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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소설 속 먼치킨-68화 (68/178)

제68화

68화. 그만 놀라도 돼(3)

수아아아아아아―!

“……?!”

“아, 아니!”

용골검의 특수 기능인 마력 흡수로 그들의 그물 아우라를 빨아들인 것이었다.

그 빨아들인 마력으로 곧장 흑풍흡검을 사용한다.

흑풍흡검黑風吸劍

제2식

몰아치는 선풍旋風

뇌기를 머금은 네 개의 회오리바람의 검격들이 경악하는 라이칸스로프들을 향해 날아갔고, 아벨은 바로 뒤따라 검에 뇌기를 가득 모았다.

파지지지지지직―!

그 묵빛 용골검이 뇌기로 인해 섬뜩하게도 백색에서보다 투명해 보일 정도였다.

그런 무시무시한 용골검을 만들어 다가감에도 라이칸스로프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자신들의 마력으로 만든 몰아치는 선풍에 기겁을 하며 그것만 막기 위해 급급할 뿐이었다.

콰콰콰콰콰콰콰―!

“제기랄! 이 새끼 진짜 사람 맞아!”

“말도 안 돼! 아무리 용사라도!”

“드래곤이 틀림없어! 진짜라고! 드래곤이라고!”

라이칸스로프의 절규처럼 쥬디스와 사나도 경악을 멈출 수가 없었다.

심지어 이번엔 용골검의 마력 흡수에 대한 악명을 아주 잘 알고 있었던 러네이도 조금은 놀란 듯했다.

러네이가 대단히 심각한 듯이 말을 꺼냈다.

“용골검을 저렇게 쓰니까 진짜 저건 사기 같네요.”

“순간이동부터가 사기였을 지도…….”

“하긴 뭐 그렇네요.”

그때 검술에 문외한인 사나가 물었다.

“그런데 왜 저 두 검술은 마치 마법처럼 보이는 거죠?”

확실히 그녀가 느끼는 마력의 흐름이 마법에서나 볼 수 있었던 흐름이었던 것이었다.

쥬디스가 친절하게 설명한다.

“제대로 보았다. 네 생각대로 두 검술이 마법처럼 보이는 이유는, 두 검술에 마법적인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검으로 쓰는 마법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아 그래서 그런 거군요.”

“그래. 너도 마법과 유사한 그 마력의 흐름을 보았을 거다.”

“네. 그래서 여쭤본 거였어요. 아무튼 정말 엄청나네요. 검술을 마법처럼 쓰고.”

“그래서 이때까지 그 검술을 쓸 자가 없었던 것이지.”

그때 러네이가 답답하다는 듯이 묻는다.

“그런데 다들 진짜 몰랐던 거예요? 저하의 진짜 실력에 대해서?”

“그래. 정확히 말씀해주시지 않아서 아주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지. 9성 검사시라는 것과 흑풍흡검을 구사하고 마법 조금 하실 수 있다는 것 정도. 딱 그 정도.”

“왜 숨겼을까요?”

사나가 대신 대답한다.

“저하께선 저 엄청난 재능 때문에 다른 형제들한테 엄청난 견제를 받으시거든요. 아마도 우리는 한 배를 탔으니 보여주시는 거지만, 아마 루드스로 돌아가면 다시 어느 정도의 힘은 숨기려 하실 거예요. 그러니 저하를 위해서라도 오늘 본 것은 잊어버리는 게 좋아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맞다. 저하를 위해서 오늘의 일은 우리만 알아야 할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흐음― 그럼 내가 저하께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난 엄청 강하니까 말이에요. 후훗―”

그 말에 사나는 정말 어이가 없다는 듯이 러네이를 노려보았고 쥬디스는 허허― 웃으며 말한다.

“그래. 확실히 네가 저하께 많은 도움이 될 거 같구나.”

확실히 쥬디스는 러네이를 마고스만큼의 최정상급 검사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드래곤 하트를 다수 복용했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재능이 아니라면 저 나이에 저 성취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네. 껌딱지처럼 딱 달라붙어서 절대 떨어지지 않을 생각이니. 제가 저하께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그런데 교수님 그런 의미에서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무슨 부탁?”

“저 저하랑 기숙사 같이 쓰게 힘 좀 써주세요.”

“……?!”

“24시간 붙어 있어야 갖은 위협에서 철통같이 보호해 드릴 수 있잖아요? 안 그래요?”

사나는 러네이의 과감한 말에 더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빼액하고 지른다.

“안 돼요! 절대! 저하는 혼자 쓰셔야 한다구요! 제국의 황자는 원래 그렇다구요! 그리고 결혼도 안 한 남녀가 같이 살다니! 그게 말이 돼요?! 아무튼 안 돼요! 절대!”

혼자 열불 내는 사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말한다.

“너한테 묻는 거 아니거든?”

“뭐라고요?!”

쥬디스가 나서서 말린다.

“사나의 말이 맞다. 저하께선 혼자 쓰시기에, 그리고 러네이, 내가 조언하나 하자면 너무 과한 행동은 저하의 미움을 받을 수 있어. 이건 진짜야. 거짓말이 아니라. 저하께선 아직 여자에 그리 큰 관심이 없으시니까 말야. 귀찮게 하면 더 싫어할 수도 있다는 말이지. 아무튼 괜한 행동으로 미움받지 말도록.”

러네이는 쥬디스의 진심 어린 조언을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의아하네요. 저 나이 때 남자라면 여자에 환장할 텐데. 안 그런가요?”

쥬디스는 러네이의 의문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는데, 그러면서 아벨의 입장도 이해하고 있었다.

“용사이시니, 본인의 욕구보다는 세계 평화를 위해 잠시 접어두는 거겠지.”

러네이는 ‘욕망의 괴물인 인간이 어떻게?’ 라는 마치 그런 표정을 짓는다.

그래서 진심으로 감탄한다.

“……정말 대단하세요.”

“그래. 정말 대단해. 정말로.”

그때 그 대단한 아벨은 라이칸스로프들을 상대로 순간이동을 마구 쓰며 예상대로 대단히 싱겁게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수악― 수악― 수악― 수악―

“아 진짜! 진짜 정신 사나워 죽겠네! 어?! 악! 크아아아악―!”

바로 옆에서 죽어가는 형제를 바라보며 절망적인, 체념하는 눈빛을 띤다.

“……주신 아그네스시여 왜 저희에게 이런 시련을…….”

그 말에 남은 다른 형제가 말한다.

“야 우린 좋은 거 아냐? 용사에 의해 드디어 해방되는 거잖아? 쟤가 꼼수 부려서 자격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아 그런가?”

“그렇지. 크아아아아악―! 나 먼저 간다!”

“나, 나도 같이 가! 혼자 남긴 싫어!”

아벨은 검을 휘두르면서 저들의 대화에 실소를 터트렸다.

“너네 꽁트 찍냐?”

콰쾅―!

두 줄기의 벼락이 연속적으로 머리로 떨어지자 마지막 남은 라이칸스로프도 드디어 그 몸과 영혼이 서서히 소멸해간다.

소멸해가면서도 얼굴은 편해 보였다.

“그래도 제대로 된 용사가 온 거 같군.”

그 말을 끝으로 마지막 라이칸스로프도 사라져 갔다.

아벨은 사라져 가는 문지기들을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한다.

‘역시 너무 쉬운데?’

순간이동과 섞어서 전투를 하니 쉬워도 너무 쉬웠다.

‘인간들 중에선 11성이 무인이나, 9, 10 서클 대마법사 정도 돼야 반응을 하겠어.’

9, 10성급 무인 그리고 8 서클 마법사까지는 아벨에게 상대도 안 될 듯했다.

‘용골검 때문에 아우라로 순간이동을 막을 수가 없으니.’

용골검의 마력 흡수가 있다 보니, 아까와 같이 순간이동을 막기 위해 라이칸스로프들이 썼었던 그물과 같은 마력 방사나 마법들이 결코 통하지 않던 것이었다.

‘이래야 먼치킨이지.’

진짜 먼치킨이다.

자기가 봐도 진심 쩐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짝짝짝―!

러네이가 대단히 만족스런 미소를 보이며 박수를 치며 걸어왔다.

“와아― 진짜 드래곤 아니세요?”

피식― 웃으며 맞받아친다.

“네가 더 드래곤 같다만.”

“에이― 농담도 참.”

쥬디스도 러네이의 말에 동감한다.

“정말 드래곤 아니십니까?”

쥬디스의 말에는 훈훈하게 미소 짓는다.

“교수님까지 왜 그러십니까?”

“아니 순간이동은 드래곤의 전유물적인 마법 아닙니까? 그러니 그렇지요.”

“거기다가 에브니아 대륙 최강의 두 검술을 모두 다 쓰시고 말이에요.”

솔직히 세계관 최강의 검술은 마멸광검이었지만.

아무튼.

“내가 드래곤은 아니지만 솔직히 재능은 드래곤만큼이긴 한 듯하다.”

그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에 잠시 침묵이 흐른다.

“…….”

그러다 침묵을 깨고 러네이가 한숨을 내쉬며 묻는다.

“후…… 아무튼 근데 순간이동도 쓰니 변신 마법도 쓸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순간이동은 쓸 수 있다만 변신 마법은 쓰지 못한다.”

“진짜예요?”

“그래.”

그때 쥬디스가 서운하다는 듯이 말한다.

“저하. 그때 적어주신 마법들 중에는 순간이동도 지옥불꽃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여전히 미소 띤 얼굴로 대답한다.

“저도 저만의 무기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죄송하지만 앞으로도 두 마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알려줄 생각 없습니다.”

아벨에 말에 대단히 실망스러워했다.

혹시나 저번처럼 알려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뭐…… 그러시다면.”

그때 러네이가 퉁명스럽게 쥬디스를 쏘아붙인다.

“그리고 보통의 인간이 순간이동하고 지옥불꽃을 쓸 수 있겠어요? 드래곤의 마법 중에서도 최상위 마법들인데?”

“응?”

“……?”

괜한 말을 했다는 걸 깨닫고는 두 손을 저으며 말한다.

“아 그냥 그럴 거 같다고요. 별 뜻은 없고.”

아벨은 속으로 웃으며 말한다.

“교수님께도 보셨다시피 드래곤의 마법들은 10 서클 인간이라도 쓰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중 가장 어려운 마법이 바로 순간이동과 지옥불꽃이고 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무영창으로……?”

자신의 가슴과 배를 가리키며.

“룬어로 새겼습니다.”

그제야 다들 이해가 간다는 표정이다.

“그거 두 마법만 새긴 거예요?”

“나 스스로 새길 수 있는 곳이 가슴과 배밖에 없어서 말이다. 조만간 방어 마법도 하나 새길까 한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하핫― 너는 마법에 문외한이지 않더냐? 너보단 사나에게 부탁하겠다. 사나. 학교로 돌아가면 도와주겠느냐?”

갑자기 훅 들어오는 말에 얼굴을 심하게 붉힌다.

“뭐, 음 네.”

러네이가 투덜거린다.

“하기 싫어하는 거 같은데요?”

사나는 혹여 아벨과 단둘이 있을 기회를 놓칠까 봐 다급히 소리친다.

“아니거든요! 내가 할 수 있거든요!”

또 시작하려는 두 여자를 막는다.

“그만. 아무튼 이제 마지막 시험이 남았다.”

“또?”

“이번이 진짜 마지막 시험이다. 그리고 이번엔 그 누구도 날 도와서는 안 된다.”

쥬디스를 바라보면서.

“교수님. 전에는 교수님께 혹시나 해 부탁드렸지만, 이번은 아닙니다.”

“아…… 알겠습니다.”

“사나, 러네이. 너희 둘도 무슨 일이 있어도 가만히 지켜만 봐야 한다. 절대 날 위해서라도 움직여서는 안 돼.”

“알겠어요.”

“네…….”

대답을 듣고는 파니츠가 있는 방의 철문을 바라보았다.

다가가자 알아서 문이 열렸다.

그릉―!

열린 문 사이로 방 안 중앙에 놓여 있는, 눈 결정처럼 반투명하고 아름다운 둥근 방패를 볼 수 있었다.

“저게 그 파니츠?!”

“정말 아름답네요. 진심으로 탐이 날 만큼.”

“…….”

아벨은 그들의 평가를 들으며 뒤돌아 일행들에게 묻는다.

“여기서 기다리시겠습니까? 아니면 함께 들어가시겠습니까?”

모두 당연하다는 듯이 아벨에게 다가온다.

“당연히 함께 들어가야지요.”

“재밌을 거 같은데요?”

“…….”

아벨은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꼭 그런 얼굴이다.

“그럼 함께 들어가지요.”

네 사람이 모두 들어가자마자 문이 닫힌다.

그릉― 쿵―!

문이 닫히자마자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절대 나서선 안 됩니다. 절대. 내가 아무리 위험해 보인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만에 하나 여러분이 이 시험에서 저를 도와버리면 이때까지의 노력이 모두 허사로 돌아갈 것입니다.”

꿀꺽―

아벨이 이때껏 저렇게까지 말한 적이 없어서 조금 놀란다. 그러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 결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걱정 말아요. 잘 참아 볼게요.”

“알겠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쉽게 말하는 쥬디스와 러네이와는 달리, 사나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 누구보다 간절한 눈빛으로 두 손을 꼭 붙잡고 있다. 대답보다는 그 간절한 모습이 아벨을 감동시킨다.

다정스레 사나를 잠시 바라본다.

“…….”

파니츠에서 흘러나오는 한기 때문에 방 안의 온도가 밖의 온도보다 훨씬 낮았었다. 입김이 곧바로 얼음이 되어 떨어질 정도였다.

아벨은 자기가 덮고 있던 털 망토를 벗어 사나의 털옷 위에 걸쳐주었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더없이 간절한 눈빛으로 아벨을 바라보며.

“……걱정…… 안 하는데요……?”

“그래? 그렇군. 아무튼. 춥다.”

“…….”

뒤돌아 걸어가며 말한다.

“내가 파니츠를 잡으면 그때부터 난 파니츠의 시험을 받게 될 거다.”

“……?!”

“내가 파니츠의 시험을 이겨내야지만 파니츠의 진짜 주인이 될 것이다.”

사나가 소리친다.

“당연히! 당연히 이겨내시겠죠?! 아까처럼 별문제 없이?!”

씨익―

“아마도. 아마도 그렇겠지.”

코앞까지 다가갔다.

코앞까지 다가가자 파니츠의 두렵기까지 한 냉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다가가 잡는다.

“윽!”

수아아아아―

쩍쩍쩍―!

파니츠가 주는 한기가 몸을 타고 흘러, 머리부터 발끝까지 순식간에 몸을 얼리고 있었다.

시험이 시작된 것이었다.

즉각 마력을 끌어올려 아우라를 몸에 둘렀다.

“저하!”

아까 한 말은 벌써 까먹었는지, 사나가 다가오려 했다.

“다가오지 마! 거기서 기다려! 으으윽―!”

멈칫―!

“으으으―! 거, 거기서 기다려! 절대! 절대! 나, 날 건드려선! 도와선 안 돼! 으아아아아악―!”

이것이야말로 마지막 관문이라 할 수 있었다.

이 관문만 이기고 통과한다면 몸 전체를 이러한 한기로 방어할 수 있는 절대적인 얼음 방패를 얻게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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