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13화 (113/188)

113화

대통령의 간절한 ‘부탁’을 가슴 속 깊숙이 담고, 북악산 E 벙커에서 밖으로 나왔다.

도로에는 나를 컨보이 할 101경비단 검정 승합차 5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나는 마치 대통령 같은 경호를 받으며 ‘미군’이 기다리는 김포 공항으로 향했다.

캄캄한 새벽. 남은 시간은 ‘3시간 18분.’

경찰이 우리가 가는 길을 통제하고, 앞뒤로 비상등을 울리는 오토바이 사이드카가 붙어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김포 공항까지 이동했다.

김포 공항에 도착하니, 미군 소령 하나가 사진으로 나의 얼굴을 확인하고 다가와 거수경례했다.

“에드워드 대령님을 모실 해상 초계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나도 정중하게 거수경례를 받았다.

“편하게 하세요.”

“연합사 사령관께서 에드워드 대령님의 명령을 절대적으로 따르라 당부하셨습니다.”

나의 발걸음은 이미 공항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바로 비행기를 탑시다. 시간이 없어요.”

마지막 게이트에는 보잉 747 크기의 회색 미군 비행기가 대기하고 있었다. NAVY라는 큰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김포 공항은 군사용으로 잘 쓰이지 않는데, 특별히 잠수함을 잡는 비행기인 포세이돈 P-8 해상 초계기가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는 소령의 안내로 바로 비행기 안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비행기 선두에는 조종석이 있었고 그 뒤로 사람들이 앉은 좌석 20여 개가 있었다.

그리고 수십 대의 컴퓨터와 콘솔.

비행기 안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IT 회사의 ‘서버실’과 비슷했다.

수십 개의 모니터가 있는 콘솔이 기체 좌우 벽으로 20여 대가 붙어 있었다. 꼬리 뒤에는 서버와 DB로 보이는 기계들이 깜빡이며 움직이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주십시오. 대령님.”

우리 3명은 눈치껏 좌석에 앉아 안전띠를 찼다.

의자에 앉기 무섭게 하늘 위로 날아올랐고, 서울은 금방 멀어졌다. 그리고 단 20분 만에 동해로 나왔다.

안정적인 비행을 시작했을 때, 부기장이 다가오더니 나에게 말했다.

“에드워드 대령님. 보조석에서 비행기의 지휘를 부탁드립니다.”

어디부터 확인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지시를 내려 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머리를 끄덕이고 조종석의 보조석에 앉았다. 그리고 기장을 바라보았다.

“현재 한국군과 미군의 배치 상황은 어떻게 됩니까?”

모든 것을 머릿속에 넣고 있던 기장은 거침없이 설명했다.

“현재 미군 공격 잠수함 2척이 북한 영해에서 작전 중이고 4척의 전투함이 북한의 먼바다에서 작전하고 있습니다. 태평양 함대의 모든 전함이 계속해서 추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그렇군요.”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내가 잠수함을 볼 수 있냐?’였다.

“일단 가장 가까운, 한국 혹은 미군 잠수함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주세요.”

잠깐 위치를 확인한 기장이 머리를 끄덕였다.

“가까운 곳에 미군 잠수함이 있습니다. 대략 15분 정도 걸립니다.”

“알겠습니다.”

나는 계속해서 바다를 노려보고 있었다. 밤이었기에 완전히 깜깜한 암흑이었다.

달빛에 비친 파도가 아주 미세하게 보일 뿐이었다.

계속해서 완전히 어두운 바다를 노려보았더니, 멀미가 날 것 같았다.

태경이가 언제 챙겨 왔는지, 멀미 물약과 알약을 손에 쥐여주고 귀미태를 내 귀 옆에 붙였다.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이런 센스는 어디서 온 거야?”

“헬기에서 멀미로 죽을 뻔한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항상 가지고 다닌다.”

태경이는 편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미해군 비행기는 커서 멀미가 나지 않네. 편안하다.”

곧 헤드폰으로 기장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곧 ‘바다 늑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수면 위로 올라오라고 할까요?”

나는 강하게 말했다.

“최소 200m 밑으로 잠수하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수심 200m 이하 잠수.”

미해군 원자력 잠수함은 천천히 부상하다가, 다시 아래로 잠수하고 있었다.

하늘에 구름이 있었다.

그래서 창문 밖은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었다. 바다인지 육지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사실. 그래서 더 유리했다. 작은 빛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시울프급 잠수함의 현재 심도는 500m.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뻗었다.

“빛이다!”

검붉은 길고 복잡한 파이프 모양이 보이고, 작은 황금 조각이 보였다. 금반지 혹은 금목걸이를 한 미국 승조원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집중하면 얇은 줄 같은 선들도 보인다. 금이나 구리로 만든 배선일까?

나는 경복이와 하이파이를 강하게 하며 말했다.

“보인다! 보여!”

경복이도 창문 밖의 어둠을 보았지만, 당연히 보이는 것이 없다.

“뭐가 보여?”

“물속에 미군 잠수함이 보인다. 좀 흐리기는 한데 확실히 눈에 들어와.”

경복이의 표정이 아주 밝아졌다.

“그럼. 그 북한 잠수함도 볼 수 있겠네.”

“그 북한 잠수함이 우리 주변을 지나간다면 말이지.”

“열심히 돌아다녀야겠다.”

나는 기장에게 탐색 루트를 이야기했다.

“북한 잠수함이 수중 탄도탄을 발사할 것이니, 가장 먼 유효 사거리에서 쏘려고 할 것입니다. 서울을 기점으로 600~900km 떨어진 수역을 집중적으로 확인합시다.”

“알겠습니다. 대령님.”

“제 탐지 범위를 최대로 잡으려면, 조금 더 비행 높이를 낮춰주세요.”

기장은 나의 명령에 절대복종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낮은 높이로 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진한 커피 한잔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대령님.”

콘솔을 보고 있던 한 중사가 커피를 가득 따라 나에게 가져왔다. 그리고 활짝 웃었다.

“저는 골든보이 채널 구독자입니다. 대령님. 오늘 반드시 행운이 있을 겁니다. 나중에 꼭 사인해 주세요.”

나는 가볍게 머리만 끄덕이고, 선두의 조종석에서 좌우를 계속해서 살피고 있었다.

마음이 초조해지고 있었다. 거의 1시간 가깝게 날아다니고 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내가 놓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좌우 아래를 살피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집중해도 빛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좀 더 북한 수역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

위로 올라간 지 15분 만에 드디어 빛이 보였다.

“빛이다!!! 빛이야!!!”

너무 흥분해서 나도 모르게 한국어로 외쳤다.

그러자 기장도 흥분하여 나에게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전방 2마일 앞에 잠수함 발견!!! 혹시 아군 잠수함입니까?”

기장은 콘솔을 몇 번이나 확인하더니, 눈을 크게 떴다.

“아닙니다. 이곳에 아군 잠수함이 있다는 정보는 없습니다.”

물속에서 움직이는 저렇게 커다란 물건은 잠수함밖에 없다.

이 잠수함은 더 길고 파이프라인이 진하게 보였다.

부기장이 의심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소나도 쏘지 않았는데, 잠수함이 있는지 어떻게 압니까?”

기장은 부기장에게 눈을 크게 뜨며 뭐라 한마디 했다.

“지금 그따위 질문을 할 때인가? 이미 교육받았잖아.”

기장이 나를 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대령님.”

시간이 없으니 어서 확인해야 했다.

“아래 보이는 잠수함을 즉각 확인해 보세요.”

“알겠습니다.”

기장이 명령하자 소나를 떨어트릴 준비가 되었다.

부기장이 큰소리로 외쳤다.

“투하형 소나 드롭합니다. 1번 투하!! 2번 투하!! 3번 투하!!”

빛이 보이는 곳에 알맞게 투하형 소나 3개가 떨어졌다.

핑! 핑! 핑!

소나가 물속에서 사방으로 음파를 발사했다. 그리고 단 3분 만에 그림자의 꼬리를 잡았다.

콘솔을 다루던 중사 하나가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

“잠수함 발견!”

기장이 놀란 눈을 크게 떴다.

“정말 잠수함이 있습니다.”

내가 미군의 ‘10대 전략무기’다. 하하하

콘솔을 다루는 다른 대원들이 실시간으로 잠수함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미확인 잠수함이 긴급 잠수하고 있습니다.”

기장이 강하게 말했다.

“부상하지 않으면 어뢰 공격을 하겠다고 경고하라. 그리고 주변에 폭뢰 하나 떨어트려.”

소나에서 부상하라는 방송이 나오고, 잠수함을 향해서 폭뢰 한 방이 떨어졌다.

쾅!!!!!!!!!!!!!!!!!!!!!!!!!!!

물속에서 엄청난 폭음과 함께 거대한 물기둥이 솟았다.

부기장이 외치듯 말했다.

“미상의 잠수함이 부상한다고 합니다.”

물속에서 떠오른 것은 놀랍게도 러시아 잠수함이었다.

러시아 잠수함이 이쪽에 강하게 항의했다.

-왜 이렇게 거칠게 반응하는 거야! 전쟁이라도 하려는 건가?

우리는 핵을 가지고 도망친 북한 잠수함을 쫓고 있다고 이야기했으나, 러시아 잠수함의 선장은 계속 항의했다.

이것은 러시아 잠수함이며, 공해에서 공격당했으니 미국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기장에게 한마디 해도 되겠냐고 말했다. 그랬더니 러시아 함장과 바로 연결되었다.

“무슨 이유였던 간에 미군에게 발각되어 부상한 것은 사실이고, 이것에 대한 문책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 잠수함을 잡기 위해서 연합작전을 제의했고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서 올라왔다면 ‘눈 가리고 아웅’이겠지만 책임이 줄 수 있습니다. 러시아 해군이 핵 위협에 대해서 ‘범 인류애’를 보여줬다고 공문을 보내겠습니다.”

러시아 함장은 나의 말을 마음에 들어 했다.

-‘범 인류애’라는 단어가 마음에 드는군. 일단 우리도 북한 잠수함을 찾는 일에 도움을 주겠소.

옛날 부산 광안리에서 주운 러시아 돈을 은행에서 바꾸려고 공부한 러시아 말을 썼다.

“스바시바(감사합니다).”

러시아 공격 잠수함도 북한 잠수함을 찾는 작전에 합류했다.

대한민국 동해 함대가 각각 지역을 만들어 아끼지 않고 소나를 뿌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물량전을 했으나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시간이 다시 흘러 1시간도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은 단 58분.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도 도착해 수색 작업을 시작했고, 이순신급 전투함도 소나를 뿌리고 대잠헬기를 보내며 북한 잠수함을 찾고 있었다.

한국 해군이 진행하는 창군 이래 최대 물량전.

한국과 미국이 쌓아 놓았던 대잠 무기를 모두 쏟아냈다.

하지만 바다는 바다. 엄청난 물량도 바다에서는 한 줌에 불과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동해가 너무도 넓어 북한 잠수함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계속해서 소나 라인이 넓어졌다.

기장이 나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기지로 돌아가야 합니다. 너무 낮고, 천천히 날아서 연료가 떨어져 갑니다.”

“공중 급유기가 있지 않습니까?”

기장은 붉어진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왼쪽 엔진에 문제가 있습니다. 엔진 흡입구에 뭔가 걸린 것 같습니다. 아마도 너무 낮게 날아서 ‘버드 스트라이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화재의 위험이 있습니다.”

나는 당황하며 말했다.

“돌아가야 한다는 말입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대령님.”

돌아 가는데 30분.

연료 넣는데 30분.

다시 오는데 30분.

그러면 모든 것이 끝나 있다.

내가 침통한 얼굴로 있자. 기장이 다시 한번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대령님.”

해가 뜨고 있었다. 이때 바다 멀리 세종대왕 이지스함이 보였다.

혹시나 북한 잠수함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 세종대왕함에 있는 SM-3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부기장이 세종대왕함과 교신하고 말했다.

“낙하산으로 뛰어 내리면, 세종대왕함에서 받기로 했습니다.”

태경이가 아래를 보면서 어색한 미소로 말했다.

“하···하하. 진짜 뛰어내릴 것은 아니지?”

비행기에서 뛰어 내리다니, 말도 안 되지.

하지만···. 뛰어야 한다.

나는 강하게 소리를 쳤다.

“서울에 우리 집 있는 거 까먹었냐? 절대 빠꾸 없다.”

태경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여기서 바다로 뛰어내리면, 우리 살 수 있냐?”

바다를 보고 있으니, 심장이 불안하게 뛰었다. 동해바다에 물고기 밥 주는 거 아냐?

“······”

부기장이 여유 있게 말했다.

“여기에 네이비실 출신 장교가 다수 있으니까 함께 내려갈 것입니다.”

나는 인상을 강하게 썼지만, 목소리가 떨리는 것은 숨길 수 없었다.

“자살 행위는 아니겠지요?”

“미해군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내려갈 것이라면 지금 결정하세요. 지금 바로 점프슈트를 입어야 합니다.”

경복이는 이미 앞으로 나가고 있다.

“시간 없다. 가자.”

나와 태경이도 이를 악물며 앞으로 걸어갔다.

서울이 핵공격을 받을 위험에 빠져 있다. 아래가 용암이라도 뛰어 내려야 할 상황이다.

우리는 정신없이 점프슈트를 입고 문 앞에 섰다. 그러자 덩치 좋은 네이비실이 자신과 나를 연결장치로 고정했다.

나는 뒤에 있는 상사를 보며 물었다.

“상사! 몇 번이나 낙하 해 봤습니까?”

상자는 자신감 있는 얼굴로 웃었다.

“그것을 셀 수가 없어야 상사가 될 수 있습니다. 대령님.”

고고고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뒷문이 열리며 미군 네이비실 병사들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씨발놈들이 왜 이렇게 힘이 좋아! 우리는 질질 끌려가 문 앞에 섰다.

“준비되었습니까? 대령님?”

내가 뭐라고 대답을 하려고 하는데, 하늘로 내 던져졌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꿈에서 수십 번 경험해 봤던, 하늘에서 떨어지는 느낌을 리얼하게 받고 있었다.

야호~ 하고 싶었는데, 입이 열리지 않고 마우스피스만 더 꽉 깨물었다.

왜 낙하산을 빨리 안 펴? 고장 난 거 아냐?

그 생각을 한순간 갑자기 낙하산이 퍽!!! 하고 펼쳐지더니 하늘을 활공하고 있었다.

재미있다.

멋지다.

그런 느낌은 하나도 없고 춥다는 생각만 들었다. 얼굴 살이 뜯어져 나갈 것같이 고통스러웠다.

아~ 추워!!!

아침의 푸른 바다가 가까이 오고 있었다.

물속으로 들어간다고?

아 씨발! 존나 추울 것 같아!

수면에 가까이 와서, 낙하산과 분리.

풍덩!!

물속으로 쭉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났다.

어? 왜 이렇게 깊숙이 들어가. 이러다가 동해바다 용왕님 보는 건가?

그 순간 구명조끼에 가스가 차면서 수면으로 빠르게 올라왔다.

푸하~ 상사가 웃으면서 말했다.

“나이스 점프, 나이스 점프. 바다에 점프하는 것은 나도 처음입니다. 대령님.”

씨발. 처음이면 처음이라고 말했어야지!

하지만 웃고 있는 상사를 보고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시끄러운 엔진음이 들렸다. 곧 세종대왕함에서 보낸 고무보트가 다가왔다. 그리고 이쪽으로 다가와 우리를 떠내려온 짐짝 건지듯 건져 올렸다.

“김성열 청와대 특별 보좌관님?”

나는 겨우 보트에 올라타 말했다.

“맞습니다.”

“세종대왕함으로 모시겠습니다.”

고무보트는 금방 세종대왕함에 근처에 갔고 나는 크레인에 매달려 겨우 올라왔다.

나도 모르게 살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힘이 쭉 빠졌다. 분명 비행기에서 뛰어내렸는데, 머릿속에 남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신없었다.

경복이와 태경이도 짐짝처럼 배 위로 올라왔다.

태경이가 기운 없이 말했다.

“너 따라다니다가 제명에 못 죽겠다.”

나는 손으로 태경이를 일으키며 말했다.

“안 뒤져. 일어나.”

경복이도 올라왔는데, 이 정신 빠진 미친놈은 웃고 있었다.

“와 존나 재미있어. 다시 한번 뛰고 싶다.”

이때 경복이의 후임 UDT가 다가와 놀란 얼굴로 인사했다.

“미군 비행기에서 낙하한 사람이 이경복 중사님일 것이라 전혀 예상 못 했습니다.”

“제대하고도 ‘스펙터클’하게 살고 있다.”

부하들이 와서 웃으면서 말했다.

“미군 중령 계급장을 달았다고 하던데 진짭니까?”

경복이가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말했다.

“나중에 내가 카톡방에 아프간에서 중령일 때 찍은 사진 보여줄게.”

UDT 대원들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

“와 출세했네요. 어떻게 한국군 중사에서, 미군 중령 될 수 있습니까?”

“친구를 잘 둬야지. 내 친구가 골든보이 아니냐?”

이때 부함장이 오더니 나를 다급하게 함실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함장이 굳은 얼굴로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 김성열 특별 보좌관님.”

당번병이 따듯한 커피를 넘겨주었다.

함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청와대에서 북한 잠수함을 찾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기계적으로 머리를 끄덕이고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비행기에서 살피는 것이 100배는 효율적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미션이 끝나기까지, 남은 시간은 30분. 심장이 조여오는 것 같았다.

경복이가 나에게 다가왔다.

“수행과에 말해서 가족들을 탈출시키려고 했는데, 길이 꽉 막혀서 그냥 아파트 지하 벙커로 들어왔다고 하더라. 핵 위협이 있다고 발표도 안 했는데, 누군가 이야기를 흘렸나 봐.”

나는 이를 악물었다. 어떻게든 잠수함을 찾아야 했다.

!!!!!!!!!!!!!!!!!!!!!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강력한 황금빛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바다 한가운데 황금빛이라니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엄청난 빛이었다.

최근 본 황금빛 중에 가장 밝다.

나는 GPS 정보를 남겼다.

왜 바닷속에 보물선이 있는 것인가?

입이 근질근질하며, 당장 보물선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지금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당장은 북한 잠수함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북한 잠수함을 찾는데 배는 비행기에 비해서 너무도 비효율적이었다. 마음이 너무도 답답했다.

순간 비행기보다 더 효율적인 것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미션에서 보상으로 받은 ‘인공위성’을 생각해 냈다.

나는 반즈에 연락해서 실시간 인공위성 화면을 보내 달라고 했다.

“위성정보? 어려운 일이 아니지.”

이미 연합사에 영상을 보내고 있었기에 바로 세종대왕함 콘솔로 영상이 들어왔다.

세종대왕함 모니터에서 화면을 미친 듯이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빛은 보이지 않았다.

역시 그렇겠지.

직접 눈으로 봐야지, 화면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미션에서 ‘인공위성’을 줬는데 쓸모없는 것인가?

세종대왕함의 초대형 스크린에 동해 전도가 나오고 아군의 위치를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소나가 뿌려졌다. 지나가는 고래도 걸릴 정도였다.

분명히 여기 있을 텐데···.

이 물량 앞에서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아주 깊은 물 속에 있으면 모를까 탄도탄을 쏘려면 발사 심도까지 올라와야 했다.

경복이가 사색이 된 얼굴로 다가왔다.

“인공위성으로도 뭐가 안 나와?”

순간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인공위성 화면 줘봐.”

인공위성 화면과 세종대왕 스크린과 다른 것이 몇 개 보였다.

아!!! 이것인가?

시간은 단 10분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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