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밤하늘을 대낮처럼 밝히던 유성이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콰오오오오오~~~~
여기 100m쯤 떨어진 곳에 엄청난 대폭발이 있었다.
콰쾅~~~
군인이었던 경복이가 나와 태경이의 어깨를 잡더니 잡아끌어 내렸다.
“엎드려!!”
태경이가 머리를 숙이며 큰소리쳤다.
“북한군 새끼들이 대포 쏜다!! 씨발 전쟁 터졌어!!”
분명 북한군 대포는 아니다.
“아니야!”
“대포 맞아!”
포격은 이렇게 무식하게 시끄러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분명 머리 위에서 유성이 떨어진 것을 보았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대포 아니고,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진 거야.”
태경이가 놀라며 말했다.
“위성? 인공위성이 떨어졌다고?” 어느 나라가 좆같이 만들어서 내 머리 위로 떨어지게 만들어? 중국산이냐?”
나는 악을 쓰며 말했다.
“위성 말고. 유성!! 별똥별!!”
“별똥별?”
“그래!! 별똥별이 떨어졌다고.”
우리는 폭음이 좀 잠잠해지자, 겨우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모두 반쯤은 정신이 나간 얼굴이었다.
경복이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그동안 이런 위험 물질에 소원을 빈 거야?”
태경이도 한마디 했다.
“씨발 우리가 다이너마이트에 소원을 빌었네. 미션이고 나발이고 뒤지기 전에 도망치자.”
나는 단호하게 머리를 저었다.
“안돼! 일단 별똥별에 떨어진 곳으로 가자.”
태경이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거기를 우리가 왜 가?”
“가서 운석을 확인해 봐야지.”
태경이는 단호하게 말했다.
“싫다. 영화 첫 장면 보면, 별똥별 떨어진 곳을 처음 구경하는 엑스트라가 꼭 외계인의 공격을 받고 죽더라.”
나는 혀를 차며 태경이게 말했다.
“넵플렉스 계정 비밀번호 바꿀꺼야. 애들 교육상 너무 안 좋다.”
내가 결제한 것으로 경복이와 태경이가 보고 있었다.
“야! 안돼!”
“외계인이 나온다며?”
태경이가 눈을 부릅뜨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제 본 영화가 맨 인 블랙이야. 내가 외계인들 다 죽인다. 가자!”
우리는 유성이 떨어진 곳으로 다가갔다.
미션 창에서, 장소와 시간까지 이야기해 줬다. 그렇다면 그 유성이 보상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었다.
얼마나 좋은 물건이기에 이렇게 거창하게 등장시켰을까?
유성이 떨어진 장소는 한국전쟁 때 만들어져 60년대 버려진 옛 미군 레이더 기지가 있던 곳으로, 앞에 넓은 공터가 있고 그곳에 깊은 폭발 구덩이가 파여 있었다.
하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주변 나무에 불이 붙어 점점 화재가 커지고 있었다.
“이러다가 산불 나겠어.”
나는 바닥을 굴러다니는 소화기를 집어 들었다.
“여기 소화기가 있다!”
소화기는 어떻게 쓰는 거지? 분명히 교육을 받았는데.
나는 분말 소화기 호수를 뽑아서 손잡이를 눌렀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왜 반응이 없지? 오래되어서 굳었나?
“야! 비켜!!”
이때 경복이가 안전핀을 뽑더니 시원하게 분말 소화기를 사방에 뿌렸다. 아! 안전핀을 안 뽑았구나.
경복이가 소화기 하나를 다 쓰고, 어디선가 태경이가 가져온 다른 소화기를 사용하여, 근처의 화재를 잡았다.
“대충 불길은 잡았다.”
나는 만족스럽게 끄덕였다.
“좋아. 잘했다.”
“구덩이 쪽으로 가보자.”
우리는 이제야 폭발 구덩이 쪽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구덩이 안에는 검게 탄 돌과 흙이 있었고 가장 안에는 운석이 있었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운석을 눈으로 확인했다.
뉴스에 보았던 운석은 보통 울퉁불퉁 제 맘대로 생겼는데 이것은 이상하게 야구공보다 작은 크기의 구체였다.
이제는 아주 가까이 다가가 동그란 운석을 확인했다. 자세히 보니 운석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개였다.
“어? 하나가 아니라 두 개다.”
태경이가 운석을 보며 말했다.
“러시아에 떨어진 운석을 120억에 팔았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240억인가?”
“240억? 이게 그렇게 비싸?”
생각해 보니 운석이 비싸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혹시 다이아몬드 덩어리 아닌가? 그럼 천억도 갈 수 있는데?”
“글쎄. 다이아몬드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경복이가 멀리까지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이 정도 폭발이면 군부대에서 올 거야. 여기면 백마부대가 가깝다. 운석을 챙기려면 지금 챙겨야 해.”
나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당연히 챙겨야지.”
“뜨거울 수 있어. 조심해.”
나는 덥석 집으려다가 뜨겁다는 이야기에 생수를 꺼내 운석에 부었다.
치~하면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리라 생각했는데, 생수는 동그란 운석을 타고 그대로 떨어졌다.
이때 내 눈앞에 미션창이 떴다.
<<황금인의 새로운 아이템 사용하라.>>
<<수류석을 사용하세요.>>
<<1번돌과 2번 돌중 1번 돌에 액체를 부으세요. 1000mL>>
1번 돌은 무엇이고 2번 돌은 뭐지?
나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운석을 살짝 만져 보았다. 전혀 뜨겁거나 차갑지 않았다. 그냥 돌덩이 느낌이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운석 중 하나를 잡아서 살폈다.
그랬더니 운석에는 1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었다.
이게 1번 돌인가?
나는 나머지 운석을 집어 살피고 있는 태경이에게 물었다.
“거기에 숫자가 적혀 있냐?”
“어. 숫자가 적혀 있다. '2'라고 쓰여 있어.”
아 저것이 2번 돌인가보다.
분명 미션에서 1번 돌에 물을 부으라고 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생수병을 따서 조심스럽게 1번 돌에 물을 부었다.
그랬더니 1번 돌이 생수를 빨아드렸다.
“어? 물이 어디로 간 거지?”
생수가 모두 1번 돌로 들어가 바닥에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뭐지? 물을 저장하는 돌인가?
“아 차가워!!”
이때 태경이가 놀라며 손에 쥐고 있던 2번 돌을 떨어트렸다. 2번에서 생수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운석에서 갑자기 물이 나와!!”
나는 그것을 보고 다시 1번 돌에 물을 부었다. 그랬더니 역시나 2번 돌에서 물이 나왔다. 1번 돌에 닿은 물이 2번 돌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이템인가?
이게 뭐지? 일단 미션이 1000mL라고 했지? 이제 캔 커피를 1번 돌에 쏟아부었다. 그러자 2번 돌에서 커피가 흘렀다.
태경이 놀라며 소리쳤다.
“돌에서 죽은 피가 흐른다. 귀신 들린 돌이야!!”
“커피니까. 좀 가만히 있어!”
물만이 아니라 커피 같은 액체도 이동시킬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게 보물인가?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쓰라는 말인가? 비가 안 오는 땅에 물 줄 때 쓰라는 것인가?
‘물 펑펑 1시간에 10만원.’
흠···. 이런 것이라면 인건비도 안 나오는데···.
순간 하늘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밝아졌다. 그리고 하늘에서 불꽃 수십 개가 머리 위로 쏟아졌다.
말로만 들었던 유성우流星雨였다.
콰콰콰콰쾅!!!
소이산 산책로 근처에 수십 개의 유성우가 떨어지며 산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때 미션창이 눈앞에 보였다.
<<황금인의 새로운 아이템 사용하라.>>
<<수류석을 사용에 성공하셨습니다.>>
<<수류석을 실전에서 사용하세요.>>
<<수류석으로 산불을 끄세요.>>
<<수류석으로 산불을 진화하면 보상 지급>>
<<보상 : 진생 심향환 (생명을 연장한다.)>>
뭐 이런 개 같은 미션이 다 있어? 우리가 무슨 재주로 산불을 꺼?
수류석을 이용하라고? 생수 몇 병을 부어서 쓰라는 말인가?
화재가 점점 올라오기 시작했다.
태경이가 소리를 질렀다.
“미션 씨발놈이 우리 죽이려고 하나 보다.”
경복이가 자신의 입을 막으며 소리쳤다.
“어서 탈출해야 해!!!”
산불이 사방으로 강하게 퍼져 나갔고, 산불 때문에 지뢰밭에서 지뢰가 폭발하며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다.
콰쾅!!!
내 옆에 있던 드럼통에 지뢰 파편이 박혔다.
와!! 씨발.
수류석으로 산불을 끄라고?
어떻게 끄라고?
아침 해가 확실하게 떠오르고 이제 멀리 철원평야가 확실하게 한눈에 보였다.
이때 내 눈에 자동차로 10분 떨어진 곳에 저수지가 보였다. 철원평야의 논농사를 위해서 가득 물을 저장한 농업용 댐이었다.
아! 저것을 이용하는 것인가?
나는 내 링컨 자동차 키와 1번 수류석을 경복이에게 주며 큰 소리로 말했다.
“내 말 잘 들어. 자동차를 몰고 내려가서 이 운석을 저기 보이는 저수지에 던져!!”
경복이는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뭐라고?”
“이 운석을 저기 보이는 저수지에 던지라고!”
경복이는 와락 화를 내며 말했다.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당장 차에 타! 아직 산책로 길은 열려 있어!”
나는 경복이를 억지로 자동차 운전석에 태우며 말했다.
“이 운석으로 산불을 끄라는 미션이 떴어! 그러니까 이 돌을 저수지에 던져!”
쾅! 쾅! 다시 한번 지뢰가 터지며 폭발음을 냈다.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 개새끼야! 이러다가 뒤져! 어서 타!!”
나는 경복이의 멱살을 잡고 말했다.
“미션이라고! 1번 돌을 저 저수지에 던져 넣어!”
“아! 이 미친새끼!!”
나는 악을 쓰며 말했다.
“그냥 좀 해!!!”
“이 돌을 저수지에 던지면 어떻게 되는데?”
“설명할 시간 없어 그냥 가! 던지기 전에 나한테 전화하고!”
경복이는 강하게 욕을 하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
“태경이 너도 타.”
태경이가 차 트렁크에서 배낭을 꺼내며 말했다.
“이 새끼. 통구이 되면 어떡해? 내가 옆에서 지켜봐야지!”
경복이는 소리를 지르며 차를 출발시켰다.
“이런 미친 새끼들!! 여기서 뒤지면 둘 다 가만히 안 둬!!”
경복이는 화염으로 둘러싸인 산책로로 차를 몰고 내려갔다.
산책로 좌우에서 지뢰가 터지며 폭발음이 들려 왔으나 묵직한 철판을 가진 미국 차 링컨은 사륜구동으로 앞으로 달렸다.
지뢰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고 자동차의 철판에 지뢰 파편이 박혔다.
나는 자동차가 불길을 뚫고 내려가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는 정상으로 올라가자!”
우리는 산불을 피해서 산 위로 올라갔다. 산불을 바람을 타고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좆같은 미션이 뭐라고 했다고?”
“산불 끄래!!!”
태경이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그게 말이 돼? 우리가 무슨 재주로 꺼?”
2번 돌을 산꼭대기에 심고 1번 돌을 저수지에 던지면, 저수지의 물이 사방으로 흘러 산불이 꺼질 것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머릿속의 상상일 뿐 어떻게 진행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태경이에게 말했다.
“같이 차를 타고 가지! 뭐 하러 따라와?”
“너 뒤지면 내 인생도 깜깜해지는데, 당연히 살려서 내려가야지!”
나는 억지로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통장에 있는 돈은 다 쓰고 죽자.”
우리는 산꼭대기를 향해서 미친 듯이 올라갔다. 온몸에서 아드레날린이 폭발하고 있어 힘든 줄도 몰랐다.
멀지 않은 곳에 산 정상이 보였으나 길이 끊기고 철조망으로 막혀 있었다. 철조망에는 역시나 ‘지뢰’라는 푯말이 붙어 있었다.
그것을 태경이가 보고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절대 지뢰밭으로 못 들어간다. 날 차라리 죽여라.”
나도 지뢰밭은 사절이다. 전방에 있었을 때 얼마나 많은 지뢰 사고 사례를 교육받았나? 지뢰에 박살 난 시체 사진을 보고 그날 저녁은 먹기 힘들었다.
“내가 미쳤냐? 지뢰밭에 들어가게?”
“그럼 어떻게 할 거야?”
불은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목에 칼에 들어와도 지뢰밭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
주변을 살폈는데 굳이 정상에다 심을 필요는 없어 보였다. 산의 반대편에서 연기가 올라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가방을 내던지며 야전삽을 꺼내 들었다.
“여기다가 땅을 파!”
“왜?”
“그냥 파!”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알았다. 씨발 새끼야!”
우리는 미친 듯이 땅을 팠다.
손에 상처가 나도 아프지도 않았다.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이때 경복이의 전화가 왔다.
“야! 저수지 앞이야! 어떡해?”
“잠깐 기다려!”
나는 구덩이에 2번 돌을 던졌다.
그리고 전화에 악을 쓰듯 소리쳤다.
“지금 운석을 저수지에 던져!!”
“오케이!! 던진다!”
풍덩~
1번 돌이 저수지로 들어갔다. 하지만 2번 돌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설마 너무 멀면 안 되나?
그 순간 2번 돌에서 물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을 끄기에는 너무도 미약한 물줄기였다.
콸콸콸-
갑자기 물줄기가 강해지기 시작했다. 곧 수돗물을 강하게 틀어 놓은 것처럼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강력한 분사기가 되어 사방으로 물을 뿌렸다.
팟!!파파파파파파파파파-
하늘 높이 치솟은 물이 사방으로 뿌려지기 시작했다. 마치 여름철에 소나기를 만난 것 같았다.
“비가 내린다!”
“저수지 물이야!”
“비가 너무 강해!”
“앞이 안 보여!”
저수지의 물이 2번을 통해서 사방 100m에 폭풍우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는 소나기를 뛰어넘어 집중 호우처럼 쏟아졌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물이 쏟아지며 계곡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급류에 크고 작은 돌들이 휩쓸려 내려갔다.
나는 악을 쓰며 태경이에게 말했다.
“야! 이러다가 우리까지 쓸려 내려가겠다!!”
나는 주변을 살피다가 버려진 초소가 눈에 보였다.
“저기 초소 있다!!!”
태경이가 먼저 움직이며 소리쳤다.
“가자!”
우리는 미친 듯이 초소로 도망쳤다. 초소는 버려진 지 십 년도 넘어 보였다. 군 생활을 할 때는 초소가 그렇게 싫었지만, 지금은 너무도 든든하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쿠우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2번 돌에서 쏟아지는 물 때문에 이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마치 머리 위에서 폭포수가 쏟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는 철조망이 무너지고 나무가 뿌리째 뽑혔으며 토사가 휩쓸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기는 안전하겠지?”
부정적인 말을 하고 싶었지만 겨우 삼키며 말했다.
“아마도···.”
태풍급 물 폭탄이 30분가량 쏟아졌다.
콰콰콰콰콰쾅~
이때 멀리서 뭔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땅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엄청난 산사태가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나는 악을 쓰며 소리쳤다.
“산사태야!!! 숙여!”
태경이는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우리 초소도 휩쓸리는 거냐?”
“우리는 안 죽어!”
그 말을 하는 순간 누군가가 샤워기를 끈 것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의 양이 줄어들 시작했다. 그러다가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하늘이 맑아 있었다.
생각해 보니 하늘은 원래 맑아 있었고 저수지의 물이 2번 돌을 통해서 미친 듯이 쏟아진 것이었다.
달려가 멀리 저수지를 확인하니, 그 많던 물이 바닥까지 말라 있었다.
“···이제 살았다.”
산불은 완전히 꺼져 있었고, 산사태는 이쪽 산과 반대편 절벽에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
갑자기 1번 돌과 2번 돌이 내 손에 돌아왔다. 나는 깜짝 놀라며 수류석 2개를 놓칠 뻔했으나 겨우 잡았다.
1번 돌의 액체가 다 떨어지면 수류석이 주인에게 돌아오는 것으로 보였다.
“수류석이 돌아왔어!!”
태경이는 수류석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어떻게 그게 돌아왔지?”
“그것은 나중에 연구하고 일단 산 아래로 내려가자.”
태경이는 이제 주위를 보며 탈출로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산책로는 완전히 휩쓸려 있었고, 뿌리째 뽑힌 나무가 길을 완벽하게 막고 있었다.
그렇다고 지뢰밭을 뚫고 내려갈 수도 없었다. 혹시 다른 산길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뢰가 쓸려 내려와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길을 걸어가다가 지뢰에 폭사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태경이가 걱정된 얼굴로 말했다.
“이제 어쩌지?”
나는 스마트폰을 켜며 말했다.
“119에 신고해야지”
이때 무너지지 않은 뒤쪽 산길로 10여 명의 군인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산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신고를 받고 긴급출동했는데 갑작스러운 폭우와 산사태로 놀라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을 보고 크게 기뻐했다.
군인이 온다.! 우리는 살았어!
우리는 군인들을 향해서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여기요!! 여기!! 여기에 민간인이 있습니다!”
군인들은 살짝 긴장된 얼굴로 우리를 살폈다. 폭발이 있었던 곳에 젊은 사내 두 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를 의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중위가 이쪽으로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신분증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나는 운전면허증을 내밀었다.
분대의 책임자로 보이는 중위가 표정을 풀며 말했다.
“여기는 웬일입니까?”
“소이산 전망대에 왔는데 갑작스러운 폭풍우와 산사태를 만났습니다. 이상한 날씨를 보셨나요?”
중위도 놀란 얼굴로 순순히 머리를 끄덕였다.
“저도 이렇게 국지적으로 비가 오고, 산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나는 하나도 모르는 척 순진한 얼굴로 말했다.
“너무 무섭습니다. 저희도 이제 산 아래로 내려갔으면 좋겠습니다. 중위님.”
“그러시죠. 산책로 쪽으로 내려갈 수 없으니 우리가 왔던 길로 내려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때 중위가 나의 얼굴을 자세히 살피다가 표정이 바뀌었다.
“혹시 골든보이님 아닙니까?”
“아. 구독자님이신가요?”
“아! 진짜 팬입니다.”
“이렇게 구독자님에게 큰 도움을 받네요.”
나는 품속에서 5만원 짜리 20장을 꺼내서 중위에게 주었다.
“만기 병장으로 제대한 사람으로서 후배님들 식사 한번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안 주셔도 되는데···.”
“골든보이 금 캐는 것 보셨죠? 저 돈 많습니다. 이 정도는 그냥 받아도 됩니다.”
“돈으로 고마움을 표시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나는 쾌활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다면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부대에 탱크라도 하나 기부할까요?”
우리는 병사들이 올라온 길을 따라 산 뒤편으로 내려갔다. 길이 험해서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멀리 절벽으로 물이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
태경이가 손가락으로 절벽을 가리켰다.
“저게 뭐야?”
조금 전에 있었던 산사태로 흙덩이가 떨어지면 절벽에 조각된 엄청난 크기의 음각 불상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중위와 병사들도 거대한 음각 불상을 보며 몸이 굳어졌다. 매일 지나가던 길에 저런 문화재가 숨어 있을 것이라 조금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나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바로 윤준서 교수님의 카톡에 사진과 주소를 바로 올렸다.
10분 만에 교수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자네는 정말···. 할 말이 없군.”
나는 여유 있는 목소리였다.
“골든보이는 늘 행운이 따릅니다.”
“현장에 있는가?”
“혹시 아시는 사단장 있습니까?”
“별이라면 몇 명 알고 있지.”
“그분들에게 전화 한 통화 하고 오시는 것이 편할 것 같습니다.”
윤 교수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걱정하지 말게. 엄청난 지원군을 이끌고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