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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소설 속 먼치킨-138화 (138/178)

제138화

138화. 지금이 아니면 안 돼(1)

“이번이 기회라.”

아이작 백작은 제니가 황궁으로 떠나자마자 황실 수석 서기로 있는 조란 요한센을 긴급 호출해서 묻는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벨 황자가 지금이 적기라고 하던데.”

통신 마법으로 보이는 그의 얼굴은 확신에 차 있었다.

“제 생각도 아벨 황자와 같습니다. 황제는 드디어 아벨 황자를 죽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쁜 나머지 며칠 전부터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피식― 어이가 없어 실소가 새어 나온다.

“그 정도인가?”

“잘 아시지 않습니까? 황제가 얼마나 아벨 황자를 질투하여 증오하는지를.”

“크큭― 좋아. 아주 좋아.”

“아벨 황자가 판을 아주 제대로 깔아 주었습니다.”

“그렇군. 아주 판을 제대로 깔아 놓았군. 좋다. 그럼 우선 아덴부터 막아볼까?”

그는 이번 거사가 완벽하게 치러지려면 무엇보다 아덴의 개입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네. 맡겨만 주시지요.”

“그래. 그리고 황제의 몹쓸 가드들도 잡아 둬야겠지. 근위기사단장에게 연락해야겠어.”

“일러두겠습니다.”

“당장 지금 연결할 수 있게 해.”

“네. 가주.”

“그럼 바로 출발해보도록. 거사가 끝날 때까지 절대 긴장 풀지 말고.”

“네. 명심하겠습니다.”

예를 갖추고 곧장 떠나는 조란이다.

조란이 나가자 아이작 백작은 아벨을 떠올린다.

‘황자.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받아 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작 백작이 보았을 때 서열 20위권의 마족들은 아무리 용사라고 하더라도 인간 혼자서는 결코 이길 수 없던 것이었다.

‘훗― 쓸데없는 생각인가? 어찌 됐든 우리야 떨어지는 이득만 보면 되는 거니까.’

아벨이 세르지를 다음 황제로 적극 밀어주려는 이유가 무엇보다 바로 수잔 황비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안전하길 원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았다.

세르지의 그 착한 심성이라면 분명 같은 편인 아벨을 위해서 생모인 캐서린의 반대에도 지켜줄 테니까 말이다.

‘그래. 수잔 황비만 그 간절한 소원대로 책임져주면 돼.’

그렇게만 한다면 충분한 대가를 지불했다 믿던 아이작 백작이었다.

‘그럼 나도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야겠군.’

아벨이 보낸 그 여자가 세르지를 만났다면 세르지는 곧장 자신을 찾을 것이었다.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는 게 좋지.’

세르지가 자신을 찾기 전에 완벽하게 준비를 끝내놓을 생각이었다. 곧바로 거사를 치를 수 있도록 말이다.

‘이번에 확실하게 끝내야 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았다.

그리고 반드시 이번에 끝내야만 했다.

이토록 좋은 기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거니까.

* * *

제니에게 아벨의 말을 듣는 세르지는 좀처럼 얼굴에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그래…… 내가 봐도 지금이 적기야…….”

제니는 희열에 차 혼잣말 하고 있는 세르지를 가만히 바라만 보며 세르지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르지는 드디어 생각을 정리했는지 제니에게 명을 내린다.

“너는 주신 아그네스의 신전에서 수잔 황비 마마와 다프네 님을 지켜라. 근위기사들을 보내주겠다. 함께 힘을 합쳐라.”

“네. 저하.”

“어서 떠나라.”

부복을 하고 떠난다.

제니가 떠나자 옆에 있던 부하에게 말한다.

“할아버님과 연결시켜라.”

“네. 저하.”

곧장 통신 아티팩트를 이용해 요한센 백작가에 연결한다.

대기하던 마법사가 세르지에게 예를 갖춘다.

“황태자 저하를 뵙습니다.”

“할아버님께 내가 뵙자고 한다고 알려라.”

“네. 저하.”

얼마 안 가 통신 화면에 아이작 백작이 나타난다.

아이작 백작이 세르지에게 예를 갖춘다.

“저하를 뵙습니까.”

예를 갖추는 아이작 백작에게 세르지는 도저히 기다릴 수 없다는 듯이 서둘러 묻는다.

“할아버님. 아벨이 보낸 자에게 들으셨습니까?”

세르지의 서두름에 차분한 미소를 보인다.

“들었습니다. 그래서 쿠웰 단장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믿음직스런 말에 세르지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그러셨습니까?! 정말 잘하셨습니다! 뭐라고 했습니까?!”

“당연히 전적으로 돕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이미 우리 아래니까 말입니다.”

“하핫―! 그렇지요! 우리 아래지요! 그럼 지금 당장 오시겠습니까?! 바로 시작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네. 지금 당장 출발하지요.”

그러자 갑자기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하하,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그 모습을 아이작 백작은 잠시 흐뭇하게 바라본다.

‘세르지, 내 반드시 너를 황좌에 오르게 할 것이다. 그리고 제국을 검이 아닌 마법으로 에브니아 대륙 역사상 최강의 대제국으로 만들 것이고. 반드시.’

그러기 위해선 매번 말하는 거지만 끝나기 전까진 결코 방심해선 안 됐다.

“저하. 하지만 벌써부터 축배를 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이미 황제가 된 것처럼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다.

“하핫―! 그렇겠죠?! 감사합니다! 할아버님! 저를 진정시켜 주셔서!”

인자한 얼굴로 손자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한다.

“저하의 마음을 이 늙은이가 모르는 건 아닙니다만 아직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마시고 쿠웰 단장을 만나보시지요.”

“네! 할아버님!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네. 저하.”

뚝―

통신 마법이 끝이 나자마자 세르지는 옆에 있던 부하에게 말한다.

“가자! 쿠웰 단장을 만나러!”

세르지는 아이작 백작과는 다른 의미로 서두르고 있었다.

‘아벨이 이겼다는 말을 듣기 전에 끝내야 해.’

아이작 백작은 아벨이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세르지는 아니었던 것이었다. 세르지는 아벨이 분명 모든 마족을 없애고 이번 정의 무투회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마족이 아벨에게 죽어 나가고 있다는 말을 황제가 듣게 된다면 이번 기회가 날아갈 수도 있었으니.

그러니 어서 빨리 서둘러야 할 것이다.

* * *

정의 무투회의 진행은 아이러니하게도 정의正意와는 아주 거리가 먼 안내자였던 마족 파이몬이 맡았다.

“마족 대 인간 팀전으로 승자연전제로 펼쳐질 것이며, 그런 후 이긴 팀 안에서 최종 우승자를 결정하는 결승 토너먼트를 진행하겠습니다.”

꿀꺽―

덜덜덜―

인간들은 확실히 마족들을 보고는 두려움에 빠져있었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마기를 보고는 겁을 먹은 것이었다.

물론 아벨은 이러한 상황을 예상했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또한 아벨과 3년 동안 함께 수련했었던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마고스가 아벨에게 다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저하. 정말 저하께서 가장 먼저 나서실 겁니까?”

마고스가 걱정하는 건, 아벨이 가장 먼저 나서서 과연 아벨의 계획대로 마족 모두를 이길 수 있냐는 것이었다.

아무리 아벨이 자동 치유가 가능한 아그네스의 목걸이와 무한대의 포션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함께하던 사나도, 케이도 아벨이 강하다는 걸 알면서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그러한 시선들을 깨달은 아벨은 환히 웃으며 자신 있다는 듯이 말한다.

“걱정 마시지요. 이번에는 제 전력을 보일 것이니 말입니다.”

쥬디스가 걱정하는 마고스에게 핀잔을 준다.

“뭘 그렇게 걱정해. 저하께서 용사의 무구를 쓰신다면 거의 무적이라는 걸 몰라서 그래?”

죠슈아도 동의한다.

“맞습니다. 에디린 님이나 비트칸 님과도 비기지 않았습니까?”

그 말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확실히 아벨은 로드와 마왕 베리알을 제외하고는 가장 강하다고 할 수 있었다.

‘이게 다 에이션트 드래곤 하트 덕분이지.’

정말 작가가 이제는 이 지긋지긋한 이야기를 끝내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운이 좋았다 하겠다.

조니 자작도 고개를 끄덕이며 오히려 다른 이유로 걱정을 한다.

“저는 오히려 저하께서 우리 몫을 남기지 않으실까 봐 걱정입니다.”

그 투정에 아벨은 너털웃음을 터트린다.

“하하―! 걱정 마시지요! 평생 싸울 운을 오늘 다 쓰실 테니 말입니다! 하하하―!”

그렇게 너털웃음을 터트리던 그때 누군가 아벨을 불렀다.

“저하…….”

뒤돌아보니 앤디가 걱정스러움과 이해가 안 된다는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러했다. 도대체 아벨이 왜 그렇게까지 자신감과 여유가 넘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크리스찬도 우려스럽게 묻는다.

“저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저들은 저하를 죽이는 게 목표라 저하 때에 가장 강한 마족이 나올 것 같은데 말입니다.”

리차드도 마찬가지였다.

“맞습니다. 차라리 다른 이들로 저들의 힘을 빼놓고 마지막에 나서심이 어떠하십니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정말 만에 하나 아벨이, 즉 용사가 죽었을 때를 걱정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인간들은 어떠한 희망도 가질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아벨은 그들의 걱정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그래서 그리스에를 바라본다.

그리스에는 마치 눈이 보이는 것처럼 아벨의 시선에 반응했다.

그리고 아벨이 원하는 말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한다.

“저하께서 분명 이기실 것이니 걱정 마시지요.”

그녀의 확신에 찬 말에 다들 좀 얼떨떨해한다.

조심스럽게 다시 확인 차 묻는다.

“정말이십니까……?”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 있게 대답한다.

“네. 지혜의 신께서는 분명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그제야 인간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곧바로 환호하기 시작한다.

“오오오오오오―!”

“여억시―!”

“용사가 질 리가 당연히 없지! 마족 버러지들 따위에게!”

“신들은 역시 인간을 버리지 않으셨다니까!”

“아무나 쳐 나와! 당장! 어서 쳐 나와 보라고!”

그들은 진심으로 두려웠던 것이었다.

아벨이 죽고 자신들도 전멸당할까 봐.

아벨은 그런 단순한 인간들을 바라보며 이 일에 대해 종지부를 찍는다.

“다들 그리스에가 확신시켰듯 두려워할 필요 없다. 너희들은 그저 지켜만 보면 된다. 용사가 어떻게 신의 뜻을 이루는지를.”

우오오오오오오오―!

인간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자 마족들은 비웃었고 마왕과 로드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너무 같잖아 어서 시작하길 바란다.

그래야 절망에 물든 얼굴들을 보기 좋게 짓뭉갤 수 있으니.

마왕이 진행하던 파이몬을 재촉한다.

“파이몬. 시간 끌지 말고 어서 시작해.”

그 명에 부복하며 대답한다.

“네!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양 팀 대표 앞으로!”

인간들 중에선 아벨이 대표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래서 나서려고 하자 사나와 케이가 아벨을 잡는다.

그리고는 간절한 눈빛으로 아벨을 바라본다.

“저하. 부디 조심하셔요.”

“꼭 전력을 다하셔야 해요! 처음부터!”

그 사랑스런 모습에 아벨은 남자라도 홀릴만한 매혹적인 미소를 짓는다.

“금방 돌아오겠다.”

덜컥―

투구까지 씀으로 모든 준비를 마친다.

터벅― 터벅― 터벅― 터벅―

모든 용사의 무구를 갖춘 아벨은 확실히 대단히 위압적이었다. 물론 상대 마족은 그런 아벨을 별거 아니라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지만 말이다.

‘과연 마족에선 몇 위를 내보냈을지.’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인간의 몸에 소 대가리인 마족에게 천혜안을 시전한다.

『이름 - 몰렉

정보 - 마족 서열 21위. 반역자 마신魔神 루시퍼의 부관 중 하나. 제물로 살아있는 어린아이들을 원하며 살아있는 어린아이의 피와 그 아이의 부모의 눈물로 목욕하는 것이 취미.』

처음부터 가장 강한 카드를 꺼내 보였다.

‘이쪽도 마찬가지라는 건가?’

20위가 12성 후반 정도의 강함을 지니고 있었는데, 아벨이 아무리 용사의 무구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21위 몰렉은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자신하는 듯했다.

‘그나저나 굉장히 역겹군. 아이의 피와 그 부모의 눈물로 목욕을 하다니.’

절대.

절대 그냥 죽여선 안 될 빌어먹을 놈인 것 같다.

‘네놈들 따위에 자비가 필요할 리 없지.’

우웅―!

곧장 유게네스에 성스러운 오러를 두른다.

‘갈가리 찢어발겨 주지.’

유게네스에서 타오르는 성스러운 오러를 바라보며 이제 갈기갈기 찢길 소 대가리를 향해 검세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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