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
준비
나는 내 눈앞의 스킬 상점을 닫았다. 내가 살 것은 없다. 어차피 이후 합성을 이용해도 더 좋은 것들은 뽑지 못한다. 끽해야 레어나 슈퍼레어. 조합법을 알기 위해서는 해 봐야 하는데, 그걸 할 만큼 돈 많고 스킬 슬롯의 여유가 있는 이들은 몇 없다. 한 번 스킬을 등록하면 전설 등급 이상의 스킬로 덮지 않는 이상 제거도 불가능해 리스크가 너무 크기도 하고.
그나마 내가 가진 레어 스킬들은 우연이거나 애초에 직업 특성으로 레어 스킬이 공개된 경우일 뿐, 그런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알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배울 전설 스킬들만 믿고 스킬 슬롯을 가득 채워버리기에는 예산도 부족하고, 뭔 일이 있을지 모르는데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았다. 게다가 내가 앞으로 배울 스킬들이 전부 전설인 것도 아니고.
이번 하층에서도 노리는 스킬들이 다수 있었다. 성녀의 스킬이라던가, 그녀를 수호했던 성기사의 스킬들. 그것들이 내가 노리는 것들이었다. 마침 슬롯도 왕창 늘어났으니 혼자 다 먹을 수 있을 듯했다.
'만능형 전위가 완성되는 거지.'
그 스킬들이 잠든 계승 아이템이 각 놀들의 대부족 안에 잠들어 있었다. 그걸 빼 와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2년쯤 지나면 수련자들도 올라올 테고, 그 전에 한두 부락은 무너뜨릴 수 있다. 그쯤 되면 타 수련자들이 더는 따라오기 힘든 수준의 차이가 벌어져 있을 터. 독점이 어렵지는 않을 듯했다.
"형, 이거, 이거…."
"그래. 스킬 사 주기로 했잖아."
"어떻게 이거를…."
"나도 예상만 했던 거야. 진짜인 줄은 지금 알았지."
나는 적당히 말하며 인벤토리에서 100골드를 꺼내 하유진에게 건넸다. 어차피 8살. 과한 경험을 겪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린애답게 눈앞의 현상에 눈을 뺏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이걸로 단검술 사서 배워둬."
"…네. 고맙습니다, 형."
하유진은 무척이나 기쁜 표정으로 허공에 손짓을 시작했다. 아마 답답했던 거겠지. 일행은 꾸준한 수련과 사냥을 통하면 점점 전투에 익숙해지는 것이 보이는데, 자신은 그 속도가 조금 느리다고 생각되었을 테니까. 스킬도 없이 그 속도면 말이 안 되는 건 줄도 모르고.
비교 대상이 최상위권인 우리 파티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이걸로 소지금이 다시 500골드 미만이다.
얼마 되지 않아 하유진은 단검술을 익술 후 있었다. 확인 결과 일반 등급. 몇 번 허공에 단검을 휘두르더니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
"형, 형! 단숨에 레벨 2 됐어요!"
"그래. 평소에 열심히 해 뒀구나."
나는 어린애다운 표정으로 자랑하는 하유진을 칭찬해주었다.
노력한 것은 사실일 테니까. 회귀한 나와는 다르게 육체에 고스란히 흔적이 있을 테니, 단숨에 레벨 2가 된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나는 하유진에게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혹시, 스킬 중에서 함정 파악이나 함정 해제 같은 기술이 있을까?"
"잠시만요!"
그러더니 곧바로 스킬 목록을 살핀다.
"네! 있어요!"
나는 200골드를 추가로 꺼내며 말했다.
"그것도 마저 배우는 것이 좋겠구나."
이 두 기술은 도적의 필수 스킬이나 다름없었다.
스킬의 힘없이 이 기술을 배웠다간 특이한 함정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서, 훗날 수련자들이 던전이나 유적 탐색을 갈 때는 언제나 이 두 가지 스킬을 배운 도적을 우선으로 구했었다.
두 기술의 레벨이 높아지면 등급도 레어로 오르고, 마법 함정도 파악, 해제가 가능해진다.
필수 스킬이라고나 할까?
"네, 알겠습니다!"
하유진은 군말하지 않고 두 스킬을 마저 배웠다.
…덕분에 소지금이 300골드 미만이다.
"자, 그럼 이제 가자꾸나."
"네, 형!"
목적은 이뤘다.
내심 아쉽기는 하다. 돈이 더 있었다면 관찰자의 눈동자를, 다른 스킬을 더 구할 수 있다면 정명안(正明眼)이나 부동심(不動心) 스킬을 얻을 수 있었을 텐데.
관찰자의 눈동자는 함정 발견이나 추적 등에, 그 상위 스킬인 정명안은 환각, 환상 공격에마저 저항력을 갖게 하는 아주 좋은 스킬들이라 내심 아쉽기는 했다. 특히 정명안이 있으면 함정 파악 레벨이 부족해도 마법 함정까지 발견하는 등-해제는 못 하지만- 타 스킬을 보완까지해 줄 수 있어서 더 아쉬웠다.
부동심이야 어느 직업이나 스킬 슬롯 여유만 되면 갖고 싶은 스킬들 중 하나고.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지금 정도만 되어도 감지덕지다.
하유진은 내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면서 스킬을 파악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단검을 들고 손으로 돌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어찌 보면 위험하게 어린애가 단검을 들고 노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었다.
아니, 사실이다. 그렇기에 나는 더 기대가 되었다. 잠재력도 최상급짜리가 즐기기까지 한다.
'최대한 키워 봐야지.'
특히 어린애고 지금 내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면 끝까지 관리할 경우 그냥 광신도가 돼버릴 가능성까지 있었다.
나는, 그런 결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와 하유진은 스킬 등록을 마치고는 일행을 찾아 도시를 돌아다녔다.
둘이서 돌아다니며 시장을 구경하고 가벼운 음식도 사 주었다. 하유진은 어느새 단검을 인벤토리에 집어넣고는 나와 함께 시장 구경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조금, 동심으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어라? 언제 오셨어요?"
게다가 한참 시장을 돌아다니던 와중, 먼저 헤어진 일행과도 만날 수 있었다.
"볼일은 끝망쳤습니다. 운이 좋았죠. 스킬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네에? 볼일이 그거였어요? 아니 그 짧은 시간에 또 어떻게…."
"그냥 예전에 스킬 배웠던 장소가 제단 같은 모양이라 혹시나 했죠. 덕분에 남은 골드가 거의 털려 버렸습니다. 하하."
"아…."
골드가 털렸다는 말에 주하연은 조금 심각한 표정을, 하유진은 왠지 죄송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하유진을 쓰다듬으며 농담이라고 말해 주었다.
"뭐 그래도 200골드 이상 남았으니까요.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그렇네요. 돈. 신후 씨가 너무 잘 벌어와서 깜빡했어요. 우리한테 한 투자가 얼만데…."
용병 일을 하면서 경제 관념이 슬슬 잡혀가자, 내가 한 투자가 얼마나 미친 수준이었는지 일행은 새삼 깨닫고 있었다.
스킬 하나 배우는 데 드는 100골드가 만약 내가 키워주지 않았다면 년 단위로 일해도 벌기 힘든 돈이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충격적이었을 터다.
내가 제대로 키워주지 않았다면 끽해야 E~D랭크 수준의 용병이 되었을 테고, 그들의 의뢰비는 E급 15~20에 D급은 20~30실버다. 하루 여관비, 식사비, 소모품 등을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수준. 게다가 하유진을 제외한 일행들은 내가 자신들의 스킬을 만들어 주려고 알 굵은 보석들과 수천 골드의 돈을 물 쓰듯 사용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신후 씨. 이제 돈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되도록이면 절약을…."
"하하. 걱정 마세요. 저희가 강해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보세요. 그 돈을 투자해서 일행이 앞서고, 실력이 뛰어나져 더욱 안전해지고, 이번에는 의뢰로 장비까지 다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번 장비 값만 못 해도 2천, 제 예상으로는 거의 3천 골드 가까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너무 그리 쓰지 말았으면 해요…."
"알겠습니다. 적어도 길바닥에서 자게 하지는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믿을게요."
쓸 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일리 있는 말이다.
우리의 대화에 일행은 새삼 내가 일행을 위해 얼마나 희생했는지를 알고는 고마워하면서도 미안해하는 듯한, 미묘한 공기가 형성되었다.
이런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나는 곧바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말했다.
"자, 내일 돌아가야 하니까, 마저 즐기죠. 여기는 지구가 아니라 밤 되면 문 다 닫습니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다시 훈련이에요. 마음껏 놀아 두세요."
"…그래요. 그렇죠. 지구가 아니죠. 후후."
"…훈련…."
조금 미묘한 뉘앙스. 하지만 다행히 일행들은 떠들썩한 시장 분위기에 조금씩 원상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런한, 빚을 진 감정은 마음속 깊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밖으로 나와 봤자, 특히 내 앞에서 그래 봤자 별로 좋을 것이 못 된다. 특히 일행들 성격상 빚진 감정은 말없이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나는 일행과 함께 하루 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도시는 도시라 마을보다는 볼 것들이 제법 되었다. 광대도 있긴 있었고, 작은 공연도 있었다.
국경에 후미진 외곽이라고는 해도, 역사가 제법 되는 성이고 특히 국경이라 전투가 잦아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성주가 따로 고용한 이들로 보였다.
…그리고 이런 지역, 아니 어디서나 빠질 수 없는 유흥가도 상당히 발달한 곳이라 일행은 시장을 돌고 광대와 짧은 공연들을 보면서도 절대 그쪽으로는 가지 못하게끔 유도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신전에 가 있는 동안 위치를 파악한 듯했다.
나야 1회차 덕분에 그 위치를 알기에 일행들의 유도를 보고는 금세 목적을 알아챘지만, 그냥 모르는 척했다. 예의 '그' 기술 덕분에 그다지 가지 않아도 상관없기도 했고.
저녁까지 먹고 여관으로 향했고, 일행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이 되어 우리는 브리터스 마을로 복귀했다.
듣기로 아무리 습격이 물러나도 한 달은 더 고용을 유지한다고. 다시 쳐들어오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고 한다.
덕분에 우리는 훈련을 하면서 돈까지 받는 꿀 같은 상황을 유지했다. 어차피 조사 의뢰 때문에 다른 용병들이 계약 종료가 되어도 우리는 계속 유지가 되겠지만.
그 정도 손해는 촌장도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만약을 위한 보험이 되기도 하니까.
장비가 오기까지는 예상보다 오래 걸려 3주가까이 걸리고 말았다.
일행은 새로 지급된 장비를 보면서 눈을 빛냈다.
"그럼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철제 갑옷과 무구들은 저희 티드린드 영지의 질 좋은 강철과 적은 양의 흑철이 섞여 우수한 품질을…."
머커스 대장간에서 나온 남자가 일행을 향해 장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의미가 없는 게, 우리는 장비품을 정보 창 형태로 볼 수 있어서 저리 자세한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일행들은 하나같이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는 듯하면서도 미묘하게 초점이 달랐다.
허공을 살피는 모습. 정보 창을 확인하는 것이 분명했다.
"…특히 나서윤 님과 하유진 님은 나이가 어리신 만큼 훗날을 생각해 장비의 사이즈를 조금씩이나마 조절할 수 있도록 내부에 끈 형태의…."
그러나 대장간에서 온 남자는 우리가 계속 자신을 쳐다보고 있자, 설명을 무척 잘 듣고 있다고 생각한 듯 신나서 장비 자랑을 하고 있었다.
피식.
조금 웃기기도 한 상황. 나 또한 궁금한 것은 마찬가지였기에 장비들의 정보를 확인했다.
[뛰어난 장인의 희미한 흑철 갑옷]
-등급 : 레어
-뛰어난 장인, 머커스가 만들어 낸 갑옷. 질 좋은 강철에 티드린드산 흑철을 조금 섞어 방어력을 극대화했다. 훌륭한 제련 기술과 대장 기술의 조화로 우수한 품질의 갑옷이 완성되었다. 경량화 마법이 걸려 무거운 흑철의 단점을 최소화하였다. 맞춤형으로 제작되어 움직임에 거슬리는 곳이 없다.
-방어력 : 45
-경량화 마법의 효과로 무게 20% 감소.
[뛰어난 장인의 미미한 흑철 장검]
-등급 : 레어
-뛰어난 장인, 머커스가 만들어 낸 장검. 질 좋은 강철에 티드린드산 흑철을 일부 섞었기에 평범한 장검보다는 무겁다. 그러나 동시에 내구도가 뛰어나고 균형이 잘 잡혀 있어 실제 무게에 비해 가볍게 느껴진다. 맞춤형으로 제작된 만큼,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공격력 : 50
…같은 레어 아이템이데도 불구하고 대검인 미약한 중력의 대검이 장검에 비해 공격력이 반 정도밖에 안 된다. 미약한 중력의 대검의 대검 자체 품질이 좋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문제는 던전 드랍품이라는 것이다.
던전 드랍품은 층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편이니까. 튜토리얼에서 떨어진 무기가 그리 좋을 리가 없었다.
물론, 그것을 고려해도 흑철 장검의 수준은 무척이나 높았다.
중층에서도 아무런 마법이 인챈트 되지 않은 레어 무기의, 특히 장검의 공격력이 50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으니까.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성능. 대체적으로 방어구의 성능 또한 무척이나 높았다.
게다가 따로 부탁한 기성품 창 한 자루와 단검 몇 개 또한 흑철 장검에 비해 명백하게 공격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기성품답지 않은, 괜찮은 수준.
일반 장비인 창의 공격력이 32, 단검이 22씩이나 된다. …일반 투척용 단검의 공격력 보정이 레어 등급의 대검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장비를 살펴보는 사이, 일행은 각자 배달된 장비를 하나씩 입어보기 시작했다. 어느새 설명이 끝난 모양이다.
마침 장비를 다 갖춰 입은 나서윤이 내 앞으로 달려왔다.
"오빠, 오빠!"
"응? 왜?"
"나 어때?"
나서윤은 내 앞에서 몸을 돌려 보이며 자신의 갑옷 입은 모습을 자랑했다.
'…새 옷이냐.'
솔직히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다.
새 옷을 입은 모습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갑옷을 입고는 자랑이라니.
작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잘 어울려."
"정말? 정말?"
"그럼. 아주 멋지고, 예쁘네."
무난한 칭찬.
어느덧 거의 말을 편하게 하게 된 나서윤. 나서윤은 내 칭찬이 기분 좋은지 함박웃음을 지었다. 특히 예쁘다는 말에 기분 좋은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갑옷 입은 모습이 예뻐 봐야 얼마나 예쁘겠는가. 경장이긴 해도 갑옷은 갑옷. 맞춤형인 덕분에 제법 잘 빠졌고 디자인도 나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갑옷이다. 립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기뻐할 줄은 몰랐다.
이어서 하유진이 다가왔고, 나는 비슷한 칭찬을 해 줘야 했다.
그렇게 일행은 장비도 맞춘 채로 기뻐한 것도 잠시, 나는 갑옷을 입힌 채 훈련을 지시했다.
"…으아! 내 새 갑옷!"
"…형, 너무해요…."
"……."
말은 안 했지만 남은주도 내심 자신의 갑옷이 마음에 들었었는지 바닥을 구르며 흙먼지가 잔뜩 오른 모습에 울상을 지었다.
…아니, 힘들어서 그런 건가?
"뭔 소리들이야? 아무리 맞춤이라고는 해도, 몸에 익숙해져야지. 어색한 상태로 전투를 나가겠다고? 설마 그딴 소리를 하려 한 것은 아니겠지? 전투가 장난이야?"
나는 약간 화났다는 말투로 말했다.
새 갑옷을 받아 신나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 목적은 어디까지나 전투. 우리는 위험한 임무를 앞두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오빠."
"죄송해요, 형."
다행히 일행의 과하게 들뜬 기분은 적당히 잠재울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하루하루, 의뢰일이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가끔 촌장 루셀이 우리의 훈련을 보고 가곤 했었다. 압박할 의도라기보다는, 초조해하는 듯했다.
혹시 우리가 훈련하는 사이에 새롭게 또 습격이 있을까 걱정하는 듯했다.
어차피 조사가 단기간에 끝날 것은 아니더라도, 기간이 길어지면 불안하기는 할 테니, 이해 못 할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대강 예상했던 날짜가 되었을 무렵.
"드디어! 꺄! 드디어!"
감격에 찬 남은주의 목소리와.
"언니! 축하해요!"
먼저 근력 수치를 복구한 나서윤의 축하가 이어졌다.
남은주의 고생을 눈으로 지켜본 파티원들은 축하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그런 남은주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드디어 준비가 끝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