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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소설 속 먼치킨-151화 (151/178)

제151화

151화. 연기(3)

문제는 두 드래곤들만 바뀐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헉……!”

아벨은 자신도 바뀌었음을 즉각 깨달았다.

‘뭐지?! 작가! 뭐냐고! 작가! 대답해!’

하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작가! 이 X 같은 난좋은작가! 이게 대체 뭐냐고! 어?! 뭐냐고!‘

작가가 말도 안 하고 떠났었지만 확실히 무언가가 바뀌었다.

그 변한 무언가를 아벨은 분명 느꼈었다.

‘제길! 왜?! 왜 말을 안 해준 거지?!’

분명 바뀐 부분이 좋은 쪽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 더러운 기분이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빌어먹을!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 줄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

무슨 수작을 부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달라질 건 없다.

아벨의 재능이라면.

그 압도적인 아벨의 재능이라면 어떤 어려움과 고난도 헤쳐나갈 수 있었다.

‘……일단 이곳을 정리하고 알아보자.’

일단 저 끝없이 밀려오는 마물들을 정리하고 뭐가 달라졌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바뀐 몸에 고통스러워하는 드래곤들을 바라본다.

“컥컥컥컥―!”

두 드래곤, 아니 두 사람은 오랫동안 무릎 꿇고 고통에 빠져 헛기침을 해대고 있다.

두 사람에게 다가간다.

“괜찮으십니까?”

에디린은 걱정하는 아벨을 향해 손을 저으며 괜찮다고 표시한다. 물론 그럼에도 헛기침은 이어졌다.

“컥컥억―!”

아벨도 그들이 고통스럽게 헛기침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고개를 돌려 잿빛도, 황금빛도 사라진, 원래대로 돌아온 세상을 둘러본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촤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마왕이 죽어 슬퍼하는 마물들의 울음소리가 죽음의 땅 타르타로스에 울려 퍼졌고 인간들은 그런 슬퍼하는, 혼란스러워하는 마물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고통을 추스른 비트칸이 머리를 부여잡으며 혼잣말을 했다.

“……인간이 된 건가……?”

에디린도 이젠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

두 사람에게 아벨이 말한다.

“두 분은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그 말에 비트칸이 의아해하며 묻는다.

“……뭐가 말인가……?”

의아해하는 비트칸에게 좀 더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그 전에 제가 이세계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과 주신 아그네스와 한 계약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드려야겠군요.”

비트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주신 아그네스와 한 계약은 이세계에서 온 제가 에브니아에서 마족 멸살의 사명을 이뤄낸다면 제가 살던 세계에 원하는 때로 돌아가게 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전 그냥 돌아갈 생각이 없었고 에디린과 다른 제 부인들과 함께 능력을 보존한 채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 그런 것 같더군…….”

“그런데 문제는 그런 제 계획을 주신 아그네스께서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번엔 에디린이 물었다.

“정말?”

“네.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계획했었던 모든 걸 다.”

“아…….”

“그런데 다행히도 그분께서는 그럴 수 없다고 제재하기보다는, 그럴 수 있게 적극 도와줄 테니 한 가지 일을 더 해달라고 했었습니다.”

느낌이 좋지 않아 에디린은 그 아름다운 얼굴을 마구 구긴다.

“그게 뭔데?”

“주신 아그네스교를 제외한 모든 종교의 제거.”

“……?!”

“대신 가장 걸림돌이 될 드래곤들은 모두 자신이 없애주겠다면서. 단 하나도 빠짐없이.”

아벨의 말에 깜짝 놀라 소리친다.

“뭐라고?!”

“뭐라?!”

두 사람은 너무 놀라 두 눈이 빠질 것만 같이 부릅떴는데, 그 둘과 달리 아벨은 얼굴을 잔뜩 구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저에게도 뭔가 술수를 쓴 것 같습니다.”

“……?!”

경악의 경악이었다.

더 놀랄 것도 없을 것 같은데 계속해서 놀라게 해 심장이 아프다.

비트칸은 너무 놀라 멍한 표정으로 허탈한 웃음을 흘린다.

“하하…… 이거 참…….”

반면 에디린은 아벨처럼 얼굴을 잔뜩 구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혼란스러워하는 그들에게 말한다.

“일단…… 이곳부터 마무리하고 함께 생각해보죠.”

두 사람 다 아벨의 생각에 동감한다.

“그러자…….”

“그래…….”

수악―!

그래서 아벨이 먼저 순간이동을 해 마물들의 중심으로 들어갔다.

우우우우웅―!

성검 유게네스에 성스러운 오러를 두르고.

휘익―!

지체하지 않고 마물들을 향해 검을 휘두른다.

촤아아아아악―!

휘익―! 휘익―! 휘익―! 휘익―!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꾸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문제는 생각보다 마물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마치 에브니아 전 대륙의 마물들이 모두 모인 것만 같았다.

지금과도 같은 범위가 짧은 공격으로는 끝도 없을 것만 같다.

《에디린 님. 비트칸 님. 광역 마법을 부탁……?》

빨리 끝내려고 두 사람에게 부탁하려고 했는데, 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다.

“……?!”

두 사람은 아직도 마물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는데, 심지어 에디린은 뛰어오고 있다.

깜짝 놀라 묻는다.

《순간이동이 안 되는 겁니까?!》

“……?”

대답이 없었다.

‘……완전 인간이 다 됐군…….’

순간이동도, 텔레파시도 안 되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변신 마법도 안 되겠군. 훗― 비트칸은 이제 어린애 취급해야 하나?’

둘 다 이제부턴 진짜 인간으로 취급할 생각이었다.

‘그나마 인간들 중 최강으로 만들어서 다행이군.’

다행히 두 사람은 인간들 중 최강이라 했으니 크게 걱정은 안 됐다.

휘익―!

촤아아아아아아악―!

아벨은 두 사람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할 수 없음을 깨닫고는 자신이 더 분발하기로 한다.

계속해서 미친 듯이 검을 휘둘러 마물들의 수를 줄여나간다.

휘익―! 휘익―! 휘익―!

촤아악―! 촤아아아악―!

끊임없이 흘러들어오는 마물들을 상대하다 보니 잡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비트칸도 쫓아올 생각인가?’

불길하게도 아마도 그럴 것만 같았다.

‘뭐. 이젠 내가 더 강하니 따라와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어.’

뭐가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마물들을 상대로 검을 휘둘러보니 확실한 건 자신이 드래곤들과는 달리 약해지진 않았다는 것이었다.

두 드래곤들은 사람이 되면서 약해졌지만 자신은 아니었다.

물론 주신 아그네스가 페널티를 좀 준 것 같았지만 상관없다.

‘그래. 그까짓 것 내가 다 없애주지.’

심지어 화신체를 다시 정한다 하더라도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아벨이다.

* * *

한편 요한센 백작성에서는 황제 대관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리고 요한센 백작령을 제국의 수도로 만들 준비도.

백작령의 백성들은 자신이 살던 곳이 제국의 수도가 된다는 것과 자신들이 진정으로 존경하던 크리스찬이 황제가 된다 하자, 수도에서의 비극적인 사건이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연일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그들은 항상 어떤 계층의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대했던 크리스찬을 정말이지 아끼고 사랑했었다.

“크리스찬 경께서 황제가 되신다면서!”

“이 사람아! 이제 황제 폐하라고 해야지!”

“맞아! 황제 폐하라고 해야지! 무려 정의의 신 타티스께서 직접 선택하신 황제신데!”

친구들에게 타박을 받은 그 사람은 뒤통수를 긁으며 헤헤거렸다.

“헤헤― 맞아! 이미 황제 폐하시지!”

“그래! 항상 조심하라고!”

“으응! 그런데 타티스께서 직접 선택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셔!”

그들의 말에서 크리스찬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다른 영지 놈들이 아벨 저하를 지지하면 어떡하지……?”

불안해서 하는 말이었다.

사실 그들도 크리스찬이 아니면 용사 아벨이 건국황제 카인처럼 자신들의 황제가 되어주기를 바랐으니 말이다.

“나도 좀 불안하긴 해…… 심지어 주신 아그네스의 용사시기도 하니까…… 건국황제처럼…….”

두 사람이 불안해하자 다른 한 사람이 호통을 친다.

“아니! 이 사람들이! 그래도 우리 크리스찬 폐하는 정의의 신 타티스께서 직접 선택하셨다고! 아무리 주신 아그네스가 택한 용사라도 티레시아스 제국은 타티스의 나라야! 잊었어?!”

친구의 그 단호한 호통에 그래도 조금은 불안감을 떨칠 수 있게 됐다.

“하긴! 이곳은 타티스의 나라이지!”

“맞아! 아무리 아벨 저하시라도 이미 정해졌으니 어쩌지 못하실 거야!”

“그래! 이곳은 타티스의 나라라고! 아무리 다른 영지의 것들이 아벨 저하를 추대해도 절대 불가능하다고!”

그들에게 황제는 크리스찬밖에 없었다.

아무리 용사 아벨이라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한 광경을 아이작 백작과 레이첼은 마차의 커튼 사이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아이작 백작이 혼잣말하듯 툭 하고 내뱉는다.

“아덴에서 문제가 생겼다던데?”

혼잣말하듯 내뱉은 그 말에 레이첼은 한껏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인다.

“죄송해요…… 제가 부족하여…….”

“죄송은 무슨, 그것이 네 잘못이겠느냐.”

하지만 네 잘못이 있다는 듯한 냉혹한 눈빛이다.

“물론 네 잘못은 없지만 너는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제국인지, 혈육인지.”

입술을 질끈 깨문다.

“전 이미 결정을 내렸어요.”

“그래?”

“네. 전 제 모든 걸 요한센의 제국에 바칠 거예요.”

그렇게 자신의 뜻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아이작 백작은 여전히 아주 차가운 눈으로 레이첼을 지긋이 노려본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레이첼을 바라보며 비웃는다.

“훗― 네 어미는 제국이 위기라고 생각하는 듯하더군.”

셀비 황비는 아이작 백작에게 치욕스러운 대우를 받고는 곧장 아덴으로 도망치듯 떠났었다. 그리고는 바로 한다는 것이 오라비인 아덴의 마테오 국왕을 설득하여 제국을 공격하자는 것이었다.

제국의 정예라 할 수 있는 근위기사단과 황궁 마탑의 절정 무인들이 이번 하베츠의 습격으로 인해 몰살당했다는 것과 이번 마족 멸살 원정에서도, 참여하지 않아 온전한 힘을 보전할 수 있었던 아덴과는 달리 제국은 많은 이들이 참여해 역시 많은 희생을 치렀다면서 말이다.

“아벨을 꼭 크리스찬이 없앨 필요는 없지.”

“그렇다면……?”

“멍청한 네 어미 덕분에 우리에겐 오히려 좋은 기회가 찾아왔어.”

“아덴과 아벨을 싸우게 하실 건가요……?”

“그래야지.”

“하지만 아벨이 아덴과 싸우려고 할까요……? 이제 아이테르너스의 제국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너의 역할이 중요하다.”

더없이 진중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네. 맡겨만 주세요.”

“아덴에서는 역시 제국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나와 아벨을 생각할 것이다. 나와 아벨만이 초인超人의 반열에 들었기에 말이다.”

사실 아벨의 편이던 마고스와 쥬디스도 초인의 반열에 들었었지만 아이작 백작은 모르고 있었다.

그는 자신과 용사 아벨, 그리고 이제 화신체가 될 크리스찬이 아니면 결코 인간은 초인의 반열에 오를 수 없다고 확신하던 자였다.

아벨의 편에선 두 드래곤들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상대를 대단히 얕잡아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한 점은 간과한 채 레이첼에게 명령을 내린다.

“레이첼. 너는 네 어미에게 내가 아벨을 대단히 없애고 싶어 한다고 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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