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
브리터스 마을
"…그렇네. 맞아. 하연 언니 말에 찬성할게. 솔직히 욕심나지만… 우리 지금도 충분히 빠르니까."
나연 또한 얼핏 나서윤을 보는 듯하더니 주하연의 의견에 동의했다.
"저, 저는… 저는…."
남은주는 혼란스러운 듯했다.
확실히 그녀만큼 장비가 탐나는 사람은 없을 거다.
한참 고민하던 남은주는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신후 오빠, 아니, 파티장 님. 파티장 님은 만약, 우리가 장비를 맞추면, 이번 의뢰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남은주는 파티장으로써의 내 의견을 묻는 듯했다.
그럴만하다. 가장 장비가 욕심이 날 테고, 그러면서도 위험한 것은 싫을 거다. 하지만 동시에 알고 있겠지. 자신은 위험을 겪으면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결국 위험을 피하면 결과적으로 그녀는 도태된다. 그리고, 탑에서 도태는 죽음과 직결되는 경우가 잦다.
"파티장으로써 내 의견을 묻는다면… 그래. 나는 우리 일행이 장비만 제대로 갖춘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의뢰라고 본다. 이번 의뢰는 토벌이 아니야. 어디까지나 조사지. 우리 일행에는 그쪽에 유리한 인원이 둘이나 있어."
나는 나연과 하유진을 쳐다보았다.
나연은 자신의 정령이 생각났는지,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하유진은 자신을 쳐다보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다가 내가 자신을 쳐다보는 이유가 일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엄청나게 기쁜 표정을 지었다.
나연은 교감 스킬이 올라감에 따라 아마 이전보다 훨씬 정찰 능력이 증가했을 거다.
이전에야 최하급 정령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뭔가 있으면 정령의 반응을 보고 예측했다면, 지금은 그 감정을 조금이나마 공유할 수 있고, 더 스킬 숙력도가 상승하면 시야도 조금씩 공유할 수 있을 거다.
지금은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으니 확실히 도움이 될 거다. 하유진은 말할 것도 없다. 현재 하유진이 작정하고 은신한다면 놀 따위는 하유진을 찾을 수 없다. 아마 백인장은 물론이요, 천인장도 찾기 힘들 터. 천인장 정도면 족장 계급인 경우가 다반사.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유진을 찾지 못하는 거다.
"그리고 장비를 제작하기 위해 성에 들러야 해. 구역이 달라도 아마 특수 조건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야. 이것도 의뢰니까. 듣기로, 성에는 신전과 마탑이 있다고 해. 어쩌면, 추가로 스킬을 배울 수 있을지 몰라."
사실이었다. 어떤 종류의 직업이든 신전을 통해서 스킬을 구입할 수 있었다. 마법사의 경우에는 신전과 마탑, 두 군데서 모두 배울 수 있는데, 신전에 없는 마법을 스킬화 시키려면 마법서를 들고 신전을 찾아가면 되었다.
그 마법서 하나하나가 엄청나게 비싼데, 마법 수준에 따라 신전에 내는 돈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니, 마법사는 정말 돈먹는 하마라고 할 수 있었다.
마탑, 그리고 스킬이라는 나서윤과 하유진의 눈이 빛났다.
나서윤은 현재 기초 마법 이론과 4대 속성 개론, 마력 회로 운용술 스킬의 힘을 빌어 기본 내용을 이해, 숙달하는 과정에 있었다. 그러나 그 스킬들로만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더 좋다. 나서윤은 그런 것을 기대하는 듯했다.
하유진이야 '단검술'을 원하는 걸 테고.
"…그건 레벨만 올리면 갈 수 있는 곳이잖아요. 장비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수천 골드를 여기서 다 모으려면 얼마나 걸릴 거 같습니까?"
"하루 20골드면 서너 달만 있어도…."
"아마 한 달도 안 돼서 계약은 끝날 겁니다. 그리고 다음에 쳐들어올 때쯤 되면 다시 고용하겠죠."
원래 그렇다. 이 마을이 아무리 부유하다고는 해도, 이 정도 병력을 상시 고용, 유지할 수는 없었다.
일부 용병을 고용해 언제나 상태를 살피고, 기색이 보이면 급하게 주변 마을의 용병을 고용한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자경단을 통해서 시간을 번다. 이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며, 이 틈을 이용해 용병을 더 고용하고 다른 마을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순서다.
그 외에는 이 마을의 자경단과 성에서 지원해 준 자경단이 남아 놀들이 쳐들어오지 않는 기간 동안 마을을 지킨다.
내 말에 주하연은 조금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일행들이 설득당한다고 느끼는 거다. 그녀의 걱정은,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그녀와 따로 이야기할 필요를 느꼈다.
"일단 내일 아침에 다시 이야기합시다. 다들 이번 일에 대해, 잘 생각해보세요.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저녁이나 먹죠. 다들 식사는…."
일행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저녁도 굶었구나. 그리 싸워대서 배고플 만 한데."
"맞아, 언니. 배고파. 그래도 다 같이 먹는 게 좋으니까."
"그럼 빨리 가죠. 아직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배정된 여관의 1층으로 나가 식사를 주문했고, 다행히 아주 늦지는 않았는지 우리 몫의 식사를 받을 수 있었다.
이전의 회의와는 다르게, 식사는 화기애애했다. 전투 자체는 이겼고, 우리는 큰 활약을 했다.
기분 나쁜 게 오히려 이상하다.
우리는 모두 살았고, 지금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런 우리들에게 접근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우리 일행은 파티의 즐거운 시간이 침범받는 것을 원치 않았고, 접근했던 이들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짧은 휴식. 이 시간 만큼은 방금 전까지 어두웠던 주하연도 가볍게 웃고 있었다.
나는 식사가 끝나갈 무렵, 주하연에게만 들리도록 조용히 말했다.
"제가 밤에 찾아가죠."
"…네?"
"자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이, 이건 좀 갑작…."
엉뚱한 오해를 하는 것 같아 나는 빠르게 말을 끊었다.
"이번 의뢰 말입니다만, 하연 씨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의뢰…. 네. 알겠어요."
주하연은 의뢰라는 말에 정신이 든 듯, 알겠다는 대답을 했다.
가벼운 휴식을 겸한 식사가 끝나고, 우리는 가벼운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낸 뒤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싿.
나는 잠시 방에서 휴식을 취한 뒤, 밤이 되자 약속대로 주하연의 방으로 찾아갔다.
똑똑.
가볍게 문을 두드리자 기다렸다는 듯, 주하연의 들어오라는 말이 들려왔다.
덜컥. 끼이이.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고, 주하연은 나름 편한 복장으로 나를 맞았다.
"제가 쉬는 방에 신후 씨가 찾아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그렇군요. 확실히, 보통은 제 방에 다들 모이니까요."
여성들 방에 함부로 들어가는 것도 웃기고. 안 그래도 최근 하렘이니 뭐니 오해를 받는 중인데, 그런 행동은 그런 평가에 박차를 가할 뿐이다.
"그래서, 이번 의뢰 때문에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고…."
"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의뢰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서요."
"…그렇군요. 그러신 것 같았어요. 근데 그건 내일 말씀하시면 되지 않나요?"
"하연 씨에게는 말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아무래도… 하연 씨는 예상 이상으로, 이번 일을 반대하시는 것 같아서 말이에요."
"너무 위험해요. 신후 씨가 괜찮다고 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높겠죠. 하지만…."
한참 망설이던 주하연은 이내 결심했다는 듯이 내게 말했다.
"신후 씨,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너무 기분 나쁘지 않았으면 해요."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파티 일에 이렇게 나서 주셔서 좋은걸요."
"…그럴 수밖에요. 파티에서의 신후 씨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니까요. 솔직히 지금 저도 이렇게 의견을 말하지 않고 그냥 신후 씨 말에 따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망설이고 있어요. 당신은 언제나 옳았으니까. 결국 우리를 지켜주고,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주었죠."
나는 묵묵히 주하연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런 내 반응에 주하연은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언제까지나 신후 씨에게만 의존하면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신후 씨, 당신도 인간이니까. 힘드니까. 언제까지 엉겨 붙어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조금씩,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하니까요. 물론, 제가 파티를 나가거나 하겠다는 소리는 아니에요. 저는 절대로 나갈 생각은 없으니까요."
"저도 마찬가집니다. 쫓아낼 생각 없어요. 나간다고 하면 오히려 반대할 겁니다."
노파심에 나 또한 덧붙일 수밖에 없었다.
내 말에 주하연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믿어요. 이제는, 믿어요. 그래서 말하는 거구요. 신후 씨, 우리는… 한 팀이죠? 그렇죠?"
"네. 맞습니다."
"신후 씨는, 언제나 우리 일행에게 이득이 되는 일만을 선택해 왔어요. 이번 일도 마찬가지겠죠. 조금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우리에게 도움이 되겠죠. 그 비싼 장비에, 보수는 두 배…. 우리가 미궁에서 장비를 보며 한숨 쉬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거겠죠. 지금 그때의 일을 후회하고 있어요. 그것 때문에 또 신후 씨가 무리를…."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
"거짓말 말아요. 신후 씨. 이번 전투, 무리했잖아요."
"무슨 소리를…."
"검기. 그거, 몸에 부담 준다면서요. 쓰기 힘들다면서요."
"잠시라면 괜찮습니다. 그리 오래 쓰지도…."
"나 사제예요. 기초 신성 마법 이론에는 신성 마법에 대한 이론 말고도 인체에 대한 정보도 많아요."
그럴 거다. 기본적으로 인체에 작용하는 마법이니까. 더 효율적으로 마법을 쓰려면, 기초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보면 알아요. 신후 씨. 지금 엄청 피곤하죠? 몸도 더 다스려야 할 테구요. 무리해서 전투를 하자마자 촌장이나 찾아가고, 거기서 새 일거리를, 그것도 위험한 것을 받아오고, 게다가 지금 쉬어야 할 때인데, 그 몸을 이끌고 나를 설득하겠다고 찾아오지 않나…. 또, 이번 일에는 어떤 무리를 하려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 몸을 조금 다스릴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리 심하지는 않지만. 기존 1회차의 기억에 비춰보면, 이 정도는 솔직히 힘든 것도 아니다. 하지만 주하연이 보기에는 달랐나 보다.
"그 기술, 회로에 무리가 가는 거잖아요… 아무리 신후 씨가 대단해도, 그거, 엄청 힘든 건데…."
회로에 대한 지식까지 얻었나. 빠른 발전이다. 그녀도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는 거겠지. 지금 우리 수준에 비춰봤을 때, 검기는 쓰기가 힘든 거라는 것을 배운 듯했다.
그녀가 모르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내 신체 스텟이 높다는 것과 내가 전설 등급 영약을 먹었다는 거다. 그런 만큼 생각보다 심각하지는 않았다.
"물론, 신후 씨가 상상 이상으로 뛰어나다는 것은 알겠어요. 그러니 그런 일을 하고도 이러고 있겠죠. 하지만, 이번 전투는 고작 놀 500이었어요. 그마저도 위에서 다른 이들이 지원을 해 주었죠. 근데,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 뻔한 구역에 들어가겠다구요? 저는 반대에요."
"…준비만 더 하면…."
"장비고 나발이고 안 돼요. 신후 씨. 나는 끝까지 반대할 거예요."
단호하게 말한 주하연. 그러나 그녀는 곧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그래 봐야, 결국 의뢰를 맡기는 하겠죠. 다른 애들은 모두 동의 할 테니. 이 작은 파티에서 파벌을 만들거나 할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요, 저는 걱정 돼요."
"…뭐가 말입니까?"
"언젠가 신후 씨가 한 번이라도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그때 신후 씨가 자신의 실수 때문에, 단 한 번의 실수 때문에 돌이킬 수 없게 될까 봐요. 나는 그게 걱정이 돼서 참을 수가 없어요."
나는 말 없이 한참 동안 주하연을 바라보았다.
저건 진심이다. 진짜 날 걱정하고 있는 거다.
나는 주하연에게 말했다.
"좋네요."
"…네?"
"좋다고요."
"무슨 소리를…."
생각보다 성장이 빠르다. 이 시점에 내 의견에 반할 수 있는 소리를 내뱉는 다라…. 내가 회귀한 것을 모르는 이상 저런 생각은 충분히 할만하다. 내가 이끄는 것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유지한 채 현시점에 내게 의견을 말한다. 나는 이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지금 시점에 파티의 행보에 관련된, 그런 일에 의견을 묻는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걱정인지 알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번 일을 하고 싶습니다. 아마, 과반수만 찬성해도 강행하겠죠."
이번에는 주하연이 침묵했다.
"그래도, 앞으로도 겁먹지 말고 이런 의견을 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분 나쁘지 않았나요? 건방지다고 생각했다면…."
"아까도 말했듯,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습니다. 건방지다는 것은 되려 웃기고요."
"…이제까지 빌붙었던 주제에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했다고…."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빌붙었다뇨."
잘 아네. 애지중지 키웠지.
"저는 완벽하지도, 독불장군도 아닙니다. 이런 의견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되려 다른 이들도 어서 빨리 하연 씨만큼 성장했으면 합니다. 이건 정말이에요. 우리 일행 중 가장 성장이 빠른 것은 것은 서윤이지만, 정신이 가장 성숙한 것은 하연 씨라고 생각합니다."
진짜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분명 이런 생각을 하고 강함에 끌리면서도 일행의 안전을 생각한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특히 1회차에서는 더욱. 이런 경우 장비를 받고 위험하면 동료를 팔아먹어서 생존하려는 놈들 투성이였지. 언제나 뒤통수를 조심해야만 했다.
이번 회차의 일행은 정말 잘, 제대로 키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연 씨의 의견도 일리 있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이번에 검기는 쓸 생각이 없었는데, 써버렸으니까요. 걱정 끼쳐서 미안해요."
"…아뇨, 그런 건…."
갑작스러운 사과에 주하연은 조금 쑥스러운 듯했다.
"그런 만큼, 내일 제가 건의하겠습니다. 아까 말했듯, 의뢰는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네."
"하지만, 당장 받아들이지는 않겠습니다."
"…네?"
"맞춤 장비를 제작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저는 맞춤 장비를 갖추고 나서 바로 떠날 생각이었지만… 하연 씨 말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나는 주하연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바로 가지 않겠습니다. 촌장과 협상해 시간을 벌죠. 그리고 그 시간동안 일행을 훈련시키겠습니다."
내 말에 주하연의 눈이 조금 커졌다.
"최소한, 저와 서윤이, 은주가 잃어버린 근력을 모두 회복하고, 일행 모두가 장비에 완전히 익숙해진 다음. 그다음에야 출발하도록 하죠. 이걸로도 부족하시겠지만, 조금은 안심이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진이가 단검술을 익힐 테니, 그것도 익숙해지게 만들어야 할 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다.
내 말에 주하연은 조금 생각하는 듯하더니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나서윤은, 근력이 회복되고 장비마저 갖춘다면 정말 무서운 수준이 될 거고, 후열을 보호해 줄 남은주도 근력을 회복하고 장비가 상승하면 일행 중 가장 많이 변할 사람일 거다.
"고마워요."
내가 그녀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조금이나마 동감하고 반응해 주었다는 사실에 주하연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파티원의 의견을 듣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그래도요."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셨다니, 다행이군요. 그럼 일단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 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어요. 신후 씨도… 힘드실 텐데, 푹 쉬세요."
"네."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방을 나섰다.
다음 날 이어진 회의에서, 나는 어제 주하연과 의논했던 이야기를 꺼냈고, 이야기가 끝나자 일행은 만장일치로 의뢰를 받아들이는 것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