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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상점스킬-151화 (151/200)

151화. 강화훈련-2

뭔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학생들은 긴장한 듯이 대화를 나눴다.

“빨리 내려와서 짐 풉니다! 지금부터 10분 주겠습니다!”

“어? 네!”

신병훈련소의 교관을 연상시키는 복장.

그들은 훈련 기간 학생들을 담당하게 된 A급 플레이어들이었다.

거기다 그들 모두 던전 클리어 경험이 최소 30회 이상인 경력자들.

“늦은 사람은 더욱 강하게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야, 뛰어!”

강사의 굵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학생들은 기겁하며 재빠르게 짐을 안고 숙소로 달려갔다.

“크이? 크이!”

진원의 옆에 서 있던 콩콩이가 강사들을 보고 경계했다.

“괜찮아. 그냥 있어. 선생님들이야.”

“크이.”

그의 말에 녀석은 치켜든 주먹을 풀었다.

‘망할. 김진원이 온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A급이 S급 플레이어를 훈련시킨다고? 이게 말이야, 방구야?’

‘이래서 급여가 쎈 거였어?’

강사들은 진원의 앞에서 애써 태연함을 유지했다.

“김진원 씨는 절대로 자극하지 말고! 기합도 주지 마라! 애초에 무난하게 소화하시겠지만.”

“예, 예!”

그들이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도중, 진원이 입을 열었다.

“저는 그냥 신경 쓰지 마시고 계획대로 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예!”

그의 말에, 오히려 강사들이 큰 목소리로 대답하며 올곧은 자세를 유지했다.

“다들 주목! 훈련을 시작하기에 앞서, 다들 일정표 확인하고 왔겠죠?”

“네!”

8분 만에 자리로 돌아와 정렬한 학생들.

그들은 큰 목소리로 힘차게 대답했다.

“여기 있는 강도로 훈련을 진행했다가는 던전 평생 못 들어갑니다. 그래도 괜찮습니까!”

“아닙니다!”

“그럼 이것보다 더 강하게 가겠습니다. 괜찮습니까!”

“예!”

학생들은 강사들의 강압적인 분위기에도 훈련을 소화하겠다는 열정을 보여 주었다.

‘형님이 있는데 꼴사나운 모습은 안 되지!’

‘김진원 오빠한테 최대한 잘 보여야 해!’

아무래도 S급 플레이어인 진원과 훈련을 같이 받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듯했다.

“좋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이론은 충분히 숙지했다고 생각해, 실전 위주로 가겠습니다!”

“예!”

고개를 끄덕인 중년의 강사, 손지석.

그는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강하게 단련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 학생들이 플레이어의 미래니까.’

그리고 일정표와는 다른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미 다른 강사들과는 이야기가 끝났고, 총장에게도 허락을 맡았다.

“지금부터 강사 1명당 학생 1명씩 돌아가면서 대련합니다. 바로 줄 맞춰서 섭니다. 4열 종대로!”

“예, 예!”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손지석의 지시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바삐 움직였다.

‘실전 위주로 한다고 해도, 오늘 하루는 이것만 반복한다고?’

그래도 일정표에 소개된 강사들은 A급 플레이어. 도움이 될 것은 분명했다.

“지금부터 30분씩 돌아가며 진행합니다. 죽일 생각으로 덤벼야 합니다. 머뭇거리면 기합입니다!”

“예!”

“……그리고 손하윤은 제가 직접 맡습니다.”

학생들은 훑어보던 손지석은 손하윤에게는 따로 빠지라고 지시했다.

그녀는 학과의 유일한 A급 플레이어이며, 유니크 직업 보유자.

강사들 중에서도 가장 강한 자신이 맡아야 했다.

툭툭.

“왜?”

강사들 중 한 명이 다가와 손지석의 귓가에 대고 살며시 말했다.

“저…… 그런데, 손하윤이야 그렇다 쳐도. 김진원 씨는 어떻게 합니까?”

“으, 음…….”

그러고 보니.

김진원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했다.

‘본인이 참가하고 싶어서 한 건가? 아니면 총장님이 따로 그에게 부탁한 건가?’

어찌 되었든 그도 서울대학교의 학생.

그의 말대로, 최대한 하던 대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이대로 진행한다. 괜히 그를 빼 버렸다가 기분이라도 상하면 어떻게 할 거냐!”

“그, 그렇지만. 김진원 씨를 감당하려면 저희 모두가 덤벼도 안 될 것 같습니다만…….”

“전부? 그래! 그거다!”

강사와 대화를 나누던 손지석은,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씨익 웃었다.

그리고 김진원에게 잠시 와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진원 씨. 학생들의 열정을 돋우기 위해서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예? 뭔가요?”

“저희 강사들 전원과 김진원 씨가 대련을 하는 겁니다. 무, 물론! 안 다칠 정도로 가볍게 말이죠.”

“그리고 그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면, 좋은 자극이 될 것 같습니다!”

강사들은 학생들이 듣지 못하게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그 정도라면야 문제없죠. 그런데 전력으로 해도 되겠습니까?”

“예, 예?”

진원의 말에 강사들 전원이 움찔했다.

그들도 불꽃 남자 김진원의 유투브 구독자들이었다.

당연히 그의 엄청난 힘을 알고 있었기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장난입니다.”

그 모습을 본 진원은 피식 웃었다.

“그래도 선생님들은 절대 봐주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좋은 자극이 될 것 같거든요. 콩콩아, 저쪽에 가 있어.”

“크이!”

“옙!”

“알겠습니다!”

잠시 후.

학생들은 강사들의 지시에 멀리 떨어졌다.

그리고 강사 4명이 각자 무기를 꺼내 자세를 잡았다.

‘음…… 어떻게 봐줘야 하지?’

진원은 부유섬에 다녀오고 나서 엄청난 성장이 있어서인지, 무기를 쓰는 것이 망설여졌다.

‘묠니르는 일단 놔두고, 이거나 끼자.’

고민 끝에 착용한 것은 총잡이의 장갑.

사실 이것도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환수들은 일단 안 꺼내겠습니다.”

“예.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강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검을 든 두 명의 플레이어가 돌진해 왔다.

“와, 미친! 개 빨라!”

“A급 플레이어쯤 되면 다 저 정도야?”

학생들은 상당한 속도를 내며 달리는 강사들을 보며 입을 쩍 벌렸다.

‘원거리 딜러 2명에 전사형 2명이라.’

진원은 굳이 마구를 사용하지 않고, 가만히 공격을 기다렸다.

A급 플레이어들과 이렇게 대련할 일이 또 있을까?

자신의 달라진 힘을 최대한 시험해 보고 싶었다.

“합!”

“허업!”

강사 두 명이 진원에게 딱 달라붙어, 양쪽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연계가 빠르네.’

그가 가볍게 몸을 돌려 피하는 사이로 원거리 스킬이 들어왔다.

쉬익! 쉭!

정확히 빈틈을 향해 날아오는 스킬, 마나 미사일.

진원의 말대로, 강사들은 최선을 다해 자신을 공격해왔다.

‘이건 거리를 좀 둬야지.’

위력이 높은 스킬로 꼽히는 마나 미사일.

진원은 얼마나 강한지 한번 맞아볼까 하다가, 그냥 땅을 박차고 옆쪽으로 빠졌다.

쿠앙!

푸른빛을 띠던 작은 공이 지면에 닿자, 엄청난 폭음과 함께 모래가 솟구쳤다.

“헉!”

“개살벌하네, 미친.”

“그런데 형님 소환수는 왜 안 꺼내냐? 망치는 또 어디 갔어?”

“그런 거 없어도 발라주겠다는 말 아니냐?”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학생들은 흥분한 기색으로 말을 주고받았다.

“허억!”

“흡!”

다른 플레이어가 보기에 이 파티들의 구성과 연계는 정말로 훌륭했을 것이다.

단지, 상대가 정말로 나빴을 뿐.

“회복 좀 하겠습니다!”

“저도 MP가 다 떨어졌습니다!”

쉴 새 없이 진원에게 스킬을 퍼붓던 강사 둘이 주머니를 뒤적거려 포션을 꺼냈다.

‘슬슬 끝내볼까.’

10분 넘게 적당히 공격을 회피하고, 방어하던 진원이 손가락을 들어 원딜러들을 가리켰다.

스스스.

“헉!”

“억!”

그리고 잠시 뒤, 붉은 늑대와 메시아가 그들의 앞에서 나타났다.

“흡!”

진원은 그 사이, 주먹에 힘을 실어 검면을 쳤다.

촤앙! 팅!

“크억!”

“큭!”

강사들은 손에 전해지는 엄청난 충격에 순간 소리를 질렀다.

그들이 휘두르던 검은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찌그러져 버렸다.

“졌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진원은 주저앉은 강사들의 손을 잡고 일으켜 주었다.

그리고 대련이 종료되자 학생들은 떠나갈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우와아아아! 형님! 진짜 미쳤어요!”

“와, 진원 오빠 진짜 멋있다! 방금 봤어? 이기고 자상하게 강사분들 일으켜 주는 거.”

“아…… 붉은 늑대라고 했어? 저 사람, 되게 시크하고 멋있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도 오래가지 못했다.

“다들 조용하고 집합!”

“네!”

“뛰어!”

학생들을 진정시킨 후, 손지석이 입을 열었다.

“다들 잘 보았겠지만, 열심히 노력한다면 김진원 씨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처럼은 될 수 있습니다.”

그 말에는 당연히 과장이 섞여 있었다.

솔직히 S급 플레이어가 된다는 것이나, 유니크 직업을 보유한다는 경우는 매우 희박하다.

그리고 A급 플레이어가 된다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편에 속했다.

‘노력한다면 A급이 된다는 건 불가능하지 않다. 나도 미친 듯한 노력으로 올라왔으니까.’

실제 손지석은 B급 플레이어에서 노력만으로 A급으로 올라온 남성이었다.

거기다 눈앞에 있는 학생들은 상당히 젊다.

그들에겐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전의 대련을 지켜보았던 학생들은 열정 어린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그날 밤.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학생들은 야외에서 식사를 즐겼다.

학생들의 온몸에 잔상처나 흙으로 가득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치이이이.

“헙! 진짜 꿀맛이다.”

“그거 아직 덜 익었어, 미친놈아! 올려놓은 지 1분도 안 지났다고!”

사실 삼겹살 파티는 일정표에 포함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손지석이 제대로 안 따라오면 저녁은 없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악을 쓰며 훈련을 소화해냈다.

“오빠. 아, 하세요.”

손하윤은 먹음직스럽게 익은 삼겹살을 집어 진원에게 건넸다.

“응? 콩콩아.”

“크이!”

그리고 삼겹살은 콩콩이의 입안으로 들어갔다.

“어? 야!”

“크, 크이!”

녀석은 껑충 뛰어서 삼겹살을 집었고, 곧 황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열심히 하네. 레벨은 몇이냐?”

“저 혼자 25 찍었어요. 다른 애들은 20 정도고요. 대단하죠?”

“그 정도면 괜찮네.”

손하윤이 진원과 대화를 이어 나가려던 찰나.

“오빠! 삼겹살 안 부족해요? 더 드릴까요?”

“형니임! 콩콩이 한 번만 만져보면 안 될까요?”

다른 학생들이 진원에게 조금씩 몰려들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안 그래도 인기가 많은 오빠다.

그런데 방금 대련으로 인해 그 인기가 더욱 치솟은 듯했다.

“야! 갑자기 그렇게 몰려들면…… 악!”

앞으로 움직이던 손하윤이 학생의 발에 걸려 넘어지려 했다.

“조심해라.”

“네, 네.”

그때, 진원이 재빠르게 그녀의 팔을 잡아 일으켜 주었다.

손하윤은 젓가락을 떨어트렸다며 장소를 벗어났고.

“오오오오.”

“형님. 선수십니다.”

그 장면을 본 남학생들이 감탄사를 뱉었다.

“시끄럽고, 고기나 올려. 메시아, 너도 나와서 먹어.”

[응.]

“꺅! 귀여워! 얘 만져 봐요 돼요?”

“물리고 싶으면 만지던가.”

어느새 학생들과 고기를 나눠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진원.

‘아. 너무 긴장해서 빠져 나왔네…….’

손하윤은 빽빽하게 채워진 그의 주위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겉으로는 귀찮아하고 차가운 척해도, 은근 주위를 잘 챙겨주었다.

‘그래도 레벨 업은 순조로워. 이대로만 가면, 분명히 진원 오빠의 길드에 들어갈 수 있을 거야.’

그녀는 다음 날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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