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만 이 지구를 선택했다-162화 (162/317)

# 162

헬모사

황제와 엘리자베스 공주, 나와 주하연, 남은주와 나서윤. 총 6명에 달하는 인원이 수십 명은 앉을 법한 식탁에 앉아 있었다.

이미 식탁 위에는 엄청난 수의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하녀나 시종 등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마음 편히 대화하기에는 이게 편했으니까.

일부 알고 있는, 믿을만한 사람은 충분히 있을 텐데도 이 정도까지 조심하는 것을 보면 황제의 성격이 조금 드러나는 듯했다.

식사는 조금은 어색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나야 별다르게 꿀릴 것도 없다는 것을 아는 만큼 태연한 편이었지만, 주하연과 남은주는 한결 긴장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나서윤은 상당히 태연한 편이었고. 엘리자베스 공주는 지구에서부터 공주라는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닌지 상당히 우아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사가 끝나고 황제가 디저트를 시키면서 입을 열었다.

“소식은 들었네. 교단 역사상 최초의 성자가 되었다고? 아니, 성자라면 이렇게까지 말을 낮추는 것은 실례겠군.”

황제의 표정은 가볍게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즐거운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탐색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폐하께서 말을 높여주시는 이는 교황 성하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제게 높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수련자인 것도 아시는 마당에…. 그리고 맞습니다. 성자가 되었죠. 소식이 빠르시군요.”

황제가 성녀를 향해 말을 가볍게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건 나름 연차가 쌓인 성녀나 받는 대접이다. 나도 받으려면 받을 수 있지만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최초의 성자니 뭐니 떠들어도 결국 성녀의 남자 버전에 불과하다. 존중은 훗날 더 강해지면 자연스럽게 나올 터. 지금부터 그런 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지금도 막 대하는 것도 아니니까.

내 말에 황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옆에 분은 아예 성녀시고….”

그거야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다.

“처음 제국에 도착한 수련자 답게 확실히 뛰어나. 하지만 방향이 달갑지만은 않군.”

황제는 상당히 직설적이었다.

“그래도 처음 저와 계약하신 분은 황제 폐하시죠.”

“그런 것 치고는 교단과 과하게 가까워지는 듯하군.”

나는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그래봐야 저희는 떠날 이들입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그리고 교단이 정치에 관여하는 것도 아닐 텐데요?”

“그건 그렇지. 하지만 이제껏 중립이었던 교단에 그대라는 존재가 나타났으니….”

역사상 최초의 성자. 계시까지 받았으며, 두 번째 성녀의 연인. 이정도면 교단 내에서도 상당한 권력자나 다름 없었다. 사실상 실권이 없다고? 저정도 타이틀이면 무관의 제왕이나 다름 없었다. 직접적인 권력이 없더라도, 그 영향력은 미친 수준이다. 솔직히 나도 이렇게까지 내가 커질 줄은 생각 못했다. 끽해야 교단의 지원이나 받아내고 중립 세력의 비호 약간 정도라고 생각했지. 설마 관리자인, 게다가 잠들기까지 한 가이아가 탑 내부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좋은 오산이라고나 할까.

황제의 걱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이제껏 교단에 제대로 등재조차 되지 않았던 주제에, 요양 기간 만에 교단 최심부의, 최고 권력자로 떠올랐다. 그런 자리에 있으면서 권력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까 의문을 갖는 거다. 그리고 나는 그딴 것에 크게 관심 없었다. 필요에 의한 권력이라면 모를까, 휘둘릴 생각은 결코 없었다.

“별로 정치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희 목적은 변함없으니까요. 1순위는 힘이고, 권력은 부차적으로 따라온 것에 불과하죠. 게다가 어차피 교단의 힘입니다. 과하게 정치에 끼어들어 봤자, 피만 볼 뿐입니다. 저만 더럽혀질 뿐이죠.”

황제는 내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래 봤자 뭐 읽을 수 있는 것은 없겠지만.

내 눈이 전혀 흔들림 없자, 황제는 그제야 제대로 된 미소를 보였다.

“내가 사람은 제대로 선택한 모양이로군. 운이 좋아.”

아마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닐 거다. 상관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어차피 증명될 터.

“저희 목표는 강해지는 겁니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거죠. 강해질 수 있는 보상과 수단만 제공해주신다면, 저희의 행동으로 어떤 결과를 얻으시든지,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아예 기회가 온 김에 대놓고 이용해먹으라고, 대가만 주면 얼마든지 이용당해주겠다는 말을 내던졌다.

내 직설적인 말에 내 일행은 물론 엘리자베스 공주마저 놀란 표정을 지어보인다.

설마 황제에게 이렇게 대놓고 말할 줄은 몰랐다는 표정. 하지만 황제는 이런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으하하하. 그래. 우리는 그런 관계였지. 그래. 대가는 얼마든지 주지. 부족하거든 말하라. 합당하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으니.”

히죽.

나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이로써 애매했던 관계가 확실히 연결되었다.

황제는 내 옆의 엘리자베스 대신 나를 1순위로 선택했다. 하기야 내가 조금 많이 커지기는 했지. 실력은 둘째 치고라도 내 뒤에 교단이 붙었다. 이만한 권력을 단시간에 획득한 나다. 직접 본 엘리자베스를 보고 실망한 면도 있을 거다.

당장 엘리자베스를 보면 잠재력은 상급, 레벨도 40에 근접한 이다. 아주 약하지는 않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괜찮은 수준이다. 하지만 처음 본 이가 나고, 내 일행이다. 엄청나게 아쉽겠지. 비교가 될 거다. 물론 길드장이 최고 실력자가 되리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그녀가 이끌고 온 이들의 실력 또한 잘 해봐야 이 수준일 터다. 영국 출신 랭커는 하나 뿐이었으니까.

황제는 그 휘하의 사람들을 통해서 티드린드 영지의 내 휘하 길드원들의 실력도 확인했을 터. 그들의 실력은 되려 이들보다 뛰어나면 뛰어났지 부족하지 않다. 아마 헬모사 지역에 존재하는 영국 수련자들을 보면 그 수준 차이도 명확하게 알 수 있겠지. 황제는 나를 선택한 것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할 터다.

“그나저나 교단에서 잡지 않던가?”

“폐하 덕분에 쉽게 빠져나왔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수호 기사를 선정해야 한다니 뭐니 하면서 상당히 붙잡더군요.”

“으하하하. 모름지기 성녀에게는 수호 기사가 붙기 마련이지 저기 주하연 성녀에게도 남은주 경이 붙어 있지 않은가?”

“정확히는 제대로 인정받은 것은 아닙니다. 과거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관례적으로 그리되었을 뿐. 당장 비공식적인 성녀지 공식적으로 소개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

저런 절차는 은근히 중요하다. 하지만 어차피 알아야 할 이들은 다 알고 있는 상황. 당장은 우리 일행의 힘이 약한 편인 만큼 최대한 조심하고 있을 뿐이다. 더 강해지면 공식적으로도 알리는 것이 더 좋겠지. 레벨업을 위해서는 최전방에서 서야 하는 만큼 약할 때는 최대한 숨기는 것이 나았다. 최전방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으니까. 스스로를 지킬 힘이 먼저다.

우리들의 대화에 엘리자베스 공주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린다.

내가 황제와 상상 이상으로 친근하고, 그들이 이룬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업적과 영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 터다.

아직 중층에 온 지 얼마 안 되기는 했지만 나오는 단어 하나하나가 다 범상치 않으니까.

여러 이야기가 지나가고 나는 황제를 향해 입을 열었다.

“헬모사 지역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용병이 거의 모이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 골치일세. 이러다가는 정예병을 파견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랬다가는 오크들이 과하게 반응할 수도 있었다.

용병과, 정예 군단은 그 느낌부터가 다르니까.

“제가 지원하죠.”

“자네가?”

“나름 마스터 아닙니까. 제 일행들도 이제는 만만하지 않을 겁니다.”

“그대 일행을 어찌 만만하게 보겠는가.”

내 일행들은 2차 전직과 그 힘을 다룸으로써 A급에 근접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었다. 어지간한 용병단보다 내 파티가 더 강한 지경에 다다랐다고 할까.

“게다가 이제 슬슬 제 휘하의 길드원들 일부도 데리고 올 예정입니다. 실력은, 충분하니까요.”

“음….”

“그정도면 혹하는 용병들도 조금은 있겠죠. 거기에 더해 병사 조금만 보내주시면 아마 충분하리라 봅니다.”

“그래도 오크의 영토 내부일세. 자네가 만만하지는 않지만 너무 자신감에 차 보이는군.”

“잊으신 것이 하나 있군요. 거긴 수련자들을 위해 고립된 공간입니다. 이제는 연결되긴 했지만 그래도 당장 엄청난 위협이 오지는 않을 겁니다.”

“음. 그런가.”

“그리고 솔직히, 저를 부르신 이유도 이것 아닙니까?”

애초에 대화에 끼어들지도 못하는 엘리자베스가 옆에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먼저 까놓고 얘기하지 않았다면 먼저 넌지시 운을 띄웠겠지.

“하하. 그건 그렇네. 자네가 그리 적극적일지는 몰랐지만 말일세.”

“제 고향은 손 하나가 아쉬운 상황입니다. 필요하다면 도와야죠.”

이 정도면 믿음이 갈 테지. 내 말에 엘리자베스는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아마 속으로는 조금 경계하고 있을지도. 괜찮은 인재를 몽땅 뺏길 수도 있었으니까.

결국 내 길드원들과 일부 지원을 받아 헬모사 지역으로 가기로 약속한 뒤 엘리자베스와 함께 따로 배정된 궁으로 넘어왔다. 내 일행들은 같이 들어오는 서양인 외모의 존재에 잠시 멈칫거렸다.

어색한 분위기. 하지만 엘리자베스 공주는 긴장한 와중에도 우리를 향해 입을 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유신후… 님. 영국의 공주, 엘리자베스라고 해요.”

이제야 인사드린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상당히 주의하는 모습. 그도 그럴 게 지구에서의 신분 차이라면 모를까 탑에서 그런 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힘이 거의 모든 것인 세계. 초기에 자리를 잡기에 그런 신분은 분명 큰 도움이 되었겠지. 하지만 탑에서 지내며 실질적인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을 터. 이쪽이 훨씬 우위임은 손쉽게 알아볼 수 있을 거였다.

이쪽이 수틀리면, 그녀를 죽이더라도 무마가 가능한 수준이다.

과거, 그 엘리자베스 공주가 내게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신기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것뿐이었다.

‘그래도 상황 파악을 빠르네.’

하기야 그렇게 무능한 인물이었다면 1회차에서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지도 못했겠지.

“유신후입니다. 한국 쪽 길드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이쪽은… 제 파티원들이고요.”

엘리자베스는 내 파티원들에게도 일일이 인사를 건네며 최대한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였다. 내 일행들 또한 실제 영국의 공주를 눈으로 본다는 것에 조금 신기해하는 듯했다.

“…이번에 저희 쪽 수련자들을 도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구원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가 봐야 아는 거죠. 저희가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모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나저나 폐하께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지구 상황 아십니까?”

“…전부 사실이에요. 지구는, 거인들에게 침략을 받은 상황이 맞습니다.”

조용히 침을 삼킨 엘리자베스는 말을 이었다.

“오후… 7시? 정도였을 거에요. 갑자기 런던 상공에… 거대한 그림자가 내려왔죠.”

그때를 떠올리는지, 조금 공포에 젖은 표정이었다.

“10m는 넘는 덩치의, 괴물이었어요. 인간과 비슷한 외형이었고… 등장함과 동시에 주변을 둘러보더니 곧바로… 옆에 있던 타워 브릿지를 그대로 부숴버리더군요.”

“…….”

“저는 마침 그걸 직접 목격했답니다. 주변은 그대로 혼란에 빠졌어요. 닥치는대로 주변을 때려 부수고, 인간을 죽였죠. 즉시 공군이 반응했지만… 의미가 없었죠. 5분도 채 되지 않아 우리는 탑으로 소환되었으니까요.”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지구의 시간은 멈춰 있습니다.”

“네. 제국의 황제께서 그리 말씀하시더군요.”

“저희는 지구를 포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한국은 하필 침공 당시가 새벽이었기에 대부분 지구의 상황을 몰랐습니다만, 현재는 대부분이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비롯한 제 길드원들의 목표는 지구로의 귀환이죠.”

내 말에 엘리자베스 공주는 잠시 침묵하는 듯하더니 곧바로 말했다.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저희 영국 왕실 길드 또한… 귀향이 목표랍니다.”

태연하게 말하는 공주였으나, 나는 그녀의 표정이 조금 어색한 것을 놓치지 않았다. 나는 차분하게, 공주를 향해 물었다.

“그런데, 영국에는 직접적으로 거인이 나타났다고 하셨죠?”

“네. 맞아요. 제가 직접 목격했답니다.”

“영국에 거인은 몇 정도 나타났습니까?”

“하나로 알고 있어요. 시간이 짧아서 제대로 정보를 접하지 못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영국 출신의 수련자들은 전부 거인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겠군요.”

“…맞아요.”

나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저희 쪽에는…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무법자라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무법자. 그 말에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굳는다. 아마 똑같은 단어는 아닐 거다. 하지만 어떤 존재를 뜻하는지 정도는 금세 눈치챌 터.

“거인에 대해 거의 몰랐던 저희들만 해도 그런 존재들이 있었는데… 영국 쪽 수련자들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그, 그건….”

거인에대해 모르는 한국쪽 이들도 무법자가 생겼다. 그런데 영국은 거인의 존재부터 알고 있었다. 얼마나 대댄한 존재인지는 모를 수도 있지만, 만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터. 실제로는 핵 같은 것도 통하지 않는 괴물 중의 괴물이나 수련자들은 아직 그것 까지는 모른다.

그래도 그런 존재가 지구에 나타난 이상 돌아가지 않으려는 사람도 충분히 나올 수 있으며 탑을 경험할수록 거인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존재인지 깨닫는 인간들도 있을 거다.

그리고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지 못하는 이상 지구를 포기하는 이들은 되려 상황을 모르던 우리보다 더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기에 살짝 떠 본 것이었다.

1회차 시절, 헬모사의 무법자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없을 리가 없다. 분명, 존재했을 터다. 단지 황제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 여자가 다 처리했겠지.

아마 영지의 위기 상황은 무법자 놈들도 한손 보탰을 거다.

목적을 갖고 그쪽으로 향하는 이상 필요한 정보는 당연히 모아야만 한다.

나는 예상 이상으로 빠르고, 크게 성장했다. 개인의 무력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중층에 발휘나는 영향력과 지위에 대한 것이었다.

무력 자체도 만족스럽기는 하나 지위와 영향력에 비하면 미비할 따름이었다.

그렇기에 이제는 무력의 성장과 더불어 본래 조금 더 이후에나 가능했을 작업도 가능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가 도와드리는데, 설마 그런 정보를 숨기지는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쓸모 있는 이들과 쓸모없는 이들을 구분하는 것.

지구의 구원에 도움이 되는 이들인가, 방해가 되는 이들인가.

적어도 내버려 둬도 되는 정도인가, 지원할 가치가 있는 이들인가. 아니면, 배척하고 제거해야 하는 이들인가.

작게는 무법자와 길드원, 크게는 국가 단위의 하층들이 그 대상이 될 터다.

영국의 하층이,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 그것을 판단하는 작업이다.

어디까지나 기준이 내가 되긴 하겠지만, 확실히 필요한 작업이며, 나는 그것을 할 수 있는 위치가 되었다.

내 물음에 엘리자베스 공주는 떨리는 목소리로 현재 헬모사 지역의 상황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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