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35화 (35/188)

35화

기다리고 있던 전화에 나의 목소리는 밝았다.

“안녕하세요. 서진택 비서관님!”

청와대 비서관 서진택의 목소리가 살짝 흥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골든보이님.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죠?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 회사를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마도 전화하기 전에, 나에 대한 정보를 모두 확인했을 것이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할아버지께서 유산으로 준 회사를 겨우 지키고 있는 수준입니다.”

-사람들의 평가가, 30년 정도 회사를 운영한 사람처럼 노련하다고 하더군요.

“과찬이십니다.”

우리는 쓸데없는 금칠 인사를 주고받고,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쨌든 서 비서관은 내가 보낸 동영상에 관심이 있다는 말이었다.

이것으로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저에게 보내준 동영상은 무엇인가요? 참으로 멋진 곳이더군요.

“이번에 한국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관광 활성화를 위해 대통령께서 관광특구를 만드신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통령께서 한국방문 외국인 여행객 2천만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실 것입니다.

“경복궁에서 발표하실 것이라 예상하던데 그곳은 너무 식상하지 않습니까? 국민에게 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혹시 이 동영상에서 나온 곳을 추천하시는 것인가요?

“제 생각에는 동영상 6번째 있는 ‘승천 황금용’이 있는 곳에서 발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황금용을 배경으로 쓴다면 매우 멋진 연출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서진택 비서관의 머릿속에서는, 광명 동굴 속에서 각종 빔프로젝터를 이용하여 환상적인 행사로 꾸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단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설마 한국이 아닌 곳은 아니겠죠?”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그것참 반가운 말씀이군요.

“그렇다면 언제쯤 약속을 잡을까요?”

서진택은 마음이 급했다. 일정이 빠듯하여 조금이라도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내일 바로 만났으면 합니다.

“행사 시작까지 시간이 촉박하니··· 그렇게 해야겠습니다.”

-어디서 만나는 것으로 할까요?

나의 사업을 도와줄 새로운 인물이 번쩍 생각났다.

“내일 광명시장님의 사무실에서 보시지요.”

-광명시장님도 이 일의 당사자인가요?”

“광명시장님의 도움도 필요하니 함께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쪽에서 광명시에 미리 연락해 놓겠습니다.

“네. 내일 오후 1시에 광명시청에서 뵙겠습니다.”

다음 날, 나는 회사 일을 오전에 몰아서 마무리하고

1시에 시간을 맞춰서 광명시청으로 갔다.

이미 이야기가 되었는지,

내가 도착하기 무섭게, 시청 공무원이 나의 얼굴을 알아보고 바로 시장실로 안내하였다.

광명시청 6급 팀장의 정중한 안내를 받으며 시장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시장실에는 청와대 서진택 비서관과 광명시장이 있었다.

나의 눈에는 이들이 바로 광명 황금광산 테마파크의 투자자였다.

보통의 투자자들은 돈을 기준으로 생각하지만, 정치인은 달랐다.

돈보다 정치적 이득을 따졌다.

그렇기에 내가 가장 먼저 손을 내민 사람들이었다.

광명시장은 서진택 의전비서관의 이야기를 들으며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서 비서관이 자신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여, 청와대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시장 재선은 단번에 물 건너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시장은 비서관의 말에 토 한번 달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나는 머리를 숙이고 인사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서진택 비서관이 아는 척을 하면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 골든보이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정시에 오셨습니다.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경영자에게 시간만큼 중요한 것이 없지요.”

나는 일단 서진택의 얼굴에 금칠하기로 했다. 그의 힘과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요즘 청와대 의전이 매우 세련돼 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독립군 유해 귀국식과 국산 전투기 신고식 행사가 매우 감명 깊었습니다.”

“하하하하.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행사였지요. 실수가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서 비서관님께서 진행하시는 행사는 항상 성공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하하하. 낯 간지럽습니다”

이때 이지환 광명시장이 웃으면서 나에게 인사했다.

“시장 이지환입니다.”

“인화 자원개발 김성열입니다. 시장님을 만나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강화도에서 북한 잠수함 잡고, 강릉 연쇄 살인마를 잡은 대한민국 의인이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대단하신 분을 뵐 수 있어 영광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 했을 뿐입니다. 특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골든보이 채널도 봤는데, 참으로 놀라운 일을 많이 하셨더군요.”

시장 이지환은 놀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지만, 어딘가 의심하는 표정이 있었다.

나는 그 표정이 익숙한 일이기에 내색 없이 말했다.

“오늘은 서 비서관님께서 궁금해하셨던 의전 행사장소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시장님께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릴까 합니다.”

시장 이지환은 놀란 얼굴로 눈을 떴다.

갑자기 자신의 재선 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고맙기는 한데···. 어떻게 도와준다는 말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나는 순순히 머리를 끄덕이고 자신 있게 말했다.

“백 마디 말보다 한번 보는 것이 좋으니, 함께 가실까요?”

“어디를 말입니까?”

나의 얼굴에 활짝 미소가 그려졌다.

“아름다운 곳입니다.”

시장은 몇 가지 더 물어보고 싶었으나,

서 비서관이 머리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자 엉거주춤 같이 일어섰다.

“자 가실까요?”

“예···.”

시장은 서 비서관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시청 1층에 고급 SUV 12대가 서 상무의 지휘 아래 정차되어 있었다.

인화 자원개발 직원, 청와대 비서실 사람, 시청 공무원 등 30명 정도가 차를 나누어 탔다.

그리고 광명 금광으로 향했다.

광명 폐금광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웰컴 투 더 ‘광명 골드 테마파크.’

광명 폐금광 입구 앞에, 경복이가 안전장비를 깔아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 찾아온 모든 사람에게 안전장비를 착용하게 했다.

이제 다들 랜턴을 하나씩 들고 광명 폐금광으로 들어갔다.

나는 들어온 사람들을 향해서 인사하며 말했다.

“광명 황금광산 테마파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시장 이지환이 놀라며 되물었다.

“황금광산 테마파크요?”

“복잡한 설명보다는···. 들어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의심스러운 얼굴을 하는, 이들을 이끌고 황금 동굴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심드렁한 얼굴로 들어갔지만, 곧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람의 본능을 파고드는 엄청난 황금이었다.

모든 논리적 사고를 마비시킬 정도였다.

이것이 다 금인가?

진짜 금이라면 얼마일까?

내가 바닥에 떨어져, 몰래 챙길 금조각이 있을까?

경복이가 순금의 만든 작품에 손을 대려고 하는 외부 사람들을 제지할 정도였다.

순금은 약해서 작은 충격에도 부서질 수 있었다.

웬만한 일로 놀라지 않는 서 비서관도 안으로 들어와 황금 작품들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것이 모두 진짜 황금인가요?”

“확실히 진짜 금이지만. 당연히 전문가를 불러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서 비서관은 자신이 실수했다고 느끼고 말을 정정했다.

“아···. 김 사장님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채굴용 곡괭이로 벽을 때려서 금조각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서 비서관에게 넘겼다.

“이것은 기념품입니다. 확인해 보세요.”

100% 진짜 금이다. 가서 확인해봐.

옆에서 바라보고 있는 광명시장의 눈에서 욕망의 불꽃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알았어. 알았어. 너도 하나 주께.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좀 큰 금덩이 하나를 캤다.

“제법 크네요. 백만원은 충분히 넘을 것 같습니다. 시장님.”

“주는 것입니까?”

“제 선물입니다.”

시장은 자신의 손 위에 있는 금조각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서 비서관은 진심으로 감탄하며 말했다.

“정말 이곳은 ‘놀라움’ 그 자체군요.”

“아직 놀랄 것이 많이 남았습니다.”

일행은 가장 마지막까지 내려가 ‘드래곤의 보물창고’와 ‘황금 각시탈’까지 확인했다.

동굴마다 가득 차 있는 금조각을 보며,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불타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모두 확인하고 밖으로 나오자,

사람들은 마치 ‘알라딘의 보물 동굴’을 탐험하고 나온 얼굴이 되었다.

동굴 밖에는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와 서 상무 그리고 서진택 비서관과 광명시장이 의자에 앉았다.

서 비서관은 ‘승천 황금룡’ 앞에서 대통령 연설을 찍고,

행사는 ‘골든 스카이라운지’에서 진행해야겠다고 흥분하며 말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각종 음악 그리고 조명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금빛 무대가 그려지고 있었다.

나는 본격적으로 ‘투자 상담’을 시작했다.

이 정도 얼이 빠졌다면 호구로 삼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제가 두 분을 제일 처음 이 동굴에 모신 것은 제안하기 위해서입니다.”

“제안이요?”

나는 상무가 밤새워서 만든 투자계획서를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전남 순천시가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 했던 가장 첫 번째 노력이 바로 순천만 갯벌 생태 공원과 순천만 국가 정원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광명시에 ‘국가 황금 동굴’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서 비서관이 투자계획서를 살피며 물었다.

“이곳을 관광지로 만든다는 말입니까?”

“이곳이 관광지로 성공할 것이라는 사실은 설명해 드리지 않겠습니다. 이미 눈으로 보셨으니까요.”

광명시장은 광명시 안에 이렇게 엄청난 곳이 있는지 조금도 모르고 있었다.

시장으로서 이곳에 무엇이라도 할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다.

하지만 표정이 금방 어두워졌다.

인화 자원개발이 원하는 투자비가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흠···. 생각보다 투자비가 엄청나군요.”

“그렇습니다. 최소 250억 정도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서진택 비서관은 잠깐 생각하다가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개인 사업에 그만큼의 자금을 넣기 어렵습니다.”

나는 순순히 머리를 끄덕였다.

“사업비가 거액이니, 예비타당성 조사도 해야 하고 귀찮은 일이 많겠지요.”

“그렇습니다. 나랏돈을 끌어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야당의 의원 수가 더 많아서 상당히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나는 정색한 얼굴로 비서관과 시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선언하듯 강하게 말했다.

“광산의 소유권을 시와 국가에 넘기겠습니다.”

서 비서관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광산의 소유권을 넘긴다고 했습니다.”

“저 많은 금을 국가에 귀속시킨다는 말씀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러자 서 비서관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소유권을 넘기고··· 우리에게 원하는 조건을 말씀해 보세요.”

“동굴 입장료를 회사의 수익으로 원합니다. 다른 부대시설의 이익금은 필요 없습니다.”

“입장료 수익을 원한다는 말이지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광산에 있는 금의 값어치는 대략 300억 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장에 있는 금을 캐는 것 같이, 실제 채굴을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채굴비용을 모두 제외하면, 100억~150억 정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정색한 얼굴로 계속 설명했다.

“하지만 캐지 않으면 동굴 안의 금은 300억입니다. 나라에서는 300억 자금으로 300억 금을 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리스크가 전혀 없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 비서관은 자신의 얼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소유권을 넘긴다는 제안을 할 줄 몰랐습니다.”

“삼킬 수 없는 고기를 씹다가 숨이 막혀 죽을 수 있지요. 이럴 때는 훌륭한 분들과 고기를 나누어 먹는 것이 현명합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비서관님은 국가 동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고, 또한 황금 광산을 국가가 소유할 수 있게 하는 공을 세우게 됩니다.”

“공이라 생각할까요?”

“함평 나비 축제 전시관에 있는 순금 황금 박쥐는 처음에 9억 원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돈 낭비한다며 다들 뭐라고 했지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30억이 넘습니다. 그리고 그 군수님은 3번이나 연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사업 계획서를 들고 강한 말투로 말했다.

“지금은 저 안에 있는 금이 300억 정도 하겠지만 어느 순간에 400억, 500억, 1000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 그때 이 광산을 구매했던 담당자의 이름은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서진택 비서관은 강한 눈빛으로 머리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제가 직접 윗분들에게 말씀드려 보지요.”

“투자할지 말지 1주일 드리겠습니다. 그 뒤로는 다른 투자자들과 접촉해 보겠습니다.”

“1주일은 너무도 짧습니다.”

“금 보호 공사부터 당장 시작해야 하고 도로 보수 공사도 진행해야 합니다.”

서 비서관은 표정을 부드럽게 했다.

“도로공사와 전기 및 상하수도 공사는 당장 진행하라고 이야기해 두겠습니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좋습니다. 최대한 기다려 보겠습니다. 하지만 오래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나는 광명시장 이지환을 바라보았다.

“광명시에서 투자해 주신다면 골든보이 채널에 함께 출연하여 광명 황금 광산을 함께 소개하고 이 광명 황금광산 테마파크가 개발되면 광명시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를 소개할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시장 이지환은 이미 몸이 달아 있었다.

“저는 무조건 참여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래도 일단 서 비서관님에게 먼저 기회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광명시는 꼭 참여하려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투자 설명회가 끝나고 우리는 회사로 돌아왔다.

모두 표정이 가벼웠는데 서 비서관도 광명시장도 욕심이 가득한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서 상무가 직접 커피를 3잔 가져오며 말했다.

“두 분 모두 눈에 욕심이 가득하더군요. 아무래도 투자가 될 것 같습니다.”

“상무님도 조금 아쉬운 눈빛이군요.”

“돈이 있었으면 우리 손으로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은행 돈을 빌려서 진행할까도 생각했는데, 아직 채굴된 금이 아니라서 은행에서 어디까지 담보를 잡아 줄지 예상할 수 없고, 담보 확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습니다. 어찌 보면 시간이 가장 문제지요.”

“은행 놈들의 보신주의라면 당연히 그렇겠지요.”

“자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황금 테마파크 기획이나 디자인 그리고 그것을 건축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회사에 조직을 많이 보강해야 합니다. 아직 회사 역량이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황금만 있으면 뭐하나?

어떻게 기획해서,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하고,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

디테일로 들어가면 문제가 첩첩산중일 것이 확실했고.

인화 자원개발은 아직 그것을 해결할 능력이 없어 보였다.

“회사 조직 발전 방향에 대해서 고민해 보겠습니다.”

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어찌 되었든 회사 자금을 거의 쓰지 않고 현금 흐름이 발생하게 되었으니 정말 기쁜 일입니다.”

상무는 실업자로 고민하던 자신이 직장을 얻은 느낌으로 활짝 웃었다.

“이렇게 빨리 이익이 나는 사업을 진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사업 방향 때문에 밤에 잠이 오지 않은 날이 많습니다.”

“상무님께서 앞으로 많이 도와주세요.”

“최선을 다해서 대표님을 따르겠습니다.”

나는 40년 동안 버려진 폐광 하나에, 황금씨앗 하나를 썼을 뿐이었다.

그 투자로 일 년에 25~50억 정도의 순이익이 발생한다면 직원 인건비와 건물 임대료 정도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그것은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영월광산을 팔고 안정적인 매출 때문에 걱정했던, 나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크게 기뻐할 일이었다.

1주일 정도가 지났을 때 서진택 비서관에게 전화가 왔다.

대통령께서 투자 허락을 했다는 소식이었다.

당장. 광산의 입구에 앞에, 경찰이 24시간 배치되었다.

그리고 동굴 입구부터 서부 간선도로까지 4차선의 도로가 뚫리기 시작했다.

광명시장은 상하수도 시설 공사를 시작했다.

그래서 기본 인프라 토목 작업도 매우 일찍 시작되었다.

청와대에서 광명 황금 동굴 상세 개발 계획서를 1주 만에 뽑아냈다.

우리 회사 역량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동굴 내부 공사부터 시작했다.

대통령이 연설할 ‘승천 황금용’과 ‘골든 스카이라운지’ 부분을 최대한 빨리 완료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1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나는 회사 직원들과 공사장을 돌아보았다.

동네 구경꾼처럼 공사하는 곳을 확인했는데,

나의 예상을 뛰어넘는 각종 기획이 포함된 공사였다.

대기업 건설사의 지휘로 공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다.

청와대에서 발주한 것인데 하도급을 주거나 날림으로 했다가 박살(?) 날 것이 확실했으므로 이사급 책임자가 나와서 공사를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경찰차 10대가 공사현장으로 밀어닥쳤다.

그리고 현장 감독 책임자들이 공사 인부를 몰아서 안 보이는 곳으로 데리고 가기 시작했다.

나와 경복이도 공장 인부와 함께 좀 떨어진 곳으로 쫓겨났다.

“뭐야? 웬 경찰차야? 살인사건 났냐?”

“나도 모르지.”

곧 미드에서 보면 CIA가 타고 다니는 검은색 밴 10대가 쏟아지듯 들어왔다.

그리고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내려 구석구석 배치되고 사방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뭐 하는 사람들이야?”

“경호원들인가?”

“웬 경호원?”

이때 평소에 보지 못한 거대한 검은색 세단 3대가 안으로 들어왔고

그중 가장 선두 차량에서 양복을 입은 사람이 쏟아졌다.

그리고 2번째 차량으로 다가가 차 안에서 나오는 인물을 경호했다.

이미 만나본 아는 얼굴.

바로 나에게 대한민국 의인상을 준 대통령이었다.

그의 옆에는 서진택 의전비서관이 따르고 있었다.

서진택 비서관이 주변을 살피다가 순간 나와 눈을 마주쳤다.

“이쪽으로 오세요. 김 대표님.”

“저요?”

그러더니 이쪽으로 다가와, 내 손을 잡고 대통령 앞으로 이끌었다.

그러자 대통령이 나를 보며 먼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나는 머리를 숙이며 할아버지보다 더 나이가 많아 보이는 그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의인을 다시 보니 반갑군요.”

제 사업장에 돈을 넣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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