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26화 (26/188)

26화

고모의 흥분한 눈길은 황금 십자가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이 십자가로 대법원장 마누라를 누르고 자신이 먼저 새진리 선교회장이 될 생각 하니 기쁨이 끓어올랐다.

“이 성물이 한국으로 들어온 것은 기적이야. 이 모든 것이 주님의 뜻이다.”

주님이 아니고,

제가 이거 들여오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놈 때문에 세관에 잡혀서 세금만 4천만 원을 냈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고모는 나를 바라보며 살짝 인상을 썼다.

마치 자신의 아이를 비난하는 사람을 본 엄마의 눈빛이었다.

“이 십자가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증명하는 성물이다. 이것에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불경한 일이야.”

그래요. 그래요. 제가 죽일 놈입니다.

“아···그런 가요··· 죄송합니다.”

고모는 한 발짝 다가와 은근한 눈빛으로 말했다.

“이 물건이 한국에 들어왔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 있나?”

“회사 물품으로 들어와서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비밀로 해줬으면 좋겠는데···.”

나는 고모님의 말에 크게 웃고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요. 저는 철저한 무신론자라 교회 근처도 가지를 않습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고모님은 얼굴에 엷은 미소를 지었다.

“아쉽게 우리 조카님에게는 복음을 전파할 수 없겠네.”

“그러면 감사하죠.”

고모는 이 십자가를 바티칸 지하 보물창고에서 구한 물건이라고 소개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이야기해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물건이었다.

그렇게 황금 십자가를 바라보며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가,

고모는 겨우 주식을 생각했다.

“선물 이야기는 그만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이야기해볼까?”

“그러시죠.”

나는 커피를 마시며 미소를 지었고,

고모도 여유 있는 척, 만들어진 웃음을 보였다.

먼저 말을 꺼내는 쪽이 조급함을 드러내는 것이라,

나는 유산이나 주식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다.

내가 끝까지 유산 이야기를 꺼내지 않자 고모의 마음만 조급해져 먼저 이야기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회사가 상속되었는지, 궁금할 텐데 물어보지 않는구나.”

“대충 짐작이 가서요.”

“짐작이 간다고?”

“주변에 조언을 해주는 분들이 있지요.”

서울대 법대 출신, 괴산대 총장님은 내가 발굴한 문화재의 보상금을 확보하는 역할이었는데

청와대가 나서서 보상금 일을 진행하자 자신이 할 일이 없었다.

그래도 나는 총장님께 약속한 돈을 입금했기 때문에

그분은 빚을 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때 내가 총장님께 인화 그룹 지배 구조에 대한 리포트를 부탁드렸더니 온 힘을 다해서 조사하셨다.

준비한 인화 그룹 리포트는 깊이가 있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는데 아주 좋았다.

나는 여유 있는 표정으로 창문 밖으로 보이는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향긋한 커피를 한 모금 넘겼다.

“쓰레기를 줬다고 하는데, 굳이 들을 이유가 있겠습니까? 냄새가 배기 전에 버려야지요.”

“쓰레기 중에 괜찮은 것이 있을 수 있잖아?”

나는 낮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호주에서 소고기를 많이 먹어, 배가 부른지 쓰레기를 만지기 싫습니다.”

“이제 먹고살 만해진 것인가?”

“고기 사 먹을 돈은 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모는 인상을 쓰며 갑자기 장식장에서 코냑XO 병을 꺼내 들었다.

내가 고모님의 생각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서 당황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양주잔에 코냑을 따르고 나의 잔에도 따랐다.

그리고 나의 잔에만 야구공 같은 동그란 얼음을 넣었다.

그러자 코냑 잔에서 얼음이 빙글빙글 돌았다.

고모는 스트레이트로 코냑을 마시고 인상을 썼다가 강한 눈빛으로 말했다.

“지금부터 하는 말. 심각하게 들어.”

“듣고 있습니다.”

“인생이 달린 문제니까 단어 하나 놓치지 마라.”

나는 허리를 바짝 세우고 정색하며, 고모의 눈을 바라보았다.

“고모님의 말씀을 경청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 할망구가 먹으면 죽는 떡을 너에게 줬다. 욕심내서 떡을 삼키는 순간 피를 토하게 만드는 맹독이지.”

“맹독이 든 떡이라···. 설명이 한 번에 머리에 박히는군요.”

고모는 내가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조금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설명을 계속했다.

“첫 번째로는 IH 석유개발이다. 정권에 들어갈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서 캐나다의 원유 개발 회사를 6백억에 샀다. 하지만 사실 지하수만 나오는 땅이야. 완전히 사기 맞은 것이었는데 아직도 쉬쉬하면서 비밀로 하고 있다. 막내가 소유하는 즉시 터트릴 거야.”

요즘 IH 석유개발에 대한 증권가 찌라시가 돌고 있었다. 만들어진 자금의 50%는 대통령에게 가고 50%는 회장의 비자금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였다.

“지하수가 나온다면 생수 회사로 쓰면 되겠군요.”

고모는 혀를 차며 다시 코냑을 마셨다.

“지금 농담이 나와?”

“기대하는 것이 없으면, 웃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회사는 인도네시아 카인&서반 코퍼레이션이다. 구리, 니켈 개발 회사지만 이것도 거의 파산 직전이다. 능력 없는 낙하산이 설치면 망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회사지.”

“···”

“세 번째는 몽골의 T&T개발도 있는데 철광석 개발도 러시아와 몽골 간에 국경 문제가 터지면서 10년째 개발 중지된 상태다. 이것도 자본 잠식 상태다.”

카인&서반 코퍼레이션은 보고서에 있는 내용인데 몽골의 T&T는 처음 들어보는 회사였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들의 뜻대로 폭탄을 안고 죽을 마음이 조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고모는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매출액만 보고 쓰레기에 욕심내다가, 계열사 사장 행세를 하기도 전에, 폭탄이 터질 거다.”

나의 표정이 밝았다.

“나는 아무것도 받을 마음이 없습니다. 독이 든 떡은 사양하지요.”

“그것도 쉬운 것이 아니야.”

고모는 주주 총회 안건이 적한 내용의 문서를 넘겨주었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의 주식은 원가에 회장에게 공매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독이 든 떡을 먹든가 아니면 손에 쥐고 있는 주식을 내려놓으라는 말이지.”

경영하지 않는 사람은 주식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회장님의 유언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주식을 매매할 때 그렇게 계약이 되어 있는 것도 보았다.

이것이 내일 주주 총회에서 공개될 예정이었다.

이미 판은 깔려 있었고 내가 빠져나갈 방법은 없었다.

큰아버지는 내가 가진 4% 주식을 없애는 전략을 세웠고

눈앞에 있는 고모는 겁을 줘서 나에게 주식을 받는 전략을 세웠다.

그렇다면 오늘 밤,

나와 승부를 볼 사람은 눈앞에 있는 고모였다.

그녀는 내가 공포에 빠지면 주식을 던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럴 때는 거꾸로 고모에게 공포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일단 고모의 손에 주식이 들어가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야 했다.

나는 고모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독이 든 떡을 먹을 수 없지요. 4%의 주식을 포기하겠습니다.”

고모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주식 포기도 괜찮은 방법이지. 내가 주식 4%를 장외 거래 가격보다 2배로 사겠다.”

“2배요?”

“적나?”

나는 손에 쥐고 있는 코냑을 단숨에 입에 털어 넣고 말했다.

“가격은 나쁘지 않지만···. 제 주식은 판매하지 않겠습니다.”

“가격이 괜찮은데 팔지 않겠다니?”

“그냥···. 주식을 소각하겠습니다.”

고모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주식을 그냥 소각한다고? 엄청난 거액에 스스로 불을 지르겠다는 말인가?

“다시 말해봐!!! 정말 주식을 소각하겠다고?”

왜 주식을 소각해야 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면,

고모는 나에게 달려와 내 멱살을 잡을 기세였다.

“회장님의 주식을 대행하는 사모님께서 큰아버지의 손을 들어줬으니 승부는 이미 끝났다고 봐야겠지요. 그런데 돈을 조금 만지겠다고 주식을 고모님께 넘기면 완전히 큰아버지의 적이 되는 것입니다. 얻는 돈에 비해서 위험이 너무 큽니다.”

고모는 눈을 크게 뜨고 강하게 말했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어! 쉽게 포기하지마.”

“큰아버님의 엄청난 압박을 받고 싶지 않습니다. 독이 든 떡도 먹고 싶지도 않고요. 다 포기하겠습니다. 돈 보다 가족의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알아서 무릎을 꿇겠다는 말이냐?”

“가장 안전한 방법이지요. 주식을 소각하면 그룹의 주식값이 올라가겠네요.”

“나약한 놈.”

“제가 큰아버지에게 주식을 넘기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고모는 눈을 부릅떴다.

“그것은 절대 안 돼!”

“고모님이야. 같은 어머니를 둔 핏줄이니까 싸워도 무사할 수 있겠지만 저희는 그렇지 않습니다. 생명의 위협이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싸움에 끼어들 생각이 없다는 의미로 주식을 태워버리겠습니다.”

이제 거꾸로 고모가 쫓기는 표정이 되었다.

어느 때 보다 아버지의 주식 4%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너희를 보호해 줄 수 있어.”

“빈 껍데기만 남은 우리를 끝까지 보호해 줄 것이라는 말씀은 사양하겠습니다.”

고모는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주식을 비싸게 사준다니까! 그것으로 미국에 나가 있어.”

“치즈 말고 김치에 밥 먹겠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있다고 안전하지 않습니다.”

“내가 알아서 다 해준다니까!”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예의 바르게 고모에게 인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움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큰아버지께 전화나 한 통화 드리겠습니다.”

고모는 눈을 부릅뜨고 절규하듯 말했다.

“안돼! 그 주식 내가 당장 필요해!”

나는 얼굴에 미소가 만들어질 뻔한 것을 겨우 참았다.

이제 페이스는 나에게 넘어왔다.

억지로 난처한 표정을 꾸몄다.

“주식을 포기하지 않고 고모님께 넘기라는 말은 저도 큰아버지와 싸우라는 말씀이군요.”

“항복한다고 해도 네 큰아버지가 어찌 나올지 알 수 없다.”

“사모님께서 계시니 돌발사태가 일어날 수 있겠지요.”

“그러니 내 뒤에 있어! 내가 지켜 줄게.”

나는 기회를 잡고 냉정한 표정으로 고모를 바라보았다.

“제가 고모님께 제안 하나 해도 될까요?”

“제안? 뭔 데? 말해봐.”

“제가 큰아버지와 싸워야 한다면 주식을 판매하는 것은 불가합니다. 제 손에 있는 유일한 무기를 포기할 수 없지요.”

“그렇다면 어쩌자는 말이야?”

“대신 이번 주주 총회에서 쓸 수 있는 4% 주식 위임장을 당장 드리지요.”

나는 식탁 위에 있는 신문을 살피다가 손으로 인화그룹 기사를 찍었다.

그룹 후계자 갈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중 한 회사를 손으로 찍었다.

“고모가 4%가 필요한 것은 IH 석유화학을 지키려는 것 때문이지 않습니까?”

IH 석유화학은 IH 석유개발과 완전히 다른 알짜 회사였다.

원유를 수입하여 정제하는 안정적인 매출의 회사였다.

총장님 보고서 정보 중에는, 고모와 큰아버지가 IH 석유화학을 두고 싸우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나의 입에서 그 이야기가 나오자 고모님은 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관심 없는 척하지만, 너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알고 있구나.”

“5000원 들고 있는 사람이, 최소 5만원부터 시작하는 한우 소갈비집 메뉴판을 본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먹지도 못하는 메뉴판을 달달 외우고 있습니다.”

고모가 경영하게 될 곳은 백화점 3곳, IH 유통, IH 레저, 인화 통운, 인화 그룹 연수원, IH 석유화학 등등이 있었다.

그중 4%의 주식이 없으면 큰아버지에게 넘어갈 수 있는 회사가 ‘IH 석유화학’이었다.

“이제 솔직히 원하는 것이 말해봐. 나는 석유화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나는 고모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았다.

“고모님께 드리는 위임장이 의미가 있으려면 회장님의 유언대로 제가 회사를 하나 경영해야 합니다. 그러니 고모님께서 저에게 계열사 하나 주세요.”

“계열사를 달라고?”

“제가 경영을 해야지 주식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제가 드리는 주식 위임장이 의미가 있지요. 물론 그 독이 든 쓰레기 회사는 고모님께서 처리해 주시고요.”

고모는 얼굴에 미소를 지었지만, 화가 난 것을 다 감추지 못했다.

헐값에 주식을 찾을 생각만 하고 있었지. 계열사 중 하나를 넘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너를 너무 가볍게 보았구나.”

“싫다면 거부하셔도 됩니다.”

고모는 절대 거부할 수 없었다.

어떤 계열사보다 IH 석유화학의 매출액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어떤 계열사를 원하나? 백화점이라도 달라고 할 건가?”

“중요한 회사를 달라고 할 수 없겠지요.”

“말 돌리지 말고 어서 말해.”

총장님의 보고서에 나와 있는 계열사 중 계륵 같은 회사가 하나 있었다.

노조의 힘이 강하여 매년 조금씩 적자를 보는 회사였다.

게다가 매출도 그다지 높지 않아서 그룹에 이런 회사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정색한 얼굴로 한 회사의 이름을 말했다.

“인화 자원개발을 주세요.”

“어디라고?”

“‘인화 자원개발’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고모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정말 인화자원을 원한다는 말이냐?”

“확실히 고모님께서 아끼는 회사는 아니지요.”

인화 자원개발은 그룹 계열사라고 말하기에는 작은 규모였다.

내가 먹어도 소화 시킬 수 있는 사이즈였다.

“인화 자원개발은 석회석 광산에서 나오는 매출이 대부분이지요. 작년에 매출 280억에 이익금 15억원입니다. 매출액은 안정적이지만 노무 때문에 경영이 쉽지 않은 곳입니다.”

“공부를 많이 했구나.”

“특히 노조가 큰 문제인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노조는 큰아버지의 지원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대충 알고 있습니다.”

고모는 인화 자원개발의 노조 위원장을 만났던 기억이 떠오르며 자신도 모르게 인상이 구겨졌다.

“내 차를 망치로 내려친 미친놈들이 있는 곳이지.”

“그 정도입니까?”

“경찰도 무서워하지 않는 놈들이다.”

나는 낮은 웃음을 흘리면서 고모를 바라보았다. 인화 자원개발이면 충분히 넘겨줄 것처럼 보였다.

“인화 자원과 위임장이 거래되겠습니까?”

“인화 자원개발이라···. 생각지도 못한 선택이구나.”

고모는 그녀가 아끼는 IH 백화점 강남지점의 지분을 달라고 해도 줄 생각이 있을 정도였다.

IH 석유화학은 매출액만 3조 원대 회사였다.

“조카가 원한다면 그 정도는 내줄 수 있지. 내 지분 74%를 모두 넘겨주겠다.”

“알겠습니다. 거래된 것으로 알고 위임장을 내어 드리지요.”

계약서는 백화점 법무팀에서 2시간 만에 작성하였고 내가 먼저 확인했다.

곧 괴산대 총장님이 고모님의 집으로 들어와 계약서를 확인해 주었다. 그리고 몇 가지 불공정한 계약 내용을 수정하였다.

총장님은 조금 흥분하여 매우 적극적으로 계약서 조율에 참여했다. 이런 큰일에 자신이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얼굴이었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서로 활짝 웃었다.

고모님은 나의 위임장으로 IH 석유화학을 지킬 수 있었고,

나는 인화그룹의 사장단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 계약이셨습니까? 고모님.”

“위임장을 받았으니 하는 말인데···. 인화 자원은 네가 쉽게 볼 회사가 아니야.”

“역사가 있는 회사라고 알고 있습니다.”

“인화 그룹의 2대 회장님께서 석탄으로 연탄을 만들 때 설립했던 회사로 70년대 정점을 찍었던 회사다.”

나는 고모의 손을 따듯하게 잡았다. 그리고 만족한 얼굴로 말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고모님.”

“도움이 필요하면 이야기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내일 주주 총회에 나와서 내 옆에 앉아. 그리고 네가 누구 편에 섰는지 확실하게 알려줘.”

“편을 정했으니 당연히 그리해야지요.”

다음날 인화 호텔에서 열린 그룹 주주 총회는 한마디로 난장판이었다.

그룹에서 준비한 사람들로 빠르게 주주 총회를 마무리 하려고 했지만

소액 주주 연합에서 온 사람들이 반발하며 욕설을 쏟아냈다.

나중에는 몸싸움까지 일어났다.

기자들은 많았지만, 그룹의 돈을 받았는지 거의 사진을 찍지도 않고 못 본 척했다.

단상에 뛰어오른 소액 주주가 욕을 쏟으며 주주 총회를 방해하려고 했지만

그룹 보안 요원이 출동하여 겨우 주주 총회가 마무리되었다.

“이것으로 인화그룹 주주 총회를 폐회하겠습니다.”

그 이야기에 욕설이 사방에서 날아왔다.

나는 마치 극장에 앉은 관객처럼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와 4D 활극 액션이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면서 옆에 앉은 고모님과 악수했다.

“인화 자원개발 대표. 김성열입니다.”

고모도 오늘의 결과를 만족스러워하며 머리를 끄덕였다.

“인화 그룹에 들어온 것을 축하하네. 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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