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소설 속 먼치킨-83화 (83/178)

제83화

83화. 드러나는 강함(2)

제3 시합 메히르 푸뉴스 대 죠슈아 아슈트반은 첫 무투가 대 검사의 시합으로써 관중들의 흥미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대단히 화끈한 경기로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었다.

“최고다! 정말 최고의 시합이다!”

“그러니까! 두 사람 다 정말 화끈하구만!”

“이제야 정의 무투회다워! 정말 내가 기대했었던 딱 그 시합이야!”

“여억시 죠슈아! 제국과 아슈트반의 자랑!”

두 사람의 시합은 관중들의 평대로 엄청나게 화끈한 혈투가 벌어졌었는데, 죠슈아의 간발의 차 승리로 끝이 났었다.

그 시합을 본 어느 한 관중이 말한다.

“역시 무투가는 검사에게 안 돼.”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로 보이는 이가 이를 반박한다.

“무슨 소리! 푸뉴스 가문의 가주인 카마루 푸뉴스를 모르고 하는 말인가?! 그분께서는 11성 검사도 그냥 이기신다고!”

카마루 푸뉴스는 지산의 친아버지였다.

그 역시 마고스와 같은 현존 최고의 경지인 11성 무인武人이었다.

“쯧쯧― 자네야말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릴세. 따지고 보자면 에브니아 최강자는 검사이신 마고스 백작 각하가 아니던가?”

“두 분이 붙어 보지도 않았는데 자네가 어떻게 아는가?!”

“괜히 대륙제일검大陸第一劍이시겠는가? 무인들 중 최고시니까 제일검第一劍이신거지. 자네 대륙의 무인들에 관해 공부할 거라면 좀 제대로 해야겠어. 허허―”

친구의 무시에 발끈하며 소리친다.

“뭐?! 공부를 제대로 해?!”

“그래. 무투사 따위를 찬양하다니.”

“이게 보자 보자 하니까!”

주변 관중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두 친구를 향해 또 다른 친구가 버럭 소리친다.

“야 이놈들아! 네놈들이 싸워봤자 뭐 달라지겠어?! 그리고 두 분 다 에브니아 대륙 최강자들이신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 그러니 그냥 좀 닥치고 시합이나 봐! 이제 클라우스하고 데니스의 시합이니까!”

확실히 다음 시합도 대단히 재미있을 시합이었다.

그러니 둘의 쓸데없는 논쟁으로 방해받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그때 다른 관중들이 소리쳤다.

“클라우스다! 루드스 최강 검사부의 부장!”

“브릴튼의 가장 떠오르는 신성이자 희망!”

“데니스도 만만치 않다고! 그도 브릴튼의 신성이라고!”

“맞아! 둘 다 브릴튼의 신성이자 희망이야!”

루드스의 4학년이자 검사부 부장인, 훗날 7인의 성검사가 될 ‘심판자’ 클라우스는 관중들의 평대로 브릴튼 기사연합국의 가장 떠오르는 핫한 신성이자 최근 제국과 아덴에 뒤처지는 자국 검사들의 희망이라 불리고 있었다.

그리고 클라우스보다 다섯 살 많은 데니스 타르테미스 또한 클라우스와 함께 브릴튼 기사연합국의 신성이자 희망이라 불리고 있던 자였고.

관중들의 말대로 이 두 사람이 현재 브릴튼 기사연합국에서 가장 밀고 있는 기대주들이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둘이 1회전에서 붙게 되었으니.

브릴튼 기사연합국의 사람들은 이번 대진에 불만이 없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게 말이 돼! 강력한 우승 후보들을 1회전에 붙여 놓다니!”

“그러니까 말야! 우리는 두 사람을 최소 준결승에서 보길 바랐다고!”

“이건 분명 제국이 자신들이 우승하기 위해 꾸민 더러운 계략이야!”

물론 그들의 불만을 제국민들은 대단히 우습게 여겼었지만.

“지랄하고 자빠졌네. 둘이 강한 건 인정하지만 9성 검사 로만이 나왔는데. 무슨 둘이 우승 후보라고.”

“크리스찬이나 이기고 와라! 클라우스가 아무리 8성이라도 크리스찬 선에서 끝나!”

“그니까 말이야. 브릴튼이 언제적 브릴튼인데 무슨!”

분하지만 그들도 제국민들의 그러한 말에 쉽게 반박할 수 없었다.

확실히 제국의 9성 검사 로만과 아덴의 카시드를 꺾은 크리스찬은 대단했으니까.

“제기랄! 두고 보자!”

“그래! 결국에 누가 이기나 두고 보자고!”

괜히 시비가 붙어 비싼 돈 주고 들어온 무투회장에서 쫓겨날 수도 있었기에, 일단 누가 우승하나 지켜보자는 듯이 혼잣말을 뇌까리며 노려본다.

아무튼 브릴튼 기사연합국 사람들이 그토록 불만을 터트리면서도 기대했던 제4 시합 클라우스 킨스키 대 데니스 타르테미스의 시합은 역시나 쉽게 승부가 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모든 시합에는 끝이 있었으니, 이 시합도 꽤나 긴 시간 끝에 최근에 좀 더 관심받고 있던 클라우스의 진땀승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그리고 바로 다음 시합이 이어지는데.

“야야 이제야 우승 후보가 나왔네. 가짜 우승 후보들이 아니라.”

드디어 아벨을 죽이기 위해 출전한 전년도 우승자 리차드 칼리언의 시합이었던 것이었다.

바람의 기사 리차드 칼리언의 성명절기는 난화혈풍검亂花血風劍이라는 검술이었다.

그 검술은 대단히 화려하여 강함보다는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느낌을 주었었다. 물론 그 화려함 속에 강력함도 숨어있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그런 검술이었다.

“리차드가 쉽게 이기겠어.”

“그러게 최약체랑 붙게 됐으니.”

관중들의 평대로 리차드의 상대 케난 아이한은 로만의 상대인 지산의 친형 파일 푸뉴스와 함께 최종 진출자 중 최약체로 손꼽히고 있었다.

그러니 크리스찬이 부정을 저질렀다 확신할 수밖에.

난화혈풍검亂花血風劍

제1식

혈화血華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끝내기 위해 시작부터 8성 후반 전력을 쓴다. 그 8성 후반의 화려한 오러들이 케난을 감쌌고 그 오러가 상대의 갑옷에서 혈화를 꽃 피운다.

촤아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악―!”

역시 8성 후반과 7성 초반의 차이는 너무 극심했다.

단 일격에 쓰러지는 상대를 본 리차드는 투구를 벗고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온 소녀들에게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무투회장을 빠져나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러네이가 간단한 평을 내린다.

“정말 재수 없게 생겼네요.”

확실히 리차드는 미남이긴 했으나 눈이 특히 능글맞게 생겨서 좀 재수 없다는 인상도 주었었다.

“하지만 실력은 진짜이지.”

“제 백룡마검을 저하께서 익히셨다면 가볍게 이기실 텐데.”

“흑풍흡검으로도 충분해서 말이지.”

“에이 그렇긴 한데.”

“그럼 됐지.”

“아무튼 저하. 그런데 저하께선 진짜 7성 힘만 쓰실 건가요? 아님 8성 정도?”

“7성 후반 정도를 쓸 것이다. 그리고 용골검과 용혈갑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고 말이다.”

“음― 그래서는 쉽지 않을 텐데요?”

“정 힘들면 뇌전마검도 써야지.”

“오호! 뇌전마검을!”

“그래. 그리고 용혈갑이 생각보다 그렇게 무르지 않다. 용골검에 의해 좀 덜 부각됐을 뿐이지. 9성 검사 따위가 용혈갑을 뚫진 못할 것이다.”

“음― 그래요? 뭐 하긴 전설의 갑옷이니까.”

“가히 전설이라 할 만하다. 직접 입어보니.”

“그런데 진짜 용혈갑은 포션으로 수리할 수 있어요?”

“나도 궁금해서 해봤는데 진짜 되더구나.”

“오― 그것참 편하네요.”

“신관들의 회복 마법에도 갑옷이 수리되니 많이 편한 편이지. 그나저나 너는 그 갑옷과 검을 정말 어디서 구한 것이더냐. 드래곤의 뼈로 만들어진 듯한데.”

배시시 웃으며.

“스승님이 주셨어요.”

“검술은 백룡을 쓰면서 갑옷은 흑룡으로 만들었다라.”

아까부터 계속되는 트집에 조금 화를 내며 말한다.

“아이참! 나도 모른다구요! 스승님이 그냥 이렇게 줬다구요!”

“그래? 그것참 신기하군.”

곤란한 말들이 나오자 다급히 화제를 돌린다.

“어?! 나온다! 저하 다음 경기에요!”

그래서 아벨도 피식― 웃으며 곤란한 그녀를 모르는 척 넘어가 준다.

“그래. 경기나 보자.”

러네이가 말한 다음 경기는 에네스 모리스 대 제키 아칸 고젠스의 경기였는데, 두 사람도 비교적 약체라 평가받고 있었다.

“딱 보니 둘 다 7성 초반 정도이네요.”

천혜안으로 확인한 둘의 성취도 7성 초반이었다.

원래 평소의 대회 때는 7성 초반이면 굉장한 강자에 속하겠으나, 이번엔 드래곤 하트가 걸렸기에 훨씬 그 수준이 높았었다.

예전 우승자들이 출전했을 뿐만 아니라 평소 같았으면 20대 중반까지만 나왔을 텐데 이번엔 20대 후반들이 많이 출전했으니 말이다.

“으― 약한 애들끼리 싸우면 오래 걸릴 거 같은데! 안 그래요?! 좀 팍팍 빨리 끝났으면 하는데!”

시끄러운 러네이에게 핀잔을 준다.

“조용히 좀 해라. 시합 좀 보게. 아까부터 정말 끊임이 없구나.”

솔직히 아까부터 너무 시끄러웠던 것이었다.

하지만 러네이는 멈출 생각은커녕 아벨의 핀잔에 오히려 발끈한다.

“아니! 가만히 그렇게 보면 재미가 있어요?! 같이 떠들면서 봐야 재미가 있는 거지! 안 그래요?!”

“…….”

그러면서 조용히 하라던 아벨을 무시하고는, 정말 지치지도 않는지 쉴 새 없이 떠들어 댄다.

“어머! 쟤들 좀 봐요! 저것도 검술이라고! 역시 내 백룡마검이 짱이라니까!”

받아 주면 더 심해진다는 걸 깨달은 아벨은 그냥 모르는 척하기로 한다.

“와! 저걸 못 피해?! 저것 좀 봐요! 쟤네 뭐 한대요?!”

“…….”

입에 재갈을 물리고 싶다는 충동을 간신히 이겨내며 그렇게 장장 한 시간을 더 들어야 했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한 시간이 지나서야 에네스 모리스의 승리로 끝난다.

“아오! 거기서 싹 검을 피하고 펀치를 날렸어야지! 저 멍청이! 그렇게 나태하게 구니까 처맞는 거지!”

“…….”

“약골끼리의 싸움도 은근 재밌는데요?! 완전 진흙탕이고!”

“…….”

“오―! 이번엔 그 로만이라는 새끼 차례네요?! 과연!”

로만은 이 대회 출전자 중 유일하게 9성 검사였다.

무인에게 9성은 최절정으로 가는 하나의 벽을 넘었다고 봤었기에, 9성부터는 그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현재 혼자 한 차원 다른 존재라고 보는 게 정답이었다.

지산의 친형인 파일은 상대가 9성 최강의 검사라는 걸 알면서도 담대하게 마주 보고 있었다.

로만이 파일에게 말한다.

“스스로 물러나는 게 좋을 거다. 내가 지금 기분이 별로라서 말이지. 그래서 생각보다 이번 나의 검이 날카로울 수 있거든.”

대기실에서 아벨의 건방진 개소리 때문에 화가 많이 난 상황이었다.

파일은 로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건틀릿에 오러를 씌운다.

우웅―!

새파랗게 불타오르는 두 손을 앞으로 내면서 푸뉴스가家 무투술을 준비한다.

그 모습을 본 로만은 피식― 입꼬리를 올렸다.

“이런. 말귀를 못 알아듣는군.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우웅―!

로만도 검에 오러를 주입한다.

시퍼런 오러가 불길하게 이글거리며 불타오른다.

드로즈도프 공작가의 검술은 멸절검법滅絶劍法으로서, 그들의 특성답게 절대적인 힘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검술이었다.

파일은 로만에게 자신이 상대가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쉽게 포기하는 것은 푸뉴스가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도 지산처럼 우직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

구오오오오―

파일은 최초 공격을 위해 마력을 끌어모은다.

“타앗!”

마력이 모이자 우렁찬 기합과 함께 그 마력을 끌어모은 주먹을 내찌른다.

푸뉴스가家 무투술武闘術

제3식

파동권波動拳

역시 9성 검사를 상대로 바로 가까이 붙는 건 부담됐기에, 처음엔 주먹 모양의 오러를 날리는 파동권을 쓴다.

그런 오러의 뭉텅이를 로만은 비웃으며 가볍게 검을 휘둘러 박살 냈다.

콰쾅―!

“네놈에게는 내 비기를 쓸 필요도 없겠어.”

로만은 약자를 굉장히 혐오했었다.

특히 자격도 없는 놈이 이러한 자리에 오를 때는.

쾅―! 쾅―! 쾅―! 쾅―! 쾅―!

파일의 파동권들을 아무렇지 않게 깨어 부시며 나아간다.

확실히 9성과 7성의 격차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정말 파일의 그 어떤 공격도 먹혀들 것 같지 않다.

로만은 그 무자비한 무력을 선보이며 파일에게 다가가서는, 검을 들어 올려 오러를 마치 하늘을 찌를 것만 같이 늘린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는 그 절망적인 오러로 파일을 향해 휘두른다.

휘익―!

정확히 그의 왼팔로.

촤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악―!”

끔찍한 비명이 무투회장에 울려 퍼졌다.

그 끔찍한 비명을 들은 신관들이 신속하게 무투회장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떨어진 팔을 곧장 이어 붙여 포션을 뿌리고 회복 마법을 시전한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악―!”

회복 마법을 받음에도 마치 짐승이 울부짖는 듯한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무투가 인생이 끝이 났다는 것에 슬퍼하듯이.

부들부들부들―!

지산은 그 광경을 푸뉴스가 사람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었다.

형이 압도적인 무력에 박살이 난 것은 그렇다 쳐도 꼭 저렇게 무인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팔을 꼭 잘라야 했는지 지산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주르륵―

결국 분함을 못 이기고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관중석에 있던 푸뉴스가 모든 이들이 그랬다.

그들의 두 눈에 로만 드로즈도프에 대한 증오를 새기고 있었다.

‘반드시! 반드시! 네놈을 용서하지 않겠다!’

그렇게 지산의 목표가 정해졌다.

그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