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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161)화 (161/169)

161화 선빵필승은 진리다(1)

- 먼저 때리는 것은 좋지만 어중간하게 때리면 상대가 더 화만 나게 할 거다. 그리고 더 조심하게 움직이도록 만들 수도 있지. 그러니 확실하게 때려야 할 거다.

천마의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그럴 겁니다.”

천마기공으로 죽음의 기운을 흡수하면서 김창훈은 곳곳에서 희미하게 느껴지는 사신교 사제들의 기운을 향해서 나아갔다.

“죽어서 그런지 기운을 느끼기도 힘드네요. 이 안개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 다 변명이다, 변명. 네가 능력이 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분명하게 상대의 기운을 느꼈을 꺼다.

“그건 그렇죠.”

그리고 김창훈은 나아가는 것을 멈추었다. 자신을 향해서 다가오는 이들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 어떻게 제대로 된 피해를 입힐 거냐?

“제가 뭐 할 수 있는 것이 있겠습니까? 그냥 평소에 항상 하던 대로 무식하게 한 방 크게 날리는 겁니다.”

그리고 김창훈이 천마기를 마구 발산하자 동시에 그 천마기들이 압축되기 시작했다. 극한으로 압축하여 강한 공격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압축되는 천마기는 곧 여러 조각들로 나누어지기 시작했다.

“천마만상.”

천마기를 발산하여 뭉쳐서 지정한 곳에 폭격을 가하는 초식. 이 초식을 사용할 때 굳이 천마기를 검이나 창과 같은 무기의 형태로 만들 필요는 없다.

그냥 그 형태가 조금 더 효과적이기에 그렇게 하였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검이나 창과 같은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파괴력이었다.

그렇기에 그냥 단순한 구체의 형태로 뭉친 천마기를 바라보며 김창훈은 그 구체에 더 강한 힘을 담기 시작했다. 한 번에 확실한 피해를 준다.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강력한 한 방을 준다고 하였으나 어떻게 그 피해를 줄 것인가?

‘상대는 한 명이 아니다. 다수. 그것도 수십만에 달한다.’

그런 이들을 상대로 천마대멸겁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분명 강력한 초식이며 김창훈의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소멸시켜 버릴 수 있는 힘이다.

그러나 천마대멸겁은 그의 앞에 있는 것만 소멸시킨다.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적들까지는 공격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천마대멸겁을 사용하지 않았다.

천마멸염공은 그 공격 범위가 너무 넓다는 것이 문제였다. 잘못하면 아군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불이다 보니 다루는 것 또한 까다로웠다. 그렇기에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면 남은 것은 천마만상뿐. 마침 다수를 상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초식인 만큼 지금보다 더 이 초식의 힘이 발휘될 수 있는 상황도 없었다.

그렇기에 김창훈은 천마만상을 사용한 것이다. 수천, 수만 개의 검이나 창을 만드는 대신. 그 모든 힘을 수십 개의 구체로 압축하였다.

“저기다!”

“사신님의 신탁이 내려왔다! 저자를 죽여라! 감히 사신님을 농락한 하찮은 필멸자에게 불멸의 힘을 보여라!”

김창훈의 모습을 발견하고 사방에서 달려오는 사신교의 사제들. 그들은 자신이 김창훈보다 약하다는 사실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눈이 뒤집힌 상태로 미친 듯이 김창훈에게 달려들고 있었고 김창훈은 그런 그들을 보며 말했다.

“이래서 광신도들이란.”

그리고 김창훈의 발밑에서 검은색의 불꽃이 솟구치며 그의 주변이 온통 검은색의 불꽃으로 가득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신교의 사제들의 돌진은 멈추지 않았다.

온몸이 검은색 불꽃에 타면서도 그들은 김창훈을 향해서 돌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 몸이 재가 되어서도 어떻게든 공격하려고 하는 모습에 솔직히 김창훈도 질릴 수밖에 없었다.

“빨리 끝내자.”

더 오래 싸우면 자신도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계속 천마기를 압축해 둔 수십 개의 천마만상의 구체를 자신의 뒤에 있는 연합의 진영을 제외한 모든 곳을 향해서 발사했다.

성인 남성만 한 크기의 검은색 구체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어딘가로 떨어진다. 그리고 곧 거대한 폭발들이 사방에서 일어나며 그 안의 모든 것들을 파괴했다.

“이 정도면 확실하게 어그로 끌었겠죠?”

- 네가 여기 있다는 것 정도는 신호를 주었을 거다.

천마의 말에 김창훈은 미소 지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김창훈의 몸에서 뇌전이 튀기 시작했다. 천마군림보를 사용하여 허공답보를 한 김창훈의 몸이 허공에 떠오르고 그는 곧바로 허공을 밟아서 빠르게 나아갔다.

어딘가 목적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광범위한 지역의 죽음의 기운을 흡수하면서 빠르게 이동해 사신교의 시선을 끄는 것이 목적이었다.

- 그런데 이렇게 하면 그냥 네가 어디 있는지 알려 주는 것이지 네가 말한 그 선빵필승은 아니지 않나? 딱히 사신교에 큰 타격을 주지 않았으니 말이야.

“에이. 그래도 수만은 죽였습니다.”

- 그걸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갈 거다.

“그러면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무리하지 않고 한 겁니다. 언제 어디서 추기경들이나 사신교 교주가 나타날지 모르는데 천마강림을 함부로 사용할 수는 없잖아요.”

- 이제 하루 정도는 쉽게 유지할 수 있는데 뭐가 문제냐?

“만약을 대비하는 거죠. 무엇보다 천마강림이 없어도 충분한데 굳이 사용해서 체력을 빠르게 소모할 필요 없죠.”

- 쯧. 그냥 전력을 다해서 하루 안에 다 부숴 버리면 될 것을.

“저는 천마님처럼 강하지 않으니 무리입니다.”

- 천마신공의 마지막 경지에 도달했다고 해도 여전히 갈 길이 멀구나.

“그러게 말입니다. 도대체 저와 천마님의 천마신공 차이가 뭘까요?”

-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그렇게요?”

- 시스템의 도움으로 대충 천마신공을 익힌 네놈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천마신공을 만들고 더욱 발전시키고 익힌 나. 그런 너랑 나랑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물론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차이가 큰가 싶어서요.”

- 넌 그냥 천마신공을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해. 진짜 천마신공을 이해하고 사용하고 싶다면 제대로 무공에 대해서 수련해야 하는데 네 녀석의 재능을 생각하면 수백 년은 필요하겠지.

“그냥 지금처럼 시스템에 기대도록 하겠습니다.”

- 그래라. 하지만 네가 거기서 더 나아가고자 한다면 결국 시스템마저 뛰어넘어야 할 거다.

“수백 년까지 살아남는다면 그때 가서 이야기하도록 하죠. 그보다 보시죠. 벌써 효과 있지 않습니까?”

멀리서 다가오는 추기경들의 기운에 김창훈은 미소와 함께 천마기를 오른손에 뭉치기 시작했다.

- 멍청한 놈들. 왜 사신교 교주가 직접 나서지 않는 건지 모르겠군.

“함정을 준비할 수도 있죠. 이놈들을 버리고 시간을 벌면서 말이죠.”

-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재미있군. 제발 그랬으면 좋겠어. 이대로 그냥 흘러가면 너무 재미없거든.

“저는 사양하겠습니다.”

그리고 김창훈을 발견한 추기경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빠르게 다가왔다. 김창훈은 그들을 향해서 오른손에 모아 두었던 천마기로 천마대멸겁을 사용하여 단번에 세상에서 소멸시켜 버렸다.

“저는 이런 양학이 가장 좋습니다.”

- 쯧. 약한 놈들 패는 것이 뭐가 재미있다고.

“저는 재미있네요.”

그리고 김창훈은 더욱 힘을 내어 사신교의 영역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 * *

“주제 파악 못 하는 벌레 한 마리로 시끄러워지는군.”

“죄송합니다, 교주님.”

“사신님의 특별한 축복을 받은 이들은 지금 어떻지?”

“모두 회복이 끝났습니다.”

“그들을 보내서 그 벌레를 잡아라.”

“예, 교주님.”

“내가 직접 나서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거다. 사신님의 뜻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서 집중하고 있는데, 고작 벌레 한 마리가 방해하는 걸 막지 못한다면 네놈들부터 처리할 거다.”

“반드시 그 필멸자를 죽이겠습니다!”

“나가 봐.”

대사제가 조용히 떠나자 사신교의 교주는 죽음의 기운을 강하게 내뿜어내고 있는 뼈로 이루어진 거대한 탑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 사신이시여. 부디 이 어리석은 자들에게 당신의 위대함을 널리 퍼뜨릴 수 있도록 저에게 힘을 주십시오.”

그리고 사신교 교주가 탑에 손을 올리자 그의 몸을 포함해서 탑까지 죽음의 기운이 강력하게 뿜어졌다. 그 죽음의 기운이 사방으로 퍼지기 시작하자 더욱 짙은 검은색의 안개를 이루었다.

“죽음만이 세상에 가득하게 될 때. 진정으로 죽음을 초월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홀로 중얼거리며 사신교 교주는 탑에 손을 올려 죽음의 기운을 더욱 사방으로 뿜어내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 더욱 많은 죽음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말이다.

* * *

“잘 하고 있나 보군.”

“그렇지.”

레이드와 세리스는 멀리 보이는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안개를 바라보았다. 김창훈이 자신과 계약한 화신의 일로 인해서 사신교에 홀로 돌진하고 난 후,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검은색의 안개는 그 영향력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었다.

종종 눈에 보이거나 혹은 땅의 진동으로 느껴질 정도로 거대한 폭발이나 파괴가 일어날 때도 있었다. 어느 때는 하늘을 향해서 어둠이 길게 솟구치기도 하며.

김창훈이 여전히 살아서 사신교의 영역에서 사제들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사신교의 사제들은 연합을 공격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들에게 볼일이 없다는 듯이 말이다. 저 검은색의 안개 속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은 확실한데 그 일이 연합군을 향하지 않고 오직 단 한 사람을 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덕분에 시간을 벌 수 있으니 나쁜 것은 아니지만 조금 걱정이 되는군. 벌써 3일째. 아무리 그라고 해도 3일 동안 쉬지 않고 싸운다면 지칠 수밖에 없어.”

“그건 그렇지만. 그렇게 쉽게 당하지는 않을 거야. 그런 남자였다면 애초에 기대도 안 했어. 그리고 그와 계약한 화신이 그걸 두고 보지도 않을 거고.”

“그 화신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잘 아는 모양이군.”

“잘 알고 있지. 사신교가 믿고 따르는 사신이 왜 그 화신에게 맞았는지도 잘 알고 있고.”

그 말에 레이드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신들 사이에서도 힘의 차이는 명확한가 보군.”

“그렇지. 그리고 김창훈과 계약한 화신은 내가 아는 한 최강의 존재야. 김창훈은 그런 화신의 힘의 일부를 받았고. 그러니 안심해. 그는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 무엇보다 여차하면 바로 도망치겠지. 오히려 그때가 더 문제일걸? 그가 도망칠 정도의 상황이 저 안에서 펼쳐졌다면 그가 이곳으로 도망쳤을 때, 그걸 막아야 하는 사람은 우리들이니까.”

“그건 피하고 싶군.”

“어떻게 될지는 지켜보면 알겠지.”

그리고 두 사람이 가만히 검은색의 안개가 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 때, 어둠이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이 멀리서 보였다.

“또 크게 힘을 썼나 보군.”

“죽음의 기운을 흡수하여 자신의 힘으로 바꾸며 싸울 수 있는 사람이야. 저 죽음의 기운이 모두 사라지지 않는 이상 그는 마나가 무한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그러니 저 정도의 공격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을걸?”

“정말로 그와 싸우지 않길 잘했군. 대련으로 끝나서 다행이지 진심으로 싸웠다면 죽었을 거야.”

레이드의 말에 세리스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그러네. 어찌 되었든 우리는 계속 준비하면 되는 거야. 저들은 언제든지 이쪽으로 올 수 있으니까.”

“그러지.”

그렇게 연합군 측은 김창훈이 벌어 주는 시간을 1초라도 낭비하지 않겠다는 듯이 하루하루 빠르게 전쟁의 준비를 해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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