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혼자 상점스킬-7화 (7/200)

7. 레벨 업!-2

“이 정도 크기면 될까요?”

“좋습니다. 그걸 저기부터 천천히 앞으로 이동시켜 주세요. 놈들은 빛을 싫어하니 반응이 올 겁니다.”

은지는 라이트를 고블린이 출현했다는 지점부터 앞으로 서서히 전진시킨다.

주위 경계를 하면서도 라이트에 파티원들의 시선이 돌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그렇게 라이트가 상점가 세 개를 지나가고 있을 때, 놈들의 반응이 왔다.

“키에에엑! 크엑!”

고블린들은 라이트에 격한 반응을 보이며 모습을 드러내 공격을 시작했다.

상점가 위쪽에 위치한 고블린들은 10마리로 전부 그린이었고, 활과 단검을 이용해 파티원들을 공격했다.

“지희! 마법 준비해라! 전방 방어 태세로!”

전방의 파티장이 한 발 앞으로 나가 한 손으로 활과 단검을 쳐내고 막았다.

하지만 혼자서는 모든 공격을 막을 순 없었기에 나머지 2명의 파티원들이 옆에서 후위를 집중적으로 지켰다.

그사이 후방의 마법사는 마법을 캐스팅했다.

‘다들 정신이 없는 지금이 레벨을 올릴 기회다.’

“아이스 랜스!”

캐스팅이 끝남과 동시에 지희의 머리 위에 길고 두께가 얇은 얼음 창이 세 개 생겨났다.

진원은 마법사가 아이스 랜스를 고블린에게 날리는 타이밍을 맞춰, 마구를 사용해 놈들의 몸통을 조준해 던졌다.

“끄륵! 끄엑!”

[고블린을 처치했습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오, 나이스.’

D등급의 던전이다 보니 확실히 효율이 좋았다. 고블린 1마리 처치하는 것을 거들었을 뿐인데, 레벨이 올랐다.

본래 같으면 짐꾼이 몬스터를 건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짐꾼이 파티원들의 경험치를 가로채 가는 ‘경험치 스틸’은 굉장히 비매너적인 행동이었다. 당연히 김진원은 그런 사실을 몰랐다.

지희가 날린 세 개의 얼음 창은 중앙에 단검을 날리던 고블린에게 적중해 쓰러졌고, 진원이 던진 마구는 그 옆의 고블린에게 적중했다.

“어라? 좀 이상한데? 왜 2마리가 한 번에 죽지?”

“지희, 쉬지 말고 계속해서 캐스팅해라!”

“아, 네!”

지희가 의문을 느끼던 것도 잠시, 파티장의 외침에 다시 캐스팅을 시작했다.

“파티장님, 저기요!”

한 파티원의 시선이 향한 곳은 오른쪽 끝에서 화살촉에 불을 붙이는 고블린 2마리.

“은지 씨, 라이트를 놈들 눈에다가 박아 버리세요!”

“네!”

다른 파티원의 말에 은지는 라이트를 불을 붙이던 고블린들 눈앞에 가까이 위치시켰다.

“키엑!”

놈들은 괴성을 지르며 불이 붙은 화살촉을 바닥에 떨궜다.

“2명은 그대로 방어하고 1명은 나를 따라와라!”

놈들을 공격할 타이밍을 재던 파티장은 결단을 내렸다.

그는 방패를 거두고 등 뒤에 멘 대검을 양손으로 꺼냈다.

그리고 1명의 파티원과 위로 올라가 놈들에게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붕-.

파티장이 양손으로 휘두르는 대검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한 번씩 휘두를 때마다 고블린이 2마리씩 나가떨어졌다.

나는 왼편에 혼자 어리바리하고 있는 고블린이 보여 그대로 마구를 날렸다.

퍽!

“끼엑!”

그렇게 고블린들과의 전투가 끝나고, 파티원들은 주위를 경계하며 고블린들의 사체로 접근해 아이템들을 탐색했다.

“하급 마정석과 가죽 같은 재료들밖에 없는 거 같은데……. 아, 그래도 보석류가 한 개 있네요!”

파티원이 시체를 이리저리 뒤적거리더니 손을 위로 들어 보여 준 것은 붉은색을 띤 보석이었다.

크기는 꽤나 작은 편이지만 나름 가격은 나갈 것 같다.

“우와, 루비네요! 작지만 저게 어디야. 1억 정도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오오! 진짜? 오늘 클리어하고 밖으로 나가면 소고기로 기름칠 좀 해야겠다.”

은지와 파티원들은 루비를 보고 기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다들 상점가에서 나와 잠시 휴식을 취하도록 하자. 여기에는 이제 놈들이 없는 것 같다.”

파티장의 말에 파티원들은 넓은 공터로 이동해 다들 자리에 앉았다.

1명은 일어서서 주위를 경계하는 듯했다.

“그런데 전사형 고블린들이 따로 없다니 신기하네요. 진짜 여기 D급 던전 맞나?”

“대신에 보스 몬스터가 강력할 수도 있겠지. 어쨌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동한다. 아, 진원 씨는 알아서 몸을 잘 숨기셨군요! 짐꾼들은 보통 몬스터들이 나타나면 당황해서 진형을 이탈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야 뭐, 제 몸 하나 숨길 정도는 되죠.”

진원은 파티원들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 서로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듣고, 대화를 엿듣기 위해 조금씩 움직였다.

왜 굳이 이런 행동을 하냐면, 짐꾼은 파티에서 가장 무시받는 존재였다.

굳이 나서서 갈등을 유발할 필요는 없었다.

“저는 12레벨에 광전사로 전직하겠냐는 메시지가 오더군요. 물론 거절할 수도 있었습니다. 딱히 내키지가 않았거든요. 그런데 제 주위에 플레이어 1명이 거절을 눌렀다가 그 후로 전직 메시지가 오지 않아서 말이죠. 제 생각엔 거절하면 그것으로 끝인 것 같습니다.”

‘거절하면 끝이라니. 주의해야겠네.’

“그렇구나! 저는 18레벨에 왔어요! 직접 싸우는 거도 서툴고 피 튀기는 거도 조금 무섭고 해서 프리스트로 전직했어요. 지희는 15레벨에 왔던가?”

“뭐, 그렇지.”

어느새 둘의 대화를 들었는지 강은지도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어들었다.

지희는 MP를 다 사용했는지 회복 포션을 꺼내 마시다가, 파티장에게 전직에 대해 물었다.

“혹시 전직하는 데 따로 조건 같은 건 있던가요?”

“조건은 따로 없더군요. 그냥 수락을 누르니 상태 창에 직업이 생겨났습니다. 직업 스킬이 1개 추가되었고요.”

파티장의 대답에 강은지가 추가로 말을 이어 나갔다.

“저도 그래요. 아, 맞다! 직업들 중에 간혹 유니크 직업이라고 메시지가 오는 플레이어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 분들은 따로 조건이 있다고 하던데.”

‘유니크 직업이라……. 알아볼 가치가 있겠다.’

“그런 플레이어들은 우리처럼 스킬 하나 얻자고 허우적대지 않아서 부러워. 난 아이스 랜스에 파이어볼밖에 없어서 이 고생이야. 직업 스킬은 10레벨마다 1개밖에 안 주니, 에휴…….”

그렇게 잠깐 휴식을 취하며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던 중 강은지가 진원에게 말을 걸었다.

“진원 씨,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대화를 집중해서 엿듣는 것이 무슨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인 듯했다.

“네?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 후 진열을 정비하고 파티가 들어선 장소는 버스터미널 내부.

천정의 전등은 수명을 다했는지 불이 꺼져 있었고 거미줄이 달라붙어 있었다.

또한 대리석으로 된 바닥은 군데군데 갈라져 있어 파티원들이 밟고 지나갈 때마다 불안한 소리를 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갈수록 달걀 썩은 내가 더욱 강해져 코끝을 찔렀다.

“큭! 생각보다 냄새가 많이 심하네요.”

“음……. 어쩔 수 없지. 다른 곳에선 발견 못했으니 여기에 있을 확률이 높다. 다들 조금만 힘내자. 내부가 생각보다 어두우니 전방은 라이트를 준비하도록.”

‘어우, 이게 뭔 냄새야.’

파티원들은 심한 악취에 한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 그렇게 던전 내부를 본 지 20분쯤 지났지만, 발견한 것은 자욱한 먼지와 깨진 유리 파편뿐이었다.

“1층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좋아. 그럼 바로 위층으로 가자.”

파티원들은 바로 계단으로 향했다. 폭이 좁은 편이라 앞뒤로 전사 직업 2명씩 배치하고, 일렬로 올라갔다.

2층까지 올라가던 와중 맨 끝의 파티원 한명이 갑자기 멈칫 하더니, 소리를 질렀다.

“키기긱!”

“어?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자 파티원들은 모두 몸을 돌렸다.

“헉!”

“움직이지 마라! 가만히 있어!”

파티장의 지시에 레드 고블린을 달고 있는 파티원은 몸을 덜덜 떨었다.

“어…… 어떻게 하죠? 어떡해!”

강은지는 그 장면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했다.

‘진짜 어떻게 해야 되냐. 저거, 잘못 건들면 터진다면서.’

갑자기 발생한 위급 상황! 이대로 놈이 폭발하면 파티가 전멸할 수도 있었다.

파티장은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루비! 아까 분명히 루비를 주웠다고 했지? 그걸로 놈의 주의를 끄는 것밖에 없다. 루비를 이리 다오!”

다급한 목소리에 파티원이 주머니에서 루비를 꺼내 파티장에게 건네주었다.

파티장은 루비를 손에 들고 천천히 움직이며 놈의 주의를 끌었다.

“키긱! 키기긱!”

보물을 좋아하는 고블린답게 놈의 시선이 루비에 고정되었다.

파티장은 서서히 놈에게 다가가 루비가 놈의 손에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지희에게 눈으로 신호를 보냈다.

끄덕.

지희는 그것을 알아들었는지 마법을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가지고 싶냐? 루비다. 너희들이 좋아하는 보석이지.”

“끼긱! 키기긱!”

파티원의 목을 휘감고 있던 팔과 다리가 어느새 떨어져 있었다. 놈은 눈을 빛내면서 보석을 탐냈다.

파티장은 그 상태로 고개를 돌려 지희를 보았다.

끄덕.

캐스팅이 완료되었다는 신호.

“자, 너 가져라!”

파티장은 루비를 힘껏 던졌다. 최대한 멀리.

“키기기긱!”

그것을 본 레드 고블린은 신나게 루비를 잡으러 달려갔다.

“지금이다, 지희! 다들 몸을 숙이세요!”

“네! 아이스 랜스!”

지희가 사용한 마법이 놈의 몸통을 꿰뚫었고,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다.

쿠웅!

[레드 고블린을 처치하였습니다.]

“후우…….”

놈을 처치했다는 메시지를 보고서야 다들 안심했다. 파티원 1명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저앉았다.

‘대처를 잘하네. 나도 되게 긴장했었는데.’

갑작스러운 긴급 상황에 당황한 것은 진원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나서야 하나 싶었지만, 파티장이 나서서 잘 대처해 주었다. 덕분에 파티는 아무 피해도 입지 않았다.

“파티장님, 아무래도 뭔가 이상한 것 같아요.”

지희의 말에 파티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놈들은 원래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개별 행동이라니.”

앞으로 몇 마리의 레드 고블린이 출현할지 알 수 없는 상황.

파티장이 방패를 들어 방어 태세를 유지하며 2층까지 먼저 올라가기로 했다.

“내가 먼저 2층까지 올라가겠다. 너희들은 간격을 충분히 두고 올라오도록.”

그 뒤를 파티원들이 사방을 경계하며 천천히 따라 올라갔다.

2층에 올라와 앞으로 조금 걸어가니, 커다란 낡은 소파 뒤에 숨어있던 레드 고블린이 빠르게 뛰쳐나와 파티장에게 달려들었다.

“흡!”

파티장은 미리 대비를 했는지 빠른 속도로 방패를 들어 그대로 힘을 줘서 레드 고블린을 밀쳐냈다.

“파이어볼!”

지희는 거리가 벌어진 레드 고블린에게 파이어볼을 날려 적중시켰지만 하급 마법이라 그런지 한 번에 죽지는 않았다.

“키에엑!”

놈은 성을 내며 파티원들에게 달라붙으려고 했다.

‘음……. 위험해 보이는데. 이제는 어쩔 수 없지.’

진원은 뒤에서 끝까지 지켜보려 했지만 결국 나서기로 했다.

가만히 있다가 자신도 피해를 입을 것 같았다.

“다들 몸 숙여요! 파티장님은 방어 부탁해요!”

“네? 무슨…….”

진원은 짐을 내려놓고 마구를 사용해 힘을 실어 레드 고블린에게 던졌다.

푸확! 퍼엉!

놈은 깔끔하게 머리가 터져 쓰러졌다.

“크윽! 이게 무슨…….”

파티장은 방패로 충격을 막으면서 진원의 행동에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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