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7
“언니! 뒤!”
쉭!
“끼아아아아!”
“잘했어! 유진아!”
“보조는 제가 할게요! 누나는 앞쪽!”
“악마 심판! 여신의 가호!”
어느새 일행은 2층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기억대로 내려갈수록 타락한 정령의 수준은 높아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무난하게 상대했던 애들도 2층에서 갑자기 강해진 모습에 조금 놀랐었지만, 대응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타락한 정령이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이자 주하연이 즉시 여신의 가호를 써 실드를 생성해 주고, 곧이어 천국의 분노를 이용해 전열을 제대로 지원했다.
전열 또한 강해진 정령에 맞추어 한 템포 더 빠르게 움직였고.
갑작스럽게 천국의 분노를 사용한 나머지 일행에게 간접적인 데미지가 들어가기는 했지만, 여신의 가호를 받은 데다 빠르게 뒤로 물러난 덕분에 그렇게 큰 피해는 없었다.
주하연의 빠른 반응이 빛난 순간이었다.
나는 여전히 키퍼를 맡고 있었고 덕분에 주하연과 나연이 비교적 편하게 전열을 지원할 수 있었다.
2층 초입에서 당황했었던 일행이지만 금새 적응해 전열 넷이서 서로 합을 맞추고 있었다.
게다가 효과가 약하더라도 주하연이 뒤에서 꾸준히 악마 심판으로 타락한 정령을 견제해 주고 꾸준히 가호를 걸어준 덕분에 전투가 계속됨에도 일행에게 큰 피해는 없었다.
“끼아… 악….”
그렇게 2층의 마지막 정령을 처리한 후 일행은 거친 숨을 내쉬었다.
“후우, 만만치가 않네요….”
“훅, 훅….”
“후우… 이번 층이 끝은 아닌 거 같은데?”
“맞아요 바다 언니. 다음 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어요.”
“또… 세지는 걸까.”
어느새 사이가 많이 가까워진 전열들은 편하게 대화하고 있었다.
서로 인벤토리에서 물도 꺼내 마시고 다음 층은 어떻게 될지 예상하며 전투가 끝난 이후에도 쉽게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2층 초입에서 그랬던 것처럼 할 수는 없으니까. 이번에는….”
전열들의 대화. 후열도 참가하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일단 2층 초입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전열들의 책임이 크기 때문인지 서로 격려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한바다와 대화하는 일행을 나연이 조금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엄청 열심히네요.”
주하연이 내게 말을 걸었다.
“그렇죠. 아니, 저렇게 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대응이 빠르기는 했지만 철저하게 생각하는 버릇을 더 들일 필요가 있어요.”
더 철저하게 생각하고 준비했다면 2층 초입에서 주하연이 천국의 분노를 쓰지 않아도 되었을 터였다.
실제로 이전 2층 초입에서도 순수 기량으로 빈틈을 채웠을 뿐, 조금만 팀워크가 부족했다면 낭패를 면치 못했을 거다.
일행들이 긴장감이 부족하거나 생각은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저들은 몬스터 특징을 분석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 어떻게 움직이고 보조할지도 충분히 이야기하며 던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단지 여러 위기를 겪어보고 한 번 더 생각하고 준비하는 습관을 더 뚜렷하게 들일 필요가 있을 뿐.
한 번만 삐끗하면 죽을 수도 있는 곳이 바로 탑이니까.
나서윤은 아예 마법을 미리 준비한 상태로 움직이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마력을 아끼느냐고 마법은 자제하는 편이었는데 다음 층에서는 시작부터 쓰고 시작하겠다는 것.
갑작스럽게 수준이 변할지 몰랐는지 제대로 마법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열 받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런 일행들을 바라보며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다.
‘왜 아이템이 안 나오지?’
이곳은 던전이다. 그런데 어찌 된 것이 타락한 정령을 잡아도 아이템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하다못해 잡템 하나조차도.
던전에서의 몬스터는 사냥터와 마찬가지로 죽이면 시체가 사라지고 잡템을 비롯한 아이템을 내뱉는다.
그런데 여기는 그런 것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었다.
롤플레잉형 던전도 아닌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회차에서 소문으로만 들었던 던전이다. 아이템을 주지 않는 던전이라고? 그런 게 있던가? 하지만 여기서 고대 정령이 나온다는 것은 사실이다.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던전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었다.
일행들도 이상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그런 것보다는 자신들의 실력 향상을 더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솔직히 아이템 안 나온다고 어디 따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설마 던전 몬스터가 아닌가…?”
의아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들어올 때 이미 메시지를 보았다. 여기는 던전 내부가 맞았고, 저들은 던전에 속한 몬스터가 맞을 터였다.
짐작 가는 것이 있기는 했다. 그런데 설마… 진짜 여기가 그거라고? 근데 왜 소문에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지?
나도 그런 형태의 던전은 소문으로만 들었었다.
“왜 그래요? 오빠.”
어느새 이야기를 마쳤는지 휴식을 위해 찾아온 나서윤이 묻는다.
나는 가만히 나서윤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왜 아이템이 드랍되지 않는지 궁금해서.”
“의외네요. 오빠가 모르는 것도 있고.”
“나도 모르는 거 많아.”
“이거 몇 층까지 있을까요?”
“그건 모르지. 실제로 내부로 들어갔던 것은 엘프들뿐이야.”
“그랬다고 했죠….”
나서윤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머리를 저었다.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오는 문제들이니까.
“그러고 보니 레벨 또 올랐어요.”
“역시 빠르네. 이들 수준이 높긴 높아.”
“맞아요. 능력치로 따지면 저보다 떨어지긴 하는데, 경험치는 엄청 많이 줘요.”
그거야 레벨로 따지면 50 수준이니까 그렇지. 너희 능력치가 레벨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뿐이었다.
지금 레벨이 벌써 두 개나 올라서 의욕이 난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해왔다.
아무래도 2층 초입에서의 졸전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자, 그럼 바로 갈 거예요. 시간이 제법 남으니 야영은 3층에서 하겠어요.”
현재 내가 키퍼를 자처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자 파티는 주하연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었다. 끝까지 일행들의 힘만으로 이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하는 데까지는 일행들의 힘으로 가게 할 생각이었다.
“뭐 빠뜨린 거 없죠? 출발해도 되나요?”
“물론입니다.”
“언제든지요. 이번에는 다를 거예요.”
“그럼 바로 가요.”
끄덕.
한바다는 제일 앞자리를 자처했고, 바로 뒤는 남은주가 따라나서며 앞을 든든히 지켰다.
3층에서 나타난 몬스터는 여전히 타락한 정령. 일행은 긴장한 얼굴로 정령을 바라보았다. 우습게도 타락한 정령은 단 한 마리였다.
“끼아아아아!”
정령은 2층에서 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윈드 커터! 리피트!”
준비한 마법을 사용하는 나서윤. 그러나 처음으로, 타락한 정령은 나서윤의 마법을 피해냈다.
“뭐?”
““수호!””
한바다와 남은주가 동시에 수호 스킬을 발동한다.
그러나 한바다의 수호에는 도발 기능이 없었고 당연하다는 듯이 타락한 정령은 남은주를 노렸다.
“어딜!”
한바다는 그런 정령의 앞을 막으며 방패에 마력을 가득 싣고는 마력을 방출하며 타락한 정령을 밀친다.
“끼아아!”
효과가 있었다.
마력을 방출한 덕분인지 본래대로라면 무시당했어야 할 공격이 들어갔던 것. 정령은 뒤로 밀려났고 그 틈에 재차 마법을 캐스팅한 나서윤이 시동어를 외쳤다.
“랜드 스피어!”
푹! 푹푹!
벽에서부터 나타난 랜드 스피어가 날아가는 정령을 정확하게 꿰뚫는다.
정령의 비명이 울리고 어느새 다가간 하유진이 단검을 크게 휘둘러 정령을 베어냈다.
“끼아아악!”
“크윽!”
그러나 큰 데미지는 나오지 않았다. 하유진의 공격력이 부족했다. 확실히, 3층의 정령은 격이 달랐다.
“실프! 윈드 커터!”
“악마 심판!”
뒤에서 나연과 주하연의 지원이 들어온다. 큰 데미지는 아니더라도 하유진의 공격을 받아내며 반격했던 정령이 잠시 멈췄다.
“히야아압!”
한바다가 기합을 내지르며 달려든다.
잠시 멈췄던 타락한 정령이 즉시 반응해 공격을 회피하지만, 어느새 뒤로 돌아간 하유진의 공격을 당하고 말았다.
부글부글.
정령의 몸이 끓어오른다.
처음 보는 장면. 검은 괴물이 끓어오르는 모습에 일행이 잠시 흠칫한다.
“키아아아아악!”
정령의 주변에 묵빛의 칼날이 생성되며 빠르게 주변을 휩쓸었다.
“여신의 가호!”
“실드!”
주하연은 즉시 일행 중 한 명에게 여신의 가호를 사용했고 나서윤은 언제 배웠는지 실드를 사용해 공격을 막아냈다.
가호를 받은 사람은 한바다였고 하유진은 그런 한바다 뒤쪽으로 숨어 공격을 회피했다.
“철벽의 수호자.”
그리고 남은주는 제자리에서 전설급 스킬 철벽의 수호자를 사용해 제자리를 지키며 모든 공격을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남은주의 대응이 좋았다.
남은주는 그 순간에도 후열로 향하는 길목을 틀어막고 스킬을 사용한 덕분에 이쪽으로는 단 하나의 공격도 날아오지 않았다.
괜찮은 대응이다.
“끼아아아….”
묵빛 칼날의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힘이 한참 빠진 타락한 정령이 비실거리며 서 있었다.
“윈드 커터!”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나서윤이 즉시 마법을 날렸고, 타락한 정령은 몸이 찢어지며 그대로 소멸했다.
“…후, 이번 건 수준이….”
“어?”
2층보다 확연히 높아진 정령의 수준에 얼굴을 찌푸리는 일행들. 그사이로 나연의 놀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연아?”
주하연의 의문 섞인 목소리.
하지만 나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건 나도, 나서윤도 마찬가지였다.
“오빠!”
나서윤의 외침. 나도 보고 있었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타락한 정령으로부터 나온 정령력이 서서히 뭉치더니 빠르게 통로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갔다.
“저게… 뭐지?”
일행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나연이나 나서윤은 따라갈 정신이 없었고, 나는 따라갈 생각이 없었다. 아니 애초에 따라갈 수도 없었다. 저 왜곡된 정령력은 어느 순간 벽으로 침투해 다른 곳을 향해 사라져 갔으니까.
나는 최대한 마력을 퍼뜨리며 기감을 일깨웠다.
저 멀리 사라져가는 정령력.
그 정령력은 어느 순간 한 장소로 빨려 들어갔다.
‘저기군.’
아주 멀지만은 않은 장소였다.
“방금, 그거 뭐지?”
“도대체 무슨 일이니? 나연아.”
“그게, 하연 언니. 방금 정령이 죽자마자 왜곡된 정령력이 뭉치더니, 빠르게 날아갔어요.”
“…저도 느꼈어요. 아무래도… 오빠도 느낀 것 같은데….”
아마 나서윤과 나는 가장 마력에 민감하기 때문에, 나연은 정령력을 에너지로 쓰고 있기 때문에 알아채지 않았을까.
되려 나는 나서윤이 저 기운의 이동을 알아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아무래도… 저거 보스를 깨우는 일종의 에너지원 같은데?”
“보스요?”
“네. 왜 아이템이 안 떨어지나 했는데… 주는 놈이 아니었던 거죠. 전부 제물 같은 놈들인 겁니다.”
‘진짜 경험하는 것은 처음인데….’
“그럼 1, 2층에서 죽은 것들도….”
“미약한 양이지만, 흡수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던전을 통해서요.”
그나마 3층쯤 되어 기운의 크기가 커지자 감지에 걸렸던 것. 설마 이런 던전일 줄은 몰랐다.
‘단 하나의 몬스터, 보스만 존재하는 던전.’
그런 던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던전 내부에 잡몹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고, 몬스터 단 하나만 존재한다. 그런 만큼, 그 보스의 힘이 엄청나게 막강했다.
나는 단숨에 이 던전이 어떤 형식인지 이해했다.
약간 다르긴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같은 던전이다.
“이거, 제물들 잡은 수만큼 보스가 강해지는 구조인 것 같은데요?”
“…그럼….”
“다 잡아 죽이면, 최고로 강한 보스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내 말에 일행들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경험치 때문에 1층과 2층의 모든 몬스터를 죽였다.
내 말대로라면 보스는 이미 어느 정도 강해진 상태라는 뜻이다.
나는 일행을 바라보며 말했다.
“기왕이면 안 나서려고 했는데….”
싸우는 모습도 그렇고 일행의 수준으로는 3층은 힘들 듯했다. 제물까지야 어려워도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보스는 확실히 안 될 것 같았다. 평범한 던전이었다면 이들끼리도 클리어가 가능했을 텐데…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하기야 레벨 50수준의 던전. 그것도 이제 마지막 층이다. 히든 스테이지인 4층까지 생각하면 슬슬 힘들기는 할 테지.
“위치 정비합니다. 남은주, 키퍼. 한바다 씨는 서브 탱커를. 최선두는 제가 섭니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일행들의 표정이 달라진다.
내가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
“…알겠습니다. 파티장 님.”
“네. 신후 님.”
“주변 돌면서 모든 타락한 정령들 처리합니다. 보스 방은, 마지막에.”
이런 형태의 던전. 소문으로만 들었지만, 아니 오히려 이런 형태의 던전이기 때문에 그런 소문이 돌았다.
나는 즉시 타락한 정령의 기운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끼아아…!”
나는 최고 속도로 달려들어 괴성을 지르던 중인 타락한 정령의 몸을 갈라버렸다.
“…여전히 말도 안 되는 차이가….”
한바다가 한탄한다.
서걱. 실제로 나지는 않았지만 마치 그런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나는 한바다나 다른 일행을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나는 죽어버린 타락한 정령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에도 아까와 마찬가지로 작은 기운이 뭉쳐지기 시작했고, 다 뭉쳐진 기운은 빠른 속도로 벽을 타고 보스 방으로 이동되었다.
‘맞네. 이거.’
보스의 존재감이 조금 더 커졌다.
단 하나의 몬스터만 있는 던전. 그 던전은 어려운 만큼 보상이 크다.
탑은 난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보상을 주니 당연한 이치.
이쯤 되자 어째서 던전 클리어 보상이 ???인지 알만했다.
‘하. 이게 이런 방식일 줄은 몰랐는데?’
1회차에 이 던전을 깬 놈들은 이런 형식이라는 것을 알았을까?
‘제대로 된 기록을 읽어 봤어야 했는데….’
역시 소문으로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내가 회귀할 줄 안 것도 아니고, 자세히 알아볼 이유가 없었다.
기록을 꼼꼼히 읽었다면, 이런 형태라는 것을 추측하는 것이 가능했을지도.
나는 모든 정령을 찾아 던전을 이 잡듯이 뒤졌다. 지금 보스 방을 찾아 문을 열면, 아마 약한 보스와 싸울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보상이 약해지겠지. 만약 고대의 정령이 나오지 않는다면? 최악이다. 나연이 강해질 방법이 없었다.
정령사가 워낙 희귀하기 때문에, 그리고 인간과 상성이 좋지 못한 직종이라 이것 말고는 나연이 강해질 방법을 알지 못했다.
정령들을 베어낼 때마다 보스의 존재감이 천천히 커져간다. 제물을 먹으며 점점 강해지고 있는 거겠지. 아니, 흩어진 힘이 뭉치는 거라고 봐도 틀리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전면에 나서자 더이상 타락한 정령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고, 일행은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나서윤은 이런 나를 보며 반드시 따라가겠다는 듯 의욕을 불태웠지만, 대부분의 인원은 그냥 포기했다는 표정이다.
“…언젠가는 저희도 저기까지 도달하긴 하겠죠?”
“…근데 그때가 되면 유신후 님은 더 멀리 가 계실 것 같습니다.”
“형은 진짜… 와… 진짜 멋있다….”
나는 내가 알아낸 정보를 일행에게 풀었고, 일행은 내 무력을 보고는 내 행동에 간섭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일행들도 이 수준의 강함이면 보스가 강해져 봤자 내가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듯했다. 실제로 느껴지는 기운은, 되려 내가 더 보스 같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 이 잡듯이 3층을 뒤지자, 더는 타락한 정령을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동시에 보스의 방에서 강대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솔직히 겁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기운이 크기는 하지만, 질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즉시 보스 방의 문을 열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