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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12화 (112/188)

112화

북악산 E 벙커.

회의실 안에는 사람이 많았지만, 모두 숨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다.

반즈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나오고 있었다.

그는 냉정하게 말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북쪽 핵에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

나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차갑다.

“주는 것이 있으면, 돌아오는 것이 있어야지. 자네 먼저 아는 것을 이야기해 봐.”

반즈의 긴 한숨 소리가 회의장 전체를 울렸다.

-뭔가 문제가 있어. 평양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북한이 핵미사일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야.

“정보 소스의 출처는 어디지?”

-평양 최고 레벨에서 ‘코스모스’ 코드를 보냈어. 핵 문제가 있다는 말이야.

“쿠데타인가?”

-평양 주변은 조용해. 류경수 탱크사단이나 보위부의 움직임도 없어. 지난번에 김정은이가 정성택을 죽이면서 싹 갈아엎었기 때문에 쿠데타를 일으킬 세력이 없다. 그리고 얼마 전에 김정은을 열차 폭발로 암살하려던 전방 세력도 깨끗이 쓸려나갔고. 확실히 쿠데타는 없다.

이때 반스가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들렸고 다시 말을 시작했다.

-평양 수뇌부들이 모여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핵과 미사일 전문가가 다수 들어간 것으로 보아 ‘핵’ 문제가 확실해.

나의 목소리가 극히 어두워졌다.

“쿠데타가 아니면, 북한 지휘부의 ‘핵장악 능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인가?”

-아무래도 핵을 잃어버린 것 같아. 앞뒤를 맞춰보면 그 시나리오가 가장 적당하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겠지?”

반즈는 자신 있게 말했다.

-핵이 흔들리면 자신의 자리도 위태로워. 김정은은 핵을 쓰면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이야.

“좀 더 자세하게 확인해봐. 아직 부족해.”

-시간 정보를 알려준, 네 정보 소스의 출처나 먼저 말해봐. 그것 때문에 연락했다.

미션이라고 말할 수 없고, 미션을 보여줄 방법도 없었다.

“4시간 10분 정도 남았다는 것밖에 알려줄 수 없다.”

반즈의 목소리가 강하게 울렸다.

-시간까지 알 정도면, 사건의 핵심과 가깝다는 말이잖아. 속 시원하게 말해봐.

“지금 소스 출처 따위를 확인할 시간이 아니야. 파이프나 더 빨아봐.”

나는 수신호로 전화를 끊으라고 했고,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통령인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김정은이 핵탄두의 지배권을 잃어버렸다는 말이군.”

나는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끄덕였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국방부 장관이 이야기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반란군 세력이 핵미사일 기지를 장악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은 심각한 얼굴로 국방부 장관에게 물었다.

“아직도 북한하고 연락이 닿지 않습니까?”

“계속 연락하고 있으나 반응이 없습니다.”

“북한 놈들! 사고가 터졌으면 먼저 전화해서 알려줘야지! 지금 뭐하는 거야!”

대통령은 생수를 따서 시원하게 마신 후 눈을 부릅뜨고 좌중을 바라보았다.

“워치콘 2를 발령합니다. 모든 정보 자원을 동원하세요. 데프콘도 2로 격상합니다. 모든 부대에 전투 대비를 하라고 하세요. 비상시국에 대비할 수 있는 전투 태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데프콘 3이라는 가정으로 움직입니다. 우리의 결정을 미군 연합사에 통보하시고요.”

국방부 장관이 절도 있게 머리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국무총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데프콘 2로 격상하면, 언론이 알게 됩니다. 뭐라고 할까요?”

“북한에서 강력한 핵실험이 있을 수 있다고 하세요. 지난번에도 그랬으니, 오늘 하루는 넘어갈 수 있을 겁니다.”

데프콘 2라면 지난번 핵실험 때 보다, 조금 높은 수위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명령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얼마 후 미군 연합사에서 연락이 왔다.

-워치콘과 데프콘을 상향 조정하는 것에 대해 동의합니다.

대통령은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미국에서도 북한이 ‘핵’탄두를 잃어버렸다는 정보를 확인했습니까?”

-예. 확인했습니다.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위성은 물론이고, 고고도 정찰기나 중고도 정찰기까지 총 20대가 북한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모든 곳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켜보니 어떻습니까?”

-확인된 미사일 기지는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리고 열차에서 쏘는 미사일을 걱정했었는데, 북한 당국에서 열차 이동을 중지하여 열차도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럭에서 발사하는 이동식 발사장치가 있어서 철저히 감시하고 있습니다.”

무전에서 나왔던 ‘조진평’ 그가 열쇠다.

“조진평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전방에서 조.진.평이라는 사람을 찾았다는 정보는 공유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일은 아무래도 그 사람과 연관된 것 같군요.”

-정보를 종합하여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이 잃어버린 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 핵을 가지고 전방에 들어온 이유가 뭘까요?”

-가정입니다만···. 전방이 서울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장사정 대포로 핵공격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포로도 핵공격을 할 수 있습니까?”

-70년대부터 가능한 기술이었습니다.

이때 국정원에서 긴급 화상 연락이 들어왔고 대통령은 바로 연결했다.

“확인한 것이 있습니까?”

-대통령님. 조진평 확인되었습니다.

“그자는 누구입니까?

-조진평. 49세. 평양 출신. 혁명 1세대 조진 장군의 손자입니다. 강건 종합군사학교 출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군사학교 졸업. 중국 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했습니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놈이군.”

-쭉 승승장구하다가 장성택의 사람으로 분류되어 잠깐 교화소에 들어갔는데, 중국에서 힘을 써서 2년 만에 출옥했고, 김정숙 해군 대학교 부교수로 임명되었습니다.

“중국이 힘을 썼다고?”

-그 뒤로 의주의 국경 수비대 대장으로 승진했는데, 비상한 수단으로 외화벌이에 큰 공을 세워 당의 신임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철원 5642 장사정포 부대에 소장으로 승진 발령받았습니다.

대통령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승진 발령까지 받았는데, 왜 미친 짓을 하려는 것이야?”

-최근에 보위부에서 그놈을 체포하기 위해서 움직였는데, 놓쳤다고 합니다.

“체포 이유는 뭔가?”

-그것은 확인하고 있습니다.

태경이가 낮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무역상들이 돈 벌기 어려운데, 의주에서 크게 돈 벌었다고 하는 것을 보니 중국 놈이 뒤를 봐준 것 같다.”

나는 조금 생각하다가 머리를 끄덕였다.

“중국 놈들이 뒷배라는 말인가?’

“돈을 벌기가 쉬운 줄 알아? 분명 중국 놈들이 손을 쓴 거다.”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에게 물었다.

“장사정포로 핵을 쏘면 요격할 수 있습니까?”

국방부 장관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중, 단거리 미사일 요격 시스템이 있기는 하지만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요격할 수 있는 확률은 높지 않을 겁니다.”

모두 낮게 신음을 냈다.

경복이도 낮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아프간 놈들을 본 것처럼, 전방에 들어온 그놈을 볼 수 없을까?”

나는 신중하게 머리를 흔들었다.

“금이 보이지, ‘핵’이 보이는 것은 아니야. 그리고 북한 애들은 돈이 없어서 금반지를 하고 다니지 않아.”

“거지 같은 새끼들.”

“그리고 수십 만명이 전방에 있는데, 그중 누가 조진평인 줄 알겠냐?”

띠링 띠링 띠링.

“미국 태평양 사령부 급보가 들어왔습니다.”

국방부 장관의 태블릿으로 태평양 사령부가 직접 보낸 정보가 들어왔다. 그것을 살펴보고 그가 강하게 외쳤다.

“남포 및 함흥에서 모든 수상함과 잠수함이 동해로 출격하고 있습니다. 일정한 시간마다 소나 핑을 쏘는 것으로 보아서 잠수함을 찾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잠수함을? 설마??”

“조진평이 아무래도 전방으로 간 것이 아니라. 잠수함을 탄 모양입니다. 전에 김정숙 해군 대학교 부교수로 있었으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나는 눈을 번쩍 뜨고 강하게 물었다.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탄도탄이 있습니까?”

국방장관은 잠깐 생각하다가 머리를 끄덕였다.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것 중에 잠수함에서 탄도 미사일을 쏠 수 있는 신형 SLBM 북극성-3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신포급 C형 잠수함에 장착되어 있습니다.”

“사거리는 얼마나 됩니까?”

“북극성 3호의 사정거리는 700km 정도 나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동해에서 쏘면 서울에 닿겠군요.”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우리 해군의 모든 잠수함과 전함을 모두 동해로 출격시키세요.”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동해에서 날아온 핵미사일이 서울로 떨어진다는 사실이 이제 피부로 조금씩 와 닿고 있었다.

방 안에 있는 사람 중 나를 유투버로 보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표명석 장관만 더욱 표정이 어두웠다. 자신이 가장 무능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향해서 물었다.

“서울시민의 대피가 가능할 것 같나?”

“핵이 있다 하더라도 어디에 떨어질지 아직 모릅니다.”

대통령이 강하게 말했다.

“골든보이가 처음부터 서울에 떨어진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하지 않았나? 뭘 더 확인해?”

국무총리는 뭐라고 말을 못 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한밤에 실전 사이렌이 울리면 서울은 완전 아수라장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핵이 떨어질 수 있다는 뉴스가 나오는 순간, 모든 도로는 마비가 될 겁니다. 모두 대피시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핵이 떨어지기 1시간이나 30분 전에 이야기하여 가까운 방공호나 아파트 지하로 갈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가장 혼란이 적을 겁니다. 하지만··· 나중에 큰 책임이 오는 결정입니다.”

대통령은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이미 책임을 피할 수 없네. 교수형으로 죽느냐. 단두대에서 죽느냐 정도 차이일 뿐이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대통령은 1분 정도 생각에 잠겨 있다가, 차분한 얼굴이 되었다.

“나는 청와대로 옮겨가겠습니다. 국무총리와 장관들은 이곳에 남으세요. 국방부 장관은 지금 헬기를 타고 계룡대로 가세요.”

국방부 장관이 머리를 저었다.

“대통령님도 계룡대로 함께 가시지요.”

그러자 대통령이 크게 화냈다.

“지금 나보고, 한강 다리를 끊고 혼자 도망친 이승만이 되라고 하는 것인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다고 그런 참담한 일을 하라는 말인가? 이것은 절대적 ‘명령’입니다. 다들 나의 말을 따르세요.”

이때 비서실장이 다가와 강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통령님!!”

“북한이랑 통화가 연결되었습니다.”

대통령이 눈을 크게 떴다.

“당장 연결시켜!”

곧 나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관리자 아저씨의 목소리였다.

“안녕하십니까.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보위부 사령관 이성출입니다.”

오. 관리자 아저씨. 보위부 사령관까지 승진했군.

국방부 장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북한에서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아십니까?”

-예. 이제 막 상황 파악이 끝났습니다.

보위부 사령관 이성출이 입을 열었다.

-그곳에 김성열 선생님께서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계십니까?

내가 큰 소리로 말했다.

“예. 저 여기 있습니다.”

-김 선생님이 가장 먼저 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우리도 이제 막 파악하고 있는 참입니다.

“왜 전화를 안 받으셨습니까?”

-상황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데 받으면 뭐 합니까? 무슨 말을 해도 거짓말로 들렸을 겁니다.

“그래도 연락을 했어야지요.”

-그런 것은 이제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김 선생님은 이런 상황이 있을지 어떻게 알았습니까? 그것부터 확인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좀 결이 다르지만, 이미 보여준 일을 말하기로 했다.

“지난번 개성으로 가는 열차 사고를 알려드렸지요?”

-일어날 사고를 알려주는 예지몽 말씀이시지요?

“그렇습니다. 이번도 그것과 비슷합니다.

잠깐 침묵이 돌았다가 이성출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확한 예지몽이라···. 남한 생활이 고달프면 북으로 올라오세요. 제가 보위부에 장군 자리를 하나 마련해 놓겠습니다.

이때 관리인 아저씨가 깜짝 놀라며 큰소리로 경례하는 소리가 들렸다.

-경애하는 지도자 동지께서 오셨습니다.

김정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상으로 연결하라.

각자의 책상 앞에 있는 태블릿 화면으로 김정은의 얼굴이 들어왔다.

-남쪽 분들 계십니까?

대통령이 먼저 인사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김정은이 대통령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가볍게 머리 숙여 인사했다.

-밤잠을 설치게 해서 죄송합니다. 대통령님.

대통령은 바로 핵심으로 파고들었다.

“위원장님의 신변에는 아무 위험도 없습니까?”

김정은 살짝 인상을 썼다가 머리를 끄덕였다.

-쿠데타 세력이 있었기는 했습니다. ‘새벽별’이라는 놈들이었지요. 하지만. 모두 체포하여 수용소에 넣었습니다.

대통령은 냉엄한 얼굴로 물었다.

“우리는 지금 북한의 핵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정은 침통한 신음을 흘리고 말했다.

-죄송스럽게도 핵 하나를 잃어버렸습니다. 책임을 피할 마음도 없고 피할 수도 없지요.

“그 핵 어디 있습니까? 회수는 가능한 것입니까”

-조진평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조진평 소장. 중국에서 공부한 엘리트지요. 머리도 좋고 돈 버는 재주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놈들 앞잡이였고 장성택의 잔당이었습니다.”

“조진평이 지금 핵과 함께 있습니까?”

-새벽별 잔당 놈들과 함께 잠수함을 타고 동해로 나갔습니다.

“설마 핵을 들고 있습니까?”

-그렇게 확인되었습니다.

국방부 장관이 다급하게 물었다.

“핵미사일의 발사는 원격 조정으로만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는 것 아닙니까?”

-시험발사 하는 SLBM이라서 원격 조정 기능을 넣기 전이었고 수동으로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통령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 핵이 서울로 날아올 가능성이 있습니까?”

김정은은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남평’ 프로젝트에 대해서 아십니까?

“남평 프로젝트요?”

-중국 놈들이 북조선을 단숨에 먹는 프로젝트지요.

“그것이 이번 일과 관계있습니까?”

김정은이 심각한 표정으로 눈도 깜빡이지 않고 이쪽을 바라보았다.

-핵폭탄이 서울에 떨어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대통령은 거침없이 바로 이야기했다.

“핵우산 조약에 따라서, 평양에도 미국의 핵폭탄이 떨어지겠지요.”

-그다음은 어떻게 됩니까?

“상상하기도 싫군요.”

김정은은 피곤한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리고 입맛을 다셨다.

-남평 프로젝트의 설명에 따르면, 서울에서 핵폭탄이 터지면 최소 백만 명의 사람들이 죽고, 수백만 명의 방사능 오염자가 생긴다고 합니다. 지휘체계가 마비되고, 군대에 대한 보급은 정지가 되니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나와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과 중국이 협상하여, 북한은 중국이 관리하고 남한은 미국이 관리하는 결과가 나온다 예상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빌어먹을 시나리오군요.”

-100% 말도 안 되는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전쟁하기 위해, 방사능 소굴이 된 한국에 미군을 밀어 넣는, 미친 미국 대통령은 없을 것이니까요.

김정은이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민족을 모르는 중국 놈이 책상에서 쓴 시나리오입니다. 서울에 핵폭탄이 떨어졌다고 남한 사람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모두 총을 들고 북한으로 몰려올 겁니다. 자신이 죽어가도 북한에 있는 빨갱이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달려들겠지요.”

대통령은 크게 인상을 쓰며 단언했다.

“군대는 내가 통제합니다.”

-서울에 2천만이 살고 있습니다. 군인 중에 대부분이 가족이나 친척을 잃고 눈이 돌아가 있을 겁니다. 엄청난 슬픔이 분노가 되어서 올라오겠지요. 아마 잔인해질 겁니다. 그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이미 한국전쟁에서 경험해 본 일이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도시에 민간인이 있습니다. 한 번쯤 망설일 법도 하지만, 남쪽 사람들은 그대로 무차별 포격할 것입니다. 서울에 핵이 떨어졌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하겠지요. 그렇게 남북한 인민의 피가 오염된 우리의 땅에 흐를 겁니다.”

대통령은 생각하기 싫다는 표정이 되었다.

“지금 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까?”

-중국도 그 프로젝트를 폐기했습니다. 하지만 조진평 손에서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서울에 핵을 쏘면 중국도 어쩔 수 없이 북한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회를 놓칠 중국 놈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조진평 자신도 북한의 새로운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쥐구멍에서 살길을 찾은 것이지요.

대통령은 테이블을 내려치고 말했다.

“절대 있어서 안 되는 일입니다.”

김정은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신포 형 잠수함 음문과 특징에 대해서 보냈습니다. 동해 어딘가에 있지만, 남북이 함께 노력한다면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반드시 격침해야 합니다. 한민족의 존망이 걸린 문제입니다.”

-우리도 찾고 있지만 알다시피 소나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동해 영해를 개방합니다. 대한민국 해군이 우리 영해에서 활동하는 것을 허락합니다. 채널을 항상 열어 놓고 있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동해 먼바다를 우리가 살피겠습니다.”

김정은이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

-하늘이 우리 민족을 굽어살피기를···.

국방부 장관의 태블릿에 북한에 보내준 신포급 잠수함과 북극성 3호 미사일의 상세한 제원이 들어오고 있었다.

예상 발사 지점은 동해의 먼바다 어딘가였다.

대통령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너무 넓어. 확인할 곳이 너무 많아!”

“서해, 남해 함대도 그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비서관이 오더니, 문서 한 장을 대통령에게 넘겼다.

“연합사 미군 채널입니다. 도움을 요청한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문서를 살피며 말했다.

“무슨 도움이요? 작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 도울 수 있습니다.”

“에드워드 대령을 보내 달라고 합니다.”

“에드워드 대령?”

내가 천천히 손을 들며 말했다.

“제가 에드워드입니다. 대통령님.”

“미군이 왜 김 대표를 원하는가?”

당연히 나를 불러야지.

“땅속에 있는 탈레반 놈들을 격멸한 전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도움을 청한 것입니다.”

“땅속에 있는 사람을 봤다면, 바닷속에서 잠수함을 볼 수 있는가?”

물속에 금반지를 확인해 본 적이 있다.

잠수함이 금반지보다 훨씬 크니까 잘 보이지 않을까?

나는 100% 확신할 수 없었지만 일단 머리를 끄덕였다.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무조건 해야지요.”

대통령이 다가와 나의 손을 잡았다.

“김 대표 꼭 찾아주게.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려있네.”

나는 대통령 손을 꽉 쥐었다.

“골든보이는 행운의 상징입니다. 반드시 찾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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