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91화 (91/188)

91화

'나의 인생에 '빛'이 있으라.'

그것이 골든보이의 기본 마음가짐.

빛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두바이 왕실에서 내어준 유로콥터 팬더 헬기를 타고 하늘을 날고 있었다. VIP용이라 그런지 헬기 안은 넓고 편안했다.

졸다가 일어나 밖으로 봤을 때. 창문 밖으로 스치는 금빛!!!

칼림E 구역으로 원유 채굴하는 것을 구경(?)하러 가는 길에 황금빛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나는 갑자기 헤드폰에 소리를 질렀다.

“황금빛이다!! 황금빛!!!”

그러자 졸고 있던 경복이가 놀라며 일어났다.

“황금빛? 어디? 어디?”

태경이는 헤드폰을 쓰고 있지 않아서 뭔지 모르고 있다가, 우리가 어수선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소리쳤다.

“뭔데? 무슨 일이야?”

나는 금빛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래 금빛이 있어.”

경복이가 눈을 크게 뜨고 이야기했다.

“금이 있으면 당연히 내려가야지. 헬기에서 보일 정도면 장난 아니라는 말이잖아.”

“그렇지 이 높이에서 보일 정도면 금반지 한 개는 아니겠지.”

태경이 사막에서 '금'이 보였다는 이야기에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드디어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 나오는 보물 동굴을 보게 되는구나.”

나도 금빛을 보며 웃고 있었다.

“오···. 알라딘 실사판을 보는 건가?”

태경이는 빛도 보지 못하면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알라딘을 4D로 느끼는 거다.”

경복이도 피식 웃었다.

“그럼 램프의 요정 지니가 있는 요술 램프는 내꺼다.”

“무슨 소원 빌려고?”

“세계평화? 남북통일?”

“지랄하지 말고.”

경복이는 눈동자를 위로하고 좀 생각을 하다가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 너무 난잡하고 추잡하고 원초적이어서 말하기 싫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거야.”

태경이가 은근슬쩍 경복이와 악수했다.

“네가 꿈꾸는 세상의 첫 번째 손님은 나다.”

나는 기장과 만수르가 붙인 시종에게 소리치며 말했다.

“내가 가리키는 곳에 헬기를 내리세요.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시종은 크게 눈을 뜨고 말했다.

“왕자님께서 말씀하신 스케줄대로 가야 합니다. 아니면 칼림E 기지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경복이가 인상을 확 쓰며 말했다.

“Golden boy say ‘stop’. You must ‘stop’. Golden boy say ‘landing’. You must ‘landing’”

오!!! 경복이의 깡 영어 박력 있다.

만수르의 시종이 고민하다가 기장에게 뭐라고 말하자 헬기가 빠르게 아래로 내려갔다.

나는 손가락으로 빛이 나는 곳을 가리켰다.

“저기 마른 나무 5개가 모여 서 있는 곳.”

기장이 다시 물었다.

“정확하게 말씀해 주세요.”

야생 낙타 대여섯 마리가 이동하고 있었다.

“낙타 있는 곳에서 북쪽으로 50m.”

기장은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OK. Landing!!!”

약간 강한 바람이 불었으나, 자동 흔들림 방지 장치가 있는 VIP 유로콥터는 큰 흔들림 없이 착륙했다.

시종이 살짝 짜증 난 얼굴로 말했다.

“뭐가 있다고 착륙한 것입니까?”

나는 앞으로 걸어가며 짧게 대답했다.

“금.”

이제서야 시종이 살짝 놀라며 말했다.

“금? 금이라고 했습니까?”

나는 강한 눈빛으로 말했다.

“유투뷰에서 골든보이 콘텐츠를 보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보세요.”

나는 기장에게 이야기하고, 헬기 안에 있는 비상용 도구 중에 작은 삽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빛이 나는 쪽으로 걸어갔다.

말라 죽어 있는 5그루의 나무 사이 공터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나는 경복이와 태경이를 보면서 말했다.

“여기 아래서 빛이 난다.”

경복이가 땅을 몇 번 파다가 물었다.

“깊어?”

“꽤 깊어. 그래도 일단 파 볼까?”

땅은 모래가 많은 편이었으나 생각보다 삽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모래가 진흙과 딱딱하게 굳어 엉켜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와 경복이가 돌아가면서 땅을 팠으나 손만 아팠다. 경복이가 삽을 던져 버렸다.

“도구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이 삽은 진짜 아니다.”

나도 자리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삽이 너무 작다.”

아닌 것은 아니다. 우리는 포기가 빠르다.

태경이가 병신들~ 하는 눈빛으로 삽질을 몇 번 하다가. 본인도 포기하고 생수를 마셨다.

“야. 삽이 안 들어간다. 사람 불러야 해~”

헬기 기장은 딱 봐도 군인이었고 장교였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왕자님께 상당한 양의 금을 보고 싶다면, 이곳으로 포크레인과 최소 일꾼 한 20명쯤 보내라고 하세요.”

“방금 상당한 양의 금이라고 했습니까?”

“absolutely sure!”

기장과 시종이 뭔가 서로 이야기하다가 말싸움을 했고 기장이 시종의 말을 무시하고 어딘 가에 무전을 날렸다.

기장이 이쪽으로 다가와 딱딱한 얼굴로 말했다.

“손님이 원하신 대로 지원병이 올 겁니다.”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지원병이라. 두바이 병사들도 삽질을 잘합니까?”

“우리 왕실근위대는 직접 사역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외주를 맡기지요. 그래도 할 때는 합니다.”

“대우가 좋군요. 한국군은 훈련보다 삽질을 더 자주 합니다.”

헬기 기장의 얼굴이 밝아졌다.

“당신도 군인이었습니까?”

“K-1A1 전차를 몰았습니다. 미군 모델과 거의 같은 것입니다.”

“한국군 보수는 어떻습니까?”

나는 쓴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한국군의 보수는 뭐 ‘없지’.

“한국은 징집병 시스템이라 보수를 거의 받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라를 위해서는 봉사하는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개 끌려가듯이 갑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징집병이라 훌륭하군요. 나라를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이 부럽습니다.”

“두바이 군은 어떻습니까?”

“두바이 군의 70%가 인도 아니면 파키스탄 사람들입니다. 나는 가끔 이들을 믿고 전쟁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두바이의 인구 600만 병 중에 70%가 인도, 파키스탄 및 동남아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군인과 경찰의 70%도 외국인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 당연했다.

“용병도 대우만 정당하다면 잘 싸운다고 들었습니다. 네팔 구르카 용병이나 프랑스 외인부대를 보면 알 수 있지요.”

우리는 기장과 군대라는 공통점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그가 끓여주는 말린 대추야자 차를 마셨다.

아~~ 달아~! 너무 달아. 절대 적응할 수 없는 맛이었다.

대추야자가 들어간 초콜릿.

더~~ 달아X2~!!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먹기 힘들 정도로 달았다.

말린 대추야자는 곶감을 설탕에 한 달 동안 절였다가, 꿀을 듬뿍 찍어 먹는 맛이었다.

혈당이 높은 사람은 바로 '저승' 가는 맛이었다.

이때 매우 강력한 헬기 소리가 났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

눈에 들어오는 것은 CH-47 치누크 헬기였다. 미군과 함께 작전을 뛸 때 자주 보았던 대형 수송 헬기였다.

엄청난 양의 보급품을 쏟아 놓고 사라지는 산타클로스.

사람만 태우면 일개 중대도 태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치누크가 대형 포크레인을 달고 이쪽으로 내려고 오고 있었다.

엄청난 모래바람을 만들며 포크레인을 땅에 내렸고 헬기는 옆으로 이동하여 그대로 착륙했다.

책임자인 소령 한 명과 30명 정도의 1개 소대가 내렸다.

소령이 이쪽을 향해서 두리번거리며 큰소리로 외쳤다.

“어느 분이 에드워드 씨입니까?”

내가 가볍게 손을 들며 말했다.

“내가 에드워드입니다.”

소령은 나에게 달려와, 거수경례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

“왕자님께서 에드워드 씨의 명령에 따르라는 지시를 내리셨습니다.”

오. 나의 명령에 따르라 했단 말이지? 하지만 어차피 보물을 발굴하는 곳에서는 나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좋습니다. 여러분이 하실 일을 제가 지정하는 장소에서 뭔가를 발굴하는 일입니다.”

소령은 의외의 명령이라 놀란 얼굴로 물었다.

“발굴이요?”

“일단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이때 포크레인 시동 걸리는 소리가 들렸다. 괴산 맥가이버 태경이가 이미 포크레인에 앉아 시동을 걸고 있었다.

“우리가 삽질한 곳 계속 들어갈까?”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넓게 파면서 들어가라.”

“OK~”

나는 총을 들고 있는 소령과 병사들을 말했다.

“총 말고 장비는 챙겨 왔습니까?”

포크레인이 작업하는 것을 지켜보던 소령이 머리를 끄덕였다.

“예. 요청대로 장비를 챙겨 왔습니다.”

“좋습니다. 포크레인으로 일차 작업이 끝나면, 그때 병력을 투입하겠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런 명령을 받지 못했습니다.”

나는 소령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말했다.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금’입니다.”

소령은 눈을 번쩍 떴다. '금'이라는 단어를 들을 줄 몰랐던 것이었다.

“금이요?”

나는 확신에 찬 얼굴로 말했다.

“곧 볼 수 있을 겁니다.”

태경이가 내가 표시해 놓은 곳을 살짝 넓게 파기 시작했다. 그렇게 1시간쯤 팠을 때, 금이 나올 깊이까지 내려갔다.

끼기긱-

포크레인의 손이 금속과 부딪치며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태경이가 황급하게 포크레인 손을 위로 올리며 말했다.

“뭐가 있어!”

나는 놀라며 발굴 장소 안으로 뛰어갔다.

삽으로 조금 파 보았는데, 모래 안에 원형의 금속과 고무가 보였다.

매우 익숙한 물건인 '타이어'.

소령이 나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말했다.

“투입할까요?”

나는 머리를 끄덕였다.

“수고해 주십시오.”

군인 10명이 뛰어들어 땅을 팠다. 두바이 군인도 생각보다 익숙한 삽질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파키스탄 시골 출신이 많아서 삽질에 익숙한 것으로 보였다.

땅속에 묻혔던 자동차의 모습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 아주 오래된 자동차였다. 일반 승용차와 완전히 달랐다. 뭐랄까? 실용적인 것을 집대성한 생김새.

바로 군용차의 모습이었다.

자동차 마니아인 태경이가 그 자동차를 알아보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때 쓰던 지프 윌리다. 6·25 때도 한국을 많이 돌아다녔지. 불독장군이 타고 다녔던 것으로 유명해.”

“6.25? 그럼 정말 옛날에 묻혔다는 말이네?”

“그렇지 대충 50년은 충분히 넘었을 거야.”

나는 차체의 여러 곳에 크고 작은 구멍이 있는 것을 살피며 말했다.

“뭘 맞았기에 이렇게 구멍이 뚫린 거야? 포격이라도 정면으로 맞은 건가?”

지프는 심각할 정도로 큰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찾는 것은 금. 황금빛은 아직 모래 아래서 뿜어져 올라오고 있었다.

자동차를 발굴해야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소령은 병사들이 조금 지쳐 보이자 작업자를 교체했다.

“다음 조 투입!!”

새로 투입된, 싱싱한 병사들은 거침없이 땅을 파기 시작했다.

“여기 뭔가 있습니다.”

이때 총구가 모래 사이에서 튀어나왔다. 조심스럽게 뽑아내니, 2차 세계대전 때, 소련군이 썼던 모신나강 소총이었다.

소령은 오래된 소총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미국 지프와 소련 총이라. 이상한 조합이군요. 그런데 여기에 금이 있다고 하셨습니까?”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확실히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군요.”

다시 발굴이 시작되었는데, 갑자기 성인 남성의 뼈가 쏟아졌다. 하지만 뼈들이 완전히 박살 나 부서진 것이 많았다. 어떤 뼈는 하체가 없는 것도 있었다.

정말 포격에 맞은 것인가? 그랬다면 차가 형태도 없이 박살 났을 텐데.

이때 작은 황금빛이 보였다.

나는 병사의 손에서 삽을 빼앗아 들고, 급하게 빛이 보이는 땅을 팠다.

그리고 모래 속에서 ‘금’하나를 꺼내 들었다. 한 젊은 여성의 옆모습이 새겨져 있는 ‘금화’였다. 금화 둘레에 쓰여 있는 글자는 ‘엘리자베스 2세’.

설마 이 젊은 여인이 영국 여왕님의 옛날 모습인가? 미인이셨네.

소령이 나에게 금화를 받아 들고 말했다.

“젊은 여왕님 모습이군요. 옛날 영국 금화입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미국차, 소련총, 영국 금화. 갈수록 알 수 없는 조합이군요.”

소령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었다.

“나름 두바이 왕국의 역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감도 오지 않습니다.”

나는 땅속에서 빛나는 금빛을 보며 여유 있게 웃었다.

“아직 제가 확인한 금은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더 있다는 말씀인가요?”

“금화 ‘하나’ 때문에 헬기를 부르는 미친놈은 아닙니다. 그곳을 계속 파면 금이 쏟아질 겁니다. 상당한 양이 있습니다.”

금화가 쏟아질 것이라는 나의 말에, 이제 장교까지 직접 뛰어들어 땅을 파기 시작했다.

나의 말대로, 몇 삽 더 뜨기도 전에 금화가 쏟아졌다.

“금화다!!!”

나의 말대로 젊은 엘리자베스 여왕 얼굴의 새겨진 영국 금화가 왕창 쏟아졌다.

그러자 병사들이 모여들었고 도난당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 소령은 일일이 개수를 확인하여 통에다 넣었다.

소령이 놀란 눈으로 이쪽으로 다가왔다.

“정말 금화가 쏟아지는군요. 에드워드 씨.”

나는 땅속을 자세히 살피며 말했다.

“아직 남았습니다. 소령님. 더 땅을 파세요.”

소령은 눈에 띌 정도로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금이 더 있다는 말입니까?”

“아주 큰 것이 남아 있습니다.”

나의 말에 소령은 흥분하여 머리를 끄덕였다가 거수경례까지 했다.

“알겠습니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병력이 투입되어 다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조금 전, 금을 보아서 그런지 삽질이 아주 열정이었다.

이때 옛날 스타일 ‘칸두라’(전통 아랍 복장)를 입은 뼈가 나왔다. 하지만 병사들은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이미 뼈가 많이 나왔으므로, 큰 소란을 피우지 않고 땅 위에 뼈를 놓은 곳으로 가져가려고 하는데, 뭔가 ‘툭’하고 떨어졌다.

병사가 그것을 주워서 소령에게 주려고 하자, 소령은 나에게 보냈다.

이건 뭐지? 구슬인가? 자세히 살피니 유리로 만든 안구였는데,

특이한 것은 중앙에 큰 루비가 박혀 있다는 것이었다.

옆에서 팔짱을 끼고 구경하고 있던 왕실 친위대 헬기 기장이 구슬을 보고 놀라 다가왔다.

“안구에 루비가 박혀 있다고 했나?”

소령도 갑자기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리고 놀라며 말했다.

“설마, 그렇다면···. 대영제국 최악의 해적. 제국의 공적, 붉은 눈의 카와심···?”

그러자 기장이 살짝 화를 내며 말했다.

“자네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 카와심께서는 제국주의자에 맞서 끝까지 싸운 독립운동가 아닌가?”

소령은 두바이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공부했고, 기장은 내륙의 사막 부족 출신이었다.

기장은 루비 안구를 살피다가, 나를 보았다.

“붉은 눈 카와심이라는 독립투사가 있었는데, 그분의 눈동자에 핏빛의 루비가 박혀 있다고 했습니다.”

붉은 눈 카와심. 두바이의 독립투사.

기장은 아랍 에미리트의 한 영웅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후세인 카와심. 그는 영국 식민지였던 두바이에서 태어났다. 무역상 영국인 아버지와 두바이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그리고 아버지의 권유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했다.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무역상 일을 돕고 있었는데, 사업적으로 부딪쳤던 다른 부족의 공격을 받아 아버지와 어머니가 죽고 상단이 붕괴하는 일을 겪었다.

범인이 누구인지, 어린 꼬마도 알 정도였으나, 식민 통치를 하는 영국제국은 카와심의 아버지를 죽인 부족의 강함을 알고 잡는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정치적인 더러운 협상을 했다.

영국 시민인 카와심은 엘리자베스 여왕에게까지 탄원서를 보냈으나, 그냥 조용히 살라는 협박을 받았을 뿐이었다.

젊은 카와심의 분노가 대폭발을 일으켰다.

2차 세계대전에 영국군 폭파 장교로 훈장까지 받았던, 그는 살인범에게 무죄를 내린 판사의 저택을 폭파해 버렸다.

그것으로 '영국인 카와심'은 지구상에서 없어졌다.

카와심은 강철 같은 사나이로 자신의 쫓는 경찰도 죽이고 사냥꾼도 죽였다. 그리고 끝내 아버지를 죽인 부족장을 차와 함께 날려버렸다.

두바이는 혼돈으로 빠졌고, 영국군이 본격적으로 카와심을 쫓기 시작했다.

그래서 카와심은 영국의 식민 지배를 거부하는 사막 부족에 들어가서 독립투쟁을 시작했다.

영국군을 도와서 싸우면 독립을 시켜준다는 말을 믿고 연합군으로 싸웠던 동료들도 합류했다.

몇 번의 게릴라 전투에서 영국의 전차까지 폭파하는 전공을 세운다.

그것으로 카와심은 대영제국에 반기를 들고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서 싸우는 독립열사가 되었고 '반제국주의‘ 상징이 되어 있었다.

영국은 더욱 현상금을 올렸지만, 그의 명성만 높여줄 뿐이었다.

대영제국은 용의주도하게 도망 다니는 그를 잡을 수가 없어서, 배신자를 쓰는 작업을 은밀하게 진행했다.

끝내. 30년을 함께 했던 동료가 카와심을 배신했고, 안구를 뽑아야 할 만큼의 큰 상처를 만들었다.

이때 카와심의 눈에 박아 넣은 것이 루비를 넣은 안구였다.

겨우 살아난 카와심은 '악마'로 다시 태어났다.

완전하게 성격이 바뀌어 있었다.

자기 눈을 찌른 가장 믿었던 친구의 배신은 너무도 큰 충격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전두엽을 다치면서 공감 능력과 언어능력에 문제가 생겼고 대화도 극히 줄어들었다. 호탕하게 웃는 모습은 다시 볼 수 없었다.

치밀한 성격과 불굴의 의지 그리고 끝없는 분노는 그를 '철혈의 테러리스트'로 만들었다.

무차별 테러.

인도에서 영국으로 가는 민간인 여객선을 폭파했다. 이때 죽은 민간인 피해만 1천 명이 넘었다.

1년 사이에 영국 국적의 배 5척을 폭파했고 수천 명의 사상자를 만들었다.

영국군의 기뢰선까지 탈취하여 일대 해협을 마비시키기도 했다. 게다가 군함 안에 있던 영국 해군의 머리를 모두 잘라 해안에 내거는 행위까지 하였다.

이때 얻은 별명이 ‘제국의 공적 1호’

카와심을 잡기 위해서 영국 항공모함까지 올 정도였다.

영국 첩보부가 그를 잡기 위해서 먹음직한 무역선 한 척을 움직였다. 인도에서 영국으로 가는 ‘보물’이 들어 있다는 무역선이었다.

카와심은 자금과 무기가 너무도 필요했기에, 수상한 냄새가 났음에도 미끼를 물었다.

역시나 영국군의 습격을 받았다.

겨우 구사일생으로 살아 육지에 도착했고 사막 부족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스토리.

그렇다면 카와심은 영국으로 가는 무역선에서 보물을 챙겨, 동료들과 지프를 타고 소련에서 지원받은 모신나강을 들고 달리다가, 영국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비행기의 기총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는 추정이 오늘의 유해와 유물이 왜 이곳에 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이었다.”

왕실 친위대 기장이 어깨를 펴고 말했다.

“카와심은 우리 두바이의 진정한 독립투사입니다.”

나는 순순히 머리를 끄덕였다.

“한국도 일제 강점기 시대를 겪었기에 그 마음을 100% 공감합니다.”

기장은 카와심의 루비 안구를 보며 말했다.

“영웅을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기장이 나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나는 깜짝 놀랐지만 나도 허리를 펴고 거수경례를 받았다.

안중근 의사의 무덤을 발견한 마음과 비교할 수 있을까?

소령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늘의 발굴은 이것으로 끝인가요?”

나는 머리를 저었다.

“아닙니다. 제가 금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계속 발굴을 진행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병사들이 카와심의 유골이 있는 곳의 아래쪽을 삽으로 팠다.

그러자 영국 금화와 비교하면 상당히 조잡해 보이는 금화가 무더기로 있었다. 대충 보아도 200개는 충분히 넘어 보였다.

기장이 금화를 보고 바로 알아보았다.

“1700년도에 생산한 인도 금화입니다. 카와심을 유혹한 미끼군요.”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카와심을 유혹한 것은 다른 것입니다.”

나는 삽을 들고 강한 빛을 뿜어내는 곳의 땅을 팠다. 그러자 강아지 크기의 '황금 코끼리'가 나왔다.

기장과 소령은 황금 코끼리를 보고 살짝 동공이 풀려 있었다. 딱 보아도 인도의 국보급 문화재로 보였다.

“카와심의 구미를 당겼던 것은 이 황금 코끼리입니다.”

기장이 황금 코끼리를 보며 말했다.

“이것이 인도의 황제 '악바르 대제의 코끼리'입니다. 영국이 불법으로 인도에서 반출하려 했던 보물 중 보물이지요. 이것으로 영국에 대한 인도인의 분노를 끌어내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일본 놈들이 세종대왕의 보물을 훔쳐 가려 했다면 국민이 모두 일어났겠지.

기장은 땅을 판 공간에서 뭔가를 보고 삽질을 했다.

영국군 장군의 검. ‘맥피셔’라는 서명이 있었다. 붉은 눈 카와심이 영국군의 군함에 탔을 때 죽였던 장군의 검이었다.

나는 웃으면서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왕자님은 보상을 확실하게 해주십니까?”

기장은 확실하게 머리를 끄덕였다.

“제가 아는 왕자님은 세상에 누구보다 더 확실합니다.”

“백성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내셔널리즘’이 가득한 이 유물이라면 왕자께서 무엇을 주실 것 같습니까?”

“지금까지 왕자께서 하사하신 것 중 가장 좋은 것을 에드워드 씨에게 드릴 거 같습니다.”

좋아. 그렇다면 석유와 바꿀 수도 있겠지?

원유 벌려라. 수류석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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