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상점스킬-10화 (10/200)

10. 직업 체험권-1

[제목 : 플레이어님들, 스텟이 하나 더 있거나 하는 분들 계시나요?]

내용 : 보통 스텟은 4개라고 알고 있는데, 5개인 플레이어분들 계시나요?

그렇게 글을 올리고 30분 정도 기다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다들 비슷했다.

익명1 : 잘 모르겠네요. 보통 4개로 알고 있어서…….

익명2 : 5개인 사람은 유니크 직업이라는 소문이 있긴 하던데.

익명3 : 님 혹시 스텟 5개세요? 나머지 한 개 뭐예요?

예상은 했었다. 인벤 사이트는 단편적인 정보가 많을 뿐이라 자세한 정보는 얻기가 어려웠다. 그런 정보들도 확실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어서 상점에 관한 글도 올리려 했지만, 이내 관두기로 했다.

자신만 가지고 있는 특전이기도 하고,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역시 답은…… 이것인가.’

검색창에 ‘꺼라위키’를 검색해 유니크 직업을 찾아보았다.

잠시 후, 방대한 양의 유니크 직업이 검색 결과에 나타났다. 그중 플레이어란에 들어가 글을 읽어보았다.

[유니크 직업 - 상위 랭커 대부분이 유니크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직업과는 달리, 특수한 조건이 제시되며 그 조건을 만족시켜야 전직이 가능하다.]

‘흐음. 전에 은지 씨에게 들었던 내용과 같네.’

현재까지 알려진 유니크 직업은 사채업자, 성기사, 광휘의 사제, 그림자술자, 검제, 검성 정도였다.

역시나 전직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유니크 직업을 보유한 사람은 대부분 랭커라는 것. 그 이상의 정보는 없었다.

진원은 노트북을 닫고, 상태 창에 손을 가져가 민첩 수치에 스텟 5를 사용했다.

[스텟]

근력: 20 민첩: 20 체력: 20 마력: 40 ??: 0

미분배 포인트: 10

큰 이유는 없었다. 단지 민첩만 15니 뭔가 20으로 올리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사람의 심리란 그렇지 않을까. 세 개의 스텟이 20으로 딱 맞아떨어지니 편안한 기분을 느꼈다.

‘깔끔하네. 다음은 상점.’

지난번 던전을 클리어하면서 레벨 업과 같이 상점의 레벨도 올랐다.

Lv.2의 상점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했다.

진원은 상점을 열어 천천히 항목들을 살펴보았다.

장비가 몇 개 추가되어 있었고 아이템에는 하급 HP과 MP 포션, 그리고 랜덤 아이템박스가 추가되어 있었다.

포션의 가격은 각각 10골드, 아이템 박스는 100골드였다.

진원은 거래소에 접속해 하급 포션의 시세를 알아본다.

‘대략 100만 원이네.’

포션으로만 봤을 때 1골드당 10만 원 정도의 가치였다. 생각보다 골드의 가치가 높았다.

랜덤 아이템박스도 이어서 검색해 봤지만 매물이 없는지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현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골드는 595골드.

‘흠, 랜덤 박스라……. 되게 신경 쓰이는데.’

100골드면 무려 1,000만 원 상당의 가치!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 호기심이 생겼다. 거기다가 수량도 단 하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잠시 고민하던 진원은, 이왕 새롭게 추가된 아이템이겠다, 구매를 결심하고 구매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손 위로 검은색으로 된 작은 박스가 떨어졌다.

[랜덤 아이템 박스]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없는 박스. 크기가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된다.

바로 박스를 열어 보려 하니 눈앞에 메시지가 나오며 열리지 않았다.

띠링.

[13시간 후 개봉 가능합니다.]

“괜히 더 궁금해지네.”

13시간 정도면 야구 경기를 보고 나면 얼추 맞아떨어질 시간. 일단 랜덤 박스는 주머니에 집어넣고 뒤로 미루기로 한다.

그렇게 상점 창을 닫으려 할 때, 추가적으로 알림 음이 들렸다.

[인벤토리가 추가되었습니다.]

“인벤토리?”

자세히 살펴보니 작은 가방 모양의 아이콘이 생겨나 있었다.

아이콘을 클릭하니, 4칸의 네모난 빈 공간이 나왔다.

“어떻게 사용하는 거지? 그냥 넣으면 되나?”

주머니에 넣었던 랜덤 박스를 인벤토리로 집어넣어 보았다.

살짝 집어넣으니 알아서 빨려 들어갔다. 빼낼 때도 반대의 순서로 하면 된다.

“괜찮네. 4칸인 거만 빼면.”

상점 레벨이 올라갈수록 인벤토리도 같이 확장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집을 나온 진원은 경기 시작 30분 전 야구장에 도착해 미리 자리에 앉아 마운드를 구경했다.

“바글바글하구만. 역시 야구는 야구지.”

관중석은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으며, 팝콘과 치킨 맥주 등 먹거리를 품에 안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야구 보면서 치킨에 맥주라…….”

치킨과 맥주가 당겼지만 경기를 보는 데 집중하고 싶었으므로 팝콘과 콜라를 샀다.

영호가 있는 팀이 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야구는 언제든지 역전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스포츠다.

30분 후 경기가 시작되고,

“그래! 걔는 걸러야 돼! 잘한다!”

“우우우우우! 연속으로 두 번이나 거르는 게 어디 있냐!”

“야! 우리는 영호 선수 홈런 치는 거 보러왔다고! 니들이 돈 물어낼래?”

관중들이 불만을 품은 목소리로 상대 투수를 나무란다.

하지만 그것을 별 개의치 않고 만루의 상황에도 투수는 영호를 노골적으로 포볼로 걸러냈다.

차라리 1점을 내주는 게 더 안전하다는 감독의 판단이겠지.

현재 영호의 타율은 0.387이고 홈런은 벌써 두 자릿수를 넘겼다.

본격적으로 프로 선수 생활을 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말도 안 되는 성적이다.

‘내가 감독이라도 만루에서는 무조건 거른다.’

그렇게 경기를 계속 보고 있는 와중, 건너편 관중석에서 유난히 큰 목소리가 들렸다. 왠지 익숙한 목소리다.

“그거지! 잘한다! 다음에도 나오면 또 걸러버려! 이기는 게 장땡이야!”

……자세히 보니 지희다. 쟤가 왜 저기 있는 건지. 일쥐 응원복을 입고 앞자리에서 일어나 열정적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네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것은 알겠지만…… 영호 팀이 이길 거다. 흐흐.’

시간이 지날수록 스코어 차가 점점 벌어지자 다음 회차부터 상대 팀은 4번 타자를 거르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꼈는지 결국 자신의 팀에서 가장 강력한 투수로 교체했다.

[지금 타이밍에서 투수를 교체하는군요. 팀의 에이스! 선대성 선수가 마운드 위로 올라옵니다!]

[슬라이더가 아주 예술적인 선수죠. 선대성 선수의 슬라이더는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가 정말 힘이 들 겁니다. 예리하게 확 꺾이거든요.]

현재 심송은 2아웃 만루 상황. 스코어는 1:3으로 심송이 앞서고 있다. 점수 차를 벌리기에 좋은 기회였다.

상대 투수는 포수의 사인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와인드업을 하고, 던졌다.

[스트라이크! 첫 구부터 상당히 과감한 플레이!]

첫 구부터 과감했다. 오른쪽으로 꽉 찬 직구!

그러나 영호는 별로 개의치 않는 듯했다.

[2연속 볼이군요. 두 번째 구부터 탐색을 하는 걸까요.]

다음으로 2연속 볼. 볼로 영호에게 간을 보려 했으나 시작 자세 그대로 투수만 응시했다.

포수와의 사인을 몇 번 주고받고, 다시 던졌다.

깡!

헛스윙을 유도하려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시작부터 홈런이 나올 뻔했다. 아슬아슬하게 파울 판정이 났다.

“아오! 아깝다!”

이것으로 투 스트라이크 투 볼. 내가 투수라면 볼 하나로 간을 더 보겠지. 상대도 방금 볼로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했으니, 볼을 던지지 않을까.

“아악! 야! 쟤는 거르라고오! 아, 뭐 해!”

방금의 볼로 앞자리에 있던 지희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투수는 포수와의 사인 교환을 하고, 다시 한번 슬라이더를 던지기로 했다. 스트라이크로 위장한 슬라이더를.

깡!

영호는 본래 같았으면 방금 공을 참았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공을 못 쳐 본 것에 대해 짜증이 났는지, 그대로 힘껏 스윙을 날려 버렸다.

[아! 영호 선수! 쳤습니다! 날카로운 슬라이더에도 불구하고 2루타! 멋진 스윙입니다!]

팬들의 기쁨과 슬픔이 교차되는 관중석 사이로 경기는 계속해서 진행되었고,

일쥐: 3

심송: 8

심송이 여유롭게 경기에서 승리했다.

그렇게 관중석에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경기장 밖을 나오는 와중,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가는 지희가 보였다.

진원은 순간 장난기가 발동해, 뭔가 없나 하고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툭-.

“뭐야?”

어딘가에서 날아온 종이비행기가 지희의 볼을 때렸다. 짜증 섞인 목소리로 종이비행기를 펴 보았다.

-일쥐 별거 없네. 심송이 짱이지. 그리고 너 되게 시끄럽더라. 경기 관람 에티켓을 지킵시다. ^^

“아악! 짜증나! 누구야!”

진원은 짜증내는 지희를 보고 만족감을 느끼면서 밖으로 나갔다.

**

“좋아. 이제 곧 개봉 가능하겠네.”

띠링.

[4분 23초 후 개봉 가능합니다.]

야구 경기를 보고 나니 시간은 금세 흘러 있었다. 진원은 손에 랜덤 박스를 올려놓고,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서서 기다렸다.

[개봉하시겠습니까?]

Y/N

마침내 시간이 다 지나고 개봉이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Y를 눌러 랜덤 아이템 박스를 개봉했다.

딸깍.

작은 아이템 박스가 열렸고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카드? 직업 체험권?”

푸른색을 띄는 카드와 백색의 카드였다. 아이템을 들여다보던 진원의 눈이 점점 커졌다.

띠링.

[특수 던전 입장 카드] - 1시간 동안 D등급 인스턴스 던전에 입장합니다. 1시간이 지난 후, 자동으로 귀환 포탈이 생성되며, 경험치 획득이 불가능합니다. 동묘앞역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혼자서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직업 체험권 - 인챈터] - 24시간 동안 자신의 직업을 인챈터로 변경합니다. 시간이 만료된 후, 본래의 직업으로 변경됩니다.

공짜 입장 던전에 공짜 직업 체험권! 던전 등급이 D등급이라는 것에 살짝 실망했다.

하지만 뒤에 나온 직업 체험권은 그런 아쉬움을 멀리 날려 버렸다.

“직업 체험권은 웬만하면 아껴야겠다.”

언제 또 얻을 수 있을지 모르니 최대한 묵히기로 하고 일단 인벤토리에 넣어 두었다. 그리고 던전 입장 카드를 들여다보았다.

“D급이라면 당장이라도 갈 수 있겠지만…….”

입장 제한 시간이 있는 던전, D등급에 자동으로 귀환 포탈이 생성된다니 큰 위험은 없겠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했다.

“상점 창.”

진원은 상점 창을 열고 추가된 장비를 살펴보았다. 상점이 Lv.2가 되면서 추가된 무기는 2개.

[아이템: 반반하게 생긴 글러브]

야구 선수들한테 팔거나 쥐어 주지 말자.

종류 : 무기

등급 : 레어

공격력 +5 마력 +4

수량 : 1개

가격 : 150골드

[아이템 : 토르의 장난감 망치]

토르가 아들과 놀아 주기 위해 만든 장난감 망치. 장난감이라고 무시하다가 죽는 수가 있다.

종류 : 무기

등급 : 레어

공격력 +9 효과: 스턴 확률 +10퍼센트

레벨 제한 : 12 이상, 스텟 제한 : 힘 20 이상

수량 : 1개

가격 : 300골드

전방을 맡을 파티원이 있다면 글러브겠지만, 1인 던전이라면 망치다.

가격이 비싸지만 레벨과 스텟 제한이 붙어 있는 것을 보아 나름 쓸 만할 것 같다. 다루기도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진원은 구매 버튼을 눌러 토르의 장난감 망치를 구매했다.

눈앞에 빛이 잠깐 일더니, 망치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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