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
말하는 정령.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상급 정령쯤 되면 말 정도는 하니까.
그 아래 정령들도 교감 스킬이 있다면 서로 의사 정도는 통한다. 하지만 직접 육성으로 말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저건 고대 정령이다. 등급이 없는 만큼 다른 정령들과 비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나는 고대의 정령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하얀빛에 둘러싸였던 부분이 서서히 줄어들며 몸을 감싼다. 옷 같은 것이 생겼지만, 옷이라기보다는 천을 몸에 두른 것 같은 형상이었다. 머리카락은 백발에 눈동자는 금빛인 아이였다. 페어리 같은 외모 답게 날개가 있었는데, 빛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 형태였다.
외형만 보자면 빛의 정령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닐 터다. 1회차 시절의 고대 정령은 일단 4대 속성을 모두 다루는 특이한 정령이었으니까.
빛 속성을 다룬다는 말은 없었다.
‘그 고대의 정령이 말을 한다는 정보는 없었는데….’
내 기억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고대 정령이 말을 한다는 정보는 없었다. 그런 정보가 있었다면 알려지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앞서 말했듯 말하는 정령은 상급에 해당하는 정령이다.
소문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었다.
‘외향은… 뭐 직접 본 적은 없으니까.’
그래도 소문에 따르면 대강 비슷하기는 하다. 기본적으로 백발에 금안, 인간형이고 각 속성을 발휘할 때마다 그 속성과 어울리는 색으로 물든다고 했으니까. 화염 계통 기술을 사용하면 적발 적안으로, 물 계통 기술을 사용하면 푸르게 물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단순히 수준이 차이가 나서 그런 건가? 싶다가도 딱 보면 아니올시다였다.
저 고대 정령이 상급에 해당한다고 하기에는, 느껴지는 기운이 너무 미약했다.
최하급 수준에 불과했던 것. 확실히 저 수준에서 출발한다고 알고 있었고, 꾸준히 성장하는 관계로 당장 약한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사이에도 고대 정령은 나연을 향해 폭언을 퍼붓고 있었다.
“알로 되돌리라고! 너 같은 암 덩이는 싫다고! 이 답답아!”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나연도 더는 참지 못하겠는지 입을 열었다.
“…못 돌려보내. 나도 방법 모르고, 너 때문에 다른 정령들과 계약도 해지됐어.”
‘…그건 몰랐네.’
고대의 정령과 계약되면 타 정령과는 계약 해지가 되는 모양이다.
“그럼 나랑도 해지해! 나 너 싫어! 너 말고… 그래! 쟤! 쟤가 좋다고!”
정령은 앙증맞은 손가락을 들어 나를 가리켰다.
일행의 떨떠름한 시선이 나를 향한다.
나 또한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답답한 년아! 배때지에 칼 박혀도 헤헤거릴 그지 같은 년아! 저 꼬맹이가 너만큼 보살핌받았으면 하늘로 날아올랐겠다! 줘도 못 먹고! 발목만 잡고! 뭐? 사람은 죽이면 안 돼? 불쌍한 애들 도와줘야 한다고? 능력도 없으면서 입만 살아서! 너랑 같이 다니다간 내가 암 걸려 죽을 거 같다고!”
아무래도 8층이나, 미궁 등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은 당시보다 훨 낫긴 한데… 그랬던 적이 분명 있기는 하다. 지금도 뭐… 여전히 힘든 이들은 가능한 한 돕는 편이기도 하고.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는 실력을 더 신경 써야 할 시기라 그렇지.
“뭐, 뭐야! 그걸 어떻게….”
나연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니 기억 봤다! 넌 쟤 없었으면…!”
‘그래서 암 걸린다는 표현을 정령이 쓰고 있었군.’
나는 정령과 나연의 대화를 애써 무시하며 딴생각을 했다. 솔직히 정령의 말이 꽤나 통쾌했기 때문. 진짜 나서윤만 아니었어도….
투닥투닥.
일행은 이제는 어느 정도 진정되었는지 평온한 표정으로 그런 둘을 바라보았다. 끼어들기는 싫은 모양이다. 딱히 폭력을 쓰는 것도 아니고, 고작 말로만 떠들 뿐이니까. 게다가 이야기를 들어 보면 이미 계약도 된 모양.
“…나연 언니 힘들겠네….”
“뭐 어쩔 수 없죠. 은주 누나. 저도 어떤 의미로는 조금 답답하긴 했으니까요. 그래도 나연 누나 같은 사람들 덕분에 제가 형을 만날 때까지 살아 있을 수 있었으니, 마냥 싫어할 수는 없기는 해요.”
게다가 내 말이면 보통 듣는 편이라 신경은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고 보면 바다 씨도 그랬었던 거 같은데. 뭐라고 했더라… 당장 고정 안전 구역 조건 풀어! 였던가요? 어떻게 생각해요?”
“…저도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때는 현실 감각이 좀 없었죠.”
주하연의 짓궂은 말에 한바다가 어색한 얼굴로 대답한다.
“그래도 나연이가 그거 때문에 바다 씨 상당히 따르는 것 같은데, 그 현실 감각 좀 알려 주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런 것 같습니다. 확실히, 아직 조금 꽃밭인 성향이 있기는 했어요. 그래도 신후 님과 같이 행동한 덕분에 예전 저보다야 나은 것 같은데….”
아니다. 예전의 한바다가 오히려 낫다. 적어도 저를 배신한 놈은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던가?
한참의 시간이 지나자 나연과 정령의 대화도 어느새 소강상태에 들었다.
“…씨발. 결국 너랑 같이 다녀야 한다는 말이잖아. 아이고, 내 팔자야. 내 정령 생이 꼬이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되돌릴 방법은 없는지 정령은 한탄하듯 말했다.
“…이름이나 말해.”
“니가 지어줘야지 계약자야. 이것도 계약자라고….”
정령이 무척이나 한심하다는 얼굴로 나연을 바라보았다.
“…똥 덩어리 어때?”
나연은 경직된 얼굴로 애써 웃음 지으며 말했다.
“응. 안 해. 꺼져.”
정령은 반대로 상쾌한 얼굴로 폭언을 내뱉었다.
“말미잘, 욕쟁이, 난쟁이, 날파리….”
나연은 경직된 웃음을 풀지 않은 채 복수라도 하듯 유치한 이름을 불러대었다.
그때마다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정령은 반려를 반복했다.
“어휴. 이거도 계약자라고. 답답한 데다 유치하고, 멍청하고….”
“…보자 보자 하니까. 야! 너 진짜….”
정령은 그런 나연을 무시한 채 고개를 돌렸다.
“어? 이쪽으로 온다…?”
하유진이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 말대로였다. 정령은 나연을 무시한 채 쪼르르 날아서 이쪽으로 접근해 왔다.
정확히는, 나를 향해 날아와 내 주변을 빙빙 돌며 말했다.
“야, 유신후? 너가 유신후지?”
정령은 확인이라도 하듯 내게 물었다. 아까 나를 가리키며 했던 말을 생각하면, 이미 알면서도 묻는 거다. 인사 대신 같았다.
“그래.”
“나 이름 좀 지어줘.”
정령은 기도라도 하듯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재 진짜 싫어. 차라리 네가 이름 지어줘.”
“나는 네 계약자가 아니다만? 그쪽으로는 재능 없어.”
“알아. 아쉬울 정도로 안다고. 그래도 쟤가 네 말을 좀 듣잖아. 그러니까 대신 이름 좀 지어주라. 저 머리가 꽃밭인 멍청이보다는 차라리 네가 나아.”
나는 나연을 바라보았다. 나연은 얼굴을 찌푸린 채 정령을 노려보고 있었다.
내 시선을 느낀 나연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나연도 이름 지어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 듯했다.
이래서야 실제로 합을 잘 맞출지 의문이다.
그래도 이름을 안 지어 줄 수는 없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적당히 생각나는 이름을 말했다.
“사샤.”
“사샤?”
끄덕.
“…훨 낫네. 역시 너한테 맡기는 게 정답이었어.”
잠시 생각하던 정령은 이내 만족스럽다는 기색을 비췄다.
정령은 나연에게 자신의 이름을 사샤로 지어줄 것을 요구했고, 나연은 내키지 않아 하면서도 이름을 설정해 준 듯했다.
이름을 정함으로써 정식으로 계약이 되었는지 반쯤 포기한 표정의 정령, 사샤가 말했다.
“후우… 그래 어쩌겠냐. 내 운이지. 잘 부탁한다. 답답한 계약자야.”
“…….”
그러나 나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놀란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스킬 얻었나 보네.’
고대의 정령과 계약하면 여러 스킬들을 얻는다. 내가 괜히 힘들어하는데도 스킬 하나 안 구해 주고 슬롯의 대부분을 비워 놓은 것이 아닌 셈. 적어도 2개는 비워 놓아야 한다. 내가 아는 것만 해도 2개는 되니까.
정령력 수련법과 합신 스킬. 이 두 가지는 꼭 얻어야 한다.
그러나 놀란 표정을 짓는 것도 잠시, 나연은 불퉁한 표정으로 정령, 사샤의 말을 무시해 버렸다.
친해지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한 것 같았다. 사샤는 조금 얼굴을 일그러뜨릴 뿐 나연의 반응에 과하게 반응하지는 않았다.
둘의 계약이 끝난 이후, 우리는 던전을 탈출했다.
보상도 챙겼고, 제법 레벨도 높였다.
나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곧바로 시선이 느껴졌다.
‘엘프네.’
단독 개체다.
여기를 클리어한 사실이 밝혀지면 우리를 초대할 가능성이 높았다. 솔직히 좋은 일이기는 하다. 엘프 쪽에 인맥을 만들 기회니까. 엘프의 숲은 훗날 도움이 될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초대를 받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만나면 상당히 성가신 놈-정확히는 여성체 엘프-이 하나 있었다. 현재 내 실력으로는 그 뭣 같은 녀석에게 저항하기가 힘든 상황이라 당장은 만나선 안 되었다. 잘못 했다간 엘프의 숲에 초대받고는 적대 세력이 돼버릴 가능성마저 있었으니까.
다행히 저 엘프는 감시 역할인지 우리에게 접근하지 않았고, 나는 일행을 이끌고 휴식마저 미뤄가며 재나 영지로 복귀했다.
‘다음에.’
아마 저 엘프를 통해서 우리 인상착의 정도는 확인했을 터. 나중에 엘프의 숲으로 초대될 가능성이 높았다. 인맥은 그때 만들어도 충분했다. 그때까지 충분한 실력을 갖춰야 했다.
나연은 사샤를 소환한 채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었다. 나는 그사이 관리자의 눈동자를 사용, 나연의 상태 창을 확인했다.
[상태 창]
-이름 : 나연
-나이 : 26
-직업 : 고대 정령의 계약자(전설)
-LV. 38
-신체 능력
근력 : 32 민첩 : 36 체력 : 35 정령력 : 47
-자유 : 2(100미만)
[스킬 슬롯]
고유 스킬 : 정령 친화력(전설)
스킬 목록
-고대 정령의 계약자(전설)
-정령어(레어)
-교감(레어)
-고대의 정령력 수련법(레어)
-고대 정령 마법론(레어)
-4대 속성 친화(전설)
-합신(봉인)
늪지와 이번 던전을 통해 레벨을 올린 나연은 직업이 바뀌면서 능력치 또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마력이 정력력으로 완전히 변환되고 단숨에 47이 된 것은 큰 쾌거였다.
고유 스킬인 정령 친화력은 슈퍼 레어에서 전설로 등급이 상승했고, 일반 등급이었던 정령어는 레어 등급으로 스킬이 한 단계 상승했다. 정령 계약 스킬은 아예 고대 정령의 계약자라는, 정령을 상시 소환할 수 있게 해 주는 효과를 가진 전설 스킬로 진화했다. 솔직히 이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를 수도 있는데, 정령을 소환하고 유지하는 것은 정령의 등급에 따라 소모되는 마력량-이제는 정령력-이 달라진다. 예상이긴 하지만 현재 나연의 능력치면 정령 등급이 하급만 되어도 반나절 소환하기도 힘들 터였다. 전투로 들어가면 한두 시간이면 마력이 바닥날 터. 훗날 고대의 정령이 성장해 중급, 상급에 도달하게 될 때를 생각한다면, 그 효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였다. 소환된 정령의 효용성은 엄청나게 다양하다. 불침번, 정찰, 보호 등 인간이 혼자 반응하기 힘든 것들을 대신해 주는 효과가 있었다.
거기에 더해 스킬 슬롯을 더 비워 놓았기 때문인지 전설급 4대 속성 친화력과 정령 마법론까지 얻어내었다.
합신이 봉인된 것은 아쉬웠지만, 지금 정령과 나연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나중에 봉인이 풀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다. 오히려 남은주나 주하연처럼 아예 뭔 스킬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이거 1회차 녀석보다 훨씬 강하겠는데?’
여러 요건을 보면 나연이 더 강하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나연이 성장할 기반이 마련되었다. 아마 꾸준한 학습, 수련 등을 통하면 교감을 비롯해 수련법, 마법론의 스킬 등급도 상승할 터였다. 나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일행은 나연에게 이러한 정보들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나연을 축하해 주었다.
“축하해 나연아. 너도 이제 고생길이 열렸구나.”
“이제 저랑 누나도 앞으로 나가네요! 힘내요, 우리!”
“나연 언니, 축하해요. 그간 마음고생 심했을 텐데….”
“…잘은 모르지만 힘들었나 보네. 축하해. 나연아.”
“다들 고마워요….”
나연은 축하의 말들에 조금 쑥쓰럽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얼씨구? 이제부터 시작….”
“잠깐 조용히 좀 하자.”
나서윤은 태클을 걸려는 사샤의 입을 막았다.
“기억 봤으면 언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텐데?”
“…….”
그건 사실인지 사샤는 입을 다물었다. 나서윤은 사샤의 입을 막자마자 나연에게 접근해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고, 나연은 기쁜 얼굴로 고맙다는 말로 대답했다.
이제 꾸준히 성장한다면, 나서윤에게 가졌던 열등감도 조금씩 해소되지 않을까?
나 또한 그런 나연에게 고생했고, 앞으로 고생길 열렸는데 힘내라고 말해 주었다.
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지구로 가고 싶어. 네게도 도움이 되고 싶고. 정말 힘낼게.”
특유의 성격 때문에 지구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내게 은혜를 느껴 이렇게 말하는 걸까.
아니면 가족 때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관없었다. 제대로 목적이 일치했고, 이건 나연에게 큰 동기가 될 터다.
“그래. 힘들겠지만… 잘 해 보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건가요? 역시 레벨을 올려야 하려나요?”
일행들과의 이야기가 끝나자 주하연이 내게 차후 일정에 관한 이야기를 물어 왔다.
“네. 맞습니다. 다시 레벨을 올려야죠. 최대한 빨리 강해져야 합니다.”
나는 일행을 향해 입을 열었다.
“타 수련자들도, 언젠가 중층에 도달하겠죠.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온다면 가능한 한 흡수하거나, 저희 처럼길드를 이루었다면 적어도 좋은 관계 정도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힘이 필요하죠. 그리고.”
그래. 좋은 관계. 우리가 우위에 서는 그런 관계 말이다.
나는 잠시 말을 멈춘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른 지역의 수련자들이라고 하더라도… 무법자들은 존재할 겁니다. 탑이 그런 장소니까요.”
“…그렇겠죠.”
무법자. 한국 쪽은 내가 모조리 청소에 성공했지만, 타 국가는 아니다. 실제로 무법자에게 먹힌 지역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 만큼 그런 이들이 멋대로 활개 치게 둘 생각은 없습니다.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저희는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연처럼, 오지랖을 부려 타 국가 수련자들을 막겠다는 뜻이 아니다. 그건 제국이 하겠지. 단지 그런 그들이 활개 친 이후, 충분히 분위기가 나빠졌을 때 우리가 같은 수련자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처단하면 우리 길드의 이름을 드높일 수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제국의 지원을 더 크게 받을 수도 있고. 제국이 경찰이라면, 우리는 자경단 같은 거다.
“…무법자….”
일행은 내 발언에 상상만으로도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법자들이 한 짓을 보고 최전선에서 그들과 싸워온 것이 우리다. 그만큼 무법자들에 대한 감정이 좋지 못했다.
‘그쯤 되면 광진도 슬슬 사용하게 되겠지.’
나는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 의미로, 저희 목표는 결국 레벨업이죠. 가장 간단한 방법이니까요. 동시에 정보도 조금 모을 필요가 있고요.”
훗날 내 기억을 바탕으로 장비, 스킬들을 얻으러 몇몇 던전을 털어야 한다. 그에 따른 밑밥을 깔아 두었다.
“따라서 다음 목표는, 베더 요새.”
나를 바라보는 일행을 향해 선고하듯 입을 열었다.
“제국의 주적, 오크들과 만날 생각입니다.”
나는 오크와의 전투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