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결전-7
악마들을 한창 막고 있던 경찰과 군인, 그리고 학생들을 포함한 플레이어들까지.
“키엑! 키에엑!”
“뭐, 뭐야. 저놈들 갑자기 왜 저래?”
그들은 갑작스럽게 발생한 현상에 주춤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 많던 악마들이 순식간에 먼지가 되어 허공으로 올라갔다.
“저건!”
마기로 포탈을 막고 있던 진원의 눈이 커졌다.
“다들 여기서 최대한 멀어져! 빨리!”
“예? 예!”
진원이 온 힘을 다해 크게 외쳤고, 근처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재빠르게 도망치기 시작했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딱 보면 알 수 있었다.
스스스.
‘진짜로 왔다 이거지.’
한 곳에 응축되는 기분 나쁜 기운.
자신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저 소름 끼치고 더러운 느낌.
세라핌이 나타날 징조라는 것을.
“주군, 명령을.”
“진원.”
“지배자님!”
“크이!”
진원은 서둘러 소환수들을 불러들이고, 마기를 끌어 올려 세라핌을 속박할 준비를 했다.
붉은 늑대와 메시아, 소환수들.
그리고 콩콩이까지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명령을 기다렸다.
‘일단 저놈을 최대한 사람이 없는 곳으로 끌고 가야 한다.’
생각대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안 되면 시작부터 기괴한 시계를 사용하는 수밖에.
[고작 실험체들이 나를 귀찮게 만들다니!]
잠시 후, 하늘이 시꺼멓게 물들며 세라핌이 출현했다.
검게 물든 네 쌍의 날개와 피부.
놈은 고위 천사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다량의 마기를 품고 있었다.
[김진원! 네놈의 몸을 차지하면 이 행성을… 큭!]
검은 안광을 빛내던 세라핌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진원이 마기로 만든 목줄에 속박당했다.
‘뭐지? 이놈, 생각보다 약한데?’
시계에 마기를 집어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저거 하나에 힘을 못 쓴다고?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진원은 그 상태로 긴장을 놓치지 않고, 인기척이 없는 장소를 향해 달렸다.
세라핌은 어떻게든 저항해 보려고 했지만, 진원의 말도 안 되는 힘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갔다.
[큭! 이게 왜 이러는 거냐! 위그드라실!]
놈은 팔을 휘적거리며 위그드라실을 제어하려고 했지만, 이미 악마들을 잔뜩 흡수한 상태.
위그드라실은 세라핌을 몬스터나 다름없다고 인식해, 완강히 거부했다.
[실험체 놈이! 고위 천사인 나를 능욕하다니!]
“닥치고 그냥 따라와.”
세라핌의 갈라진 목소리가 크게 울렸지만, 진원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더욱 속도를 높였다.
“저, 저건 또 뭐야! 실험체는 또 무슨 말이야?”
신혜진은 크기만 10미터가 되는 듯한 몬스터를 보며 경악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몬스터 한 마리.
거기다 지금껏 상대했던 몬스터와는 차원이 다른 강함이 느껴졌다.
지구에 종말이 온다면 이런 느낌일까?
“형! 우리도 형을 도와주러 가야 해요!”
빠르게 상황파악을 끝낸 최은식이 진원이 달려간 방향을 따라가려 했다.
“안 돼요! 이 주위에 일반인들부터 대피시켜야 해요!”
손하윤은 진원이 일부러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갔으니, 지금 바로 남은 사람들을 챙겨야 한다고 대답했다.
“큭! 형! 빨리 끝내고 도와주러 가겠습니다!”
* * *
진원이 세라핌을 끌고 간 곳은 북한에서도 사람이 살지 않는 외진 곳이었다.
던전 브레이크로 인해 몬스터들이 들끓는 지역.
수년 동안 방치된 이 장소야말로, 세라핌을 처리하기에 적격인 위치였다.
“그런데 너 진짜 최종 보스 맞냐? 왜 이렇게 약해?”
힘을 좀 주긴 했는데, 아직도 저 속박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니.
저놈이 진짜 바알이 말한 세라핌이 맞긴 한 건가?
[벌레 같은 인가안! 이제 다 필요 없다!]
세라핌은 진원의 계속되는 무시에, 모든 힘을 방출했다.
실험체가 자신을 깔보는 그 시선 하나에, 반쯤 잡고 있던 이성을 놓아버린 것이다.
스스스스.
“다들 긴장하고 준비해!”
진원은 놈의 시뻘건 마기가 일렁이는 것을 보며, 소환수들을 뒤쪽으로 배치했다.
[크아아악!]
거친 괴성과 함께, 마기를 힘껏 머금은 세라핌이 돌진해 왔다.
진원은 온몸에 마기를 끌어 올린 뒤, 묠니르에도 마기를 씌워 맞받아쳤다.
쿠웅!
검은 마기와 붉은 마기의 충돌.
둘은 한동안 숨도 쉬지 않고 난타전을 벌였다.
쿠웅! 쿵!
이어지는 무식한 육탄전.
“큭…….”
힘 쪽은 세라핌이 우세했다.
“이 새끼가!”
“주군!”
“진원!”
무식하게 진원을 밀어붙이던 세라핌은 소환수들의 견제에 뒤로 빠졌다.
[크와아아아!]
놈은 소환수들을 향해 방해하지 말라는 듯 울부짖고, 붉은 마기로 거대한 벽을 만들어 접근을 차단했다.
“뭔 짓을 하나 했더니.”
진원은 뒤편에 세워진 두꺼운 벽을 보며 피식 웃었다.
나랑 일대일로 싸우고 싶다 이거냐?
그런데 그렇게 해줄 필요는 없지.
“이 정도는 10퍼센트로 충분하지.”
진원은 왼손에 쥐고 있던 기괴한 시계에 마기를 주입했다.
[크아?]
그러자 세라핌은 자신의 소환수들이 있는 벽 뒤쪽으로 이동했다.
놈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길 잠시.
“제노사이드 커터.”
“죽어라! 벌레 같은 놈아!”
소환수들이 각자 스킬을 사용하며 세라핌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크아아악!]
놈을 향해 세차게 쏟아지는 스킬.
그러나 세라핌의 몸을 덮은 진한 마기는 그 공격들을 손쉽게 무효화했다.
“그 정도로 어림도 없다는 건 나도 알아.”
그 사이, 스킬을 준비한 진원이 다시 시계를 사용했다.
[크, 크아아악!]
그러자 세라핌이 다시 진원의 앞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마기를 좀 더 불어넣어, 붉은 늑대와 메시아까지 데려왔다.
놈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자신을 보자마자, 다시 돌진해 왔다.
“진짜 고위 천사가 맞긴 하냐?”
진원은 그저 무식하게 밀어붙이는 짐승 같은 놈에게, 손가락을 들어 가리켰다.
“맡겨주십시오, 주군.”
“우리한테 맡겨줘!”
붉은 늑대의 몸 주위에 검은 오라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녀석의 검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쿠와아아아!
귀기 해방.
모든 능력치가 폭발적으로 치솟은 붉은 늑대가 돌진해오는 세라핌을 향해 검기를 날렸다.
메시아 역시 놈을 속박하기 위해 스킬을 아끼지 않고 사용했다.
쉬익! 쉭!
[크, 크아악!]
검게 물든 검기가 세라핌의 몸에 적중하자, 마치 불이 붙은 것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알았어!”
놈의 움직임이 잠시 멈춘 사이, 메시아가 다크 바인딩을 사용해 몸을 확실하게 속박했다.
“진원!”
“주군!”
그 사이, 에이션트 붐에 마기를 주입하고 있던 진원이 와인드 업 했다.
“잘했다.”
그리고 세라핌의 얼굴을 향해, 검게 일렁이는 구체를 힘껏 던졌다.
“이걸로 끝이다, 이 새끼야.”
마기를 자그마치 60퍼센트나 주입했다.
스킬 하나에 다량의 마기를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
이 정도면 놈을 확실하게 소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쿠와아아아!
한국, 중국, 그리고 러시아까지 충격이 전해왔을 정도로 에이션트 붐의 위력은 대단했다.
반경 20킬로미터.
위쪽으로 치솟는 버섯 모양의 검은 구름을 보면, 핵폭발이라고 해도 믿을 수준이었다.
“크으…….”
한꺼번에 많은 마기를 방출하자, 두통과 함께 어지러움이 찾아왔다.
[크와아아아!]
“하… 저걸로도 안 죽어?”
땅에 한쪽 무릎을 꿇은 진원이 기가 찬다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효과는 있었다.
세라핌의 몸을 감싸던 붉은 마기는 보일 듯 말 듯 옅어져 있었고, 여기저기에 부서질 것처럼 균열이 생겨 있었으니까.
[나약한 생명체들! 모조리 흡수해 버리겠다!]
놈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더니, 심장에 부근에 손을 찔러넣었다.
그러자 놈의 몸이 순식간에 바스러졌다.
“…저 새끼 지금 뭘 한 거냐.”
진원은 눈앞의 광경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 * *
‘대강 봐도 수십만일 것 같은데.’
소멸한 줄 알았던 세라핌이, 엄청난 수로 불어났다.
1미터가 채 안 되는 크기.
놈의 마기야 확실히 약해졌고 크기도 작아졌지만, 저 정도의 수를 상대하는 것은 버거웠다.
‘몸 안의 마기를 상당히 사용했어.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한 번.
방금과 같은 에이션트 붐을 한 번만 더 날리면, 놈들 소멸시킬 수 있다.
‘이럴 때 불러내서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진원은 조금씩 떨리는 손으로 칠지도와 함께, 지배자의 부름과 차원포탈 생성기를 꺼내 사용했다.
스스스.
그러자 눈앞에 포탈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얘들아! 시간만 끌어라!”
“지배자님! 맡겨주십시오!”
“분부대로.”
“우리한테 맡겨줘!”
진원은 심연의 마누스까지 소환해, 자신에게 몰려오는 세라핌들을 막아달라고 지시했다.
“상황이 심각한 것 같군. 오랜만에 인사나 나누려고 했는데.”
“아돌프 님! 저것들은 도대체 뭡니까!”
포탈에서 걸어 나온 아돌프와 부하들.
“…김진원, 네가 사는 곳도 정말 힘들겠구나.”
그 옆의 포탈에서 괴상한 중장비를 타고 나온 크루와 테로토스인들.
“김진원 님! 우리는 세라핌의 꾐에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군락의 악마들까지.
그래 봐야 100명이 채 안 되는 인원이었다.
“너희들, 나랑 싸워줄 수 있겠냐?”
진원의 말에, 다른 차원에서 모인 인물들의 시선이 한곳에 집중되었다.
그들은 진원을 바라보며, 입 아프게 말할 필요 없다고 대답해왔다.
“30분만 버텨줘.”
“하? 30부운? 난 하루 종일도 할 수 있어!”
크루가 가슴을 땅땅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것은 다른 녀석들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진원은 그런 녀석들을 보며 고개를 한번 끄덕인 뒤,
“부탁한다.”
칠지도의 특수 효과를 사용했다.
“가자! 이번엔 우리가 김진원을 도와줄 차례다!”
와아아아아!
한층 더 강력해진 그들의 기세는 10만 대군 못지않게 컸다.
[흡수한다. 흡수한다!]
진원의 소환수들이 몰려오는 대군의 진형을 무너뜨린다.
“헬 윈드다! 버러지 같은 놈들아!”
“겁먹지 말고 파고들어! 김진원의 소환수니까 믿어도 된다!”
아돌프와 부하들은 그 점을 노려 진형을 더욱 붕괴시켰다.
“테로토스 특제 레일건 맛이나 봐라!”
뒤편에 자리 잡은 크루는 굵직한 레이저를 연속으로 발사해 한꺼번에 많은 수를 줄여나갔다.
“김진원 님을 보호해라!”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못하게 막아!”
나머지 악마들과 케르베로스, 그리고 콩콩이까지.
녀석들은 진원이 눈을 감고 마기를 보충하는 사이, 달려드는 세라핌들을 떼어냈다.
“크, 크윽! 이놈들 너무 많잖아!”
시간이 지날수록, 아돌프와 크루는 압도적인 숫자에 밀려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진원! 아직인가!”
“거의 다 됐다. 조금만 기다려!”
녀석들 덕분에, 단시간에 마기를 상당히 보충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세라핌을 한 번에 쓰러트리려면, 더 많은 마기가 필요했다.
툭툭.
“마누스?”
앞에서 놈들을 상대하고 있어야 할 마누스가, 자신에게 다가왔다.
마누스의 자리는 붉은 늑대와 녀석이 소환한 귀신들이 대신하고 있었다.
“지금 쓰라고?”
끄덕.
마누스는 마무리는 자신이 책임지고 할 테니, 한 번 더 에이션트 붐을 사용해 달라고 알렸다.
녀석이 이토록 자신감을 가진 적이 있었을까.
“그래, 믿는다.”
진원은 녀석의 눈을 마주 보며,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그리고 남은 마기를 끌어 올려, 에이션트 붐을 사용했다.
[흡수한다! 흡수한다!]
세라핌들은 진원이 다시 스킬을 사용하는 것을 알아채고, 일제히 그에게 달려들었다.
“주군!”
“진원!”
“주인니임!”
소환수들이 급하게 진원을 보호하려 뛰어들었다.
[크에에엑!]
개떼처럼 몰려오는 세라핌들.
진원은 놈들을 보며 어디 한번 해보라고 말하며 도발했다.
‘마무리네.’
앞으로 4초면 준비가 끝난다.
그리고…
“콩콩아, 너의 새로운 스킬. 보여줘야지?”
“크이!”
자신의 말에 가까이 다가온 콩콩이가 골드 캥거루의 축복을 사용했다.
무적시간 8초의 효과를 가진 사기적인 스킬.
“이제 끝이다.”
진원은 자신의 발 아래로 에이션트 붐과 함께, 마구: 블랙홀을 사용했다.
[흡수한…….]
놈들은 무적상태인 자신을 어떻게 해보지도 못한 채, 거대한 폭발에 휩싸였다.
[심연의 마누스가 대규모 잠식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마누스가 잠식을 사용했다.
스아아아!
레전더리 직업으로 인해 강화된 마누스의 잠식.
지면이 검게 물들며, 남아있는 모든 세라핌들을 안으로 끌어들여 마무리했다.
[인가아아안!]
마지막 남은 세라핌 한 마리가 처절하게 울부짖었지만, 이미 승부는 난 상태.
놈에게 남은 마기는 0이나 다름없었다.
“네가 힘을 나눠준 실험체한테 당하니까 기분이 어때? 좋아 죽겠지?”
진원은 죽어가는 녀석을 보며 조소를 머금은 뒤, 묠니르를 들어 올렸다.
01. 에필로그
세라핌이 소멸되고 한 달이 지났다.
진원이 세라핌을 완전히 소멸시켰지만, 위그드라실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바알의 예상대로, 깊이 뿌리를 내린 시스템은 지워지지 않았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더 이상 던전 브레이크와 플레이어 이벤트가 없다는 것.
그리고…….
“아, 그러니까 그건 제가 너무 쪽팔리니까 그만 좀 치워주시면 안 될까요?”
- 진원 씨, 이것만은 양보 못 합니다.
지구, 아니.
전 인류를 구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문명호는 자신의 모습을 본뜬 동상을 만들었다.
그것도 전부 금으로.
저기에 들어간 돈만 얼마일지…….
“그래, 동상은 그렇다 쳐.”
진원은 자신의 앞에 놓인 교과서 샘플로 시선을 옮겼다.
“교과서에까지 실어버리면 어떡하자는 거야?”
초등, 중등, 그리고 고등학교 과정까지.
진원의 영웅담에 대한 내용이 빠질 생각을 안 했다.
“혀엉! 이 트레일러 어때요?”
분위기를 파악 못 한 최은식이 방금 트레일러가 나왔다며, 자신에게 스마트폰을 들이밀었다.
영상을 보면, 유치하고 중2병이 돋을 것 같은 장면과 대사들이 끊이질 알았다.
“한 대 맞자.”
“왜, 왜요! 형! 저 이거 만드느라 시간 엄청 들였다고요! 이거면 구독자 8천만 명 뚫어버릴 수 있어요!”
최은식과 진원이 길드 사무실 안에서 투닥거리는 사이.
“진원, 나 왔다.”
“대영웅 김진원 씨, 안녕하십니까?”
블라즈코비츠와 장난스럽게 인사를 건네는 신혜진이 들어왔다.
“슈트가 이제야 양산화에 들어갔다. 몇 달만 더 기다리면 한국의 플레이어들은 값싸게 구매할 수 있을 거다.”
“그래? 잘됐네.”
“악!”
진원은 최은식에게 딱밤을 먹이고, 던전으로 향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위그드라실이 살아있는 이상, 언제 또 이상 현상이 발생할지 모르는 일.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성장할 수 있는 한계치까지 레벨을 올리는 것이 목표였다.
여전히 에러 때문에 상태 창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야야, 너 오늘 생일이라 다 모인 거잖아. 뭐하냐?”
“아, 맞네.”
“미친놈.”
신혜진은 진원의 어깨를 툭 치고, 다른 직원들을 도와 테이블을 세팅했다.
“오빠! 저 왔어요!”
“내가 좋아하는 걸로 샀어.”
“나도 이걸 꼭 써야 하는 거냐?”
잠시 후.
손하윤과 메시아, 그리고 고재원까지 고깔모자와 함께 케이크를 들고 나타났다.
“노래는…….”
쪽팔리니까 스킵하자, 라고 말하기도 전에, 손하윤이 정확한 음정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길드 사무실을 가득 채운 생일 축하 노래.
“아오.”
이 나이 먹고 생일 파티라니.
진원은 마지못해 하면서도, 케이크 앞으로 다가갔다.
그의 입가를 자세히 보면,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