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소설 속 먼치킨-43화 (43/178)

제43화

43화. 욕심나는 녀석(1)

이어 다시 한번 흑풍흡검의 비기를 쓴다.

흑풍흡검黑風吸劍

제2식

몰아치는 선풍旋風

콰콰콰콰콰콰콰쾅―!!

다발의 회오리바람이 에티들에게 몰아쳐 갔다.

예의 그 무자비한 검격에 에티들은 온몸이 찢겨 나가 울부짖는다.

쿠오오오오오오오―!

경악과 두려움.

그 지극히 본능적인 모습으로 에티들의 현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다.

아벨과 가까이 있는 에티들은 뒤로 물러나려 기를 쓰고 있었고, 뒤에서 이 상황을 모르는 에티들은 혈향을 맡고 아벨을 향해 달려들려 했었다.

콰콰콰콰콰콰콰―!

아벨의 검이 번쩍할 때마다 열댓 마리의 에티들이 반으로 잘려 쓰러졌다.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는 아벨은 흡사 춤을 추는 듯해 보이기도 했었다.

휘익― 휘익― 휘익―

촤아아아아아아악―!

아벨이 아무리 7성의 마력을 썼다 하더라도 흑풍흡검의 어마무시한 비기와 폭발하는 듯한 뇌기의 오러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공격이었다.

그 공격들로 에티들을 무참히 쓸어버린다.

“……마티아스…… 우리 이제 가야 하지 않을까……?”

그들은 그동안 넋 놓고 아벨의 전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만큼 너무 아름다웠던 것이었다.

더 보고 싶었지만 아벨이 명한 게 있어 어쩔 수 없었다.

“그래…… 저하께선 그래야 우리가 살 거라고 말씀하셨어…….”

아벨은 그 둘에게 최대한 빨리 가서 자신이 마물 속으로 수련하겠다며 뛰어든 사실을 알리라고 했었다.

이유는 하베츠가 자신이 계획한 것이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걸 도저히 못 참는 새끼였기 때문이었다. 분명 둘에게 떨어트리고 즉시 돌아가 사람들에게 알리라고 했을 것이었다.

그러니 하베츠가 명한 대로 그대로 하는 게 둘에게 좋았었다.

“저하…… 부디 몸조심하시길…….”

두 사람은 그래도 아벨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는데, 아벨이 아무리 현재 에티들을 상대로 절대적인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하더라도 마력의 한계가 있는 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7성 마력으로도 에티들을 죽이기에는 충분했었지만 역시 문제는 마나 양이 유한하다는 데에 있었다.

그리고 아벨은 현재 자신이 7성이라고 알려졌기에, 7성 마나 양만 쓸 생각이었다.

‘역시 7성 마나 양으로는 모두 죽이는 건 어렵겠어.’

2시간 뒤면 사나와 마령대가 올 것이었는데, 딱 7성 마나 양이 거의 바닥나는 때였다.

‘소설에서도 그랬었지.’

소설에서도 3시간이 지났을 때 마나가 바닥나 크나큰 위기를 맞이했었다. 그래서 사나에게 3시간 뒤에 오라고 한 것이었다.

제바스티안은 아벨이 자만하고 과신하고 있다 생각하겠으나 사실 아벨은 그 어느 때보다 겸손하고 냉철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적당히 위험한 모습도 보여줘야 하니.’

솔직히 안 힘든데 힘든 척하는 건 성격상 정말 힘들었었다. 하지만 적들에게 어느 정도 힘을 감추려면 연기를 해야만 했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에티들에게 은근슬쩍 맞아주고 있었다.

‘이 주변에서 보고 있겠지.’

티가 좀 날 수도 있으나 이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그리고 마나가 떨어졌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흑풍흡검은 쓰지 말아야겠어.’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흑풍흡검이 아닌 단순한 공격만으로 전투에 임했다.

부웅―

에티의 거대한 주먹을 피하며.

푸욱―

단순하게 에티의 가슴에 검을 꽂았다 뽑는다.

촤아아악―!

갓 나온 뜨끈한 피가 아벨을 덮는다.

그리고는.

빙글―

곧바로 돌며 검을 휘둘렀다.

휘릭―

촤아아아악―!

접근하던 열댓 마리의 에티들이 아벨이 만든 둥근 검격에 반으로 갈라졌다.

바로 이런 방식으로 흑풍흡검 대신 계속해서 에티들을 줄여나간다.

휘릭―

촤아아아악―!

휘릭―

촤아아아아악―!

‘얼마나 도는지 모르겠군.’

포위당하는 걸 피하기 위해 공간을 만들며 계속해서 빙 돌며 에티들을 공격했다.

휘릭―

촤아아아아악―!

“……?!”

멀리서 아벨의 예상대로 사나와 제바스티안은 마령대원들과 함께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나도 제바스티안도, 마령대원들도 아벨의 압도적인 무위에 진심으로 엄청나게 놀라고 있었다.

잘난 놈이라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이 정도까지인 줄은 결단코 몰랐던 것이었다.

‘심지어 저 모습은 일부러 맞아주는 거 같아…….’

제바스티안은 아벨이 가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인다 생각했었는데, 그 모습이 일부러 맞아주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었다.

‘맷집을 기르려는 걸까?’

그럴 수도 있었다.

무투사 같은 경우 일부러 맞아서 몸을 단단히 만든다고 하지 않았던가?

퍽―!

지금도 어깨를 가격당해 날아가면서도 검을 침착하게 휘둘러 주변의 에티들을 쓸어 죽인다.

‘허허허……!’

너무 대단해 말도 안 나왔다.

‘이거 참…… 괜히 배경도 없는 녀석을 공격하던 게 아니었군…….’

제국 황실이 아무 배경도 없는 4 황자만 공격해 항상 의아해했었다. 하지만 이제 확실히 이해가 갔다. 자신이 적이었어도 아벨부터 죽이려고 했을 것이었다.

‘악마와도 같은 재능이군…… 저건 확실히 사람 재능이 아냐…….’

정말 믿기지 않는 무시무시한 재능이었다.

보는 사람으로 두려움을 느끼게 할.

고개를 돌려 사나를 바라본다.

사나의 얼굴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대단함을 바라보는 행복감과 혹시나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공존하고 있었다.

‘허허허…….’

이제 자신이 나서야 함을 깨달았다.

약속한 3시간이 지나고 있었고 아벨이 공격을 일부러 맞아주는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에티들에게 가격당하는 빈도가 점점 늘어났던 것이었다.

그리고 7성 검사라고 들었는데, 이제 마나가 고갈될 시간이기도 했었다.

‘더 이상 다치게 해선 안 되지.’

제바스티안도 아벨의 전투를 보자 욕심이 생겨 더는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확실히 큰 도움이 되겠어.’

아벨을 얻는다면 확실히 고국 미스라임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확신할 수 있었다.

“공주 저하. 이제 도와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군께서 크게 다치시겠습니다.”

홱―!

새초롬한 눈빛으로 제바스티안을 흘겨본다.

그 귀여운 눈빛에 헛기침을 한다.

“흠흠― 어서 결정을.”

“가요! 이제 3시간이 됐으니!”

그 말을 들은 마령대원들은 이제야 움직이는구나 하며 팔을 쭈욱 펴며 스트레칭을 한다.

“좋습니다. 하핫― 그럼 먼저 출발하시지요.”

“흥!”

슈웅―

콧방귀를 뀌며 비행마법으로 아벨에게 날아간다.

날아가는 사나를 잠시 바라보다 제바스티안은 마령대원들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는 히죽― 웃으며.

“가자. 얘들아. 이제 우리 시간이다.”

“넵! 대장님!”

“좀이 쑤셔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오― 이놈의 추위!”

“으―! 그러니까! 어서 몸 좀 풀자고!”

사나 앞이라고 무게 잡던 놈들이었다.

투덜거리는 마령대원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명을 내린다.

“그럼 실력 발휘 좀 해봐라.”

그 말을 끝으로 제바스티안도 비행마법으로 날아오른다.

슝―

제바스티안이 날아가자 나머지 마령대원들도 따라 날아간다.

날아가며 생각한다.

‘공주 저하를 좀 도와줘 볼까?’

결정을 내리자마자 마령대원들에게 소리쳐 명한다.

“애들아! 공주 저하를 좀 도와드리자!”

제바스티안의 말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깨달은 마령대원들은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넵! 알겠습니다! 대장님!”

“으으으으―! 오랜만이네요!”

“우리가 커플 여럿 만들지 않았습니까?!”

“공주 저하가 기뻐하실 걸 생각하니! 제가 다 기쁩니다!”

하하하하하하핫―!

웃고 떠들면서 사나와 아벨이 있는 협곡 아래를 바라본다.

협곡 아래엔 이미 사나가 도착해 아벨을 공격하던 에티의 머리통에 얼음창을 쑤셔 박고 있었다.

콰쾅―!

아벨은 얼음창을 쑤셔 박는 사나를 반갑게 부른다.

“공주 저하.”

“흥! 그렇게 처참하게 당할 거면서 왜 3시간 뒤에 오라는 거예요?!”

확실히 아벨의 몸은 처참한 상태였다.

갑옷은 여기저기 뜯겨 완전히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었었고 왼팔은 부러졌는지 덜렁거리고 있었다.

다행히 부러진 곳은 왼팔밖에 없는 듯했다.

그때였다.

피슝―!

번쩍임과 함께.

콰콰콰콰콰콰콰콰―!

마령대원들이 마력광선을 쏘며 에티들을 쓸어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제야 여유가 생긴 아벨은 포션을 하나 마시고 상처 부위에 뿌리며 몸을 치료한다.

“이러면 낫습니다. 괜찮습니다.”

“무슨!”

“조심.”

그때 아벨이 사나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면서 사나를 공격하려던 에티를 향해 검을 휘둘러 벤다.

촤아아악―!

사나는 갑작스럽게 아벨의 품에 안긴 것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려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아벨도 사나의 다이너마이트 같은 풍만하고 부드러운 몸의 감촉 때문에 얼굴에 피가 쏠리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사나를 당장 놓아주려고 했었는데, 이상하게도 에티들이 계속해서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아벨과 사나에게 몰려와 도저히 사나를 놓아줄 수 없었다.

‘저자들이 일부러!’

마령대원들이 일부러 에티들을 적당히 아벨 쪽으로 몰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사나를 안은 채 계속해서 쉼 없이 다가오는 에티들을 공격해야만 했다.

‘제길! 어쩔 수 없지!’

저들이 계속 저러는 이상 이대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

“꽉 잡아요.”

“……?!”

“왼팔에 힘이 잘 안 들어가니까.”

“아……!”

현재 아벨은 그 부러졌다 생각하는 왼팔로 사나를 안고 있던 것이었다.

“그럼 놓아―”

휘익―

촤아아악―!

사실 사나도 당장에 빠져나오고 싶었었는데, 아벨을 도와주러 왔는데 이렇게 고목나무에 매달린 매미처럼 매달려만 있는 게 적잖이 부끄럽고 창피했던 것이었다.

물론 조금 행복하기도 했지만.

“공주 저하께서도 적들을 향해 마법을 쏴주십시오. 제 등 뒤에서 오는 놈들을 말입니다.”

“……알겠어요.”

그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곧장 3 서클 마법인 얼음창의 주문을 영창한다.

“……물의 여신 에르사의 힘을 받사오니, 당신께서 내려주신 이 창으로 적들을 섬멸하고자―”

아벨은 안긴 사나에게 주변 마나들이 몰려드는 걸 느끼며, 눈앞에 보이는 에티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사나의 스태프에 얼음창이 생성됐고 그 얼음창이 아벨과 사나를 공격하려던 털 뭉텅이에 쏘아져 간다.

쎄에에엑―!

콰쾅―!

쿠오오오―!

에티가 단번에 죽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한 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만 해도 엄청난 도움이 됐었다.

확실히 아벨은 그 이후론 훨씬 더 싸우기 편해졌다고 느꼈으니 말이다.

‘아주 적당히만 보내는군.’

저 괘씸한 마령대원들이 일부러 아주 적당히만 보내 아벨이 사나를 놓지 못하게 만든 것이기에, 두 사람이 결코 위험에 빠질 일은 없었다.

휘이익―

촤아아아악―!

어느 정도 협곡의 에티들이 정리되는 듯했다.

마지막 에티가 아벨의 검에 목이 달아난다.

댕강―!

촤아아악―!

쿵―!

그 마지막 에티가 쓰러지는 걸 보고 나서야 사나를 그제야 품에서 놓아준다.

“고생하셨습니다.”

“뭐…… 네…….”

얼굴을 붉히며 애써 아벨을 외면하려 했다.

홱―

그러면서도 아벨의 부러진 왼팔이 걱정됐는지 자기도 모르게 돌아본다. 그러고는 다시 홱 하고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그 모습에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그때 등 뒤에서 중저음의 묵직한 음성이 들렸다.

“대단하시군요.”

제바스티안이었다.

그는 진심으로 아벨에게 감탄하고 있었다.

무려 약 천 마리였다.

협곡에 그 약 천 마리의 에티들로 시체 산이 만들어져 있었다. 그중 3분의 2를 아벨이 죽였건 것이었다. 그러니 다들 아벨을 괴물 바라보듯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제바스티안도 포함해서 말이다.

제바스티안은 정식으로 아벨에게 자신을 소개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마령대 2대대장 제바스티안 코흐라 합니다.”

먼저 천혜안을 쓴다.

『이름 - 제바스티안 코흐

정보 - 미스라임 왕국 백작. 마령대 소속 제2대대 대대장. 9 서클 마법사.』

소설에서 많이 봤던 자였다.

그는 빌하츠와 마찬가지로 사나의 보호자 역할을 맡은 자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벨 아이테르너스라 합니다.”

그는 아벨의 소개를 듣고는 대뜸 아벨에게 정중히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춘다.

“우선 저희 공주 저하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군요.”

피식― 실소가 났다.

“누가 아주 적당히 에티들을 보내 주셔서 말입니다.”

움찔―!

그걸 어떻게 눈치챘냐는 얼굴이다.

“하하― 뭐 오붓하고 좋지 않았습니까? 하하하―”

다른 마령대원들도 뒤에서 키득키득― 거리는 게 웃음을 참으려고 엄청 애쓰는 듯했다.

아벨도 이 정도 장난은 애교라고 생각했기에 미소를 유지한 채 말한다.

“저는 좋았었지만 공주 저하가 싫어하시지 않았겠습니까? 다음부턴 좀 자제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사나는 무슨 일인가 해 주위를 둘러보며 뚱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 혼자만 지금의 상황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아무튼 몸은 좀 어떠십니까? 부상을 좀 입으신 듯한데.”

사나에게도 보여줬듯이 포션을 꺼내 하나는 왼팔에, 하나는 입으로 마신다.

꿀꺽꿀꺽―

그리고 제바스티안에게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한다.

“이거면 충분합니다.”

“역시!”

그 터프함에 제바스티안과 마령대원들은 대단히 만족스럽다는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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