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상점스킬-51화 (51/200)

51. 특별 퀘스트-1

“허억! 허억! 혀엉! 너무 쉬지 않고 달리시는 거 아니에요?”

푸확! 퐈학!

“크에엑!”

[코볼트를 처치하였습니다!]

[코볼트를 처치하였습니다!]

사람의 몸통에 쥐의 머리 형태를 한 코볼트가 힘도 써 보지 못한 채 머리가 터져 나가며 줄줄이 쓰러졌다.

“그래? 그럼 오늘은 이거하고 하나만 더 하자.”

“허억! 네…….”

최은식은 어느새 땀범벅이었지만, 진원은 숨조차 차지 않아 보였다.

“꾸에에엑!”

하루 만에 연속해서 네 번째의 C급 던전을 공략 중인 최은식은 그의 괴물 같은 체력에 입이 절로 벌어졌다.

퐈학!

“꾸엑!”

총잡이의 장갑을 착용하고, 코볼트의 머리를 표적삼아 도탄 연습을 하고 있던 그의 입꼬리가 조금씩 올라갔다.

‘이제는 굳이 가이드가 없어도 예측이 되네.’

장비가 푸른 화살표로 가이드해 주는 도탄은 2회 정도.

C급 던전에 들어가 놈들을 표적 삼아 연습을 계속하니 세 번 정도까지는 무난하게 도탄을 사용할 수 있었다.

동굴 벽을 세 번까지 튕기며 강력해진 마구는 코볼트의 몸통을 3마리씩 한 번에 꿰뚫고 지나갔다.

“임프.”

“키긱!”

그의 말에 소환의 방에서 튀어나온 임프가 구석에 뭉쳐 있던 코볼트를 향해 꼬마 지옥불을 던졌다.

화르르르-

“꾸에에에!”

“끼에에에!”

이제는 꼬마 지옥불이라고도 부르기 힘들 수준의 화력.

놈들은 동굴 천정까지 솟아오르는 불길에 순식간에 타올라 검은 재가 되었다.

‘역시. 이 스킬의 영향이겠지.’

[인핸스 본드 Lv.10(MaX)]

패시브 스킬.

소환수의 지배 능력을 향상시켜 자신의 일정 반경 안에 있는 자신의 소환수들을 강화합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적용 반경이 넓어지고, 소환수의 레벨 증가량이 상승합니다.

소환수 레벨 증가: +10

적용 반경: 무제한

최대 레벨을 달성하니 적용 반경의 제약이 사라졌다. 거기다 임프도 키가 20센티는 더 큰 것 같고.

‘그건 그렇고, 위장 포탈에서 나오고 나서 C급 던전은 이제 가벼운 운동 수준이네.’

이전의 던전에서 경험치를 거의 혼자서 독식하다시피 한 진원의 레벨은 36.

코카트리스와 역병까지 처치함으로써 6레벨이나 올랐다.

거기다 유니크 직업까지 가지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제 보스만 남았나.”

“크르! 크르르.”

“뭐야? 알아서 오네?”

[보스 : 코볼트 수색왕]

자신의 부하들이 죽어 나가자 사나운 울음소리를 내며 진원에게 다가오는 보스는, 등 뒤에 커다란 곡괭이를 메고 있었다.

“붉은 늑대.”

“예, 주군.”

서걱!

놈의 등 뒤에서 실체화한 붉은 늑대가 검을 들어 위에서 아래로 내려쳤다.

“크…… 르?”

보스는 무슨 일이 일어난지도 모른 채 그대로 몸이 두 동강났다.

띠링.

[보스 : 코볼트 수색왕을 처치하였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던전을 클리어하였습니다!]

랭크 : S

추가 보상 : 중급 마정석 2개

[귀환 포탈이 생성됩니다.]

“좋아. 오늘은 이쯤하고……. 근데 너희들 뭐 하냐?”

“키긱! 키기긱!”

“끄으으! 내가 형한테 줄 거니까 저리 가라!”

보스의 시체에서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 보니, 임프와 최은식이 아이템을 잡고 서로 당기고 있었다.

“얌마, 뭐 해.”

“형! 전 오늘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아서요. 제발 아이템이라도 줍게 해 주세요!”

“키기긱!”

‘둘 다 유치하구만. 임프야 그렇다 쳐도.’

“임프!”

“키기긱!”

주머니에서 초코바를 하나 꺼내니 아이템을 붙잡고 늘어지던 임프가 쏜살같이 달려와 초코바를 낚아챘다.

이에 질세라 최은식도 마정석과 아이템을 챙겨 자신에게 달려왔다.

“여기 있습니다, 형!”

“그래. 나머지는 내일…… 응?”

갑작스럽게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위. 정확히는 반짝이는 상점 창이었다.

뭔가 싶어 확인해 보니 행운의 랜덤 아이템 박스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런 현상은 무조건 좋은 아이템이 출현했을 때 나오던 현상!

기대가 되는 것은 당연했다. 빛이 멎길 기다리고, 아이템을 확인해 보았다.

[아이템 : 행운의 랜덤 아이템 박스]

현재 기묘한 기운이 깃들어 있습니다. 즉시 개봉이 가능합니다.

수량 : 1개

가격 : 900골드

“형, 무슨 일 있나요?”

“응? 아, 일단 밖으로 나가자.”

진원은 던전 밖으로 나오고 나서, 곧바로 아이템을 구매했다. 가격이 3배가 올라 있었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지난번에 처치한 역병에서 840골드, 오늘 던전을 돌며 대략 700골드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보유 골드 : 1,140]

모아 뒀던 골드도 꽤 쌓여 있었는지, 아이템 박스를 구매하고 장비까지 수리하고도 제법 여유가 있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골드 모으는 것이 점점 수월해졌다.

딸깍.

‘이 순간만큼은 기대가 된다니까.’

기대감을 가지고 박스를 열어 나온 아이템은…….

없었다.

“뭐야. 안이 비었잖아? 미쳤냐?”

순간 입에서 욕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상자에서 메시지가 떠올랐다.

[특별 퀘스트-??]

완료 조건 : 던전 입장 시 공개

제한 시간 : 던전 입장 시 공개

보상 : 스킬 포인트 캡슐 1개

실패 시 : ??

[수행하시겠습니까?]

Y/N

#5분 뒤 퀘스트는 사라집니다.

#혼자서만 수행 가능한 퀘스트입니다.

“……은식아.”

“네, 형.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스킬 포인트 캡슐 같은 것은 얼마나 하냐?”

“스킬 포인트요? 아무리 저라도 그건 못 사겠는데요. 비싼 것은 1개에 800억이 넘을걸요? 스킬 포인트마다 다르긴 하지만…… 그런데 그건 왜요?”

궁금한 듯이 묻는 최은식의 옆에서, 그는 기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렇지? 역시 이건 바로 해야겠다.”

“네? 그건 또 무슨 말…….”

“아! 그러고 보니 너한테 준다는 것을 잊었네. 자. 이거 전에 던전에서 보스잡고 나온 거. 방패라서 네가 쓰는 게 좋겠네.”

실실 웃던 그는 인벤토리에서 붉게 물든 방패를 꺼내 최은식에게 넘겨주었다.

“어? 혀, 형! 이거 옵션 미쳤는데요? 이걸 그냥 준다고요?”

“그래. 내가 그래도 양심은 있는 사람이야. 그동안 너한테 많이 얻어먹었는데.”

“혀엉!”

자신의 말에 감격한 듯이 달려드는 그를 가뿐히 밀쳐내고, 특별 퀘스트 수행 버튼을 눌렀다.

“나 지금 급한 일 생겼거든? 바로 가 봐야 해. 지원이한테 잘 좀 전해 줘. 이제 1분 남았다. 여러분들도 수고 많으셨어요. 일당은 얘가 줄 겁니다.”

“예? 어딜 가신다고요?”

“던전. 아마도?”

진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검은색의 포탈이 생겨났고, 그를 빨아들이며 순식간에 사라졌다.

최은식은 방패를 들고 얼떨떨하게 포탈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여긴…… 성인가.’

포탈이 자신을 뱉어 낸 곳은 어느 성채의 꼭대기였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모래바람이 휘날리는 황무지.

모래가 붉은색인 것을 빼면 성채 밖은 평범한 사막이었다.

잠시 후, 알림음이 들리며 퀘스트가 떠올랐다.

띠링.

[특별 퀘스트-심장을 지켜라!]

성채 밖의 괴물들이 카라나의 심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일정 시간마다 몬스터들이 몰려옵니다.

완료 조건 : 60분 동안 카라나의 심장을 지켜야 합니다.

제한 시간: 80분

보상: 스킬 포인트 캡슐 1개

실패 시: 몸의 주도권을 빼앗깁니다.

‘퀘스트 실패 시 몸의 주도권을 빼앗긴다고?’

물론 실패할 생각은 절대 없다.

보통 이 정도의 보상을 준다면 당연히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일까.

얼마 남지 않은 제한 시간과, 엄청난 보상이 자신을 성채로 이끌었다.

예전 같으면 미친 짓이었겠지만, 지금껏 성장해 온 자신에게는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예전에 비하면 긴장감이 훨씬 덜하기도 했고.

‘이런 상황은 몇 번씩 겪었으니까. 그만큼 익숙해졌다는 뜻이겠지.’

진원은 고개를 돌려 카라나의 심장을 찾았다.

‘저기 있네.’

계단을 내려가서 확인해 보니, 나무줄기에 둘러 싸여 있어서 안쪽을 자세히 봐야 심장을 찾을 수 있었다.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심장은 검은색일 뿐, 사람의 심장과 모양도 크기도 거의 흡사했다.

두근. 두근.

살아 있다는 듯이 뛰는 카라나의 심장.

그리고 잠시 후,

[59:59]

타이머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상점 기능은…… 좋아. 멀쩡하네.’

그는 상점 기능을 확인하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물약들을 구매하고 장비들을 수리했다.

두두두두.

멀리서 땅을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꼭대기로 가서 확인을 해 보니, 붉은색을 띤 소가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사납게 성채로 돌진하고 있었다.

‘레드 카우라…….’

D급 던전에서 나오는 몬스터가 대략 30마리 정도.

레드 카우는 공격 패턴이 매우 단순해 초보들이 즐겨 잡는 몬스터였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강한 몬스터들이 연달아 쳐들어오지는 않는 듯했다.

“임프.”

“키긱!”

자신의 말에 소환의 방에서 튀어나온 임프가 성채 위로 올라가 꼬마 지옥불을 사용했다.

성문 앞에 도달하기까지 약 30미터쯤, 임프는 중앙 대열에 있던 몬스터에게 지옥불을 던졌다.

“움머어어어!”

녹색 불길이 강렬하게 치솟으며 레드 카우들을 한꺼번에 불태웠다.

[레드 카우 무리를 막아 냈습니다.]

‘일단 첫 시작은 정말 쉬운데. 앞으로 얼마나 센 녀석들이 나오는지가 관건이네.’

하지만 그렇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자신도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막아 내면서, 레벨 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 *

사람이 발길이 끊긴 듯한 동네. 언제 허물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교회 안에서 순백의 신도복을 입은 남성들이 모여서 원을 이루고 있었다.

“손명유 씨, 다시 태어나실 준비가 되셨습니까?”

원의 정중앙에 검은색 밧줄로 몸이 묶여 있는 그는 젊은 남성이 들고 있는 물건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거, 확실한 거냐?”

“그럼요. 제가 사전에 설명을 확실히 드렸지 않습니까? 나머지는 신의 뜻에 달렸습니다.”

당연히 지금 상황은 수상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실험실의 모르모트가 된 기분. 그도 당연히 처음에는 거부했다.

“이번 일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당신은 우리 대천사 길드의 간부진이 되는 겁니다. 돈, 지위, 권력. 그리고 당신이 원한다면 복수까지. 찢어 죽이고 싶은 사람이 몇 명,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온 젊은 남성은 귓가에 달콤한 말을 속삭이며 자신을 유혹했다.

‘그래, ×발. 어차피 아무 의미 없이 숨만 쉬다가 뒈져 버리는 인생. 네놈들을 죽일 기회가 생긴다면, 이 목숨, 기꺼이 걸어 주지.’

손명유는 눈앞의 남성이 들고 있는 주사기를 쳐다보다가, 결정을 내렸는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큰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제가 사람 보는 눈이 좀 있거든요.”

쭈우욱-

그의 팔에 주사액이 들어가자, 원을 이루고 있던 신도들이 이상한 기도문을 외우며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큽! 크읍! 끄아아아악!”

바로 주사의 효과가 나타났는지, 그의 몸에 핏줄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눈앞의 남성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는 손명유를 보며 두 손을 모으고 그저 가만히, 기다렸다.

즈즛. 즈즈즛.

“끄아아아아!”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손명유. 그의 몸을 묶은 밧줄 또한 찢어질 듯이 부풀었다.

그리고 그의 변화를 가까이서 보던 남성은 시간이 지나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저의 안목은 정확했습니다. 대천사 길드의 간부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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