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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한 마법 천재-106화 (106/251)

106화. 호구 잡았다

“헐…….”

심히 당황스러웠다.

이 고매한 여기사가, 방금 뭐라고?

“…어지간히도 빡쳤나 보네.”

“빡쳐…?”

“왜 그랬냐.”

“내, 내가 뭘.”

“조금 더 순화해서 말할 수도 있었잖냐. 방금처럼, 마지막 남은 애 자존심까지 완전히 짓뭉개는 수준이 아니라.”

“일종의 충격 요법이잖아! 난 전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어휴. 이런 놈을 동료랍시고 믿네, 마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혀도 유분수지.”

“루, 루나가 그랬다고?”

순간 멍하니 반문하던 내가 멈칫했다.

쾅!

“세타 쿤 이그니스으으으으으으!”

족히 20여 미터는 떨어진 거리.

그곳에 있던 검은 공 주변으로 마기가 폭발했다.

직후, 피부를 에는 살기가 여기까지 전해졌다.

유리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근데 저거 괜찮은 거냐?”

“안 괜찮지. 일단 피하고 보자. 이미 제국군이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제국군이라고!?”

“설마 혼자서 왔다는 적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건 아니지?”

일침을 가한 내가 곧장 루나를 들쳐 업으려 할 때였다.

“자, 잠깐만!”

“……?”

“우, 우리 아가씨도 부탁한다.”

“아가씨…?”

“그리만 해준다면… 혹여나 저 마녀가 빠져나오더라도, 우리가 시간을 끌어보겠다. 목숨을 걸고!”

골든 버드 상단의 생존자였다.

마지막까지 버티며 쓰러진 여인을 지키던 두 사내.

한데, 그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무리하고 있군. 근원의 마나를 사용하고 있어.’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근원의 마나는, 말 그대로 생명의 원천이다.

소모하면 통상적인 마나처럼 다시 회복되지도 않으며.

고갈될 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생각 잘해. 한 명 살리려다가 다 같이 죽는 수가 있어.”

빠르게 다가선 유리나가 속삭였다.

물론, 나는 고민조차 하지 않고 대답했다.

“데려갈 거야.”

“그리 말할 줄 알았다.”

“의뢰금은 아직 구경도 못 했잖냐.”

“지금 상황에서 돈이 무에 중요하겠냐만은… 이대로 쌩까는 건, 같은 인간으로서 도리가 아니긴 하지.”

직후, 유리나가 빠르게 제 등을 내밀었다.

“이리 주세요.”

“내가 들까?”

“네가 뭔 수로 둘이나 업게? 넌 루나 쪽이나 신경 써. 무겁긴 걔가 아마 더할 거야. 온몸이 근육 덩어리라.”

“그건 그렇지.”

꿈틀.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순간적으로 등에서 따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 저쪽에 우리가 타고 온 말들이 있으니, 그걸 타고 가라.”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물론. 어차피 우린 이미 틀렸다. 그분을 살릴 수만 있다면 충분히 남는 장사지.”

나는 두 사내와 짤막하게나마 눈인사를 마쳤다.

어쩌면, 이제 다시는 보지 못할 얼굴들일지도 모르니까.

그리 생각하자 마음 한편이 불편해졌다.

“부탁드리겠습니다.”

하여, 나는 그들에게 진심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 희생에 무한한 존경심을 담아서.

“…….”

잠시 서로를 마주 바라본 두 사내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어서 가라.”

“아까는 믿지 못해서 미안했다. 너라면 아가씨를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어쩐지 안면이 있다 했더니.

예의 나를 따라 숲속으로 나섰던 두 아저씨였던 모양이다.

크워어어어어어!

“……!”

우리가 이러는 사이에도 상황은 점차 나빠져 갔다.

“오우거…?”

“저것들이 갑자기 왜 숲 바깥까지!”

쾅! 우지끈!

모습을 드러낸 오우거는 세 마리.

기실, 이건 놀라운 일이었다.

오우거는 집단행동을 하지 않는다.

동물로 치면, 호랑이나 마찬가지인 놈들이니까.

제 영역에 다른 수컷이 발을 들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며.

동족이라도 서슴지 않고 목을 꺾어버린다.

상황이 이리되자, 자연스레 한 가지 결과가 머릿속에서 도출되었다.

오우거는 어지간하면 제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 마물들이 이유도 없이 이곳에 나타날 리가 없었다.

즉, 저것들은 지금 최면에 걸린 상태다.

색욕의 권능이 미치는 범위는, ‘마수’를 포함한다는 뜻이다.

산자를 조종하고, 지성이 없는 마물까지 움직일 수 있는 마녀.

그것이 칠악의 서큐버다.

“어, 어떡할 거야? 오우거는 여기 있는 모두가 덤벼도 어찌하지 못할 텐데…….”

“어쩌긴, 이대로 뚫어야지.”

“지금 저 괴물들을 우리끼리 뚫겠다는 거야!?”

“우리 아니고, 내가.”

직후, 나는 빠르게 영창을 외어나갔다.

시간을 끌어봤자 불안감만 가중될 뿐이다.

하니 단숨에 해치운다.

운용해야 할 써클의 고리는 여섯.

순식간에 상당량의 마나가 빠져나갔다.

화염의 주력은 광범위 타깃을 대상으로 효과적이다… 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겠지만.

틀렸다.

그 위력은 단일 마법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다.

우선 발화점을 한데 집중해 온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린다.

내 영창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본디 불꽃은 생(生)의 근원이었으나.

어느덧, 멸(滅)의 본질이 되었구나.

여왕의 분노를 세상 그 누가 감당할 수 있으리.

태초의 불꽃. 아그자하의 낫을.

우우우웅!

준비를 마치자, 어느새 허공 위로 거대한 무언가가 생성되었다.

상당히 완만한 곡선을 가진 그것은, 일견 하늘 위의 초승달을 연상케 했다.

그리곤,

서걱!

오직 내게만 들리는, 하나와도 같은 세 번의 파육음이 연달아 울려 퍼졌다.

화르륵!

“……!”

오우거들은 채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순식간에 생성된 화염의 낫은 단 한 번의 휘두름으로 세 개의 목을 갈라냈다.

뿐만 아니라, 그 시신마저 단숨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

일순간 고요한 적막감이 내려앉았다.

그 침묵을 깬 것은, 이번에도 유리나였다.

“그거… 고대의 마법이지?”

“글쎄?”

“시치미 떼지 마. 이번 건 나도 책에서 본 적 있으니까. 불꽃의 여왕, 아그자하가 주로 애용했다는 무구. 그걸 본떠서 창조한 마법이잖아. 분명 그 이름은…….”

꿀꺽, 한차례 마른침을 삼킨 유리나가 이내 마지막 말을 마쳤다.

“…여왕의 대낫, 프레임 시클(Flame sickle).”

***

얼마나 내달렸을까?

“헉, 헉, 헉.”

갖가지 보조 마법을 걸어줬음에도 한계였는지, 앞서 달리는 유리나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구태여 내가 뒤쪽에 자리 잡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사방을 호위하면서 상대의 페이스까지 맞춰주는 데에는 지금의 포지션이 최선이었으니까.

“조금 쉴까?”

“헉, 헉. 언제는 제국군이 쫓아온다며?”

“적어도 이 근방에는 없는 것 같아서. 그리고, 한 가지 조치가 필요하기도 하고.”

“조치?”

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큐버는 말했다.

나를 쫓아 여기까지 왔다고.

이 넓은 대륙에서 나 하나만 콕 집어 찾아낼 수 있다 함은, 역시 ‘그것’밖에 없었다.

‘죄악.’

아무래도 내 몸 안에 있는 식탐의 힘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했다.

오늘과 같은 돌발 상황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에너지 인비저빌리티(Energy invisibility).”

직후, 나는 몸에서 흘러나오는 일체의 기운을 차단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일행들까지.

그 옛날, 흑마법사들에게는 생존의 필수요건이라고까지 불리었던 마법이다.

도시 한복판에서 마기라도 흘렸다간 당장에 목이 달아날 테니까.

“후우… 다른 계획은 있고?”

“고민할 게 뭐 있어? 본래 목적대로 테라로 가야지.”

“그럼 얘는?”

멈칫.

잠시 유리나가 업고 있는 아이를 쳐다봤다.

반쯤 깨진 가면 사이로 새하얀 피부와 기다란 속눈썹이 한눈에 들어왔다.

“…걔도 데리고 가야지.”

“진심?”

“여기서 리비아까지 데려다 줄 수도 없잖냐.”

“무리야. 나 진짜 더는 못 갈 것 같거든? 차라리 그냥 네가 죽여줘라. 이 짐짝 두 개를 짊어지고, 어느 세월에 테라까지 가냐고?”

“무슨 걱정이야. 쉬다가 얘들이 깨어나면, 그때 출발하면 되지.”

“……!”

나무에 몸을 기대고 있던 유리나가 대번에 도끼눈을 치켜떴다.

“미쳤냐!? 추적자들은 그렇다 치고, 검은 마물의 숲 한복판에서 뭘 어떻게 쉬겠다는 건데!?”

“대게 이런 곳에는 대표적인 안전지대들이 있거든.”

“안전지대…?”

“동굴이야.”

잠시 주변을 둘러본 내가 계속 말했다.

“마물이나 짐승들이 주로 애용하는 동굴은 보통 그 영역에서 가장 강한 놈들이 차지하게 되어 있어. 다시 말해, 그런 동굴을 찾아내 놈을 죽이기만 하면.”

“쉼터를 빼앗을 수 있다?”

“그런 거지. 녀석의 채취가 깊게 배어 있어 다른 마물들은 접근할 생각조차 하지 못할 테니까.”

“…난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어쩌면 일이 수월하게 풀릴지도 몰라. 오우거는 따뜻한 동굴을 찾아다니려는 습성이 있거든. 전체 개체 수도 적은 놈인데 그걸 넷이나 죽였으니, 주인 잃은 동굴이 하나쯤은 얻어걸릴 수도 있겠지.”

“그래서, 그 동굴은 어떻게 찾을 건데?”

“그것도 방법이 있지.”

“…뭔 다 방법이 있대.”

유리나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이제야 나를 조금은 신뢰하는 눈빛이다.

원래 사람의 진가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법이거든.

가볍게 어깨를 으쓱여 준 내가 이내 자그맣게 중얼거렸다.

“마나 스캔(Mana scan).”

***

“으음…….”

먼저 눈을 뜬 것은 골든 버드 상단의 아가씨였다.

“정신이 들어?”

“여기는…?”

몽롱한 표정으로 깨어나던 그녀가 순간적으로 ‘흡’ 눈을 치켜떴다.

“꺄아아아아악!”

“뭐, 뭐야!? 갑자기 왜 소리를 질러?”

“저, 저한테 무슨 짓을 한 거죠?”

“무슨 짓이라니?”

“이, 이거. 이거랑 이거! 다 제 옷이 아니잖아요! 설마 제가 자는 사이에 이렇고 저런…….”

이게 물에 빠진 사람 구해놓았더니 보따리 빼앗길 때의 기분인가?

오해를 살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나는 재빨리 한쪽에서 쉬고 있던 유리나를 가리켰다.

“그거 내가 갈아입혔는데?”

“아…?”

“상처도 살펴야 하고, 피딱지도 닦아내야 하고. 어쩔 수 없었어. 마침 내게 여벌의 옷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

“참고로, 쟨 그 자리에 없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멍하니 상념에 빠져 있던 유리나의 부연 설명에, 그제야 아가씨가 이쪽을 바라봤다.

얼굴 한가득 머쓱한 표정을 지은 채.

“오, 오해해서 죄송합니닷!”

그리곤 황급히 내게 고개까지 숙여 댄다.

“…됐다. 오해할 만했지, 뭐.”

“그, 근데 여긴 어디예요?”

“주인 잃은 동굴이야. 찾는 데 제법 애를 먹었지만.”

“동굴요…?”

고개를 주억여 준 내가 주변을 둘러봤다.

동굴은 크지 않았다.

기껏해야 20평 남짓?

남자 하나에 여자 셋이 들어서자 그마저도 좁아 보였다.

그나마 높이는 5미터는 넘어 보였지만.

“그 마녀는요?”

“몰라.”

“네?”

“우린 도망쳤으니까.”

“그, 그 말씀은…….”

“일단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어. 부상자도 있었고. 아가씨도 봤잖아?”

순식간에 공기가 무거워졌다.

이런 분위기를 생각하고 꺼낸 말은 아니었는데…….

잠시 머리를 긁적인 내가 빠르게 화제를 전환했다.

“그보다, 아가씨는 뭐 하는 사람이야?”

“…훌쩍. 네?”

“상단 사람들이 제 목숨까지 걸고 아가씨 하나만 지키려고 했잖아. 단순히 소규모 상행의 책임자라고 하기에는, 신분이 너무 낮지 싶어서.”

“저는…….”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가 이내 무언가 결심한 표정을 지었다.

“목숨까지 구원받은 마당에 더 숨길 이유도 없겠죠. 제 이름은 레베카 드륜 쉬포네. 예상하셨다시피, 제 아버지가 골든 버드 상단의 주인이세요.”

“……!”

이건 놀라웠다.

다시 말하지만, 골든 버드 상단의 주인은 리비아의 몇 없는 공작이다.

그녀는 공작가의 영애이자, 장차 대륙 5대 상단을 물려받을지도 모르는 엄청난 거물이라는 뜻이다.

어쩐지 어린 나이에 지위가 범상치 않더라니.

“해서, 이런 상황에서 염치없지만. 제가 당신을 고용해도 될까요?”

“미리 얘기하지만, 복수는 못 해줘. 적의 전력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고, 보다시피 우리 쪽에도 부상자가 있으니까.”

“그 정도로 어리광을 부릴 생각은 없습니다. 목적지가 테라라고 하셨으니, 중간에 저를 스란의 국경까지만 데려다 주셨으면 해서요.”

“스란?”

스란 공국은 해방군의 영역과 국경을 인접하고 있었다.

경로가 같으니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다만.

“…그건 곤란할 것 같은데.”

“안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국경 근처만 가면, 제 일행들이 데리러 올 테니까요.”

“…….”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꼭 보상할게요.”

무려 예비 거물의 약속이다.

돈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

그래도,

“미안. 안 될 것 같아.”

“네, 네에!?”

레베카가 화들짝 놀랐다.

“자, 잠시만요. 지금은 꼴이 이렇지만, 제가 돌아가면 분명 만족할 만한 보상을 해드릴 수…….”

“그게 아니라… 하아.”

나는 짐짓 곤란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안 해주는 게 아니라, 못 해주는 거야. 너도 정체를 밝혔으니 솔직하게 말할게. 우린 테라 해방군이야. 대륙의 금줄을 주무르는 골든 버드 상단이니까, 우리가 어떤 상황인지 정도는 알고 있겠지?”

“그, 그건…….”

“여기까지 너를 ‘업고’ 온 것도 반쯤 도박이었다고.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그냥 두고 도망칠 수는 없었으니까.”

“아…….”

“엄청 심각했다고.”

“물론 여기까지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그래도…….”

레베카의 목소리가 점차 잦아들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때의 상황이 떠오르는 모양이다.

보지 않아도 장면들이 한눈에 그려졌다.

소위 반드시 보호해야 할 그녀를 위해, 가장 먼저 호위들이 달려들었을 테고.

가장 먼저 살해당했겠지.

그 모습을 레베카는 모두 지켜봤을 것이고.

상대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는 내가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제가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었네요.”

이윽고 레베카가 체념한 얼굴로 말했다.

“구원에 감사드립니다. 나머진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으음…….”

직후, 내가 나지막이 침음을 삼켰다.

짐짓 곤란하다는 표정을 한가득 지은 채.

자고로 협상과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밀고 당기기였다.

상대가 완전히 기대감을 내려놓는 그때.

바로 지금이 기회다.

“…어쩔 수 없네.”

“네?”

“여기까지 와서 ‘동료’를 무시하긴, 내 마음이 영 불편하다고.”

“……!”

레베카의 눈이 대번에 동그랗게 뜨여졌다.

“그, 그 말씀은…?”

“어려울 때 돕고 살아야지. 그리고 의뢰금은 필요 없어. 사선을 함께 넘은 전우잖아?”

“……!”

순간 레베카의 젖은 눈빛이 감동으로 물들어갔다.

처음 보자마자 단번에 알아봤다.

원래는 똑똑하고 냉철한 여인일 것이다.

평소였다면 의심부터 하고, 계산을 따져대도 이상하지 않을 이였지만.

목숨을 위협받고, 심신이 지친 그녀는 지금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흑!”

그날 나는, 대륙 5대 상단이라는 커다란 인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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