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
다이딘 대공이나 아르테인 공작과 다르게 야마모토 하지메는 수련자다.
즉, 내가 상태 창을 살펴볼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다.
그렇기에 나는 기대감을 가진 채 그의 등장을 기다렸다.
“야마모토라… 하긴 같은 수련자인데 얼굴 정도는 익히는 게 좋겠네요. 캠볼, 가서 왕춘을 데리고 오도록.”
“알겠습니다. 전하.”
왕춘 노사.
무공은 별로 관심 없었지만 왕춘이라면 내심 궁금하기는 했다.
성품이나 그가 1회차 시절 보였던 행동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 강함 만큼은 진짜였으니까.
마스터 시절의 그의 능력치와 스킬이 궁금하기는 했다.
애초부터 먼 곳에 있지는 않았는지 금세 야마모토가 도착했다.
“부르셨습니까, 스승님.”
나는 즉시 관리자의 눈동자를 활성화했다.
[상태 창]
-이름 : 야마모토 하지메
-나이 : 25
-직업 : 전사(일반)
-LV. 66
-신체 능력
근력 : 80 민첩 : 80 체력 : 69 마력 : 71
[스킬 슬롯]
고유 스킬 : 풍신(風身)(전설)
스킬 목록
-일섬(一閃)(슈퍼 레어)
-불굴의 정신(슈퍼 레어)
-샘솟는 활력(레어)
-제비 걸음(레어)
-마력 회로 특화 - 아르테인 신체 개조(전설)
-아르테인 대검술(상급)(전설)
-거인의 발걸음(전설)
-기마술(騎馬術)(일반)
-없음
‘…완전히 비틀어 놨군.’
생각보다 레벨이 높았다. 하기야 수련만 하지는 않았겠지. 능력치가 높은 것은 마스터의 육체를 가진 이상 당연한 것이었다. 다만 그의 고유 스킬이나 앞서 스킬 슬롯을 채웠던 기술들과는 다르게 아르테인 공작에게 배운 것으로 추정되는 것들은 상당히 상이한 기술들이었다.
아르테인 공작의 검술은 상당히 무거운 중검술에 가깝다. 스킬 이름인 거인의 발걸음은 아르테인 공작가에서 배운 기술일 터. 그 이름에서부터 예상할 수 있듯이 한발 한발이 무척이나 무겁고 그 힘은 고스란히 검술에 반영되어 한 번 한 번의 공격이 무시무시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 야마모토 하지메는 화려하고 빠른 검술을 사용했던 이다. 그렇기에 당연하게도 그런 특성들을 살려주었을 거라 생각했다.
공작가의 검술이 저것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물론 최고 비전이 대검술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다만 고유 스킬부터 알 수 있는 본인의 특성을 깡그리 무시하고 대검술을 배웠을 줄은 몰랐다. 그것도 스킬화가 될 정도로 철저하게. 본인의 선택인지 공작의 선택인지는 모르겠다만, 일단 저런 행동 자체가 가능했던 것은 아마 저것 덕분일 거다.
‘신체 개조?’
영약이 아닌, 명백하게 신체 개조라고 나온다. 아르테인 공작가에 저런 기술이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
어째서 앞선 스킬들을 지우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일섬이나 제비 걸음은 아예 불필요한 스킬이 되었을 텐데….
어쩌면 야마모토가 욕심을 낸 것일지도 모르겠다. 대검술에 쾌검을 섞는다거나.
망상에 가깝지만.
힐끗.
야마모토의 시선이 이쪽을 향한다.
나와 나서윤, 한바다를 차례로 훑었다.
확실히 그가 마스터의 경지에 들었다는 것은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기세를 숨기지도 않았고.
“인사하도록. 대공 전하와 유신후 백작이다.”
“야마모토 하지메입니다.”
대공은 이미 안다는 눈치였다. 하기야 이미 며칠 전에 도착했었으니까.
나는 야마모토를 향해 가볍게 대답했다.
“반갑군.”
아무리 같은 수련자라고 한들 이곳은 제국이며 나는 이제 고위 귀족이다. 내 길드원이라면 모를까 이전과는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어떠한가?”
“확실히 마스터에 들었군요.”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이 되면 배운 것을 모조리 흡수하더군. 수련자들의 특성이라고 했던가? 스킬이라고 들었네. 무척 신기하더군.”
스킬이 되는 순간 빠르게 기술을 배울 수 있기는 하지만 본인의 역량에 따라 습득 속도, 숙련 정도, 활용 능력 달라진다. 상급 검술을 소화할 정도로 익힌 것을 보면 아마 피를 토하는 노력과 본인의 재능이 큰 영향을 미쳤을 거다. 순전히 스킬 덕분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증명이 부족한 거 같군요, 공작.”
갑작스레 대공이 끼어들었다.
공작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자 대공이 말을 이었다.
“수련자들을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교류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죠. 그대의 제자가 익힌 것은 그대 가문의 비전이 아닌가요?”
“맞습니다. 제가 익힌 것과 같은 것을 익혔습니다.”
“설마 그것을 공유하지는 않을 테고….”
당연하다. 고작 수련자를 키우겠다고 공작가의 최고 비전을 외부로 유출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결국 수련자들이 우리의 무술을 체계적으로 배운다면 스킬화 가능하고 그걸 이용하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가 그대가 가진 패의 전부라면 교류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네요.”
공개된 패가 전부라면 자신의 무공을 공유할 이유가 없다. 대공은 공작에게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설마 그렇겠습니까. 제가 기술 교류를 통해 공유하고자 하는 것은… 수련자들의 경지를 올리는 방법에 대해서입니다.”
“…경지라니요.”
“대공 전하의 말씀대로 스킬화를 시켜 봐야 제 제자처럼 성장하지는 못합니다. 여러 수련자들에게 실험을 해 보았지만 결국 저희들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자질과 일정한 수련 시간은 필요하더군요.”
맞다. 결국 자질과 숙련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수련자인 만큼 그 속도는 거주민들과 비교할 것이 못 되지만 그것도 어느 한계가 있었다.
“우리 제국민들에 비해 제대로 익기만 한다면… 즉, 스킬화에 성공한다면 분명 빠른 속도로 강해지는 것은 맞습니다만, 그것도 자질에 따라 어느 순간 멈춰버리더군요.”
“…맞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 공작의 말을 긍정했다.
“저는 그 막힌 순간 모종의 방법을 통해 벽을 뚫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 가문의 비전처럼 유출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수련자들에게나 적용 가능하니 말입니다.”
단 한 번. 단 한 번은 벽을 뚫어줄 수 있다고 공작은 자신했다.
‘그게 된다고?’
의도적인 경지의 상승. 절로 의구심이 들었다.
수련자들이 경지를 올리는 방법은 거주민들처럼 직접 부딪치기보다는 여러 조건들을 갖춤으로써 부가적으로 경지를 올린다는 형식을 취한다. 애초에 거주민들은 불가능한 방식으로, 능력치를 통해 육체를 만들고 거기에 스킬 숙련도를 높임으로써 배운 기술을 더 깊게 숙련한다. 그렇게 얻은 전투 능력을 바탕으로 사냥을 통해 레벨을 올려 다시금 잠재력을 높이고 그 잠재성을 개발해 능력치와 스킬 숙련도를 높이는 순환 과정을 거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상위의 경지로 나아간다.
문제는 자신의 재능과 그간 해온 노력에 따라 다르지만 결국 한계는 찾아오고 성장이 멈추는 시점이 온다는 것.
갈수록 레벨은 올리기 어려워지고 능력치와 숙련도는 덜 오르기 마련이며 레벨을 높이기 위해서 상대해야 할 적은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진다.
그때가 되었을 때는 이제까지의 성장세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엄청나게 느리게 상승하는 숙련도와 멈춰버린 능력치를 볼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은 여기서 포기해버린다. 자신의 끝이라고.
그러나 일부는 포기하지 않는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포기하지 않은 수련자들이 더 강해지는 위해서는 최대한 좋은 스킬을 익혀 스스로를 더 강화하거나 영약을 통해 부족한 능력치를 보충한다. 그것마저 되지 않는다면 위험을 감수하고 빠듯한 파티를 만들어 더 강한 사냥터에 진입, 목숨을 걸고 레벨을 올린다.
때로는 좋은 스킬이 길 자체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괜히 전설급 스킬에 목을 매는 것이 아니다. 효율이나 성능도 좋지만, 이런 부가 효과가 있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이런 방법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멈추기 마련이고 본인의 재능이 없음에 한탄하는 순간이 온다.
괜히 내가 최상급 잠재력을 애타게 찾은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공작은 그런 이들에게 깨달음을 통해 경지의 길을 열어주고 더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그게 비록 단 한 번에 불과하더라도.
탐이 날 수밖에 없었다.
“…진실로 그런 방법을 안다면 확실히 거래 대상이 될 만 하군요.”
‘그렇군. 야마모토에게 대검술을 가르친 것은 공작이 의도한 바였나.’
그에게 맞지 않는 기술을 전수해 의도적으로 빠르게 벽에 도달하게 만들 셈이었던 듯했다. 잠재성은 확실히 뛰어났지만 맞지도 않는 스킬을 익히면 숙련도 상승이 빠르게 멈추니까.
그걸 위해 딸과 약혼을 시키고 공작가의 최고 비전을 가르친 것은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곧이어 왕춘 노사가 도착했다.
그 또한 공작과 나를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해 왔다.
과거 최고의 랭커였던, 쳐다볼 수도 없었던 존재에게 이렇게 인사를 받으니 기분이 묘했다.
야마모토도 랭커였던 것은 마찬가지지만, 왕춘 노사와는 조금 느낌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같은 랭커라고 하더라도 왕춘은 특별했다.
나는 그에게도 마찬가지로 관리자의 눈동자를 사용했다.
[상태 창]
-이름 : 왕춘
-나이 : 72
-직업 : 전사(일반)
-LV. 69
-신체 능력
근력 : 79 민첩 : 81 체력 : 72 내공 : 82
[스킬 슬롯]
고유 스킬 : 무골(武骨)(전설)
스킬 목록
-최상급 검술(전설)
-비검술(飛劒術)(슈퍼 레어)
-명상(레어)
-초감각(전설)
-마력 회로 변질 - 혈도
-운기조식(運氣調息)(슈퍼 레어)
-풍운보(風雲步)(레어)
-팔선무(八仙武)(전설)
-없음
-없음
‘…최상급 검술….’
벌써 검술로 전설 등급을 달성할 줄이야… 거기에 더해 팔선무라는 전설급 무공까지 갖고 있었다. 듣기로는 본래 지구에서부터 익히고 있었던 검법이라고. 다만 스킬화 자체는 최근에 시킨 듯했다.
등급부터가 전설인 것을 보면 보통 기술은 아닌 모양이다.
‘무공은 대부분 쓰레기지만, 저건 조금 예외지.’
물론 다른 사람에게는 여전히 쓰레기일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왕춘이 배운 팔선무는 이야기가 다르다. 본인의 몸에도 맞고 쓰는 사람도 괴물이니까.
거기에 저 비검술이라는 기술은 훗날 어검술로 발전한다고 들었다. 지금이야 별다른 쓸모가 없겠지만.
내게 인사를 해오는 왕춘의 눈에서는 숨길 수 없는 호승심이 엿보였다.
“보시다시피 무공으로 마스터에 오른 수련자에요. 물론 공개한 무공과는 전혀 다른 무공을 갖고 있고, 본인이 공개할 생각이 없다고 하지만요.”
“이 무공은 일인전승이외다. 아무리 대공 전하의 말씀이라도 연자가 아니면 결코 내 드릴 수는 없소이다.”
“…조금 건방지지만 실력은 진짜랍니다.”
왕춘의 말투가 무척 마음에 들지는 않는 모양이지만 가치가 있는 인간이라 여겼는지 대공은 제재하지 않았다.
“그의 경지는 부정하지 않습니다만, 무공의 역사는 무척이나 짧죠.”
“그래도 그 가능성은 공작도 인정하지 않나요? 그러니 교류를 원했겠죠?”
게다가 공개된 무공 중 열화장이라는 것은 마법도 아닌데 마법과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며 무공의 명성을 올리는 것에 크게 일조했다.
“물론 그건 그렇습니다만, 무공을 익힌 마스터가 실제로 싸우는 것은 본 적이 없군요.”
검강의 증명은 끝났을 터. 다만 증명을 핑계로 직접 싸우는 그의 모습이 궁금한 모양이었다.
“원한다면 대련 정도는 받아주겠어요. 공작 또한 제 의문에 답해주었으니 어려운 일은 아니죠. 다만, 저도 공작의 제자가 싸우는 모습이 궁금하네요.”
왕춘이나 야마모토의 의견은 완전히 배제된 상태였지만 저들이 거절할 것 같지는 않았다. 둘의 눈에는 호승심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둘이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고 했었다. 신경전도 잦았다고. 다만 실제로 붙은 적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불똥이 이쪽으로 튀었다.
“상대는 백작 쪽에서 나서는 것이 어떻겠어요?”
“무슨….”
“너무 우리 둘만 보이는 것 같아서요. 가장 전통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백작 쪽과의 차이점도 궁금하니까요.”
“…전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역사가 짧군요. 몇 년 새 정형화가 된 것도 아니고… 너무 이른 것 같습니다.”
1회차를 생각하면 전통적인 게 맞긴 하겠다.
나는 가벼운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왕춘과 야마모토의 대결이 성사되기는커녕 이쪽에서 저 둘을 상대하게 될 판이었다. 문제는 내가 직접 나서서는 안 된다는 것. 야마모토는 몰라도 지금 나와 왕춘이 싸웠다가는 왕춘이 죽을 수도 있었다.
그에게는 정신을 지켜줄 장비나 스킬이 없었다. 그나마 명상 스킬이 있기는 하지만 그게 전투 중에 왕춘의 정신을 지켜준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초감각은 조금 도움이 되기야 하겠다만… 저건 다루기 힘든 내공을 다룰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더 크지 정신 방벽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매혹에 걸리는 순간 그에게 어떤 치명적인 상처가 생길지 알 수가 없었다.
검을 들지 않으면 그만이다만, 내 주 무기가 검인 것은 널리 알려진 상태. 대공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면 귀찮아질 수 있었다.
게다가 벌써부터 무공의 약점이 드러나면 곤란하다. 최악의 경우 기술 교류가 깨질 수도 있었다. 공작이 흥미를 잃어서는 안 된다.
“야마모토, 괜찮겠나?”
“물론입니다. 오히려 제가 백작 각하께 대련을 요청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찬물도 위아래가 있는 법이지. 미안하지만 백작 각하와의 대련은 노부가 먼저 하고 싶군.”
둘의 시선이 부딪친다.
호승심. 내 현재 위치는 수련자들 중 최강이며 가장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건 성자라는 타이틀을 제외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마스터가 되어 자신감이 한참 샘솟은 둘에게 나와의 대련은 어떤 의미로는 기회이기도 했다.
자신들의 명성을 드높이고 이름을 날릴 기회이자 동시에 내 수준을 직접 알아볼 수 있는, 그런 기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송아, 어디서 나서는 게냐? 먼저 언급된 것은 노부다. 순서나 지켜라.”
“많이 피곤해 보이시는데, 뒷방에나 가셔서 쉬시지요, 영감님. 그 몸으로 백작 각하의 실력을 반이나 끌어내실 수 있겠습니까? 되려 기분만 나빠지실 겁니다.”
대공과 공작의 앞임에도 불구하고 둘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를 도발했다.
대공과 공작은 그런 둘을 말리거나 무슨 추태냐 나무라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조금 즐거워하는 기색이었을 정도였다.
어쩌면 이 둘은 내가 오기 전까지 고의적으로 둘을 직접 붙이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입장에서는 둘의 기싸움이 조금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왕춘 노사의 팔선무가 대단하고 야마모토가 익힌 공작가의 검술이 뛰어나다고 한들 나에게는 한참 부족하다.
솔직히 말해서 모든 아이템을 빼고 맨손으로 싸운다고 한들 나는 둘을 동시에 상대해도 가볍게 쓰러뜨릴 자신이 있었다.
초급 마스터와 상급의 마스터라는 차이도 있었지만, 레벨, 능력치, 스킬의 숙련도부터가 하늘과 땅차이다.
게다가 둘은 나에 비하면 그 경험도 일천하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건방지네.”
‘음?’
내가 한 말이 아니었다.
왕춘과 야마모토는 목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기싸움을 멈추었다.
대공과 공작이 무척이나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그따위 실력으로 오빠한테 덤비겠다고?”
둘의 기싸움을 방치하는 대공과 공작의 태도에 괜찮다고 판단했는지, 곧바로 나서윤이 나섰다.
고개를 돌리자, 좀처럼 보기 힘든 표정을 한 나서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아무리 갓 마스터가 되어 자신감이 넘친다고는 하지만….”
나서윤은 무표정한 얼굴에서 한쪽 입꼬리만을 올린 모습이었다. 저 얼굴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손쉽게 알 수 있었다.
“너무, 주제를 모르는데.”
그녀는 저 둘을 한껏 비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