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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SSS랭크로 귀환한 사연-1화 (1/200)

내가 SSS랭크로 귀환한 사연 1화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중소기업에서 아등바등 애쓰는.

미래에는 그래도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남들과 별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가고 싶은.

30대의 일반적인 대리였을 뿐이다.

그날도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주말 출근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을 기점으로 내 세상은 뒤집혔다.

여긴 어디야……?

내가 눈뜬 곳은 허허벌판 초원이었다.

[반갑습니다. 지구-아시아 채널 플레이어님. 저는 앞으로 당신과 함께하게 될 도우미, 시스템입니다.

당신은 선택받은 인원 중 한 명입니다.

플레이어님께서는 게임의 룰에 따라 위대한 ‘업적’을 쌓고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퀘스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1. 아스티란 세계에서 살아남기: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퀘스트 1 진행

2. 아스티란에서 위대한 ‘업적’ 퀘스트 진행: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퀘스트 2 진행

3. ‘업적’ 완료 후 ×××××: 지×로 돌×××××퀘스트 3 진행

4. 위×한 ‘×적’ ×× ×: ××× ×××××× ××× 4 ××

아×× 쌓×× 없× ‘×ב: ××× ×××××× ××× 4 ××

사망× ××× ××× 돌××× ×××.]

“으아악!! 이게 무슨 미친 상황이야!!”

이름 모를 들풀이 넓게 펼쳐져 있는 초원 앞에서, 나는 그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 * *

20××년

갑자기 대한민국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거대한 검은 탑이 생겨났다.

모두가 이름조차 알 수 없어 그저 <검은 탑>이라고 부를 뿐이었다.

심지어 그 <검은 탑>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 주요 도시에 출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묵빛의 탑 형태를 한 채 고고하게 인간들을 내려다보는 듯한 그것.

비행기 등으로 고도를 높여 접근해 보아도 알 수 없는 구름으로 휩싸여 있어 사람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대체 저것이 무엇인가 사람들 나름대로 머리를 쥐어짜고 있을 때.

그때.

[안녕하세요, 지구인 여러분.]이라는 글씨가 모든 사람의 눈앞에 등장했다.

하늘에서의 탐사는 포기하고 지상에 있는, 탑의 입구로 보이는 곳에 접근하였지만 문으로 보이는 곳은 굳게 닫혀 있었고, [유저 데이터 동기화 중.]이라는 문장만이 탑 벽면에 새겨져 있었다.

“뉴스 속보입니다. <검은 탑>이라 불리는 탑의 출현과 함께 수백 명이 단체로 실종되었습니다. 정부는 해당 실종 사건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임을 밝혀…….”

사람들은 전대미문의 실종 사건에 공포에 휩싸였다.

전 세계적으론 수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모두 한날한시, 초 단위까지 같은 시간에 사라지는 일은 그야말로 세상이 망할 징조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루 뒤, 최초의 <헌터>가 실종되었던 바로 그 자리에서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나는 다른 차원의 대륙에서 1년을 있었습니다.”

그의 말에 모두가 깜짝 놀랄 때 세계 곳곳에서 실종되었던 다른 사람들도 비주기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귀환자로 불렸다.

42일 뒤에 마지막 헌터가 돌아왔고, 이후로 더 이상의 귀환자는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헌터와 <검은 탑>의 조사로 한참 세계가 들썩일 때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일명 [게이트]라는 것이 생성되었다.

게이트에는 제한 시간이 있었고, 시간이 지난 후에는 총기로도 제거할 수 없는 몬스터가 쏟아져 나왔다.

그것을 처리할 수 있는 존재는 헌터뿐.

이제는 헌터의 세상이 되었다.

* * *

“……허, ×발.”

내가 이 세상으로 온 지 300년이 지났다.

아니, 300년 뒤로 정확한 날은 센 적 없으니 310년인가…… 아 대충 그 정도 되었나.

5년 정도 지났을 때 늙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말로 괴물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좌절했을 때도 있었지.

하지만 모든 것을 포기하기엔 그 × 같은 중소기업도 버텨 온 나였다.

‘반드시 돌아가리라.’

물론 지구로 다시 가도 헬조선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이곳, 아스티란이라 불리는 이세계의 대륙은 더한 지옥이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목숨을 위협받는 일이 비일비재로 일어나진 않았으니까.

[아스티란을 위협하는 마왕을 제거하세요.]

‘아니, ×발 그래서 이건 어떻게 잡으라는 건데!?’

나는 메시지를 보며 마음속으로 쌍욕을 날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곳에 온 첫날 내 눈에 띈 퀘스트로 일명 업적이라는 것을 쌓으면 다시 내가 살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생긴 토끼 잡는 퀘스트부터 시작하여 점점 난이도가 올라가는 퀘스트를 진행했었다.

마지막엔 내 한계를 시험하는 퀘스트까지 등장했다.

그동안 이 아스티란이라는 곳에서 모험가도 됐다가, 용병 길드장이 되고, 용병왕이 됐다가, 나라를 재건하는 퀘스트도 진행하고, 나라를 재건했더니 대륙 통일도 하고, 이제는…….

“마왕?? 장난하냐? 이게 무슨 흔해 빠진 구닥다리 게임 스토리냐…….”

“무슨 말씀인진 모르겠습니다만! 왕이시여! 집중하소서!”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현재는 저 거지 같은 퀘스트를 깨기 위해 마계까지 쳐들어가 마왕성에 진입하고 있었다.

처음 마왕 토벌 퀘스트를 받았을 때는 그래도 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아스티란 대륙에서 가장 강하다고 일컬어지는 나였으니까.

하지만 이 퀘스트의 난이도를 올려 주는 복병이 존재했으니…….

“대체 왜 여기까지 따라온 거야!?”

홀로 이곳에 떨어진 게 죄지.

수백 년 동안 대륙의 온갖 던전과 전쟁터를 전전하던 나는 외로움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에게 온갖 배신을 당했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지며 사람들에게 정을 주었던 결과는.

바로 뒤치다꺼리.

“이제는 제발 부탁이다. 그냥 가라고……!”

“왕이시여!! 대륙을 위협하는 마왕을 처치하는 데 힘이 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목숨을 잃어도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죽음까지 함께하겠습니다!”

300년이 넘게 검만 휘둘러 온 나보다 약한 동료들에게 외쳤지만 이놈의 망할 동료들은 내 말을 듣지도 않는다.

내가 운은 더럽게 없지만 인망은 있네…… 가 아니고.

아무리 좋게 생각해 보려 해도 이 녀석들은 정말 놀랄 만큼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크하하하하!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 인간의 왕이여!”

“웃음소리니, 멘트니 정말 고전적이다……. 예상을 빗나가는 법이 없네…….”

“인간의 왕이여!! 여기까지다!”

마왕의 정석이 저런 것일까 싶을 정도로 상투적인 마왕, 그리고 그 마왕을 처치하는 용사라면 이런 동료쯤은 있어야지, 라고 외치는 듯 판에 박힌 동료들.

고전 게임의 용사가 된 듯한 이 상황에 이젠 모든 것이 지쳐 온다…….

그래도 이 정도 난이도의 퀘스트라면 시스템이 말한 [업적]이라는 것이 달성되겠지?

모든 희망은 마왕 처치에 달려 있기에 나는 필사적으로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크아아아악!”

“특별한 대사를 칠 거 아니면 이제 좀 죽자!”

나는 마왕과의 혈투 끝에 그동안 갈고닦은 스탯과 기술로 결투의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그런데.

“크윽…… 여기까진가…….”

“그래, 여기까지다! 제발 좀 지구로 돌아가자!”

“하지만 마지막은 함께할 것이다!!”

갑자기 여태까지 그럭저럭 상대할 만하다고 생각하던 마왕의 기운이 거세졌다.

어느 정도 자신할 만한 힘을 가진 뒤로는 긴장되는 법이 없었는데, 이상하리만큼 강한 마기에 나도 모르게 무기를 쥔 손에 땀이 차오른다.

“마지막이다!!”

“안 돼!! 왕이시여!!”

몸으로 마기를 막으려는 동료, 그리고 빌어먹게도 그걸 마냥 지켜볼 수는 없는 나.

답은 하나였다.

“비켜!”

사람이 착하면 손해를 본다더니…….

마지막 힘을 쏟고 천천히 쓰러지는 마왕과 경악한 동료들의 얼굴이 보인다.

‘하, 이 짓도 끝…… 난 건가…….’

망할 아스티란.

끝까지 뭐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법이 없구나.

하지만 이 고통이 사라지면 더 이상은 피곤한 일, 힘든 일도 함께 없어지겠지.

항상 이 악물고 버텨 왔던지라 이제는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졌다.

“안 돼!!”

“제발……!! 안 돼요!! 이렇게는…… 아닌 거잖아……!!”

눈물범벅으로 엉망이 된 동료들이 나를 향해 뛰어온다.

‘그러니까 내 말…… 듣…… 지…….’

나는 모든 마기를 정면으로 받아 버린 뒤로 정신을 잃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축하…… 위대한 업적…….]

귓가에 울리는 익숙한 시스템 소리.

죽어서까지도 나를 괴롭히려는 건가, 이 시스템은.

나는 이제 좀 쉬고 싶다고…… 응?

잠깐.

‘뭔가 이상한데?’

따듯한 공기를 느끼며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나를 반긴 건 300여 년 전에 출근을 바쁘게 준비하고 있던 작은 원룸이었다.

“여긴……?”

너무 오래전에 머물렀던 원룸이기에 잠시 인지 부조화가 왔다.

“마왕은 어디 가고……? 꿈이었나……?”

나도 모르게 생생한 꿈을 꾼 것이라고 생각해 버렸다.

그래, 일어나면 나는 또다시 개 같은 아스티란에서 개같이 굴러다니겠지.

지구를 돌아오는 꿈은 정말 오랜만에 꾸는…….

“꿈일 리가 없지!!”

마지막으로 마왕을 상대하던 장면이 생생하다.

야근과 철야에 찌들었던 대리의 체력이라고 생각하기엔 아스티란에 있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넘쳐 나는 힘이 내 안에 그대로임이 느껴졌다.

이 상황을 확실히 하고 싶어 그동안 무수히 불러왔던 시스템창을 불러 보았다.

“상태창.”

레벨: 999

직업: 아스티란의 *[email protected]

칭호: !? @#!

생명력: 99#@%^&

마나: #%35$*

힘: $! 9

체력: $%9

지혜: *!3

민첩: *$9

행운: #@#

내가 300년 넘게 내내 불러왔던 상태창도 그대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레벨을 제외하곤 모든 글씨가 깨져 있었다.

불친절하기 짝이 없는 시스템이 저렇게 되는 거야 한두 번도 아닌지라 익숙했다.

시스템도 그대로고…… 지금 이 상황은 뭔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 계속 멍하니 있는데, 내가 출근을 준비하기 전에 틀어 놓았던 TV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의 뉴스를 틀어 대고 있었다.

“속보입니다. 국내의 <검은 탑>에 SSS급 헌터가 나타났다고 등록되었습니다. 등록 마석을 거치지 않아 정확한 랭크는 표시되지 않았지만 월드 랭크 1위로 알려진 미국의 길리안 헌터가 SS랭크임을 감안하면…….”

[김진 님, SSS등급 랭크에 등록되었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1랭크 채널, 월드 1랭크 채널 채팅창에서 참여가 가능합니다!]

[등록 ID를 입력해 주세요.]

“이게 무슨 소리야?”

[이게무슨소리야로 등록하시겠습니까?]

“아니, 이게 무슨 소리냐니까!!”

난 한국인 종특인 아니시레이팅으로 이 얼토당토않은 시스템창과 지구의 첫 대화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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