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테라 해방군(4)
뜨겁다.
고요한 불꽃처럼.
루나의 두 눈은 조용히 타오르고 있었다.
그 의지는 이미 내게도 전해졌다.
나는 그걸 무시할 수 없었다.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서, 만약 내 눈앞에 학장 할아버지의 원수가 있다면.
나는 절대로, 다른 이의 손에 복수를 맡기지 않을 테니까.
“데카르트 남작… 아니, 데카르트 이자크.”
“……!”
“나, 루나 틴 론지에가 당신에게 생사를 건 결투를 신청한다.”
스르릉.
직후, 검을 뽑는 소리가 서늘하게 울려 퍼졌다.
보통 기사의 결투는 상대에게 장갑 따위를 내던져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그게 목숨을 건 생사투라면 또 달랐다.
반드시 상대의 생명을 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그저, 검을 겨누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큭… 크크크크크. 역시 맞았군. 설마하니 내게 이런 행운이 올 줄이야.”
순간, 데카르트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싸우기 전에 한 가지만 정정하지.”
“……?”
“미안한데, 남작이 아니라 준자작이야.”
“…….”
“반동분자인 대귀족의 목을 베, 병사들의 사기를 올린 공으로 작위가 올랐거든. 그게 누구인지야, 따로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테지?”
가만히 지켜보던 내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뻔한 도발이었다.
허나, 루나의 눈빛은 여전히 평온했다.
그 사이에 분노 따위의 감정은 조금도 존재하지 않았다.
“대답은?”
“결투를 받아들이지. 다만, 조건은 변경한다.”
“무슨 뜻이냐, 데카르트 이자크.”
그 더러운 시선이 순식간에 루나의 위아래를 훑었다.
입가로는 한가득 비릿한 미소를 지은 채.
“네가 원하는 건 내 목숨이겠지? 만약 결투에서 패한다면 기꺼이 주겠다. 허나, 나는 론지에 후작처럼 네 목을 벨 생각이 추호도 없다.”
“…….”
“그래도 우린 한때 사이좋은 동료였지 않나? 같은 대테라 왕실 기사단 출신으로서, 내가 또 그 정도로 인정머리가 없지는 않거든.”
“…….”
“이리 내게로 와줘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이 결투에서 이겨, 네 마나 홀을 폐하고 내 전용 시종으로 삼을 생각이다.”
“…….”
“사실 지금 데리고 다니는 시종도 슬슬 질리던 참이었거든. 아참, 물론 그 아이도 네 또래의 여자아이야. 꼭 모르는 것들이 겉멋 따위를 신경 쓰며 사내새끼들을 데리고 다니지만, 자고로 진짜 멋은…….”
“그만. 그 이상은 되었다, 데카르트 이자크.”
루나의 목소리에 한기가 깃들었다.
그리곤 부지불식간 검에 오러가 덧씌워진다.
칼끝부터 검등까지 일정한 형태를 갖춘, 완전한 검기(劍氣)였다.
“큭… 그 아래로 내려다보는 듯한 시선. 정말로 설레는군. 그래도 내가 기사단 선배니까, 선공은 양보하겠…….”
“사양하지 않겠다.”
핏!
데카르트가 채 말을 마치기도 전이었다.
직후, 루나의 신형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녀는 문자 그대로 쏘아진 ‘검’이 되었다.
순식간에 선공을 잡은 루나는 찰나의 틈조차 주지 않았다.
쾅!
최초의 충돌과 동시에, 그녀는 쉼 없이 상대를 몰아치기 시작했다.
“큭, 이년이…!”
“…….”
잠시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내가 이윽고 뒤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우리도 계속 구경만 하고 있을 순 없겠죠?”
부르르르.
한참이나 굳어 있던 제이나라는 마법사가 그제야 시선을 돌렸다.
“애송아, 대체 너는 누구지?”
“소개라면 아까 했을 텐데요. 세타 쿤 이그니스라고요.”
“그런 걸 묻는 게 아니라는 건, 네가 더 잘 알 텐데?”
꽤나 관리가 잘 된 육체미를 소유한 여인이었다.
40대가 훌쩍 넘는다고 들었는데, 그 나이로는 절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봐야 아줌마일 뿐이지만.
“이것도 아티팩트의 힘이니?”
“무슨 소리세요?”
“지금껏 네가 선보인 마법들은 나조차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야. 아무리 천재라도, 기존에 정립된 마법의 수식 자체를 통째로 뒤바꾸지 않는 이상, 도무지 불가능한 일이지.”
“맞는데요.”
“…뭐?”
“방금 하신 말씀이 다 맞다고요. 수식 자체를 통째로 뒤바꾼 것.”
“…….”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던데요?”
순간 고요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제이나는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곧이어,
“…차라리 내 편이 되는 건 어떠니?”
“갑자기요?”
“세타 쿤 이그니스라는 이름, 전혀 들어본 적도 없어. 풀 네임이 있으니 귀족이라는 뜻인데, 적어도 이 나라 출신은 아니라는 의미겠지?”
“…….”
“그런 거라면, 줄 떨어진 쟤들보다 이쪽이 낫지 않겠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말이야.”
아하, 무슨 말을 하는가 했더니.
내 어깨가 절로 으쓱여졌다.
“미안하지만, 둘 다 아니에요.”
“뭐라고…?”
“저는 귀족도 아니고, 출신국도 테라 왕국이라고요.”
“……!”
“하긴 아카데미 땐 만년 낙제생이었고, 최근에 있었던 일들이야 이 나라는 내전으로 한창이었으니… 못 들어보셨을 만도 하네요.”
“그따위 건 이제 됐어. 정말로 내 편이 될 생각은 없다는 거지?”
“물론.”
우우우웅!
내 대답과 동시에, 상대의 폭발적인 마나가 대기를 진동시켰다.
“멍청한 놈. 대체 너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니?”
“…아줌마?”
“이 미친… 내가 바로 테라 왕국 서열 5위. 제이나 더글린이란 말이다! 대 6써클 마법사이면서, 예비 마탑주 후보자로서 강력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는!”
“…….”
“이런 나를 거부한다고? 그런 얼굴을 가지고서? 너는 정말로 목숨이 아깝지도 않는 거니?”
아까는 아티팩트 어쩌고 하더니.
실상은 내 얼굴이 목적이었던 모양이다.
“네. 거부할게요.”
“…일단 사지부터 하나 잘라 놓고 시작하자. 아무래도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떤지 전혀 모르고 있는 듯하니까.”
직후, 제이나는 보란 듯 써클을 휘돌렸다.
콰콰콰콰콰콰!
마나가 범람한다.
그녀는 제 마나를 아끼지 않았다.
마치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강조라도 하려는 듯.
그 기운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덩치를 불려갔다.
바로 그 점이 그녀의 패착이었다.
푸욱!
“……!”
찰나, 한껏 써클을 휘돌리던 제이나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곤 ‘흡’ 하고 눈을 치켜떴다.
두 시선이 점차 아래로 향했다.
가슴 한복판을 꿰뚫은 채 삐져나온 푸른빛의 마력 창이, 그곳에서 서늘한 빛을 토해내고 있었다.
“…쿨럭!”
한 박자 늦게 제이나가 한 움큼의 피를 토해냈다.
예의 대기를 진동시키던 마나는 순식간에 흩어졌다.
죽는 그 순간까지도 그녀는 자신이 무슨 짓을 당했는지 깨닫지 못했다.
“전… 투… 마… 법… 사…?”
딱딱 끊어지는 목소리가 연이어 귀청을 때렸다.
“단거리 텔레포트랑 마력 창을 쓴다고 다 전투 마법사는 아니죠.”
“어… 떻… 게…….”
“안녕히 가세요, 예비 마탑주님. 죄송하지만 제게 그렇게 시간이 많지가 않거든요.”
털썩!
마침내 혼이 완전히 빠져나간 인영이 내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명실상부 마법 왕국 테라의 서열 5위 마법사이자 자칭 예비 마탑주인, 제이나 더글린의 허망한 최후였다.
***
“진짜… 미친 거 아니야?”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는 시선은 또 있었다.
유리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방금 그녀가 지켜본 전투는 단 네 글자가 요약할 수 있었다.
번쩍. 푹. 꽥.
바로 이렇게.
그에 비해, 다른 두 사람은…
쩡! 쩡! 콰직! 투-쾅!
새삼 이런 게 기사들의 싸움인가 싶을 정도로 전투는 가열되어 갔다.
그 한(恨)이 여기까지 절절히 전해질 정도였다.
정작 둘의 움직임은 눈으로 쫓기도 힘들었음에도.
쐐애애액!
마치 빗살과도 같은 루나의 검격이 대기를 갈랐다.
쩡!
상대는 무리 없이 그것을 막아낸다.
그런 두 사람의 검에는 완전한 검기가 맺혀 있었다.
그것도, 색깔조차 비등비등한 상태로.
얼핏 들은 기억이 있었다.
기사의 경지는 지닌바 오러의 형태와 색깔로 대강이나마 파악할 수 있다고.
그런 의미에서 두 사람의 경지는 거의 엇비슷했다.
‘데카르트 이자크는 엑스퍼트 상급을 바라본다고 들었는데… 그럼 루나도 그 정돈 된다는 건가?’
절로 손아귀에 땀이 쥐어졌다.
바로 그때, 전루를 끝마친 세타가 옆으로 다가섰다.
“…역시 7써클 대마법사.”
“상대가 방심한 덕도 있었지.”
“진짜 말 안 하려고 했는데. 돌아가면 나도 좀 가르쳐 주면 안 되냐? 마법.”
“너 하는 것 봐서.”
“내가 잘해야겠네. 그보다, 루나는 저대로 놔둘 거야?”
“…….”
잠시 전방을 바라보던 세타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남았지.”
“…응?”
“저건 루나의 일이니까. 애초에 내가 끼어들 명분도 없지만.”
말을 마친 세타가 거침없이 한쪽으로 나아간다.
그곳에 하반신이 완전히 파묻힌 반란군의 기사들이 있었다.
“이, 이 개자식!”
“대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궁병들! 궁병들은 뭐 하는가!?”
기사들이 대번에 발광을 했다.
그럼에도 세타는 제 할 일만 착실하게 수행해 간다.
한데, 그 일이라는 것이 실로 기상천외했다.
“거기! 활들 내려놔요.”
직후, 마나가 담긴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가 싶더니.
“여기 기사 아저씨들 보이죠? 제 마법 한 방이면, 이 아저씨들 전부 죽어요.”
“……!”
“한번 보여줘요?”
파지지지지직!
보란 듯, 아무렇지도 않게 협박을 해댔으니까.
“뇌, 뇌전을 부리는 마법사라고…?”
“말도 안 돼! 분명 전투 마법사였다고!”
“그럼 더글린 경을 이길 정도의 전투 마법사가 뇌전까지 부린다는 뜻이야?”
눈앞에서 번쩍이는 새하얀 줄기에 기사들이 놀라 고함쳤다.
뇌전은 여타 원소 계열 마법 중에서도 가장 희귀한 종류에 속했다.
그만큼 뇌전을 다루는 마법사 자체도 흔치 않았으며.
그 위력 또한 상위권을 다투었다.
“자, 그럼 지금부터 협상을 시작해 볼까요?”
“……!”
“이쪽은 여기 있는 모든 기사님들의 목숨을 테이블에 올려놓을 생각인데요.”
“…뭐?”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세타의 목소리가, 재차 유리나의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당신들은 목숨을 대가로 뭘 올려놓으실래요?”
***
“…….”
숨 막힐 듯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아직 전투가 한창인 두 남녀를 제외하고, 사람들 모두가 오직 나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 활들은 다 내려놓으시고요.”
“…….”
분명 목소리가 들릴 텐데도 병사들은 내 명에 따르기를 주저했다.
부상자를 제외해도 그 인원이 대략 천여 명에 가까웠다.
물론, 이들 모두를 상대하며 시간을 빼앗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그때, 궁병들 쪽에서 한 인영이 말을 타고 달려왔다.
어느 정도 거리를 좁힌 그는,
“워, 원하는 게 무엇이냐!?”
“일단 병사들을 한곳으로 좀 모아주실래요?”
“그, 그게 무슨…!”
“거절하면, 여기 있는 기사님들 다 죽습니다.”
“……!”
기사들은 차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설령 제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이라도 그들의 하늘 높은 자존심이, 목숨을 구걸하는 일 따위를 허락하지 않았으니까.
“우, 우리가 한곳에 모였을 때, 네가 광범위 마법을 사용하지 않을 줄 누가 알겠느냐!?”
“그럴 생각이었다면, 진즉 그리했을 걸요?”
“뭣…?”
“5써클 이상의 고위 마법사는, 병사 일만 명과 동등한 가치가 있다고 하잖아요. 참고로 전 6써클 마법사입니다. 귀찮게 뭐 하러 이리 에둘러 가겠어요?”
“…….”
“그래도 망설여지신다면…….”
나는 힐끗, 주변을 둘러봤다.
나와 눈이 마주친 대부분의 기사들은 그 시선을 피하기 바빴다.
잠시 후, 내 시야로 목표물이 들어왔다.
“뜨헉!”
한 기사가 놀라 헛숨을 들이켰다.
내가 손안의 마력 창을 목덜미에 들이민 직후였다.
척 보기에도 다른 이들보다 상등품의 갑옷을 착용하고 있는 사내다.
주르륵!
점점이 맺혀 있던 핏물은 순식간에 목을 타고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이, 일단 이 아이의 말을 들어주도록 해라!”
“예…?”
“뭘 망설이고 있느냐!? 나는 대 시비르 남작가의 차기 가주, 얀센 시비르란 말이다!”
“하, 하지만…….”
“데카르트 경이 부재 시 지휘권은 내게 있다. 명령 불복종은 즉결 처형이다! 내가 여기서 허망하게 목숨을 잃으면, 그 손실이 얼마나 큰지 알기나 하느냐!? 네놈 같은 소모품 따위가!”
이미 내 거침없는 손속을 봤기 때문일까?
기사 얀센의 말은 무척이나 빨랐다.
“으으…….”
잠시 괴로워하던 병사가 곧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그 이후에는,
툭, 투투투투투투툭.
활들이 연이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이내 한곳으로 모여들었고.
우우우웅!
나는 기사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병사들의 다리마저 묶었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설마…?”
“그러고 보니까, 기사들은 무려 삼백인데 병사는 고작 천 명이 넘는 수준이네요. 변방에서 마물이나 막는 게 진짜 목적은 아니었나 봐요?”
“뭐…?”
“이만한 소수정예라면… 대충 예상이 가네요. 한 번 쪽을 팔았으니, 국외 탈주자들은 확실하게 막아야겠고. 더하여, ‘제국’도 견제하고 계신 건가?”
“……!”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네요.”
아무래도 내 짐작이 맞았던 모양이다.
검은 마물의 숲을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
하지만 제국의 힘이라면, 피해를 감수하고 잠시 길을 이용하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니까, 반란군은 제국의 전쟁 계획까지 이미 모두 알고 있었다.
“얀센 경이라고 하셨나요? 덕분에 일이 수월하게 풀렸네요.”
“이 자식…!”
“고작 세 명으로, 이만큼이나 인질을 사로잡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거든요.”
***
“……?”
한창 전투를 하던 루나의 얼굴 위로 의문이 떠올랐다.
너무 집중해서 미처 인지하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 주변이 너무나 조용했다.
그리고 그건, 비단 그녀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뭐지?”
어느새 데카르트도 움직임을 멈춘 채였으니까.
서로를 바라보며 숨을 몰아쉬던 둘이, 그제야 주변을 둘러봤다.
“뭔 씹…!”
직후, 데카르트는 욕지거리가 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그 냉정하기 그지없는 루나조차 멍청한 표정으로 사방을 주시했다.
“이게 대체…?”
“분은 다 풀렸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기사들 앞에서, 세타와 유리나가 나란히 앉아 쉬고 있었다.
“아저씨, 칼 버리세요. 싸움은 이미 끝났으니까.”
“네놈이…?”
“루나. 이 정도면, 복귀 선물로는 딱 괜찮을 것 같지 않아?”
“…….”
루나는 여전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만큼은 분명했다.
싸움은 이미 끝난 거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눈앞의 광경은 도무지 말이 안 된다.
“포로로 병사 일천오백삼십, 정예 기사 이백구십칠, 마법사 마흔여덟. 그리고, 거기 지휘관 아저씨 하나.”
“……!”
“사망자는, 일단 여기 아줌마 하나 정도가 있겠네.”
가슴이 뻥 뚫린 여인의 시신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나뒹굴고 있다.
그게 누구인지는 구태여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툭, 투툭.
저도 모르게 망막에 습기가 맺혀간다.
또 한 번, 저 아이에게 크나큰 도움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