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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소설 속 먼치킨-174화 (174/178)

제174화

174화. 최후의 결전(3)

크리스찬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돌려 이때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사기충천된 동맹군을 바라본다.

“이제 때가 되었다. 정의의 사자들이여. 저 배역한 것들을 단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잡아 죽여라. 너희 선택받은 자들이 우리의 신들에게 등을 돌린 대가가 어떤 것인지 저 멍청한 것들에게 똑똑히 보여주란 말이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크리스찬의 말에 천지가 진동할 듯이 함성이 울려 퍼진다.

그 어마어마한 함성과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살기가 어우러져 미스라임 진영의 군사들의 사기를 다시 한 번 짓밟아 뭉개버린다.

“가거라. 에브니아의 진정한 정의를 보여주거라.”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그 명과 함께 길게 퍼져나가는 나팔 소리에 이때까지 감추어왔던 흥분을 드디어 폭발시킬 수 있게 됐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저 악의 자식들을 모두 죽여 버리자!”

“이 개자식들! 감히 우리의 신들을 배신해?!”

“다신 이 땅에 미스라임이란 이름을 남기지 않겠다!”

“다 죽여 버리겠다! 하나도 남김없이!”

그것이 신호라는 듯이 각 군의 기사들부터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돌격하기 시작한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천지를 울리는 소리와 함께 마력포들의 지원을 받으며 진격한다.

펑―! 펑―! 펑―! 퍼퍼펑―!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마력포탄에서 지켜줄 방어막이 사라진 이상 서로의 마력포들에게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반 국왕은 마력포들이 가능할 때 최대한 많은 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곧 있으면 저 징그러운 플레시 골렘들이 성벽 위로 올라와 마력포들을 공격할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마력포를 쓸 수 있을 때 최대한으로 쓰기 위해서 목이 터지라 외친다.

“쏴! 쉬지 말고 쏘란 말이야! 쏘라고! 당장!”

우웅―! 우웅―! 우웅―! 우웅―!

그 명에 충전되자마자 쉴 틈도 없이 달려오는 동맹군을 향해 쏜다.

펑―! 펑―! 펑―! 펑―! 펑―!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크아아아아아아아악―!

마력포탄에 의해 여기저기서 사지四肢가 찢겨나갔다.

콰쾅―! 콰콰콰쾅―!

물론 미스라임의 진영도 방어막 무니티오가 사라졌기에 상황은 다를 바 없었다.

그들도 마력포탄에 맞아 사지가 찢겨나갔던 것이었다.

형제가 죽은 자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맹세한다.

“절대! 절대 용서치 않겠다!”

그 끔찍한 광경에 서로의 적의는 더욱 깊어만 갔다.

* * *

사나의 슬프고 가슴 찢어질 듯한 애절한 외침에 정신을 조금이나마 차릴 수 있었다.

‘그래…… 나로 인해 모두가 불행한 것만은 아니야…… 그리고 소설보다 지금 아이들은 더 행복해…….’

애초에 나는 그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았던가.

심지어 소설에서의 진 여주인공인 아르시아와도 말이다.

그냥 작가가 준 용사의 사명만 끝낸 후 죽은 어머니를 되살리기 위해 대한민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그 아이들을 받아들인 이유는 바로 내가 아이들의 행복을 너무나도 바랐기 때문이었다.

‘내가…… 나라도 그 아이들에겐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거짓 없이, 사심 없이 진심으로 그 아이들은 나로 인해 행복해했었다.

그래서 받아준 것이었다.

그 아이들의 진실된 사랑을.

물론 나 역시 그 아이들로 인해 전에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느꼈었고 말이다.

‘맞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아이들의 꿈이었어…….’

소설이었으면 케이는 루드스에서만, 사나는 영원히 아벨과 이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었다.

아르시아만이 아벨과 이어졌을 것인데, 그것도 마냥 행복한 결말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나로 인해 진실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주…….

아주 잠시라도…….

나는 아벨의 연인이 된 아이들의 그 빛나는, 그 행복한 미소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 꿈이기도 했었고…….’

나 역시도 그토록 바라왔었던, 나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행복을 가질 수 있었다.

“웃기고 있네! 너 아니었어도 걔네들은 실실 잘 웃고 다녔거든?! 그리고 뭐 꾸움?! 넌 무슨 꿈이 그렇게 소박하냐?! 전에도 그딴 가정 얼마든지 꾸릴 수 있었잖아?! 안 그래?! 맞잖아?!”

그 빌어먹을 새X가 생각을 읽고는 곧바로 초를 치는 소릴 한다.

“최주원! 너 자꾸 너 때문에 애들이 행복했다는 개소릴 하는데! 소설에서 애들도 그 정도는 행복했었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

“……?!”

왜냐하면, 그야말로 개소리이었던 것이었다.

그 개소리에 발끈하며 소리친다.

“어디서! 어디서 행복했다는 거지?! 도대체 어디서!”

발끈하는 나를 향해 피식― 비웃는다.

“케이는 가족이 아무도 안 죽었잖아? 그리고 사나도 아무도 안 죽었고, 아르시아는 그렇게 원하던 아벨하고 결혼했으니. 뭐 좀 죽어도 되지. 그래. 그럼 됐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래서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었더니.

“아 맞다. 케이네는 죠슈아가 죽었었지. 그런데 지금도 죽기 직전이니 뭐 똑같지.”

“이 미X 새X! 이 정신병자 같은 놈!”

내가 뱉은 욕설에 그 새X도 어이없다는 얼굴로 손을 들어 나와 자신을 번갈아 가리킨다.

“너? 아님 나?”

“뭐?!”

그 물음에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답답했다.

그 알 수 없는 적의와 비꼼에 정말이지 답답했다.

그래서 물었다.

“제길! 도대체 네놈이 원하는 게 뭐야?!”

나를 마치 사리분별 못 하는 어린애 보듯 바라봤다.

“아이고 정말 모르나 보네. 그래. 말해 주지. 잘 들어.”

무슨 개소리를 하나 그 역겨운 입술을 주시한다.

피식―

재수 없게 한쪽 입꼬리를 올리더니.

“간단해. 난 살아서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길 바라. 이딴 꿈속 같은 세상이 아니라. 주원아. 정신 차려. 넌 지금 꿈꾸고 있는 거라고. 언젠가는 깨어날 그런 헛된 꿈. 일장춘몽 같은. 아직 모르겠어? 이제 만족하라고. 여기서 만족 못 하면 넌 죽어. 개죽음당한다고.”

크큭―

그러면서 나를 다시 한번 더 비웃는다.

‘제길!’

알고 있다.

더 원했다가는 개죽음당할 수도 있다는 걸.

하지만 덕분에 저 개X끼가 내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뭐?! 그때로 돌아가 살고 싶다고?! 차라리 그딴 식으로 살려면 지금 죽는 게 나아!’

정말 나라면 그때의 그 악몽 같은 일말의 희망도 보이지 않았던 그때로 돌아가려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분명해! 저 새X는 작가가 만든 게 분명해!’

분명 작가가 만들어낸 게 확실했다.

‘이 개X끼! 내가 인정하길 바랐나 보지?!’

작가는 내가 욕했었던 그 소설의 내용을 나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것 같았다.

분명 그런 이유로 저 빌어먹을 개X끼를 만든 것 같았다.

‘내가 질 것 같으냐?!’

저 거지 같은 새X한테 설득당해 내가 욕했었던 그 작가의 작품 의도가 맞았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저 개소리는 무시하고 살아날 방도를 찾기로 한다.

우선 소설에서 이렇게 죽기 직전인 상황, 즉 혼수상태에서 아벨이 어떻게 다시 회생回生했는지 떠올려보았다.

‘……항상 그녀들을 위해 다시 깨어났었어!’

아벨은 아르시아와 수잔 황비는 자신이 없다면 그 누구도 지켜줄 수 없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들을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간 것이었다.

지금도 떠올린다.

자신이 지켜야 할 네 여자를.

“아!”

간절히 염원하면 우주가 이루어준다고 하던가?

그때 잊고 있었던 아주 중요한 사실을 떠올렸다.

‘맞아! 작가는 아벨이 죽지 않았다고 했었어!’

소설에서도 아벨은 카시드의 배신에 심장이 검에 의해 뚫렸었다.

그런데 그때 작가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었던 아벨은 죽지 않았었고 그때부터 소설의 2부를 시작하려고 했었다고 말했었다.

‘살아날 수 있어! 죽지 않을 수 있다고!’

“발악하지 마. 초라해 보이니까. 넌 무슨 수를 써도 살아날 수 없어. 그리고 뭐? 내가 작가가 만들었다고? 푸핫― 너야말로 진짜 미쳤구나?”

계속해서 비아냥거린다.

그래서 나도 계속해서 무시하고 살아날 방도만 생각한다.

‘소설에서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야! 바로 곁에 다프네가 있었으니!’

이 에브니아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주신 아그네스의 성녀 다프네가 바로 곁에 있었다. 그녀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를 살릴 것이었다.

‘무슨 문제가 없어야 할 텐데.’

변수는 화신체들이 과연 가만히 있느냐였다.

그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죽었다고 생각할 테니.’

일단 다프네를 믿는다고 하더라도 나 역시 가만히 있기보다는 힘을 내보기로 한다.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지!’

희망이 보이니 그 후로는 의욕이 넘쳤고 뭔가 길이 보이는 듯했다.

“허! 그렇다고 될 듯싶으냐?! X신아?! 꿈 깨라고!”

나라는 그가 계속해서 비아냥 됐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 * *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엄청난 굉음들이 귓가를 울렸다.

“죽어! 죽으라고!”

악에 받친 바일의 검사 하나가 미스라임의 마령대의 몸에 검을 쑤셔 넣고 소리 지른다.

“커커컥―!”

동료가 검에 박혀 죽어가자 옆에 있던 다른 마령대가 그의 머리를 향해 마력광선을 쏜다.

“이 악귀 놈들!”

피슝―!

홱―!

바일의 검사는 가까스로 고개를 돌려 그 마력광선을 피했다.

“악귀?! 지금 내 머리를 노리고 마력광선을 쏜 놈이 감히 나에게 악귀라고?! 도대체 누가 악―”

푸슉―!

“―귀아악―! 뭐, 뭐야?! 커억―!”

누가 악귀냐고 따지려 했던 그 검사는 브릴튼의 검사에 의해 등이 찔려 죽는다.

브릴튼의 검사는 눈빛이 흔들리는 마령대원에게 소리친다.

“우리 모두가 악귀요! 누굴 탓할 필요 없단 말이요! 으아아아아아악―!”

그러면서 검을 뽑아 다음번 죽일 이를 찾아 헤맨다.

그의 말이 맞았다.

누구를 욕할 필요도 탓할 필요도 없었다.

“제기라아아알―!”

특히 이번 전쟁의 시발점이었던 미스라임의 군사들은 특히.

누굴 욕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은 마령대원은 살기 위해, 미스라임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아 마력광선을 적들을 향해 쏘아댔다.

몸 안의 마력이 완전히 고갈되기 전까지.

피슝―! 피슝―!

지금의 이 처절한 마령대원만 그런 게 아니었다.

모든 이들이 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었다.

위이이이이이이잉―!

다프네라고 다를 건 없었다.

그녀는 에디린과 케이, 아르시아와 함께 미스라임 전군에게 버프 마법을 걸어주고 지켜주며 함께 싸우고 있었다.

한 명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싸우다 보니 그녀는 그 누구보다 많이 지쳐있던 상황이었다.

그 광경을 화신체들은 국왕들과 최고 대신관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었다.

아마라가 말한다.

“이제 끝나가는군.”

그 말에 이스마일과 게리가 반응을 보인다.

“그래. 이젠 끝을 봐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기다리기 지쳤다고!”

그들은 자신들의 최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다프네가 지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크리스찬도 역시 기다리기 힘들었던 것처럼 그들에게 동조한다.

“가자. 이 지긋지긋한 싸움의 마침표를 찍자.”

“좋아. 단숨에 죽여 버리자.”

“저딴 것들쯤이야 식은 죽 먹기라고! 하하핫―!”

다프네만 죽이면 저들도 별거 없었다.

에이션트 드래곤인 에디린과 비트칸이 인간이 된 이상 그것들은 한주먹 거리도 안 됐다.

“죽이자!”

이스마일이 앞장섰다.

그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조국을 망가트린 미스라임을 증오했다. 그리고 그들을 도와 현재 아덴을 유린 중인 브릴튼 기사연합국도 용서할 수 없었다.

그가 뛰쳐나가자 다른 화신체들도 따라 나간다.

철컥―!

크리스찬도 투구의 면갑을 내려 제대로 쓴다.

고개 돌려 최고 대신관들에게 말한다.

“너희들도 따라와 돕거라.”

그때처럼 다프네가 변한다면 그들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이곳에 둔 것이었다.

“네. 폐하.”

최고 대신관들도 출격할 준비를 마친다.

탓―

말의 배를 걷어찼다.

히이이이잉―!

말이 뛰기 시작한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앞서 뛰쳐나간 화신체들의 몸에서 엄청난 기세의 흡사 폭풍과도 같은 아우라가 몰려드는 걸 눈으로 본다.

그 모습을 보며 진한 미소를 그린다.

‘지금은 용서해주지.’

그들의 무례를 지금은 용서하기로 한다.

다 계획에 있는 일이었다.

그들은 아직까지는 이용 가치가 있었다.

‘주신 아그네스. 네놈을 넘을 때가 되었다.’

영원히 그의 발아래에서 지낼 생각 없었다.

‘누가 최고의 신이 될 것인지 이제 지켜보면 알 것이다.’

그 거대한 계획은 인간계부터 시작이었다.

그러니 이번만큼만 용서하는 것이었다.

정말 이번 단 한 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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