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46화 (46/188)

46화

에밀리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에디가 말한 대로 헬기 2대를 준비했어요.”

내 눈앞에 있는 헬기 2기가 프로펠러를 회전하며 예열하고 있었다.

나는 레이븐 힐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땅,

호주 정부로부터 발굴권을 확보한 토지,

그리고 타인에게 채굴을 허락받은 지역까지

총 25개의 지역을 탐사하기로 계획했다.

레이븐 힐의 기업형 금 탐사는 스케일이 달랐다.

50m쯤 들어가는 굴착기를 이용하여 흙을 퍼 올리고 층마다 흙과 금을 분리하여 금의 함량을 조사하는 작업을 했다.

그래서 굴착기와 각종 검사 장비를 실은 트럭 10대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 보통이었다.

한 지역마다 최소 1~2주일 정도씩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골든보이가 있으면 그따위 것은 다 필요 없었다.

그냥 가서 ‘딱’ 보면 견적이 ‘착’하고 나온다.

첫 번째 헬기에는 사람이 대부분 타 있었고,

두 번째 헬기는 짐만 싣고 있었다. 식량, 물, 연료, 텐트, 의약품, 삽이나 곡괭이 같은 가벼운 장비 정도만 실었다.

야유회를 간다고 해도 믿을 정도의 짐이었다.

에밀리가 헬기에 실린 장비를 보고 조금은 불안해했다.

“이렇게 가볍게 가도 되나요?”

나는 에밀리 옆자리에 올라타며 여유 있게 웃었다.

“나만 있으면 되었지. 그런 것이 필요한가요?”

“학교 가는데, 가방을 가져가지 않는 느낌인데요?”

나는 낮게 웃었다.

“가방이 없어도, 시험만 잘 보면 되죠.”

에밀리는 크게 웃었다.

“맞아요. 시험만 잘 보면 되죠. 골든보이만 믿고 갑니다.”

헬기가 가볍게 날아올랐다.

우리가 갈 곳은 A 지역이라 불리는 곳으로 호주 중부의 황무지 지역이었다.

시드니에서 북북서로 2시간 30분 떨어진 곳이었다.

처음에는 헬기 아래로 바다와 숲 그리고 강이 보이다가 곧 메마른 초원이 보였다.

그리고 1시간쯤이 지나자 먼지 회오리가 부는 황무지가 나왔다.

놀랍게도 황무지에는 낙타 무리가 보였다. 호주에 소, 양, 캥거루 같은 것만 있을 줄 알았지 낙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해서 놀라웠다.

1시간 30분쯤 뒤에는 사막이 나왔다.

인공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그곳을 관통하는 철도가 보였다. 열차는 무려 100개가 넘는 화물칸을 끌고 북쪽을 향해서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맥스먼 헬기 기장이 큰 소리로 말했다.

“5분 뒤에 목적지에 도착.”

처음 탐색하기로 한 A-1 지역이 가까이 왔다. 멀리 먼지 회오리가 땅을 휩쓸고 가는 것도 보였다.

“랜딩!!!”

목적지에 도착했고 헬기가 조심스럽게 착륙했다.

나는 산책하러 가는 사람처럼 가볍게 내렸다. 그리고 기지개를 한번 켰다.

“자. 탐사를 시작해 볼까요?”

“어떻게 탐사할까요?”

“4륜 버기카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볼까요?”

우리는 헬기 아래 달고 온 버기카로 주변을 가볍게 돌았다. 누가 보면 주변을 관광하는 것으로 볼 정도였다.

가끔 내려서 땅속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다시 버기카에 올라타곤 했다.

1시간 정도 근방을 돌았을 때 이곳은 견적이 딱 나왔다.

A-1 지역의 금 매장량은 10점 만점 중에 2점이었다.

내 눈에 거의 금이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있는 금도 대부분 흩어져 있어서 채굴 비용이 많은 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금밀도는 10점 만점 중에 3점이었다.

깊이는 10점 만점 중 9점으로 금 대부분이 표층에 보였다. 그러나 매장량 자체가 적어 이러한 장점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게다가 워터링 하기 위한 물도 없었고 캐낸 원석을 운송할 수 있는 도로도 멀었다.

물류비가 크게 들어간다는 말이었다.

또한 레이븐사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가 아니라 정부의 땅으로 금을 채굴한다고 해도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구조였다.

A-1 지역은 한마디로 ‘낙제점’이었다.

결과가 실망스러웠지만, A-1 지역의 성적표를 1시간 만에 뽑아낸 것은 정말 놀랄 일이었다.

보통 상업적 이득이 있는지 없는지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보통은 1~2주일이 걸렸다.

채굴장치로 여러 곳의 땅을 깊게 파서, 그곳에서 나온 흙을 채취하고 원심 분리기에 돌려서 흙 안에 금이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런데 나는 겨우 1시간 만에 이 땅의 금 매장량/금밀도/채굴 깊이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존 최고 성능의 ‘금 탐지기’라 할 수 있었다.

A-2 지역으로 헬기를 타고 10분 이동하여 착륙했다.

A-2 / 52점. 이것이 내가 내린 점수였다.

금이 어느 정도 보였다. 하지만 금밀도가 낮아서 금값보다 채굴 비용이 더 나올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없었다.

A-3 / 44점

한 지점에 금이 모두 몰려 있었으나 절대적인 매장량이 적었다.

게다가 금이 깊게 있어서 채굴할 이유가 없었다. 이것도 탈락!

A-4 / 67점

처음 발견한 값어치 있는 땅이었다.

금 매장량이 많지 않으나 금밀도가 매우 높아서 채굴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15일 정도면 모든 채굴이 완료될 정도로 금 절대량이 많지 않았다.

시간 날 때 잠깐 와서 채굴할 곳이었다.

버리기 아까우니 기록을 해 두었다. (위치 에시타 A-1 / x4218, y9637, 채굴 범위 원형 반경 30m)

A-5 / 12점

함유량 수준 극히 미달.

이 땅은 말할 가치도 없었다. 감자 심기도 아까운 땅이었다.

나는 A4 10장으로 정리된 평가서를 에밀리에게 넘겼다.

그녀는 금방 다 확인하고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루 만에··· 이렇게 상세히 분석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다른 사람은 불가능하겠지만 나는 가능했다.

“나는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5개 중의 한 곳은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에밀리는 머리를 끄덕였다.

“아직 봐야 할 곳이 많이 남았으니, 벌써 실망할 필요는 없죠. 100곳을 보고 한 곳만 찾아도 성공하는 게임이니까요.”

내가 만든 평가서를 본 늙은 이사는 화를 내면서 말했다.

“눈으로 대충 보고 이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말입니까?”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불신자들과는 대화하기 힘들다.

“그렇습니다.”

늙은 이사가 화를 내며 에밀리를 바라보았다.

“우리 레이븐 힐이 이런 사람하고 계약했단 말입니까?”

···

에밀리는 광분하고 있는 늙은 이사를 뒤로하고, 나의 팔짱을 끼며 앞으로 끌었다.

“아저씨가 원래 착한데. 의심이 많아요.”

나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네네. 자주 보는 반응이죠.”

이때 1번 헬기의 맥스먼 기장이 다가왔다.

홍수가 일어났을 때 우리 팀을 구해준 파일럿으로 계속 함께하고 있었다.

“시드니로 돌아갈까? 아니면 A-6 지역으로 갈까?”

시계를 보니 아직 오후 4시밖에 되지 않았다. 해가 지기까지 아직 3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있었다.

“A-6 지역으로 갔다가 시드니로 돌아가죠.”

“역시 한국사람들은 모두 부지런한 모양이야. 호주에서는 4시면 퇴근 준비하는 시간이지.”

“아. A-6 지역에 들렀다가 시드니에 도착하면 늦은 밤이겠군요. 특근비를 드리지요. 2배로.”

맥스먼은 낮게 웃음을 흘렸다.

“그렇다면 야간 운전도 나쁘지 않지.”

A-6 지역은 다른 사람의 땅으로 점수가 높을 확률이 낮았으나 그래도 확인해야 했다.

우리는 A-6 지역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야간 운전을 감내한 보람은 없었다.

A-6 지역의 점수는 5점으로 길게 확인할 가치도 없는 땅이었다.

에이~ 씨발. 그냥 퇴근할걸.

꼭 열심히 하려고 하면, 더 안되더라.

이제 해가 지고 시드니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헬기 멀미를 했던 태경이가 반쯤 시체가 되어 텐트에 누웠다. 하늘이 빙글빙글 돈다고 하였다.

“집에 가야지.”

“나를 죽여. 나는 더 이상 헬기를 못 탄다.”

“어쩌려고?”

“시드니까지 돌아가기 귀찮다. 이곳에서 하루 자고 내일 바로 B 지역으로 넘어가자. 캠핑 장비하고 먹을 것이 모두 다 있잖아.”

나도 헬기를 타고 2시간 반을 돌아갔다가 내일 다시 시드니에서 3시간 떨어진 B 지역으로 가기 싫었다.

“동감이다. 가져온 술과 먹을 것이 있으니 그것으로 하루 버티자.”

“그래. 여기서 자면 B 지역까지 1시간도 안 걸려.”

그냥 여기서 하루 보내면. B 지역까지 가는 것이 훨씬 더 편하다.

에밀리도 함께 이곳에 있고 싶어했지만, 아버지의 엄명으로 2번 헬기를 타고 시드니로 돌아갔다.

우리는 헬기에 실어 놓은 텐트를 치고 캠핑 준비를 했다.

나와 경복이가 마트에서 산 캥거루 고기를 구웠다.

이야기 들은 대로 캥거루 고기는 냄새도 나고 뻑뻑하니 맛이 없었다.

“악! 씨발 캥거루!”

나는 인상을 쓰며 말했다.

“이거 누가 샀어?”

태경이도 인상 쓰며 말했다.

“개새끼야. 그냥 먹어. 언제부터 고기의 종류를 가렸어? 고기면 다 감사한 거지.”

“이것은 너무 하잖아.”

“니가 너무 익혀서 그래!”

“바짝 익혀서 먹는 거라며?”

“옛날에 뱀도 먹었잖아. 그냥 먹어.”

“안 먹으면 쪼다 같이 보일까 봐 억지로 먹었지. 뱀 고기 먹고 엄마를 졸라서 회충약을 2배로 먹었다.”

경복이는 맛있게 캥거루 고기를 먹으면서 말했다.

“뱀고기도 맛있는데? 군대에 있을 때 물뱀도 잡아서 먹었어.”

“윽. 야만인~”

“닥치고 앞에 있는 고기나 먹어. 안 먹으면 밤에 배고파.”

태경이가 앉아 있는 좌석에 음식 박스가 발에 걸린다고, 2번 헬기에 옮겨 놓았다.

그래서 현재 있는 것은 캥거루 고기에 라면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캥거루 고기 한 조각에 한국의 매운 라면으로 입안을 정리했다.

우리는 맥스먼이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호주의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이 별로 가득 차 바닥으로 쏟아질 것 같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였다. 이국적이면서, 낭만적인 운치가 있었다.

경복이가 한마디 했다.

“성열이 덕에 호주에서 별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누리네.”

태경이가 웃으면서 말했다.

“헬기를 자가용처럼 타고 다니고 말이야.”

이때 맥스먼 기장이 숨겨 놓았던 위스키를 꺼내 들었다.

와~ 맥스먼 최고!!

2시간 동안, 위스키를 나눠 마시며 호주에서 있었던 각종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즐거웠지만, 피곤했는지 하나둘씩 곯아떨어졌다.

이때 기장 맥스먼이 마지막 위스키를 마시고 쓸쓸한 얼굴로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이 땅이 그렇게 쓸모가 없다고 했나?”

나는 가볍게 머리를 끄덕였다.

“점수가 가장 낮은 곳이었습니다. 물이 없어서 농사도 못 지을 것 같네요.”

맥스먼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땅은 내 인생처럼 쓸모가 없군.”

사실 맥스먼의 딸이 크게 아프다가 최근 죽었고 그 충격으로 와이프 랑 이혼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최근에 다시 부인이랑 결합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일단 동거부터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그렇게 가깝지 않은데 뭐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하나 보여드릴 것이 있습니다.”

나는 삽 하나를 집어 들고 일어섰다. 그리고 갑자기 땅을 파기 시작했다.

“술 먹다가 뭐해?”

“골든보이가 삽질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맥스먼은 흠칫 놀라며 물었다.

“설마··· 금이 있다는 말인가?”

나는 5분 정도 삽질을 하다가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작은 금광석 하나를 집어 들었다. 돌과 금이 50% 뒤섞인 것이었다.

“세상에 쓸모없는 땅은 없습니다. 관심 있게 바라보는 사람이 없을 뿐입니다.”

나는 금광석을 맥스먼 기장에게 넘겼다.

“이것으로 빚을 정산하세요.”

“나에 대해서 들은 말이 있는 모양이군.”

“저는 입이 무겁고 믿을 수 있는 파일럿이 필요합니다.”

“혹시 나를 동정해서···.”

나는 정색한 얼굴로 그의 말을 끊었다.

“폭풍을 뚫고 비행하는 모습을 제 눈으로 봤기에 맥스먼을 ㈜엘도라도 헬기 기장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하는 것입니다.”

“이 나이에 스카우트 제의라니 기분이 괜찮군.”

“저는 나이보다는 실력을 중시하는 경영자입니다.”

“나같이 재수 없는 놈을 고용해도 되나 모르겠어.”

나는 주변을 바라보다가 작은 바위 아래와 그 옆 자갈밭을 보았다.

“기장님에게 행운이 있는지 볼까요? 1번 바위 아래, 2번 자갈밭 중에 어느 곳을 파겠습니까?”

“나에게 행운이 있나?”

“골든보이와 함께하면 늘 행운이 있지요.”

맥스먼 기장은 심각하게 생각하다가 한 곳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자갈밭을 선택하겠네.”

“직접 확인하세요.”

나는 위스키 한잔과 함께 삽을 넘겼다.

맥스먼은 온몸에 땀을 흘리며 땅을 20분 정도 파다가 작은 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 주먹만 한 돌에 꽤 큰 금이 붙어있었다.

“아! 발견했어! 금을 발견했다고!”

“운이 좋으시네요. 저와 함께한다면 늘 행운이 함께 할 겁니다.”

맥스먼은 내가 내미는 위스키를 단숨에 마시고 머리를 끄덕였다.

황금은 놀라운 힘이 있었다. 마음속에 있던 욕망이 끓어오르며 온몸의 세포가 바짝 서는 듯한 느낌이었다.

“몇십 년 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기분이야. 젊어진 것 같아.”

“㈜엘도라도에 입사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맥스먼 씨.”

나는 맥스먼과 악수를 하며 함께 웃었다.

“고맙네. 이 금은 잘 쓰겠네.”

“아. 바위 아래도 금이 있으니까 그것도 파서 챙겨가세요.”

맥스먼은 눈을 크게 떴다가 웃었다.

“하하 둘 다 있었어?”

“골든보이와 함께 일하면 성공 확률은 100%입니다.”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B 지역 탐사를 시작하였다.

아직 에밀리도 오기 전이었다.

B-1 / 31점.

금의 매장량이 어느 정도 있으나 금광석의 위치가 너무 깊었다.

채굴 비용을 고려하면 거의 상업적 이익이 없었다.

호주에 오면 금이 사방에 널린 줄 알았는데, 쉽지 않군.

다음 지역으로 이동!!

B-2 / 42점.

금밀도가 매우 높으나 금 매장량이 거의 없는 곳이었다.

3일이면 모든 금을 채굴할 수 있을 정도였다.

B2 지역은 우리 땅이 아니었는데 표면 가까운 곳에 큰 금덩이 하나가 있어서 몰래 캤다.

대충 계산해도 10만 달러를 충분히 넘을 정도의 금덩이였다.

이 발견으로 탐사 비용이 바로 빠졌다.

에밀리는 도둑이 된 것 같다며 좋아(?)했다.

B-3 / 68점

대략 6개월 정도 채굴할 매장량.

매장량이 어느 정도 있고 금밀도가 높아서 채굴할 가치가 있는 곳이 처음 나왔다.

하지만 채굴 깊이는 꽤 깊어서 채굴 비용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게다가 도로가 없고 물도 없어서 큰 이익이 날 곳은 아니었다.

그래도 상업적 이익 분기점 살짝 위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였다.

(위치 베라 B-3 / x6481, y1749, 채굴 범위 원형 반경 80m)

땅 소유주가 레이븐 힐이 아니었다면, 채굴을 포기했을 곳이었다.

70점이 넘으면 발굴할 값어치가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는데,

그동안 아무런 발견을 하지 못해서,

68점에 일단 합격점을 주기로 했다.

땅!땅!땅! 합격!

B-4 / 35점

금밀도가 매우 높아서 채굴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땅의 소유주가 욕심이 많아, 발굴한 금의 50%를 달라고 하는 곳이라 바로 포기했다. ’

50%라니. 너무 한 것 아니오?

B-5 / 채점 불가.

드디어 발굴할 가치가 있는 어마어마한 매장량을 가진 땅을 발견했다.

헬기에서 땅을 내려 다 보면서 나는 신음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아 엄청나다’

B-5 구역의 공식 점수는 겨우 5점.

금의 함유량도 거의 없었고 금밀도도 형편없었다. 바로 낙제점.

하지만 땅 전체가 붉은색이 가미된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바이레니얼의 붉은 수수밭처럼 땅 전체가 붉은빛으로 파도치고 있었다.

이곳 전체가 구리 광산이었다.

15M만 파고들면 질 좋은 구리가 가득 있었다.

이때 나의 표정을 보면서 에밀리가 기대하는 얼굴로 다가왔다.

“왜 금이 있어요?”

나는 깜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어···. 점수는 5점. 지금 봤던 곳 중에 가장 금이 없는 곳이네요.”

에밀리는 나의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요?”

“아···. 피곤해서 멍 때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붉은색이 가미된 푸른빛을 보며 얼굴에 미소가 그려지는 것을 겨우 참았다.

살짝 찔리는 기분이 있었지만, 금에 대해서 동업하기로 했지, 다른 것은 아니니 계약 위반은 아니었다.

에밀리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사실 A 지역과 B 지역이 가장 금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예상한 지점이었기 때문이었다.

겨우 낙제점을 벗어난 B-3 지점을 하나 건졌을 뿐이었다.

그래도 시험 채굴 비용이 없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투자 비용이라고는 헬기 항공유 끝이다.

그래서 나는 헛기침을 몇 번 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에밀리를 바라보았다.

나는 주눅 든 에밀리에게 강하게 한마디 했다.

“골든보이는 금을 무조건 발견합니다. 1+1=2와 같은 겁니다. 무조건 성공할 거니까 마음 편하게 있어요.”

에밀리는 겨우 웃었다.

“내가 마음 편하게 탐사하자고 말했는데. 거꾸로 에디에게 위로를 받네요.”

“오늘은 좀 일찍 쉴까요?”

“시드니로 가요. 하루 정도 쉬었다가 C 구역으로 갑시다.”

우리는 식량과 연료를 보급하기 위해서 시드니로 돌아왔다.

헬기는 바로 에밀리의 저택에 내렸다.

나는 샤워를 하고 싶다는 욕망에 오랫동안 목욕을 했다. 따듯한 물을 맞고 있으면 문명의 세계로 돌아왔다는 것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샤워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더니 새 옷이 준비되어 있었고 에밀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기다렸어요?”

“아버지가 찾으세요.”

“회장님께서요? 차려입지 않고 이대로 가도 되겠습니까?”

“그럼요. 손님인데요.”

나는 에밀리의 아버지이자 레이븐 힐의 회장인 리처드의 집무실로 갔다.

리처드의 손에는 구역별 평가서가 쥐어 져 있었다.

그는 보통 악수부터 하자고 할 텐데, 눈만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는 평가서를 나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이 평가서 정말 자네가 쓴 것인가?”

나는 자신 있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정말 땅을 파지도 않고 주변만 돌아보고 이 보고서를 썼다고?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지?”

“그런 능력이 있으니까요.”

“흠···.”

“회장님은 골든보이를 믿지 않으십니까?”

회장은 심각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우리 채굴팀을 따로 보내서 시험 채굴을 했지. 그 보고서와 자네의 보고서를 비교했는데. 놀랍게도 거의 일치했어.”

나의 평가서 아래 레이븐 힐 채굴팀이 확인한 A-3번, A-4번 상세 평가서가 있었다.

물론 내가 평가한 것과 큰 차이는 없었다.

내 것이 더 정확합니다.

리처드는 진실을 찾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 능력이 사실이라면 답안지를 보고 시험을 치르는 것이군.”

“야생에 반칙은 없습니다. 움켜쥐는 사람이 승자지요.”

“그런 능력이 정말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자신 있는 눈빛으로 말했다.

“이미 저를 믿고 계시지 않습니까?”

에밀리가 아버지가 아껴 마시는 양주잔을 집었다.

“아버지도 마음은 믿고 있지만, 쉽게 인정할 수 없는 모양이네요. 평생 살아왔던 방법과 다르니까요.”

맥칼랜 55년. 한 병에 1500만원이나 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잔에 맥칼랜을 가득 따랐다.

레이븐 힐 회장의 얼굴이 살짝 구겨질 정도였다.

“지금까지 레이븐 힐이 진행한 계약 중, 나 에밀리가 골든보이를 잡은 것이 최고의 계약입니다.”

나는 에밀리가 주는 잔을 받아서 향을 느끼고 맥칼랜을 마시기 시작했다.

엄청난 독주였지만 얼음 없이 마셔도 부드럽고 향 다채롭고 풍부했다.

나는 잔을 비우고 자신 있게 리처드에게 말했다.

“좋은 술 잘 마셨습니다. 컨디션이 좋아서 금이 잘 보일 것 같네요.”

다음 날

나는 C 지역에서 무려 88점짜리 금맥을 발견했다.

“드디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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