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47화 (47/188)

47화

C-4 포인트.

점수가 무려 88점.

외관은 죽은 관목림이 굴러다니는 전형적인 황무지였다.

하지만 지하에는 엄청난 금이 매장되어 있었다.

황금빛이 파도처럼 흔들리고 있는 곳이었다.

에밀리는 나의 고함을 듣고 놀란 얼굴로 다가왔다.

“다시 말해 주세요. 몇 점이라고요?”

나는 활짝 웃으면서 에밀리를 바라보았다.

“축하합니다. 에밀리. 이곳은 88점이에요.”

“88점? 금이 많다는 말이죠?”

“엄청납니다. 발아래. 금빛 은하수가 보입니다.”

깊이는 지하 5m부터 150m까지의 모든 지층에서 금이 보였다. 하루 표준량 정도 채굴한다면 9년이나 버틸 수 있는 양이었다.

게다가 표층부터 채굴해 내려가는 노천광산 구조였다. 심층 채굴보다 비용이 거의 1/10 정도이니 수익성은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금밀도도 상당해서 금이 중간중간 모여 있었다.

헬기에서 항공지도를 뽑고 나는 그 지도 위에 유성펜으로 어느 위치와 어느 깊이에 금이 중점적으로 있는지 그림까지 그려 주었다.

어디를 파고 어디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 나오자 채굴 비용을 30% 이상 더 아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것은 어떤 탐사팀도 해줄 수 없는 서비스였다.

게다가 멀지 않은 곳에 양들이 마실 수 있는 우물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지하수도 있는 것으로 보였다.

지하수 뽑는 팀을 불러서 물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10km 떨어진 곳에서 지하수를 퍼 올려서 산업용수를 만들었고

곧 대형 물탱크 150개를 가지고 와서 일주일 쓸 수 있는 물을 저장했다.

또한, 호주 대륙을 관통하는 철로와 40분 거리였다.

간이 역을 하나 만들고 새벽3시쯤 금광석을 대형 제련 공장으로 보낸다면 물류비용도 크게 아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땅을 레이븐 사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채굴하는 금을 다 먹을 수 있으니 채산성이 크게 올라갔다.

레이븐 힐 회장 리처드가 직접 답사를 왔다.

“에드워드. 아니. 골든보이. 자네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이곳에 회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겨우 이틀 만에 대형 채굴 기계가 들어와 시험 채굴을 시작했다.

소형 제련소가 만들어졌고 간이 역까지 도로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직원들을 머물 수 있는 이동형 숙소가 마련되었고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제대로 된 숙소와 각종 편의 시설의 건설도 시작되었다.

5일 사이에 200명의 사람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마을 하나가 만들어졌다.

“채굴 실시!”

내가 결정한 곳에 거대한 채굴용 포크레인이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 옆에는 돌을 부수는 거대한 파쇄 장비가 돌아가고 그 아래는 더 작게 갈아주는 채굴용 그라인딩 장비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조금 떨어진 곳에 금과 흙을 분리하는 초대형 분리기도 있었다.

그곳에서 일차로 걸러진 금은 시험용 소형 용광로로 들어가 금괴가 되었다.

반나절 작업을 하고 금을 추출했는데 채굴 비용에 비해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금이 만들어졌다.

금광의 현장 책임자이자 에밀리의 심복 호프만이 웃으면서 다가왔다.

지난번 채굴팀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는 온화한 사람이었다.

호프만이 손가락 3개를 합한 것 크기의 금괴를 나에게 주며 말했다.

“에디! 엄청납니다. 금이 쏟아져요.”

“내가 말한 예상치와 비슷합니까?”

“예상보다 더 많습니다. 채굴 비용당 확보한 금 무게로 따지면 호주 신기록일 것 같습니다.”

나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아주 좋군요.”

“골든보이가 당연히 금맥을 잡을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빠를 줄 몰랐습니다.”

“한국인은 학교에서 시간은 금이라고 배웁니다.”

나는 살피던 금괴를 에밀리에게 넘겼다.

“이곳 채굴 현장에는 내가 필요하지 않으니까 D, E 지역 탐사를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금을 보고 고무된 에밀리의 표정은 너무도 밝았다.

“내가 이곳을 관리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세요.”

다음날 해가 뜨자마자 D 지역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 어떤 곳보다 금이 없는 곳이었다.

아주 가끔 작은 금들이 지표면에 보일 뿐이었다.

사실 이곳은 사람들이 금속탐지기를 가지고 금을 캐러 오는 곳이라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실망만 컸다.

겨우 손톱 크기의 금조각을 50개 정도 챙겼을 뿐이었다.

다음 날 E 지역으로 날아갔다.

운이 좋게도 E-1 지역에서도 금이 터졌다.

“여기도 금이 있다.”

경복이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여기도 C-4만큼 터질 것 같아?”

“70점 정도? 합격선을 턱걸이했다.”

C-4 지역과 비교하여 비슷한 수준의 금 매장량이 보였다.

하지만 밀도가 낮아 금이 넓게 퍼져 있었고 30m 정도부터 금이 있어서 채굴 깊이가 깊었다.

게다가 레이븐 힐의 땅이 아니라 정부의 허가가 난 땅이어서 모든 이익을 다 먹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E-1 지역을 개발한다면 C-4 지역에 비해 1/10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해결책을 마련할 때까지 이곳에 금이 있다는 사실은 엠바고가 되었다.

E-1에 수익성이 부족한 금매장 지역이 있다는 것을 리처드 회장에게 보고하였다.

그러자 리처드는 정부 쪽을 매수하여 E-1 땅을 사는 쪽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회사가 금을 다 먹을 수 있다면 수익성이 대폭 증가할 것이었다.

그래서 탐사팀은 다들 리처드에게 격려금(?)을 받고 비밀서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 정도 금액이라면 입을 다물 수 있지.

E-1 지역을 좀 더 상세하게 살피고 금 분포도를 정밀하게 업데이트한 후 시드니로 돌아가기로 했다.

헬기로 타고 시드니로 돌아가는 길에 너무도 피곤하여 한참을 자다가 시드니에 도착하기 1시간 전에 깼다.

그리고 심심하여 이런저런 딴짓을 하다가 그냥 미션창을 불러보았다.

미션을 클리어하고 거의 매일 미션창을 불렀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최근에는 부르지 않고 있었다.

“미션창···.”

큰 기대 없이 미션창을 불렀는데 갑자기 눈앞에 미션창이 떴다.

<< 황금인의 거대한 조력자를 키우세요. >>

<< 미션 ‘썸머 페니’를 도우세요. 그의 꿈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 ‘썸머 페니의’ 꿈이 이루어지면 황금 나침반이 충전됩니다.>>

<< 주의 : 썸머 페니가 절망하면 당신의 능력이 모두 사라집니다.>>

나는 눈을 번쩍 뜨고 큰소리로 말했다.

“씨발! 썸머 페니가 누구야?”

잠자다가 마이크에 큰 소리로 이야기했더니 태경이가 헤드폰에서 나오는 나의 비명에 잠에서 깼다.

“왜 갑자기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질러! 놀랐잖아.”

나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미션 나왔어! 미션! ‘썸머 페니’를 도우래?”

태경이는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물었다.

“썸머 페니? 그놈이 누군데?”

나는 입을 크게 벌렸다가 한숨을 쉬었다.

“나도 몰라···.”

태경이는 와락 짜증을 냈다.

“뭐라는 거야?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도와? 서울에서 왕서방 찾는 것도 아니고 미션이 너무 불친절한 거 아니야?”

경복이가 정색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설마 미션 실패하는 것도 있어?”

나는 넋 나간 표정으로 말했다.

“썸머 페니가 절망하면 내 능력이 모두 사라진데···.”

경복이는 눈을 크게 뜨고 진심으로 욕을 했다.

“이런 씨발···. 아직 황금 나침반도 못 썼는데···. 뭔 미션이 이렇게 지랄 맞아?”

나는 품속에 있는 황금 나침반을 꺼내 보았다.

나침반의 거의 모든 것이 금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제 나침반 안쪽에서 돌아가는 작은 톱니바퀴까지 금으로 바뀌어 있었다.

곧 나침반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온 것으로 보였다.

이때 가방에 넣고 다니는 벽돌 같은 위성 전화기가 울렸다.

바로 자신의 저택으로 오라는 리처드 회장의 전화였다.

리처드 집무실로 들어가자 그는 에밀리가 보낸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리처드는 내가 그려 놓은 E-1 금 분포도 사본을 내밀었다.

“자네가 이 금 분포도를 만들었다고?”

나는 머리를 끄덕이고 쓴웃음을 지었다.

“진짜? 어떻게? 정말? 이런 말은 그만 듣겠습니다.”

리처드 회장이 머리를 끄덕이더니 술잔을 내밀었다.

향긋한 위스키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에밀리와 호주에서 금개발 독점 계약을 했다고 했지?”

나는 어깨에 힘을 주며 웃었다.

“계약금도 없이 계약했지요. 에밀리를 크게 칭찬해줘야 합니다.”

리처드 회장도 기분 좋게 웃었다. 결과로 보니 골든보이와 독점 계약한 것은 정말 엄청난 것이었다.

겨우 1주일 사이에 쓸만한 금광을 2개나 발견한 것이었다.

“지금이라도 계약금을 챙겨줘야 하나?”

“그렇게 해주시면 고맙지요.”

‘계약금’이라고 하는 순간 머릿속에 ‘B-5 지역’ 구리가 묻혀 있는 땅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 땅을 달라고 하면 리처드가 확인해 볼 것이 분명하니 그 사실은 비밀로 해야 했다.

“돈이 필요하나? 별장을 줄까?”

나는 현장에서 내가 타고 온 헬기가 떠올랐다.

아구스타웨스트랜드 AW109로 대당 가격이 75억 정도의 가격이었다.

“제가 타고 온 헬기를 가지고 싶습니다. 호주에서 사업을 하려면 자동차만큼 필요한 것이더군요. 회장님이 쓰시는 VIP 말고 나머지 2대 중에 한대를 받고 싶습니다.”

“헬기를 말인가?”

“그렇습니다. 회장님. 광산업을 한다면 필수라고 할 수 있지요. 계약금으로 좀 과도한가요?”

리처드는 크게 웃었다.

“계약금 이야기를 꺼냈다가, 헬기를 내주게 생겼군.”

“한국 속담에 낙장불입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한번 카드 내밀면 도로 가지고 올 수 없다는 뜻이지요.”

리처드는 머리를 끄덕이고 말했다.

“오늘 시간 있나? 오늘 파티가 있어. 그곳을 함께 가면 헬기를 주지.”

“어떤 파티인데··· 헬기를 줍니까?”

이때 문이 열리며 에밀리가 들어왔다.

“다녀 왔습니다. 어? 에디도 있었네요.”

리처드가 웃으면서 말했다.

“에드워드도 파티에 가기로 했다.”

“할배들이 오는 파티를 에디가 좋아할까요?”

“이번 파티에 참석하면 헬기를 주기로 했다.”

에밀리가 얼굴에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아버지께서 골든보이는 내 것이니 쳐다보지도 말라고, 파티에 데려가는 모양이네요.”

리처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벌써 관심을 보이는 늙다리들이 있더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교통정리를 하고 와야겠어.”

에밀리도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저는 골든보이 옆에 착 붙어있어야겠네요.”

“독사 같은 놈들이 어찌 나올지 모르니 딱 붙어있다가 가까이 오면 물어버려.”

에밀리가 나의 손을 잡았다.

“무도회에 가실 시간입니다. 왕자님. 드레스를 입으러 가시지요.”

“드레스?”

“턱시도 입어 봤어요?”

턱시도? 007 영화에서 본 것이 전부다.

“아니요.”

“그렇다며 어쩔 수 없이 내가 입혀줘야겠네요.”

에밀리는 내 손을 잡고 드레스 룸으로 갔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턱시도를 꺼내 들었다. 맞춘 것처럼 내 몸에 딱 맞았다.

그녀는 나의 넥타이를 매며 오늘 파티를 설명했다.

“오늘 파티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호주 광산업 발전을 위한 모임’이에요. 크고 작은 계약들이 이 파티에서 오간 말로 이루어지지요.”

나는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냥 놀다 오는 것이 아니군요.”

“이곳에 초대되어야 진정한 호주의 광산업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사람과 안면을 트는 것이 좋아요.”

“그러면 회장님이 싫어하실 것 같은데요.”

에밀리가 살짝 강하게 넥타이를 맸다.

“내가 옆에서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요.”

나는 살짝 눈을 크게 떴다가 웃었다.

“옆에서 에밀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겠습니다.”

에밀리는 나를 거울 앞으로 데려간 후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은 이번 파티의 호스트인 캔트 노팅턴씨의 성격이 좀 괴팍하다는 것이에요.”

“성격이 어떻게 이상합니까?”

“호주의 첫 번째 상륙인 노팅턴 대령의 핏줄이라는 자부심이 강해서 그런지. 말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는 가볍게 받았다.

“보자마자 욕하지 않겠지요.”

에밀리도 가볍게 대꾸했다.

“그럴 수도 있어요.”

“헬기를 받아야 하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겠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좋아요. 그럼 파티에 가볼까요?”

이곳에서 35분 떨어진 언덕 위에, 엄청난 대저택이 있었다.

호주의 10대 광산업자 중 하나인 캔트 노팅턴씨의 저택이었다.

캔트 노팅턴씨의 대저택은 다른 저택과 다르게 잔디가 멋있었다. 조명에 비친 잔디는 마치 비단과 같은 모습이었다.

리처드 회장도 그것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캔트 회장을 만났을 때 인사하며 말했다.

“잔디를 새로 까셨군요. 매우 인상적입니다.”

캔트 회장은 전형적인 50대 금발의 백인으로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했다.

“이번에 깐 잔디는 켄터키 블루 그레이스와 크리핑 밴트 그레이스입니다. 미국과 영국이 원산지인 세계최고의 잔디죠. 골프장에서 그린으로 쓰는 잔디입니다. 좀 예민하지만 제가 본 것 중 가장 예쁩니다.”

이때 캔트 회장의 눈이 나를 향했다.

“제 파티에 중국인을 데리고 오셨군요.”

리처드가 뭐라하고 하기 전에 내가 먼저 앞으로 나가서 말했다.

“에드워드입니다. 한국인입니다. 물론 남쪽.”

“당신을 초대한 기억이 없는데···.”

나는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경주김씨 충렬공파 37대손입니다. 왕자라고 할 수 있지요. 노팅턴 씨 같은 대령 집안하고는 격이 다릅니다. 나 같은 왕족이 온 것을 영광으로 알아야 합니다.”

너는 겨우 대령일 뿐, 귀족도 아니니 닥치고 있으라고 욕을 한 것이었다.

캔트 노팅턴이 눈을 크게 뜨고 뭐라고 하려고 할 때 에밀리가 어린이 머리만 한 돌에 여러 개의 금줄이 진하게 박혀 있는 수석을 선물했다.

“우리 골든보이 왕자님이 노팅턴 대령님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즐거운 저녁 되세요.”

캔트 노팅턴 회장은 기분이 나빴으나 굵은 금줄이 박힌 수석 선물은 지금까지 받은 선물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나를 내쫓을 수 없었다. 금이 주는 마력은 분노까지 먹어 삼켰다.

하지만 나의 기분은 조금도 좋지 않았다.

차이니즈? 죽일까?

아니면 확 저택에 불을 질러 버릴까 생각했지만, ‘호주에서 한국인 방화범 검거.’ 이런 뉴스는 좀 그렇다.

그래도 화가 나서 복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찌 복수할까 고민하다가 캔트 노팅턴 회장이 아끼는 잔디에 테러를 일으키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몰래 차에서 작은 사금 조각 100개를 모아 놓은 주머니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에밀리와 리처드 회장이 누군가를 만날 때 나는 가볍게 인사하고 분위기를 봐서 바닥에 사금을 2, 3조각을 떨어트린 후 1개를 손으로 집어 들었다.

“골든보이는 이렇게 금을 보지요.”

그리고 어린아이나 나이든 부인에게 넘겼다.

다들 행복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것을 저에게 주는 겁니까?”

“10cm만 파면 사금이 또 있는 것 같네요. 10개는 보입니다. 확인해 보세요.”

그러자 내가 떨어트린 금조각을 발견하는 사람이 나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은근슬쩍 뭔가 수상한 곳을 구둣발로 파보거나 수저와 포크로 땅을 파 보았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돈이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금이 주는 마력에 자신도 모르게 신경이 바닥으로 쏠려 조금씩 바닥을 파보았다.

그렇게 백여 명이 땅을 파기 시작하자 캔트 회장이 아끼는 잔디에 수백 개의 구멍이 나 있었다.

크크크. 나는 캔트 회장의 얼굴에 담배빵을 찍고 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저택으로 돌아온 리처드의 표정이 너무도 어두웠다.

뭔가 이번 파티에서 진행하려고 했던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허치슨 철광산.

레이븐 힐 그룹의 가장 중요한 광산을 말하자면 ‘허치슨 철광’이었다.

허치슨 광산 채굴권 종료까지 앞으로 ‘1년’ 남았다.

처음 허치슨 광산을 개발할 때 15년이면 100% 고갈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는데 다시 조사해 보니 앞으로 20년은 더 철광석을 캘 수 있는 매장량이 나왔다.

그래서 레이븐 힐이 허치슨 광산 재계약에 전사적인 노력을 했지만, 재계약은 쉽지 않았다.

재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호주 채굴 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노팅턴 회장이 위원회 사람들을 완전히 장악하여 재계약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리처드 회장은 오늘 모임에 참석하여 위원회 사람들을 설득해 보았지만, 그쪽 사람들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회장은 저택으로 돌아왔으나 계속 저기압 상태인 것 같았다.

아까 말한 대로 헬기를 달라고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태경이가 놀란 얼굴로 다가와 말했다.

“야! 가슴에 그거 뭐야?”

“뭐가?”

그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손가락으로 나의 가슴을 가리켰다.

“너. 가슴에 불 들어왔어.”

“그게 무슨 말이야?”

“안쪽 호주머니에서 빛이 난다고.”

나는 핸드폰 플래시가 켜져 있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핸드폰은 바지 주머니에 있었다.

뭐지?

가슴주머니를 뒤지니 황금 나침반이 튀어나왔다.

아- 눈부셔

나침반은 마치 라이트를 켠 것처럼 빛이 뿜어냈다.

나는 큰 소리로 말했다.

“바늘 침이 멈췄다! 숫자도 바뀌었어!”

드디어 방향침이 일정한 방향을 가리켰다. 그리고 숫자가 찍혔다.

나는 경복이와 태경이에게 말했다.

“방향 북북서. 거리 987! 우리 ‘당장’ 나침반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자.”

태경이 놀라며 말했다.

“이 밤에 어디를 가?”

“보물 찾으러 가야지!”

나는 당장 리처드 회장에게 뛰어갔다.

“리처드! 우리 계약금 이야기 좀 해요! 헬기 지금 당장 필요합니다.”

Right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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