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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소설 속 먼치킨-74화 (74/178)

제74화

74화. 거짓말이지?(1)

아벨의 발을 찬 윌리엄은 오히려 쓰러져서 발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러댄다.

“아아아악―!”

그때 아벨이 느릿하게 몸을 일으키며 되지도 않는 연기를 하며 묻는다.

“으음…… 무슨 일 있나? 어? 형님?”

그런 얄미운 아벨을 향해 윌리엄은 증오를 담아 발악하듯 소리친다.

“아아악! 이 새끼! 이 카사노바 새끼!”

카사노바는 현재 아벨의 새로운 별명이었다.

그 지랄 맞은 발악에도 아벨은 능청스럽게 아무것도 모르는 척한다.

“오랜만에 나타나서는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군요.”

윌리엄은 드디어 아픔이 가셨는지 벌떡! 일어나서는.

“따, 따라와! 할 말 있으니까!”

“여기서 하시죠.”

“따라오라고! 너한테만 할 말이니까! 어서!”

“싫습니다만?”

“이이이이이이!”

“형님. 갑작스레 찾아와서 부탁을 할 거면 좀 정중히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보자마자 소리부터 치시다니.”

“이게!”

챙―!

결국 검을 뽑아 든다.

그런데.

덜덜덜덜―!

물론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머리는 용기 있게 검을 뽑아 들었지만 몸은 아닌 듯했다.

윌리엄도 본인이 아벨에게 절대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검을 뽑아 든 것은 윌리엄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주 큰 대단한 용기를 냈다 할 수 있었다.

‘확실히 뭔가 있나 보군.’

후우―

이딴 놈 때문에 이 황금과도 같은 휴식 시간을 잃어야 한다니.

“가시죠. 한번 들어나 봅시다.”

원예부원들에게도 말한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라.”

원예부원들은 정말 오랜만에 온 아벨을 데려가는 윌리엄을 굉장히 사납게 노려본다.

윌리엄은 특히 그녀들 중 케이의 더없이 차가운 눈빛을 보고 흠칫 떨었지만 이미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었다.

“그, 그, 그럼 따라와!”

아벨을 공원 깊숙이 데려간 뒤에.

매번 그랬던 것처럼 삿대질을 하며 소리친다.

“네놈 때문에 지금 케이 영애가 큰일 날 거라는 거 알고 있어?!”

인상을 찡그리며 묻는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케이가 큰일이 나다니요.”

“네놈 때문에 네놈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원예부원들 싹 다!”

그러면서 얼굴을 숙이고 대단히 음울하면서도 불길한 표정을 짓는다.

“…….”

아벨이 아무런 대답 없이 바라만 보자 무언가 중얼거리기 시작하는데.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고…….”

“……?”

그때였다.

“꺄아아아악―!”

아벨은 소리 난 곳을 바라봤는데, 정확히 원예부원들이 있던 자리였다.

꽈악―!

그래서 정말 당장에라도 찢어 죽일듯한 무시무시한 얼굴로 윌리엄을 노려본다.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났다면 그땐 정말 두고 보자.”

그 말을 끝으로 윌리엄을 두고 원예부원이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타다다다다―

“……?!”

원예부원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엄청난 양의 화살들이 땅에 꽂혀 있었다.

그리고 러네이와 케이, 로디아, 필리즈, 타네르는 검을 들고 있었고.

무엇보다 리나, 셀마, 멜라니, 세 원예부 선배들이 많이 놀란 듯했다. 그 세 사람을 사나가 달래고 있다.

“이게 시작일 거야!”

홱!

고개를 돌리자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듯한 얼굴의 윌리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면서 아벨을 향해 울분을 토해낸다.

“네놈 때문이야! 다 네놈 때문이라고!”

아벨은 그런 어처구니없는 윌리엄을 향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나직이 묻는다.

“하베츠인가?”

“그래! 카사노바! 네가 하도 하베츠 형님을 거스르는 짓들을 하고 다니니까!”

“그래?”

그러면서 윌리엄에게 다가간다.

이참에 다신 깝치지 못하도록 겁을 단단히 주기로 마음먹는다.

윌리엄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아벨의 무시무시한 얼굴에 두려움을 느꼈는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친다.

“오, 오, 오지 마!”

“도대체 왜지? 최근에 나는 꽤 조용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정확히는 몰라! 그냥 혀, 형님께서 널 가만 안 두시겠다고 했다는 것뿐!”

다가가 윌리엄의 팔을 잡으려고 하던 그때.

피슝―!

탁!

화살이 날아와 손으로 잡아챈다.

“적당히 하시지.”

레이첼이었다.

굉장히 매서운 눈빛으로 오빠를 괴롭힌 아벨을 찢어 죽일 듯 아우라를 내뿜으며 다가온다.

그런 레이첼을 아벨 역시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묻는다.

“누님도 저 역겨운 짓에 가담하셨습니까?”

“그렇다면?”

빠각―!

악력만으로 화살을 부순다.

“그럼 벌을 받아야겠지요.”

검을 뽑을 필요도 없었다.

무투술로 해결하기로 한다.

‘장기 터트리기는 너무 심하니.’

그래도 황녀이기에 너무 큰 피해는 금물이었다.

대신 적당히 겁만 주기로.

아니.

엄청난 격차를 보여주어 의지를, 다신 덤빌 생각을 이참에 아주 박살 내기로 한다.

주먹에 무투사처럼 오러를 둘렀다.

우우웅―

레이첼은 그 오러 두른 주먹을 보자마자 검을 뽑아 든다.

챙―!

그리곤 곧장 오러를 둘렀다.

우웅―!

올 테면 와보라는 얼굴이었다.

“건방진! 검을 뽑아라!”

레이첼의 경고에 아벨이 답한다.

“어떻게 누님에게 검을 겨누겠습니까?”

“이런 미친! 죽엇!”

탓―

레이첼이 먼저 땅을 박차고 튀어나와 아벨과의 거리를 줄인다.

쎄에엑―!

그리고는 아벨을 양분할 듯이 검을 내리쳤다.

슥―

아벨은 그 검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며 내리치는 검면을 정확히 주먹으로 후려친다.

쾅―!

“커컥―!”

레이첼은 억지로 검의 방향이 뒤틀렸기에 흐르는 마나 로드가, 그리고 이어진 오러 하트가 뒤흔들리는 걸 느낀다.

고통스러워하며 피를 흘린다.

“제기랄!”

이번엔 횡으로 검을 휘둘렀다.

아벨은 이번에도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며 휘두르는 검을 주먹으로 내리친다.

쾅―!

“컥―!”

진심으로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6성이었고 아벨은 7성이었다.

거기다가 겨우 7성 검사가 어떻게 이런 신기를 보일 수 있다는 말인가?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는 것도 놀라운데, 그 정확한 타이밍에 주먹으로 검면을 때리다니.

심지어 검을 뽑지도 않았는데.

단 두 합에 의지가 박살이 났었고 전의를 상실해 버린다. 이번 일로 자신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벨을 이길 수 없다는 걸 확실하게 깨닫는다.

순순히 검을 내린다.

하지만 그 고귀한 자존심에 그냥 돌아갈 순 없었다.

“아벨! 경고 하나 하겠는데! 언제까지 네 뜻대로 될 거라 생각 말아라!”

그리고선 몸을 돌려 돌아간다.

‘저걸 잡아 족치고 싶지만!’

그랬다간 전면전이 될 수도 있기에 참는다.

‘윌리엄!’

그래서 윌리엄만이라도 다신 이딴 짓 못 하도록 겁을 주려고 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언제 사라졌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 * *

그 이후로도 원예부원들에 대한 공격은 끊임이 없었다.

그래서 원예부의 임팔라 같은 3학년 3명은 불안해서 루드스를 못 다니겠다며, 루드스를 떠나 본인들의 가문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사실 그녀들을 계속해서 따라다니며 지켜줄 수 없었기에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빌어먹을 새끼!’

계속 원예부원들을 암습하다 러네이에게 한 명 잡혔었는데, 그들의 의도는 다름 아닌 아벨의 정의 무투회 참가였었다.

아벨이 자신에게 위험한 무대라는 걸 눈치채고 나오지 않을까 봐 무조건 참가하도록 무언의 협박을 해왔던 것이었다.

“가서 전해. 반드시 참가하겠다고.”

그러면서 장기 터트리기 한 방을 먹여준다.

“크아아아아아아악―!”

대충 포션을 먹이고 교직원 건물 앞에 던져놓았다.

그리고선 기숙사로 돌아가, 모여 있는 아이들에게 결의에 찬 얼굴로 말한다.

“내가 참가해야겠군.”

케이가 매우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린다.

“저하 안 돼요! 분명 저하께 더러운 짓거리를 할 거라구요!”

케이의 말에 로디아도 적극 동의한다.

“맞아요! 너무 위험해요!”

반면 러네이와 사나는 아벨의 진정한 실력을 알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러네이가 두 사람을 진정시킨다.

“아니야. 저하께서 나가셔도 돼. 왜냐면 나도 나갈 거니까.”

“……?!”

“아 그러면!”

“그래. 내가 저하께 걸림이 되는 것들을 다 없애 놓지 뭐.”

아벨이 골치 아프다는 듯이 말한다.

“러네이. 넌 7성이지 않느냐. 아마도 8성 후반, 심지어 9성 검사도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러네이는 봉긋한 가슴을 들어 올리며 매우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제 백룡마검이 그저 그런 검술이 결코 아니거든요. 2성 차이는 그냥 극복하죠.”

백룡마검의 최종 비기인 6식까지 전부 쓸 수 있을 테니 허튼 말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드래곤들의 검술은 인간들의 검술보다 한 차원 위에 있기도 했었다.

케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한다.

“역시 우리 언니가 최고네요!”

“그래. 나만 믿으라고 내가 이참에 저하를 위협하는 놈들을 다 싹 쓸어놓고 올 테니까.”

그 우쭐하는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괜찮다. 네가 굳이 안 나서도. 그리고 대진표가 네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너무 걱정 마라. 이번엔 나 역시 비장의 무기를 쓸 것이니.”

“비장의 무기요?!”

“그런 게 또 있어요?!”

“설마!”

“그래. 용골검과 용혈갑을 쓸 것이다.”

“아! 드디어!”

모두가 아벨이 용골검과 용혈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루드스에서 그 전설의 두 무구들을 쓰는 걸 못 봤을 뿐이었지.

“용골검과 용혈갑이 있다면 혹여나 지더라도 큰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질 생각은 없었지만 그냥 하는 말이었다.

아무튼 아이들은 그 두 무구에 대해 기억해내자 이제야 안심이 되는 듯했다.

그런데 그때 사나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듯이 묻는다.

“그런데 저하께서 무투회에 나간다고 정말 지금의 공격을 멈출까요? 제 생각엔 그래도 저하와 가까이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격할 거 같은데 말이죠.”

사나의 말이 맞았었다.

아벨을 정의 무투회에 참석시킨다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겠으나, 아벨의 고립도 여전히 원할 것이기에 공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컸었다.

그래서 이미 조처를 해놓은 상황이었다.

“루드스의 총장이 황실의 편이라 어느 정도 눈감아 주고 있는 듯한데, 그래도 루드스에는 정의로운 교수들도 몇 있으니, 그들이 곧 총장에게 직접 따지러 갈 것이다. 그들은 총장에게 루드스의 위상을 들먹이며 강도 높은 불만을 쏟아낼 것인데, 그 강도 높은 불만을 듣는다면 총장은 루드스의 영광스런 체면 때문이라도 그들의 말을 들어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루드스 내에서의 공격은 잠잠해질 가능성이 크다.”

분명 그렇게 될 거라고 강하게 확신하던 아벨이었다.

* * *

그 시각 확실히 아벨의 조치대로 쥬디스를 위시한 다섯의 교수들이 총장에게 따지러 간 상황이었다. 마고스는 이때 일부러 빠지게 했기에 함께하지 않았었다.

“총장님! 어찌하여 교내에서 벌어지는 그 역겨운 테러에 대해 왜 가만히 눈감고만 계신 겁니까!”

“맞습니다! 이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다른 곳도 아닌 루드스 내 인데 말입니다!”

“루드스의 위상이 땅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총장님!”

“즉각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벌써 3명의 학생이 두려움에 떨며 본가로 돌아갔단 말입니다!”

총장 피에르트 요한센은 근엄한 얼굴로 자신에게 따지는 교수들을 바라보았다.

“안 그래도 그것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것에 관해 황실에 따지고 온 상황입니다. 루드스 내에선 절대 그러한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말했음에도 교수들은 총장의 말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총장은 해야 할 말을 마저 꺼낸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제 더는 학생들에 대한 테러는 없을 겁니다. 황태자 저하께 직접 확약을 받아왔으니 더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정말입니까?”

“네. 정말입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돌아가시지요.”

그럼에도 물러서지 않고 쥬디스가 다시 입을 연다.

“다음에 또 이러한 공격이 발생하면 어쩌실 겁니까?”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제 공격은 없을 겁니다. 제가 확약을 받아왔다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미래는 그 누구도 모르는 법. 안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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