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상점스킬-53화 (53/200)

53. 특별 퀘스트-3

[늦어서 미안해, 진원.]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기운이냐!]

누워 있던 진원의 몸 주위의 바닥에서, 어둠이 스멀스멀 올라와 그를 완전히 뒤덮었다.

잠시 후, 칠흑 같던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메시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진원은 너 같은 놈이 넘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그리고 그녀는 오른손을 위로 치켜 올린 뒤,

짜악!

그의 뺨을 세게 갈겼다. 소리가 얼마나 큰지 몬스터들이 흠칫 하고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그러자 그의 입가에서 검은색 연기가 빠져나왔다.

[미안해, 이렇게 해야 빼낼 수 있거든.]

[젠자아앙! 거의 다 됐었는데!]

악몽의 근원은 한 번 침입했던 대상의 몸에서 빠져나오게 되면, 같은 대상의 몸으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검은 연기는 허공을 맴돌다가, 미노타우로스의 입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끄어어!”

그리고 잠시 뒤, 진원이 정신을 차렸다.

깨어나자마자 자신의 한쪽 뺨이 터질 것 같이 아팠다.

메시아의 완력이 얼마나 강한지 체감되는 순간이었다.

[아팠어? 늦어서 미안해. 힘을 사용 하고 나면 잠이 쏟아져 와. 아직 몸이 불안정한 것 같아.]

그녀는 미안한 표정으로 자신의 뺨을 어루만져 주었다.

“괜찮아. 고맙다.”

[피가 필요해. 괜찮아?]

“그래. 그런 계약이니까.”

자신의 한쪽 팔을 내어 주자, 그녀는 송곳니를 보이며 피를 빨기 시작했다.

[크아아! 이렇게 된 이상 이놈의 몸으로라도 카리나의 심장을 얻겠다!]

쿵. 쿵.

어느새 미노타우로스의 몸을 빼앗은 악몽의 근원은, 심장이 있는 나무줄기를 향해 다가가려 했다.

서걱!

그러자 붉은 늑대가 지면을 박차고 다가가 놈의 다리를 베었다.

[그 정도론 어림도 없다!]

튼튼한 몸을 가진 미노타우로스의 허벅지 부근에 피가 솟구쳐 올랐지만, 놈은 개의치 않고 쇠구를 휘두르며 붉은 늑대를 떨쳐 냈다.

[2:56]

“이거 맞고도 멀쩡한지 보자.”

그사이, 타이머를 한 번 보고 몸을 일으킨 진원은 순간 가속을 사용해 놈의 등 뒤를 잡았다.

그리고 토르의 장난감 망치를 들고 놈의 머리로 크게 도약했다.

까앙!

[끄어어어!]

갑작스럽게 머리에서 강렬한 통증이 느껴지자 놈은 두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고 무릎을 꿇었다.

[자, 잠깐! 내가 제안을 하나…….]

“닥치고 그냥 뒈져.”

악몽의 근원이 자신의 몸을 일순간이나마 장악했다는 사실이 그를 더욱 열 받게 만들었다.

“너 이 새끼, 상당히 기분이 더럽더라.”

까앙! 까앙!

[끄어어!]

그는 놈의 말은 끝까지 듣지도 않은 채 그대로 힘껏 머리를 연속해서 내려쳤다.

“무우우우!”

“무우우!”

그사이, 붉은 늑대와 임프, 메시아는 남은 몬스터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끄아아!]

이어지는 강렬한 통증에 자신이 두들겨 패던 미노타우로스의 입에서 검은 연기가 빠져나왔다.

[몸, 새 몸이 필요하다!]

그러나 악몽의 근원이 숙주로 삼을 만한 대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제기이일!]

시간이 지날수록, 검은 연기가 점점 연해지더니 결국 깔끔하게 사라졌다.

띠링.

[미노타우로스 무리를 막아 냈습니다.]

[악몽의 근원을 처치하였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붉은 늑대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특별 퀘스트-심장을 지켜라!를 완료했습니다.]

[모든 몬스터를 처치하여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귀환 포탈이 생성됩니다.]

추가 보상 : 경험치 캡슐

“1분 정도 남기고 클리어라. 후우.”

진원은 퀘스트 완료 메시지를 보고 입가를 슥 닦았다.

악몽의 근원이 자신의 몸에 들어왔을 때, 상당한 메스꺼움과 이물감이 느껴져 지금도 불쾌했다.

뭐든지 경험이라고 했던가. 이걸로 정신 공격에 관해서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기겠지.

“좋아. 이제 골드와 아이템을 싹 쓸어 담고 나가자.”

* * *

대학 병원의 중환자실.

현재 의식 없이 병상에 누워 있는 남성은 피닉스 길드의 부사장 송진호였다.

“이 쓸모없는 놈. 너도 결국엔 버러지였냐.”

그리고 그런 그를 보며 험한 말을 내뱉는 남성은 송진호의 아버지, 길드장 송현성이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보면 움찔하고 눈치를 보게 되는 엄청난 거구. 거기에 키가 2m는 가뿐하게 넘을 듯했다.

해외의 S급 던전을 공략하고 얼마 전에 귀국했는데, 길드의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많던 길드원들은 대거 탈퇴해 건물 안은 썰렁했으며, 주가의 폭락과 길드의 이미지도 상당히 안 좋아진 상태.

‘자금 문제야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경찰 조사 결과로는 송진호가 괴한에게 습격당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자신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괴한은 자기 회사의 뒤처리를 할 때 쓰는 놈들이었으니까.

‘도대체 누구한테 습격을 당한 거냐! 그리고 그걸 보기 좋게 당하기만 하다니!’

마음 같아서는 당장 중환자실로 들어가 녀석이 일어날 때까지 뺨을 갈겨 주고 싶었다. 주위의 보는 눈만 없었더라도.

“후우, 앞으로 할 일이 많아지겠군.”

깊게 한숨을 내뱉은 그는, 병원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 * *

포탈에서 나와 집으로 향하던 진원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김진원 씨! 맞으시죠? 사인 한번 해 주시면 안 될까요?”

“같이 사진 한번 찍어 주시면 안 될까요?”

“저는 믿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에 관해 관심도 없었던 사람들이, 플레이어 협회에 아이템 처리를 하러 가니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던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 보니,

“실시간 검색어 1위, S급 랭커 김진원?”

이건 또 무슨 말인지. 거기다 2위가 김진원 S급, 3위가 김진원 야구선수.

관련된 뉴스기사들을 찾아보니, 자신이 퀘스트를 수행하러 포탈로 들어간 사이 협회가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거기다 위장 포탈을 거의 단신으로 클리어했으며 생존자가 11명이었다는 점을 반영해 세계 랭커의 순위에 기재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했다.

‘아, 이러면 또 귀찮아질 텐데.’

하지만 받아들여야겠지. 언제까지 숨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 자신의 세계 랭킹은 100위. 가장 끝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보통 던전의 클리어 수와 위험도와 기여도에 따라 순위가 매겨지는데, 순위가 높을수록 그에 맞는 보상으로 국가에서 아이템이나 돈과 함께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100위만 해도 년마다 5억을 주네.”

99위만 해도 A급 던전을 포함해 백 번 이상 클리어한 베테랑들.

위장 포탈 하나로 100위에 오른 것만 해도 엄청난 성과인 듯했다.

“자세한 건 나중에 다시 알아보자. 일단 샤워부터. 찝찝해 죽겠네.”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시원한 냉수에 몸을 맡겼다.

“후우우.”

메스꺼웠던 속이 이제야 진정되는 듯한 느낌이다.

그 뒤에 바로 뛰듯이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 뒤 자신의 무릎에 메시아가 자연스럽게 올라와 앉았다.

[보상을 수령하시겠습니까?]

Y/N

최대로 비싼 것은 800억이 넘다는 스킬 포인트 캡슐! 기대되는 것은 당연했다.

“이제는 돈에 여유도 생겼고, 굳이 이것을 팔 필요는 없지.”

이번에 아이템을 처분하면서, 3억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

거기다가 국가에서 따로 5억을 준다고 하니 빚은 거의 갚은 것이나 마찬가지.

캡슐을 받은 진원은 기대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아이템을 사용했다.

띠링.

[스킬 포인트 6을 획득하였습니다.]

레벨 6이 오른 것과 유사한 효과였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보상이다.

“좋아. 다음은…….”

인벤토리에서 추가 보상으로 받은 경험치 캡슐을 꺼냈다.

현재 자신의 레벨은 39. 이것으로 레벨이 오르게 된다면 40이 되어 상점의 레벨도 올라가게 된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캡슐을 삼켰다.

꿀꺽.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업 스킬-계약 소환 : 꼬마 마도사가 추가되었습니다!]

[상점 레벨이 올랐습니다!]

[캐시 샵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잠시 후, 상점과 함께 레벨이 올랐다는 메시지가 출력되었다.

‘상태 창.’

<플레이어>

이름 : 김진원

레벨 : 40

직업 : 계약 소환사

등급 : 유니크

업적 : 끈질긴 놈

칭호 : 피의 계약자

HP : 4,500

MP : 2,200

[스텟]

근력 : 50 민첩 : 40 체력 : 50 마력 : 70 지배력 : 60

미분배 포인트 : 20

#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상점 기능이 개방됩니다.

#모든 데미지 10퍼센트 감소 효과가 적용됩니다.

#뱀파이어 군주 메시아와 피의 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스킬]

마구 Lv.10 (Max)

불굴 Lv.1

순간 가속 Lv.10 (Max)

미분배 포인트 : 10

[직업 스킬]

소환의 방 Lv.1

계약 소환 : 꼬마 임프 Lv.10 (Max)

인핸스 본드 Lv.10 (Max)

계약 소환 : 꼬마 마도사 Lv.1

[상점]

Lv.5

특별 퀘스트 1개, 그것도 겨우 1시간 만에 이 정도의 레벨 업을 하다니.

다른 플레이어가 들으면 땅을 치며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먼저 직업 스킬부터 확인해 보자.”

[직업 스킬 : 꼬마 마도사 Lv.1]

액티브 스킬.

꼬마 마도사를 소환합니다. 지배력 스텟이 높을수록 강력해집니다. 소환사의 레벨을 따라갑니다.

(MP : 200) (소모 골드 : 200골드) (소환 가능한 개체 : 1)

‘괜찮네.’

마도사라면 원거리형 소환수일 확률이 높았다.

스킬 포인트 여유도 있겠다, 바로 꼬마 마도사에 포인트를 전부 투자했다.

[버스트!]

특수 행동

꼬마 마도사가 스킬을 2배 빠른 속도로 사용합니다.

(MP : 100) (재사용 대기 시간 : 10분)

10레벨이 되자 추가된 특수 행동 버스트.

‘꼬마 마도사 소환.’

진원은 궁금함에 바로 스킬을 사용했다.

[1,000골드를 사용합니다.]

‘되게 비싸네.’

소환 한 번에 상당한 골드가 소모되었다.

잠시 후, 작은 포탈에서 검은색 로브로 온몸을 가린 소환수가 나왔다.

작은 크기에 다리는 로브에 가렸는지 보이지 않았고, 팔만 로브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임프처럼 레벨이 올랐다고 덩치가 커지거나 하지는 않아 보였다.

“음, 얘는 말을 할 수 있으려나.”

꼬마 임프는 자신의 말은 알아듣긴 했었다. 그것은 얘도 마찬가지일까.

“물론입니다, 주인님.”

그의 말에 중성적인 목소리가 로브에서 흘러나왔다.

“좋아. 그러면 네가 가진 능력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해 줘.”

“알겠습니다.”

그로부터 이어진 짧은 설명.

기본적인 하급 마법은 캐스팅 없이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고, 10레벨이 되면서 중급 마법도 가끔씩 시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파이어볼 같은 하급 마법도 짧지만 캐스팅이 필요했고, 재사용 대기 시간 역시 존재했다.

그것을 아무 조건 없이 연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능력이었다.

‘거기다가 버스트까지 사용한다면…….’

상당한 화력을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

퀘스트를 힘겹게 클리어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진원은 벌써부터 던전에 들어가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다.

남은 스킬 포인트로 소환의 방 레벨을 올린 뒤, 소환수를 집어넣었다.

“마지막으로 스텟인데…….”

일단 민첩에 10을 투자하고, 나머지를 생각하기로 했다.

[스텟]

근력 : 50 민첩 : 50 체력 : 50 마력 : 70 지배력 : 60

“붉은 늑대 유지에 MP, 메시아 스킬 사용에 HP, 소환수는 지배력.”

거기다 자신도 전투를 하려면 근력과 민첩도 투자를 해야 한다.

“너무 욕심인가?”

그러나 무엇 하나라도 포기하기가 싫은 기분이었다.

어떤 스텟을 올릴까 고민하던 찰나, 동생 지원이 갑작스럽게 방문을 두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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