까? 이번 잠수함 사건으로 훈장은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으니 새로운 훈장은 사양하겠습니다.”
대통령은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
“북한과 조건을 고민해 볼 테니, 일단 탐사대를 꾸리는 것은 어떤가?”
나는 북한 금 채굴 프로젝트를 크게 희망적으로 보지 않았다.
“북한에서도 채금 사업은 끝물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찾을 만큼 금을 찾은 것이지요. 물론 제가 찾으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쉽지 않을 겁니다.”
구한말 1900년대 초부터 외세들이 북한의 금광을 탐사했으니, 북한의 금이 고갈되었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동해 바다 보물선.
순간 북한 잠수함을 찾다가 보았던 엄청난 빛을 떠올렸다.
이 카드를 대통령에게 팔 때가 되었음을 느꼈다.
“엄청난 금이 있는 곳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계산하시겠습니까?”
대통령은 나의 말에 매우 놀라며 눈이 커졌다.
“엄청난 금이라 했나?”
“말 그대로 엄청난 금입니다.”
대통령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골든보이랑 이야기하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 많이 일어나.”
“농담이 아닙니다. 대략 1조원 정도의 금으로 예상합니다.”
대통령의 표정이 이제서야 딱딱하게 굳었다.
“1조원? 정말 1조원이라고 말했나?”
“아마도··· 1조원 수준의 금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정말인가?”
“골든보이는 금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북한 잠수함을 추격하다가, 바닷속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온 빛의 좌표를 아직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제 빛의 크기만 봐도 어느 정도의 금이 있는지 아는데, 이번 것은 지난번 보았던 ‘장성택 금괴’보다 몇 배는 밝게 빛났다.
대통령은 살짝 흥분된 얼굴로 말했다.
“다른 사람이 이야기했다며, 축객령을 내릴 만한 이야기지만, 골든보이가 하는 이야기니 믿지 않을 수 없군.”
나는 정색하고 말했다.
“금의 위치를 말하고 2,000억을 받고 싶습니다.”
대통령은 계산이 빠른 사람이었다. 1조원의 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2,000억은 비싼 금액이 아니었다. 사기도 아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골든보이가 금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자네가 직접 찾지 않는 이유가 있는가?”
나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깊은 물 속에 있습니다. 발굴하는 비용도 상당할 것입니다. 해군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대통령이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
“1조원이 넘지 않으면 1,000억으로 하지.”
“골든보이는 금값을 틀리지 않습니다.”
이틀 후 세종대왕함을 타고 동해로 나갔다.
그리고 내가 확인한 좌표의 바다로 나갔다.
“빛이다!!”
800m 깊이의 바다였으나 일렁이는 파도 사이로 황금빛이 선명하게 보였다.
서 비서관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바다 깊은 곳에 있는 금도 보입니까?”
“이곳이 확실합니다. 탐사선을 보내세요.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군요.
나는 부표를 띄워서 정확하게 금이 어디 있는지 알려줬다.
세종대왕함 옆에는 ‘잠수함 구조함’ 청해진함이 있었다.
“잠수!!”
청해진함에 있는 무인 잠수정을 물속에 넣었고, 그것은 동해 속으로 잠수하기 시작했다.
최대 3,000m까지 들어갈 수 있었기에, 수심 800m는 그렇게까지 부담스러운 곳은 아니었다.
무인 잠수정의 카메라가 물 표면에 있다가 빠른 속력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물속이 밝으리라 생각했는데, 100m에서 빛이 많이 약해졌고. 200~300m에서 완전히 캄캄한 어둠이 되었다.
무인 잠수정의 라이트가 바닷속의 어둠을 비추고 있었다.
“수심 500m”
잠수정은 끝도 없이 계속해서 해저로 내려갔다.
카메라를 통해서 바닷속에 있는 신기한 생물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카메라에 끝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600,700,800m 잠수정의 속력을 확 줄였다.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보인다!”
드디어 해저 지형이 보였다.
잠수정이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은 주변을 찾았는데, 충격적인 것은 깊은 해저 속에 쓰레기가 너무도 많다는 것이었다.
타이어와 플라스틱병, 그리고 미역으로 보았던 펄럭이는 비닐도 보였다.
이때 잠수정 조종사가 뭔가를 발견하였다.
“뭔가 있습니다.”
잠수정은 아주 천천히 검은색 물체를 향해서 다가갔다.
꽤 큰 옛날 화물선이었다. 완전히 녹슬었고 엄청난 조개류들이 붙어 있었다. 이때 선체의 이름이 스치듯 지나갔다.
“스톱. 선체 이름을 다시 확인해 봐요.”
잠수정이 다시 돌아서 선체의 이름을 확인했다.
러시아 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