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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SSS랭크로 귀환한 사연-5화 (5/200)

내가 SSS랭크로 귀환한 사연 5화

“도착했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최상층에 도착하자 보이는 풍경은 내 생각보다 휑했다.

비서들로 보이는 몇 명이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었지만 긴 복도의 끝에 커다란 문 하나만 덜렁 있었으니 말이다.

“헉…… 그 SSS급……?”

“쉿, 무려 그 [진]이래.”

안내해 주는 대로 복도를 걷는데 중간에 있던 비서들이 책상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경악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그래, 내가 그 진이다!

이제는 짧은 사이에 하도 겪어 익숙해진 눈빛들을 덤덤히 받아 내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표정을 굳히고 정면만을 응시하며 걸어갔다.

“협회장님, 박신우입니다.”

“들어오세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바로 대답이 들려왔고, 박신우는 척 봐도 무거워 보이는 커다란 문을 열어 주며 조심스럽게 나를 쳐다봤다.

“저는 밖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끄덕-

딱히 대답해 줄 만한 말은 아니기 때문에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박신우는 황급히 뒤돌아 갔다.

아마 밑에 있는 기자들이며 헌터들에게 설명할 말들이 한 바가지겠지.

공무원들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에 치여 사는구나.

피로에 잔뜩 찌들어 보이는 박신우의 뒷모습은 내가 왕이었던 시절과 겹쳐 보였다.

어딜 가나 공무는 피곤한 일이지.

“허허…… 반갑습니다, 진 님. 여기 앉으시지요.”

협회장실에 들어가자 희끗한 머리가 잘 어울리는 노년의 신사가 나를 맞이했다.

격식 차린 정장을 구김 하나 없이 입고 있는 모습이 사람 좋게 웃으며 반기고 있지만 영 꼬장꼬장해 보인다.

“마실 것 좀 드리겠습니다. 녹차로 하겠습니까? 아니면 커피 괜찮으신지요.”

“……샷 많이 넣어서. 진하게. 많이.”

말없이 안내받은 소파에 털썩 앉자마자 오늘 들은 말 중에 제일 듣기 좋은 말을 꺼내 왔다.

커피…… 커피라 하면 회사 다닐 때 질리도록 아침마다 빨아 댔던 그것 말인가!?

자동차에 기름을 넣듯이 대다수의 회사원에겐 커피를 주입해야 조금이라도 사람다운 몰골이 되는 법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카페인 중독자 중 한 명이었다.

나라에서 허락한 마약, 직장인들의 필수품 니코틴, 알코올, 카페인…….

이세계로 넘어간 한국인이라도 김치와 쌀밥, 삼겹살 등등을 포기 못하는 법이었다.

나 역시 혈관 속에 피 대신 김칫국물이 흐르는 찐또배기 한국인이었기에 아스티란에 적응하자마자 느글거리는 양식 대신 한식을 찾아 헤맸다.

K-판타지 세계관에서 차용했는지 아스티란에는 대부분의 음식 재료가 있었고.

나는 다년간의 자취 실력으로 다져진 솜씨로 무수히 많은 한식을 만들어 먹었다.

특히나 자신 있는 건 김치로, 50년쯤 지나자 이제는 한국의 웬만한 김치 명인 뺨치게 맛깔나는 김치를 만들 수 있었고.

왕 같은 거 하지 마시고 식당 하나 차려 주시면 안 되겠냐는 말도 제법 들었지.

사실 지금 내 인벤토리에도 마왕을 처치하기 위해 마계로 가는 준비를 할 때 김장해 놓았던 김치 항아리가 종류별로 보관되어 있었다.

‘지금쯤 맛있게 딱 익었을 텐데…….’

하여간 그 정도로 한국에서 먹던 온갖 음식들을 찾아 재현해 냈지만 정말로 이상하게도 도통 커피콩만은 찾을 수 없었다.

정무에 시달릴 때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얼마나 마시고 싶었는지 모른다.

어쩔 수 없이 울면서 같은 카페인 계열인 홍차를 물처럼 마셨지만 커피가 미친 듯이 생각나서 이를 아득바득 갈았었다.

그런 세월이 300여 년, 무려 지금 내 눈앞에서 커피를 대접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눈 밑까지 올라갈 것 같은 입꼬리를 간신히 부여잡았다.

기다려라, 내 몸뚱이야.

조금만 참으면 혀가 녹아 버릴 정도로 쓰디쓴 커피를 마실 수 있다.

“귀환자들은 대부분 돌아오자마자 커피를 그렇게 찾으시지요. 진 님도 마찬가지시겠군요. 특히나 다른 귀환자들의 배는 훨씬 넘는 시간 동안 그곳에 계셨으니…….”

싱긋 웃던 그는 손수 커피를 타 와 내 앞에 내려놓았다.

“커험…….”

속마음이 들킨 듯해 쪽팔려서 괜히 헛기침이 나온다.

“우선,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대한 각성자 협회의 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동식이라고 합니다. 진 님과 같은 아스티란에서 돌아온 귀환자입니다. 진 님이 주로 계시던 곳과는 멀리 떨어져 있던 왕국에서 지내 저를 모르시겠지만요.”

“귀환자…… 라고 하면 협회장님도 퀘스트 진행이 아닌, 죽어서 돌아오게 된 겁니까?”

예의범절의 나라, 한국인답게 연장자에 대한 예우를 갖추며 나름 공손한 태도로 질문하자 협회장은 잠깐 흠칫 놀랐다.

왜, 내가 예의 갖춰 존댓말을 할 줄 몰랐나 보지?

어쩌다 내 이미지가 이렇게 박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안하무인이다, 정도로 소문난 게 분명했다.

사실 방금 있었던 박민호와의 사건도 있어서 살짝 양심에 찔렸지만

앞으로의 사회생활을 계속 바닥에서 진행할 수는 없지.

“네, 맞습니다. 혹시, 진 님께서는…… 퀘스트를 모두 완료하시고 돌아오게 된 겁니까?”

“시스템이 계속해서 퀘스트를 주더니 마지막에 마왕을 처리하라고 하더군요. 마왕 처치 퀘스트를 끝내니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다며 돌아오게 됐습니다.”

“……과연.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 내면 지구로 돌아오는 퀘스트가 완료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로 대단한 업적이라면 용병왕이셨던 진 님밖에 클리어할 수 없었겠군요. 진 님을 제외한 지구에 돌아온 모든 귀환자는 사망하여 귀환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돌아온 귀환자는 미국에 있는 헌터로, 42일 정도 뒤에 돌아왔고요.”

42일이면 42년인가……?

그렇다면 채 반백 년도 있다 가지 않은 다른 플레이어들과 달리 나 혼자 화려한 원맨쇼를 하며 개똥밭 같은 곳에서 굴러다녔다는 거다.

그동안 했던 개고생들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허허허. 뭐, 설명은 여기까지 드리고, 오늘은 커피나 한잔하시며 헌터 등록만 마치시고 돌아가시죠. 협회로서도 SSS급인 만큼 드릴 말씀도, 제안도 정말 많지만 기다리고 계시는 손님들이 줄을 서 계시는 것 같군요. 자세한 건 매뉴얼을 보시면 거의 나와 있을 테니까요.”

“뭐, 그럽시다.”

손님이라면 역시 저 문밖에서 와글와글 유치원생마냥 모여 있는 헌터 무리겠지.

아까부터 협회실로 오는 복도 쪽에서 열 몇 명의 인기척이 우르르 느껴지더니, 지금은 자기들이 거기 있다는 것을 알려 주듯 큰소리로 떠들기까지 했다.

이 문, 방음도 잘되는 것 같은데 들리는 거면 얼마나 시끄럽게 말하고 있는 거야…….

“아악! 밀지 마요!”

“홍현민 헌터!! 문틈으로 뭐 좀 보여요?”

“이 망할 노친네!! 무슨 보안이 이렇게 철저해!! 틈이 있긴커녕 뭐라고 하는지 잘 안 들려!”

그래도 나름 길드장이니 뭐니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1랭크 채널 국내 최정상의 헌터들이라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영…….

나는 대한민국 헌터계의 어두침침한 미래에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뭐가 좀 들리지도 않……!

와당탕탕!

문을 당겨서 열어 버렸기 때문에 귀를 잔뜩 기울인 채 문에 따개비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던 헌터들이 와르르 쏟아졌다.

그 와중에 몸 꽤 쓰는 물리 계열 헌터들은 엉거주춤이나마 균형을 잡고 다행히 볼썽사나운 꼴은 면했는데.

마법사 계열들은 하나같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콰당 소리를 내며 바닥에 붙어 있었다.

“악!! 으억……!

“드디어 나오셨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모여 있는지 내심 궁금해졌다.

목적이 나 자체인 것은 분명한데, 다들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어버버거렸다.

“……용건은?”

……꿀꺽.

하도 말을 안 꺼내길래 답답한 나머지 좌중을 훑으며 말을 내뱉자 헌터들이 서로의 눈치를 슬쩍 본다.

“안녕하세요! 진 님! 저는 싸울아비 길드의 부길드장입니다! 여기 명함……! 언제 한번 길드에 찾아와 주세요!”

“한국 마탑 지부장 김상수입니다!! 닉네임 마탑대표요! 제 명함도 받아 주세요! 명성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뵙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저…… 저는 아스티란에 계실 때 지부장님 돌아가신 뒤 이어서 마탑장 했던 신연주입니다……!! 꺄아아아! 용병대 하실 때 한번 뵙고 싶었는데 의뢰만 해 주시고 직접 보는 건 처음이네요……! 어떻게 해! 떨려……!”

조용했던 사람들이 물 만난 생선처럼 펄떡거리며 와다다 말을 시작했다.

아니, 한 명씩 좀 말하지.

경매장처럼 저요! 저요!! 외쳐 대는 헌터들 때문에 정신없어졌다.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 우선 헌터 등록부터 하러 가시죠.”

이상하게 아까보다 훨씬 초췌해진 박신우가 등장했다.

표정은 굳어 있었지만 눈에는 어서 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하고 싶다는 공무원의 애환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 모습에 짠해져 어서 가자는 눈빛을 보냈다.

잠시간의 눈빛 교환이 끝나고, 박신우는 푸욱 한숨을 쉬더니 엘리베이터 쪽으로 다시 걸어갔다.

“헌터 등록은 지하에서 하게 됩니다. 그리고 등록을 마치시면 정식으로 시스템상에 랭킹이 표시되게 됩니다. 그리고 즉시, 전 세계가 진 님의 등장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 등록이라는 건 그냥 서류 작성이 아니었습니까?”

“등록증을 만들어 드리는 서류도 서류지만…… 등록 마석을 통해 진행하게 됩니다. 자세한 건 가시면 바로 알게 되실 겁니다.”

어차피 할 등록이면 바로 가는 게 좋겠지.

“……후.”

등록한다는 소리에 구경하던 헌터들도 다시 왁자지껄 시끄러워졌다.

‘아까부터 쫑알쫑알 시끄럽네.’

물론 아무런 시선을 받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 정도로 소란스러울 줄은.

올 때마다 이럴 거면 다시는 협회에 오고 싶지 않았다.

발걸음을 재촉해 빠르게 지하에 있다는 등록 마석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천장이 높고 널찍한 지하에는 기둥들만 몇 개 있을 뿐 허전하기 짝이 없는 원룸의 형태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등록 마석이라고 불린 커다란 푸른 마석이 우두커니 있었다.

복잡한 상황은 피하고 싶은지 이미 대부분의 사람은 물린 상태로 보였다.

그래서 이거, 이제 어떻게 하라는 건데?

나는 박신우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저 손을 가져다 대시면 됩니다.”

“생각보다 간단한데.”

“시스템의 영향을 받고 있는, 현대 과학으로 파악할 수 없는 물체이니까요. 모든 귀환자와 각성자는 등록 마석과 접촉하면 그 즉시 랭크 보드에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한 번 등록하면 더 이상 이곳에 올 일은 없으실 겁니다.”

협회 따윈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다는 기색이 보였나 보다.

박신우가 내 마음에 들어갔다 온 듯한 설명을 빠르게 하며 뒤로 물러났다.

“흠……. 등록 마석이라.”

손을 갖다 대란 말이지.

어서 강준하와 못다 한 회포나 풀고 싶다.

귀찮은 일을 어서 끝내려고 빠른 걸음으로 등록 마석에 다가갔다.

아까 최상층에서 보았던 헌터들이 어느새 모여 있었다.

정작 등록하는 건 나인데 본인들이 더 긴장하는 듯했다.

그나저나 가까이서 보니까 더 거대한데……. 웬만한 건물 2층 높이는 될 듯한 거대한 마석에서 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마력이 느껴졌다.

아무리 나라도 꽤 강력한 기운을 가진 마석 앞에서는 약간 긴장이 된다.

‘생각보다 마력량이 상당한데…….’

마력이 너무 강해서 긴장되는 게 아니라, 실수로 이거 터트리기라도 하면 분명 서울을 포함하여 한국의 국토 절반이 핵이라도 맞은 듯 한순간에 날아갈 게 뻔했다.

이런 위험한 걸 별다른 보호 장치 없이 두다니…….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진 자가 마음먹고 파괴하려고 들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협회에서 알고나 있는 건가?

나 정도의 힘을 가진 자가 아니면 함부로 없애긴 힘들겠지만 혹시, 라는 상황은 항상 존재한다.

방심은 항상 사건, 사고를 부르는 법이었다.

‘뭐, 알아서 어련히 잘 관리하고 있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잠시 하고 곧바로 손을 가져다 대었다.

손만 대면 된다더니 뭐 아무렇지도 않……?

“크윽……!?”

마력을 방출하는 마석이 아니라 흡입하는 마석이었어!?

그제야 아무리 거대하다지만 지나치리만큼 강대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마석이 이해가 갔다.

이런 식으로 수백, 수천 명의 마력을 흡수했던 것이다.

마석에 접촉하자마자 즉시 엄청난 마력이 빨려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더니 시간이 천천히 멈추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실제로 시간이 멈췄다.

당황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나를 구경하던 헌터들의 모습이 정지된 상태였다.

누가 봐도 강력한 누군가가 개입한 상황.

시간 정지 마법은 드래곤조차 쉽게 펼칠 수 없을 정도의 고대 마법일 텐데…….

젠장,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진.]

“……!!”

[진…… 플레이어…… 돌아왔군요…….]

귓가에 갑작스레 들리는 기계음.

사람은 도저히 낼 수 없는 소리로 나를 누군가가 불렀다.

그것은 익히 들어왔던, 시스템의 소리였다.

[부디…… <검은 탑>을…… @! #$을 부탁합…….]

‘뭘? 뭘 부탁한다는 거지?’

뒷말이 궁금했지만 그 말을 끝으로 알 수 없는 말만 웅얼거리는 시스템.

곧 마석에 빨려 들어가던 마력의 흡수 속도가 점점 줄어 갔다.

더 이상 이상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를 둘러싸고 일어난 모든 일이 이해할 수 없어 산전수전 다 겪은 나조차 몹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야!!”

목청껏 외쳐 보았지만 이제 의문의 목소리는 할 말을 다 했는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그리고 곧 멈춰 있던 시간도 다시 흘러가는 듯 주변에 생동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헌터들은 여전히 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구경하고 있을 뿐이었다.

오직 나만이 시간 정지 마법을 느낀 듯했다.

‘……분명 <검은 탑>이라고 했다.’

알 수 없는 시스템의 목소리가 말한 내용에는 탑이 등장했다.

오자마자 받은 <검은 탑> 퀘스트만 해도 깨고 싶지 않지만 억지로 수락했는데, 시스템은 빨리 탑 공략을 시작하라는 듯 한 번 더 강조했다.

모든 운명이 나를 <검은 탑>이라고 불리는 그곳으로 부르는 듯했다.

대체 시스템은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걸까.

머리가 아파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더 이상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판단되어 헛짓거리는 그만두고 마석에서 손을 떼었다.

마력이 상당히 빠져나간 것 같은데 대체 얼마나 마력을 처먹은 거야, 이 돼지 같은 마석은?

이 정도라면 9클래스 마법사가 메테오 두어 방은 날릴 수 있을 정도였다.

우우웅-

등록 마석이 푸른빛을 내며 훌륭한 식사를 했다는 듯이 작게 진동했다.

자동차에 주유하는 기분이다.

사장님! 만땅이요! 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닉네임 진, 랭킹 보드에 등록합니다.]

[월드 랭킹

1위: 진 New!

2위: 길리안 ▼1

3위: 화영 ▼1

4위: 김동식 ▼1

5위: 쟝 로티에르▼1

6위: 다케시▼1

7위: 란 ▼1

8위: 카츠키 ▼1

…….]

[국내 랭킹

1위: 진 New!

2위: 김동식 ▼1

3위: 강준하 ▼1

4위: 영원 ▼1

5위: 초코짱 ▼1

6위: 홍 ▼1

7위: 마탑대표 ▼1

8위: 가을하늘 ▼1

9위: 초록빛 ▼1

10위: 혜라 ▼1

…….]

“……정말 1위네.”

“도저히 바뀔 것 같지 않았던 1위가 바뀌다니. 그것도 우리나라 헌터로…….”

국내, 월드 랭킹 모두 1위.

주변을 감싸고 있던 헌터들의 입이 떡 벌어진다.

예상과 다르지 않은 결과여서 그닥 놀랍진 않았지만 다른 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진 님, 축하드립니다.”

“그래, 고맙다.”

다른 헌터들이 랭킹 보드에 가까이 가며 정신없이 구경하는 사이 강준하가 나에게 다가와 축하의 말을 건넨다.

랭킹 1위를 한 것에 대한 축하일 테지만 나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였다.

지구로 돌아왔다는 축하.

나는 말없이 시스템창에 띄워진 랭킹 보드를 계속 쳐다보았다.

[1위: 진 New!]

내 이름이 새겨져 있는 시스템창에 이제 정말로 지구에 소속되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기쁨을 참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드디어.”

드디어 돌아왔다. 지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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