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30화 (30/188)

30화

레이븐 힐에서 회사 계좌로 광산 매각 대금 282억이 입금 되었다.

로또!!! 282억!

을 맞은 느낌이었다.

막간을 이용한 토막 상식.

로또 1등이 당첨되었을 때. 은행에서 ‘이것 가입해라. 저것 가입해라.’ 시간을 끌면 뭐라고 해야 할까요?

사채 땅겨 쓰고 있으니, 대출 상환한다고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바로 벗어날 수 있다.

대출금 상환?

이 단어를 듣는 순간 왜 화가 나지?

아!!! 고모에게 줄이 닿아 있는 그 한양은행 10새가 당장 돈 갚으라고 했다.

그래. 씨발 ‘드러워서’ 갚는다.

나는 속이 좁은 남자였다. 그래서 나는 바로 한양은행으로 찾아갔다.

번호표까지 뽑고 기다렸을 때, 친절한 청원경찰이 물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통장에 있는 돈을 찾으려고 왔습니다.”

“아 조금만 기다리시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내 차례가 왔을 때

나는 여직원에게 통장과 신분증 등을 내밀며 말했다.

“통장에 있는 돈을 전액, 현금으로 찾으려고 왔습니다.”

“전액이요. 알겠습니다.”

여직원은 키보드를 두드리며 나의 예금을 확인하더니 놀라며 말했다.

“예금을 전액··· 현금으로 찾으신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현금으로 찾겠습니다.”

“320억을 말인가요?”

나도 청원경찰과 같이 친절한 미소를 지었다.

“천천히 하세요. 기다릴 수 있습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회사 운영자금에 광산 매각 대금까지 들어오자 320억이 넘는 돈이 계좌에 들어있었다.

여직원은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과장을 불러서 이야기했는데

과장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바로 지점장을 불렀다.

그러자 곧 50대 중반의 온화한 신사가 이쪽으로 다가와 머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한양은행 서초동 지점장. 안정훈입니다.”

“인화 자원개발 대표 김성열입니다.”

“인화 자원개발이라면 저희와 오랜 인연이 있는 곳인데 몰라뵈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오늘로 인연 끊을 것이니, 신속히 일이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점장은 나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예금 인출을 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니 일단 제 방에서 차나 한잔하시지요.”

나는 못 이기는 척, 지점장의 방으로 들어가 앉았다.

곧 미인 비서가 내주는 원두커피와 자양강장제를 마셨다.

지점장은 인상 좋게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자신의 명함을 앞으로 내밀었다.

“인화 자원개발에 새로운 사장님께서 오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능력 없는 재벌 3세’ 같은 이야기를 들으셨겠지요.”

지점장은 손까지 흔들면서 말했다.

“아닙니다. 영월 광산을 매각할 정도로 강단이 있는 분으로 들었습니다.”

나는 돌려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한양은행도 정리하고 있지요.”

지점장이 아부성 멘트를 쳤으나,

내가 냉랭하게 대답하자 더욱 정중한 표정으로 바꿔서 말했다.

“법인 계좌에서 자금을 모두 회수한다고 들었습니다. 그것도 현금으로 말이지요.”

“그렇습니다. 한양은행에서 먼저 우리와 인연을 끊겠다는 연락을 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지점장이 일단 머리를 숙였다.

“일단 제가 은행을 대표하여 사과드리겠습니다. 다만 송구스럽게도 어떤 내용인지 모르고 있으니 조금만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모든 윗사람은 일이 터지면 무조건 몰랐다고 말하고 본다. 하지만 공은 기가 막히게 세세히 알고, 발을 담거나 아니면 통째로 먹으려고 한다.

“며칠 전 광산에 문제가 있다며 대출금 회수를 강행했습니다. 연체 한번 없이 한양과 오랫동안 거래했는데 말이지요.”

지점장은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머리를 깊게 숙였다.

“모두 저의 불찰입니다.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리겠습니다.”

머리 숙이는 기계냐?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사실. 대출부 차장이 높은 곳에서 압력을 받고, 단독으로 일을 그렇게 처리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어느 분께서 그리하라 했는지는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단지. 고모의 ‘오다’를 따랐을 뿐이다···?

그렇다고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잖아.

니들도 ‘연대보증’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재산을 바닥까지 빨아 먹잖아.

그것은 전 국민이 다 안다.

“그런 것은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이곳의 책임자는 지점장님입니다.”

“어려울 때, 오래 거래한 고객을 버리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과의 의미로 대출금 이자를 1% 내려드리지요.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출 이자 1%요?”

이렇게 숫자로 나오면 흔들리는데···

“국가 정책 자금과 비교해도 괜찮은 이율입니다.”

매우 파격적인 조건이었으나, 크게 기분이 상했기 때문에 마음까지 와 닿지 않았다.

“머리는 돈을 그대로 두라고 하는데, 심장은 아직도 돈을 빼고 싶어 하네요. 화가 많이 났던 모양입니다.”

이때 전화기가 울렸다. 엄청나게 긴 전화번호였는데 61로 시작되는 것으로 보니 호주에서 온 전화였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편하게 받으십시오.”

나는 태경이의 전화일 것으로 생각하고 받았다.

“Hello.”

-에드워드 씨 되십니까?

“그렇습니다만. 누구십니까?”

-안녕하세요. 데이먼&테론의 길버트입니다.

데이먼&테론의 길버트는 호주에서 채굴한 금덩이 ‘에베레스트’의 경매를 진행한 담당자였다.

“아! 길버트 씨. 목소리를 듣게 되어 반갑군요.”

-에드워드 씨가 한국에 계신다는 이야기를 스티브(태경) 지사장님께 들었습니다. 잘 지내고 계십니까?”

“저는 잘 있습니다. 스티브는 잘 있던가요?”

-여러 가지로 바쁘신 것 같더군요. 약속을 잡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는 모양입니다.”

-제가 한국인 고객을 몇 분 아는데 일할 때는 모두 매우 열정적입니다. 부지런한 것은 한국인의 특성 같습니다.

“저처럼 예외인 경우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하하하”

길버트의 낮은 웃음소리와 함께 자신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

-스스로 모든 일을 다 하기 힘드니, 저처럼 좋은 중개인이 필요한 것이지요.

“자신감 있는 목소리가 아주 좋습니다. 경매가 잘 마무리되었습니까?”

-‘에베레스트’의 경매가는 무려 287억이었습니다. 순수한 금값보다 무려 40%도 넘게 받았습니다.

놀라지 않으려고 했지만, 너무도 큰 금액이라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정말 엄청난 금액이군요.”

-수수료와 세금을 제외하면 216억을 한국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처리하면 될까요?

순간 내상을 입은 느낌이었다.

세금도 엄청나군···.

나중에 국세청장에게 훈장 하나 달라고 해야겠다.

“계약서에 적힌 계좌로 입금해 주시면 됩니다.

-제가 보낸 메일로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시고 전자서명을 하면 바로 입금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핸드폰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전자서명을 하였다. 그랬더니 곧 입금한다는 메시지가 왔다.

“호주 쪽 급한 연락이 와서 실례했습니다.”

“괜찮습니다.”

이때 지사장의 전화기가 울렸고 호주에서 거액의 돈이 입금되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그는 누구의 계좌인가를 확인했는데,

눈앞에 있는 나의 계좌에 거액의 돈이 들어와 있었다. 그래서 눈을 크게 뜨며 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호주에서 사장님의 계좌로 거액이 입금되었습니다.”

나는 좀 더 여유로운 자세가 되며 말했다.

“경매로 내놓은 물건이 좋은 가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것도 계좌에서 빼시겠습니까?”

“of course”

지점장은 잠깐 생각하다가 전화로 대출 담당 차장에게 말했다.

“자네 오늘부로 대기 발령이야. 당장 본사 인재개발원으로 가.”

-뭐라고 하셨습니까?

“자네 대기 발령이니 당장 본사로 들어가. 알겠나?”

그 말을 던지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한양은행 본사 인재개발원으로 가면 책상 앞에 벽만 있고 종일 멍하니 앉아 있어야 했다.

이곳에서 버티고 다른 부서로 발령 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지점장은 나를 보면서 말했다.

“이렇게라도 사과를 드리지요. 조금이라도 마음을 풀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주고받는 것이 확실한 사람이라··· 받은 만큼 돌려줍니다.”

“제가 있는 동안에는 사장님께 잘못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직접 관리하겠습니다.”

지점장이 머리를 숙이며 사과를 하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행이니··· 숫자로 사과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점장은 눈을 크게 뜨고 바로 말했다.

“개인 계좌로 들어온 예금에 0.4%의 예금 이자를 추가로 드리겠습니다.”

나는 지점장과 기분 좋게 악수를 했다.

“좋습니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표님.”

나는 ‘슈퍼리치’ 예금 잔고를 한양은행에 그냥 두고 지점장의 배웅을 받으며 회사로 돌아왔다.

인화 자원개발 계좌에 327억.

나의 계좌에 216억.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그래서 음식점에서 나오는 것처럼, 은행에서 나오며 배를 두드렸다.

아. 이 행복한 포만감.

경복이하고 은행에 함께 왔는데.

차를 주차하지 못해서 아직도 은행 앞 도로를 돌고 있었다.

나는 경복이의 차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직도 돌고 있었냐?”

경복이는 화가 많이나 있었다.

“아주 돌아버리겠다. 돈 벌면 차가 아니라. 씨발 주차장부터 살 거다!!”

“크크크. 병신아. 서울 땅값, 한 평에 1억도 넘어. 어디는 2억이라고 하더라.”

“서울 미친 새끼들이 땅속에다 금덩이 묻어 놨어? 왜 이렇게 비싸?”

“우리도 나중에, 여기에 집 사야 해.”

“씨발. 공터에 피라미드 올리는 것이 빠르겠다.”

“으흐흐. 내가 불법 건축물로 신고할 거야.”

“피라미드에 깊숙이 묻히고 싶냐?”

“3일 만에 부활해서 영생할 거다.””

“부활한 놈이 바로 죽는 기적을 보여주지.”

쓸데없는 말을 하는 사이에 차의 흐름이 조금 느려졌다.

“가자. 우리가 너무 ‘길막’한다.”

그랜저의 뒷좌석은 너무 좋았지만.

우리의 앞, 뒤, 좌, 우를 외제차가 포위했다.

나는 진정 놀라며 말했다.

“서울에는 왜 이렇게 외제차가 많아?”

경복이는 부러운 듯 말했다.

“우리는 언제 저런 거 타 보냐?”

나는 핸드폰으로 회사 잔고를 다시 확인했다.

“돈 이빠이 땡긴 기념으로 법인카 쇼핑이나 해볼까?”

“이 새끼 경영 잘하는데? 독일 3사로 가는 건가?”

“니가 몰 거니까, 꼴리는 대로 해.”

“아 씨발 대꼴이다.”

위이이이이잉~~

이때 오토바이가 빠르게 지나가고.

한 아주머니가 길게 비명을 질렀다.

어떤 오토바이가 가방을 가로채 도망치고 있었다.

하지만 용감한 택시기사와 배달 아저씨가 뒤를 따라오자,

오토바이는 골목을 꺾는 절묘한 지점에 그 가방을 한적한 골목으로 던지며 사라졌다.

아무도 보지 못했지만, 나의 눈에 반짝이는 금빛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아주머니는 발걸음을 동동거리며 이쪽으로 달려왔다.

나는 차에서 내려 아주머니 앞을 막아섰다.

“사모님. Stop!! 오토바이 타고 간 애들을 어떻게 잡으려고요.”

아주머니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우리 아이 등록금 내려고 모은 돈이에요.”

“자자. 그만 우시고. 가방 안에 금붙이도 들어있었죠?”

“어떻게 알았어요? 우리 친정엄마가 보태 쓰라고 쌍가락지와 금팔찌도 주셨어요.”

“우리 아주머니 운이 좋으시네. 이럴 때 딱 골든보이도 만나고 말이야.”

나는 아주머니의 손을 잡고 가방을 던져 놓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바로 가방이 딱 있었다.

“저거 맞죠? 오토바이 탄 놈이 쫓기니 던지고 갔어요.”

아주머니는 가방을 열어보더니 나에게 몇 번이나 머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때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양아치 3명이 나타났다.

“뒤지고 싶지 않으면, 그거 딱 내려놓고 꺼져.”

뭐야? 운반책인가?

나와 경복이는 양아치 셋을 보더니 크게 웃었다.

“존만한 양아치 새끼들은 뭐야? 이 형님한테 장례식장 가고 싶냐고 물어봤냐? 예약하려면 육개장 맛있는 곳으로 잡아라.”

경복이도 눈에 힘을 주며 한마디 했다.

“수의는 최고급으로 뽑아줘라. 나 메이커 아니면 안 입는다. 혹시 중국산 주면, 내 옆에 같이 눕는 줄 알아.”

우리의 멘트가 예사롭지 않자,

어린 양아치는 살짝 놀랐지만, 고딩 특유의 ‘개념 없음’이 있었다.

그는 조금 떨면서도 잭나이프를 꺼냈다.

“노땅 새끼들이 어디서 야부리를 털어. 틀니 뽑히고 싶냐?”

나는 경복이를 보고 뭐라고 했다.

“너 보고 ‘틀딱’이라고 하잖아. 네가 해치워.”

경복이도 나를 보며 입술을 비틀어 웃었다.

“애늙은이는 너지 병신아. 거울 안 보냐?”

“학교 가면, 후배들이 나보고 친구인 줄 알아.”

“노인정, 실버 스쿨 다니냐?”

그러자 참을성 없는 양아치가 잭나이프를 살짝 휘두르며 큰소리로 외쳤다.

“괜히 남의 일에 나서다가, 뱃속에서 선지 보지 말고 어서 꺼져.”

나는 웃으면서 고딩 양아치에게 한발 다가가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

“존만아. 잭나이프로 언제 썰어서 선짓국 끓일래? 이 형님이 좋은 것 줄게.”

나는 등에서 테이프로 둘둘 만 사시미를 양아치 앞에 보였다.

바로 분위기가 살벌해졌다.

“이걸로 해야지 힘이 안 들어. 그리고 테이프도 감아 놓아서 미끄러지지 않고 쑥 들어간다.”

양아치는 사시미를 보고 매우 놀라며 한발 물러섰다.

“뭐···뭐야?”

경복이가 한발 앞으로 더 다가오며 주먹너클을 손에 끼었다.

“아니야. 아니야. 고딩이 사시미를 어떻게 들고 다녀. 맞춤 교육을 해야지. 주먹 너클 이거 아냐? 제대로 맞으면 윗니, 아랫니 4개씩 몽땅 뽑을 수 있다. 이거 어때? 마음에 들어?”

내가 한발 앞으로 나서며 돌망치를 꺼냈다.

“너 요즘 애들을 너무 쉽게 아는구나? 요즘 친구들은 다 연장 써. 주먹을 쓰는 낭만은 일제 강점기 때 다 죽었다니까. 한 방에 보내는 돌망치 어떠냐? 올드보이에서 어떻게 싸우는지 봤지? 머리 말고, 무릎이나 정강이 때리면 바로 병신 만들 수 있어.”

경복이가 품에서 가스총을 꺼내 들었다.

“도구 쓸 거면 확실하게 쓰자. 돌망치가 뭐냐? 원시인이냐? 총으로 한 방 어때? 눈에다가 쏘면 바로 실명으로 만들 수 있어.”

나는 품을 뒤지면서 말했다.

“그래? 그러면 어차피 군대 가서 쓸 거. K2 소총 어때? 내가 군대에서 회식 때 쓸 돼지를 K2로 쏴 봤는데, 머리 한방이면 즉사하더라. 군대에서 쓸 거, 먼저 땡겨 쓴다고 생각해.”

나는 짜증을 와락 내며 말했다.

“내 K2 어디 있지? 총번 762312332. 아. 군대에 두고 왔지? 미안하다. 요즘 형이 좀 깜빡한다.”

경복이가 양아치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년이냐? 나야? 자기가 선택해.”

나는 한발 다가가며 돌망치와 사시미를 바닥에 던졌다.

“자기야. 내 것 써. 좋아. 싸게 줄게. 혹시 얼마까지 알아보고 왔어?”

그러자 고딩 양아치가 소리를 지르며 도망쳤다.

으아아아아아아-

야 어디가? 생각한 거 이상으로 싸게 줄 수 있어!!

경복이도 외쳤다.

“자기야~ 어디가?”

뒤를 돌았더니 아주머니가 우리를 보고 무서움에 떨고 있었다.

아··· 설명하기 힘들다.

무기는 왜 들고 다녔냐고?

광산 노조원들이 골목에서 쇠파이프 들고 덤빌 수 있잖아.

경찰이 도착했는데, 골든보이 구독자였다.

그래서 활짝 웃는 나와 경복이, 경찰 아저씨 그리고 떨떠름한 표정의 어머니 사진이 골든보이 이미지 콘텐츠로 올라갔다.

‘골든보이, 잠수 아저씨. 소매치기 잡다.’

잡지는 않았는데···. 그냥 잡았다고 썼어.

이런 거로 뭐라 하는 사람 없지?

회사로 돌아왔더니 직원들의 표정이 확 밝아져 있었다.

회사 계좌에 280억 이상의 자금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회사가 망하지 않을 것이 확실해지자 사람들의 얼굴에 여유가 생겨났다.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직원들이 나에게 하는 인사가 크고 정중해졌다.

서 상무도 뛰어나와 정중하게 인사했다.

“사장님. 수고하셨습니다.”

“한양은행 대출 회수는 없던 일로 했습니다. 그리고 담당자가 바뀌었으니 참고하세요.”

서 상무는 은행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예상하고 미소를 지었다.

“주거래 은행이 바뀌었으면 지점장도 위험했는데. 사장님께서 살려 주셨습니다.”

“숫자로 사과하더군요. 대출 이자를 1% 낮췄습니다.”

“하하하 큰돈을 아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는 상무와 함께 크지 않은 회의실로 들어갔다. 아직 살림이 갖춰지지 않아서 의자도 없었다.

그러자 직원 하나가 눈치껏 의자 2개를 안으로 가지고 들어왔고

다른 직원은 커피 2잔을 안으로 가지고 들어왔다.

그래. 좋아. 회사가 이렇게 움직여야지.

그것을 보고 상무가 여유 있게 웃으면서 의자에 앉았다.

“회사에 자금이 들어오자 직원들이 힘이 난 모양입니다. 눈에 힘이 들어간 것이 보이네요.”

나는 달달한 커피 믹스를 마시면서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제가 생각해봐도 큰일이 많았지요. 직원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영월 광산을 내 손으로 직장 폐쇄한 후 거침없이 달리고 있었다.

내가 한일이 맞을까 다시 생각할 정도였다.

황금을 보는 눈을 가진 이후부터 자신감과 확신이 흘러넘쳤다.

내가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것이 옛날의 나와 달랐다.

“인화 자원개발을 진정한 내 회사로 만들기 위해서 일을 거칠게 밀어붙였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한 일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비즈니스의 세계는 승자와 패자가 있는 냉혹한 곳이니까요.”

상무는 매너리즘에 빠졌던 영월광산의 생활을 생각했다.

“사실. 인화 자원개발은 미래가 없었습니다. 그저 석회석 광산에서 나오는 설탕물로 연명하는 회사였습니다. 모든 직원이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현실에 안주하고 있었지요. 언제라도 오늘 같은 날이 올 수 있었습니다.”

“꿀물이 나오던 영월광산은 이제 없습니다. 이제 어제와 같이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살아남으려면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회사의 포트폴리오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할 것 같습니다.”

황금씨앗이 있으니 호주에서 금광사업을 할 생각이었지만

오랫동안 인화 자원개발에 있던 상무의 생각이 궁금했다.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해서 좋은 생각이 있으면 말씀해 보세요. 저도 궁금합니다.”

서 상무는 어두운 얼굴로 머리를 흔들었다.

“사실 며칠을 고민해 봐도 정답이 찾지 못했습니다. 이른 시일 내에 사업 방향을 기획해 올리겠습니다.”

“쉽지는 않은 일이겠지요.”

“하지만 인화 자원개발은 2대 회장님이 본사로 쓸 정도로 역사가 긴 회사였습니다. 숨어 있던 본사 주식 0.6%가 나올 정도로 숨겨진 자산이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일단 본사의 자산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역시 서 상무는 오랫동안 본사의 재무통으로 있었던 인재답게 자신만의 방향을 제시했다.

“우리 회사 자산을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서초동 인화 자원개발 본사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곳에 모든 문서와 기록들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래? 그럼 바로 가야지.

우리 통장에 300억 넘게 있잖아.

본사를 못 쓸 이유가 없다.

“그럼 지금 갑시다. 회사 운영자금이 충분하니 본사를 못 쓸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있는 것은 돈밖에 없지 않습니까?”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당장 갑니다. 상대가 방심하고 있을 때 본성을 탈환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알겠습니다. 사장님. 당장 직원들을 모으겠습니다.”

경복이가 한마디 했다.

“거기 고모네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나는 머리를 끄덕였다.

“백화점 보안과 사람들이 있다고 했지.”

“그럼··· 아까 거기 가서 돌망치랑 가스총만 다시 주워 올까?”

“강도로 오해받고 싶냐?”

“주먹으로 하자고?”

“주먹으로 해야지. 연장 쓰면 일이 커지는 것을, 왜 모르는 사람처럼 말해?”

경복이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야! 대기업 다니는데, 주먹을 쓸까? 연장 쓸까? 고민하는 것이 말이 되냐?”

“대기업은 주먹 쓰면 안 되냐?”

“우리 엄마하고 이모가 나 대기업 다닌다고 자랑했는데. 싸움하고 다닌다고 알아봐. 당장 사장 면담이야!”

사...사장 면담?

경복이네 어머니 무서운데···.

나는 정색하고 경복이를 바라보았다.

“우리 이경복 씨. 회사 비밀유지 각서 썼나?”

“좆까!! 씨발놈아.”

싫으면 말고.

나와 우리 직원 30명은 모든 일을 중단하고 차에 탔다.

가즈아~~~

오늘은 공성전이다.

아덴하고 물약 필요하면 이야기해!

본사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에 직원들은 용기백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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