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상점스킬-120화 (120/200)

120. 룬석

“뭐야? 추가보상?”

“어? 저게 뭐야?”

“갑자기 웬 돌이······.”

진원은 은은한 빛을 내뿜는 돌멩이를 들어 살펴보았고, 최은식과 이시현도 자연스럽게 돌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크이! 크이!”

“야! 이거 먹을 거 아니다!”

진원의 발치에 있던 콩콩이는, 반짝이는 돌을 보자 먹을 것인 줄 알고 손으로 낚아채려 했다.

“크이이이!”

녀석은 침까지 흘려대며 돌을 향해 뛰어올랐다.

이벤트 맵에서 통조림 같은 간편식만 먹이다 보니, 그동안 참았던 식욕이 폭발한 모양이었다.

“이시현 씨! 치킨 남은 거 없어요?”

“예? 예! 분명히 어제 야근하면서 먹다가 남은 게 있을 겁니다!”

진원이 기겁하며 돌을 위로 치켜들었고, 그것을 본 이시현이 재빠르게 냉장고로 달려가 치킨을 꺼내 녀석에게 내밀었다.

“자! 이거 치킨이다! 너 다 먹어라.”

“크이! 크이이!”

치킨이라는 말에 콩콩이의 시선이 이시현에게 향했고, 녀석은 상자에 머리를 박고 정신없이 치킨을 뜯기 시작했다.

“허, 치킨 먹는 캥거루는 살면서 처음 보네요.”

이시현은 콩콩이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다가, 진원이 들고 있는 돌로 시선을 옮겼다.

“푸흡!”

“아악! 이시현 씨! 더럽게 뭐 하는 거예요!”

“죄, 죄송합니다. 너무 놀라서······.”

아이템의 이름과 효과를 먼저 확인한 그는 고개를 돌려 마시던 음료를 뱉었고.

“형! 저는 그런 아이템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이번 이벤트의 보상인가요?”

그것을 뒤집어쓴 최은식은, 황급히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으며 진원에게 질문했다.

[아이템: 룬석]

점령전에서 기여도 1위를 한 플레이어에게 지급되는 아이템.

이상한 문자가 새겨져 있지만 무슨 뜻인지 알 필요는 없다.

종류: 기타

등급: 레전더리

효과: 계약 소환: 꼬마 디멘션 워커가 추가됩니다.

제한: 계약 소환사 사용 가능

#룬석으로 획득한 스킬은 Max레벨이 됩니다.

“응? 이거 말고 하나 더 있긴 한데······.”

아이템의 효과를 확인한 진원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룬석으로 배운 스킬은 최대레벨이 된다고?’

새로운 스킬을 추가할 수 있는 직업 스킬 알약만 해도, 서로 못 구해서 안달인 아이템이다.

룬석에는 제한이 걸려있어 자신밖에 사용하지 못하지만, 딱히 상관없겠지.

‘이걸 돈 주고 팔 이유는 없으니까.’

진원은 자리에서 바로 아이템을 사용했고.

스스스-

빛을 내뿜던 룬석이 녹아 그의 손안으로 스며들었다.

띠링.

[룬석의 효과가 적용됩니다.]

[계약 소환: 꼬마 디멘션 워커가 추가되었습니다.]

[룬석에 남은 여분의 힘은 스킬 포인트로 변환됩니다.]

[스킬 포인트 2를 획득하였습니다.]

‘상태 창.’

<플레이어>

이름: 김진원

레벨: 61

직업: 계약 소환사

등급: 유니크

업적: 군락의 지배자

칭호: 악마 사냥꾼

HP: 4100

MP: 4200

항마력: 50

[스텟]

근력: 80 민첩: 80 체력: 60 마력: 120 지배력: 140

미분배 포인트: 0

#플레이어중 유일하게 상점기능이 개방됩니다.

#모든 데미지 10퍼센트 감소 효과가 적용됩니다.

#뱀파이어 군주 메시아와 피의 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스킬]

마구: 블랙홀 Lv.7

마구: 칼날 폭풍 Lv.20 (Max)

마구 Lv.10 (Max)

불굴 Lv.1

순간 가속 Lv.10 (Max)

미분배 포인트: 2

[직업스킬]

소환의 방 Lv.2

계약 소환: 꼬마 임프 Lv.10 (Max)

인핸스 본드 Lv.10 (Max)

계약 소환: 꼬마 마도사 Lv.10 (Max)

계약 소환: 심연의 마누스 Lv.3

계약 소환: 꼬마 디멘션 워커 Lv.10 (Max)

[상점]

Lv.7

‘제대로 적용되어 있네. 최대레벨이 10이 아쉽긴 하지만.’

그가 상태 창을 들여다보자.

“형! 어떤 스킬을 얻었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한번 보여주실 수 없을까요?”

“사장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힐끔거리던 최은식과 이시현이 못 참겠다는 듯 질문해왔다.

“알았으니까 얼굴 좀 그만 들이대고 좀 기다려봐.”

진원은 그들의 강렬한 시선에 질색하며 스킬의 정보를 읽기 시작했다.

[계약 소환: 꼬마 디멘션 워커 Lv.10]

액티브 스킬.

꼬마 디멘션 워커를 소환합니다. 지배력 스텟이 높을수록 강력해집니다. 소환사의 레벨을 따라갑니다.

(MP: 800) (소모 골드: 2000골드) (소환 가능한 개체: 1)

[뒤틀린 차원: 메가모프]

특수행동.

차원 에너지를 몸에 휘감아 거대화한 뒤, 대상을 향해 돌진합니다.

공격에 맞은 적은 3초 동안 스턴 상태 이상에 빠집니다.

대상의 방어력을 무시합니다.

(MP: 600) (재사용 대기시간: 10분)

‘이번 소환수는··· 상당히 강하겠네.’

새로운 스킬 또한 임프나 마도사, 마누스처럼 전투에 특화된 소환수.

다른 건 모르겠지만, Max레벨 달성으로 생긴 특수행동만 보면 마누스 다음으로 강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디멘션 워커.’

[2000골드를 사용합니다.]

‘나가는 골드도 장난 아니네.’

스스스-

진원이 스킬을 사용하자 골드가 빠져나가며, 작은 포탈에서 허름한 망토를 어깨까지 감싼 소환수가 걸어 나왔다.

‘임프와 비슷한 크기네.’

중성적인 외모를 가진 있는 인간 형태의 디멘션 워커는, 진원을 보며 천천히 머리를 숙였다.

“말은 할 수 있어?”

절레절레.

“그래, 앞으로 잘 부탁한다.”

“와, 저게 형의 새로운 소환수인가요?”

“겉으로 보기에는 사람처럼 보이네요. 피부색이 보라색인 것만 빼면.”

최은식과 이시현은 꼬마 디멘션 워커를 신기하다는 듯이 눈으로 훑었고.

스윽.

녀석은 시선이 불쾌한지 고개를 돌려 그들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같은 편이다.”

진원의 말 한마디에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풀었지만.

“크흠. 혀, 형! 그래서 이번 이벤트는 어땠나요?”

소환수를 보고 헛기침을 하던 최은식은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점령전이었어. 337번 행성의 플레이어들 5천 명이랑 한국인 5명.”

“···네에?”

“5천 명 말입니까?”

진원의 입에서 터무니없는 말이 나오자, 최은식과 이시현은 넋을 잃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마지막에 이벤트 맵을 만들었다는 인형이 형에게만 나타났다고요? 거기다가 3만 명이 넘는 놈들을 상대하고 돌아오셨고요?”

진원의 설명이 끝나자 최은식이 입을 크게 벌리며 빠르게 말을 뱉어냈다.

그럴 것이.

그에게서 나온 말들은 충격적인 내용밖에 없었으니까.

“그래, 내 생각에는 그 재수 없는 놈이 세상을 바꾼 원인이다. 물론 확실한 건 아니니까 알고만 있어라.”

“갈수록 복잡하군요. 지구가 338번 행성이고, 337번에는 외계인 같은 녀석들이 나왔다니······.”

이시현은 진원이 말한 내용을 수첩에 기록하며 볼펜을 딸깍거렸다.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다시 얘기하죠. 동생이 걱정하네요.”

진원은 이곳에 돌아오자마자 울리기 시작한 스마트폰을 들어 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 * *

서울 청담동의 한 아파트.

손하윤의 어머니 손하원은 오늘도 뉴스 채널에 시선을 두고 스마트폰을 꾹 쥐며 딸이 무사히 돌아오길 빌었다.

쿠웅!

“뭐, 뭐야?”

잠시 후.

방 한쪽에서 커다란 굉음이 발생하자, 의자에 앉아 있던 손하원은 깜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하윤아! 하윤이니?”

그녀는 그것이 딸의 방에서 생긴 소리인 것을 알아채고, 빠르게 문 앞으로 다가갔다.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자, 방 안에는 한쪽 눈을 찡그리며 엉덩이를 어루만지고 있는 자신의 딸이 눈에 들어왔다.

“하윤아!”

“엄마?”

그녀는 딸을 보자마자 목을 감싸 안고 울기 시작했다.

“다행이야··· 흐흑! 우리 딸. 많이 힘들었지?”

“괜찮아, 엄마. 나 하나도 안 다쳤어.”

손하윤은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등을 토닥여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거 알아? 진원 오빠는 허공에서 텐트도 꺼내고 음식들도 만들어내는 거.”

* * *

한편.

김지원은 아파트 거실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진원에게 전화를 거는 중이다.

띠리리. 띠리리.

“하아, 신호가 가는 걸 보니까 무사히 돌아왔나 보네.”

그녀는 연결음이 정상적으로 들리자 안도하며 통화종료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나한테는 왜 말 한마디도 안 해주는 거야!”

그녀는 진원이 플레이어 이벤트라는 곳으로 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를 걸었다.

그 사실도 뉴스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지가 무슨 불사신이야? 틈만 나면 위험한 곳에 가고! S급 플레이어가 되고 돈도 많이 벌었는데 왜 자꾸 저러는 거야?”

그녀는 진원이 강제로 끌려간 것이 아닌, 스스로 판단해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저번에도 그렇고. 자꾸 문자 하나만 달랑 보내니까 내가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어.”

오빠는 하루 이틀 지나고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7일째가 되는 날까지 연락이 없어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닐까 봐 마음을 졸였었다.

“아니, 돌아왔으면 전화 좀 받지. 어디서 뭘 하는 거야, 이 오빠는?”

지원이 안절부절못하며 베란다로 나가 밖을 내다보기도 잠시.

“나 왔다.”

“크이이!”

진원이 양손에 포장된 치킨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아 오빠! 사람 마음졸이게 하지 말라고! 내가 얼마나 걱정을··· 그런데 옆에 누구야?”

지원은 오빠의 옆에 따라 들어온 남자애를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 내 새로운 소환수야. 원래 소환의 방에 넣어야 하는데, 정신이 없네.”

“크이! 크이이이!”

치킨 냄새에 환장한 콩콩이가 진원의 발치를 맴돌자, 그는 동생에게 치킨 박스를 건네고 방으로 들어갔다.

“저기 가서 콩콩이한테 치킨 포장 좀 뜯어줘라.”

“와··· 진짜 한 대 치고 싶네.”

그녀가 주먹을 불끈 쥐기도 잠시, 치킨을 달라고 울어대는 콩콩이를 보고 한숨을 내쉬며 부엌으로 향했다.

“잠깐만 거기 있어 봐.”

소환수를 데리고 방에 들어온 진원은, 곧바로 인벤토리에서 백과사전을 꺼내 녀석에게 사용했다.

[꼬마 디멘션 워커]

- 설명: 계약 소환사 김진원의 소환수. 차원에 대한 영향력을 어느 정도 행사할 수 있으며, 그 기운을 끌어내 공격한다.

“내 소환수는 이런 식으로 나오는구나.”

레전더리로 등급 상승이 되고 나서, 꽤나 유용해진 아이템이었다.

이전에 시험 삼아 신혜진에게 써본 뒤로, 다른 지인들에게는 되도록 사용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훔쳐보는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까.’

그는 침대에 걸터앉아 소환의 방 레벨을 올린 뒤, 꼬마 디멘션 워커를 집어넣었다.

‘그런데··· 그 인형. 도대체 목적이 뭐였지?’

공간을 창조해 플레이어들을 끌어들이고, 서로 죽이기를 강요하는 이유가 뭘까?

진원은 턱을 괴며 조용히 이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고.

스스스.

[미안해, 진원. 정말 미안해.]

10분이 지나자, 메시아가 모습을 드러내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도와주고 싶었는데.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어.]

그녀는 잠에 빠져있는 동안 자신의 불안감이나 긴장감, 위기감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지만,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고 했다.

“괜찮아. 네 맘대로 안되는 거잖아?”

[응······.]

그녀는 괜찮다는 진원의 말에도 고개를 푹 숙였다.

메시아가 있었다면 훨씬 수월했겠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탓할 생각은 없다.

“아, 그러고 보니까 이게 있었지.”

급기야 메시아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자, 진원은 인벤토리에서 토르의 망치와 함께 에픽 장비 변환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지난번처럼 한번 해볼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