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만 이 지구를 선택했다-50화 (50/317)

# 50

푸른 바다 파티

푸른 바다 파티.

사냥은 도외시한 채 14층으로 빠르게 달려온 것으로 보이는 이들은 오자마자 대뜸 고정 안전 구역의 조건을 풀라고 소리쳤다.

"…당신이 무슨 권리로?"

주하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초면에 반말 쓰는 거 처음 봤다. 솔직히 조금 놀랐다.

친해지기 전에는 말을 놓지 않고, 친해져도 상대에 따라서는 말을 놓지 않은 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던 그녀다. 실제로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서도-1회차를 포함하면 내가 훨씬 많기는 하다만- 이제껏 말을 높이고 있었으니까.

그런 사람이 초면에 반말을? 그것도 상당히 공격적인 어투다.

"당신들이 지금 뭔 짓을 한 줄 알아? 지금은 별일 없어도 다음 인원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어쩔 건데!"

푸른 바다 파티의 리더, 한바다. 푸른 머릿결을 지닌 미인 또한 지지 않고 덤벼들었다.

"안전하게 쉴 장소를 마련해 줬잖아. 남은 시간은 사냥을 하면 되는 거잖아?"

"…당신들 같은 엘리트들은 모르겠지. 아직도 튜토리얼에서 헤매는 이들 천지야. 게다가 어린 애들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어른들이 하나씩 끼워줘서 던전에 들어가고 있다고. 다른 안전 구역 조건 확인해 봤어. 계속 안전하게 쉴 장소를 마련해 줄 수 있잖아! 근데 그걸 왜 조건을 걸어!"

"언제까지 고정 안전 구역에서 살게 하려고? 탑을 오를 생각은 없나 봐?"

"살아야지. 일단 살아야지! 게다가 여기에는 쓰레기 투성이야! 법이 없다고 날뛰는 놈들이 얼마나…!"

"우리도 알아. 많이 만났거든. 실제로 습격도 해 왔고."

주하연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막아 놓은 거야. 내부에서 손도 못 대도록, 일정 시간 이상 머물지 못하도록."

본거지가 없는 이들은 떠돌이가 되기 십상이다. 공동 하나를 차지해 본거지로 삼는 방법도 있지만, 그리하면 냄새를 맡은 놀과 고블린들이 대대적으로 습격한다.

실제로 1회차 당시 그런 경우가 왕왕 있었다. 피로 물든 공동. 수련자들의 시체는 사라지지 않으니까.

그러니 다들 안전 구역을 얻으려고 기를 썼었다.

"그럼 걔들만 막으면 되잖아! 일정 나이 이하는…!"

"일정 나이 이하 애들은 다 착해? 걔들이 다른 놈들에게 이용당하거나, 그 규칙을 이용할 가능성은? 어린 애들이 악하면 얼마나 끔찍한지 모르나 봐? 실제 학교 폭력이나 왕따 보면 어리다고 착하다는 말은 못 할걸? 약하고 어리면 다 착한 줄 아네? 머리가 아주 꽃밭이야."

주하연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애들이 다 약할 줄 알아? 우리 쪽에도 16살 한 명 있어. 그런데 우리 중에서 두 번째로 세다? 애들이 약할 거란 편견은 버려. 나만 해도 탑에 오고 난 뒤 나보다 센 남자는 한 명밖에 보지 못했거든?"

아마 그 한 명이 나를 말하는 걸 거다.

그 남자들 중에 플로어 마스터나 NPC는 제외된 듯했다.

"너희 쪽 남자들도… 나보다 약해 보이네."

자신은 사제라고 덧붙였다.

저쪽 일행 중 한 명은 울컥한 표정이다.

무시당했다고 느끼는 듯했다. 아니, 실제로 무시당한 거 맞지만.

"어리고 약하면 강해질 기회를 줘야지 보호만 해 주면 잘도 살겠다. 쉴 장소를 제공해 주고 내부에서 공격당할 가능성도 차단해 줬어. 그리고 그 대가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지. 물고기도 적당히 제공해 주고 물고기 잡는 방법도 알려주겠다는데 넌 그냥 영원히 물고기만 제공하라 이거야?"

"…내부는 그렇겠지. 하지만 12시간이 지나고 밖으로 나오면? 노리는 놈들이 한둘일 것 같아? 인간 사냥꾼들이 널리고 널렸다고! 우리들, 수련자라고 하던가? 인간을 죽이면 경험치가 올라! 그것도 몬스터보다 훨씬 많이! 알고는 있어?"

"당연하지. 우리도 죽여 봤는걸."

흠칫.

까드득. 살인을 해 봤다는 말. 그러면서도 태연한 일행의 태도. 한바다는 이빨을 갈 뿐 그에 대해서는 별말 하지 않았다.

'살인 경험이 있군.'

저쪽도 있는 거다. 그리고 아까 습격당해 봤다는 말에 대충 짐작했겠지.

그렇다고 우리가 살인만으로 올라온 사람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을 터다.

위로 오면 애초에 사람이 거의 없기도 하고, 인간 사냥으로는 레벨이 오를지언정 능력치는 올리기가 힘들다.

한바다 정도면 우리 일행의 실력을 짐작하고 있을 거다. 그럴 만도 한 게, 한바다의 잠재력과 현재 능력치가 상당히 괜찮았다. 아니, 예상 이상이었다.

[상태 창]

-이름 : 한바다

-나이 : 26

-직업 : 파랑(波浪)의 기사(슈퍼 레어)

-LV. 13

-신체 능력

근력 : 25 민첩 : 27 체력 : 22 마력 : 26

[스킬]

고유 스킬 : 푸른 심장(슈퍼 레어)

스킬 목록

-수호(슈퍼 레어)

-파도 검술(슈퍼 레어)

-없음

-없음

-없음

-없음

-없음

-없음

-없음

30대에 이르는 능력치는 없다. 그녀의 잠재력은 '상급'이라고 나오지만, 스킬 슬롯이나 능력치를 본다면 최상급이나 다름없는 수준이다.

아마 미묘하게 부족했을 뿐, 최상급에 한없이 가까운 상급인 듯했다.

내가 먹은 영약을 한바다가 먹었다면 잠재력은 최상급이 되었을 터.

내가 영약을 먹고도 육체적 잠재력은 최상급에 비견되게 되었지만,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상급이라 표시되는 것과는 대비된다.

나는 그녀의 잠재력이 상급으로 추정되는 원인을 '나이'라고 본다.

어릴수록 잠재력에 보정이 붙는다.

내가 이제껏 확인해 본 바에 따르면 사실이다. 스킬 슬롯은 몰라도, 육체적인 잠재력은 영향이 있다. 아마 내가 전설급 영약을 먹음으로써 몸 내부의 회로를 강화하고 몸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함으로써 육체적 잠재력만큼은 최상급에 비교될 수 있게 된 것처럼, 한바다는 몸 내부의 노폐물만 제거하면 단숨에 잠재력 최상급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몸 내부의 노폐물은 나이가 들수록 쌓이니까. 그게 영향을 주는 듯했다.

물론 노폐물은 경지가 오르면 천천히 제거될 터. 하지만 그전까지는 몸에 악영향을 미친다. 일단은 미래의 최상급 후보랄까.

그러는 동안 육체 능력치는 천천히 상승세가 줄어들 거다. 지금이야 초반이니 그나마 빠르게 오른 거고. 그녀의 재능도 영향을 미쳤겠지.

아니, 솔직히 저것도 놀랍다. 능력치 평균이 20대 중반이라니. 만만치가 않다.

랭커들도 지금쯤이면 평균 20대 후반은 될까.

'정말 괴물들 투성이군.'

뿐만 아니다. 스킬 슬롯 개수만 봐도 답이 나온다.

랭커들의 평균 초기 스킬 슬롯 개수 평균은 8~9개.

그녀의 슬롯 개수는 9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히든 클래스라는 거다. 하긴. 저런 존재를 가만히 놔둘 관리자들이 아니다. 관리자들은 그녀가 1회차 때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저 정도 재능이면 설령 1회차에서 망했더라도 저런 직업과 스킬이 주어지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충분했으니까. 가이아의 선점권이 의미를 잃었다. …머리가 파란 건 직업의 영향인가?

한국 쪽에도 의외로 인재가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튜토리얼과 하층에서 죽어간 걸까.

1회차에서 한국인 출신 랭커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 랭커 후보랄 수 있는 사람이 벌써 둘이나 보인다.

찾아보면 더 나오겠지.

빨리 미궁 11층으로 돌아가 재능 있는 이들을 선점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애들은 그나마 양심 있는 어른들이 챙기고 있다 했던가?

'빼 오기는 참 쉽겠군.'

클리어 조건을 달성해도 한동안은 미궁에서 머물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투자할 애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나저나 한바다도 어지간히 강심장이다. 우리 일행 중 세 명만 나서도 저쪽 파티는 전멸할 가능성이 높다.

그걸 짐작하고 있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저리 덤비다니… 나연 과인가. 배짱 하나는 끝내준다.

내가 한바다에 대해 생각하는 와중에도 주하연과 한바다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가건 조건의 당위성과 더 좋은 조건은 없는지, 우리가 한 짓이 옳은 것인지 계속해서 떠든다.

그러는 와중에 나에 대한 오해가 조금 있었다는 사실도 눈치챈 모양이다.

한바다의 뇌내 망상 속에서는 우리 파티, 정확히는 내가 다른 이들이 시간에 쫓기며 몸부림치길 기대하는 싸이코같은 놈이었나보다. 체류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밖으로 나가면 어떤 일을 당할지 매 순간마다 상상하며 공포에 떨 수련자들을 비웃을 거라고 생각했다나?

어이없는 누명이다.

그녀의 말대로 제한을 상당수 풀었다간 1회차의 반복이 있을 뿐이다. 그런 경험이 없는 한바다로써는 내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었겠지.

내가 악독한 싸이코라는 오해는 풀렸지만, 그럼에도 한바다는 제한을 풀어달라 요구했다.

"안 되면 뭉쳐요. 쓰레기들만 뭉치란 법 있어요?"

"수가 적습니다. 안돼요. 밀립니다."

어느새 둘은 서로에게 반말 대신 말을 높이고 있었다. 조금 토론 같이 변했달까.

서로의 주장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는 것을 느낀 거다.

"만약 내부에 시간제한을 없애면 내부에서 사냥 무섭다고 구걸하는 사람만 늘어날걸요? 식량이 늘 부족해질 거에요. 게다가 쓰레기들의 세력이 더 세다면 더더욱 강해질 필요가 있어요. 시간이 지나 쓰레기들만 강해지면 숫자도 부족한데 질까지 떨어지고, 그런 상황이면 그놈들은 나오는 통로를 봉쇄할 거예요. 그리되면 식량 부족으로 결국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요."

"하지만… 애들을 싸움터로 몰아넣을 수는 없습니다. 조건 완화가…."

비슷한 이야기의 반복. 결국 풀어 달라, 안 된다. 그 이야기의 반복이다.

양쪽 다 주장에 일리가 있는데, 칼자루는 이쪽이 쥐고 있다. 결국 한바다는 설득을 포기했다.

"…그럼 다음 층의 고정 관리 구역도 같은 조건을 하실 겁니까?"

"네. 그럴 거예요."

"…가죠.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먼저 선점할 생각인가요?"

"…네. 막으실… 겁니까?"

주하연은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럴 생각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럴 생각은 없어요. 먼저 하시겠다면, 그리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바로 올라가실 생각이신가요?"

끄덕.

한바다는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으시겠어요? 솔직히 무시하려는 건 아닌데… 다음 층으로 가면 몬스터가 더 강해지거나 숫자가 확 늘어나요. 지금도 벅차실 것 같은데요?"

사실이다.

한바다는 확실히 뛰어나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저들 일행 중 한바다를 제외하면 궁수 하나만이 상급의 잠재력을 지녔을 뿐, 나머지는 중~중상 수준의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레벨도 하나같이 12. 한바다의 레벨이 유일하게 13이었다. 훗날 푸른 바다 카르텔의 보스를 맡게 되는 진상수도 중상급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한바다는 주하연의 말에 눈빛이 흔들렸다.

확실히 일행들은 하나같이 힘든 표정이다.

"…괜찮아. 바다야. 하고 싶은대로 해. 아직 버틸 수 있어."

한바다를 제외하면 파티 중 유일한 여성이자 상급 잠재력을 지닌 여성 궁수였다.

"아직 버틸만 합니다. 걱정 마세요 바다 님."

"…솔직히 힘들 거 같은데? 반대야."

직업이 도적인 남자와 진상수였다.

진상수는 어려울 것 같다는 표정이었고, 도적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히 보니 파티가 두 파로 갈린 것 같았다.

도적과 궁수, 한바다가 한 파티고, 진상수를 필두로 나머지 세 명의 남자가 한 파티인 듯했다.

'서로 다른 파티였군?'

힘이 부족함을 깨닫고 함께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방금 전까지는 한바다 파티가 숫자가 적어도 질이 훨씬 높아서 리더 역을 하는 듯했는데, 상황이 변하니 불만을 표시한다.

뭐, 이상한 상황은 아니다. 그들도 죽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부탁드립니다. 고정 안전 구역이 필요합니다. 함께 해주세요."

한바다는 진상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안 될 건 없는데, 솔직히 우리가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어? 여기서 사냥한 후에 가도 충분히…."

"그러면 늦습니다. 저쪽은 이미…."

맞다. 우리는 현재 15층으로 가려고 주변 일대를 청소하고 있었다.

우리가 훨씬 빠르게 청소가 가능하니 다음 층으로 가는 것은 우리가 더 빠를 확률이 높았다.

물론 재수가 좋으면 저쪽이 먼저 가겠지만.

"저희 파티가 앞장서겠습니다. 나오는 전리품 중에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우선 분배해 드리겠습니다."

"헤에, 대가를 주겠다고?"

진상수는 핥는 듯한 눈초리로 한바다를 훑어보았다.

노골적인 눈빛에 한바다의 파티가 분노하는 듯했지만, 지금은 약자의 위치. 힘겹게 참는 듯했다.

"그래도 싫다면? 지금 우리 실력으로는 위험하다고 판단되는데?"

진상수는 당연하게도, 전리품따위 보다는 목숨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위험하면, 버리고 도망치셔도 뭐라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저쪽 파티도 금방 올라올 터, 저희가 실패한다고 해도 조금만 버티시면 저쪽 파티가 안전 구역을 개척해 줄 겁니다."

우리를 이용하겠다는 말을 눈앞에서 한다. 조금 어이가 없기는 했지만,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다.

솔직히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떨어지면 그냥 진상수를 포함한 넷을 적당히 처리할 수 있으니까.

미래의 확정 쓰레기 하나 대놓고 치울 수 있는 기회다.

'어지간히 고집불통에 앞뒤가 꽉 막혔군.'

어떤 의미로는 나연의 상위 호환이다. 하지만 그러니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할 수는 없으니, 저런 벽창호라면 적어도 더러운 짓은 안 하겠지. 쓰레기보다야 정의로운 벽창호가 백만 배는 낫다.

"흐음…?"

진상수는 턱을 쓰다듬으며 품평하듯 우리 일행을 바라보았다.

더는 내가 뒤에 있을 필요가 없다.

나는 불쾌하다는 티를 내며 앞으로 나섰다. 적당한 기세를 내뿜는 것은 덤.

흠칫.

단숨에 진상수의 표정이 일변한다. 즉시 고개를 돌리더니 한바다를 향해 말했다.

"흠, 흠흠. 그런 조건이라면 얼마든지. 식량 또한 우리가 우선 분배받는다. 도망치면서 버티려면 식량이 아주 중요하거든."

무척이나 노골적인 모습. 내 기세를 느끼고는 단숨에 계산이 끝난 듯했다.

한바다는 조금 분한지 양손을 꽉 쥐었다.

"알겠습니다. 양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그래. 앞으로도 계속 잘해 보자고."

협상이 끝나고 저들은 곧바로 우리와 헤어져 다른 공동을 향해 이동했다.

나는 멀어져가는 한바다를 향해, 마력이 높아짐에 따라 가능한 재주를 선보였다.

-저쪽 파티, 조심해.

흠칫.

한바다는 놀란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바다야?"

궁수가 말을 건다. 그러나 한바다는 대답하지 못했다.

-네가 우리를 설득하기 위해 일장 연설을 할 때도 별로 관심이 없더군. 되려 짜증 난다는 반응이었다. 이후의 행동을 봐도 별로 질이 좋은 놈들은 아닌 듯하군.

일종의 메시지 마법과 비슷한 기술. 우스갯말로 전음밀입(傳音密入)이라고 불렸던 기술이다.

그리 어려운 기술은 아니지만, 수준이 낮으면 도청당할 위험이 있다. 도청을 피하기 위해서는 마력을 상당히 꼬는, 통칭 암호화를 거쳐야 한다. 전음 자체의 난이도는 낮아도 암호화를 하면 할수록 난이도가 극상승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어차피 이중 나보다 수준 높은 기술을 가진 자는 없으니, 엄청난 암호화는 필요 없다. 기술 존재를 아는 사람도 없는 상태. 즉, 도청당할 리는 없었다.

"…나도 알아."

자그마한 목소리. 신체 능력치가 높은 나나 나서윤 정도만 겨우 들을 수 있을 만큼 작은 소리였다.

그 말을 끝으로 푸른 바다 파티는 공동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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