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상점스킬-179화 (179/200)

179. 새 길드원-1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자, 잠깐만요. 저도 이건 처음 봐서.”

[한계치를 넘어선 대상입니다.]

[한계치를 넘어선 대상입니다.]

발렌타인이 재차 스킬을 사용하려 했지만, 메시지만 반복될 뿐이었다.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지?’

자신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건가?

그녀는 진원의 몸 주위를 돌아가며 이리저리 주물럭거렸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조사입니다, 조사. 제 힘으로 감당이 안 된다는 메시지는 처음 봤거든요.”

진원은 순간 인상을 썼지만, 자신을 위해 아껴둔 스킬을 사용해주려는 여성에게 뭐라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1년에 단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라고 하니, 가만히 기다려주기로 했다.

“죄송하네요. 아무래도 제 능력으로는 김진원 씨의 등급을 올려줄 수가 없나 봅니다.”

한참 동안 이리저리 스킬을 시험해본 발렌타인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미국의 대통령조차 그녀에게 90도로 인사하는 유일한 여성.

그런 그녀의 모습을 경호원들이 봤으면 기겁하며 말렸을 것이다.

“저… 발렌타인 님, 이제 슬슬 돌아가셔야 합니다.”

잠시 후, 경호원들이 조심스럽게 문밖에서 노크했다.

“이런. 제가 좀 바빠서요.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그녀는 진원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향했다.

‘9만 개의 미래. 그리고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방법은 단 1개라.’

그와 대화를 나눠보았을 때, 거짓말하는 낌새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비교도 안 될 정도의 플레이어가 있다는 것도 그렇고.

그런 플레이어가 세계 랭크 1위 김진원과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니.

‘일단 돌아가면 알아봐야겠어.’

그녀가 수많은 경호원에게 둘러싸여 사라지고 잠시 후.

“김진원 씨,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손태욱이 고급스럽게 포장된 과자 세트를 여러 개 들고 왔다.

아무래도 메시아와 콩콩이를 위한 선물인 듯했다.

“저 사람이 대단한 사람인 건 알겠는데, 왜 그렇게 쩔쩔매세요?”

진원의 질문에, 손태욱이 볼을 긁적거리며 대답했다.

“허, 허허… 제가 예전 용병 생활을 할 때, 그분에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말하기는 좀 부끄러워서 말입니다.”

“그렇군요. 전 바로 가보겠습니다.”

“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원 씨.”

* * *

서울대학교의 수련실.

쾅! 콰앙!

실내를 채우는 엄청난 폭음과 화약 냄새.

“튼튼아! 쉬지 말고 쏴!”

손하윤은 이전부터 꾸준히 레벨 업과 함께, 스킬연습을 빼먹지 않았다.

그녀가 처음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협회장의 손녀라서 들어갔다는 말이 많았다.

콰앙!

그러나 그녀의 엄청난 노력과 성과에, 그런 말은 이미 쏙 들어간 지 오래였다.

“후우,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손하윤은 만족스럽게 웃은 뒤, 튼튼이를 원래 크기로 되돌린 뒤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미리 꺼내둔 스포츠 음료를 마시며 밖으로 나갔다.

“이젠 안 되겠어, 내가 직접 찾아갈래.”

그녀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김진원의 길드에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이야 레벨도 낮고 스킬의 지속시간도 길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음… 저것들은 그냥 놔둬도 괜찮겠지?”

그녀는 너덜너덜해진 단련용 인형들을 한번 쳐다본 뒤, 발걸음을 옮겼다.

하나당 억 소리가 나게 비싼 인형들이었지만, 그녀에게 딱히 책임은 없었다.

그녀에게 수련실 사용 허가를 내준 교수는 그 뒤, 한동안 쓴소리를 듣게 되었다.

* * *

엘리트 길드의 사무실.

진원은 협회에서 돌아오자마자, 이벤트에서 받은 스폐셜 레벨 상승권을 전부 사용했다.

‘상태 창.’

<플레이어>

이름: 김진원

레벨: 74

직업: 계약 소환사

등급: 유니크

업적: 군락의 지배자

칭호: 차원의 견습 수호자

HP: 3500

MP: 4450

항마력: 100

[스텟]

근력: 120 민첩: 120 체력: 100 마력: 155 지배력: 175

미분배 포인트: 30

#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상점 기능이 개방됩니다.

#모든 대미지 10퍼센트 감소 효과가 적용됩니다.

#뱀파이어 군주 메시아와 피의 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모든 정신계열 스킬에 면역상태입니다.

#마의 근원 동화율: 0퍼센트.

[스킬]

마구: 블랙홀 Lv.7

마구: 칼날 폭풍 Lv.20 (Max)

마구 Lv.10 (Max)

불굴 Lv.1

순간 가속 Lv.10 (Max)

에이션트 붐. Lv.1

미분배 포인트: 6

[직업스킬]

소환의 방 Lv.3

계약 소환: 꼬마 임프 Lv.10 (Max)

인핸스 본드 Lv.10 (Max)

계약 소환: 꼬마 마도사 Lv.10 (Max)

계약 소환: 심연의 마누스 Lv.10 (Max)

계약 소환: 꼬마 디멘션 워커 Lv.10 (Max)

[상점]

Lv.8

‘스텟은 지배력이랑 마력에 전부 쓰자.’

마력: 160 지배력: 200

방금 이걸로, 지배력 스텟이 200이 되었다.

‘이 정도면 꼬마 임프 혼자서 A급 던전을 클리어 하겠는데?’

확실히 지배력이 높아질수록 소환수들은 강력해졌다.

가장 변화를 알아차리기 쉬웠던 소환수는 마누스.

안 그래도 강력한 녀석이었는데, 이제는 이 녀석이 자신보다 더 강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시현 씨.”

“네, 사장님.”

“주요 스텟 200 정도면, 꽤 강하겠죠?”

“예?”

조용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던 이시현은, 진원의 질문 의도를 재빠르게 파악한 뒤 대답했다.

“설마 사장님, 스텟… 200넘기셨습니까?”

“아, 이제 막 200찍었네요.”

“축하드립니다. 세계 랭크1위 자리에서 내려갈 일은 없으실 것 같습니다.”

이시현은 가볍게 웃으며 그가 부탁한 업무에 다시 집중했다.

“자, 다들 들었지? 사장님은 이걸로도 만족 못 하시니까, 다들 던전 예약 빠릿빠릿하게 해라!”

“옙!”

“알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들었으면 자리에서 나자빠질 정도의 스펙이었지만, 사장님이다 보니 다들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였다.

‘다 좋은데 문제가 하나 있네.’

이전 이벤트 보상으로 받은 스킬, 에이션트 붐.

도대체 저걸 어디서 테스트해야 하는 거지?

길드 사무실로 오면서 중간에 보이는 D급 던전을 예약해 사용해 보았지만, 스킬의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냥 스킬 한 번에 던전 맵 자체가 사라져 버릴 정돈데.’

그냥 사막 한복판에서 실험해봐?

아군에게야 피해가 안 간다고는 해도, 주위 구조물은 폭발에 휘말리게 되니 그건 그것대로 문제였다.

“형, 전 더 이상 못 참겠습니다.”

진원이 스마트폰으로 사막을 검색하는 도중, 자리에서 일어난 최은식이 그에게 다가왔다.

“왜 그러냐?”

녀석은 대답 대신, 자신에게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얘 뭐냐. 아직까지 이러고 있어?”

그 화면에는 매일 빠지지 않고 연락이 오는 손하윤의 번호가 떠 있었다.

“제가 안 된다고 했는데도, 수시로 전화가 와서요. 자기 말로는 레벨도 많이 올렸고, 스킬 연습도 많이 해서 도움이 될 거라도 하는데…….”

그러고 보니, 조만간 길드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이시현의 말에 떠올랐다.

최소인원을 충족시켜야 길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

“형! 형이 걔한테 직접 전화해서 따끔하게 혼 좀 내주세요! 제가 걔 때문에 새벽에도 잠을 설쳐요!”

최은식이 질린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가는 사이.

똑똑.

“안녕하세요, 오빠!”

노크와 함께 손하윤이 기운차게 인사하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그럼 형, 부탁드릴게요.”

최은식은 그녀를 힐끔 쳐다보고, 곧바로 자리를 피했다.

“오빠, 저 오늘 진지하게 할 얘기가 있어요.”

“안 돼.”

“저 진짜 진지해요!”

손하윤은 진원에게 단칼에 거절당해도, 물러서지 않고 길드에 가입시켜 달라며 매달려 왔다.

“저 진짜 열심히 레벨 올렸어요! 그리고 스킬도 매일 연습하고 있고요! 거기다 유니크 직업이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최은식이 이런 말을 매일 들었단 말이지?

옆에서 시끄럽게 조잘대는 그녀를 보니, 최은식이 괜히 안쓰러워졌다.

“레벨 몇인데?”

“39 찍었어요!”

“레벨은 괜찮게 올렸네. 근데 여기 말고 대형길드 가지, 왜 굳이 여기에 오려고 하냐?”

“그거야…….”

‘오빠가 있으니까요.’라고 대답하려던 손하윤이 잠시 망설이다가, 길드의 비전을 보면 꼭 여기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장님, 일주일 안으로 새 길드원을 모집해야 하기도 하고, 손하윤 씨 정도라면 발전 가능성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역시 그렇죠?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예상치 못한 이시현의 지원.

추가로 협회장 손태욱의 손녀라고 말하려던 그는, 최은식의 따가운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음, 그냥 얘를 받을까?’

플레이어 이벤트에 참가한 경험도 있고.

유니크 직업에 스킬 구성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

꾸준히 레벨 업과 함께, 경험을 쌓는다면 괜찮은 전력이 될 것 같기는 했다.

“그럼 입단 테스트 통과하면 바로 길드에 가입시켜줄게.”

“정말이죠? 나중에 딴말하지 마세요?”

“알았다.”

진원의 말에, 최은식과 직원들이 그런 게 같은 게 있었냐고 서로 소곤거렸지만 알 리가 없었다.

방금 자신이 즉석으로 만들었니까.

‘나이스! 역시 형입니다!’

최은식은 진원이 그녀를 어떻게든 길드에 가입시키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착각하며, 혼자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 * *

진원, 최은식, 이시현, 그리고 손하윤은 그 뒤 서울대학교의 수련실을 찾았다.

“판단은 내 기준으로 할 거야.”

“네! 열심히 할게요!”

유니크 직업을 가진 길드원의 몸값은 일반 직업을 가진 플레이어보다 월등하게 높다.

‘그래도 쓸만하면 받는 게 낫겠지.’

어차피 길드원 1명을 추가적으로 더 모집해야 하긴 했고, 공고를 올리면 그날부터 한동안 소란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

‘그래서 이시현 씨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건가.’

하긴, 그렇게 되면 직원들이 힘들긴 하겠네.

“오빠! 저 준비 다 됐어요!”

간단히 몸을 풀고, 가방에서 탱크들을 꺼낸 손하윤이 신호를 보냈다.

“메시아, 네가 상대 좀 해줘. 쟤는 다치게 하지 말고.”

“알았어.”

진원의 말에, 모습을 드러낸 메시아가 손하윤을 마주 보고 섰다.

“메시아한테 1분만 버텨도 길드 가입 바로 시켜준다.”

“정말 그걸로 되나요?”

“충분하고 넘치지.”

60초.

손하윤은 그 정도면 충분히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오빠와 대련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1분은 무슨. 5분 이상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레벨도 올랐고, 스킬도 강화되었으니까. 할 만해!’

그녀는 메시아가 완전한 힘을 되찾았는지도 모른 채,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세를 취했다.

“먼저 시작해.”

“그럼 바로 간다!”

메시아의 말에, 손하윤이 튼튼이의 크기를 키웠다.

그 사이, 진원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뒤로 물러났다.

“튼튼아! 아이언 바디! 뾰족아! 너는 최대한 구석에 빠져 있어!”

손하윤은 탱크의 방어력을 일정 시간 동안 극대화시키는 스킬을 사용했다.

진원이 요구한 대로, 1분을 버티기만 하면 되니 방어와 회피에 모든 MP를 퍼붓기로 한 것이다.

‘아, 메시아. 말하는 것을 잊었는데.’

진원이 스킬은 사용하지 말라고 말을 이으려던 순간.

[메시아가 다크 레이를 사용합니다.]

그녀가 한발 빠르게 튼튼이를 조준하고, 스킬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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