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화
나의 거대한(?) 물줄기가 기적을 만들어 냈다.
이것이야말로 ‘한강의 기적’
“여기 빛이 있다!!!”
‘빛’이라는 한 단어에, 경복이와 태경이가 전력을 다해 이쪽으로 달려왔다.
태경이가 술에 취해 살짝 넘어졌지만, 아픈 줄도 모르고, 눈에 불을 켜고 있었다.
“뭐가 있다고?”
나는 눈앞의 바위를 만지며 말했다.
“여기 아래서 빛이 난다고!”
경복이가 웃으면서 물었다.
“무슨 색인데?”
“황금색!!!”
태경이는 웃으면서 손뼉을 쳤다.
“좋아. 아주 좋아. 정말 잘했어.”
경복이가 치고 들어왔다.
“존나 밝아?”
나는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아주 형광등이다! 아우라가 빵빵 터져.”
태경이도 활짝 웃다가, 갑자기 인상을 쓰며 주변을 살폈다.
“이거 발굴하면, 저 북한 교수 새끼가 또 지 거라고 우기는 거 아냐?”
내가 태경이를 보면서 실실 웃자, 태경이는 더욱 인상을 썼다.
“야! 횡격막에 빵구 났냐? 지금 웃을 때가 아니야!”
나는 차분한 얼굴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서 발견하는 물건 챙겨서, 한국 갈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세운 공을, 저 자식이 훔쳐 가잖아.”
“공 세워서 뭐 하려고. 김일성 훈장이라도 받으려고?”
태경이는 아직도 화가 난 얼굴이었다.
“그럼, 우리가 이것을 왜 발굴해?”
“북한으로 미션 하러 왔잖아. ‘북한 금을 왕창 발견하시오!’ 기억 안 나?”
태경이가 자신의 이마를 쳤다.
“아. 그렇지. 미션.”
“우리가 발굴했으니, 보상비 달라고 하면 북한 놈들이 주겠냐? 여기는 한국이 아니야.”
“저 교수 새끼 때문에 열 받아서, 순간 뇌 기능이 정지된 것 같다.”
나는 머리를 끄덕이며 부드러운 얼굴이 되었다.
“미션 클리어 해서 ‘넓고 깊은 눈’ 하고 ‘강화 황금씨앗’ 만 얻으면 다 끝난다.”
“발아래, 금이면 끝나냐?”
“100%”
태경이도 활짝 웃었다.
“마음 편하게 서울로 돌아갈 수 있겠구만.”
나는 이제 손뼉을 몇 번 치고 강하게 말했다.
“당장 사람 불러서 파 보자! 이 그지 같은 북한 미션 여기서 끝내자고!”
경복이의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갔다.
“그래! 빨리 끝내고 서울로 가자! 깨끗한 수세식 화장실이 그립니다.”
괴산 같은 시골도 수세식인데. 북한은 진짜 너무했다. 통일되면 화장실 문제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것이라 단언할 수 있었다.
이때 관리자 아저씨가 이쪽으로 달려왔다.
“김 대표님 무슨 일이 있습니까?”
그는 내가 소리 지르는 것은 들었지만, 전화하느라고 정확하게 듣지 못했다.
나는 어깨에 힘을 주고, 목소리까지 근엄하게 바꾸었다.
“골든보이의 영험 하심을 믿습니까?”
나이든 관리인 아저씨는 나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신통력을 말하는 것이라면, 이제 완전히 믿게 되었습니다.”
관리자는 ‘마법’ 같은 일을 눈앞에서 몇 번이나 확인했다. 이제는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금의 위치를 한참 동안 살폈다.
“그럼 지금 포크레인···. 그러니까 굴착기하고 인력 30명만 동원할 수 있습니까?”
관리인 아저씨는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어디에 뭐가 있습니까?”
나는 큰 바위를 손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이놈 아래 금이 있습니다.”
“···금이요?”
“증명하거나 설명하고 싶지 않습니다. 직접 파서 눈으로 확인하시지요.”
관리인 아저씨는 나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머리를 끄덕였다.
“저는 결과를 보여준 사람을 믿습니다.”
나는 돈을 5000달러를 그에게 내밀었다.
“혹시 인력을 동원하는데, 돈이 필요하다면, 가져가세요.”
관리인 아저씨는 돈을 받지 않았다.
“돈은 필요 없습니다. 이 근처에 개성 3321부대가 있습니다. 거기 병력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전화기를 든 관리자 아저씨가 멀리 떨어지더니, 어딘가 전화하여 강하게 뭐라고 말했다. 그리고 곧 가볍게 전화를 끊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곧 병력이 도착할 겁니다.”
갑자기 부대에 전화하여, 병력을 끌고 올 정도라면, 우리 관리인 아저씨는 분명 엄청 높은 사람이었다.
설마 장군급인가?
한 30분이 지났을 때, 트럭 3대가 미친 듯이 이쪽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병사들이 쏟아지듯 내려왔다. 그중 대장으로 보이는 군관이 차에서 뛰어 내려 관리인 아저씨 앞에 섰다.
그리고 완전히 군기 잡혀 거수경례했다.
“굴삭기 한 대! 병력 50명! 작전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러자 관리인이 나를 보며 차렷했다.
“병력이 도착했습니다. 김 대표님!!”
관리인이 나를 보고 차렷하자, 군관도 나를 보더니 몸을 굳히며 경례를 했다.
높고 높으신 관리인이 차려를 할 정도이니, 장교의 눈에 나는 이미 백두 혈통이었다.
나는 살짝 술에 취해 있었고 겁나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북한군 병력 50명 앞에 당당히 나섰다.
“이 바위 아래 금이 있습니다. 우리의 임무는 그것을 찾는 것입니다.”
군관은 순간 이해하지 못해서 눈을 크게 뜨며 관리인을 바라보았다.
“죄송하지만··· 뭐라고 하셨습니까?”
그러자 관리인이 크게 말했다.
“저 바위 아래 금이 있다고 하지 않았네! 대표님이 말씀하신 바위를 당장 까 부수라!”
군관은 깜짝 놀라며, 다시 거수경례했다.
“옙!!! 알겠습니다!”
나는 바위를 만지며 말했다.
“이 바위 아래! 공화국의 훌륭한 보물이 있습니다. 이미 엑스레이로 그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엑스레이는 없지만, 내가 보았으니 더 확실하다.
“자! 우리는 그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것입니다. 당장 작업을 시작합시다.”
나는 장교에게 부대원들을 일렬로 세우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160cm도 안 되는 부대원들이 쭉 줄을 섰다. 아~ 작다. 못 먹어서 그런가?
180이 넘는 나는 완전히 거인이었다.
“갑자기 이렇게 사역을 하게 되어 얼마나 짜증 나겠습니까? 미안합니다. 대신 남한식 인사를 하겠습니다.”
나는 품속에서 100달러짜리를 왕창 손에 쥐었다. 남은 술기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병사 한 명마다 100달러의 지폐를 나눠주었다. 다들 진짜인가? 하는 의심을 하며 웅성거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교에게는 100달러 10장을 주었다.
군관은 바짝 얼어서 관리인을 바라보았는데, 관리인이 머리를 끄덕이자 그제야 돈을 주머니에 넣었다.
나는 정색하고 말했다.
“내 마음이 확실히 전달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장 시작합시다.”
몇 달 치 월급을 손에 쥔 병사들의 표정은 확 밝아졌다. 그리고 뭐라도 해야겠다며 모두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트럭에서 미니 포크레인이 내려지더니 바위가 있는 곳으로 길을 만들었다. 매우 낡은 포크레인이었지만 거침없이 땅을 파며 작은 나무까지 뽑아냈다.
포크레인이 바위 주변의 흙을 파내고 나무뿌리를 잘랐다.
그러자 어느 정도 전체적인 바위의 모습이 보였다.
이 정도면 산 아래로 바위를 굴릴 만한데?
굴삭기의 손(버킷)이 산 아래로 바위를 밀었다. 하지만 쉽게 바위가 뽑히지 않았다.
밧줄을 내려서 사람들이 비스듬하게 바위를 아래쪽으로 당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바위가 움찔움찔했다.
하나둘 셋!!!
구령과 함께 나도 함께 가서 밧줄을 당기자 바위가 산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사람들을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미니 굴삭기는 팔(암)의 유압기가 고장 났는지 갑자기 움직이지 않았다.
군관의 표정이 매우 어두웠는데 나는 품속에서 1000달러를 줬다.
“부품이라도 사세요.”
장교는 바짝 얼어 달러를 받으며, 온 힘을 다해 경례했다.
굴삭기가 뒤로 빠지고, 군인들이 삽질하기 시작했다.
나는 1000달러를 꺼냈다.
“작업 공간이 적어서 50명이 모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10명씩 돌아가면서 작업을 하겠습니다. 그럼 총 5조가 나오는데 가장 열정적으로 작업한 조에게 각자 100달러씩 총 1000달러를 드리겠습니다.”
열정적인 삽질 조에게 돈을 주는. 이것이야말로 ‘열정 페이’
북한 개성 부대원들의 눈에 불이 들어와 삽질하기 시작했다.
100달러면 일반 직장인의 10달 월급이었다. 한달에 겨우 1만원인데···. 사실 그것보다 한달 수입이 더 적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인들 수입이고. 병사들은 월급이 없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었다. 그래서 100달러면 일반 병사들에게는 상상할 수도 없는 거액이었다.
병사 월급 10년 치를 한 번에 받은 느낌.
“전투적으로 삽질하라!!!”
내가 열정을 보고 돈을 지불할 조를 선택한다고 했더니, 땅에 속에 묻힌 부모님의 원수를 ‘부관참시’ 하기 위해서 삽질하는 것처럼 미친 듯이 땅을 팠다.
조원 중 한 명이라도 농땡이를 부리면 바로 욕설이 날아왔다.
그래서 그런지, 5번째 조까지 가기도 전에 황금빛이 밝아지고 있었다.
와. 인간 포크레인이다. 각종 공사에 끌려다녀서 그런지 삽질 마스터의 품격이 느껴졌다.
통일되면 한국 노가다 계는, 북한 일꾼들이 단숨에 장악할 것이 분명했다.
이때 땅속에서 사람의 뼈가 쏟아졌다.
장교가 놀란 얼굴로 나에게 다가왔다.
“사람 뼈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뼈가 너무도 오래되어 작은 충격에도 으스러졌다.
“어찌합니까?”
나는 뼈를 눈으로 확인하였다. 완전히 당황했으나 표정 관리를 하여 다 알고 있는 듯 말했다.
“뼈를 잘 추슬러서 상자에 모시세요.”
병사들이 뼈를 손으로 모아서 상자에 모았고, 몇 명은 계속해서 땅을 파나갔다.
뼈는 끊임없이 계속 나왔다.
아···. 도대체 왜? 뼈가 나오는 것일까? 갑자기 무서워지려고 했다.
하지만 낙장불입, 일수불퇴, 못 먹어도 ‘고’다.
금빛이 밝아지고 있는데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10분 정도 더 작업했을 때, 드디어 황금빛이 눈에 강하게 들어왔다.
나는 구덩이로 뛰어들어 호미로 땅을 조심스럽게 파기 시작했다.
!!!!
그리고 끝내 검은색 모직 주머니에 들어 있는 금판을 꺼내 들었다.
30㎝ 정도의 세로로 긴 금속 막대였는데 한자로 뭐라고 쓰여 있었다.
‘4대 광종 왕소지패’라는 한자가 눈에 들어왔다.
앞뒤로 흐린 한자가 가득 음각되어 있었다.
4대 광종 왕소?
아이유가 나온 드라마 보보신경에서, 남자 주인공 이준기가 바로 고려 4대 왕 광종이었다.
그렇다면 고려 왕의 위패인가?
종묘에 있어야 할 위패가 왜 이런 땅속에 묻혀 있었을까?
잠깐 생각에 잠겼으나, 지금은 그 이유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땅속에 빛은 더 있었다. 그래서 계속 땅을 팠다.
그랬더니 계속해서 황금 위패가 쏟아지듯 나왔다.
1대 태조 왕건.
2대 혜종 왕무.
3대 정종 왕요.
5대 경종 왕주.
6대 성종 왕치.
7대 목종 왕송.
8대 현종 왕순.
9대 덕종 왕흠.
10대 정종 왕형.
11대 문종 왕휘.
12,13,14대는 없었다.
15대 순종 왕옹
16대 예종 왕우
17대 인종 왕구
18,19,20,21,22,23,24,25는 없었다.
나중에 확인했더니 무인 시대의 왕들이 대부분이었다. 힘없는 왕이라서 위패도 없었을까? 아니면 다른 어딘가에서 분실되었을까?
마지막 황금 위패는 26대 충선왕 왕장까지 있었다.
더 이상 위패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빛은 더 있었다.
조심스럽게 땅속을 좀 더 파고 내려가자, 뼈들 사이에서 도장 몇 개가 튀어 나왔다.
종묘에 가면 한 사람당 위패, 보인, 공덕보가 한 세트로 있는 것이 기본이었다.
나중에 안 것이었는데, 죽은 후 받는 왕의 도장을, ‘보인寶印’이라 불렀다. 보인은 옥으로 되어 있었으나 손잡이가 금으로 장식된 것이 많았다.
그래서 내 눈에 들어온 것으로 보였다.
이제 더는 빛은 보이지 않았다.
황금 위패를 쭉 늘어놓았고 그 아래 옥으로 만든 보인 5개가 놓였다.
고려를 더 중시하는 북한에서 이것들이 바로 ‘특급’ 국보가 될 수 있는 보물이었다.
이때 뼈를 정리하고 있었던 군관이 한 병사에게서 옥패 하나를 받았다.
“최영 장군의 옥패가 나왔습니다.”
‘문하시중 최영’. 국무총리 최영의 옥패가 나의 손에 들어왔다.
이것은 무엇을 나타내는 사건일까? 최영 장군이 있었고 위패를 옮겨야 할 사건이 있었을까?
홍건적? 홍건적이 쳐들어 왔을 때는 피난 갈 시간이 충분했다. 이것을 옮기는 사람이 죽을 이유가 없었다.
역사적으로 어떤 사건일까?
최영 장군이 위패를 다급하게 옮겨야 해야 했던 사건.
그렇다면 바로. ‘위화도 회군’ 밖에 없었다.
이성계가 병력을 회군하여 개성을 공격했고, 황도는 함락 직전이 되었다.
최영 장군은 고려왕과 함께 지방으로 퇴각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개성의 성벽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최영의 명령으로 위패와 보옥을 몸에 숨겼던 궁인은, 이성계의 병사에게 칼을 맞고 수많은 시체와 함께 구덩이에 버려졌다.
그래서 오늘 발견한 것이 바로 그 구덩이였다.
역사책에도 이성계의 병사들이 궁궐을 범하여 많은 궁인을 죽였다는 내용이 있었다.
나는 위패와 보옥을 보며, 이성계와 최영 장군이 황도 안에서 시가전을 치렀던 그 날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발굴은 마무리되었고. 기분이 아주 좋았다.
야!! 줄서!! 이 형이 ‘열정 페이’ 다 쏜다. 이 불쌍한 새끼들아.
나는 기분이 좋아서 50명에게 다 100달러씩을 주었다. 그러자 병사들은 모두 좋아서 펄쩍펄쩍 뛰었다.
좋냐? 새끼들아?
군 생활을 10년이나 해야 한다고···. 나 같으면 탈영한다. 2년도 겁나 길게 느껴졌는데. 10년은 어떻게 하냐. 갑자기 돈을 더 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때 북한 교수가 황금 위패와 보인을 보고 눈이 커져서 다가오고 있었다.
존나 뻔뻔한 새끼. 냄새 맡고 실실 또 기어오네.
“너 씨발놈아. 왜 왔어? 너도 나한테 달러 받으려고 왔냐?”
교수는 뻔뻔하게 다가와 관리자 아저씨에게 말했다.
“이 공화국의 보물도 비밀로 해야 합니다. 당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강하게 이죽거렸다.
“핸드폰을 그쪽이 가지고 있어서 뭐 찍은 것도 없는데. 뭘 비밀로 해야 한다는 거지?”
“당의 허락을 받을 때까지 저 사람을 구금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군인들도 다 봤는데, 여기 있는 사람도 다 감옥에 넣을래?”
나의 말에 군인들이 교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나는 이제 웃음까지 흘렸다.
“지금까지 비밀로 묻혀 있었던 것을 내가 찾았는데 뭘 비밀로 해. 멍청한 새끼야. 말을 할 때 그냥 막 뱉지 말고, 머리통 안에서 좀 생각을 해.”
교수는 말문이 막히자 더욱 강하게 나왔다.
“저 남한말 쓰는 사람의 신분은 누구입니까? 행동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 매우 불순하고 수상합니다.”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자꾸 혁명적으로 갈빗대 순서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드니까. 닥치고 좀 있어.”
아! 내 핸드폰.
나는 500달러를 꺼내 들고 병사들에게 말했다.
“저 늙은이 새끼가 내 핸드폰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을 가져다주면 500달러를 주겠습니다.”
병사들은 달러 냄새를 맡고, 이미 눈이 돌아가 있었다.
순간 10명의 병사가 벌떡 일어나 교수에게 덤볐고 품속을 뒤졌다. 교수가 고래고래 욕을 했지만 그들의 눈에는 500달러밖에 보이지 않았다. 병사 하나가 내 핸드폰과 교수의 핸드폰 2개를 모두 가지고 왔다.
나는 내 핸드폰을 확인했다.
비번이 걸려 있어서 교수가 사진을 지우지 못한 모양이었다.
나는 내 핸드폰을 가지고 온 병사에게 600달러를 주며 말했다.
“100달러 더 줄 테니까 이 핸드폰 좀 부숴주겠어요?”
그러자 600달러를 쥔 병사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으로 돈을 집더니, 교수의 핸드폰을 조금도 망설임 없이 짱돌로 찍어서 부숴버렸다.
굿잡!! 굿잡!!
교수가 뭐라고 하자, 그 병사가 완전히 충혈된 눈길로 교수를 바라보았다. 100달러만 더 주면, 죽여 줄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눈동자와 마주친 교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찌그러졌다. 병사 50명의 눈동자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교수의 쭈구리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병신 새끼.”
아!! 맞다. 미션!!
나는 미션창을 불렀다.
으아아아아아!!! 성공이다.
금으로 만들어진 위패와 보인 덕에 미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순간 나의 눈동자가 황금빛으로 길게 빛났다.
그것을 본 북한 병사들이 귀신을 본 것처럼 놀라서, 뒤로 도망치듯 물러섰다.
애들아. 형이야. 놀라지 마. 달러 주는 귀신도 있냐?
어찌 되었든!! 드디어 미션 성공!!!
마음 편하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미션 성공의 보상으로 받은 ‘황금을 보는 넓고 깊은 눈’
주변을 살피니 아주 작은 금빛들 몇 개가 보이고 있었다.
이 잔챙이는 챙길까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