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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소설 속 먼치킨-177화 (177/178)

제177화

177화. 돌아가자(1)

“이이이이―!”

부들부들 떠는 로디아는 지산의 물음에 대답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직접 버프 마법을 무리해서라도 건다.

우우우우웅―!

이제는 자신이 견딜 수 없을 거대한 힘이 몰려들자 지산도 검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휙―!

검이 풀리자마자 지산을 향해 검을 휘두른다.

촤아아아아악―!

거리낌 없는 무자비한 검격에 지산의 가슴이 크게 벌어진다.

“크윽―!”

그 모습에 파일이 답답해 소리친다.

“지산! 이 여자에 미친 X신 같은 새X야! 도대체 지금 뭐 하는 거냐고?!”

파일의 간절한 외침에도 지산은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때였다.

“이거 참 내가 너무 늦었구만.”

그 말과 함께 마치 비상하는 드래곤과 같은 세차고 무게 있는 검격이 날아왔다.

쎄에에에에엑―!

로디아는 즉각 지산을 공격하는 걸 멈추고 그의 검격을 막는다.

콰콰쾅―!

주르르륵―!

버프 마법이 걸린 로디아임에도 그 검격에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누구냐?!”

“누구긴. 정의의 사자이지.”

자신을 공격한 사람을 보니 대단히 잘 생긴 미남이었는데 한 가지 흠이라면 그가 외팔이라는 사실이었다.

파일은 그를 즉각 알아보고는 희망에 찬 목소리로 크게 불러본다.

“리차드!”

그랬다.

그는 다름 아닌 아벨에게 은혜를 받은 아덴 출신의 리차드 칼리언이었던 것이었다.

리차드의 말에 로디아는 발끈해 소리친다.

“감히! 감히 누구 앞에서 정의를 논하느냐!”

피식― 비웃으며 대답한다.

“내가 너보다 정의롭다는 것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 것이다.”

그렇게 말하며 지산에게 호통을 친다.

“지산! 네놈의 안일함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피해 보는지 아느냐?! 진정 정신 못 차리겠느냐?!”

“…….”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여전했다.

그렇게 혼이 남에도 여전히 로디아를 공격할 위협적인 아우라는 끌어내지 못한다.

답답해 다시 한 번 호통을 쳐 꾸짖는다.

“쳇―! 이 버러지 같은 놈! 네놈은 그럼 앤디와 파일을 도와! 여긴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다!”

“…….”

물론 그럼에도 지산은 이상한 눈빛으로 그냥 가만히 서 있기만 한다.

“제길! 맘대로 해!”

일단 상황이 너무 급박했기에 저 속 터지게 하는 멍청한 새X는 나중에 더 혼내기로 한다.

탓―!

대지를 힘차게 박차며 로디아를 향해 비룡검법의 검격을 날린다.

휘익― 휘익― 휘익―

콰콰콰콰콰콰콰콰콰―!

로디아는 제국의 최고 대신관들이 쓰던 검술을 썼는데, 아직 완전하지 않은 듯했다.

확실히 그녀가 검술에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대 최고의 재능인 리차드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쾅―! 쾅―! 쾅―! 쾅―!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악―!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몸에 많은 혈흔들이 생겨났고 그녀 역시 그 고귀한 복장을 피로 물들였었다.

아무리 스스로 버프 마법을 건 상태라고 하더라도 검술만큼은 리차드의 재능을 넘어서기 힘들었다.

“죽여 버리겠다!”

쎄에에에엑―!

로디아는 악에 받친 소리를 지르며 젖 먹던 힘까지 짜내 검을 휘두른다.

하지만.

“어딜.”

하지만 리차드는 결코 맞아줄 생각이 없었다.

피하며 로디아의 허리를 무자비하게 벤다.

촤아아아악―!

“커컥―!”

“이만하자고.”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었다.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앤디와 파일을 도우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대지가 흔들리더니.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엄청난 굉음과 함께 성안 내부가 폭발했다.

너무나 큰 소리였기에 모두가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현재 전장에 남아있는 자는 모두가 그곳을 집중했다.

그리고 몇몇은 그곳이 바로 아벨이 있던 곳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벨!”

케이와 아르시아는 때마침 로디아가 죽어가면서 그녀들에게 걸려있던 속박이 풀려있었다. 곧바로 아벨이 있는 곳으로 뛰어간다.

구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아닛!”

“저건 뭐야?!”

“마족?!

다들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게, 마치 마족과 같은 모습의 무언가와 대치하고 있던 사나와 제니, 제시가 보였던 것이었다. 수잔 황비는 아벨의 옆에 꼬옥 붙어 여차하면 자신이 대신 죽겠다는 듯이 있었다.

모두가 너무 놀라 어버버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케이와 아르시아 역시 걸음을 멈추고 멍하니 바라만 봤다.

“말도 안 돼…… 마족이라니…….”

“분명 저하께서…… 이 세상에서 모두 지워버렸을 텐데…….”

하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흉측한 여섯 날개와 날카롭게 솟은 검은 뿔들, 마치 마물과도 같은 새카만 몸은 그것이 결코 인간이 아님을 확신할 수 있게 했다.

“크리스찬! 이 멍청한 새X 아직도 다 처리하지 못했더냐?!”

악마화가 된 쿠리엘이 크리스찬에게 소리쳐 따졌다.

“……?!”

다들 다시 한 번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 악마가 크리스찬을 마치 한 편처럼 불러댔으니 말이다.

크리스찬은 그의 물음이 대답할 가치가 없다는 것처럼 무시했다. 대신 로디아를 부른다.

“최고 대신관! 이리 오거라!”

탓―

리차드가 방심한 틈을 타 재빨리 크리스찬에게 간다.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하여…….”

“아니다. 어서 포션으로 치료하라.”

“네. 폐하.”

그제야 크리스찬은 쿠리엘을 바라본다.

“쿠리엘. 네놈도 이쪽으로 오거라. 우선 이 녀석들부터 처리해야 한다.”

“제길!”

그러면서 훌훌 날아 크리스찬에게로 갔다.

왠지 자기가 크리스찬의 부하가 된 것 같아 조금 짜증 났지만 그게 옳은 판단이었다.

비트칸이 설치한 마법진과 마도구는 생각보다 너무 강력해 완전히 해체하려면 시간이 필요했었다.

그러니 잔챙이들부터 없애는 게 옳은 판단인 것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곳의 전투들은 끝난 듯했다.

공멸共滅.

어느 한쪽이 승리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치열했기에 어디에도 승자를 위한 깃발은 세워지지 않았다.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살아 있었는데, 그중 온몸을 피칠한 어떤 검사가 다가왔다.

“폐하.”

크리스찬은 자신을 부른 그를 바라본다.

“로만. 살아 있었군.”

그는 다름 아닌 7인의 성검사 중 하나였던 로만 드로즈도프였다.

로만은 당연히 크리스찬의 편에 섰다.

그리고 그에 균형을 맞춰주려는 것처럼 반대에서는 죠슈아와 브릴튼에서 온 심판자 클라우스 킨스키, 그리고 아덴에서 미스라임으로 망명한 치유의 검사 챠빌 켄드릭이 나타났다.

마치 작가가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해 7인의 성검사 모두 모이게 한 것 같았다.

그들도 피로 온몸을 목욕한 듯한 몰골이다.

크리스찬이 그들을 보고는 잔뜩 미간을 찌푸리며 말한다.

“네가 저것들을 죽여라. 나는 우선 힘을 채워야겠다.”

크리스찬의 명에 쿠리엘이 발끈한다.

“명령하지 마!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으니까!”

현재 악마화가 된 쿠리엘은 이곳에서 가장 강한 자였다.

수욱―!

그의 손등에서 칼날과도 같은 뼈가 튀어나왔다. 그가 마법사였지만 그 역시 마법사가 근접전에서 약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보완한 것 같았다.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또한 그의 몸 주위로 검붉은 지옥불꽃들을 생성시켰다.

“단숨에 죽여주지!”

마고스라도 있었으면 했지만 마고스 역시 화신체들에 의해 죽기 직전의 상태였다.

이 어린 검사들로만 이 괴물을 상대해야 했다.

죠슈아가 이를 갈며 말한다.

“역시 정의의 신은 악마와 손을 잡았군.”

앤디도 분노를 터트린다.

“용사의 말이 틀릴 리가 없지! 정의의 신은 결코 인간의 편이 아니었어!”

반면 클라우스와 챠빌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

“흐음…… 설마 했었는데…….”

“대륙의 신들이 이리 썩었을 줄이야…….”

진심으로 역겨움에 헛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그 불쾌해하는 얼굴들을 바라보며 쿠리엘이 비웃는다.

“크큭― 곧 죽을 새X들이 말은 많아요. 지옥 가서 베리알 님께 빌 준비나 해라.”

그러면서 만들어 놓은 지옥불꽃들을 우선적으로 날린다.

그 불길한 불꽃이 그들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쏘아지자 죠슈아는 검으로 일단 그 불꽃을 쳐내려고 시도했다.

콰콰쾅―!

하지만.

화르르르르―!

지옥불꽃에 닿은 부분이 녹아버렸다.

“……?!”

죠슈아의 검은 에디린이 준 드래곤의 뼈로 만든 엄청난 명검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단 한 방에 녹아버리다니.

“검으로는 안 돼! 우선은 피해!”

그래서 모두가 산개해 벌어진다.

그리고선 쿠리엘을 둘러싸는데.

“크크큭― 이 가소로운 것들.”

여전히 비웃으며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다시 한 번 그들에게 공격을 가할 준비를 한다.

한편 크리스찬은 지산과 파일, 그리고 사나와 케이, 아르시아와 마주한다.

크리스찬이 로만에게 명한다.

“로만. 나와 최고 대신관을 지켜라.”

그의 명에 부복한다.

“네. 폐하.”

그리고는 명대로 앞으로 나와 검을 들어 크리스찬과 로디아를 보호할 준비를 갖춘다.

크리스찬은 로디아에게도 명한다.

“이제 회복됐다면 나를 회복시켜라.”

크리스찬은 결국 저 악마 새X도 없애려면 자신이 접신을 한 번 더 해야 함을 깨달았다. 이참에 무리를 해서라도 확실히 끝낼 생각이었다.

“네. 폐하. 걱정 마세요.”

로디아는 크리스찬의 등에 두 손바닥을 대고 본격적으로 크리스찬을 치료하기 시작한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황금빛 성스러운 빛이 로디아에게서 크리스찬에게로 흘러나와 두 사람을 휘감았다.

악의 편에 선 자들에게서 성스러운 빛이 흘러나온 것도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로디아가 아벨을 배신하고 악의 편에 섰다는 것에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들이다.

“로디아! 도대체 왜 그렇게 된 거야?!”

“맞아! 너처럼 착한 애가 왜 저딴 놈과?!”

“허얼―! 진짜 이해할 수 없어! 저런 쓰레기를 돕다니!”

하지만 로디아는 그녀들의 말을 싹 다 무시하고 최우선으로 크리스찬만을 치료한다.

그래서 로디아 대신 크리스찬이 대답한다.

“하핫― 이 가증스러운 것들. 네X들은 남자 하나 때문에 가족도 버린 것들이 어디서 정의를 논하는가? 네X들에게 신들의 정의가 진정 중요한가? 네X들은 네X들의 남자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무슨 말을 하더라도 무조건 옳다고 따를 것 아닌가? 안 그런가?”

“뭐?!”

“왜? 내 말이 틀렸는가?”

그 얼토당토않은 말에 사나가 분노를 터트린다.

“이 개자식아! 그럼 마족들을 이용해 백성들을 괴롭힌 신이 옳은 신이란 말이더냐?!”

별거 아니라는 듯이 피식 웃는다.

“네X들은 아이를 낳으면 훈육을 하지 않을 생각인가? 마냥 버르장머리 없게만 키울 거냔 말이다. 신께 감사함을 느끼고 올바르게 인간들이 살아가려면 적당한 훈육은 필요한 법.”

“개소리!”

참지 못하고 마력광선을 쏜다.

피슝―!

휙―!

콰쾅―!

당연히 로만의 검에 막혔다.

그때였다.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역시 아무리 커다란 재능들이라고 하더라도 지친 상태에서 마왕과 계약한 쿠리엘에겐 안 되는 모양이었다.

“이 버러지들! 그냥 죽으라고! 귀찮다고!”

일방적이었다.

뭔가 전투다운 전투를 묘사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압도적인 전력 차를 보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사나는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산! 파일! 나를 도와줘! 우리 셋이면 충분히 저 녀석들을 죽일 수 있을 거야!”

그리고는 먼저 앞으로 나서서 로만을 향해 쏠 새하얀 마력광선들을 생성시킨다.

우웅―! 우웅―! 우웅―! 우웅―!

로만은 그 오만한 성격상 자신을 우습게 보는 듯한 말투에 기분이 나쁠 만도 한데 조용히 검을 들어 자신의 사명만을 완수하려고 한다.

다행히 지산은 사나의 용기에 정신을 차려 대답한다.

“아……! 알겠어!”

파일은 그 모습을 보고 안심하며 사나를 돕기 위해 먼저 땅을 박찼다.

탓―!

그리고 두 눈에 독기와 살기를 가득 품는다.

“너 잘 만났다! 널 죽일 날만 항상 꿈꾸고 있었다!”

파일은 진심으로 저 빌어먹을 새X한테 팔이 잘린 그 순간부터 이 순간만을 꿈꾸고 있었다.

급변하는 상황 탓에 전장에서 저 죽일 놈이 혹시나 자신이 아닌 다른 이에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해서 불안했었는데, 정말 주신 아그네스께서 자신을 도우셨다고 생각한다.

“편히 죽게 하지는 않겠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기합을 지르며 로만에게 권격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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