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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행운은 만렙이다-135화 (135/200)

< 왜 막아야 하지? >

[거신을 사냥하는 방법.avi]

- ㄷㄷㄷ미쳤다. 거의 진격의 거인인데?

- 저거 쓰러지는 거 실화냐, 절대 안 죽을 거 같은데.

- 근데 왜케 못생김? 진짜 진격의 거인같이 생김ㅋㅋㅋ

- 신좌에서 떨어져서 그런 거임, 천외천에 올라가면 외모는 바뀜.

- ㅇㅇ윗 댓글이 맞음, 지금 엄청 약화된 거임.

- 아니, 님들 그걸 어떻게 알고 있음?ㅋㅋㅋㅋㅋ아는 척 오지구요.

- 내가 6레벨 영웅인데 전혀 모르는 정본데, 그걸 안다고?

- 미친, 레벨 6이 어디가 나대냐. 여긴 레벨 7도 득실거린다.

한성의 방송은 특이했다.

아니, 평균 시청자 수가 수억을 오가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영웅, 용병. 그리고 이종족도 꽤 많으면서 신격을 획득한 고레벨의 능력자도 많다.

게다가 이런 스케일의 전쟁을 주로 하니, 보지 않을 수가 없겠지.

- 야야, 거신 팔 하나 잘렸다. 미쳐버렸네. 거신 사냥꾼 진짜 센데?

- 저것들은 거신에 특화된 거임. 저거 유령이 거신 격 뚫는 거 보이냐? 그러면서 한성의 격 옆 지나갈 때는 튕기잖아. 저것들 한성은 못 이겨도 거신은 이길 수 있게 만들어진 거임.

- 네, 다음 설명충.

- 아하, 미친. 진짜 그러네. 저게 상성이라는 건가?

- 빙산 부서지고 먹구름 낀 거 실화냐.

- 존재 자체만으로 기후가 바뀌는 게 이런 걸 보고 말하는 거임. 원래 존재력이 커지면 현세에 영향을 많이 끼침.

- 그렇지, 그래서 거신이 약해진 거고.

- 지금은 이렇게 잘 잡아도 혼돈 안에 있는 건 잡기 힘들고, 혼돈의 끝에 가까이 갈수록 더 잡기 힘들어질걸?

- 가장 좋은 건 천외천에 못 들어가게 하는 게 좋은 것임.

그러는 사이에 첫 번째 거신 사냥이 끝났다.

한성이 양팔이 잘려 쓰러진 거신의 머리 위에 서 있었고 주변으로 거신 사냥꾼이 만세를 부르며 소리치는 게 보였다.

화악.

황금빛 기류가 그들을 감싸기 시작했다. 검은 뿔은 밝게 변했고 보랏빛 머리칼은 붉은 색으로 변했다.

거신 사냥에 성공했으며 수많은 이들에게 거신 사냥꾼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면서 오래 전 잃어버렸던 모습을 되찾기 시작한 거다.

- 와, 존예였는데 더 존예되는데?

- 뭐야, 경치 얻어서 레벨 업 한 거임?

- 아니야, 저게 원래 모습임. 거신 잡았다고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거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 너 도대체 누구냐. 어떻게 그런 걸 알고 있는 거야?

- 나 레벨 7이면서 혼돈에도 갔었거든? 그런 거 전혀 몰랐는데, 넌 어떻게 아는 거야!

- ㅋㅋㅋㅋㅋ거의 구글급.

- 엇, 움직인다. 혼돈으로 들어가는 건가?

- 아니야. 미친. 거신 한 마리 더 나온다!

워낙 거대한 몸을 가지고 있었기에 혼돈의 입구로 거신 한 마리만 나왔던 거다. 뒤에서 대기하던 거신이 경계를 짚고 나오기 시작했다.

“다시 정렬!”

한성이 그렇게 외쳤다.

이번엔 더 강해진 거신 사냥꾼이 검은 사슬을 더 힘차게 뽑았다. 이번에 나온 거신은 뿔 하나를 달고 있었으며 손이 기괴할 정도로 길었다.

그때, 진훈과 한별. 그리고 레드 오우거가 움직였다.

한성의 메시지는 받은 것인지, 그들은 거신의 한쪽 다리를 묶기 위해 자리를 잡고 공격을 시작했다. 보통이었다면 거신의 공격에 바로 나가떨어질 수 있는 ‘격’의 차이를 지니고 있었으나 거신 사냥꾼의 사슬 덕분에 온전히 전력이 될 수 있었다.

한성은 정면을 바라봤다.

“이대론 안 돼.”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물론, 카메라를 의식한 연출이었다.

그때였다. 뒤에서 무언가 빠르게 날아오더니 거신의 이마를 가격했다.

콰아아앙!

작은 타격점이었지만, 그 파장은 반경 수 킬로미터는 휩쓸었다.

그곳에서 나온 것은 하얀이였다.

“아빠아아아!”

“하얀아!”

거신이 하얀이를 잡으려 했지만, 하얀이의 마법과 격에 밀려났다.

거신이 태어날 때부터 위대한 신격을 지니고 태어났듯, 드래고니안과 순혈의 혼혈인 하얀이도 신화의 태동을 시작하면서 태어난 존재다.

이미 그녀는 거신의 존재감에 전혀 밀리지 않고 있었다.

하얀이가 합류하고 아군의 공격은 점점 거세졌다.

“하얀이와 진훈도 있고······.”

레드 오우거와 한별도 있다. 이 정도면 한성이 이곳에 없더라도 거신 한 마리를 붙잡고 버티는 건 어렵지 않을 거다.

그의 옆에 있던 에필리아가 그를 보며 갸웃했다.

“우리는 점점 더 강해져!”

“알고 있어!”

“그런데 뭐가 그렇게 걱정인 거야!”

에필리아는 유령을 조작하며 거신의 눈에 화살을 쏘면서 소리쳤다. 거신의 신격이 유령 수백 개체를 파괴했지만, 거신 사냥꾼은 계속해서 유령을 쏟아냈다.

“거신 수가 너무 많아. 그리고 혼돈의 입구는 점점 커질 거야.”

사실 중요한 건 한성이 포르투나에게 받은 의뢰가 거신의 전력을 확연하게 줄여야 한다는 것에 있다.

저 많은 거신이 천외천에 들어서며 잃어버린 신격을 회복하는 것을 걱정한 의뢰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예 거신의 출현을 막거나 거신들이 천외천을 들어올 수 없도록 전력을 줄이라는 것이었겠지.

“꼭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할 필요는 없겠지.”

한성은 에필리아에게 외쳤다.

“이곳을 부탁한다.”

“뭐?”

에필리아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을 때, 한성은 이미 거신을 지나쳐 안으로 혼돈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화악.

한성의 시야가 북극에서 혼돈으로 변했다.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수십 개체의 거신이 입구로 나오길 기다리면서 주변의 모든 것을 부수는 장면이었다. 그 광경은 기괴한 장관이었다.

밖으로 나온 거신과 혼돈 안의 거신은 또 달랐다.

처음 본 것은 반쯤 좀비의 모습이었다면, 이곳은 거의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이들이 천외천으로 가면 한 명의 전사, 한 명의 왕이 되어 있을 거다.

그러니 신들이 무서워하는 것이다.

한성은 수십 개의 시선이 쏠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곤 강력한 신격의 향연과 함께 다양한 공격이 들어왔다.

신의 마법.

신의 권능.

신의 신격.

한성은 전력으로 공격을 피해 더 깊숙이 진입을 시도했다.

- 한성은 어딜 가는 거지?

- 뭐야, 왜 거신들 모습이 달라짐?

한성은 카메라를 끌고 왔다. 당장 도망치는 것뿐이지만, 이것마저도 수억의 시청자가 없으면 힘들기 때문이다.

밖에서 봤던 거신과 모습만 다른 게 아니다.

- 미친, 뭐가 저렇게 빨라?

- 여기가 혼돈이야? 거의 멸망한 지옥을 보는 것 같은데? 멀쩡한 땅이 없어!

- 혼돈은 원래 이렇게 안 생겼음. 저거 모두 거신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임.

- 나 때는 말이야! 혼돈이 이렇게 안 생겼었어. 이야, 옛날 생각난다.

- 네, 다음 허언증.

- ㅋㅋㅋㅋㅋ참, 근데 한성도 대단하다. 이것까지 찍을 생각을 했냐.

시청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었다. 원래도 수억씩 보는 방송이었지만, 거신과 혼돈. 거신 사냥꾼의 등장에 전 세계 뉴스에 등장하게 되며 20억에 가까운 사람들이 한성 방송에 접속했다.

- 시청자가 20억에 도달했습니다!

- 모든 존재력이 3,000% 상승합니다!

- 모든 능력치가 3,000% 상승합니다!

- 모든 신격이 3,000% 상승합니다.

- 관종의 신인 이한성의 신격이 대폭 상승합니다.

- 수많은 관심으로 인해, 당신의 행보 하나하나가 역사에 기록됩니다.

- 당신의 행보는 수억의 시청자를 감동시킵니다.

- 당신의 행보는 하나의 전설로 여겨지며 신화의 태동입니다.

한성의 격은 더욱 커졌다.

거신의 공격을 겨우 피할 때와는 다르게 간간이 공격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들의 격을 일정 부분 파괴할 수도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이들을 물리치기는 힘들다.

한성이 맡은 임무는 이들이 깨어나는 것을 막던가, 전력을 확 줄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깨어난 존재들, 이들을 다시 재울 순 없다.

“전력을 줄이는 것.”

하지만 이 혼돈에서 거신들을 막을 수 있는 존재가 있을까?

답은 하나다.

*  *  *

세이건과 패연은 눈앞에 닥친 거신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루시퍼랑 싸우면서 무황을 비롯해 무희, 포식자, 투신. 그리고 마룡족의 배신자라 불리는 ‘마룡’과 함께 싸우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무황도 없이 그들과 함께 거신을 상대한다.

‘웃기는 상황이군.’

패연은 다시 전투에 집중했다.

천외천에 가까워진 거신은 한 명의 전사였고 한 명의 왕이었으며 한 명의 귀족이었다. 존경이 느껴질 정도로 아름답고 고고한 모습.

그리고 강대한 힘.

“빌어먹을 티탄들. 겁나게 강하구만!”

패연이 붉은 마기를 뿜어 거신의 한쪽 팔을 자르며 외쳤다. 옆으로 다가온 세이건이 비늘을 세워 거신의 뒷목을 벴다. 너무 거대해 웬만한 공격으로는 근육을 뚫을 수 없기 때문이다.

“티탄이 이렇게 많았나?”

세이건은 벅차오르는 숨을 내쉬며 거신 하나를 쓰러뜨렸다.

아직 온전한 신격을 되찾지도 못했는데, 하나하나가 신급에 달했다.

그들은 천외천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며, 그 입구는 작았다.

그래서 막고 있는 거다.

“이놈들 그냥 천외천으로 다 보내버리면 안 되나!?”

“그러면 마음 편하지. 그랬다간 입구가 늘어가 천외천과 혼돈의 경계가 약해져서 문제인 거지.”

왜 이곳을 막고 있는가.

저것들이 혼돈을 벗어나 천외천으로 가고 싶다는데 말이다.

위에 신들보다 신좌를 잃은 거신을 막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멀리서 강한 격을 지닌 무언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콰아아아!

쿵. 쿵. 쿵.

그런데 그 뒤로 거신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미친 저건 뭐야!”

패연이 소리쳤다.

세이건은 멀리 마력을 집중하더니, 씨익 웃고 있는 한성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 저 미친놈!”

“이한성이라는 인간이야!?”

“그래, 베리알 데리고 어디로 사라졌나 했는데, 이젠 거신까지 끌고 오고 있어! 그리고 또 언제 이렇게 강해진 거야!?”

콰과과과과!

갈라진 혼돈의 하늘에서 뿜어지는 불꽃을 뚫고 날아오는 한성은 무언가 신이 나 보였다. 뒤에서 수십의 거신이 쫓아오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아아아아! 비켜어어어!”

한성의 외침에 패연과 세이건은 움찔했다.

“비키라고?”

“도대체 뭘 하려고.”

그런 생각은 하는 것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

- 설마 천외천으로 거신 다 보내려는 건 아니겠지?

- 그거 안 되는데, 저 구멍 커지면 거신보다 더 큰 재앙이 올 텐데.

- ㅋㅋㅋㅋㅋㅋㅋ시청자들 이제 전문가 다 됐음ㅋㅋㅋㅋ

- 설명 안 해도 다 알고 있어ㅋㅋㅋㅋ개웃기네. 다 일반인들 아님?

- 난 거의 한성에게 빙의해서 한성의 삶을 살았어.

-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몇 년을 보냈다. 이 정도는 눈치 까야지.

- 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 저기 천외천으로 보내면 안 된다는데, 한성은 그렇게 할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예측은 정확했다.

한성은 빠르게 날아와 천외천으로 향하는 입구에 손을 집어넣고는 외쳤다.

“자, 티탄신족. 너희들의 잃어버린 신좌를 되찾을 시간이다.”

번쩍.

한성의 손에서. 아니, 천외천으로 향하는 입구에서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패연이 그걸 보곤 황당하다는 눈으로 중얼거렸다.

“도대체 뭘 한 거지?”

한성은 말로 대답하지 않았다.

점점 커지는 입구가 대답을 대신했다. 한성은 포르투나가 쥐어준 [혼돈의 파편]을 사용한 것이었다. 입구를 닫는 것은 파편 하나를 온전히 소모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지만, 이미 열린 문을 더 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 입구는 거신이 통째로 들어갈 수 있는 크기까지 커졌다.

크오오오오!

천외천에서 흘러나오는 강력한 신의 힘이 모두를 감쌌다. 한성, 패연, 세이건을 포함해 모든 거신까지.

거신은 날개가 생겼으며 신의 무기가 생기고 왕관을 쓰기 시작했다. 태초에 신으로 태어났던 그들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무엇에 홀린 듯 천외천의 입구로 뛰기 시작했다.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복수가 코앞이었기 때문이다.

“이한서어어어엉!”

그것은 패연의 외침이었다.

분노로 가득한 패연과 세이건은 동시에 한성에게 쇄도했다.

“절 믿으세요!”

한성은 당당한 눈빛으로 둘을 멈춰 세웠다.

“네가 한 짓이 무엇인지 알기나 해?”

“천외천에서 신들이 내려올 거다.”

한성은 둘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거신이 애매하게 올라간다면 그러겠죠.”

“······?”

“모든 거신이 전력 손실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천외천으로 올라간다면 어떨까요.”

그런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신들이 티탄신족을 못 이길 리 없다. 티탄신족은 패배로 점철된 신화를 안고 살았으니까.

아무리 그들이 예전의 신격을 되찾았다고 해도 기존의 신들을 모조리 밀어낼 수는 없다.

“무조건 거신이 지겠죠.”

“그래, 그러고 나면······!”

“거신이 그냥 죽어줄까요? 신들의 전력을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죠.”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의 전쟁은 얼마나 지속될까요? 거신과 신들의 전쟁. 최소 몇 년은 천외천에서 싸울 겁니다.”

둘이 그렇게 대화하는 와중에서 거신은 천외천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나, 둘, 셋. 그렇게 끊임없이 그들은 잃어버린 모습을 되찾아 천외천으로 향했다.

패연과 세이건은 한성을 멈출 생각을 하지 못했다.

뒤따라온 무희, 마룡, 포식자, 투신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그들은 이미 해탈한 표정이었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그들의 전쟁이 끝나기 전에 혼돈의 파편을 찾으면 됩니다.”

하나를 온전히 소모한다면 입구는 닫을 수 있다.

그 말에 패연과 세이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듣다보니 다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이 상상을 초월하는 놈.”

패연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청자 채팅도 마찬가지였다.

‘ㅇㅈ’으로 도배되었다.

< 왜 막아야 하지? >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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