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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소설 속 먼치킨-26화 (26/178)

제26화

26화. 미안한데 마족이 나타날 예정이야(2)

“저, 저게 뭐지?”

거대한 거울 속에서 검은 연기 같은 사기邪氣가 흘러나오더니 어떠한 형체를 만들어냈다.

『이름 - 단탈리안

정보 - 마족 서열 71위.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악마. 지옥의 대공작.』

각기 다른 얼굴 여러 개가 호리호리한 몸뚱이에 혐오스럽게 붙어 있었다. 그리고 등에는 마족을 상징하는 검은 날개가 달려있었고.

“마족……?!”

겁에 질린 나딤의 말대로 마족이 확실해 보였다.

얼굴들 중 빈정거리는 미소를 가진 중년 남성의 얼굴이 아벨과 조원들에게 말을 건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저는 여러분을 지옥으로 안내하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지옥의 대공작 단탈리안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 인사에 패닉에 빠진 발레리아가 비명을 지른다.

“꺄아아아악―! 뭐, 뭐야! 도대체 마족이 여길 왜?!”

그 얼빠진 모습을 피식― 비웃으며 이번엔 색기色氣 넘치는 여자의 얼굴이 입을 연다.

“그런데 여러분들 중 누구시죠? 고귀한 피를 이으신 분이? 아하― 저기 계시는군요.”

그러면서 윙크를 하는데, 아벨이 그 윙크를 보고 감상을 전한다.

“역겹군.”

“그런가요? 호호― 꽤나 예쁜 얼굴인데 말이에요.”

평소 평정심을 잃지 않기로 유명한 로디아도 단탈리안의 추악함에 그 단정한 얼굴을 한없이 일그러트렸다.

“더러운 마족 놈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그 말에 어리고 예쁜 여자를 보고 침을 질질 흘리는 추한 노인네의 얼굴이 답변한다.

“여기가 어디긴? 너희들의 무덤이 될 곳이지. 껄껄―”

그러면서 단탈리안은 검붉은 마기를 연기처럼 무럭무럭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 마기가 주는 위압감에 아벨과 로디아를 제외한 나머지 조원들은 패닉에 빠져 허둥대며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대단히 만족해하던 단탈리안이었다.

다시 빈정거리는 미소를 가진 중년 남성의 얼굴이 말한다.

“후후후― 안 그래도 여러분들께서 긴장하실 것 같아, 그 긴장을 풀어드리기 위해 제가 준비한 것이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제 특기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옷 속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냈다.

거대하고 낡은 책이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랍니다. 어디 보자.”

머리들 중 마치 점잖고 모든 걸 꿰뚫어 볼 듯한 현자와 같은 얼굴이 책을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이거 참 다들 하나같이 아벨 씨와 엮여 재수 없다고 생각하면 어떡합니까?”

그 말에 토마스가 소리친다.

“개, 개소리!”

무시하고 계속 읽어 나간다.

“물론 로디아 씨는 아벨 씨를 버려진 개처럼 동정하고 있군요. 보살피고 싶어 하구요. 다른 분들은 로디아 씨의 마음을 잘 기억해 뒀다가, 다음부터라도 로디아 씨와도 더는 엮이질 않길 바라겠습니다. 아― 어차피 여기서 다 죽을 텐데 제가 괜한 얘길 했나요?”

아벨은 싸늘한 얼굴로 단탈리안을 보며 말한다.

“저 녀석이 하는 말들에 현혹되지 말아라. 마족이 맞는 말을 하겠느냐.”

아벨의 말에 단탈리안은 자신은 자신 있다는 듯한 우쭐한 표정을 짓는다.

“후후― 믿고 안 믿고는 여러분들의 마음이지만, 제 말이 사실이라는 건 누구보다 자신들이 제일 잘 알잖아요? 후후후― 그러면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우리 아벨 씨의 마음은―”

휘익―!

콰콰콰쾅―!

“아이고! 성질도 급하셔라!”

아벨의 검격을 피하며 계속해서 책을 읽는다.

“오호라! 이것 보세요! 여러분!”

호들갑을 떠는 단탈리안의 그 개소리를 지껄이는 머릴 향해 검격을 날렸다.

휘익― 휘익―

콰콰콰콰쾅―!

파지지지직―!

우우우우웅―!

아벨은 루드스에 온 이후 처음으로 6성 마력의 오러를 선보였는데, 막강한 전류가 스파크를 일으켰고, 넘실거리는 오러가 당장에라도 단탈리안을 덮쳐 갈가리 찢어발길 것만 같았다.

속도가 느린 비기보다는 더욱 빠른 단순한 휘두르기로 단탈리안을 압박해 나갔다.

콰콰콰콰콰쾅―!

“오호! 제법입니다만! 그 정도로는! 풋―!”

그런데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꼴에 마족이라고 아벨의 검격을 피하는 동시에 약도 올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아벨에게 네가 무슨 짓을 해도 소용없다는 절망감을 심어주려는 듯했다.

‘오히려 다행이군.’

아벨은 단탈리안이 방심하며 허세를 부려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해 단탈리안이 자신의 생각을 밝혀도 상관없긴 했었다. 어차피 나중에 거짓이라고 해명하면 되기에 말이다.

‘조금만 더 그렇게 지껄여라.’

사실 그 입을 막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그렇기에 단탈리안이 계속해서 방심하면서 헛소리를 좀 했으면 했다.

휘익―

콰쾅―!

“어이쿠! 무서워라!”

휘익―

콰쾅―!

“전 여깄습니다만?!”

휘익―

콰쾅―!

“그런 거론 안 돼요∼!”

휘익―

콰콰쾅―!

“하핫― 안 된다니까! 그런 허술한 공격으론 제 옷깃 하나 스치지 못한다고요! 하하하하―”

휘익―

콰콰콰콰쾅―!

“무슨 짓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셨을 테니! 그럼 이제 그냥 말하겠―”

그런데.

콰콰쾅―!

쨍그랑―!

홱―!

아벨이 단탈리안을 이곳으로 소환했던 그 거울을 깨부순 것이었다. 이제 단탈리안은 저 거울을 통해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구오오오오―!

순간 단탈리안이 검붉은 마기를 폭발시키며 비명 지르듯이 소리친다.

“이이 빌어먹을 새끼가―!!”

아벨은 그 빌어먹을 시끄러운 입을 향해서 또다시 검을 휘두른다.

휘익―!

콰콰콰쾅―!

갑자기 분노를 표출하던 단탈리안은 이번만큼은 피하는 거로 끝내는 게 아니라 아벨을 향해 그 거대한 책을 휘둘러 반격했다.

쎄에에엑―!

아벨도 단탈리안처럼 여유롭게 피하며 말한다.

“생각을 읽을 수 있다더니, 역시 개소리였잖는가?”

씨익―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더 읽어 보아라. 내 생각을.”

“네 이놈!”

쎄에에엑―!

단탈리안의 몸 주변에서 엄청난 양의 검붉은 마기가 마치 성난 해일처럼 뿜어 나왔다.

그 마기가 검은 마력구魔力球 수십 개를 형성시키더니 아벨을 향해 쏘아져 갔다.

워낙 많은 숫자라 상당히 까다롭고 불길해 보였다. 물론 아벨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마력구들을 그저 무심히 바라볼 뿐이었지만 말이다.

“저하!”

아벨이 하찮게 생각한 단탈리안의 공격을 로디아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여겼었다.

로디아는 곧장 아벨의 몸 앞에 마력장벽 하나를 만든다.

위잉―!

검은 마력구들이 로디아가 만든 마력장벽에 막혀 터져나간다.

콰콰콰콰쾅―!

쩌적―!

쨍깡―!

당연히 로디아가 만든 마력장벽은 몇 개 못 막고 그만 깨져 사라져 버린다.

“저하! 피하세요!”

남은 수십 개의 마력구들이 아벨이 향해 날아갔었는데, 아벨은 피하기보다는 검으로 쳐내면서 일부러 몇 개를 흘려 조원들에게 보냈다.

‘맛만 보라고.’

이 정돈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마력구 몇 개가 조원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자, 그들은 기겁을 하며 마력구들을 피한다.

“헉!”

“꺄악!”

“으힉!”

좀 놀란 것 같았지만 예상대로 별문제 없이 피했다.

콰콰콰콰쾅―!!

단탈리안의 얼굴들 중 젠틀해 보이는 신사가 답답한 듯이, 아벨을 돕는 로디아에게 소리친다.

“저 병신 같은 년이! 저놈은 니네 목숨 따위 전혀 생각 안 한다고! 너네는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탓―

휘익―!

뇌기가 깃든 오러로 다시 한번 저 시끄럽고 방정맞은 입을 막으려 한다.

“그럴 리가.”

콰콰콰콰―!

“넌 저 연놈들을 죽이고 싶어 하잖아?! 세 연놈은 너와 케이란 년을 괴롭힌 벌로 다른 한 년은―”

“시끄럽군.”

이번엔 순간적으로 마력을 끌어올려 마지노선으로 생각했던 7성 오러를 썼다.

파지지지지직―!!

7성 오러라서 그런지 공동空洞이 뇌기로 터져버릴 것만 같다.

휘익―!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뭐, 뭐야?!”

당황하는 단탈리안을 향해.

“확실히 넌 내 마음을 못 읽어.”

콰콰콰콰콰콰콰콰쾅―!

단탈리안은 전에 여유롭게 피하던 때와는 달리 간신히 아벨의 검격을 피해내며 아벨을 향해 검은 마력구들을 만들어 날렸다.

아벨은 흘리거나 궤도를 바꿔 무리 없이 마력구들을 막아냈다. 그리고 틈이 날 때마다 단탈리안에게 굉장히 위협적인 검격을 날렸었고.

콰쾅―!

빠직―!

마력구들이 갑옷을 스치고 지나가는 경우는 있었지만 정타는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

아벨은 몸에 마력구를 맞아도 정타만 아니라면 과감하게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속도를 살려 단탈리안에게 검격을 날렸었다. 덕분에 점점 아벨의 갑옷은 넝마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만 더 시간을 끌면 마고스가 나타날 것이기에.

“제기라알―!!”

단탈리안은 아벨의 계획대로 점점 초조해하고 있었는데, 이유는 결코 갑옷을 넝마로 만들 정도의 타격으로는 아벨에게 실질적인 피해는 입히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엄청난 마력을 뿜어내는 누군가가 무서운 속도로 이곳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것도 느끼고 있었고 말이다.

그 마력의 세기가 자신의 힘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복합적인 이유로 단탈리안은 악에 받쳐 소리친다.

“그렇다면 이것도 막아봐라!”

이번엔 그 검은 공들을 하나로 뭉치더니.

웅웅웅웅웅웅―!

굉장히 위협적인 굉음이 공동 내부를 울렸다.

휘익―

아벨은 기다려주지 않고 검을 휘두르지만, 이번만큼은 단탈리안도 사생결단이라 그런지 아벨의 검격을 피하지 않고 받아낸다.

콰콰콰쾅―!

촤아아아악―!

“크아아아악―!”

정확히 배를 가를 생각으로 휘둘렀었다.

‘7성으론 부족한가 보군.’

그래서 피와 내장이 쏟아짐에도, 비명을 질러댐에도 단탈리안은 아벨의 검격을 피하지 않은 것에 관한 결과를 얻어낸다.

우웅웅웅웅웅웅웅웅―!!

모든 힘을 쥐어짠 듯한 거대한 마력구가 완성된 것이었다.

그 완성된 거대한 마력구로 아벨을 공격한다.

“훗― 원기옥이냐?”

“죽어!!”

구오오오오오오―!

위잉―!

로디아가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력장벽을 만들어 준다.

“마족의 헛소리에 넘어가지 말아요! 여기서 살아서 나가려면 우리가 저하를 도와야 해요!”

로디아의 말이 맞았다.

어찌 됐든 같이 힘을 모아 저 마족을 이겨야만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었다.

“어, 어!”

그래서 나딤도 아벨에게 뒤늦게 마력장벽을 만들어 줬다.

쾅―!

쩌쩌저저적―!

하지만 마력장벽들은 마력구에 닿자마자 허무하리만큼 손쉽게 파괴돼 사라져 버렸다.

“……?!”

아벨은 애초에 마력장벽들을 믿지 않았었는데, 충격받은 조원들과는 달리 무심한 얼굴로 검은 마력구를 아래서 위로 쳐올리며 궤적을 바꾸려고 했다.

기기기기기기―!

파지지지지직―!

눈살을 찌푸릴 엄청난 스파크와 굉음과 함께 충격파가 아벨을 밀어냈다.

하지만 아벨의 정교한 검격으로 가까스로 마력구의 궤적을 아주 조금이나마 트는 데 성공한다.

콰콰콰콰콰쾅―!

아무도 없는 땅에 처박힌 마력구 덕분에 던전이 무너질 듯이 뒤흔들린다.

“제기랄! 저 빌어먹을 새끼가!”

그때 아벨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대신 대답한다.

“어디 마족 따위가 감히.”

“교수님!”

토마스의 외침과 동시에 마고스의 서늘한 은빛 오러가 단탈리안을 덮치고 있었다.

월광참검月光慘劍

제1식

참월斬月

서걱―!

콰콰콰콰콰쾅―!

11성 정점에 오른 검사의 비기였다.

71위 마족 따위가 결단코 막아낼 수 없던 것이었다.

단 일격에 혼이 잘려 사라져 간다.

사라지면서도 역시 악역답게 한마디 말을 꼭 남긴다.

“로디아! 저놈은 너를 배신― 크아아아아악! ”

서걱―!

단탈리안은 말을 끝맺지 못했었는데, 마고스의 이어지는 검격에 고통을 울부짖으며 완전히 소멸하고 만 것이었다.

완전히 소멸되자 아벨의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마족 서열 71위 단탈리안 소멸. 남은 마족 수 71/72』

‘이런 식이었군.’

확실히 알아보기 편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어서 빠져나가야겠어.’

구구구구―!

콰콰콰콰콰―!

단탈리안이 만든 8성 전력의 마력구와 마고스의 비기가 던전에 데미지를 입힌 상황이었다.

거기다가 단탈리안이 소멸하며 사악한 기운이 일순간 엄청난 충격파를 만들어내어 그 기운이 던전 내부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었고 말이다.

후두두둑―!

던전이 무너지고 있었다.

천장의 돌들이 떨어지고 사방에서 먼지들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마고스가 아벨에게 말한다.

“일단 탈출하시지요.”

“알겠습니다.”

탓―!

땅을 박차고 무너져 내리는 던전을 빠져나갔다.

단탈리안 덕분에 로디아의 조만 늦은 것이지 나머지 조들은 이미 다 빠져나간 뒤였다.

* * *

과과과과과과―!

“무슨 일 생긴 거 아냐?!”

다들 던전이 무너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케이는 초조한지 입술을 깨물며 무너져 내리는 던전을 바라보았다.

나오자마자 던전에 다시 들어가려고 했었다.

지산과 카시드의 필사적인 방해만 없었다면 말이다.

“나온다!”

누군가의 외침처럼 먼지가 풀풀 풍겨 나오던 던전의 출입구에서 토마스부터 시작해서 발레리아, 나딤, 로디아, 그리고 아벨과 마고스가 빠져나왔다.

“헉―! 헉―! 헉―! 헉―!”

다들 굉장히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반면 아벨과 마고스는 전혀 힘든 기색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다들 너무 놀란 상황이었기에 그런 세세한 것까지 눈여겨보지 않았었다.

‘배신이라.’

마고스는 지나치게 평온한 아벨을 바라보며 단탈리안이 마지막에 내뱉은 그 말을 떠올렸다.

배신.

단탈리안이 내뱉은 단어였다.

‘괜히 한 번 더 베었나.’

뒤에 이어지는 말이 있었던 거 같았는데, 분명 그놈이 앞에 내뱉은 말은 ‘배신’이었다.

‘저 아이에게 하는 말 같은데.’

마고스는 복잡한 얼굴의 로디아를 바라본다.

‘나중에 물어보면 알겠지. 그것보다 확실히 힘을 숨기고 있었군.’

느껴졌던 마력이 6성을 가볍게 상회했었다.

우선 아벨을 포함한 학생 한 명, 한 명 모두와 이야기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마고스가 여러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막 나온 이들에게로 학생들이 몰려왔다.

지산이 놀란 얼굴로 로디아에게 물었다.

“로디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순간 이목이 모두 로디아에게로 쏠렸다.

“그게―”

로디아가 대답하기 전 마고스가 선수를 친다.

“그만. 별일 아니다. 우선 모두 루드스로 복귀한다. 복귀 후 로디아의 조는 나를 따라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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