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화
페니 목사는 꿈을 꾸고 있었다.
그의 눈앞에서 엄청난 화산이 터지고 있었다. 하지만 바라만 볼 뿐, 손가락 하나 꼼짝할 수 없었다.
화산 폭풍이 그의 육체를 잿더미로 만들며 엄청난 고통을 주었다.
으아아아아아아
악몽에 놀라 잠에서 깨자, 몸이 무겁고 어지러웠다.
오늘은 일요일.
설교해야 하는 날인데,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하지만 페니는 의지가 강한 사내.
평소처럼 완벽하게 차려입고 새벽부터 교회에 앞으로 나가 교회로 찾아오는 신도들을 맞았다.
머리도 좋아서 얼굴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기억하여 대화를 이어 갔지만, 오늘은 상대가 누구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가벼운 인사로 상황을 넘겼다.
이때 경비업체 팀장이 다가와 페니 목사에게 안으로 들어가자고 말했다. 이렇게 오픈된 장소는 경호하기 너무도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었다.
분명 에드워드가 갱이 박살 났다고 이야기를 했다.
며칠 전, 경찰 특공대 30명과 경찰 1천 명이 동시에 투입되어 두목을 사살하고 조직원의 대부분을 체포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그래도 남은 조직원이 복수한다며 공격할 수도 있다고 팀장이 말했다.
그래서 페니 목사는 가드를 따라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높은 연단에 올랐다.
하지만 오늘따라 준비한 원고를 말하고 싶지 않았다. 아침에 꿨던 꿈이 계속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갑자기 바벨탑에 관해 이야기했다.
인간의 오만과 욕망에 얼마나 지구가 멍들고 곪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위대하다 느끼며 얼마나 신을 우습게 생각하는지.
그렇게 인간이 신에게서 멀어지면 언젠가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페니 목사는 연단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
그 중 빨려 들어가듯 눈에 들어온 한 아이가 있었다.
셀리 브라운.
페니 목사의 죽은 딸 미셸과 같은 병인 뇌종양을 앓고 있었다.
엄청난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그냥 진통제만 먹으며 죽음을 기다리는 아이였다.
페니 목사는 자신의 딸 미셸이 생각났다. 정말 아팠는데도 아빠를 위해서 웃어줬던 6살짜리 딸이었다.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설교하다 말고 셀리를 향해서 걸어갔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페니 목사에게 모여졌다.
페니 목사는 셀리를 웃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셀리 안녕?”
“안녕하세요. 페니 목사님.”
“오랜만에 보는구나.”
“몸이 아파서 나오지 못했는데. 어떤 분이 저를 이곳에 데리고 왔어요.”
바로 위에서 ‘나’ 골든보이가 지켜보고 있었다.
페니 목사는 잠시 나와 눈을 마주치고 정중하게 머리를 숙여 보였다.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다시 일깨워 준 것처럼.
페니 목사는 셀리의 손을 잡고 그녀에게 머리를 숙여 사죄했다.
“미안하다. 내가 어떻게 너를 잊고 있었을까?”
셀리는 힘들게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의사 선생님이 그냥 집에서 쉬면 낫는다고 했어요.”
병원에서 포기했다는 의미였다.
셀리도 자신이 한 말과 다르게 이미 진실을 알고 있는 어두운 얼굴이었다.
셀리 엄마는 20억쯤 하는 총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병원에서는 치료를 시작해 주지도 않았다. 병원 원무과에서 셀리 집안의 형편을 의료보험 검색으로 바로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페니 목사는 기도밖에 해줄 수 없었던 자신의 딸 미셸을 생각하며 하느님께 기도했다.
“셀리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페니 목사는 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아가야. 너가 다녔던 병원 어디였니?”
“뉴욕대 메디컬 센터요.”
페니 목사는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고 말했다.
“그곳 의사 선생님께··· 하느님이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씀드리자.”
페니 목사는 일어나 나를 보았다.
“지금이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예수가 되는 시간입니까?”
나는 대답도 없이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자 페니 목사는 연단으로 가서 거대한 황금 십자가를 바라보았다.
“하느님은 목수의 아들이었습니다. 내 교회에 황금 십자가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페니 목사는 갑자기 교회에 걸려 있는 황금 십자가를 뽑아 들었다.
인간이 저것을 뽑을 수 있다니···. 사람의 힘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 자신의 입을 막았다.
페니 목사는 그대로 황금 십자를 어깨에 메고 교회 밖으로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최소 1000kg은 넘는 것이었다.
자동차를 어깨에 짊어지고 걷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드디어 고통스러운 시간의 시작이었다.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다가갔다.
“뉴욕 메디컬 센터까지 가셔야 합니다. 중간에 포기할 것이라면 시작도 하지 마세요.”
“더 이상 내 딸을 잃을 수 없습니다.”
페니 목사는 거대한 십자가를 끌고 도로에 올라갔다. 그리고 맨해튼의 뉴욕 메디컬 센터까지 가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목사의 뒤를 소녀 셀리가 천천히 따라왔다. 금발의 예쁜 아이였으나 끔찍할 정도로 뒤통수가 커져 있었다.
고 과장이 조사한 바로는 커진 종양 덩어리가 뇌와 협착되어 수술하기가 매우 어려운 케이스라고 했다.
게다가 한번 수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커짐에 따라서 또 수술해야 하고 오랜 약물치료를 동반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어떤 것도 해줄 수 없는 셀리의 엄마는 오랫동안 괴로워했다.
나는 냉정한 얼굴로 그 상황을 지켜보았다.
소녀가 다시 건강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페니 목사가 정치인으로 임펙트 있는 데뷔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했다.
고 과장에게 지시하여 지난번 확보한 기자들에게 다시 연락을 넣었다.
황금 십자가를 짊어진 목사와 그 뒤를 따르는 아픈 소녀. 기자들이 군침을 삼킬 제목이었다.
10초도 설명하지 않았는데 기자들은 당장 출동했다. 사실 기자를 부를 필요도 없었다.
황금 십자가를 끌고 가는 목사님의 사진이 SNS에서 자가복제 되어, 단 3시간 만에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 사진을 보고 페니 목사의 뒤를 따라 도로 위를 걷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
뉴욕 경찰 총감에게 교통을 통제를 부탁하였더니, 아직 금괴의 여운이 남아 있는지 경찰차 8대가 출동하여 목사님이 병원까지 가는 통행로를 확보했다.
페니 목사의 상의가 피에 젖어 가고 있었다. 십자가에 있는 금들은 뾰족하고 표면이 거칠었다. 그래서 어깨에 무수한 상처가 나고 피가 흘렀다.
게다가 거친 바닥 때문에 십자가가 튀면서 황금이 페니 목사의 머리를 찍었다. 그러자 머리에서도 피가 나기 시작했다.
마치 면류관을 쓴 예수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때쯤 뉴욕대 메디컬 센터에서도 뉴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치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병원에서 포기한 아이를 위해, 황금 십자가를 짊어진 한 목사가 이곳을 향해서 온다는 뉴스였다.
뉴욕 메디컬 센터 이사장은 멍청한 사람이 아니었다.
병원으로서 치료비 못 낼 환자를 받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돈 때문에 어린 생명을 포기한 파렴치한 의사로 보일 것을 너무도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벌써 ‘돈만 밝히는’ 뉴욕 메디컬 센터 이야기가 SNS에서 돌고 있었다.
이사장은 긴급 전체 과장 회의를 열어 외과 과장에게 강하게 말했다.
“당장 저 아이를 데리고 와서 수술하세요. 비용 이야기하는 멍청한 사람이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이 일은 병원의 존망이 걸려 있습니다.”
뉴욕 메디컬 센터 앰뷸런스가 현장에 도착하여 셀리를 태우려고 했지만 아이는 절대 타지 않겠다고 했다.
목사님이 자신을 위해서 피 흘리며 걸어가는데 자기가 어떻게 차에 탈 수 있겠냐고 말했다.
그러자 파견 나온 선임 의사도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환자가 타지 않겠다는데 방법이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셀리의 보호자인 엄마에게 무료로 다 해주겠다며 설득을 했지만, 그녀도 아무말 하지 않았다. 전에 그녀가 사정했을 때, 지금의 천분의 일이라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목사님과 함께 하는 것’이 ‘하느님이 보여주고 있는 길’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의사는 페니 목사에게 다가갔으나 거대한 황금 십자가를 짊어진 그의 모습에 압도되어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의사가 보기에 셀리보다는 페니 목사를 먼저 앰뷸런스에 태워야 할 것 같았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매케인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구도가 좋은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으니 이곳으로 오세요.”
막 올라온 페니 목사의 뉴스 주소를 몇 개 보냈다.
그러자 매케인 의원은 단 1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에게 다가왔다.
“에드워드 씨는 좋은 그림을 만드는 재주가 있군요.”
“의원님도 당장 그림 속에 들어가고 싶겠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매케인 의원은 낮게 웃었다.
“그래도 병원 앞에서 기자 회견을 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상태를 보아서는 목사님이 병원까지 가실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병원까지 1/3도 가지 못했다. 하지만 목사는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얼굴이었다.
겨우 맨해튼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넜다. 그러자 해가 넘어갔고 목사님은 강변 공원 벤치에 십자가를 내려놓고 앉았다.
그러자 부인과 아들 야곱이 다가와 페니 목사를 꼭 안았다. 이 좋은 그림을 놓칠 기자들이 아니었다. 사진이 연속으로 터졌다.
해가 졌기 때문에 이곳에서 하루 묶기로 했다. 교회에 있는 밥차를 써서 목사님과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저녁을 나눠주었다.
도시락과 배달 요리를 왕창 주문하여 먹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게 나눠주었다.
좀 쌀쌀 했음으로 고체 연료를 공수하여 목사님과 함께 주변에서 밤을 새우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이때 한 노숙자가 다가와 자신이 아끼는 누더기 이불을 목사에게 주었다.
페니 목사는 정중하게 그 누더기 이불을 받아 몸에 감고 눈을 감았다. 허리를 펴고 앉아 있는 모습이 참으로 경건해 보였다.
그래서 기자들이 인터뷰하자고 함부로 근처에 다가가지 못했다.
내가 그것을 지켜보고 있자 매케인 의원이 다가와서 나에게 말했다.
“백악관에서 코멘트가 올라왔습니다.”
“백악관이요?”
백악관 공식 SNS에 ‘페니 목사가 황금 십자가를 끌고 가는 모습’과 ‘셀리의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그 사진 아래 ‘이것이 오바바 케어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라는 코멘트가 달렸다.
아침이 되자 거의 모든 아침 뉴스에서 페니 목사가 한 소녀를 위해서 황금 십자가를 끌고 뉴욕 메디컬 센터로 향해 가고 있다고 방송했다.
매케인은 흥분된 얼굴로 다가왔다.
“예상 이상의 반응입니다.”
나도 아침 뉴스를 보았다.
“미국의 의료비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형벌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페니 목사님을 응원하고 있는 것이지요.”
매케인은 페니 목사를 보며 군침을 삼켰다.
“시민들의 존경과 지지를 받은 종교인이라. 우리 민주당에서 원하는 인재군요.”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매케인 의원에게 말했다.
“백악관에 전화하여 대통령께서 뉴욕대 병원 앞 카메라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어떠시냐고 물어보세요. 대통령이 추진하는 오바바 케어를 홍보하는 이상적인 장소가 될 겁니다.”
매케인은 나의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렇게 좋을 때는 나 혼자 ‘원샷’으로 카메라를 받고 싶습니다만.”
“아직 선거까지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임기가 막 시작된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보세요. 그것이 더 큰 이익 같습니다.”
매케인은 갑자기 표정을 바꾸더니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미국 정치판에서 20년 정도 구른 사람 같이 말하는군요.”
나는 활짝 웃었다.
“미국 정치 드라마만 100여 편 보았습니다. 이미 전문가입니다.”
이때 목사님의 부인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우리 딸 미셸도 뇌종양으로 고통받았습니다. 그래서 남편은 돈을 벌기 위해서 군에 재입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버는 돈을 모두 병원비로 썼지만, 고통만 겨우 줄일 수 있었을 뿐 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지요.”
부인은 눈물을 닦으며 아직도 잠을 자는 목사를 바라보았다.
“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항상 위험지역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래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총상을 입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위해서 복무를 하려고 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해서 제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금방 부인과 인터뷰한 것이 인터넷 뉴스로 올라왔다.
페니 목사가 젊은 군인이었을 때 사진과 무공 훈장을 받았다는 내용이 화면에 보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음식을 나눠주었던 사진도 올라왔다.
나는 힘들어서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있는 페니 목사에게 다가갔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 말에 페니 목사가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엄마 품속에서 아직 자는 셀리를 바라보았다.
“하느님 아버지는 자식을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목사가 갑자기 몸을 움직이자 상처가 찢어지면서 어제보다 더 많은 피가 났다. 상체가 피에 젖어 있었는데 누구도 나설 수 없었다.
그러자 아들 야곱이 함께 피를 흘리며 아버지와 십자가를 들었다. 가족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었다.
드디어 뉴욕 메디컬 센터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병원 앞에는 병원 이사장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나와 있었다. 그들은 멀리서 다가오는 1만 명을 보면서 점점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병보다 병원비가 무섭다는 피켓을 든 사람들이었다.
이때 헬기 소리가 어지럽게 들려왔다.
3대의 똑같이 생긴 헬기가 날아왔다. 그중 한 대가 병원 옥상 헬기장에 내렸다.
헬기는 녹색과 하얀색의 조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아메리카 United States of America 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대통령의 헬기인 마린원이었다. 괴물같이 거대한 헬기 안에서 십여 명의 사람들이 내렸다.
그리고 미합중국 대통령 오바바가 보였다.
대통령은 병원 입구로 내려와 페니 목사가 십자가를 끌고 오며 병원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을 기다렸다.
그리고 페니가 입구에 들어서자 오바바 대통령이 먼저 거수경례했다. 훈장을 받은 전쟁 영웅에게는 대통령이 먼저 거수경례를 할 때도 있었다.
페니 목사는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어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그래서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는 것이 전부였다.
이제 오바바 대통령도 황금 십자가를 같이 들었다.
“제가 당신의 힘이 되겠습니다. 목사님.”
안으로 들어오자 페니 목사는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의사가 달려들어 응급실에 싣고 가려고 했으나 페니 목사는 다시 몸을 일으켜 의사를 막아섰다.
“나는 되었습니다. 내 딸을 살려주세요.”
그 말을 하고 페니 목사가 갑자기 펑펑 울었다. 자신의 사랑하는 딸 미셸이 아팠을 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것이었다.
그 당시, 그는 감옥에서 딸이 죽어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밤새 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목사는 바닥에 바짝 엎드려 의사의 구둣발을 잡았다.
“우리 딸을 살려주세요.”
그러자 부인도 울고 야곱도 울었다. 그리고 뒤에 있던 셀리도 울고 셀리의 엄마도 함께 울었다.
가장 냉정한 정신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기자들도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병원 이사장은 대역죄인이 된 심정으로 모든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목사님 앞에 같이 무릎을 꿇었다.
“반드시 살려 보겠습니다. 목사님.”
목사는 셀리의 손을 잡았다.
“셀리야. 용감하게 잘할 수 있지.”
셀리는 아무 대답도 없이 페니 목사를 꼭 안아 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의사들에게 둘러싸여서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끝까지 온화한 미소를 보여주던 그는 그대로 쓰러져 기절했다.
그러자 응급실 의사들이 달려와 페니 목사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십자가를 백악관에서 준비한 고정 장치에 우뚝 세웠다. 그리고 그 앞에 대통령이 연설할 연단이 만들어졌다.
곧 신임 대통령인 오바바가 왜 오바바 케어를 해야 하는지 열변을 토했다.
이 사건으로 공화당도 보험업계도 오바바 케어를 비난하기 어려워졌다.
페니 목사는 오바바 케어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때 경복이가 나의 가슴을 보며 말했다.
“가슴에서 빛난다. 설마······?”
나는 안주머니를 바라보았다.
황금 나침반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어? 진짜 불이 들어왔다!”
드디어. 미션이 성공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